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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도 야당도 아전인수

여당도 야당도 아전인수

▎결식아동 지원예산이 전액 삭감되면서 아이들의 밥 문제가 또다시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결식아동 지원예산이 전액 삭감되면서 아이들의 밥 문제가 또다시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경제발전의 결실을 국민에게 조화롭게 나눠주는 게 정치입니다.” 최근 종영한 정치드라마 ‘대물’에서 극중 대통령이 한 말이다. 맞는 얘기다. 복지정책은 삶의 질을 높이는 데 기여한다. 하지만 조화롭게 나누기란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섣불리 복지예산을 늘렸다간 국가경제가 위태로울 수도 있다.

2011년 예산안이 진통 끝에 통과된 지금, 여야 정치권은 복지예산을 두고 2차전을 벌인다. 여당은 2010년 81조2000억원이었던 복지예산이 2011년 86조3000억원으로 늘었다고 주장한다. 야당은 양육수당 등 주요 복지예산이 삭감됐는데 무슨 말이냐며 펄쩍 뛴다. 누구 말이 맞을까.

한나라당의 주장은 일단 맞다. 정부예산안과 확정안을 비교하면 복지예산은 정확하게 1214억원 늘었다. 야권의 주장은 옹색하다.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지원금(5176억원), 장애인연금(313억원) 등 각 상임위에서 의결된 예산이 전액 삭감됐다”며 복지예산 축소를 주장했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

예산안의 삭감 여부는 정부예산안과 확정안을 비교해야 한다. 하지만 야권은 상임위의 증액요구안을 비교 잣대로 삼았다. 상임위원회는 최종안을 짜는 곳이 아니다. 상임위원회에서 증액을 했든 삭감을 했든 예결특위 계수조정소위를 거쳐 본회의를 통과하지 않으면 말 그대로 ‘계획’에 불과하다. 더구나 상임위원회에서 증액을 요구했다고 모두 그렇게 되는 것도 아니다. 상임위원회에서 증액을 요구해도 계수조정소위에서 삭감되는 경우는 허다하다.

여당이 잘했다는 건 아니다. 복지예산은 증액했지만 국민과의 약속은 헌신짝 버리듯 팽개쳤다. 증액을 공식적으로 약속했던 몇몇 복지사업예산은 반영되지 않았다. 한나라당 안상수 대표가 “다른 예산을 깎는 한이 있더라도 반드시 관철할 것”이라고 호언장담했던 보육시설 미이용 아동 양육지원 예산 2743억원도 빠졌다. 안 대표는 제24차 원내교섭단체 라디오 연설에서 “보육시설에 다니지 못하는 아동에 대한 지원도 하위 70%까지 늘리고 월 20만원씩 지원하도록 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또 “2012년까지 농촌과 도시 저소득층 가정의 학생에 대한 급식을 확대하고 휴일이나 방학 중에도 결손이 없도록 확실한 대책을 세울 것”이라는 약속도 공염불에 그쳤다. 도리어 2009년 541억원, 2010년 283억원에 달했던 결식아동 급식지원사업예산이 통째로 사라졌다.

한나라당은 “결식아동급식지원은 2년간 한시적으로 운영된 것”이라며 “지방교부세를 통해 개별적으로 편성해 계속 지원하겠다”고 주장했지만 이 역시 부메랑을 맞는다.

재정자립도가 낮은 지자체엔 이를 지원할 수 있는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국민에게 섣불리 약속했다가 공수표가 되자 지자체에 책임을 떠넘긴 셈이다.

복지예산 논란은 촌극이다. 여당은 무의미한 약속으로 국민을 기만했다. 야당은 객관적이지 않은 사실로 국민을 현혹한다. 포퓰리즘 정치의 폐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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