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은밀한 갤러리> 방부제에 절인 상어가 작품?

영국을 대표하는 현대미술가 대미언 허스트는 거대한 박제 상어를 방부제에 절여 미술시장에 내놨다. 15년간 갤러리 수족관에서 썩었던 상어 몰골은 초췌했지만 이를 산 사람이 있었다. 바로 미국 금융계의 거물 스티븐 코언이다. 그가 지불한 금액은 자그마치 6840만 파운드(약 120억원). 박제 상어와 같은 허스트의 작품들이 팔리는 이유는 미술품 딜러들의 천재적 마케팅 능력 덕이다. 이들은 박제 상어를 ‘살아 있는 자의 마음속에 존재하는 죽음의 물리적 불가능성’이란 이름으로 치장하고 온갖 마케팅과 광고를 해댔다. 미술계의 큰손 찰스 사치가 소장했다는 점도 강조한다. 크리스티의 한 경매사는 “나라면 절대 대미언 허스트의 작품을 구매하지 않는다”며 “그러나 시장이 창출해내는 취향까지 비난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미술품의 가치는 작가에게 달린 것이 아니다. 유명 갤러리와 딜러, 경매회사들의 손을 거쳐 재탄생한다. 누가 소장했느냐에 따라 값은 천차만별이 된다.
경제학자이자 현대미술 컬렉터인 저자의 시각은 분석적이며 치밀한다. 1년에 걸쳐 미술품 딜러, 경매회사, 미술계 인사들을 취재한 끝에 작가와 큐레이터, 투자자의 먹이사슬을 조명했다. 미술품 거래를 경제학자다운 논리로 풀이한 게 돋보인다. 작가와 판매자의 수수료 배분 관계와 함께 같은 경매라도 높은 가격대에 판매되는 시점, 60초 안에 작품을 파는 경매사의 원칙 등이 리얼하다. 미술품 재테크가 주식 투자보다 위험하다고 일침을 놓기도 했다. 일반 갤러리나 아트페어에서 구입한 작품의 80%는 10년 후 제값을 받지 못하는 일이 허다해서다. 일례로 미술품 투자에 뛰어난 휘트니 부부도 소장한 작품의 5분의 1을 구입가보다 낮은 가격에 팔아야 했다. 그들이 미술품으로 올린 수익률은 7%를 넘지 못했다.
저자는 매년 미술품으로 얻을 수 있는 심리적 즐거움은 작품 가격의 1.6%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유명 작가의 50만 파운드짜리 작품 한 점을 구입하기보다 신진 작가들의 5만 파운드짜리 작품 10점을 구입할 것, 빨간색이 많은 작품과 누드 작품이 비싸게 팔린다는 등 미술품 구매 팁도 제시한다.
미술 서적은 많지만 미술시장의 정보를 풍부하게 담아낸 책은 흔하지 않다. 직접 경험하기는 더욱 어렵다. 소수 부자만이 참여할 수 있다고 인식돼온 미술시장의 내부를 들여다보고, 작품 거래와 관련된 마케팅도 냉철하게 분석했다는 게 이 책의 매력이다.
신간소개

<리딩으로 리드하라>리딩으로>
이지성 지음 문학동네 367쪽저자는 카네기, 워런 버핏, 이병철, 정주영 등과 같은 위대한 리더들의 탄생 배경엔 인문 고전 독서가 있다고 말한다. 고대부터 현대까지 인류 역사를 움직인 위대한 인물들의 인문 고전 독서법과 인생을 리드하는 방법이 담겼다.

<5%는 불가능해도 30%는 가능하다>
김쌍수 지음 한스미디어 303쪽LG전자 부회장 출신 김쌍수 한국전력 사장의 경영철학과 노하우가 잘 삭혀 있다.

<권력전쟁>권력전쟁>
뤄위밍 지음 김영화 옮김 에버리치홀딩스 272쪽음모와 암투가 난무하는 권력 세계에서 최고의 자리에 오른 인물은 누구인가. 그들에게 희생된 패배자에게 우리는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 중국 역사를 통해 권력의 본질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순진한 자는 결코 전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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