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LISTS - 신혼여행 때 주운 것 장래 호주 살 꿈 담아
LIFE LISTS - 신혼여행 때 주운 것 장래 호주 살 꿈 담아
강용남 한국레노버 대표가 탁자에 엄지 손톱만한 조약돌 네 개를 꺼내놨다. 투명한 것도 있고 검은색을 띤 녀석도 있다. 강 대표가 1996년 신혼여행을 간 호주의 골든코스트에서 주워온 것들이다. 호주 동해안의 골든코스트는 백사장이 펼쳐진 해변이다. 돌맹이를 찾아보기 쉽지 않다. 강 대표는 렌트카를 몰고 아내와 무작정 골든코스트로 갔다. 아내와 함께 설탕처럼 고운 모래 위를 걸으며 인생 계획을 얘기했다. 둘은 10년 후 여기서 살자고 손가락을 걸었다. 특별한 이유가 있다기보다 그곳이 너무 아름다워서다.
“골든코스트는 모래해변이라 조약돌이 거의 없습니다. 해변에서 그날 찾아낸 조약돌이 4개였죠. 어렵사리 발견한 돌들을 보며 10년 후 계획을 꼭 실천하겠다고 다짐했습니다.”
강 대표는 뚜껑이 투명한 보석함에 주워온 돌 네 개를 나란히 넣었다. 장식장 가운데 가장 잘 보이는 곳에 보석함을 뒀다. 이사할 때도 먼저 조약돌부터 챙겼다. 가족 생일이나 결혼기념일에는 케이크 옆에 어김없이 조약돌이 함께 했다. 기념일마다 조약돌을 보면서 계획에 얼마만큼 가까워졌는지 확인했다.
그로부터 11년이 지난 2007년 두 자녀와 함께 강 대표 가족은 호주의 골든코스트를 걸었다. 그 곳에서 살겠다는 꿈을 이룬 것이다. 사정이 있어 다시 한국에 돌아오긴 했지만 이후 그는 어떤 목표를 세우고 그와 관련된 물건을 보면서 실천해나가는 습관이 생겼다. 2007년에는 임원을 목표로 만년필을 샀다. 임원이 돼서 결재할 펜을 미리 산 것이다. 1년 만에 그는 임원이 됐다. 다음에는 대표가 됐을 때 입을 고급 양복을 장만했다. 지난해 한국레노버 대표를 맡으며 꿈을 이뤘다.
강 대표는 물건을 옆에 두고 결심만 하지 않았다. 목표를 이루기 위해 계획을 세우고 고민했다. 호주로 갈 때도 그랬다. 그는 당시 호주에서 수요가 많은 정보기술(IT) 보안전문가가 되기로 결심했다. 현재 그는 한국정보보호협회(CISSP) 회장을 맡고 있다. 강 회장은 “호주 가서 살겠다는 꿈을 이루려다 보니 보안 전문가가 돼 버렸다”며 웃었다.
레노버는 빠르게 성장하는 PC 회사다. 2012년 11월 IDC(Internatioanl Data Corporation) 발표에 따르면 레노버는 출하량 기준으로 전세계 소비자용 노트북 1위, 소비자용 데스크탑 1위다. 강 대표는 “아직 한국 시장에서는 점유율이 낮지만 1위가 목표”라고 말했다. 그는 “호주에 가겠다는 꿈을 이뤘지만 조약돌은 다짐과 실천의 의미로 계속 잘 보관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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