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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ccupy gezi!’ - 신세대 운동가들의 이유 있는 반항

‘occupy gezi!’ - 신세대 운동가들의 이유 있는 반항

터키 이스탄불의 작은 공원에서 소규모 농성으로 시작된 시위가 에르도안 총리의 강경 진압으로 쉽사리 사라지지 않을 거대한 운동으로 발전해



6월 15일 토요일 밤 확성기 소리가 게지 공원에 울려 퍼졌다. “어린이와 노약자는 지금 이곳을 떠나세요.” 곧 폭동진압 경찰이 물대포와 최루탄을 쏘며 공원으로 진격했다. 한 여성이 텐트에서 끌려나가며 비명을 질렀다. 다른 시위대원들은 자욱한 연기 속에서 코와 입을 막고 이리저리 뛰어다녔다. 몇몇은 경찰을 향해 돌멩이를 던졌고, 일부는 인간사슬을 만들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총리는 이스탄불 중심부의 탁심 광장에 붙은 게지 공원을 재개발해 대형 쇼핑몰을 건설하려고 했다. 그러자 주민들이 도심 녹지 공간을 보호해야 한다며 농성을 벌였다. 5월 말 농성이 시작된 이래 줄곧 시위대와 경찰의 충돌로 이스탄불 중심부는 아수라장이 됐다. 그러다가 갑자기 불안한 평온함이 흘렀다.

15일 낮 탁심 광장과 주변 거리는 다시 쇼핑객과 관광객으로 붐볐다. 여느 여름철 주말과 다름 없어 보였다. 그 이틀 전 에르도안 총리는 시위대 지도자들과 잠정적인 휴전에 합의했다. 게지 공원은 터키 전역을 뒤흔든 반정부 시위의 진원지로서 이스탄불의 새 명소로 떠올랐다.

관광객들은 시위대가 세운 거대한 텐트촌을 신기한 듯이 카메라에 담았다. 미국의 ‘월스트리트 점령’ 시위때처럼 그 텐트촌에는 임시 도서관과 상담소도 마련돼 있었다. 가족들이 시위대원을 면회왔고, 몇몇 예술가들은 어린이를 모아놓고 그림 그리기 워크숍을 열었다.

그러나 에르도안은 더는 방치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다시 팽팽한 긴장이 감돌았다. 15일 저녁 8시께 경찰은 확성기로 공격을 예고했다. 시위대원들은 집으로 쉬러 간 동료들에게 서둘러 연락을 취했고, 구경꾼들은 그 주변을 떠났다. 시위대는 공원의 가장자리에 집결해 경찰과 대치했다.

에르도안은 2003년 총리 자리에 오른 이래 중산층의 급부상을 바탕으로 터키의 경제성장과 민주개혁을 이끌며 군부를 제압해 유권자들의 열화 같은 지지를 받았다. 주변의 이슬람 국가들이 ‘아랍의 봄’이라는 격변을 겪는 동안에도 터키는 지역 안정의 모델로 칭찬 받았다.

그러나 일단 지지 기반이 강화되자 에르도안은 반대의견을 용납하지 않는 권위주의자로 탈바꿈했다고 비판자들은 말한다. 게지 공원 재개발 계획을 둘러싸고 근래 최대 규모의 반정부 시위가 벌어진 것도 그 때문이었다. 시위대는 에르도안이 ‘아랍의 봄’으로 무너진 아랍 독재자들과 다름이 없다고 생각한다. 정부의 강경 대응이 화를 키웠다. 비판자들은 그런 반응에서 에르도안의 독재자 본색이 드러났다고 본다.

압둘라 굴 대통령(터키는 내각책임제라 대통령의 실권이 없다)은 평화로운 집회의 권리를 강조하는 고매한 연설을 했지만 에르도안 총리는 시위대를 “약탈자”와 “테러리스트”라고 불렀다. 외국의 음모를 탓하며 선동자들에게 보복을 다짐하는 그의 모습은 한때 그 자신이 민주화를 훈계했던 중동 독재자들을 떠올리게 했다.

또 그는 경찰을 동원해 세계에서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는 도시 중 하나인 이스탄불 중심부를 최루가스와 혼돈 속에 빠뜨렸다. 6월 15일 오전 에르도안은 앙카라에서 시위대에 맞서 자신을 지지하는 팬에게 둘러싸여 게지 공원 시위대의 강제 해산을 명령했다. “이 나라의 경찰은 그곳 시위대를 어떻게 해산시킬지 잘 알 것이다.”

시위대는 결국 공원에서 쫓겨났지만 최근 터키를 휩쓴 시위는 “터키인들의 일상생활과 정치에서 새로운 추동력이 될 것”이라고 워싱턴연구소의 터키 연구 프로그램 총괄자 소너 차가프타이가 말했다. 그동안 에르도안은 자신이 원하는 대로 나라를 통치했지만 이제 새로운 반대세력을 만났다.

그 못지 않게 반항적이고 정치적으로는 할 수 없는 저항을 거리에서 하기로 결심한 반정부주의자들을 말한다. 21세인 한 대학생은 6월 15일 밤 게지 공원에서 쫓겨난 후 이렇게 말했다. “이곳에선 쫓겨났지만 우리는 다른 곳에서 다시금 우리 힘을 보여주겠다.” 그의 한 친구는 “이제 우리는 완전히 깨어났다”고 말했다.

에르도안은 이런 식의 도전에 익숙하지 않다. 그는 터키 정치의 최고봉에 오른 이래 주로 보수파 지지기반의 막강한 힘 덕분에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인기를 누렸다. 에르도안은 가난하게 자랐다. 어린 시절 이스탄불 거리에서 레모네이드를 팔아 가족의 생계에 보탰다. 나중에 그는 이슬람 지향적인 정의발전당(AKP) 창설에 참여했다.

AKP는 주로 하층계급인 소외된 보수주의자들을 돕는 사회사업에 초점을 맞춰 폭넓은 지지를 얻었다. 2003년 총리에 취임한 뒤 에르도안은 유럽연합(EU) 가입을 목표로 여성에게 동등한 지위를 부여하고 소수민족의 권익을 보호하는 민법 제정 등 정치·경제 개혁을 실시했다.

옥스퍼드대 역사학자 케렘 오크템은 2011년 터키 현대사를 다룬 책 ‘성난 국가(Angry Nation)’에서 이렇게 설명했다. 터키가 경제적으로 성장하고 ‘관리 국가(guardian state)’라는 과거 오명을 씻어내면서 터키인들은 자유롭고 민주적인 사회의 약속을 기대하고 국민이 일상적인 생존문제에서 벗어날 수 있는 ‘정상적인’ 국가가 될 수 있다는 희망을 갖기 시작했다.

이런 낙관론이 대세를 이루면서 에르도안의 지지도는 더욱 높아졌다. 물론 야당이 무능하고 분열됐다는 사실도 도움이 됐다. 2011년 실시된 총선에서 에르도안은 50%의 득표율을 올렸다. AKP는 의회의 절대 다수를 점할 뿐 아니라 입법, 사법, 행정부도 전부 장악했다.

그러나 에르도안의 정치적 힘이 막강해지면서 비판자들이 말하는 ‘독재 성향’을 둘러싼 오랜 논란이 표면화됐다. 진보적인 야당 인사들은 에르도안과 AKP가 종교적인 의제를 국민에게 강요하려 든다고 경고한다. 특히 올해 통과된 논란 많은 법안 두 가지가 그런 우려를 부채질했다. 교과과정을 이슬람화하는 교육 개혁과 술 광고·판매의 규제였다.

에르도안은 스스로 터키의 정교분리주의 전통을 수호한다고 주장하지만 모든 여성이 자녀 셋을 낳아야 한다거나 술을 마시는 사람은 전부 알코올중독자라는 그의 언급 때문에 많은 터키인은 앞으로 더 희한한 규제가 나올지 모른다고 우려한다.

언론의 자유도 여전히 열악하다. 터키는 오래 전부터 언론인들을 쿠르드족 반란세력들과 연루됐다는 혐의로 구속해 국제 언론감시단체의 맹비난을 받고 있다. 분석가들에 따르면 주류 언론인들도 정부의 손에 휘둘린다. AKP 비판 기사를 쓰면 소송하겠다는 협박을 받는다. 에르도안은 연설에서 자신의 화를 돋운 언론인의 실명까지 거론했다. 또 언론사들은 재정적인 압박도 받는다. 모회사가 국가 사업 계약을 수주하지 못하거나 세무사찰을 받을 수 있다.

주요 일간지 휴리예트를 비롯해 일부 터키 언론은 이번 시위를 처음부터 크게 다뤘지만 대다수, 특히 TV는 초기엔 거의 관심을 갖지 않았다. 그러다가 시위가 무시 못할 상황으로 커지자 그들은 대부분 정부의 발표문만 되풀이해 보도했다. 6월 15일 게지공원의 시위대가 강제 해산될 때 한 TV 기자는 카메라 앞에서 “보시다시피 시위대원들이 경찰을 공격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현실은 딴판이었다. 시위대원들은 비폭력적인 저항만 했지만 경찰은 그들을 무자비하게 공격했다.



에르도안 정부가 권력을 강화하려고 취한 다른 조치들도 그처럼 문제가 많지만 효과는 있었다. 예를 들어 2010년의 사법부 개혁으로 정부는 대법관 여러 명을 임명할 수 있게 됐다. 에르도안은 군부의 힘을 약화시킨 공로를 인정 받지만 여러 장교와 군 관계자들이 쿠데타 음모 혐의로 구속됐다. 국제전문가들은 그들 중 일부는 조작된 증거에 의해 체포됐다고 판단한다.

그러나 터키인들이 무엇보다 우려하는 점은 에르도안의 원대한 야심이다. 그는 1990년대 이스탄불 시장 시절 민주주의를 ‘기차’에 비유했다. 기차가 목적지에 도착하면 승객은 그냥 내리면 된다는 설명이었다. 위키리크스가 공개한 미 국무부 외교 전문에 따르면 미국 관리들은 속으로 오래 전부터 에르도안을 의심했다. 한 문서에서 에르도안은 스스로 터키를 이끌도록 신의 선택을 받았다고 믿는 사람으로 묘사됐다. 2010년 작성된 외교 문서에선 터키 주재 미국 대사였던 제임스 제프리는 에르도안의 언행을 “정교하게 연출된 가식”이라고 말했다.

에르도안의 당대표 임기는 내년으로 끝난다. 그러면 총리로 출마할 수 없다. 따라서 다음에는 그가 대통령에 출마하리라 예상된다. 일부 분석가들은 그가 선거에서 승리하면 대통령직 권한을 강화하는 개헌을 추진할지 모른다고 본다.

옥스퍼드대 역사학자 오크템은 에르도안의 의중을 둘러싼 의문 때문에 이번 시위가 더 격화됐다고 지적했다. “그 의문들을 더는 무시할 수 없게 됐다. 시위 전에도 그의 언급은 점점 귀에 거슬리고, 더욱 분열을 조장하며, 갈수록 이념에 치우쳤다. 그가 민주주의를 지지할지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

에르도안 비판자들은 얼마 전까지는 사람들이 이름도 잘 몰랐던 작은 공원을 둘러싸고 이처럼 대규모 시위가 벌어진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그 시위가 에르도안 총리직과 관련된 문제의 핵심이라고 그들은 말한다. 지금까지 높은 지지도를 유지해온 그를 둘러싼 독재 논란도 거기서 비롯됐다. 비판자들에 따르면 그는 득표율 50%를 얻었기 때문에 내키는대로 나라를 이끌 수 있다고 느낀다. 그래서 반대를 용납하지 않고 자신을 지지하지 않는 나머지 50%를 무시한다.

에르도안은 이스탄불의 논란 많은 재개발 사업을 여러 건 밀어붙였다. 이스탄불의 스카이라인을 바꾸는 새로운 이슬람 사원 건설과 보스포러스 해협을 가로지르는 세번째 다리 건설이 대표적이다. 술탄이 도시에 자기의 표시를 남기려는 것과 다름 없다고 비판자들은 말한다.

뉴욕 타임스 스퀘어 주변의 교통체증을 두고 오바마 대통령을 탓하면 엉뚱하게 들리지만 이스탄불 중심부의 건설 현장 주변에서 일어나는 교통문제를 두고 에르도안을 탓하는 것은 실제로 근거가 있다. 주민들은 대규모 건설 사업으로 일상생활에 피해를 입는데도 자신들에게 발언권이 전혀 주어지지 않는다고 분개한다.

그래서 게지 공원을 둘러싼 정부와 주민들의 갈등이 반정부 시위로 비화했고, 그 과정에서 터키에 새로운 형태의 반대세력이 등장했다. 처음엔 현지 주민, 환경운동가, 건축가, 도시설계 전문가 몇몇이 공원에서 불도저의 진입을 막으려고 농성을 벌였다. 그러나 경찰이 강경하게 진압하자 정부가 또 다시 반대자들을 무자비하게 짓밟는 이미지가 국민 정서를 자극했다. 며칠 만에 이스탄불 중심부 거리에 수만 명이 모여들었다. 경찰이 강제 진압을 하면서 거리는 최루가스로 가득 찼다. 그러면서 똑같은 시위가 전국으로 퍼져나갔다.

무능하기로 유명한 야당과 반체제 단체가 신속히 그 시위에 편승했다. 그러나 시위는 전반적으로 중산층이 주도하며 중도 노선을 유지했다. 게지 공원 점령 동안 평일 밤에는 지지자 수천 명이 퇴근 후 시위대에 합류했다. 경찰의 강제 해산이 임박하지 않다는 점이 분명해지자 그들은 휴식을 취하러 집으로 돌아갔다.

워싱턴연구소의 차가프타이는 그런 시위대의 ‘파트타임’ 성격 때문에 이번 시위가 보기 드문 지구력을 갖게 됐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에르도안에게 정치적으로 짓밟혔다고 느끼는 세속적이고 진보적인 야당 인사들은 이제 자신들의 목소리가 거리에서 들리도록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또 소셜 미디어를 통해 그토록 많은 사람을 동원하고 효과적으로 시위를 조직할 수 있다는 사실에 그들은 놀랐다. “이번 시위가 터키 정치의 영구한 추동력이 될 것”이라고 차가프타이가 말했다. “AKP는 의회에서 평소 말 잘 듣는 소수당에 신경 쓸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지만 이제 그 세력이 보통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얼마 전 에르도안은 내키지 않는 화해의 제스처로 게지 공원 시위대 지도자들을 앙카라의 AKP 당사로 초청했다. 그중 한 명인 루메이사 치게르(29)에 따르면 시위대 지도자들이 분노의 목소리를 높이며 불만을 토로하는 동안 에르도안은 정중하게 경청하며 가끔씩 메모도 했다. 그러나 에르도안은 극단주의 단체가 시위대를 장악한 것으로 확신했다고 치게르가 말했다. 에르도안은 시위대가 해산하면 공원 재개발을 주민투표에 부치겠다고 타협안을 제시했다.

그러나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공격하겠다고 결심한 듯했다. 치게르는 에르도안에게 이젠 게지 공원만이 문제가 아니며 주민투표를 한다고 해도 많은 시위대원이 해산을 거부할 것이라고 말했다. 에르도안은 시위대가 자진 해산하지 않으면 강제 해산시키겠다고 최후통첩을 했다.

나중에 에르도안은 시위대가 주민투표 제안을 거부한 것이 결정타였다고 말했다. 그러나 치게르(과거 선거에서 에르도안을 두 번이나 찍었다)는 에르도안의 냉담한 반응이 시위대의 저항의식을 더 강하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녀는 이렇게 말했다. “새 교량 공사가 시작되면 우리는 그곳에서 시위를 할 것이다.

다른 공사가 시작된다면 거기서도 우리가 시위를 벌일 것이다. 에르도안은 ‘독재’의 첫 정의에 해당되지는 않는다. 우리가 그를 선출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50%의 지지를 얻어 선출됐다고 해서 제멋대로 나라를 통치하는 것을 독재라고 정의한다면 그는 분명히 그 정의에 해당한다.”

에르도안도 물러설 생각이 없는 듯하다. 분석가들은 그가 오히려 자신의 지지층을 규합해 나라를 한층 더 분열시킬지 모른다고 본다. 터키 언론인으로 6월 16일 이스탄불에서 에르도안 지지 시위를 취재한 세렌체나르는 “그는 지지세력들을 결집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그 수만 명의 지지자 중 다수는 AKP가 비용을 댄 버스로 동원됐다.

‘그들이 당신을 망치려 하지만 우리가 지켜주겠다’는 게 에르도안 지지 시위의 핵심이었다.” 그렇다면 매우 위험한 게임이 될 수 있다. 에르도안 지지 시위 후 소셜 미디어에는 그의 지지자들이 몽둥이와 칼을 들고 경찰과 함께 걷는 사진이 가득 올랐다. 게지 공원에서 시위대가 강제 해산되고 난 뒤 이스탄불 중심부에는 음울한 불안이 감돌았다. 공원은 완전히 폐쇄됐고 주변 광장도 경찰이 출입을 차단했다.

그 구역으로 들어가려는 시위대원들은 물대포와 최루가스로 저지 당했다. 체포된 사람도 수백 명에 이르렀다. 이번 시위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한 이스탄불 축구팀 팬클럽 지도자들은 집에 있다가 체포됐다. 현지 기자들과 임시 구호소에서 시위대원들을 치료한 봉사자들도 억류됐다.

시위대원들은 정부가 ‘테러리스트’라고 계속 몰아붙이자 겁을 먹고 거리를 떠났다. 실제로 시위대원 체포에 참여한 경찰 중 일부는 대테러 요원들이었다. 에르도안은 “우리 도시들의 거리에서 테러를 저지른 자들을 한 명도 빠짐없이 색출하겠다”고 말했다.

6월 16일 일요일 게지 공원에서 걸어서 10분 거리에 있는 시한기르 구역에서 일부 시위대원들이 경찰에 쫓기고 있었다. 최루가스가 가득해지자 주민들은 시위대원들이 피신할 수 있도록 조용히 아파트 건물의 현관문을 열어 두었다. 시위대원 몇 명이 보스포러스 해협으로 내려가는 돌계단 위에 서 있었다. 갑자기 경찰 한 명이 나타나 최루탄 한 발을 발사했다. 시위대원들이 달아나자 그 경찰과 동료들은 그들을 바짝 뒤쫓았다. 여러 명은 현관문이 열린 아파트 건물로 들어가 계단 아래 숨었다. 뒤에 남은 한 시위대원은 경찰에 붙잡혔다.

피신한 사람들은 한 아파트에 들어갔다. 아기를 안고 있던 아파트 주인은 그들에게 창에서 멀리 떨어져 있으라고 했다. “아기가 있으니 들켜선 안 돼요.” 아파트로 피신한 사람 중 한 명은 28세의 여성이었다. 그녀는 정치에 관심이 없었고 게지 공원 농성에 참여한 것도 즉흥적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경찰의 강경 진압으로 그녀는 계속 시위를 하겠다고 결심했다. 그녀와 한 친구는 트위터 팔로워가 두 계정을 합해도 200명이 채 안 되지만 거기에 띄운 글 때문에 자신들이 경찰의 표적이 될지 모른다고 걱정했다. “최루가스 맛을 처음 보고 너무 충격을 받아 바지를 적셨다”고 그녀가 말했다. “하지만 시위를 그만두지 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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