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울한 금융 소비자 돕는다
억울한 금융 소비자 돕는다
6월 12일 이른 아침 금융감독원의 오순명(58) 금융소비자보호처장은 충북 제천으로 향했다. 농민 300명 대상의 금융 상담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오 처장이 몸을 실은 교통편은 금감원이 운행하는 ‘금융사랑방버스’다. 지난해 5월 금융소비자보호처가 출범과 동시에 시작한 서비스 프로그램이다.
1 년간 금감원 직원들은 금융사랑방버스에 몸을 싣고 전국 곳곳의 전통시장·군부대·임대아파트·하나센터 등을 방문해 모두 3800명에게 금융 상담 서비스를 제공했다.
“정확한 금융 정보를 구할 길이 마땅치않은 취약계층을 위해 마련한 서비스입니다. 차량 정비하는 날을 제외하고는 항상 운행하며 오지까지 찾아갔습니다.”
5월 3일 부임한 오 처장은 우리은행 출신이다. 피감기관에서 감독기관의 처장으로 부임한 최초의 여성이다. 33년간 금융인으로 지내며 현장을 강조했다. 민원이 발생하는 현장에서 답을 찾았고, 금융 소비자를 직접 만나 이야기를 들으며 조직을 이끌었다.
2009년에는 우리은행 지점 영업 1위에 이름을 올렸다. 2011년부터 우리은행 모기지 대표로 일했다. 잘나가던 금융인이 공공기관으로 옮긴 이유를 묻자 “금융소비자보호처는 말 그대로 소비자를 보호하는 기관”이라며 “억울한 일을 당한 금융 소비자를 한 명이라도 더 돕기 위해 자리를 옮겼다”고 말했다.
금감원으로 옮긴 후에도 현장을 중시하는 스타일은 그대로다. 틈틈이 민원창구를 찾았고, 금융사랑방버스를 타고 오지로 찾아갔다. 현장 분위기를 살피며 업무를 파악하기 위해서다. “현장에는 문제 해결의 실마리가 있습니다. 아무리 좋은 정책이 있어도 현장에서 왜곡되면 실효성이 없기 때문에 앞으로도 계속 현장을 찾을 생각입니다.”
금융소비자보호처의 주요 업무는 금융교육과 소비자 민원 상담이다. 금융 소비자에게 불리한 금융상품을 조사·분석하고 소비자와 금융회사 사이에 벌어진 분쟁에도 개입해 조정한다. 금융 거래 때 유의할 점을 정리해서 알리는 것도 금융소비자보호처의 주요 업무다. 국민검사청구제도와 같은 집단분쟁조정제도를 도입해 분쟁 조정을 신청하지 못한 소극적인 피해자 보호에도 나섰다.
오 처장은 더 많은 국민이 금융소비자보호처를 이용하길 희망한다. 억울한 일을 당한 금융 소비자를 돕기 위해 다양한 창구도 준비했다. 직접 방문하는 민원인을 위해 본원과 네 곳의 지원, 세 곳의 출장소에서 대면상담을 실시한다. 통합콜센터(1332)를 통한 상담서비스도 제공한다. 전국 어디서나 ‘1332’만 누르면 전문 상담원과 연결된다. 통화 중 연락처를 남겨두면 전화가 자동 연결되는 콜백 서비스도 준비했다.
일반 상담을 이용하기 어려운 청각장애인을 위한 인터넷 채팅 상담 서비스와 수화 금융민원상담도 운영 중이다. 금감원 1층 금융민원센터에 ‘금융소비자 무료 법률상담센터’를 설치해 매주 토요일 오전 9시부터 오후 1시까지 무료 법률상담 서비스도 제공한다.
“그동안 금감원이 소비자 보호보다 건전성 감독에 치중한 면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건전성 감독과 소비자 보호가 상호 균형을 이룰 수 있도록 조정자 역할을 수행할 생각입니다. 앞으로는 금감원 혼자가 아닌 소비자단체·학계·업계 등과 협력을 강화해 금융소비자와 금감원 사이의 거리를 좁혀 나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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