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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TWORKING - ICT 시장에 새로 떠오르는 ‘무서운’ 아이들

NETWORKING - ICT 시장에 새로 떠오르는 ‘무서운’ 아이들

비즈니스 네트워킹 사이트 링크드인, 가입연령 중학생으로 낮춰 10대를 창조적인 경제주체로 인정한다는 뜻



링크드인은 대단히 인기 있는 비즈니스 네트워킹 사이트다. 요즘 전자 대문을 활짝 열어젖히고 10대들을 향해 손짓한다. 명분은 ‘대학 페이지’의 출범인 듯하다. 고등학생들이 대학 관련 콘텐트를 검색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다. 8월 말부터 미국 내 링크드인 가입이 허용되는 최저연령이 18세에서 14세로 낮아졌다.

이를 바라보는 시각은 두 가지다. 냉소적인 쪽은 시장 포화상태에 이른 기성 소셜미디어 대기업의 필사적인 몸부림일지 모른다는 지적이다. 몇몇 인기 서비스는 너무 급속도로 성장해 신규 고객은 더 어린 청소년 그룹밖에 남지 않았다는 결론에 이르게 됐다. 이동통신 업체들은 성인과 10대를 모두 유치하자 오래 전부터 그 아래 연령층을 겨냥해 왔다.

페이스북도 오래 전에 13세까지 가입 연령을 낮췄다. 2012년에는 페이스북이 13세 이하 청소년의 회원가입 허용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이 보도했다. 링크드인의 현재 회원은 2억3800만 명이며 계속 증가세에 있다. 그와 같은 고도성장세를 지속하려면 분명 더 낮은 연령층을 끌어들여야 한다.

그보다는 덜 냉소적인 또 다른 시각도 있다. 링크드인은 비즈니스 사이트다. 사람들이 동료의 이력을 추적하고 서로 소통하며, 투자자·고객·거래처를 물색하는 한 방편이다. 그리고 요즘은 기업 경제에서 청소년층이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요소다. 과거 공장과 농장에서 이뤄졌던 아동 노동의 어두웠던 시절 이후 유례 없는 수준이다. 청소년을 소비자로 보는 관점이 아니다. 그보다 어린이들을 경제 활동의 주체, 일을 하고 뛰어난 아이디어를 가진 그룹으로 보는 관점이다.

1980년대 초 나의 10대 시절엔 청소년들의 일거리가 대체로 극히 소규모의 영리활동이었다. 잔디를 깎고, 음료를 만들어 팔고, 눈을 치우고, 아기를 돌봐주는 일이 주였다. 대기업에서 일한다 해도 맥도널드나 의류매장 갭의 가장 초보적인 최소 임금의 종업원이었다. 내 첫 ‘직업’은 11살 때 개넛 컴퍼니에서 ‘랜싱 스테이트 저널’의 배달소년일이었다. 사람들은 초창기의 소셜네트워크(친구·가족·이웃)를 이용해 일자리 정보를 얻거나 사업을 준비했다.

하지만 요즘의 청소년 사업가들은 훨씬 넓은 캔버스 위에 그림을 그린다. 인터넷이 그들에게 제품과 서비스를 개발하고 판매하는, 쉽게 말해 갈수록 팽창하는 디지털 경제에 참여하는 도구·능력·플랫폼 그리고 기술을 제공했다. 청소년들은 어른들이 하는 일을 모두 할 수 있다.

자본조달 캠페인 활동을 하고, 웹사이트와 블로그를 개설하고, 광고주와 연결해주는 네트워크에 가입하고, e베이에서 제품을 거래하고, 앱을 개발한다. 가령 광고를 게재하고 상품을 판매하는 metsonline.com이라는 근사한 뉴욕메츠 구단 관련 웹사이트는 고등학생 두 명이 운영한다(그 중 한 명이 내 조카다). 인터넷에선 거래를 하거나 콘텐트를 개발하는 문제에 관한 한 능력만 있으면 술을 사도 되는 나이인지 운전해도 괜찮은 나이인지 상관하지 않는다.

그리고 청소년들과의 거래에 관심을 갖는 대기업이 갈수록 늘어난다. 다음은 대표적인 사례다.

—지난 3월 인터넷 대기업 야후는 동안의 닉 달로이시오가 창업한 런던의 뉴스취합 벤처기업 섬리를 인수했다. 회사를 세울 때 달로이시오의 나이 15세, 3000만 달러에 팔아넘길 때 17세였다.

—두 달 뒤 야후는 마이크로블로깅 서비스 텀블러를 11억 달러에 인수했다. 고등학교를 중퇴한 27세의 데이비드 카프가 창업한 회사다. 그 엔지니어링 신동은 10대 때 어번베이비의 제품 책임자였다.

—10대 패션 블로깅 천재 태비 게빈슨은 11세 때 패션 블로그 ‘스타일 루키’를 개설했다. 하루 아침에 큰 성공을 거둬 그녀는 곧 전 세계의 패션 주간에 초대되고 뉴요커, 뉴욕타임스 매거진에 소개됐다. 10대를 대상으로 하는 TED(기술·엔터테인먼트·디자인) 연단에도 섰다.

2011년에는 1990년대의 ‘새시’ 잡지를 모델로 10대 소녀 대상의 웹플랫폼 ‘루키’를 개설했다. 사이트는 개설 후 6일 만에 100만 페이지뷰를 돌파했다. 게빈슨은 패션 잡지 ‘거라지’의 객원 편집자, 뉴스위크의 자매 온라인 매체 데일리비스트의 객원기자이며, 두 편의 영화에도 출연했다. 올 가을에 고등학교 졸업반이 된다.

—CNN 중역 제프 저커의 15살짜리 아들 앤드류 저커는 최근까지 웨이와이어의 자문단으로 일했다. 웨이와이어는 코리 부커 뉴워크 시장이 참여한 인터넷 업체다. 조직 키드(Organization Kid, 경쟁과 사교에 익숙한 엘리트 학생) 또는 회색 플라넬 후드 셔츠 차림의 10대 대세론에 코웃음 치기는 쉽다. 그리고 링크드인의 10대들이 ‘셀카(selfies)’ 스케이트보딩, 닌텐도 게임기 Wii 숙련도 같은 기술에 대해 서로 지지를 표명할지 자못 흥미롭다.

하지만 링크드인이 14세 이상 그룹에 문호를 개방하는 건 어느 모로보나 지극히 타당한 조치다. 이 청소년들은 소셜미디어에 능하고 동년배와 어른들을 지지하는 데 익숙하다(페이스북과 사진공유 사이트 인스타그램에서 하루 종일 그런 일을 한다). 그들은 ‘느슨한 연결망이 발휘하는 힘’을 이해한다. 다수는 이미 상당히 경쟁적인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낸다. 그리고 몹시 어려운 상황이 계속되는 고용시장에서 성장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오랫동안 그럴 가능성이 크다. 네트워킹은 일찍 시작할수록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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