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 - 다시 못 볼지 모를 자연의 경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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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환경오염·산업화로 몸살 … 보존 노력 여전히 미흡
미국 글래시어 국립공원미국 몬태나주 북서부에 있는 글래시어 국립공원의 빙원이 놀라운 속도로 사라져가고 있다. 100년 전만 해도 이 공원 안에는 150개의 빙하가 있었지만 기온 상승으로 지금은 약 25개로 줄었다. 미 지질조사국의 일부 과학자들은 2020년쯤이면 나머지 빙하들까지 모두 사라질지 모른다고 경고했다. 이를 계기로 몬태나주의 빙하는 기후변화로 인한 환경파괴의 대표적인 예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 공원에만 국한된 문제는 아니다. 세계 빙하의 약 90%가 사라져가고 있다. 미국 알래스카주와 알프스 산맥, 안데스 산맥의 대부분 지역에서 큰 피해가 기록됐다. 이런 추세가 지속된다면 빙하가 없는 글래시어 국립공원은 미학적인 매력뿐 아니라 특정 식물과 동물의 보존에 도움이 되는 융해수도 잃게 된다.
마다가스카르 아치나나나 열대우림세계에서 네 번째로 큰 섬 마다가스카르에는 다양한 동식물이 서식한다. 그중 80%는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는 희귀종이다. 하지만 한때 31만2000㎢에 달했던 열대우림이 지금은 5만2000㎢로 줄었다. 이런 추세로 삼림파괴가 계속된다면 마다가스카르는 향후 35년 동안 20종의 여우원숭이를 비롯해 많은 희귀 동식물을 잃을 가능성이 있다.
사냥금지 구역이 지정돼 있지만 그런 지역은 국토의 5%에 불과할 뿐 아니라서로 인접해 있지 않아 동물들의 이동통로가 보장되지 않는다. 마다가스카르의 희귀 동식물 대다수는 과학자들이 연구하고 분류할 기회를 가져보기도 전에 사라져버릴 위험성이 높다.
몰디브흰 모래와 하늘을 찌를 듯한 야자수, 수정처럼 맑은 바닷물이 어우러진 몰디브의 풍광은 천국 같다. 하지만 인도양의 1190개 섬으로 이뤄진 이 나라는 지대가 낮아 바닷속으로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평균 해발고도가 1.5m(국토의 80%는 해발고도가 90cm다) 밖에 안돼 많은 과학자들이 21세기가 끝날 무렵 나라 전체가 바닷물에 잠길 것으로 우려한다.
캐나다 북극곰 서식지과학자들은 2050년까지 세계 북극곰 개체수의 3분의2가 사라질 것으로 예측한다. 북극의 기온상승으로 ‘세계 북극곰 수도’로 불리는 캐나다 마니토바주 처칠은 땅 위를 돌아다니는 가장 큰 육식동물인 북극곰을 볼 수 있는 마지막 장소가 될지 모른다.
호주 대보초지구상에서 가장 복잡한 생태계로 꼽히는 호주 대보초(大堡礁)는 호주 북동 해안을 따라 2600㎞나 뻗어 있다. 중국의 만리장성보다 길고 우주에서 보이는 지구의 유일한 생명체다. 하지만 기후변화에 따른 수온상승과 수질오염, 바다의 산성화로 산호초 탈색이 진행되고 있다. 50만 년에 걸쳐 생성된 자연의 경이가 우리가 살아 있는 동안 사라질지 모른다.
미국 플로리다주 에버글레이즈미국 최대의 아열대 습지인 에버즐레이즈는 넓이가 150만 6070km²에 이르며 서반구 최대의 맹그로브 생태계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곳은 유네스코의 ‘위기에 처한 세계 자연유산’ 목록에 올랐다. 도시개발 사업과 농업용수 조달로 넓은 지역의 습지가 사라져가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에버글레이즈 습지의 규모는 100년 전의 절반에 불과하며 이곳에 사는 섭금류(늪지에 서식하는 조류의 일종)도 90% 감소했다. 미 의회는 2000년 에버글레이즈 환경보호와 관련해 ‘사상 최대의 환경복원 프로젝트’로 불리는 계획을 승인했다. 하지만 이 프로젝트가 에버글레이즈를 구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칠레 파타고니아 빙원파타고니아 빙원은 남극과 그린랜드 다음으로 큰 빙하 지대다. 최근의 한 연구에 따르면 이 지역의 산에 있는 빙하 90%가 350년 전에 비해 100배 빠른 속도로 녹아내리고 있다. 또 빙하가 녹아서 형성된 호수 중 최소 12개가 지난 5년 동안 감쪽같이 사라졌다. 원인은 모두 짐작하듯이 지구온난화 때문이다.
이스라엘과 요르단의 사해연간 150만 명의 관광객을 끌어모으는 사해(死海)는 매년 약 1.2m씩 낮아지고 있다. 과학자들의 예측이 맞는다면 ‘세계 최대의 자연 스파’로 불리는 사해는 앞으로 25년 안에 말라붙을지 모른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관광명소 중 하나가 그저 땅속에 움푹 패인 큰 구멍으로 변할 가능성이 있다는 말이다.
中美 벨리즈 산호초 보호지역북반구 최대의 산호초 지대인 이곳은 호주 대보초와 같은 운명에 처했다. 산호초 탈색이 50% 정도 진행됐고 이 지역의 특징인 석산호가 급속도로 파괴되고 있다. 맹그로브 벌채와 지나친 개발이 산호초 훼손에 일조했다.
이탈리아 베네치아베네치아가 물 위에 떠 있을 시간이 얼마나 더 남았을까? 수세기동안 사람들이 해온 질문이다. 하지만 최근 갈수록 높아지는 해수면이 수백 년의 역사를 지닌 건물들에 균열을 일으키면서 이런 논란은 한층 더 가열됐다. 세계에서 가장 낭만적인 도시의 기초가 허물어져가고 있다.
과학자들은 고딕 양식과 비잔틴 양식으로 지어진 베네치아의 궁전들이 해마다 2㎜씩 물속으로 가라앉고 있는 것으로 추정했다. 최근 홍수가 자주 발생해 ‘물 위의 도시’ ‘아드리아해의 여왕’등 원래의 별명 대신 ‘제2의 아틀란티스’로 불리게 될 날이 멀지 않은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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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글래시어 국립공원미국 몬태나주 북서부에 있는 글래시어 국립공원의 빙원이 놀라운 속도로 사라져가고 있다. 100년 전만 해도 이 공원 안에는 150개의 빙하가 있었지만 기온 상승으로 지금은 약 25개로 줄었다. 미 지질조사국의 일부 과학자들은 2020년쯤이면 나머지 빙하들까지 모두 사라질지 모른다고 경고했다. 이를 계기로 몬태나주의 빙하는 기후변화로 인한 환경파괴의 대표적인 예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 공원에만 국한된 문제는 아니다. 세계 빙하의 약 90%가 사라져가고 있다. 미국 알래스카주와 알프스 산맥, 안데스 산맥의 대부분 지역에서 큰 피해가 기록됐다. 이런 추세가 지속된다면 빙하가 없는 글래시어 국립공원은 미학적인 매력뿐 아니라 특정 식물과 동물의 보존에 도움이 되는 융해수도 잃게 된다.
마다가스카르 아치나나나 열대우림세계에서 네 번째로 큰 섬 마다가스카르에는 다양한 동식물이 서식한다. 그중 80%는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는 희귀종이다. 하지만 한때 31만2000㎢에 달했던 열대우림이 지금은 5만2000㎢로 줄었다. 이런 추세로 삼림파괴가 계속된다면 마다가스카르는 향후 35년 동안 20종의 여우원숭이를 비롯해 많은 희귀 동식물을 잃을 가능성이 있다.
사냥금지 구역이 지정돼 있지만 그런 지역은 국토의 5%에 불과할 뿐 아니라서로 인접해 있지 않아 동물들의 이동통로가 보장되지 않는다. 마다가스카르의 희귀 동식물 대다수는 과학자들이 연구하고 분류할 기회를 가져보기도 전에 사라져버릴 위험성이 높다.
몰디브흰 모래와 하늘을 찌를 듯한 야자수, 수정처럼 맑은 바닷물이 어우러진 몰디브의 풍광은 천국 같다. 하지만 인도양의 1190개 섬으로 이뤄진 이 나라는 지대가 낮아 바닷속으로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평균 해발고도가 1.5m(국토의 80%는 해발고도가 90cm다) 밖에 안돼 많은 과학자들이 21세기가 끝날 무렵 나라 전체가 바닷물에 잠길 것으로 우려한다.
캐나다 북극곰 서식지과학자들은 2050년까지 세계 북극곰 개체수의 3분의2가 사라질 것으로 예측한다. 북극의 기온상승으로 ‘세계 북극곰 수도’로 불리는 캐나다 마니토바주 처칠은 땅 위를 돌아다니는 가장 큰 육식동물인 북극곰을 볼 수 있는 마지막 장소가 될지 모른다.
호주 대보초지구상에서 가장 복잡한 생태계로 꼽히는 호주 대보초(大堡礁)는 호주 북동 해안을 따라 2600㎞나 뻗어 있다. 중국의 만리장성보다 길고 우주에서 보이는 지구의 유일한 생명체다. 하지만 기후변화에 따른 수온상승과 수질오염, 바다의 산성화로 산호초 탈색이 진행되고 있다. 50만 년에 걸쳐 생성된 자연의 경이가 우리가 살아 있는 동안 사라질지 모른다.
미국 플로리다주 에버글레이즈미국 최대의 아열대 습지인 에버즐레이즈는 넓이가 150만 6070km²에 이르며 서반구 최대의 맹그로브 생태계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곳은 유네스코의 ‘위기에 처한 세계 자연유산’ 목록에 올랐다. 도시개발 사업과 농업용수 조달로 넓은 지역의 습지가 사라져가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에버글레이즈 습지의 규모는 100년 전의 절반에 불과하며 이곳에 사는 섭금류(늪지에 서식하는 조류의 일종)도 90% 감소했다. 미 의회는 2000년 에버글레이즈 환경보호와 관련해 ‘사상 최대의 환경복원 프로젝트’로 불리는 계획을 승인했다. 하지만 이 프로젝트가 에버글레이즈를 구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칠레 파타고니아 빙원파타고니아 빙원은 남극과 그린랜드 다음으로 큰 빙하 지대다. 최근의 한 연구에 따르면 이 지역의 산에 있는 빙하 90%가 350년 전에 비해 100배 빠른 속도로 녹아내리고 있다. 또 빙하가 녹아서 형성된 호수 중 최소 12개가 지난 5년 동안 감쪽같이 사라졌다. 원인은 모두 짐작하듯이 지구온난화 때문이다.
이스라엘과 요르단의 사해연간 150만 명의 관광객을 끌어모으는 사해(死海)는 매년 약 1.2m씩 낮아지고 있다. 과학자들의 예측이 맞는다면 ‘세계 최대의 자연 스파’로 불리는 사해는 앞으로 25년 안에 말라붙을지 모른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관광명소 중 하나가 그저 땅속에 움푹 패인 큰 구멍으로 변할 가능성이 있다는 말이다.
中美 벨리즈 산호초 보호지역북반구 최대의 산호초 지대인 이곳은 호주 대보초와 같은 운명에 처했다. 산호초 탈색이 50% 정도 진행됐고 이 지역의 특징인 석산호가 급속도로 파괴되고 있다. 맹그로브 벌채와 지나친 개발이 산호초 훼손에 일조했다.
이탈리아 베네치아베네치아가 물 위에 떠 있을 시간이 얼마나 더 남았을까? 수세기동안 사람들이 해온 질문이다. 하지만 최근 갈수록 높아지는 해수면이 수백 년의 역사를 지닌 건물들에 균열을 일으키면서 이런 논란은 한층 더 가열됐다. 세계에서 가장 낭만적인 도시의 기초가 허물어져가고 있다.
과학자들은 고딕 양식과 비잔틴 양식으로 지어진 베네치아의 궁전들이 해마다 2㎜씩 물속으로 가라앉고 있는 것으로 추정했다. 최근 홍수가 자주 발생해 ‘물 위의 도시’ ‘아드리아해의 여왕’등 원래의 별명 대신 ‘제2의 아틀란티스’로 불리게 될 날이 멀지 않은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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