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기업 노리는 대륙의 돈
한국 기업 노리는 대륙의 돈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바뀐 것이 있다. 소비대국 미국이 생산대국이 되고 생산대국 중국이 소비대국이 되겠다고 한다. 값싼 셰일가스의 힘을 바탕으로 ‘메이드 인 USA’ 부활에 나선 미국 제조업체들은 중국과 동남아시아 등에서 철수해 본국으로 돌아가고 있다. 이른바 리쇼어링(Reshoring)이다.
포드는 160억 달러를 투자해 2015년까지 멕시코의 트럭 생산라인을 미국으로 이전할 계획이다. 제너럴모터스(GM)는 2억4000만 달러를 투입해 미국 테네시주 생산 공장을 재가동한다. 구글은 실리콘밸리에 구글 글라스 제조공장을 설립할 계획이다. 애플은 1억 달러를 투자해 중국 내 매킨토시 PC 생산라인 일부를 미국으로 이전, 맥 미니를 생산하겠다고 한다.
중국은 시진핑 정부 들어 내수소비 중심 성장으로 방향을 틀었다. 수출대국은 을(乙)이지만 수입대국은 갑(甲)이다. 최근 6년 간 미국이 전세계 경제를 살리는데 퍼부은 돈이 3조5000억 달러인데 지금 중국이 가진 외환보유액은 3조8000억 달러다. 중국이 돈을 풀기로 마음먹으면 세계 경기를 6년은 더 호황으로 끌고 갈 수 있는 돈이다.
미국이 달러를 가지고 장난치는 데 가장 크게 타격을 받은 나라는 달러를 가장 많이 보유한 중국이다. 그간 미국의 무제한 달러 방출로 중국이 보유한 달러 외환보유액 가치는 계속 떨어졌지만 중국은 속수무책이었다. 달러 대방출에 따른 달러 가치 하락은 미국에는 대외채무를 줄이는 묘약이고 채권국에는 독약이지만 중국을 포함한 채권국들은 벙어리 냉가슴만 앓았다.
그런데 이런 중국이 변했다. 지난해 말 중국 인민은행 이강 부행장은 “중국은 더 이상 달러 자산을 늘리지 않겠다”는 폭탄선언을 했다. 미국이 달러를 가지고 부리는 농간에 더 이상 놀아나지 않겠다는 것이다. 이는 중국 돈의 외출을 의미한다. 달리 말하면 이제 중국이 ‘종이 달러’를 모으는 대신 ‘실물’을 사겠다는 의미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중국은 전 세계 인수합병(M&A) 시장에서 엄청난 식탐을 보였다. 조 단위 이상 딜의 배후에는 모두 중국기업이 있었다.
M&A시장에서 중국 돈의 입맛도 바뀌었다. 석유와 광물을 사던 수준에서 벗어나 아예 석유·광산기업을 인수하고 금융위기 이후에는 망해버린 유럽의 브랜드를 사들였다. 유럽의 명차 볼보와 사브는 이젠 중국차다. 중극은 IT기업에도 눈독을 들인다. IBM의 PC사업을 사들여 세계 1위 PC메이커가 된 중국의 레노보가 이번에 구글로부터 모토롤라의 스마트폰 사업을 사들였다. 단박에 레노보는 삼성·애플에 이은 세계 3대 스마트폰 업체로 등극했다.
한국도 중국 IT기업 M&A의 안전지대가 아니다. 중국 최대 온라인 게임업체 텅쉰이 우리나라 대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업체인 카카오톡에 720억원을 투자해 2대 주주(지분율 14%)로 등극했다. 중국의 돈 바람을 한국이 어떤 전략으로 막아 낼지 고민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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