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격차 확대가 신분상승 막지 않는다”
“소득격차 확대가 신분상승 막지 않는다”
“소득격차가 사회적·경제적 신분상승을 향한 아메리칸 드림을 저해한다.” 이 같은 일반적 통념은 그럴싸하게 들리지만 실제론 틀렸다고 빈부 문제를 연구해온 학자 스캇 윈십과 에드 코나드가 주장했다.
오늘날 상위 10% 소득자가 미국 전체 소득의 40% 가량을 차지한다. 30년 전에 비해 비율이 훨씬 더 커졌다. 그리고 상위 1%가 미국 전체 자산의 20% 안팎을 소유한다.
직업적 경력이 쌓임에 따라 소득이 증가해야 정상이다. 논란의 초점은 소득격차 확대가 그것을 어렵게 만드냐는 점이다. 다시 말해, 미국의 최고 부유층을 이끌어가는 동력은 무엇인가? 기본적으로 애플·구글·페이스북 같은 기업의 원동력인 창의적 기업가 정신인가, 어디서 태어나고 어떤 부모를 만나느냐는 행운의 문제인가, 아니면 특정 기업과 산업에 주는 정부의 특혜인가?
윈쉽은 보수성향의 싱크탱크 맨하튼 연구소에서 경제적 이동성과 불평등을 연구하는 자칭 ‘진보적 자유주의’ 학자다. 미국의 이동성은 수십 년 전부터 계속 이상적인 수준을 밑돌았지만 소득격차 확대가 원인은 아니라고 말한다. 격차 확대가 상향 이동성을 저해했다면 조사 결과 소득계층을 뛰어넘는 사람 수가 감소했을 것이라고 그는 지적한다. 하지만 20세기 후반기 동안 미국의 상향 이동성은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해 왔다. 널리 인용되는 상위 1% 통계를 개발한 경제학자 중 하나인 에마뉴엘 사에즈의 분석이다.그리고 격차 확대가 신분상승을 저해한다면 격차가 심한 지역은 계층 이동성이 낮아야 맞다. 하지만 미국의 경우 격차가 더 심한데도 계층 이동성은 캐나다와 스웨덴 같은 나라들과 엇비슷하다고 윈십이 말했다. 그는 ‘위대한 개츠비 곡선’을 창안한 캐나다 경제학자 마일스 코락이 올해 발표한 조사결과를 인용한다. 재닛 옐런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최근 불평등에 관한 연설에서도 이 곡선을 언급했다.
‘위대한 개츠비 곡선’은 국가들의 불평등 수준과 국민들이 누리는 계층 이동성을 연관지었다. 하지만 한 국가의 소득격차가 다른 나라들에 비해 더 클 때는 자동적으로 이동성 점수를 더 낮게 주는 척도를 이용한다. 코락의 최신 리서치에선 불평등 정도에 따라 계층 이동성을 자동적으로 하향조정하지 않는다. 그리고 “캐나다·스웨덴·미국 간에 상향 이동성 차이가 거의 없다”고 밝혔다.
사에즈 연구팀의 또 다른 조사도 이를 뒷받침한다. 미국처럼 소득 집중도가 높은 선진국의 계층 이동률이 격차가 적은 국가들보다 더 떨어지지 않았다. 그들의 조사에선 미국의 각 지역도 같은 패턴을 따랐다.
“소득 격차가 기회를 빼앗는다면 시간과 공간 너머로 시야를 넓힐 때 그와 같은 연관성을 찾아보기가 왜 그렇게 어려운가?” 10월 하순 뉴욕에서 열린 한 토론회에서 윈십이 물었다.
그의 토론 파트너인 코나드는 미국기업연구소의 객원 연구원이자 사업가다. 경제적 이동성의 확대 방안을 경제학자들이 찾아내지는 못했지만 경제성장은 하류층과 중류층의 생활수준을 향상시켜 왔으며 계속 그런 역할을 한다고 그는 주장한다. 최상위 부유층이 미국의 국민소득 중 더 큰 몫을 차지하지만 30년 동안 그 파이가 충분히 커졌다. 따라서 하류층과 중류층도 재산을 불렸다는 의미다.
코나드는 또 다른 측면도 지적한다. 1950년대와 1960년대에는 경제성장이 임금상승으로 나타났다. 노동력 공급이 제한적이던 시절이었다. 요즘엔 고용증가로 나타난다. 노동력 공급이 비교적 무제한적이기 때문이다. 베이비붐, 여성의 노동시장 진출, 이민 증가의 영향이다. 1980년 이후 미국의 고용은 50% 증가했다. 독일·프랑스 증가율의 2배 그리고 소득격차가 훨씬 적은 일본의 3배다.
“미국의 준수한 고용증가를 외면한 채 소득격차가 중산층과 근로계급에 타격을 준다고 주장하는 것은 솔직하지 못하다”고 그가 말했다. “미국보다 중산계급과 근로 영세민 계층에 더 많은 도움을 준 나라는 없다.”
이 토론회는 ‘인텔리전스 스퀘어드 US’가 주최했다. 윈십과 코나드의 반대 토론자로는 경제정책연구소의 선임 경제학자 엘리스 굴드와 벤처 자본가 닉 해나우어가 나섰다. 굴드와 해나우어는 상식적인 판단을 내세운다. 최고 부유층이 미국 전체소득 중 더 많은 몫을 차지함에 따라 밑바닥 계층이 소득을 늘리기가 더 어려워지고 국가경제의 성장률이 둔화된다는 논리다.
토론회 전 청중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선 소득격차가 아메리칸 드림을 저해한다는 응답자가 60%, 그렇지 않다는 비율이 14%, 모르겠다는 답변이 26%였다. 토론 후엔 소득격차가 계급상승을 저해한다는 답변이 53%에 그쳤으며, 그렇지 않다는 답변은 37%, 모르겠다는 비율이 10%로 줄었다.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늘날 상위 10% 소득자가 미국 전체 소득의 40% 가량을 차지한다. 30년 전에 비해 비율이 훨씬 더 커졌다. 그리고 상위 1%가 미국 전체 자산의 20% 안팎을 소유한다.
직업적 경력이 쌓임에 따라 소득이 증가해야 정상이다. 논란의 초점은 소득격차 확대가 그것을 어렵게 만드냐는 점이다. 다시 말해, 미국의 최고 부유층을 이끌어가는 동력은 무엇인가? 기본적으로 애플·구글·페이스북 같은 기업의 원동력인 창의적 기업가 정신인가, 어디서 태어나고 어떤 부모를 만나느냐는 행운의 문제인가, 아니면 특정 기업과 산업에 주는 정부의 특혜인가?
윈쉽은 보수성향의 싱크탱크 맨하튼 연구소에서 경제적 이동성과 불평등을 연구하는 자칭 ‘진보적 자유주의’ 학자다. 미국의 이동성은 수십 년 전부터 계속 이상적인 수준을 밑돌았지만 소득격차 확대가 원인은 아니라고 말한다. 격차 확대가 상향 이동성을 저해했다면 조사 결과 소득계층을 뛰어넘는 사람 수가 감소했을 것이라고 그는 지적한다. 하지만 20세기 후반기 동안 미국의 상향 이동성은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해 왔다. 널리 인용되는 상위 1% 통계를 개발한 경제학자 중 하나인 에마뉴엘 사에즈의 분석이다.그리고 격차 확대가 신분상승을 저해한다면 격차가 심한 지역은 계층 이동성이 낮아야 맞다. 하지만 미국의 경우 격차가 더 심한데도 계층 이동성은 캐나다와 스웨덴 같은 나라들과 엇비슷하다고 윈십이 말했다. 그는 ‘위대한 개츠비 곡선’을 창안한 캐나다 경제학자 마일스 코락이 올해 발표한 조사결과를 인용한다. 재닛 옐런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최근 불평등에 관한 연설에서도 이 곡선을 언급했다.
‘위대한 개츠비 곡선’은 국가들의 불평등 수준과 국민들이 누리는 계층 이동성을 연관지었다. 하지만 한 국가의 소득격차가 다른 나라들에 비해 더 클 때는 자동적으로 이동성 점수를 더 낮게 주는 척도를 이용한다. 코락의 최신 리서치에선 불평등 정도에 따라 계층 이동성을 자동적으로 하향조정하지 않는다. 그리고 “캐나다·스웨덴·미국 간에 상향 이동성 차이가 거의 없다”고 밝혔다.
사에즈 연구팀의 또 다른 조사도 이를 뒷받침한다. 미국처럼 소득 집중도가 높은 선진국의 계층 이동률이 격차가 적은 국가들보다 더 떨어지지 않았다. 그들의 조사에선 미국의 각 지역도 같은 패턴을 따랐다.
“소득 격차가 기회를 빼앗는다면 시간과 공간 너머로 시야를 넓힐 때 그와 같은 연관성을 찾아보기가 왜 그렇게 어려운가?” 10월 하순 뉴욕에서 열린 한 토론회에서 윈십이 물었다.
그의 토론 파트너인 코나드는 미국기업연구소의 객원 연구원이자 사업가다. 경제적 이동성의 확대 방안을 경제학자들이 찾아내지는 못했지만 경제성장은 하류층과 중류층의 생활수준을 향상시켜 왔으며 계속 그런 역할을 한다고 그는 주장한다. 최상위 부유층이 미국의 국민소득 중 더 큰 몫을 차지하지만 30년 동안 그 파이가 충분히 커졌다. 따라서 하류층과 중류층도 재산을 불렸다는 의미다.
코나드는 또 다른 측면도 지적한다. 1950년대와 1960년대에는 경제성장이 임금상승으로 나타났다. 노동력 공급이 제한적이던 시절이었다. 요즘엔 고용증가로 나타난다. 노동력 공급이 비교적 무제한적이기 때문이다. 베이비붐, 여성의 노동시장 진출, 이민 증가의 영향이다. 1980년 이후 미국의 고용은 50% 증가했다. 독일·프랑스 증가율의 2배 그리고 소득격차가 훨씬 적은 일본의 3배다.
“미국의 준수한 고용증가를 외면한 채 소득격차가 중산층과 근로계급에 타격을 준다고 주장하는 것은 솔직하지 못하다”고 그가 말했다. “미국보다 중산계급과 근로 영세민 계층에 더 많은 도움을 준 나라는 없다.”
이 토론회는 ‘인텔리전스 스퀘어드 US’가 주최했다. 윈십과 코나드의 반대 토론자로는 경제정책연구소의 선임 경제학자 엘리스 굴드와 벤처 자본가 닉 해나우어가 나섰다. 굴드와 해나우어는 상식적인 판단을 내세운다. 최고 부유층이 미국 전체소득 중 더 많은 몫을 차지함에 따라 밑바닥 계층이 소득을 늘리기가 더 어려워지고 국가경제의 성장률이 둔화된다는 논리다.
토론회 전 청중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선 소득격차가 아메리칸 드림을 저해한다는 응답자가 60%, 그렇지 않다는 비율이 14%, 모르겠다는 답변이 26%였다. 토론 후엔 소득격차가 계급상승을 저해한다는 답변이 53%에 그쳤으며, 그렇지 않다는 답변은 37%, 모르겠다는 비율이 10%로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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