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으로 팀워크를 향상시킨다고?
게임으로 팀워크를 향상시킨다고?
지난 4월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필라델피아 지부의 간부 20여 명이 특이한 과제와 마주 했다. 위험도 높은 모기지나 자본잠식 상태에 빠진 은행이 문제가 아니었다. 스펀지 막대, 마분지 벽돌, 원통형 블럭과 관련된 문제였다. 과제는 다음 금융위기의 예방이 아니라 흔히 미취학 아동들이 하는 놀이였다. 독립적인 구조물을 설계해 동료의 키보다 높이 쌓아 올리는 일이다.
회의실 안에서 4개 조로 편성된 FRB 직원들은 ‘탑쌓기(tower build)’에 매달렸다. 조직 내 리더십 프로그램의 일환이다. 한 게임 참여자에 따르면 각 팀이 스스로 정한 “성과 목표를 집중력 있게 달성”하게 하려는 취지다. 탑 쌓기나 재미있게 즐기기 등의 목표다. 선임 부사장들이 포함된 한 팀의 목표는 다른 사람들 따라 하지 않는 태도 익히기였다. 이 게임의 경우엔 다른 팀들은 어떻게 하나 훔쳐보지 않기, 쉽게 말해 다른 팀이 이미 어떤 높이에 이르렀다는 이유로 구조물을 더 높이 쌓지 않기다. 비록 그 참가팀의 목표가 높이 쌓기라도 말이다.
“그들은 다른 사람이 어떻게 하든 쳐다보지 말고 그냥 자신의 탑 쌓는 과업에 집중하는 법을 익혀야 했다”고 그 참가자가 뉴스위크에 말했다. 첫 팀에게는 “불필요한 위험부담의 우려가 있었다. 계속 쌓아 올리면 탑이 무너질지 모른다는 우려다.” 그리고 재미있게 즐기기로 목표를 정했던 팀은 “너무 진지했다.”
팀워크 개발 게임은 적어도 30년 전부터 미국 기업과 조직 문화의 정규 레퍼토리였다. 이젠 경쟁적인 놀이의 색깔이 강해진다. 말단사원부터 부문 책임자에 이르기까지 조직원을 더 효율적이고 생산적으로 만드는 법에 관한 처방은 끊임없이 변해왔다. 팀워크 개발 게임은 그 와 관련된 조직관리론으로 탄탄하게 무장했다. 1990년대의 ‘신뢰게임(trust falls)’으로부터 많은 진전이 있었다. 뒤에 선 동료가 자기 몸을 받아주리라는 믿음을 갖고 뒤로 넘어지는 게임이다.
“전에는 소그룹의 간부들이 5일간 뗏목타기를 하며 서로 조직력을 키우는 식이었다.” ‘벤처업’의 공동창업 자이자 대표인 데이비드 렝기엘이 말했다. 그가 이끄는 팀워크 개발 업체 고객 중에는 포춘 500대 기업이 많다. 스펀지 창으로 하는 검투사 마상 창술 겨루기와 담벼락 점핑을 실시한다. 담벼락 점핑은 고객들이 벨크로(일명 찍찍이) 복장을 하고 트램폴린으로 점프를 해서 4.3m 높이의 담벼락에 달라붙는 놀이다.
“지금은 고객들이 ‘우리 직원 100명에게 한나절의 시간 여유가 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협동보다는 더 경쟁 위주의 놀이를 원한다. 그러면서도 재미가 있어야 한다”고 렝기엘이 말했다. 벤처업의 최근 한 행사에는 신용조사업체 트랜스유니언의 직원들이 참가했다. 하루 동안 동기유발 강연을 듣고 시카고의 리츠-칼튼 호텔에서 고급 식사를 한 뒤 이동해 ‘휴먼 푸스볼(human foosball, 사람이 하는 테이블 축구)’ 게임을 즐겼다.금융 서비스 회사들 사이에서 인기가 있는 게임은 다양하다. 요리 컨테스트, 얼음조각 작품 만들기, 직원 제작 단편영화로부터 맞춤게임과 퀴즈쇼, 초콜렛 제조 컨테스트, 8인 유리섬유 소재 레이싱 보트를 이용한 조정 경기까지 망라한다. 이 프로그램들은 일단의 무명에 가까운 컨설팅 회사들이 설계하고 운영한다. 사실상 놀이 기반 학습방법의 기업판이다. 호주 출신 심리학자 브루노 베텔하임이 고안한 방식으로 요즘 선도적인 유치원 교육자 사이에서 유행하는 교육법이다. “우리는 놀이를 통해 사람들을 단합하게 만든다.” 팀본딩사의 CEO 데이비드 골드스타인이 말했다.
그러나 FRB 직원들이 ‘누구의 FRB 머리가 가장 클까 (Who’s Got the Biggest Fed Head)?’ 놀이에 참가한 뒤 더 나은 통화정책을 수립할까? 자칭 ‘창의적 컨설턴트’ 아담 셰임스가 FRB 간부와 직원용으로 맞춤 설계하고 진행하는 퀴즈쇼다. 지난 4월 시카고 FRB에서 연속 2년 째 개최됐다. 셰임스는 임직원들에게 “역대 최장수 FRB 의장은 누구인가?” 같은 질문을 던졌다.
“얼마나 많은 사람이 앨런 그린스펀이라고 대답하는지 알면 놀랄 것이다. 사실은 윌리엄 맥체스니 마틴이다.” 1951~1970년 재직한 인물이라고 셰임스가 말했다.
캘리포니아 포도주 시음에 이어 들뜬 분위기의 상 그리아 칵테일 만들기 컨테스트에 파티 모자와 몸을 흔드는 아프리카 콩가 댄스행렬이 곁들여질 때 정말 뭔가 배움을 얻는 사람이 있기는 한 걸까?
그럴 가능성은 있다고 펜실베이니아대 와튼 비즈니스 스쿨의 마이클 유심 교수가 말했다. 그러나 군대식사 후보고가 실행되느냐에 거의 전적으로 좌우된다. 놀이가 멈췄을 때 그 활동의 요점을 정리해주는 과정이다. “벨크로 복장으로 담벼락에 몸을 던지는 활동으로는 아무런 배움도 얻지 못한다. 하지만 의사결정 리더십과 팀워크로 프레임이 설정될 경우 효과를 볼 수 있다.” 와튼 스쿨의 리더십·변화관리 연구소의 유심 소장이 말했다.
“그런 것들은 아무런 효과도 없다. 시간낭비다.” 뉴욕 주 애들피대 재무학과 마이클 드리스콜 겸임 교수가 말했다. 그는 베어스턴스와 지금은 크레딧 스위스 은행 소유가 된 ‘도널드슨, 루프킨 & 젠레트’ 소속의 월스트리트 정상급 트레이더였다. 뉴욕의 소규모 헤지펀드인 지 오스피어 캐피털매니지먼트의 트레이더로 일할 당시 한 연례 팀워크 구축훈련을 돌이켰다. 싱가포르에 있던 직원과 배우자들을 비행기에 태워 맨하튼 북쪽 그림 같은 풍경의 라이브룩에 있는 컨퍼런스 센터로 불러모았다. ‘아이디어 뛰놀게 하기(idea bouncing)’에 관한 전문 용어 투성이의 강연을 들으면서 일하려는 목적이었다.
“정말 뭔가를 얻었을까?” 드리스콜이 웅변조로 물었다. “아니다. 우리는 이미 함께 1년에 360일 동안 일한다. 새로 발견할 만한 것이 없었다.”
대형 제약업, 첨단기술, 소매유통 같은 업계의 미국 기업들은 2012년 임직원 훈련과 개발에 1642억 달러를 지출했다. 업계단체인 재능개발협회의 최신 자료 내용이다. 그중 460억 달러가 사외의 팀워크 개발 업체로 넘어 갔다. 그 영세기업들이 짭짤한 수익을 올리는 소규모 산업을 형성했다. 비용은 요리행사 건 당 100달러 안팎에서 종일 조정 프로그램 1인당 1000달러까지 다양하다. 기업과 단체들이 그 행사에 지출하는 액수가 쉽게 수만 달러에 이를 수 있다는 의미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기업들은 그 수십억 달러의 금액보다는 자신들의 지역공동체 서비스 프로그램을 세상에 더 많이 알리려 열을 올린다. 푸드뱅크(식품 중계 서비스), 무료급식소(soup kitchens), 노숙자 보호소 같은 봉사활동 말이다. “요즘 금융기관들을 감시하는 눈이 많기 때문에 내부를 기웃거리는 눈길과 외부 노출에 극히 민감하다.” 전통적인 경영 코칭 기업 ‘서밋 컨설팅 그룹’의 창업자이자 사장인 앨런 와이스가 말했다.
갖가지 효과를 지닌 다이어트 요법의 유행은 시대에 따라 바뀐다. (완전채식주의! 구석기 다이어트! 스카스 데일 다이어트! 주스 클렌즈!). 그와 마찬가지로 팀워크 구축 산업은 조직을 활성화하는 최상의 방안에 관한 지식에의 갈증을 반영한다. “이 같은 유형의 팀워크 구축 활동이 단결력을 키워줄지 모르지만 팀의 업무수행에 필요한 기술 개발 측면에는 거의 도움이 되지 않는다. 물론 기업 팀워크 구축 활동이 팀의 업무인 경우는 예외지만 말이다.” 스탠퍼드대 경영대학원에서 관리와 팀의 성과를 연구하는 마거릿 앤 닐 교수가 말했다.
로버트 포즌은 피델리티 인베스트먼츠의 전 부회장이자 MFS 인베스트 매니지먼트의 전 회장으로 수천억 달러의 투자자금 운용을 감독했으며 지금은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에서 강단에 선다. “그것이 변환 가능한지 그리고 업무에 연결되는지가 열쇠”라고 뉴스위크에 말했다.
하지만 은행 직원들도 먹어야 산다. 특히 뱅크 오브 아메리카는 요리를 통한 팀워크 구축훈련을 많이 이용한다. 지난 4월의 한 프로그램에선 직원들이 직업 요리사의 지도를 받아가며 요리를 만들었다. 인도네시아 참새우 구이, “맛있게 속을 채우고 신선한 레몬 백리향으로 향을 낸” 크리미니 버섯 볶음 등의 요리다. 팀본딩사의 ‘성공을 위한 요리법’ 프로그램의 최근 메뉴 소개다.
팀워크개발 게임은 현실세계 도전과제를 간접 체험하게 하려는 취지다. 대다수 은행과 규제당국의 내부 문화가 협동적인 팀이 아니라 자율적 위원회의 성격이 강하다는 점에서 특히 그렇다.
네덜란드의 대형 은행인 ABN 암로는 지난 9월 이틀간의 사외 단합행사를 가졌다. 장소는 맨하튼 북쪽의 19세기 후반 대호황기(Gilded Age)의 맨션들로 이뤄진 태리타운 하우스 에스테이트였다. 행사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은행들이 대출과 자본요건에 관해 엄격해진 규제에 직면함에 따라 일정부분 ‘에너지 관리’에 초점을 맞췄다. 첫날 밤 암스테르담에서 비행기를 타고 날아온 은행 경영진은 카바레 스타일 촌극이 곁들여진 고급스러운 만찬을 즐겼다. ‘빌리 아메리카’로 분장한 용역 배우가 2008년 금융 붕괴 이후 시대가 요구하는 은행가 되는 법에 관한 질문을 던졌다.
둘째 날에는 가장 먼저 반바지와 티셔츠 차림으로 무도장의 요가 매트 위에서 호흡 훈련을 했다. 이어 ‘얼음인간’으로 알려진 ‘저온에서 버티기’ 세계기록 보유자인 네덜란드인 빔 호프와 함께 얼음 목욕을 했다. 두 가지 활동의 요점은 호흡이 중요하다는 점이다. 특히 아침식사나 커피 마시기 전의 호흡 조절은 커다란 문제에 대처할 수 있는 강인한 은행가를 만든다고 한다.
“개인과 팀의 강점과 약점에 대한 자의식을 강화할 수 있는 요인은 훈련 자체가 아니다. 훈련 후 강화된 성찰 능력이다.” 하버드 개방 학교(Extension School)의 트레이닝 컨설턴트이자 리더십 강사인 제니퍼 케이 스타인이 말했다. 야간·주말 그리고 비전통적인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강좌다. 유심은 이 훈련을 “사람들의 사고를 촉진하도록 설계된 로르샤흐 잉크 반점 검사(Rorschach ink blot, 개인의 성격 분석법)”라고 일컫는다.
월스트리트를 모니터하는 FRB 뉴욕 지부는 버지니아대 다든 비즈니스 스쿨로 팀을 파견했다. 조정의 엄격한 규율을 배우기 위해서다. 빅 차크리안 부사장보를 포함한 중역들이 탄소섬유 소재 ‘베스폴리 8’에 올라탔다. 팀 컨셉츠사 창업자인 올림픽 조정 선수 댄 라이언스의 지시에 따라 조정 훈련 준비를 하고 부드럽게 노 젓는 법을 배웠다. 그것은 그중 쉬운 일이었다.
“우리는 여러분 비위를 맞춰가며 ‘우와, 거봐요! 그렇게 잘 하잖아요!’라고 말하려 여기 있는 게 아닙니다.” 필라델피아 외곽 슈일킬 강에서 조정 프로그램을 실시해온 제이슨 콜드웰 팀 컨셉츠 대표가 말했다. 컬럼비아대 보트하우스와 밴가드 인베스트먼츠를 통해 골드먼삭스의 의뢰를 받아 운영하는 프로그램이다.
교육 후의 사후보고가 중요하다고 콜드웰은 말한다. 평소 입이 무거운 FRB도 겉으론 거의 드러내지 않았지만 동의하는 듯했다. 팀 컨셉츠의 웹사이트에 FRB로선 보기 드문 추천사가 있었다. “자신과 관리 스타일에 관해 많은 것을 배웠다.”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회의실 안에서 4개 조로 편성된 FRB 직원들은 ‘탑쌓기(tower build)’에 매달렸다. 조직 내 리더십 프로그램의 일환이다. 한 게임 참여자에 따르면 각 팀이 스스로 정한 “성과 목표를 집중력 있게 달성”하게 하려는 취지다. 탑 쌓기나 재미있게 즐기기 등의 목표다. 선임 부사장들이 포함된 한 팀의 목표는 다른 사람들 따라 하지 않는 태도 익히기였다. 이 게임의 경우엔 다른 팀들은 어떻게 하나 훔쳐보지 않기, 쉽게 말해 다른 팀이 이미 어떤 높이에 이르렀다는 이유로 구조물을 더 높이 쌓지 않기다. 비록 그 참가팀의 목표가 높이 쌓기라도 말이다.
“그들은 다른 사람이 어떻게 하든 쳐다보지 말고 그냥 자신의 탑 쌓는 과업에 집중하는 법을 익혀야 했다”고 그 참가자가 뉴스위크에 말했다. 첫 팀에게는 “불필요한 위험부담의 우려가 있었다. 계속 쌓아 올리면 탑이 무너질지 모른다는 우려다.” 그리고 재미있게 즐기기로 목표를 정했던 팀은 “너무 진지했다.”
팀워크 개발 게임은 적어도 30년 전부터 미국 기업과 조직 문화의 정규 레퍼토리였다. 이젠 경쟁적인 놀이의 색깔이 강해진다. 말단사원부터 부문 책임자에 이르기까지 조직원을 더 효율적이고 생산적으로 만드는 법에 관한 처방은 끊임없이 변해왔다. 팀워크 개발 게임은 그 와 관련된 조직관리론으로 탄탄하게 무장했다. 1990년대의 ‘신뢰게임(trust falls)’으로부터 많은 진전이 있었다. 뒤에 선 동료가 자기 몸을 받아주리라는 믿음을 갖고 뒤로 넘어지는 게임이다.
“전에는 소그룹의 간부들이 5일간 뗏목타기를 하며 서로 조직력을 키우는 식이었다.” ‘벤처업’의 공동창업 자이자 대표인 데이비드 렝기엘이 말했다. 그가 이끄는 팀워크 개발 업체 고객 중에는 포춘 500대 기업이 많다. 스펀지 창으로 하는 검투사 마상 창술 겨루기와 담벼락 점핑을 실시한다. 담벼락 점핑은 고객들이 벨크로(일명 찍찍이) 복장을 하고 트램폴린으로 점프를 해서 4.3m 높이의 담벼락에 달라붙는 놀이다.
“지금은 고객들이 ‘우리 직원 100명에게 한나절의 시간 여유가 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협동보다는 더 경쟁 위주의 놀이를 원한다. 그러면서도 재미가 있어야 한다”고 렝기엘이 말했다. 벤처업의 최근 한 행사에는 신용조사업체 트랜스유니언의 직원들이 참가했다. 하루 동안 동기유발 강연을 듣고 시카고의 리츠-칼튼 호텔에서 고급 식사를 한 뒤 이동해 ‘휴먼 푸스볼(human foosball, 사람이 하는 테이블 축구)’ 게임을 즐겼다.금융 서비스 회사들 사이에서 인기가 있는 게임은 다양하다. 요리 컨테스트, 얼음조각 작품 만들기, 직원 제작 단편영화로부터 맞춤게임과 퀴즈쇼, 초콜렛 제조 컨테스트, 8인 유리섬유 소재 레이싱 보트를 이용한 조정 경기까지 망라한다. 이 프로그램들은 일단의 무명에 가까운 컨설팅 회사들이 설계하고 운영한다. 사실상 놀이 기반 학습방법의 기업판이다. 호주 출신 심리학자 브루노 베텔하임이 고안한 방식으로 요즘 선도적인 유치원 교육자 사이에서 유행하는 교육법이다. “우리는 놀이를 통해 사람들을 단합하게 만든다.” 팀본딩사의 CEO 데이비드 골드스타인이 말했다.
그러나 FRB 직원들이 ‘누구의 FRB 머리가 가장 클까 (Who’s Got the Biggest Fed Head)?’ 놀이에 참가한 뒤 더 나은 통화정책을 수립할까? 자칭 ‘창의적 컨설턴트’ 아담 셰임스가 FRB 간부와 직원용으로 맞춤 설계하고 진행하는 퀴즈쇼다. 지난 4월 시카고 FRB에서 연속 2년 째 개최됐다. 셰임스는 임직원들에게 “역대 최장수 FRB 의장은 누구인가?” 같은 질문을 던졌다.
“얼마나 많은 사람이 앨런 그린스펀이라고 대답하는지 알면 놀랄 것이다. 사실은 윌리엄 맥체스니 마틴이다.” 1951~1970년 재직한 인물이라고 셰임스가 말했다.
캘리포니아 포도주 시음에 이어 들뜬 분위기의 상 그리아 칵테일 만들기 컨테스트에 파티 모자와 몸을 흔드는 아프리카 콩가 댄스행렬이 곁들여질 때 정말 뭔가 배움을 얻는 사람이 있기는 한 걸까?
그럴 가능성은 있다고 펜실베이니아대 와튼 비즈니스 스쿨의 마이클 유심 교수가 말했다. 그러나 군대식사 후보고가 실행되느냐에 거의 전적으로 좌우된다. 놀이가 멈췄을 때 그 활동의 요점을 정리해주는 과정이다. “벨크로 복장으로 담벼락에 몸을 던지는 활동으로는 아무런 배움도 얻지 못한다. 하지만 의사결정 리더십과 팀워크로 프레임이 설정될 경우 효과를 볼 수 있다.” 와튼 스쿨의 리더십·변화관리 연구소의 유심 소장이 말했다.
“그런 것들은 아무런 효과도 없다. 시간낭비다.” 뉴욕 주 애들피대 재무학과 마이클 드리스콜 겸임 교수가 말했다. 그는 베어스턴스와 지금은 크레딧 스위스 은행 소유가 된 ‘도널드슨, 루프킨 & 젠레트’ 소속의 월스트리트 정상급 트레이더였다. 뉴욕의 소규모 헤지펀드인 지 오스피어 캐피털매니지먼트의 트레이더로 일할 당시 한 연례 팀워크 구축훈련을 돌이켰다. 싱가포르에 있던 직원과 배우자들을 비행기에 태워 맨하튼 북쪽 그림 같은 풍경의 라이브룩에 있는 컨퍼런스 센터로 불러모았다. ‘아이디어 뛰놀게 하기(idea bouncing)’에 관한 전문 용어 투성이의 강연을 들으면서 일하려는 목적이었다.
“정말 뭔가를 얻었을까?” 드리스콜이 웅변조로 물었다. “아니다. 우리는 이미 함께 1년에 360일 동안 일한다. 새로 발견할 만한 것이 없었다.”
대형 제약업, 첨단기술, 소매유통 같은 업계의 미국 기업들은 2012년 임직원 훈련과 개발에 1642억 달러를 지출했다. 업계단체인 재능개발협회의 최신 자료 내용이다. 그중 460억 달러가 사외의 팀워크 개발 업체로 넘어 갔다. 그 영세기업들이 짭짤한 수익을 올리는 소규모 산업을 형성했다. 비용은 요리행사 건 당 100달러 안팎에서 종일 조정 프로그램 1인당 1000달러까지 다양하다. 기업과 단체들이 그 행사에 지출하는 액수가 쉽게 수만 달러에 이를 수 있다는 의미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기업들은 그 수십억 달러의 금액보다는 자신들의 지역공동체 서비스 프로그램을 세상에 더 많이 알리려 열을 올린다. 푸드뱅크(식품 중계 서비스), 무료급식소(soup kitchens), 노숙자 보호소 같은 봉사활동 말이다. “요즘 금융기관들을 감시하는 눈이 많기 때문에 내부를 기웃거리는 눈길과 외부 노출에 극히 민감하다.” 전통적인 경영 코칭 기업 ‘서밋 컨설팅 그룹’의 창업자이자 사장인 앨런 와이스가 말했다.
갖가지 효과를 지닌 다이어트 요법의 유행은 시대에 따라 바뀐다. (완전채식주의! 구석기 다이어트! 스카스 데일 다이어트! 주스 클렌즈!). 그와 마찬가지로 팀워크 구축 산업은 조직을 활성화하는 최상의 방안에 관한 지식에의 갈증을 반영한다. “이 같은 유형의 팀워크 구축 활동이 단결력을 키워줄지 모르지만 팀의 업무수행에 필요한 기술 개발 측면에는 거의 도움이 되지 않는다. 물론 기업 팀워크 구축 활동이 팀의 업무인 경우는 예외지만 말이다.” 스탠퍼드대 경영대학원에서 관리와 팀의 성과를 연구하는 마거릿 앤 닐 교수가 말했다.
로버트 포즌은 피델리티 인베스트먼츠의 전 부회장이자 MFS 인베스트 매니지먼트의 전 회장으로 수천억 달러의 투자자금 운용을 감독했으며 지금은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에서 강단에 선다. “그것이 변환 가능한지 그리고 업무에 연결되는지가 열쇠”라고 뉴스위크에 말했다.
하지만 은행 직원들도 먹어야 산다. 특히 뱅크 오브 아메리카는 요리를 통한 팀워크 구축훈련을 많이 이용한다. 지난 4월의 한 프로그램에선 직원들이 직업 요리사의 지도를 받아가며 요리를 만들었다. 인도네시아 참새우 구이, “맛있게 속을 채우고 신선한 레몬 백리향으로 향을 낸” 크리미니 버섯 볶음 등의 요리다. 팀본딩사의 ‘성공을 위한 요리법’ 프로그램의 최근 메뉴 소개다.
팀워크개발 게임은 현실세계 도전과제를 간접 체험하게 하려는 취지다. 대다수 은행과 규제당국의 내부 문화가 협동적인 팀이 아니라 자율적 위원회의 성격이 강하다는 점에서 특히 그렇다.
네덜란드의 대형 은행인 ABN 암로는 지난 9월 이틀간의 사외 단합행사를 가졌다. 장소는 맨하튼 북쪽의 19세기 후반 대호황기(Gilded Age)의 맨션들로 이뤄진 태리타운 하우스 에스테이트였다. 행사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은행들이 대출과 자본요건에 관해 엄격해진 규제에 직면함에 따라 일정부분 ‘에너지 관리’에 초점을 맞췄다. 첫날 밤 암스테르담에서 비행기를 타고 날아온 은행 경영진은 카바레 스타일 촌극이 곁들여진 고급스러운 만찬을 즐겼다. ‘빌리 아메리카’로 분장한 용역 배우가 2008년 금융 붕괴 이후 시대가 요구하는 은행가 되는 법에 관한 질문을 던졌다.
둘째 날에는 가장 먼저 반바지와 티셔츠 차림으로 무도장의 요가 매트 위에서 호흡 훈련을 했다. 이어 ‘얼음인간’으로 알려진 ‘저온에서 버티기’ 세계기록 보유자인 네덜란드인 빔 호프와 함께 얼음 목욕을 했다. 두 가지 활동의 요점은 호흡이 중요하다는 점이다. 특히 아침식사나 커피 마시기 전의 호흡 조절은 커다란 문제에 대처할 수 있는 강인한 은행가를 만든다고 한다.
“개인과 팀의 강점과 약점에 대한 자의식을 강화할 수 있는 요인은 훈련 자체가 아니다. 훈련 후 강화된 성찰 능력이다.” 하버드 개방 학교(Extension School)의 트레이닝 컨설턴트이자 리더십 강사인 제니퍼 케이 스타인이 말했다. 야간·주말 그리고 비전통적인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강좌다. 유심은 이 훈련을 “사람들의 사고를 촉진하도록 설계된 로르샤흐 잉크 반점 검사(Rorschach ink blot, 개인의 성격 분석법)”라고 일컫는다.
월스트리트를 모니터하는 FRB 뉴욕 지부는 버지니아대 다든 비즈니스 스쿨로 팀을 파견했다. 조정의 엄격한 규율을 배우기 위해서다. 빅 차크리안 부사장보를 포함한 중역들이 탄소섬유 소재 ‘베스폴리 8’에 올라탔다. 팀 컨셉츠사 창업자인 올림픽 조정 선수 댄 라이언스의 지시에 따라 조정 훈련 준비를 하고 부드럽게 노 젓는 법을 배웠다. 그것은 그중 쉬운 일이었다.
“우리는 여러분 비위를 맞춰가며 ‘우와, 거봐요! 그렇게 잘 하잖아요!’라고 말하려 여기 있는 게 아닙니다.” 필라델피아 외곽 슈일킬 강에서 조정 프로그램을 실시해온 제이슨 콜드웰 팀 컨셉츠 대표가 말했다. 컬럼비아대 보트하우스와 밴가드 인베스트먼츠를 통해 골드먼삭스의 의뢰를 받아 운영하는 프로그램이다.
교육 후의 사후보고가 중요하다고 콜드웰은 말한다. 평소 입이 무거운 FRB도 겉으론 거의 드러내지 않았지만 동의하는 듯했다. 팀 컨셉츠의 웹사이트에 FRB로선 보기 드문 추천사가 있었다. “자신과 관리 스타일에 관해 많은 것을 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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