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법적인 백색시장(white market)과 불법인 흑색시장(black market, 암시장)의 중간 시장이다. 불법은 아니지만 상품 제조사로부터 정식 인가 받지 않은 비공식 공급채널을 통한 상품 거래를 가리킨다. 병행시장(parallel market)으로도 불린다. 예컨대 한국에는 공식 애플 매장이 존재하지 않고 인가 받은 재판매 업체의 마진이 높다. 그런 나라에서 제조사의 승인을 받지 않은 소규모 수입업체나 개인이 애플 제품을 수입해 판매하는 식이다. 구글은 개발도상 지역을 겨냥해 기본형 스마트폰 안드로이드 원을 개발했다. 저가 단말기용 안드로이드 모바일 운영체제를 탑재한 모델이다. 하지만 아직 출시되지도 않은 아프리카에서 그 운영체제를 장착한 저가 회색시장 휴대전화가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간다. 중국산 노브랜드 안드로이드 단말기 수백만 대가 쏟아져 들어와 아프리카 시장을 뒤덮고 있다. 일부 지역에선 전체 스마트폰 판매 중 3분의 2나 차지한다고 한다. (☞ 32쪽 BUSIN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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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부티크
매리어트·하얏트 등 요즘의 브랜드 호텔 체인은 1950년대부터 뜨기 시작했다. 그전엔 호텔 객실의 수준과 서비스가 제각각이었다. 브랜드 호텔은 표준화를 통해 그런 불확실성을 없앴다. 여행자가 낯선 도시를 방문할 때 숙소 수준을 예측할 수 있게 했다. 하지만 지난 10년 사이 트렌드가 바뀌면서 장점이 단점으로 돌변했다. 투숙객이 남다른 체험을 제공하는 개성 있는 여행을 찾기 시작했다. 그 수요에 부응해 디자인·기술·지역문화에 초점을 맞춘 부티크 호텔이 떠올랐다. 판박이 같은 기성 호텔과 차별화한 이 소규모 고급 호텔은 현재 전체 시장의 5%를 차지한다. 대형 브랜드 호텔들도 ‘브랜드 부티크’를 개발해 스타일을 중시하고 안목 있는 젊은 여행객들에게 손짓한다. 1990년대 후반 스타우드 호텔이 출범시킨 W 호텔을 필두로 하얏트가 2007년 안다즈, 힐튼이 2014년 캐노피를 선보였다. 매리어트는 오토그래프, 목시 최근엔 에디션 호텔을 인수했다. (☞ 46쪽 BUSIN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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