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객 사로잡는 대형 부티크 호텔
관광객 사로잡는 대형 부티크 호텔
휴가를 떠나선 인스타그램(사진공유 앱), 페이스북, 트위터에 여행 ‘인증샷’을 올려야 하는(솔직히 말하자면 자랑하는) 시대다. 여행자들은 ‘친구들이 도저히 믿지 못할’ 독특한 체험 찾기에 혈안이 된다. 그리고 어디에 묵느냐는 자신의 여행을 떠벌리고 싶을 때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인터넷 덕분에 다른 여행자의 경험을 사전에 조사하기도 쉬워졌다. 수십 년 전 여행자들이 가졌을지도 모르는 미지의 세계에 대한 두려움을 덜어준다.
그 결과 지난 10년 사이 부티크 호텔이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부티크 호텔은 디자인·기술·지역문화에 초점을 맞춰 판박이 같은 기성 호텔 무리와 차별화되는 소규모의 고급스러운 호텔이다. 전체 시장의 5% 선을 차지한다. 시장조사 업체 IBIS월드에 따르면 2009년 이후 연간 6.1%씩 성장해 왔다. 2019년까지 그와 같은 성장세에 가속도가 붙으리라고 예상한다.
“1950년대부터 표준화가 호텔에 장점이 됐다. 여행자들은 가본 적 없는 도시를 방문하려 할 때 불확실성을 줄일 수 있었다”고 뉴욕대 호텔·관광센터(Center for Hospitality and Tourism) 연구소의 비요른 핸슨 교수는 설명했다. “하지만 지난 10년 사이 그 같은 트렌드가 역전됐다. 갑자기 단점으로 변했다. 투숙객은 색다른 체험을 제공하는 여행을 찾는다. 인스타그램에 올리는 사진으로 참신해 보이는 여행 말이다.”
매리어트·힐튼·하얏트 같은 대형 호텔 체인들이 부티크 호텔의 인기에 편승하려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기존 호텔을 인수하든 아니면 독자적으로 개발하든 어떤 식으로든 말이다. 세계 최대 호텔 브랜드인 인터콘티넨탈 호텔 그룹(IHG)은 지난 1월 초 킴프턴 인수를 성사시켰다. 충성스런 단골 고객이 많은 인기 만점의 부티크 호텔 체인이다. 곧바로 킴프턴 단골 고객들 사이에서 거센 반발이 일었다. 이번 합병으로 고객의 사랑을 받는 색다르고 세련된 스타일 호텔이 균일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많았다.
“킴프턴 고객이 걱정하는 이유는 그것이 사랑 받는 브랜드이기 때문”이라고 회원제 고급 여행 웹사이트 젯세터의 션 머피 편집장이 말했다. “그러나 IHG도 그걸 모를 만큼 어리석지 않다. 기존의 골격은 손대지 않을 것이다. 그들은 성장에 관심이 있다. 킴프턴에게 독특한 스타일을 유지하면서 더 많은 지역으로 뻗어나갈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IHG의 킴프턴 인수 도박이 성공할지는 두고 볼 일이다. 하지만 대형 호텔 업체들이 ‘브랜드 부티크’를 개발해 표준화보다는 스타일을 중시하고 안목 있는 젊은 여행객을 끌어들이려는 시도는 예전부터 꾸준히 계속돼 왔다. 스타우드 호텔이 가장 먼저 그 트렌드에 뛰어들었다. 1990년대 후반 W 호텔의 출범은 커다란 성공을 거뒀다. 그 뒤 하얏트가 2007년 안다즈, 힐튼이 2014년 캐노피를 선보였다. 매리어트는 오토그래프, 목시 그리고 최근에는 에디션 호텔 체인을 손에 넣었다. 매리어트가 이안 슈레거와 손잡은 결과다. 슈레거는 부티크 호텔의 개척자로 평가 받는 기업가이자 호텔 경영자다.
하지만 유명 브랜드 부티크가 부티크 호텔 개념과는 상극일까? “브랜드 호텔은 부티크 사업에선 썩 재미를 보지 못했다. 그들의 유전자 자체가 본질적으로 일관성·규모·원가절감으로 이뤄졌기 때문”이라고 머피가 말했다. “부티크 호텔은 특유의 사고방식을 갖고 있다. 대량생산되지 않는다. 하지만 모두가 부티크 호텔에 묵을 수는 없다. 객실 수에 한계가 있고, 또한 모두가 부티크 호텔 숙박료를 감당할 만큼 여유가 있는 건 아니기 때문이다. 바로 거기에 대형 브랜드들이 비집고 들어갈 만한 틈새가 있다.” 선호하는 브랜드를 이용하면서 포인트 적립 혜택을 원하는 여행자들도 거기에 포함될 수 있다.
부티크 시장에서 성공하려면 고객에게 독특한 체험을 제공하는 문제를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머피는 말한다. “일부 브랜드는 그냥 점검표를 체크하고 화장품만 좋으면 고객이 몰려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그가 말했다. 그런 곳은 장기적으로 고객이 떨어져나갈 가능성이 크다. “다른 브랜드들은 잘한다. 하얏트가 운영하는 안다즈가 대표적이다. 작은 부분까지 꼼꼼히 챙긴다. 그 브랜드는 디자인과 공간의 중요성을 이해한다. 확장 가능한 구조지만 디자인에 관심 있는 고객에게 어필한다.”
그런 추세가 부티크 체험 자체를 희석시킨다는 비판도 있다. 팰리그룹 호텔 체인 창업자인 애비 브로슈가 지난해 10월 스키프트 여행업계 컨퍼런스에서 그 문제를 지적했다. “요즘엔 부티크의 정의가 무엇인지조차 모르겠다”고 그가 말했다. “자산분류 관점에서의 부티크 호텔은 정신적으로 파산했다고 본다.”
다른 부티크 호텔 경영자들도 같은 생각이다. “대기업, 대규모 체인이 부티크로 변신하는 건 산업의 가치를 떨어뜨릴 뿐”이라고 지난해 8월 업계 회의 중 켑트 호텔&리조트의 폴 루피노 선임 부사장은 말했다.
핸슨 교수는 호텔 업계를 광범위하게 조사해 왔다. 부티크 호텔의 주류화가 숙박업의 새로운 혁신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본다. 그런 혁신 중 일부는 이미 에어비앤비(숙박 공유 서비스)의 폭발적인 성장으로 구현되고 있다. 예컨대 그 홈렌털 마켓플레이스가 홈스테이 체험을 모방하면서도 규제 기준을 준수할 수 있다. 일반 가정 같은 느낌을 주는 숙박시설을 새로 개발하는 방법이다. “진정으로 숙박업 수요 증가를 이끌어낸 마지막 혁신은 부티크 호텔이었다”고 그가 말했다. “그 뒤로는 전혀 없었다.”
독립적인 부티크 호텔업자들은 혁신적인 변화가 일어나기 전에는 대형 브랜드들이 자신들의 서비스를 결코 따라올 수 없다고 확신한다. “부티크 호텔의 성공비결은 지역 공동체와 그 공동체의 진수를 부티크의 고객 체험으로 구현하는 것”이라고 월드호텔스의 톰 그리피스 선임 부사장이 말했다. “그들의 도전을 환영한다. 부티크에서 또는 라이프스타일 차원에서 우리가 고객에게 제공하는 서비스를 그들이 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지역 차원에서 탄력적으로 운영돼야 한다. 수천㎞ 떨어진 본사에서 그것을 정할 수는 없다.”
- 번역 차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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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결과 지난 10년 사이 부티크 호텔이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부티크 호텔은 디자인·기술·지역문화에 초점을 맞춰 판박이 같은 기성 호텔 무리와 차별화되는 소규모의 고급스러운 호텔이다. 전체 시장의 5% 선을 차지한다. 시장조사 업체 IBIS월드에 따르면 2009년 이후 연간 6.1%씩 성장해 왔다. 2019년까지 그와 같은 성장세에 가속도가 붙으리라고 예상한다.
“1950년대부터 표준화가 호텔에 장점이 됐다. 여행자들은 가본 적 없는 도시를 방문하려 할 때 불확실성을 줄일 수 있었다”고 뉴욕대 호텔·관광센터(Center for Hospitality and Tourism) 연구소의 비요른 핸슨 교수는 설명했다. “하지만 지난 10년 사이 그 같은 트렌드가 역전됐다. 갑자기 단점으로 변했다. 투숙객은 색다른 체험을 제공하는 여행을 찾는다. 인스타그램에 올리는 사진으로 참신해 보이는 여행 말이다.”
매리어트·힐튼·하얏트 같은 대형 호텔 체인들이 부티크 호텔의 인기에 편승하려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기존 호텔을 인수하든 아니면 독자적으로 개발하든 어떤 식으로든 말이다. 세계 최대 호텔 브랜드인 인터콘티넨탈 호텔 그룹(IHG)은 지난 1월 초 킴프턴 인수를 성사시켰다. 충성스런 단골 고객이 많은 인기 만점의 부티크 호텔 체인이다. 곧바로 킴프턴 단골 고객들 사이에서 거센 반발이 일었다. 이번 합병으로 고객의 사랑을 받는 색다르고 세련된 스타일 호텔이 균일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많았다.
“킴프턴 고객이 걱정하는 이유는 그것이 사랑 받는 브랜드이기 때문”이라고 회원제 고급 여행 웹사이트 젯세터의 션 머피 편집장이 말했다. “그러나 IHG도 그걸 모를 만큼 어리석지 않다. 기존의 골격은 손대지 않을 것이다. 그들은 성장에 관심이 있다. 킴프턴에게 독특한 스타일을 유지하면서 더 많은 지역으로 뻗어나갈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IHG의 킴프턴 인수 도박이 성공할지는 두고 볼 일이다. 하지만 대형 호텔 업체들이 ‘브랜드 부티크’를 개발해 표준화보다는 스타일을 중시하고 안목 있는 젊은 여행객을 끌어들이려는 시도는 예전부터 꾸준히 계속돼 왔다. 스타우드 호텔이 가장 먼저 그 트렌드에 뛰어들었다. 1990년대 후반 W 호텔의 출범은 커다란 성공을 거뒀다. 그 뒤 하얏트가 2007년 안다즈, 힐튼이 2014년 캐노피를 선보였다. 매리어트는 오토그래프, 목시 그리고 최근에는 에디션 호텔 체인을 손에 넣었다. 매리어트가 이안 슈레거와 손잡은 결과다. 슈레거는 부티크 호텔의 개척자로 평가 받는 기업가이자 호텔 경영자다.
하지만 유명 브랜드 부티크가 부티크 호텔 개념과는 상극일까? “브랜드 호텔은 부티크 사업에선 썩 재미를 보지 못했다. 그들의 유전자 자체가 본질적으로 일관성·규모·원가절감으로 이뤄졌기 때문”이라고 머피가 말했다. “부티크 호텔은 특유의 사고방식을 갖고 있다. 대량생산되지 않는다. 하지만 모두가 부티크 호텔에 묵을 수는 없다. 객실 수에 한계가 있고, 또한 모두가 부티크 호텔 숙박료를 감당할 만큼 여유가 있는 건 아니기 때문이다. 바로 거기에 대형 브랜드들이 비집고 들어갈 만한 틈새가 있다.” 선호하는 브랜드를 이용하면서 포인트 적립 혜택을 원하는 여행자들도 거기에 포함될 수 있다.
부티크 시장에서 성공하려면 고객에게 독특한 체험을 제공하는 문제를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머피는 말한다. “일부 브랜드는 그냥 점검표를 체크하고 화장품만 좋으면 고객이 몰려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그가 말했다. 그런 곳은 장기적으로 고객이 떨어져나갈 가능성이 크다. “다른 브랜드들은 잘한다. 하얏트가 운영하는 안다즈가 대표적이다. 작은 부분까지 꼼꼼히 챙긴다. 그 브랜드는 디자인과 공간의 중요성을 이해한다. 확장 가능한 구조지만 디자인에 관심 있는 고객에게 어필한다.”
그런 추세가 부티크 체험 자체를 희석시킨다는 비판도 있다. 팰리그룹 호텔 체인 창업자인 애비 브로슈가 지난해 10월 스키프트 여행업계 컨퍼런스에서 그 문제를 지적했다. “요즘엔 부티크의 정의가 무엇인지조차 모르겠다”고 그가 말했다. “자산분류 관점에서의 부티크 호텔은 정신적으로 파산했다고 본다.”
다른 부티크 호텔 경영자들도 같은 생각이다. “대기업, 대규모 체인이 부티크로 변신하는 건 산업의 가치를 떨어뜨릴 뿐”이라고 지난해 8월 업계 회의 중 켑트 호텔&리조트의 폴 루피노 선임 부사장은 말했다.
핸슨 교수는 호텔 업계를 광범위하게 조사해 왔다. 부티크 호텔의 주류화가 숙박업의 새로운 혁신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본다. 그런 혁신 중 일부는 이미 에어비앤비(숙박 공유 서비스)의 폭발적인 성장으로 구현되고 있다. 예컨대 그 홈렌털 마켓플레이스가 홈스테이 체험을 모방하면서도 규제 기준을 준수할 수 있다. 일반 가정 같은 느낌을 주는 숙박시설을 새로 개발하는 방법이다. “진정으로 숙박업 수요 증가를 이끌어낸 마지막 혁신은 부티크 호텔이었다”고 그가 말했다. “그 뒤로는 전혀 없었다.”
독립적인 부티크 호텔업자들은 혁신적인 변화가 일어나기 전에는 대형 브랜드들이 자신들의 서비스를 결코 따라올 수 없다고 확신한다. “부티크 호텔의 성공비결은 지역 공동체와 그 공동체의 진수를 부티크의 고객 체험으로 구현하는 것”이라고 월드호텔스의 톰 그리피스 선임 부사장이 말했다. “그들의 도전을 환영한다. 부티크에서 또는 라이프스타일 차원에서 우리가 고객에게 제공하는 서비스를 그들이 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지역 차원에서 탄력적으로 운영돼야 한다. 수천㎞ 떨어진 본사에서 그것을 정할 수는 없다.”
- 번역 차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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