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과 이별 그리고 ‘SNS’
사랑과 이별 그리고 ‘SNS’
미국 10대 청소년의 데이트 풍속이 달라졌다. 이성 친구 1명을 진지하게 사귀기보다는 온라인으로 만나고 헤어지는 커플이 늘어난다. 여론조사기관 퓨 리서치센터(이하 퓨)가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1세기 초 젊은이의 만남은 다양한 전자기기와 소셜미디어 웹사이트, 우정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한다. 13~17세 미국 청소년의 이성 친구 사귀기에서 테크놀로지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런 경향은 그들의 정신건강에 좋은 영향을 주기도 하지만 나쁜 측면도 있다.
“디지털 플랫폼은 10대 청소년이 이성 친구에게 관심을 표시하고 연락을 유지하고 파트너를 자랑하는 데 아주 유용한 도구”라고 퓨의 아만다 레너트 부소장이 한 보도자료에서 말했다. “그러나 모바일 기기와 소셜미디어는 이성 친구와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는 반면 질투심과 간섭, 괴롭힘을 유발하기도 한다.” 퓨에 따르면 이성 친구를 사귄 경험이 있는 미국 10대 청소년 중 절반 이상이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트위터 같은 소셜미디어 웹사이트를 이용할 경우 이성 친구의 근황을 더 잘 알 수 있다고 믿는다. 또 이런 사이트들이 다른 사람들에게 자신이 얼마나 이성 친구를 좋아하고 아끼는지 과시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경우도 절반이 넘었다. 남자 청소년이 여자에 비해 이런 기능을 더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그들은 마음에 드는 상대에게 직접 말을 걸기도 하지만 테크놀로지를 이용하는 경우도 그에 못지 않게 많다. 퓨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국 10대 청소년의 55%는 이성에 대한 호감을 직접 표현했고, 소셜미디어를 통해 사귄 경우는 50%였다. 약 47%는 마음에 드는 상대가 올린 콘텐트에 ‘좋아요’를 누르거나 댓글을 달아 관심을 보였다고 답했다. 한 청소년은 “마음에 드는 소녀의 사진 밑에 이모티콘을 잔뜩 달아 눈길을 끌었다”고 말했다. 함께 듣고 싶은 음악 플레이리스트로 상대에게 애정을 표현한다고 말한 청소년은 11%에 불과했다.
하지만 10대 청소년이 인간적인 접촉에 완전히 등을 돌린 건 아니다. 이성 친구를 사귄 경험이 있는 청소년이 꼽은 ‘상대와 시간을 보내는 가장 보편적인 방법’ 중 3위가 학교 밖에서 만나 데이트하기였다(1위는 전화로 이야기하기, 2위는 문자 메시지를 통한 대화였다). 여론조사기관 닐슨의 2010년 조사에 따르면 미국의 10대 청소년은 월 평균 약 3300건의 문자 메시지를 주고 받는다.
퓨 여론조사에서는 이성 친구를 사귀는 10대 청소년 약 85%가 적어도 하루 1번은 이성 친구가 문자 메시지로 소식을 전해주기를 기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1%는 1시간에 1번 문자 메시지를 받고 싶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렇게 끊임없이 연락을 유지할 수 있는 편리 함에 따르는 부작용도 있다. 2010년 생겨난 ‘문자 괴롭힘(textual harassment)’이라는 용어는 디지털 미디어를 통해 이성 친구를 모욕하고 괴롭히는 행위를 말한다. 미국 가정폭력 상담전화의 케이티 레이-존스 회장은 지난해 워싱턴포스트에 한 젊은 남성이 친구들을 고용해 자신이 잠들거나 일하는 사이 여자친구에게 문자 메시지를 대신 보내게 한 사건에 대해 말했다.
소셜미디어에서는 또 다른 유형의 불편한 상황들도 발생한다. 미국 청소년 중 약 25%는 원치 않는 관심 표명과 추근거림 때문에 누군가의 접근을 차단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퓨 여론조사에서 이성 친구를 사귀는 청소년 중 4분의 1 이상이 온라인 포스트가 상대에 대한 질투심이나 불안감을 유발한다고 답했다. 또 그중 5분의 1은 이성 친구가 자신의 문자 메시지를 허락 없이 읽었고, 13%는 이성 친구의 강요로 비밀번호를 알려줬다고 말했다.
테크놀로지는 이별에서도 큰 역할을 한다. 원칙적으로는 10대 청소년 대다수가 관계를 끝낼 때 직접 만나 이별하는 것을 ‘사회적으로 가장 용인될 만한’ 방법으로 꼽았다. 하지만 실제로는 이성 친구를 사귀는 청소년 27%가 문자 메시지로 상대방에게 이별을 통보했다고 말했다. 전화로 이별을 고한 경우도 그와 비슷한 비율로 많았다. 보이밴드 원 디렉션의 전 멤버였던 10대 아이돌 제인 말리크는 약혼녀 페리 에드워즈(영국 걸그룹 리틀 믹스의 멤버)에게 문자로 이별을 통보했다고 알려졌다. 문자 메시지를 통한 이별이 꽤 보편화됐다는 증거다.
“헤어질 때 직접 만나는 것보다 문자 메시지를 이용하는 편이 더 좋다”고 한 중학생이 퓨 여론조사에서 말했다. “전 여친에게 ‘넌 너무 집착이 심해서 짜증난다’고 말했더니 그 애가 내게 책을 집어 던졌다. 그래서 문자 메시지로 말하는 편이 좋을 듯하다.”
이별 후의 커뮤니케이션 역시 마음을 상하게 할 수 있다. 퓨 여론조사에서 이성 친구를 사귄 경험이 있는 10대 청소년 약 14%가 이별 후 이전 이성 친구로부터 인터넷이나 휴대전화로 욕설을 들었다고 말했다. 또 응답자의 약 3분의 1은 이성 친구나 이 전 이성 친구의 소셜미디어 계정에 접속했다고 말했다. 이성 친구의 프로필을 바꾸거나 삭제했다고 답한 응답자도 3분의 1에 달했다.
뉴스피드를 통해 이런 우여곡절을 다 지켜보는 친구들은 또 어떤가? 이성 친구를 사귀는 청소년들이 그들을 보는 시각은 둘로 갈렸다. 약 63%는 소셜미디어가 이별 후 사람들로부터 위로와 응원을 받는 데 도움이 됐다고 말한 반면 37%는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퓨의 보고서는 지난 한 해 동안 수집된 미국 10대 청소년 약 1000명의 응답을 토대로 했다. 응답자의 약 93%는 자신이 질문에 솔직하게 답했다고 말했다.
- JULIA GLUM IBTIMES 기자 / 번역 정경희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디지털 플랫폼은 10대 청소년이 이성 친구에게 관심을 표시하고 연락을 유지하고 파트너를 자랑하는 데 아주 유용한 도구”라고 퓨의 아만다 레너트 부소장이 한 보도자료에서 말했다. “그러나 모바일 기기와 소셜미디어는 이성 친구와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는 반면 질투심과 간섭, 괴롭힘을 유발하기도 한다.”
페이스북에서 이성 친구 사귀기
그들은 마음에 드는 상대에게 직접 말을 걸기도 하지만 테크놀로지를 이용하는 경우도 그에 못지 않게 많다. 퓨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국 10대 청소년의 55%는 이성에 대한 호감을 직접 표현했고, 소셜미디어를 통해 사귄 경우는 50%였다. 약 47%는 마음에 드는 상대가 올린 콘텐트에 ‘좋아요’를 누르거나 댓글을 달아 관심을 보였다고 답했다. 한 청소년은 “마음에 드는 소녀의 사진 밑에 이모티콘을 잔뜩 달아 눈길을 끌었다”고 말했다. 함께 듣고 싶은 음악 플레이리스트로 상대에게 애정을 표현한다고 말한 청소년은 11%에 불과했다.
하지만 10대 청소년이 인간적인 접촉에 완전히 등을 돌린 건 아니다. 이성 친구를 사귄 경험이 있는 청소년이 꼽은 ‘상대와 시간을 보내는 가장 보편적인 방법’ 중 3위가 학교 밖에서 만나 데이트하기였다(1위는 전화로 이야기하기, 2위는 문자 메시지를 통한 대화였다). 여론조사기관 닐슨의 2010년 조사에 따르면 미국의 10대 청소년은 월 평균 약 3300건의 문자 메시지를 주고 받는다.
퓨 여론조사에서는 이성 친구를 사귀는 10대 청소년 약 85%가 적어도 하루 1번은 이성 친구가 문자 메시지로 소식을 전해주기를 기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1%는 1시간에 1번 문자 메시지를 받고 싶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렇게 끊임없이 연락을 유지할 수 있는 편리 함에 따르는 부작용도 있다. 2010년 생겨난 ‘문자 괴롭힘(textual harassment)’이라는 용어는 디지털 미디어를 통해 이성 친구를 모욕하고 괴롭히는 행위를 말한다. 미국 가정폭력 상담전화의 케이티 레이-존스 회장은 지난해 워싱턴포스트에 한 젊은 남성이 친구들을 고용해 자신이 잠들거나 일하는 사이 여자친구에게 문자 메시지를 대신 보내게 한 사건에 대해 말했다.
소셜미디어에서는 또 다른 유형의 불편한 상황들도 발생한다. 미국 청소년 중 약 25%는 원치 않는 관심 표명과 추근거림 때문에 누군가의 접근을 차단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퓨 여론조사에서 이성 친구를 사귀는 청소년 중 4분의 1 이상이 온라인 포스트가 상대에 대한 질투심이나 불안감을 유발한다고 답했다. 또 그중 5분의 1은 이성 친구가 자신의 문자 메시지를 허락 없이 읽었고, 13%는 이성 친구의 강요로 비밀번호를 알려줬다고 말했다.
테크놀로지는 이별에서도 큰 역할을 한다. 원칙적으로는 10대 청소년 대다수가 관계를 끝낼 때 직접 만나 이별하는 것을 ‘사회적으로 가장 용인될 만한’ 방법으로 꼽았다. 하지만 실제로는 이성 친구를 사귀는 청소년 27%가 문자 메시지로 상대방에게 이별을 통보했다고 말했다. 전화로 이별을 고한 경우도 그와 비슷한 비율로 많았다. 보이밴드 원 디렉션의 전 멤버였던 10대 아이돌 제인 말리크는 약혼녀 페리 에드워즈(영국 걸그룹 리틀 믹스의 멤버)에게 문자로 이별을 통보했다고 알려졌다. 문자 메시지를 통한 이별이 꽤 보편화됐다는 증거다.
“헤어질 때 직접 만나는 것보다 문자 메시지를 이용하는 편이 더 좋다”고 한 중학생이 퓨 여론조사에서 말했다. “전 여친에게 ‘넌 너무 집착이 심해서 짜증난다’고 말했더니 그 애가 내게 책을 집어 던졌다. 그래서 문자 메시지로 말하는 편이 좋을 듯하다.”
이별 후의 커뮤니케이션 역시 마음을 상하게 할 수 있다. 퓨 여론조사에서 이성 친구를 사귄 경험이 있는 10대 청소년 약 14%가 이별 후 이전 이성 친구로부터 인터넷이나 휴대전화로 욕설을 들었다고 말했다. 또 응답자의 약 3분의 1은 이성 친구나 이 전 이성 친구의 소셜미디어 계정에 접속했다고 말했다. 이성 친구의 프로필을 바꾸거나 삭제했다고 답한 응답자도 3분의 1에 달했다.
뉴스피드를 통해 이런 우여곡절을 다 지켜보는 친구들은 또 어떤가? 이성 친구를 사귀는 청소년들이 그들을 보는 시각은 둘로 갈렸다. 약 63%는 소셜미디어가 이별 후 사람들로부터 위로와 응원을 받는 데 도움이 됐다고 말한 반면 37%는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퓨의 보고서는 지난 한 해 동안 수집된 미국 10대 청소년 약 1000명의 응답을 토대로 했다. 응답자의 약 93%는 자신이 질문에 솔직하게 답했다고 말했다.
- JULIA GLUM IBTIMES 기자 / 번역 정경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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