휠라의 변신
휠라의 변신
휠라(FILA)는 소문대로 이름만 남기고 다 바꿨다. 동시에 휠라가 가진 헤리티지(역사적 가치)는 더욱 강조했다. 재도약을 위한 휠라의 브랜드 콘셉트는 ‘스타일리시 퍼포먼스’다. 휠라코리아가 23년 만에 변신을 선언했다. 김진면 사장과 정구호 부사장이 전면에 나서 그 변신을 주도하고 있다. 2020년 국내 매출 8000억원 도약이라는 경영목표도 발표했다. 올해 매출이 4000억원에 조금 못 미치는 것을 감안하면 4년 후엔 국내 매출을 2배 이상 끌어올려 국내 3위 패션브랜드로 도약하겠다는 야심찬 목표다.
1992년 설립 이후 2007년 전 세계 브랜드 사업권을 인수하는 등 승승장구하던 휠라코리아는 최근 2~3년 사이 모호한 브랜드 콘셉트와 정체된 이미지로 자존심을 구기고 있던 터였다. 물론 겉으로 보기엔 성장했다. 2012년 6704억원이던 매출은 2013년 7361억원대로 올라섰고 작년 매출은 이보다 증가한 7974억원을 올렸다. 하지만 같은 기간 영업이익, 영업이익률은 모두 하락했다. 휠라코리아 관계자는 “지난해 실적은 자회사인 휠라USA 매출 증가, 로열티 증가 등 해외 매출이 증가한 덕분이고 국내 매출은 동기간 조금씩 줄었다”고 설명했다. 적어도 국내 시장상황만큼은 퇴보였던 셈이다. 국내 시장에서 위기를 감지한 윤윤수 회장은 ‘무언가’ 바꿔야 한다고 생각했다. 대개 패션 브랜드는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를 통한 변신을 시도한다. 윤윤수 회장의 휠라 역시 마찬가지 방법을 택했다. 윤 회장은 제일모직에서 근무하던 김진면 사장(당시 제일모직 전무)과 정구호 부사장(당시 제일모직 CD)을 영입했다.
최고 경영자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를 새로 영입한지 6개월. 휠라는 브랜드 정체성을 ‘스타일리시 퍼포먼스(Stylish Performance)’로 재정립했다. 퍼포먼스, 라이프스타일, 스포츠 캐주얼 등으로 모호하게 흩어져 있던 브랜드 콘셉트를 ‘퍼포먼스’에 집중한 것이다. 이를 통해 스포츠를 즐기는 20~30대 초를 주 타깃으로 한층 젊어진 브랜드 이미지, 스타일리시한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겠다는 전략을 세운 것이다.
지난 10월 29일, 서울 가양동에서 열린 휠라 브랜드 리뉴얼 프리젠테이션 현장 곳곳에서 ‘젊어지고 세련된 휠라’를 발견할 수 있었다. 매장 인테리어에도 상당히 공을 들인 모습이었다. 휠라의 대표 3색인 화이트, 네이비, 레드를 활용해 차분한 분위기를 연출했던 기존 매장과 달리 역동적이고 미래 지향적인 감성을 표현하기 위해 천연 우드, 크리스탈, 아크릴 소재 등을 활용했고 매장 진열은 심플하게 구성했다.
제품 라인은 기존의 ‘퍼포먼스’, ‘라이프스타일’, ‘헤리티지’를 ‘트랙 퍼포먼스(일반 트랙 스포츠용)’, ‘피트니스 퍼포먼스(패션성 강화된 인도어 스포츠용)’, ‘하이브리드 퍼포먼스(프리미엄급 선수 및 전문가용)’로 재편했다. 패밀리 브랜드 휠라 언더웨어는 백화점 전용라인으로 선보인다. 이와 별도로 라이프스타일 라인 ‘휠라 오리지날레(FILA ORIGINALE)’를 만들었다. 이번 브랜드 리뉴얼에서 휠라코리아는 브랜드 고유 색상 중 남색만으로 만든 새로운 로고를 선보였다. 휠라 오리지날레만큼은 기존의 로고를 사용했다. ‘휠라 오리지날레’는 핫한 감성을 반영한 젊은 고객층을 타깃으로 한 라인으로 농구화부터 빅 로고 티셔츠, 데님 등 다양한 제품 군을 선보였다. 유통망 역시 기존의 휠라 매장이 아닌 주요 백화점 내 팝업 스토어 등 별도의 섹션 형태로 입점한다는 전략도 세웠다. 휠라코리아는 향후 추이를 지켜보며 ‘휠라 오리지날레’를 별도의 브랜드로 육성할 계획도 가지고 있다.
브랜드 리뉴얼 프리젠터로 나선 정구호 부사장은 “휠라가 세대의 기호를 반영하는데 부족했다”면서 “휠라의 헤리티지를 바탕으로 요즘 트렌드에 맞게 젊은 감각을 강화했다”고 말했다. 이후에도 휠라의 브랜드, 제품 라인 변화를 설명하던 정 부사장은 ‘휠라의 헤리티지’를 수차례 반복했다. 정 부사장이 말하는 ‘휠라의 헤리티지’가 뭘까? 정 부사장의 설명은 이렇다. “100년 정도의 시간 동안 스포츠와 관련한 스피릿을 유지해 왔다는 점이겠죠. 1911년 탄생 이후 각 세대를 대표하는 스포츠 스타와 콜라보를 진행하면서 브랜드를 발전시키기 위한 노력도 게을리하지 않았고 말이죠. 헤리티지는 결국 휠라의 뿌리를 말합니다. 뿌리가 깊으니 변화가 쉽고 속도도 빨랐습니다.”
휠라의 변화는 당장 제품 디자인만 봐도 알 수 있다.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뿐 아니라 휠라코리아 조직 내부에도 변화가 있었던 걸까? 정 부사장은 “바뀐 인력은 한 명도 없다”면서 “다만 새로운 연구 인력 5명만 추가됐습니다. 컬러, 디자인 트렌드를 연구하고 예측하는 인력이죠”라고 답했다. 그의 말에서 휠라의 변신을 계속해서 이어나가겠다는 의지를 알 수 있었다. 사실 휠라의 변신은 김진면 사장 영입과 함께 예고된 일이다. 김진면 사장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임무를 ‘휠라의 영광을 되찾는 일’이라 밝혔다. 그는 이를 위해 “글로벌 컨설팅 기업 맥킨지로부터 진단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번 브랜드 리뉴얼은 맥킨지가 내린 인적 구조조정, 리포지셔닝, 문화 재정립 등 여러 처방 중 한 가지일 뿐이다.
김진면 사장은 브랜드 리뉴얼 현장에서 여유가 넘쳤다. 프리젠터로 나선 정 부사장이 대부분의 시간을 사용했고 몇 가지 질문에 대해서만 김 사장이 답했다. 그럼에도 특유의 위트와 함께 분명한 답변으로 자신감을 드러냈다.
김진면 사장의 자신감은 윤윤수 회장의 만족감에서 나온다. “회장은 브라질 출장 중이다.” 김진면 사장은 이 말로 윤윤수 회장의 반응을 설명했다. 완벽주의인 윤 회장이 리뉴얼에 만족했기 때문에 출장을 떠났을 거란 말이다. 김 사장은 “회장에게 제품 이미지 컷 등 자세히 보냈다. 그런데 연락이 없다”며 활짝 웃었다.
김진면 사장은 나이키, 아디다스, 데상트, 뉴발란스 등 경쟁사도 분명히 지목했다. 그리고는 “내수 브랜드 중 100년 넘는 브랜드가 있나?”라고 반문하면서 “오너십을 가진 브랜드는 휠라가 유일할 겁니다. 잘 돼야죠. 윤윤수 회장님의 글로벌 감각, 저의 경영 능력, 정구호 부사장의 창의력이 합쳐진다면 좋은 결과가 있겠죠. 휠라 브랜드로 명성을 떨치고 업계를 떠나고 싶어요”라며 자신의 계획을 밝혔다. 최근 휠라는 브랜드 리뉴얼에 앞서 아웃도어 사업 포기를 선언했다. 김진면 사장은 브랜드 리뉴얼 행사장에서 아웃도어 시장에 관한 자신의 생각을 분명히 밝혔다. 그는 “휠라의 아웃도어 시장 진입이 늦었다. 갑자기 팽창한 아웃도어 시장은 추락 역시 빠른 것 같다. 급랭 중이다. 과감하게 철수하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고 말하고는 “스포츠와 일상의 경계가 무너졌다. 스포츠 브랜드 시장이 아웃도어 시장 10배 이상이다”라고 말했다.
김 사장과 정 부사장은 임명 당시 휠라의 상황을 어떻게 인식했을까? 먼저 김진면 사장의 말이다. “모든 패션 브랜드가 승승장구만 하는 건 아닙니다. 오르막과 내리막을 반복하죠. 변화와 유행은 늘 함께 합니다. 휠라 역시 조금 올드해졌지만 다시 도약할 겁니다. 정 부사장이 왔으니까요. 톰 포드를 영입해 부활한 구찌의 예처럼 말입니다.”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를 임명한 건 휠라코리아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김진면 사장의 자신감이 윤 회장의 만족감에서 나온 것이라면 그의 여유는 정 부사장에서 나온다. 김 사장은 정 부사장 이야기를 하면서 “십고초려해서 데려왔다”고 말했다. 제일모직 시절부터 콤비로 활약했기에 친분이 두터웠지만 정체된 브랜드를 살리기 위해 의기투합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었음을 강조한 것이다. 정구호 부사장은 자신의 여성복 브랜드 ‘구호’를 성공시켰을 뿐 아니라 쌈지스포츠 CD를 거쳐 제일모직에서 빈폴 리뉴얼을 담당했던,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꼽히는 인물이다. 그 역시 “브랜드는 대개 10년 주기로 성장과 정체를 반복한다”고 말했다. ‘스포츠 브랜드에 대한 이해를 얼마나 할지 의문’이라는 업계의 시선에 대해선 정 부사장은 “스포츠 브랜드가 처음이 아니다. 여성복뿐 아니라 다양한 카테고리를 담당하면서 감각을 익혀왔기 때문에 문제될 것 없다”고 말했다.
브랜드 리뉴얼 설명회에서 김진면 사장과 정구호 부사장은 서로를 신뢰했고 휠라의 재도약에 대한 강한 자신감도 내비쳤다. 두 사람을 보면서 적당한 사자성어가 떠올랐다. 이인동심 기리단금(二人同心 其利斷金). 같은 마음을 가진 두 사람이 힘을 합하면 그 예리함이 쇠도 끊을 수 있다는 뜻이다. 휠라의 변신에 임하는 두 사람의 출사표도 이와 같지 않을까? 젊어지겠다, 트렌디하고 패셔너블한 스포츠 브랜드가 되겠다는 뜻을 담은 ‘스타일리시 퍼포먼스’. 휠라의 변신이 시작됐다.
- 유부혁 포브스코리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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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2년 설립 이후 2007년 전 세계 브랜드 사업권을 인수하는 등 승승장구하던 휠라코리아는 최근 2~3년 사이 모호한 브랜드 콘셉트와 정체된 이미지로 자존심을 구기고 있던 터였다. 물론 겉으로 보기엔 성장했다. 2012년 6704억원이던 매출은 2013년 7361억원대로 올라섰고 작년 매출은 이보다 증가한 7974억원을 올렸다. 하지만 같은 기간 영업이익, 영업이익률은 모두 하락했다. 휠라코리아 관계자는 “지난해 실적은 자회사인 휠라USA 매출 증가, 로열티 증가 등 해외 매출이 증가한 덕분이고 국내 매출은 동기간 조금씩 줄었다”고 설명했다. 적어도 국내 시장상황만큼은 퇴보였던 셈이다.
제일모직 출신 영입, 영(YOUNG)해진 휠라
최고 경영자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를 새로 영입한지 6개월. 휠라는 브랜드 정체성을 ‘스타일리시 퍼포먼스(Stylish Performance)’로 재정립했다. 퍼포먼스, 라이프스타일, 스포츠 캐주얼 등으로 모호하게 흩어져 있던 브랜드 콘셉트를 ‘퍼포먼스’에 집중한 것이다. 이를 통해 스포츠를 즐기는 20~30대 초를 주 타깃으로 한층 젊어진 브랜드 이미지, 스타일리시한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겠다는 전략을 세운 것이다.
지난 10월 29일, 서울 가양동에서 열린 휠라 브랜드 리뉴얼 프리젠테이션 현장 곳곳에서 ‘젊어지고 세련된 휠라’를 발견할 수 있었다. 매장 인테리어에도 상당히 공을 들인 모습이었다. 휠라의 대표 3색인 화이트, 네이비, 레드를 활용해 차분한 분위기를 연출했던 기존 매장과 달리 역동적이고 미래 지향적인 감성을 표현하기 위해 천연 우드, 크리스탈, 아크릴 소재 등을 활용했고 매장 진열은 심플하게 구성했다.
제품 라인은 기존의 ‘퍼포먼스’, ‘라이프스타일’, ‘헤리티지’를 ‘트랙 퍼포먼스(일반 트랙 스포츠용)’, ‘피트니스 퍼포먼스(패션성 강화된 인도어 스포츠용)’, ‘하이브리드 퍼포먼스(프리미엄급 선수 및 전문가용)’로 재편했다. 패밀리 브랜드 휠라 언더웨어는 백화점 전용라인으로 선보인다. 이와 별도로 라이프스타일 라인 ‘휠라 오리지날레(FILA ORIGINALE)’를 만들었다. 이번 브랜드 리뉴얼에서 휠라코리아는 브랜드 고유 색상 중 남색만으로 만든 새로운 로고를 선보였다. 휠라 오리지날레만큼은 기존의 로고를 사용했다. ‘휠라 오리지날레’는 핫한 감성을 반영한 젊은 고객층을 타깃으로 한 라인으로 농구화부터 빅 로고 티셔츠, 데님 등 다양한 제품 군을 선보였다. 유통망 역시 기존의 휠라 매장이 아닌 주요 백화점 내 팝업 스토어 등 별도의 섹션 형태로 입점한다는 전략도 세웠다. 휠라코리아는 향후 추이를 지켜보며 ‘휠라 오리지날레’를 별도의 브랜드로 육성할 계획도 가지고 있다.
브랜드 리뉴얼 프리젠터로 나선 정구호 부사장은 “휠라가 세대의 기호를 반영하는데 부족했다”면서 “휠라의 헤리티지를 바탕으로 요즘 트렌드에 맞게 젊은 감각을 강화했다”고 말했다. 이후에도 휠라의 브랜드, 제품 라인 변화를 설명하던 정 부사장은 ‘휠라의 헤리티지’를 수차례 반복했다. 정 부사장이 말하는 ‘휠라의 헤리티지’가 뭘까? 정 부사장의 설명은 이렇다. “100년 정도의 시간 동안 스포츠와 관련한 스피릿을 유지해 왔다는 점이겠죠. 1911년 탄생 이후 각 세대를 대표하는 스포츠 스타와 콜라보를 진행하면서 브랜드를 발전시키기 위한 노력도 게을리하지 않았고 말이죠. 헤리티지는 결국 휠라의 뿌리를 말합니다. 뿌리가 깊으니 변화가 쉽고 속도도 빨랐습니다.”
휠라의 변화는 당장 제품 디자인만 봐도 알 수 있다.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뿐 아니라 휠라코리아 조직 내부에도 변화가 있었던 걸까? 정 부사장은 “바뀐 인력은 한 명도 없다”면서 “다만 새로운 연구 인력 5명만 추가됐습니다. 컬러, 디자인 트렌드를 연구하고 예측하는 인력이죠”라고 답했다. 그의 말에서 휠라의 변신을 계속해서 이어나가겠다는 의지를 알 수 있었다.
휠라의 영광을 되찾는다
김진면 사장은 브랜드 리뉴얼 현장에서 여유가 넘쳤다. 프리젠터로 나선 정 부사장이 대부분의 시간을 사용했고 몇 가지 질문에 대해서만 김 사장이 답했다. 그럼에도 특유의 위트와 함께 분명한 답변으로 자신감을 드러냈다.
김진면 사장의 자신감은 윤윤수 회장의 만족감에서 나온다. “회장은 브라질 출장 중이다.” 김진면 사장은 이 말로 윤윤수 회장의 반응을 설명했다. 완벽주의인 윤 회장이 리뉴얼에 만족했기 때문에 출장을 떠났을 거란 말이다. 김 사장은 “회장에게 제품 이미지 컷 등 자세히 보냈다. 그런데 연락이 없다”며 활짝 웃었다.
김진면 사장은 나이키, 아디다스, 데상트, 뉴발란스 등 경쟁사도 분명히 지목했다. 그리고는 “내수 브랜드 중 100년 넘는 브랜드가 있나?”라고 반문하면서 “오너십을 가진 브랜드는 휠라가 유일할 겁니다. 잘 돼야죠. 윤윤수 회장님의 글로벌 감각, 저의 경영 능력, 정구호 부사장의 창의력이 합쳐진다면 좋은 결과가 있겠죠. 휠라 브랜드로 명성을 떨치고 업계를 떠나고 싶어요”라며 자신의 계획을 밝혔다.
이인동심 기리단금(二人同心 其利斷金)
김 사장과 정 부사장은 임명 당시 휠라의 상황을 어떻게 인식했을까? 먼저 김진면 사장의 말이다. “모든 패션 브랜드가 승승장구만 하는 건 아닙니다. 오르막과 내리막을 반복하죠. 변화와 유행은 늘 함께 합니다. 휠라 역시 조금 올드해졌지만 다시 도약할 겁니다. 정 부사장이 왔으니까요. 톰 포드를 영입해 부활한 구찌의 예처럼 말입니다.”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를 임명한 건 휠라코리아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김진면 사장의 자신감이 윤 회장의 만족감에서 나온 것이라면 그의 여유는 정 부사장에서 나온다. 김 사장은 정 부사장 이야기를 하면서 “십고초려해서 데려왔다”고 말했다. 제일모직 시절부터 콤비로 활약했기에 친분이 두터웠지만 정체된 브랜드를 살리기 위해 의기투합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었음을 강조한 것이다. 정구호 부사장은 자신의 여성복 브랜드 ‘구호’를 성공시켰을 뿐 아니라 쌈지스포츠 CD를 거쳐 제일모직에서 빈폴 리뉴얼을 담당했던,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꼽히는 인물이다. 그 역시 “브랜드는 대개 10년 주기로 성장과 정체를 반복한다”고 말했다. ‘스포츠 브랜드에 대한 이해를 얼마나 할지 의문’이라는 업계의 시선에 대해선 정 부사장은 “스포츠 브랜드가 처음이 아니다. 여성복뿐 아니라 다양한 카테고리를 담당하면서 감각을 익혀왔기 때문에 문제될 것 없다”고 말했다.
브랜드 리뉴얼 설명회에서 김진면 사장과 정구호 부사장은 서로를 신뢰했고 휠라의 재도약에 대한 강한 자신감도 내비쳤다. 두 사람을 보면서 적당한 사자성어가 떠올랐다. 이인동심 기리단금(二人同心 其利斷金). 같은 마음을 가진 두 사람이 힘을 합하면 그 예리함이 쇠도 끊을 수 있다는 뜻이다. 휠라의 변신에 임하는 두 사람의 출사표도 이와 같지 않을까? 젊어지겠다, 트렌디하고 패셔너블한 스포츠 브랜드가 되겠다는 뜻을 담은 ‘스타일리시 퍼포먼스’. 휠라의 변신이 시작됐다.
- 유부혁 포브스코리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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