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int

페이스북의 해결사

페이스북의 해결사

스프링클러(Sprinklr)는 거대 브랜드들이 소셜미디어의 혼란스러운 세계를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방식으로 수익을 올리고 있다.스프링클러의 최고경영자(CEO) 라기 토마스(Ragy Thomas)가 전 세계 11개 지사에 걸쳐 매주 월요일 낮 12시에 열리는 스프링클러 고객평가 미팅의 참석률에 대해 입버릇처럼 하는 말이 있다. 고위 경영진과 이사회 임원들은 모두 외울 정도로 숙지하고 있는 말이다. 바로 “불참할 경우 이유는 단 하나, 세상을 하직해 자신의 장례식에 참석해야 할 때뿐이다.”

고객만족보증프로그램 혹은 줄여서 “SDAP(시댑)”이라 명명된 이 콘퍼런스 콜 회의는 혹시 우려할만한 문제의 소지가 있는지 파악하기 위해 스프링클러의 모든 고객사를 훑어보는 자리이다. 스프링클러의 고객군은 최대 규모의 글로벌 브랜드를 포함하고 있으며, 이들 기업은 스무 개가 넘는 소셜 미디어 네트워크 모두에 올라가는 자사 게시물에 대해 끊임없이 신경 써 줄 것을 요구한다. 라기 토마스가 1100여명의 스프링클러 직원들에게 이야기했듯이 “여러분 한 명 한 명 모두 지금 영업 전선에서 뛰고 있는 것”이다.

10년 전에는 달랐다. 그 때는 이메일이 브랜드들의 효과적인 고객유치수단으로 인기를 얻고 있었다. 그 당시 라기 토마스의 기업은 1억2천만 달러에 매각되었다. 지금은 소셜 미디어가 주요한 경쟁의 장으로 부상했고, 라기 토마스가 창업한 6년차 기업 스프링클러는 훨씬 더 많은 것을 성취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다. 나이키, 버라이즌, 맥도널드 그리고 스타우드(포브스도 포함된다)와 같은 브랜드들은 점점 더 세련된 방식으로 페이스북, 트위터, 인스타그램 그리고 핀터레스트에 자료를 게시하고 자사의 평판을 관리하고자 한다. 소셜 플랫폼 역시 이들 브랜드와 협력하는 과정에서 점점 더 똑똑해지고 있다.

스프링클러는 75개국에 고객사를 두고 있으며, 미국 50대 기업의 절반 가량이 스프링클러의 고객이다. 맥도널드는 스프링클러를 이용해 소셜 계정의 프로파일을 구축함으로써 맥도널드의 골수팬이 누구인지 알아내 이들에게 신속히 정성이 담긴 응대를 제공하는 한편, 맥도널드에 부정적인 콘텐트는 통제하고 대처하는 방식을 활용하고 있다. 나스닥의 통합 마케팅을 담당하고 있는 조쉬 마쉬즈는 매치닷컴(Match.com)의 주식공개일 아침에 스마트폰을 몇 번 두드리는 간단한 방법으로 스프링클러를 이용해 나스닥의 페이스북, 트위터 및 인스타그램 계정에 동시다발적으로 이 순간을 기록으로 남겼다. 나스닥이 스프링클러를 선호하는 이유는 모든 게시물에 대해 증권규제당국이 볼 수 있도록 감사추적기록을 계속 남기기 때문이다. 이처럼 몸집이 큰 고객사들은 스프링클러가 제공하는 툴을 이용하는 대가로 일 년에 수백만 달러에 달하는 금액을 지급한다.

 미국 50대 기업의 절반이 고객
어도비, 오라클 및 세일스포스와 같은 기업도 스프링클러의 고객사를 유치하기 위해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고 있다. 이들 기업 모두 지난 5년 동안 소셜 미디어 관리 사업에 뛰어들기 위해 투자했고, 더욱 큰 규모로 사업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스프링클러는 이보다 더욱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가을 연평균 매출이 1억 달러 고지를 넘어섰다. 이는 1년 전 12억 달러의 평가 가치 액을 기록하며 4600만 달러의 벤처 자금을 확보했을 때와 비교해 150% 신장한 수치이다. (라기 토마스는 스프링클러의 지분을 30% 가량 보유하고 있다.)

동종업계에서 다른 한 마리의 유니콘으로 인정받고 있는 기업인 캐나다 밴쿠버의 훗수트(Hootsuite)는 스프링클러보다 1년 앞서 창업했는데, 주로 중소기업 고객사를 잡고 있으나 최근 대기업 쪽으로도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시소모스 엑스피온(SysomosExpion)이나 팔콘소셜(Falcon Social)과 같은 수많은 스타트업들이 표적광고나 애널리틱스와 같은 특정 분야에 특화해 계속 등장하고 있으며, 이들 기업은 고객사가 기술의 믹스앤 매치를 요구할 것이라 자신한다. “우리는 소셜 미디어의 판도가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 그 운명을 좌지우지할 수는 없습니다.” 라기 토마스의 말이다. “그러나 고객 관여, 퍼블리싱 및 응대에 관해서라면 우리가 중심이 될 수 있습니다.”

라기 토마스는 요새 유행하는 힙스터 용어를 곧잘 사용하며, 스프링클러의 고객과 직원들은 라기 토마스를 포옹하기를 좋아하는 ‘포옹남’이라 부른다. 라기 토마스는 보는 이에게 평정심을 불러일으키는 영적인 기운을 발산한다. 개신교 가정에서 태어난 라기 토마스는 인도에서 자랐으며 나이지리아에서 보낸 2년 동안 초등학교 3, 4학년 과정을 건너뛰었다. 학창시절을 천주교 기숙학교에서 보내기도 했다. 인도의 해변가 마을 퐁디셰리에서 대학교 생활을 하던 시절, 라기 토마스는 자신이 술에서 깨기까지 걸리는 시간과 다음날 시험에 대비해 공부할 시간을 계산해 파티에서 언제 술을 그만 마셔야 할지를 결정하곤 했다(이 같은 전략은 효과가 있었다. 가끔은 말이다). 그 이후로 몇 년 동안 라기 토마스는 술을 한 종류 골라 이 술에 대한 전문가가 될 때까지 오직 이 술만을 마셨고, 그 다음 다른 술을 시도했다. 인도 유수의 IT 기업에서 근무하던 시절에는 코딩에 푹 빠져 결국 주변 동료를 통틀어 가장 빠르고 가장 잘 코딩을 하는 전문가가 되었다.

 고객사의 95%가 2년차까지 계약 유지
20대 초반, 라기 토마스는 미국으로 올 기회를 잡았다. 뉴저지의 AT&T와 벨 연구소에서 IT 컨설팅을 맡았던 그는 2000년 불어 닥친 닷컴 열풍에 합류하게 된다. 닷컴 거품이 꺼지자 다른 스타트업을 인수해 기업명을 빅풋인터액티브(Biigfoot Interactive)로 바꾸고 최고기술책임자로 활동했다. 2005년 빅풋인터액티브를 1억2천만 달러에 얼라이언스 데이터(Alliance Data)에 매각하는 데 일조했고, 이 기간 동안 뉴욕 대학에서 파트타임으로 공부하며 MBA 학위를 취득했다. 그때로부터 대략 1년 후, 라기 토마스는 이메일에서 소셜 미디어로 온라인 마케팅의 패러다임이 변환하는 과정을 목도했고, 사회적 출판(social publishing)에 사용되는 도구를 코딩하기 시작했다. 초기의 창작물을 상당부분 쓰레기통으로 직행했지만, 이를 통해 모든 소셜 플랫폼을 아우르는 대시보드를 구축하는데 성공했다. 그리고 2009년 9월 자신이 설립한 신생기업에 스프링클러라는 이름을 붙였는데, 이는 소셜 미디어에서 최고의 성과를 거두는 브랜드는 가장 요란스럽게 활동하는 기업이 아닌, 자신이 가꾸는 구역에 신중하게 물을 뿌리는 기업이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아내 역시 사업 초기 몇 달 동안 오랜 시간 일을 도왔으며, 부부 모두 초등학교를 다니던 아이들을 학교에 데려다 주기 위해 침대에서 일어나는 것이 힘들어질 정도가 되자 부인은 손을 떼었다.

뉴저지 에디슨의 자택 지하에 두어 대의 서버를 두고 사업을 운영하던 초창기 시절이었지만, 시스코, 델 그리고 버진 아메리카와 같은 대기업들이 계약을 맺기 시작했다. 이 중에서 가장 어려운 시험대에 들었던 경우는 델이었다. 오랜 기간 시험기간을 거쳐 나온 피드백을 델의 한 경영진이 무시해버리고 다른 기업의 지인에게 계약을 발주하자, 라기 토마스는 결국 델 직원들이 스크링클러를 선택하도록 상사를 설득할 때까지 델의 시험접근 계정을 살려두었다. 타인의 자본을 빌리는 모험을 감수하지 않고도 혼자 힘으로 성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에 찬 라기 토마스는 가능한한 오랫동안 벤처자본기업으로부터 그 어떠한 투자도 받지 않았다. 결국 배터리 벤처스(Battery Ventures)의 파트너인 니라지아 그라왈(Neeraj Agrawal)의 설득으로 2011년 3월 5백만 달러를 투자받았다.

“라기는 제품에 관한 한 본능적으로 타고난 뼛속까지 전문가입니다.” 니라지아 그라왈의 말이다.

 2013년 이후 1억달러 자본 유치 성공
사업 초기 고객사에 문제가 생기면, 라기 토마스는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실망한 고객을 만나기 위해 비행편을 예약해서 찾아갔는데, 정작 담당자는 그날 휴가였다. 이에 담당자에게 연락해 잠깐만이라도 좋으니 커피를 한 잔 하자고 설득했고, 결국 계약을 지켜낼 수 있었다. 2012년에는 나이키가 라기 토마스에게 만약 스프링클러와의 계약이 현재 만료될 시점이라면 계약을 갱신하지 않을 것이라 말했다. 라기 토마스는 인도에서 오레곤의 나이키 본부로 최고의 개발자를 공수해와 가장 심각한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도왔다. 현재 나이키는 스프링클러의 대표적인 고객사이다. 스프링클러의 고객사 중 대략 95%가 2년차까지 계약을 유지하며, 이는 소셜 미디어를 차치하고서라도 소프트웨어 기업 전체를 통틀어 실로 대단한 기록이다. 여기에 매년 기존 고객이 지출하는 추가비용을 고려하면, 이 수치는 최고 150%까지 올라갈 수 있다.

라기 토마스는 2013년 이래로 1억 달러 이상의 자본을 유치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스프링클러가 독자적으로 구축하고자 했던 소프트웨어의 전문가들로 구성된 더욱 작은 기업들을 몇몇 인수했다. 인수한 기업들을 적절히 통합하고자(이른바 ‘연쇄인수자’가 상당수 간과하는 점이다) 스프링클러는 인수를 통해 확보한 기술을 버리고 새로 합류한 직원들에게 처음부터 다시 스크링클러의 버전으로 개발할 것을 주문한다.

스프링클러는 2015년 말 경쟁사보다 더 민첩하다는 것을 입증함으로써 세일즈포스로부터 슈나이더일렉트릭(Schneider Electric)을 빼앗아오는 데 성공했다. 슈나이더 일레그릭이 몇 주 만에 중국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소셜 네트워크 위챗(WeChat)에서 활동할 수 있도록 해준 것이다. 세일스포스에서 스크링클러로 전향한 또 다른 사례로 버라이즌이 있고, 스타우드 역시 자사의 요청에 따라 스프링클러가 보고 및 분석 기능을 추가한 것이 큰 요인으로 작용해 모든 호텔 브랜드에 걸친 3천 개 이상의 소셜 미디어 계정을 세일스포스가 아닌 스프링클러의 서비스를 받도록 전환했다. 1년 전 라기 토마스는 다양한 사업부문을 통합하고 글로벌 확장 계획을 논리정연하게 진행하고자 오랜 동안 시스코의 임원으로 활동한 카를로스도밍게즈(Carlos Dominguez)를 사장 겸 최고업무책임자로 영입했다.

스프링클러의 전망은 밝을까? 오랜 소셜 전문가들은 텍스트를 넘어 인공지능을 이용해 브랜드들을 고객에게 직접 연결해주는, 전통적인 소셜 미디어 플랫폼의 전복을 가져올 수도 있는 페이스북 메신저와 같은 새로운 앱이 나타나 새로운 도전과제가 대두될 것이라 지적하기도 한다. 하지만 라기 토마스는 이러한 회의론자들의 우려를 웃어넘긴다. 라기 토마스는 사업 초기에 기업들이 존재했는지조차 몰랐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도와줄 방대한 툴을 구축할 것이라 이야기해 왔다. “그때는 우리가 말도 안 되는 멍청한 짓을 하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고 라기 토마스는 말했다. 향후 몇 년 이내 스프링클스가 주식을 공개하거나 현재 평가가치의 두 배를 훌쩍 뛰어넘는 금액의 자본을 확보한다면, 이처럼 바보같다고 생각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 ALEX KONRAD 포브스 기자

위 기사의 원문은 http://forbes.com 에서 보실수 있습니다.

포브스 코리아 온라인 서비스는 포브스 본사와의 저작권 계약상 해외 기사의 전문보기가 제공되지 않습니다.

이 점 양해해주시기 바랍니다.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11147회 로또 1등 ‘7, 11, 24, 26, 27, 37’…보너스 ‘32’

2러 루블, 달러 대비 가치 2년여 만에 최저…은행 제재 여파

3“또 올랐다고?”…주유소 기름값 6주 연속 상승

4 정부, 사도광산 추도식 불참키로…日대표 야스쿠니 참배이력 문제

5알렉스 웡 美안보부좌관 지명자, 알고 보니 ‘쿠팡 임원’이었다

61조4000억원짜리 에메랄드, ‘저주받은’ 꼬리표 떼고 23년 만에 고향으로

7“초저가 온라인 쇼핑 관리 태만”…中 정부에 쓴소리 뱉은 생수업체 회장

8美공화당 첫 성소수자 장관 탄생?…트럼프 2기 재무 베센트는 누구

9자본시장연구원 신임 원장에 김세완 이화여대 교수 내정

실시간 뉴스

11147회 로또 1등 ‘7, 11, 24, 26, 27, 37’…보너스 ‘32’

2러 루블, 달러 대비 가치 2년여 만에 최저…은행 제재 여파

3“또 올랐다고?”…주유소 기름값 6주 연속 상승

4 정부, 사도광산 추도식 불참키로…日대표 야스쿠니 참배이력 문제

5알렉스 웡 美안보부좌관 지명자, 알고 보니 ‘쿠팡 임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