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중 윌로펌프 대표
김연중 윌로펌프 대표
독일에 본사를 둔 한국 법인이면서도 본사에 버금가는 R&D 센터를 갖춘 회사가 있다. 이 회사는 매년 혁신적인 신제품을 개발해 글로벌 시장에 역수출하는 쾌거를 이뤄내고 있다. 오늘날 펌프는 아파트와 초고층 빌딩부터 산업 현장까지 다양한 용도로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 건물 지하에 설치돼 접근성이 떨어지고 관리가 불편한 것이 사실이다. 윌로펌프는 펌프를 휴대폰처럼 손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만든 일등 공신이다. 꾸준한 연구를 바탕으로 사물인터넷(IoT) 기술이 결합된 스마트한 제품을 선보이는 등 전 세계 펌프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144년 전통의 펌프전문기업 윌로그룹의 한국 법인인 윌로펌프는 독일의 선진 노하우를 국내 기술과 접목해 고효율 펌프 시스템을 제공하고 있다. 2009년부터 해마다 평균 5%의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는 윌로펌프는 생활용 및 빌딩서비스 부문에서 국내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1711억원으로 전체 그룹 매출(1조7천억원)의 10% 이상을 담당하고 있으며, 2020년에는 2200억원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윌로펌프의 성장을 견인하고 있는 김연중(58) 대표는 “윌로펌프는 그동안 혁신 기술에 대한 끊임없는 연구와 투자를 통해 국내를 대표하는 펌프전문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며 “앞으로도 전 세계 펌프 산업의 발전을 선도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반인들에게 윌로펌프는 낯선 이름이다.
윌로펌프는 빌딩서비스·수처리·인더스트리 분야의 프리미엄 펌프 브랜드다. 펌프 뿐만 아니라 디지털 기술을 바탕으로 한 시스템을 통해 종합적인 솔루션을 제공한다. 그중 빌딩서비스 부분에서 가장 두드러진다. 제2롯데월드타워, 동북아트레이드타워, 인천국제공항, 아셈타워, 상암월드컵경기장, 누리마루 APEC 하우스, 용산시티파크 등이 대표적인 실적이다.
사업 특성상 제품의 품질이 중요할 것 같다.
품질은 설계 단계부터 소비자들의 손에 들어갈 때까지 보장되어야 한다. 개발 단계마다 품질을 점검하고, 세계적인 수준의 시험 설비를 구축해 문제점이 없는지 면밀히 확인한다. 이후 다양한 현장에서 충분한 기간을 두고 테스트해 어떤 환경에서도 문제가 없도록 보완한다. 또 협력사와 주기별로 작업 환경, 제품 가공 등 개선 활동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완벽한 품질의 자재를 공급받기 위해 노력한다.
윌로펌프의 성장동력은 무엇인가.
기술에 대한 연구와 투자다. 전체 인원 중 15%가 연구·개발 분야에 종사하고 있다. 인력뿐만 아니라 시험 시설 확충, 산학 협력 등에도 지속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 현재 윌로펌프는 전 세계 법인 중 한 손에 꼽힐 만큼 높은 위상을 자랑하고 있지만 김 대표가 부임했던 2007년 상황은 그리 녹록치 않았다. 김 대표는 “제품 개발 침체와 매출 감소 등의 악재가 이어지며 당시 직원들은 패배주의에 젖어 있었다”며 “외국인이었던 전임 CEO와 소통이 어려워 문제 해결도 잘 이뤄지지 않던 상황”이라고 말했다.
현대건설 전기 해외사업부를 거쳐 ABB 코리아에서 부사장을 지내며 쌓아온 그만의 노하우는 이때부터 빛을 발했다. 특히 시장 트렌드에 발 빠르게 대처하기 위해 김 대표가 추진한 스피드 경영은 당시의 위기를 넘어 윌로펌프가 지금의 성과를 이뤄내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취임 이후 가장 눈에 띄는 변화를 꼽는다면?
외국계 기업들의 특징 중 하나가 실무에 바로 투입할 수 있는 경력사원 채용률이 높다는 것이다. 취임 당시 직원들의 평균 나이대가 높은 편이었다. 시간이나 노력 면에서 많은 투자를 해야 하지만 매년 신입사원들을 채용하고 있다. 그래선지 기업문화도 젊어진 것 같다. 또 직원들을 귀하게 대접해야 한다는 생각에 근무 환경을 개선하고, 건강복지 프로그램으로 동기부여를 하고 있다. 행복한 직원들이 고객들을 행복하게 만드는 법이다.
그동안 가장 기억에 남는 성과는?
우리만의 역동적인 업무 스타일이 그룹에서 인정받아 벤치마킹의 대상이 된 것이다. 유럽에서 5년 걸릴 프로젝트를 한국에서는 1~2년 만에 성공시킨 사례가 대표적이다. 한국의 위상이 높아진 것도 고무적이다. 특히 생활용 제품의 경우 설계부터 자재 조달·배송까지 모든 과정을 현지화해 그룹과 동등한 위치에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2013년 아태지역 총괄사장에 임명돼 본사 회의에도 참석한다고 들었다.
글로벌 차원에서 경영에 대한 결정 사항이나 프로젝트 그리고 그룹이 나아가야 방향 등에 대해 의견을 모으는 자리다. 이를 통해 아태 지역에 대한 전반적인 운영 현황이나 그룹에서 벤치마킹할 수 있는 경영사례들을 공유하고 있다.
2013년 윌로펌프는 본사로부터 4000만 달러를 지원받아 부산에 신공장을 건립했다. 업계 최초로 친환경건축물 인증을 받은 신공장은 전체부지 5만1670㎡, 연면적 3만1890㎡의 규모로 연간 생활용 펌프 100만대와 산업용 펌프 10만대, 펌프용 모터 20만 대를 생산할 수 있다.
또 지난해에는 급수·순환·배수 등에 사용되는 생활용 펌프 R&D 총괄센터가 프랑스에서 한국으로 이관되기도 했다. 이는 윌로그룹이 한국의 기술력을 인정해 국내 R&D 센터에 글로벌 생활용 제품 개발을 담당하도록 한 것이며, 향후 우리 기술로 개발한 소형 생활용 펌프가 세계 시장을 선도하게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국내외 펌프 시장을 어떻게 전망하나?
해외에서는 물의 사용량이나 펌프의 움직임을 분석해 효율적인 사용이 가능한 펌프들이 시장을 주도할 것이다. 또 신규 건설 프로젝트가 감소하고 있는 선진국에서는 유지·보수 및 교체 시장에 대한 수요가 점점 확대되리라 예상된다. 환경 변화에 민감한 글로벌 시장과는 달리 현재 국내 펌프 산업은 많이 뒤쳐져 있는 게 사실이다. 이미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다른 분야를 반면교사로 삼아 한국 펌프 시장도 세계적인 수준에 발맞춰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어떤 전략으로 사업을 펼칠 계획인가?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직원들에게 기술의 중요성과 고객 중심 철학을 더욱 강조하고 있다. 그것이 바로 144년 동안 윌로그룹을 지탱할 수 있었던 힘이라는 믿음에서다.
올해 매출 목표와 중장기 사업 계획을 밝혀 달라.
6월까지 매출 현황을 살펴보면 경제 상황 대비 호조를 보이고 있다. 이런 호조세를 하반기까지 이어간다면 지난해 대비 10% 이상 매출 신장이 예상된다. 또 수처리와 인더스트리 분야로도 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그룹 차원에서 중장기 세부 프로젝트들을 진행하고 있다.
윌로펌프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선도 기업으로서 꾸준하게 시장을 리드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혁신적인 인재 및 제품 개발에서부터 서비스·영업·마케팅까지 디지털화를 통해 효율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 또 제품의 세대교체를 통해 한국 펌프 시장을 글로벌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것도 필요하다.
- 오승일 기자 oh.seungil@joongang.co.kr·사진 김성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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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4년 전통의 펌프전문기업 윌로그룹의 한국 법인인 윌로펌프는 독일의 선진 노하우를 국내 기술과 접목해 고효율 펌프 시스템을 제공하고 있다. 2009년부터 해마다 평균 5%의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는 윌로펌프는 생활용 및 빌딩서비스 부문에서 국내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1711억원으로 전체 그룹 매출(1조7천억원)의 10% 이상을 담당하고 있으며, 2020년에는 2200억원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윌로펌프의 성장을 견인하고 있는 김연중(58) 대표는 “윌로펌프는 그동안 혁신 기술에 대한 끊임없는 연구와 투자를 통해 국내를 대표하는 펌프전문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며 “앞으로도 전 세계 펌프 산업의 발전을 선도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반인들에게 윌로펌프는 낯선 이름이다.
윌로펌프는 빌딩서비스·수처리·인더스트리 분야의 프리미엄 펌프 브랜드다. 펌프 뿐만 아니라 디지털 기술을 바탕으로 한 시스템을 통해 종합적인 솔루션을 제공한다. 그중 빌딩서비스 부분에서 가장 두드러진다. 제2롯데월드타워, 동북아트레이드타워, 인천국제공항, 아셈타워, 상암월드컵경기장, 누리마루 APEC 하우스, 용산시티파크 등이 대표적인 실적이다.
사업 특성상 제품의 품질이 중요할 것 같다.
품질은 설계 단계부터 소비자들의 손에 들어갈 때까지 보장되어야 한다. 개발 단계마다 품질을 점검하고, 세계적인 수준의 시험 설비를 구축해 문제점이 없는지 면밀히 확인한다. 이후 다양한 현장에서 충분한 기간을 두고 테스트해 어떤 환경에서도 문제가 없도록 보완한다. 또 협력사와 주기별로 작업 환경, 제품 가공 등 개선 활동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완벽한 품질의 자재를 공급받기 위해 노력한다.
윌로펌프의 성장동력은 무엇인가.
기술에 대한 연구와 투자다. 전체 인원 중 15%가 연구·개발 분야에 종사하고 있다. 인력뿐만 아니라 시험 시설 확충, 산학 협력 등에도 지속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
혁신 접목한 스마트 제품이 경쟁력
현대건설 전기 해외사업부를 거쳐 ABB 코리아에서 부사장을 지내며 쌓아온 그만의 노하우는 이때부터 빛을 발했다. 특히 시장 트렌드에 발 빠르게 대처하기 위해 김 대표가 추진한 스피드 경영은 당시의 위기를 넘어 윌로펌프가 지금의 성과를 이뤄내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취임 이후 가장 눈에 띄는 변화를 꼽는다면?
외국계 기업들의 특징 중 하나가 실무에 바로 투입할 수 있는 경력사원 채용률이 높다는 것이다. 취임 당시 직원들의 평균 나이대가 높은 편이었다. 시간이나 노력 면에서 많은 투자를 해야 하지만 매년 신입사원들을 채용하고 있다. 그래선지 기업문화도 젊어진 것 같다. 또 직원들을 귀하게 대접해야 한다는 생각에 근무 환경을 개선하고, 건강복지 프로그램으로 동기부여를 하고 있다. 행복한 직원들이 고객들을 행복하게 만드는 법이다.
그동안 가장 기억에 남는 성과는?
우리만의 역동적인 업무 스타일이 그룹에서 인정받아 벤치마킹의 대상이 된 것이다. 유럽에서 5년 걸릴 프로젝트를 한국에서는 1~2년 만에 성공시킨 사례가 대표적이다. 한국의 위상이 높아진 것도 고무적이다. 특히 생활용 제품의 경우 설계부터 자재 조달·배송까지 모든 과정을 현지화해 그룹과 동등한 위치에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2013년 아태지역 총괄사장에 임명돼 본사 회의에도 참석한다고 들었다.
글로벌 차원에서 경영에 대한 결정 사항이나 프로젝트 그리고 그룹이 나아가야 방향 등에 대해 의견을 모으는 자리다. 이를 통해 아태 지역에 대한 전반적인 운영 현황이나 그룹에서 벤치마킹할 수 있는 경영사례들을 공유하고 있다.
2013년 윌로펌프는 본사로부터 4000만 달러를 지원받아 부산에 신공장을 건립했다. 업계 최초로 친환경건축물 인증을 받은 신공장은 전체부지 5만1670㎡, 연면적 3만1890㎡의 규모로 연간 생활용 펌프 100만대와 산업용 펌프 10만대, 펌프용 모터 20만 대를 생산할 수 있다.
또 지난해에는 급수·순환·배수 등에 사용되는 생활용 펌프 R&D 총괄센터가 프랑스에서 한국으로 이관되기도 했다. 이는 윌로그룹이 한국의 기술력을 인정해 국내 R&D 센터에 글로벌 생활용 제품 개발을 담당하도록 한 것이며, 향후 우리 기술로 개발한 소형 생활용 펌프가 세계 시장을 선도하게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국내외 펌프 시장을 어떻게 전망하나?
해외에서는 물의 사용량이나 펌프의 움직임을 분석해 효율적인 사용이 가능한 펌프들이 시장을 주도할 것이다. 또 신규 건설 프로젝트가 감소하고 있는 선진국에서는 유지·보수 및 교체 시장에 대한 수요가 점점 확대되리라 예상된다. 환경 변화에 민감한 글로벌 시장과는 달리 현재 국내 펌프 산업은 많이 뒤쳐져 있는 게 사실이다. 이미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다른 분야를 반면교사로 삼아 한국 펌프 시장도 세계적인 수준에 발맞춰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어떤 전략으로 사업을 펼칠 계획인가?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직원들에게 기술의 중요성과 고객 중심 철학을 더욱 강조하고 있다. 그것이 바로 144년 동안 윌로그룹을 지탱할 수 있었던 힘이라는 믿음에서다.
올해 매출 목표와 중장기 사업 계획을 밝혀 달라.
6월까지 매출 현황을 살펴보면 경제 상황 대비 호조를 보이고 있다. 이런 호조세를 하반기까지 이어간다면 지난해 대비 10% 이상 매출 신장이 예상된다. 또 수처리와 인더스트리 분야로도 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그룹 차원에서 중장기 세부 프로젝트들을 진행하고 있다.
윌로펌프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선도 기업으로서 꾸준하게 시장을 리드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혁신적인 인재 및 제품 개발에서부터 서비스·영업·마케팅까지 디지털화를 통해 효율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 또 제품의 세대교체를 통해 한국 펌프 시장을 글로벌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것도 필요하다.
- 오승일 기자 oh.seungil@joongang.co.kr·사진 김성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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