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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고 따뜻한 치즈’ 만들기

‘재미있고 따뜻한 치즈’ 만들기

치즈 녹여 분사하는 ‘폰두들러’, 녹인 치즈는 맛이 좋을 뿐 아니라 식재료 접착제로도 유용해
‘폰두들러’는 따뜻한 온도로 녹인 치즈를 분사하는 기계로 녹인 치즈로 음식 위에 그림을 그릴 수도 있다.
폰두들러는 버튼 하나만 누르면 치즈를 녹일 수 있는 소형 주방기기다. 난 손잡이가 달린 이 기계를 사용한 지 5분 만에 이것이 내겐 ‘올해 최고의 주방기기’가 되리라고 확신했다.

이 기기를 발명한 루카스 라페와 아비 바지파이는 ‘핫 글루 건’(접착제를 따뜻한 온도로 녹여 분사하는 기계)을 써본 뒤 ‘치즈를 이런 식으로 분사하는 기계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난 폰두들러로 녹인 치즈를 먹을 수 있는 온갖 재료뿐 아니라 몇몇 비식용 물체에도 뿌렸다. 나초 위에 딱 내가 원하는 만큼의 치즈를 원하는 모양으로 뿌려 나만의 치즈 나초를 만들고 몬테레이 잭 치즈로 내 이름을 썼다. 우리집 주방에선 진저브레드 하우스 대신 폰두들러로 살틴 크래커 오두막(녹인 치즈를 접착제 삼아 크래커 사이를 연결한다)을 만든다. 폰두들러를 이용해 녹인 가공 치즈는 맛이 좋을 뿐 아니라 시멘트와 비슷한 역할을 해 식재료를 이어 붙이는 데 유용하다.

폰두들러는 2016년에 출시된 수많은 첨단 주방기기들 사이에 단순성으로 단연 돋보인다. 이 기기는 와이파이도 스마트폰 앱도 필요 없으며 어떤 것과도 연결돼 있지 않다. 웹사이트가 있긴 하지만 내용이 아주 기본적이다.
‘폰두들러’를 이용해 녹인 치즈를 접착제 삼아 만든 살틴 크래커 오두막.
폰두들러는 딸기 꼭지 제거기나 컵케이크 코어러(컵케이크 가운데 구멍을 내 잼이나 과일 등 다양한 재료를 채울 수 있는 기구) 등 주방 조리대 서랍에 들어 있는 대다수 도구만큼 자주 쓰일 것이다. 집안에 어린 자녀가 있는 경우엔 사용 빈도가 더 높아질 듯하다. 폰두들러에서 면발처럼 구불구불 흘러나오는 치즈를 크래커나 토르티야, 칩, 살라미, 핫도그 등에 뿌려 먹는 재미가 쏠쏠하기 때문이다.

폰두들러의 성능을 시험해 보기 위해 주방에 몬테레이 잭과 체다, 벨비타 치즈 몇 덩어리와 대용량 토르티야 칩 한 봉지를 준비해 놓고 열 살짜리 시험관 몇 명을 불러모았다.

아이들은 내가 튜브에 치즈를 넣고 치즈 플런저를 끼워 넣은 뒤 튜브를 본체에 장착하는 모습을 넋이 빠져서 바라봤다. 우리는 토르티야 칩을 접시에 꺼내놓고 폰두들러를 3분 동안 예열했다. 그런 다음 방아쇠를 몇 번 당기자 부드러운 치즈 스트링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나초나 토르티야 위에 치즈를 뿌릴 때 ‘폰두들러’를 이용하면 편리하다.
인생의 즐거움을 잃어버린 사람들은 폰두들러를 써보는 게 어떨까? 물론 전자레인지나 가스레인지, 심지어 양초로도 손쉽게 치즈를 녹일 수 있다. 하지만 폰두들러는 채소 껍질 벗기는 도구처럼 생활을 편리하게 하는 주방기기가 아니다. 이 기계는 대다수 주방기기가 할 수 없는 일을 한다. ‘재미있고 따뜻한 치즈’를 만드는 일이다.

끈적끈적한 오렌지색 치즈 스트링이 노즐에서 흘러나오자 아이들 중 한 명이 이 기기의 위력을 한 마디로 요약했다. “이게 진짜 행복이야.”

- 마리사 로스코프 베이츠 뉴스위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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