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 달리면서 무선 충전한다
도로 달리면서 무선 충전한다
카이스트(KAIST)에서 개발된 온라인 전기차량 버스가 세계시장 선구자 일반 전기차 3분의 1 크기 배터리로 주행 가능 전기자동차에 지금 같은 관심을 촉발한 기업은 뭐니뭐니해도 테슬라 모터스였다. 토마스 에디슨의 맞수이자 동명의 천재 발명가인 니콜라 테슬라는 의심의 여지없이 흐뭇하겠지만 전기자동차의 다음 단계가 자신의 가장 큰 꿈을 구현하는 과정이라는 걸 알면 뛸 듯이 기쁠 것이다. 바로 무선 동력전달이다.
배기가스 배출이 적다는 점에서 배터리 기반의 전기자동차 수요가 어느 때보다 많아졌지만 여전히 너무 비싸고 주행거리가 짧다는 문제점을 지적 받는다. 그렇다면 플러그를 콘센트에 꽂을 필요 없이 주차 중 또는 심지어 도로 주행 중 재충전하는 방법은 어떨까?
공상과학 소설이 아니다. 콘센트에 플러그를 꽂지 않고도 배터리를 재충전할 수 있는 전동 칫솔, 패드 위에 올려 놓기만 하면 충전되는 스마트폰으로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작동원리는 이렇다. 전선 코일(트랜스미터) 속으로 교류전력(AC)이 흐른다. 그에 따라 자장이 빠른 속도로 두 방향 사이를 오간다. 그 자장에 노출된 둘째 코일(리시버)이 그 진동을 포착해 자신의 회로로 교류 전력을 유도해 그것을 자동차의 동력으로 사용한다(또는 전동 칫솔의 배터리를 충전한다).
더 높은 주파수를 이용해 더 큰 동력을 전달할 수 있는 전자 시스템 가격이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 지금은 코일 간의 간격이 더 벌어지거나 정확하게 배열되지 않아도 에너지가 전달된다.
이 같은 기술 덕분에 일부 전기차는 이미 충전 패드 위에 주차시켜 충전할 수 있다. 패드가 차량 밑바닥의 수신 코일에서 최대 20㎝까지 떨어져 있어도 가능하다. 다음은 도로에 코일을 깔아 자동차·버스·트럭이 주행 중 충전할 수 있게 하는 단계다.
무선충전 시스템은 동물이나 사람에 해를 끼치지 않도록 충분히 안전장치가 돼 있다. 노면의 코일은 위쪽 리시버 코일과 무선으로 소통할 때만 동력을 배출하며 그것은 리시버 코일에 거의 모두 흡수된다. 나머지는 대부분 자동차의 금속 차체에 흡수된다.
도로에 무선충전 코일을 까는 데 큰돈이 들 것 같지만 최근 조사에선 그보다 건설작업 비용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새 도로든 기존 도로의 개량이든 추가 비용은 그렇게 많이 들지 않는다.
주행 중 충전으로 시간이 절약될 뿐 아니라 전기차의 원가도 절감된다. 배터리를 이용 중 더 자주 충전하면 지속시간이 더 길어지고, 주행거리를 똑같이 유지하면서도 더 작게 만들 수 있다.
아직 존재하지 않은 인프라에 의존하는 신기술이 모두 그렇듯이 무선 차량충전은 틈새 시장으로 출발할 것이다(휴대전화 초창기의 고가품이던 시절을 기억하는가?). 이 경우엔 정류장과 고정 주행노선의 특정 구역에서 재충전하는 전기버스가 틈새 시장이다.
이 시장의 세계 선구자는 몇 년 전 한국 카이스트(KAIST)에서 개발된 버스 ‘온라인 전기차량(OLEV)’이다. 계속적인 충전 기술의 도입으로 OLEV 버스는 일반 전기차 배터리의 3분의 1에 불과한 소형 전지로 노선을 주행할 수 있다. 더 최근에는 스웨덴의 트럭·버스 제조업체 스카니아가 비슷한 버스용 충전소 시스템을 시범 운영했다. 북구의 혹독한 겨울 환경에도 그런 기술이 통할 수 있음을 입증하려는 취지다.
승용차의 경우 무선충전은 편의기능이 우선돼야 한다. 사람들이 드라이브웨이(주차장 진입로)나 차고에 주차할 때 소켓에 플러그를 꽂을 필요가 없어야 하고 그 뒤 차가 필요할 때 배터리가 충전돼 있어야 한다.
주행 중 차량을 충전할 수 있는 밀집된 고속도로망이 실현되려면 아직 갈 길이 멀다. 대규모의 인프라 투자가 필요하고 구리 전선과 반도체 부품을 훨씬 더 많이 확보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기술 취급 경험과 국제적인 호환성 표준에 관한 합의가 그런 투자의 전제조건이 될 것이다. 안전성도 가볍게 생각해선 안 된다. 트랜스미터 코일은 상당한 전력을 배출하며 리시버 코일과 제대로 소통할 경우에만 안전한 것으로 간주된다. 또한 트랜스미터와 리시버 간의 소통이 우연한 사고 또는 의도적인 간섭의 영향을 받지 않도록 해야 한다. 이 같은 측면은 사이버 보안과도 관련된다.
그렇다면 전력전달도로가 언제 어디서 대규모로 깔리게 될까? 한국이 이 기술을 시범 도입하면서 주도권을 계속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깨끗하고 효율적인 교통 체계에 강한 애착을 갖고 있는 싱가포르 같은 부국이 곧 그 뒤를 따를지도 모른다. 표준화된 전력 전달 도로는 19세기의 철도와 같은 역할을 담당할 가능성이 크다. 운송 효율성에 비약적인 발전을 가져올 뿐 아니라 신산업의 핵심을 이루게 될 것이다.
- 해리 호스터
[ 필자는 랭커스터대학 에너지 랭커스터 소장이자 물리화학 교수다. 이 기사는 온라인 매체 컨버세이션에 먼저 실렸다.]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배기가스 배출이 적다는 점에서 배터리 기반의 전기자동차 수요가 어느 때보다 많아졌지만 여전히 너무 비싸고 주행거리가 짧다는 문제점을 지적 받는다. 그렇다면 플러그를 콘센트에 꽂을 필요 없이 주차 중 또는 심지어 도로 주행 중 재충전하는 방법은 어떨까?
공상과학 소설이 아니다. 콘센트에 플러그를 꽂지 않고도 배터리를 재충전할 수 있는 전동 칫솔, 패드 위에 올려 놓기만 하면 충전되는 스마트폰으로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작동원리는 이렇다. 전선 코일(트랜스미터) 속으로 교류전력(AC)이 흐른다. 그에 따라 자장이 빠른 속도로 두 방향 사이를 오간다. 그 자장에 노출된 둘째 코일(리시버)이 그 진동을 포착해 자신의 회로로 교류 전력을 유도해 그것을 자동차의 동력으로 사용한다(또는 전동 칫솔의 배터리를 충전한다).
더 높은 주파수를 이용해 더 큰 동력을 전달할 수 있는 전자 시스템 가격이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 지금은 코일 간의 간격이 더 벌어지거나 정확하게 배열되지 않아도 에너지가 전달된다.
이 같은 기술 덕분에 일부 전기차는 이미 충전 패드 위에 주차시켜 충전할 수 있다. 패드가 차량 밑바닥의 수신 코일에서 최대 20㎝까지 떨어져 있어도 가능하다. 다음은 도로에 코일을 깔아 자동차·버스·트럭이 주행 중 충전할 수 있게 하는 단계다.
무선충전 시스템은 동물이나 사람에 해를 끼치지 않도록 충분히 안전장치가 돼 있다. 노면의 코일은 위쪽 리시버 코일과 무선으로 소통할 때만 동력을 배출하며 그것은 리시버 코일에 거의 모두 흡수된다. 나머지는 대부분 자동차의 금속 차체에 흡수된다.
도로에 무선충전 코일을 까는 데 큰돈이 들 것 같지만 최근 조사에선 그보다 건설작업 비용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새 도로든 기존 도로의 개량이든 추가 비용은 그렇게 많이 들지 않는다.
주행 중 충전으로 시간이 절약될 뿐 아니라 전기차의 원가도 절감된다. 배터리를 이용 중 더 자주 충전하면 지속시간이 더 길어지고, 주행거리를 똑같이 유지하면서도 더 작게 만들 수 있다.
아직 존재하지 않은 인프라에 의존하는 신기술이 모두 그렇듯이 무선 차량충전은 틈새 시장으로 출발할 것이다(휴대전화 초창기의 고가품이던 시절을 기억하는가?). 이 경우엔 정류장과 고정 주행노선의 특정 구역에서 재충전하는 전기버스가 틈새 시장이다.
이 시장의 세계 선구자는 몇 년 전 한국 카이스트(KAIST)에서 개발된 버스 ‘온라인 전기차량(OLEV)’이다. 계속적인 충전 기술의 도입으로 OLEV 버스는 일반 전기차 배터리의 3분의 1에 불과한 소형 전지로 노선을 주행할 수 있다. 더 최근에는 스웨덴의 트럭·버스 제조업체 스카니아가 비슷한 버스용 충전소 시스템을 시범 운영했다. 북구의 혹독한 겨울 환경에도 그런 기술이 통할 수 있음을 입증하려는 취지다.
승용차의 경우 무선충전은 편의기능이 우선돼야 한다. 사람들이 드라이브웨이(주차장 진입로)나 차고에 주차할 때 소켓에 플러그를 꽂을 필요가 없어야 하고 그 뒤 차가 필요할 때 배터리가 충전돼 있어야 한다.
주행 중 차량을 충전할 수 있는 밀집된 고속도로망이 실현되려면 아직 갈 길이 멀다. 대규모의 인프라 투자가 필요하고 구리 전선과 반도체 부품을 훨씬 더 많이 확보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기술 취급 경험과 국제적인 호환성 표준에 관한 합의가 그런 투자의 전제조건이 될 것이다. 안전성도 가볍게 생각해선 안 된다. 트랜스미터 코일은 상당한 전력을 배출하며 리시버 코일과 제대로 소통할 경우에만 안전한 것으로 간주된다. 또한 트랜스미터와 리시버 간의 소통이 우연한 사고 또는 의도적인 간섭의 영향을 받지 않도록 해야 한다. 이 같은 측면은 사이버 보안과도 관련된다.
그렇다면 전력전달도로가 언제 어디서 대규모로 깔리게 될까? 한국이 이 기술을 시범 도입하면서 주도권을 계속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깨끗하고 효율적인 교통 체계에 강한 애착을 갖고 있는 싱가포르 같은 부국이 곧 그 뒤를 따를지도 모른다. 표준화된 전력 전달 도로는 19세기의 철도와 같은 역할을 담당할 가능성이 크다. 운송 효율성에 비약적인 발전을 가져올 뿐 아니라 신산업의 핵심을 이루게 될 것이다.
- 해리 호스터
[ 필자는 랭커스터대학 에너지 랭커스터 소장이자 물리화학 교수다. 이 기사는 온라인 매체 컨버세이션에 먼저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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