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신경외과의가 올해 말까지 성공시키겠다고 공언했지만 장애물 많아 실현 미지수 세르지오 카나베로 박사는 올해 안에 세계 최초의 사람 머리 이식수술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2015년 이탈리아의 신경외과 전문의 세르지오 카나베로 박사는 올해 안에 세계 최초의 사람 머리 이식수술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공표했다. 그의 발표에 세계가 흥분했다. 심하게 다쳤거나 아픈 사람이 망가진 신체를 완전히 새것으로 바꿀 수 있는 현대 의학의 기적을 꿈꿔온 나로서도 그의 발표에 비상한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초기의 흥분이 가라앉자 많은 사람이 그런 극단적인 ‘프랑켄슈타인 수술’의 효과가 얼마나 유지될지 심각하게 우려하면서 나도 회의론에 휩싸였다.
카나베로 박사는 신체가 손상됐지만 뇌는 멀쩡한 환자의 머리를 20℃ 이하의 조건(산소 소모를 최소 수준으로 유지하기 위한 조건) 아래 신체에서 완전히 분리한 뒤 뇌사한 기증자의 새 신체에 갖다붙이는 수술 과정을 온라인 학술지 국제외과신경학에 상세히 제시했다.
그에 따르면 가장 중요한 과정은 신경 시스템의 두 끝 부분이 손상되지 않도록 아주 날카로운 도구(다이아몬드 수술용 칼)로 깔끔하게 절단한 뒤 세포융합을 일으키는 데 사용하는 중합체인 폴리에틸렌 글리콜(PEG)로 다시 붙이는 것이다. 또 그는 10% 정도의 재연결로도 모든 기능을 복구할 수 있는 척추의 잘 알려지지 않은 경로가 있다고 주장했다.
나를 포함한 많은 임상의와 신경과학자들은 그가 설명한 머리 이식수술 과정의 거의 모든 단계에서 믿을 만한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과학계를 설득하려면 서로 다른 두 신경계의 척수를 무리 없이 융합할 수 있으며, 수술이 목 위 부분에서 안전하고 성공적으로 이뤄질 수 있고, 운동 기능과 감각 두 가지 전부가 복구될 수 있다는 구체적인 증거를 제시해야 하지만 그런 증거는 찾을 수 없었다.
하지만 이런 문제도 첫 단계일 뿐이다. 인간의 뇌가 완전히 이질적인 신경 시스템을 어떻게 제어할 수 있을지 아무도 모르기 때문이다. 게다가 새로운 신체의 면역체계가 이식된 머리를 거부하는 반응을 어떻게 막을 수 있단 말인가?
카나베로 박사는 여러 차례의 기이한 인터뷰를 통해 우려를 가라앉히기보다는 그 모든 비판을 독단적인 상상력으로 일축했다. 그가 자신의 계획을 발표한 다음 2년이 그 수술 과정의 신빙성을 강화하거나 회의론을 반박하는데 중요한 기간이었다. 그러나 그는 전혀 믿을 만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그러다가 지난해 1월 첫 주요 발표가 나왔다. 카나베로 박사와 중국 하얼빈의과대학의 런샤오핑 박사는 원숭이의 머리를 완전히 절단했다가 그 몸에 다시 잇는데 성공했다며 섬뜩한 사진을 공개했다.
그처럼 센세이셔널한 보도자료에도 불구하고 목 부분이 봉합된 원숭이 사진 한 장과 완전히 성공했다는 주장 외에 다른 증거는 거의 없었다. 학계의 철저한 검토 없이는 그런 공개는 과학적으로 무의미하다. 그런데도 런샤오핑과 카나베로 박사는 학계가 검토한 7건의 논문이 곧 발표될 것이라고 약속했다.
실제로 카나베로 박사팀은 2015년의 선언 이래 12건의 논문을 발표했다. 그러나 그중 3편만 실험에 기반한 연구 결과였고 나머지는 이전 연구 결과의 검토 내용이나 논평 수준이었다. 1건은 의학의 현 상황에 관한 장황한 비판문이었다. 거기서 인용된 참고 문헌 9가지 중 8가지가 자신의 논문이었다.
실험에 기반한 연구 논문 중에서 첫 번째 것은 올해 1월 발표됐다. 폴리에틸렌 글리콜이 완전히 절단된 실험실 쥐의 척수를 부분적으로 융합하는 데 성공했다는 내용이었다. 한국 과학자들이 동시에 진행하는 연구의 보완으로 실시된 이 실험은 쥐 16마리의 척수를 목 부위에서 절단한 뒤 그대로 둔 채 PEG나 식염수로 처리했다. 4주 뒤 그들은 면역조직화학법으로 그 쥐를 테스트했다. 특정 조직의 단백질을 염색한 다음 현미경으로 관찰하는 기법을 가리킨다.
그러나 결과는 전혀 신빙성이 없었다. 비교하는 대조군의 영상도 없이 사진 한 장만 제시됐다. 척수 내부의 공백이 일부 이어지는 듯이 보였지만 그들이 주장하는 자발적인 척수 재생에 견줄 만한 증거는 없었다.
한국 연구팀의 프로젝트에서 보고된 신체 기능 복구도 언론에 알려진 획기적인 성공과는 거리가 멀었다. PEG로 척수 융합을 시도한 쥐 8마리 중 3마리가 죽었다. 복구된 운동 기능은 자발적인 사지 경련 정도에 불과했다. 척수의 복구는 너무도 미미해 서로 다른 사람 신체의 척수를 연결하는 데는 적용할 엄두도 내지 못할 수준이었다.
가장 최근의 논문은 약간 더 실질적인 결과를 제시했다. 한 실험은 쥐의 머리를 다른 쥐의 혈관에 연결해 척수를 절단하는 동안 살아 있도록 했다. 그 다음 실험은 목이 아니라 흉부에서 척수를 절단한 쥐가 PEG 처리 후 약간의 운동 기능을 복구한 것을 보여줬다. 하지만 그 쥐들도 한 달 이상 살지 못했다.
그 두 실험에서 쥐의 죽음을 무시하거나, 운동 기능이 카나베로 박사가 예상한 것보다 훨씬 못한 수준으로 복구됐다는 사실을 논외로 친다 해도 그 결과는 여전히 동물 몸의 중간 부분에서 척수를 절단했다가 자신의 척수와 재연결하는 경우에만 적용될 수 있을 뿐이다. 두 가지 모두 중요한 건 분명하지만 사람에게 적용돼야 하는 복잡한 절차를 생각하면 일부의 그림 조각만 제시했을 뿐이다.
카나베로 박사팀은 지난 2년 동안 머리 이식 프로젝트가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우리 모두에게 확신시켜주지 못했다. 그들의 실험 중 일부가 수술 기법에 관해 소중한 정보를 제공했지만 전반적인 증거가 너무 빈약해 겨우 몇가지 장애물을 극복하는 문제만 다뤘을 뿐이다.
이처럼 해결해야 할 문제가 너무도 많이 남아 있어 카나베로 박사가 6개월도 채 남지 않은 올해 말까지 사람의 머리 이식수술을 실시하겠다는 약속을 지키기는 무리가 아닐까 싶다. 그 모든 장애물을 제거할 수 있을 때까지 인간의 머리 이식수술은 공상과학 소설에서나 가능할 것이다.
- 대런 오하일린
[ 필자는 독일 프라이버그대학 메디컬 센터에서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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