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신토메이 구간 시속 110㎞로 상향 조정 … 사망률 줄어들면 최종 120㎞까지 올릴 계획 지난 11월 초 일본의 신토메이 구간에서 운행 제한 속도가 실험적으로 시속 110㎞로 상향 조정됐다. / 사진:GETTY IMAGES BANK일본 최초의 고속도로가 1963년 개통된 후 54년이 지났다. 그동안 고속도로의 운행 제한 속도가 시속 100㎞를 넘어선 적은 한 번도 없었다. 그러나 지난 11월 초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고속도로인 신토메이 구간에서 운행 제한 속도가 실험적으로 시속 110㎞로 상향 조정됐다. 이제 일본 당국은 그 조치로 교통사고 사망률이 얼마나 줄어들지 두고 보는 중이다.
일본 경찰청이 지난 10월 승인한 이 논란 많은 결정은 실제로는 50㎞ 구간에만 적용된다. 그와 함께 교통 단속도 크게 강화된다. 제한 속도가 변경되는 구간에 100개의 새로운 속도 표지판이 설치되며 과속과 앞차와의 간격 유지를 강조할 예정이다. 모든 일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제한 속도는 시속 120㎞로 한 단계 더 상향 조정된다. 일본 경찰청은 이번 실험이 교통사고에 의한 사상자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
도쿄대학의 교통관리·제어 전문가 다카시 오구치에 따르면 제한 속도 시속 120㎞는 경찰이 어느 선에서 과속을 단속할지 더 확실히 파악한 뒤에야 실제로 운행 가능한 속도다. 그는 뉴스위크에 “제한 속도를 올리기 전에도 데이터를 보면 특정 구간에선 시속 약 120㎞로 달리는 승용차가 85%에 달했지만 더 큰 사고 위험은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경찰이 어떻게 제한 속도를 단속할지 대중이 모르기 때문에 새 규정을 무조건 따르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많은 나라에서처럼 일본의 교통사고 사망 건수도 지난 반 세기 동안 경제가 성장하면서 급증했다. 한동안 이 현상은 ‘교통 전쟁’으로 표현되기도 했다. 일본의 연간 교통사고 사망자 수가 1차 중일 전쟁(1894~1895년)의 사망자 수를 넘어섰기 때문이었다. 일본의 교통사고 사망자 수는 1970년 1만6765명으로 최고조에 이르렀다. 그 후 정부가 광범위한 도로안전 개혁을 시행하면서 10년 만에 사망률이 절반으로 줄었다. 요즘 일본은 세계에서 교통사고 사망자 수가 가장 낮은 나라에 속한다. 지난해 교통사고 사망자 수는 4000명 아래로 떨어졌다.
한편 미국은 지난해 교통사고 사망자가 4만200명이었다. 물론 미국 인구가 일본보다 훨씬 많다. 하지만 그렇다고 미국의 교통사고 사망률이 급속히 높아지고 있다는 사실은 달라지지 않는다. 그럼에도 미국은 일본 같은 실험을 고려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할지 모른다.
사실 미국도 그런 조치를 시도한다. 하지만 미국 운전자의 경우 제한 속도를 높이면 위험이 줄어드는 게 아니라 더 커진다는 증거가 있다. 일부 연구에 따르면 제한 속도의 상향 조정은 교통사고 사망률을 높인다. 따라서 해결책은 제한 속도를 낮추는 것이다. 또 다른 연구는 제한 속도를 높이면 사고가 줄어드는 게 아니라 더 심한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그렇다고 일본의 제한 속도 상향 조정 실험이 교통사고 사망자를 늘릴 가능성이 크거나 잘못된 것이라는 뜻은 아니다. 심리적·환경적 요인은 나라마다 다르다. 일부 연구는 제한 속도가 최소 시속 120㎞가 넘어야 사망률이 크게 증가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게다가 미국의 끔찍한 교통사고 사망률의 대부분은 운행 속도보다는 운전자의 문자 메시지 송수신, 음주, 안전띠 착용 무시와 관련 있다.
물론 일본은 현재로선 일부 구간에서만 제한 속도를 시속 100㎞에서 110㎞로 상향 조정할 뿐이다. 논란이 되는 기준이 미국의 어느 고속도로에서보다 낮다는 뜻이다.
- 카스탈라 메드라노 뉴스위크 기자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당신이 좋아할 만한 기사
브랜드 미디어
브랜드 미디어
[속보]'李 유죄취지 판결' 선거법 조항 폐지 법안, 법사위 통과
세상을 올바르게,세상을 따뜻하게이데일리
이데일리
이데일리
박수홍, 가족사진 공개..'37㎏↑'♥김다예 눈길
대한민국 스포츠·연예의 살아있는 역사 일간스포츠일간스포츠
일간스포츠
일간스포츠
부동산 고사 직전, 양도세 확 낮추자
세상을 올바르게,세상을 따뜻하게이데일리
이데일리
이데일리
[마켓인]'5년 조기상환'의 함정…자본성증권의 '역습'
성공 투자의 동반자마켓인
마켓인
마켓인
[단독]삼천당 주가 띄운 S-PASS 원천기술, 5년 전 이미 “진보성 없다” 결론
바이오 성공 투자, 1%를 위한 길라잡이팜이데일리
팜이데일리
팜이데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