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비핵화 약속 진정성 있나
북한의 비핵화 약속 진정성 있나
최근 위성사진에서 핵시설과 장거리미사일 부품 공장 확장하는 정황 포착돼 지난 6월 12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역사적인 싱가포르 정상회담을 통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에 합의했다. 그러나 그로부터 몇 주도 채 지나지 않아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의 한반도 완전 비핵화 의지가 의심스럽다고 말하기 시작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신문에 따르면 북한이 미국과 비핵화 협상을 진행하는 와중에도 핵심 미사일 제조공장을 확장한 정황이 새로운 위성사진에 포착됐기 때문이다.
새로운 위성사진은 북한이 미국의 군사시설을 타격할 수 있는 탄도미사일 제조 공장을 확장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소재 상업용 위성사진 전문업체 플래닛 랩스가 찍고 몬터레이의 미들베리 국제학연구소(MIIS) 산하 비확산연구센터가 분석한 이 사진을 보면 북한 함흥 지역의 화학물질연구소 건설 작업이 마무리 단계에 들어간 것을 알 수 있다. MIIS는 싱가포르에서 북미 정상회담이 열릴 무렵 이 공장의 외부 공사 작업이 끝나가는 모습을 확인했다고 WSJ는 전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첫 정상회담이 열린 지난 4월까지만 해도 새 건물이 보이지 않았지만 5∼6월에 대부분의 공사가 진행됐다고 MIIS는 설명했다.
화학물질연구소는 노즐·본체·탄두 등 대기권 재진입에 필요한 고체연료 미사일의 탄소복합 소재를 만드는 곳으로 알려졌다. 고체연료 미사일은 액체연료 미사일에 비해 저장과 운반이 용이해 월등한 성능을 갖는다고 전문가들은 밝혔다. 장거리 탄도미사일은 수천㎞ 까지 소형 핵탄두를 운반하는 데 쓰일 수 있다. 북한이 지난해 실험한 대륙간탄도탄(ICBM)은 액체연료를 사용했으나, 여러 정보를 종합해 보면 북한은 사정거리가 1200~2000㎞ 인 고체연료 미사일 실험에도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이 미사일에 핵무기를 장착해 아시아 지역의 미군 시설을 공격할 수 있다. 또 미국 본토 공격용 장거리 미사일 탄두에 사용되는 대기권 재진입체도 이 공장에서 만드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대기권 재진입체를 만드는 것은 북한이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장거리 미사일을 개발하는 문제에서 부닥친 마지막 장애물이었다. 이런 모든 상황을 종합해 보면 북한이 미국과 대화를 추진하는 동시에 핵무기 개발 프로그램을 계속 가동하고 있음을 가리킨다고 WSJ는 설명했다.MIIS의 데이비드 슈멀러 연구원은 함흥의 화학물질 연구소가 북한 미사일 프로그램의 부품을 생산하기 위한 시설이라고 말했다. “북한의 고체연료 미사일 인프라를 위한 생산시설의 확장은 김 위원장이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을 포기할 의향이 없다는 점을 시사할 수 있다.”
관련 위성사진은 공장의 외부가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이 열리던 시점에 마무리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지난해 8월 액체연료 미사일 실험을 두 차례 실시한 뒤 김 위원장은 그 공장의 건설 현장을 방문해 고체연료 로켓엔진 생산에 박차를 가할 것을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프리 루이스 MIIS 동아시아비확산 프로그램 소장은 그 공장의 대부분은 지난 5월 문재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1차 남북 정상회담 직후 완공됐다고 말했다. CNN 방송에 따르면 루이스 소장은 “김 위원장은 한번이라도 핵과 미사일을 포함해 군비를 축소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축소가 아니라 오히려 군비를 증강하고 있다.”
그에 앞서 북한 전문 매체인 38노스도 지난 6월 21일 촬영한 위성사진을 토대로 북한의 영변 핵시설에서 인프라 공사 속도가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MIIS는 함흥에 있는 이 공장 외에도 북한이 인근에서 미사일 생산시설 두 곳을 더 가동 중인 것으로 보고 있다. 슈멀러 연구원은 위성사진을 분석해보면 한 곳엔 새로운 통행로가 뚫렸으며 다른 한곳에선 확장을 위한 수순으로 추정되는 해체 작업이 완료됐다고 밝혔다.
그외에도 미국 국방정보국(DIA)이 북미 정상회담 후 새로 수집한 정보를 바탕으로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에 나서는 대신 핵탄두 및 관련 장비·시설의 은폐를 추구하고 있다’는 요지의 보고서를 최근 제출했다는 보도가 나왔고, 미국 조야에서도 북한의 비핵화 진정성에 대한 회의론이 확산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지난 7월 1일 트럼프 대통령은 폭스 비즈니스 방송으로부터 김 위원장의 비핵화 약속을 믿느냐는 질문을 받고 이렇게 답했다. “난 그와 거래를 텄고 악수를 했다. 난 그의 말을 믿는다. 거래가 가능하냐고? 약속이 이행되지 않는 거래를 내가 한 적이 있느냐? 얼마든지 가능한 거래다.”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CBS 뉴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미국이 북한의 핵·생화학 무기, 미사일을 1년 안에 해체하는 프로그램을 만들었다며, 다만 ‘1년 내 해체’라는 시한에 맞추려면 생화학, 핵 프로그램, 탄도미사일 시험장 등의 ‘리스트’를 북한이 전면 공개하고 협조적으로 나와야 한다는 것을 분명한 전제로 삼았다.
볼턴 보좌관은 “북한이 핵 프로그램 폐기를 위한 전략적 결단을 하고 적극적으로 협조한다면 우리는 매우 빨리 움직일 수 있다”면서 “북한이 핵 프로그램을 신속히 해체하는 것이 자신들에게도 이익이 될 것이다. 북한에 대한 한국과 일본 등의 제재 해제와 지원·원조도 시작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북한이 단지 ‘외교를 보호막으로 활용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싱가포르에서 자신은 ‘과거 정권’과는 다르다고 수차례 강조했다. 북한이 스스로 행동으로 말하도록 할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나 그는 DIA가 최근 보고서에서 북한이 정상회담에서 ‘완전한 비핵화’에 합의했음에도 핵탄두와 주요 비밀 핵시설을 은폐하려는 의도를 품고 있는 것으로 평가했다는 워싱턴포스트 신문의 보도에 대해선 “정보와 관련된 사안은 언급하지 않겠다. 확인한다면 적들에게 많은 정보를 줄 수 있어 미국에 해가 되기 때문”이라고 논평했다. “다만 북한이 무엇을 하는지 알아내기 위해 우리는 우리가 가진 모든 범위의 역량을 가동하고 있다는 정도로 말하겠다.”
그러면서 볼턴 보좌관은 “북한이 핵과 생화학 무기 프로그램, 탄도미사일 개발을 위한 시간벌기용으로 협상을 활용해온 사례를 우리가 잘 알고 그 위험을 정확히 파악하고 있다”며 “이 업무(비핵화 협상)를 진행 중인 실무자들에겐 몽상적인 감정이 조금도 없다. 우리는 북한 사람들이 과거 어떤 일들을 해왔는지 잘 안다. 이 일에 관여된 우리 정부의 그 누구도 절대 순진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 브렌단 콜 뉴스위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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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위성사진은 북한이 미국의 군사시설을 타격할 수 있는 탄도미사일 제조 공장을 확장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소재 상업용 위성사진 전문업체 플래닛 랩스가 찍고 몬터레이의 미들베리 국제학연구소(MIIS) 산하 비확산연구센터가 분석한 이 사진을 보면 북한 함흥 지역의 화학물질연구소 건설 작업이 마무리 단계에 들어간 것을 알 수 있다. MIIS는 싱가포르에서 북미 정상회담이 열릴 무렵 이 공장의 외부 공사 작업이 끝나가는 모습을 확인했다고 WSJ는 전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첫 정상회담이 열린 지난 4월까지만 해도 새 건물이 보이지 않았지만 5∼6월에 대부분의 공사가 진행됐다고 MIIS는 설명했다.
화학물질연구소는 노즐·본체·탄두 등 대기권 재진입에 필요한 고체연료 미사일의 탄소복합 소재를 만드는 곳으로 알려졌다. 고체연료 미사일은 액체연료 미사일에 비해 저장과 운반이 용이해 월등한 성능을 갖는다고 전문가들은 밝혔다. 장거리 탄도미사일은 수천㎞ 까지 소형 핵탄두를 운반하는 데 쓰일 수 있다. 북한이 지난해 실험한 대륙간탄도탄(ICBM)은 액체연료를 사용했으나, 여러 정보를 종합해 보면 북한은 사정거리가 1200~2000㎞ 인 고체연료 미사일 실험에도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이 미사일에 핵무기를 장착해 아시아 지역의 미군 시설을 공격할 수 있다. 또 미국 본토 공격용 장거리 미사일 탄두에 사용되는 대기권 재진입체도 이 공장에서 만드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대기권 재진입체를 만드는 것은 북한이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장거리 미사일을 개발하는 문제에서 부닥친 마지막 장애물이었다. 이런 모든 상황을 종합해 보면 북한이 미국과 대화를 추진하는 동시에 핵무기 개발 프로그램을 계속 가동하고 있음을 가리킨다고 WSJ는 설명했다.MIIS의 데이비드 슈멀러 연구원은 함흥의 화학물질 연구소가 북한 미사일 프로그램의 부품을 생산하기 위한 시설이라고 말했다. “북한의 고체연료 미사일 인프라를 위한 생산시설의 확장은 김 위원장이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을 포기할 의향이 없다는 점을 시사할 수 있다.”
관련 위성사진은 공장의 외부가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이 열리던 시점에 마무리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지난해 8월 액체연료 미사일 실험을 두 차례 실시한 뒤 김 위원장은 그 공장의 건설 현장을 방문해 고체연료 로켓엔진 생산에 박차를 가할 것을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프리 루이스 MIIS 동아시아비확산 프로그램 소장은 그 공장의 대부분은 지난 5월 문재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1차 남북 정상회담 직후 완공됐다고 말했다. CNN 방송에 따르면 루이스 소장은 “김 위원장은 한번이라도 핵과 미사일을 포함해 군비를 축소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축소가 아니라 오히려 군비를 증강하고 있다.”
그에 앞서 북한 전문 매체인 38노스도 지난 6월 21일 촬영한 위성사진을 토대로 북한의 영변 핵시설에서 인프라 공사 속도가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MIIS는 함흥에 있는 이 공장 외에도 북한이 인근에서 미사일 생산시설 두 곳을 더 가동 중인 것으로 보고 있다. 슈멀러 연구원은 위성사진을 분석해보면 한 곳엔 새로운 통행로가 뚫렸으며 다른 한곳에선 확장을 위한 수순으로 추정되는 해체 작업이 완료됐다고 밝혔다.
그외에도 미국 국방정보국(DIA)이 북미 정상회담 후 새로 수집한 정보를 바탕으로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에 나서는 대신 핵탄두 및 관련 장비·시설의 은폐를 추구하고 있다’는 요지의 보고서를 최근 제출했다는 보도가 나왔고, 미국 조야에서도 북한의 비핵화 진정성에 대한 회의론이 확산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지난 7월 1일 트럼프 대통령은 폭스 비즈니스 방송으로부터 김 위원장의 비핵화 약속을 믿느냐는 질문을 받고 이렇게 답했다. “난 그와 거래를 텄고 악수를 했다. 난 그의 말을 믿는다. 거래가 가능하냐고? 약속이 이행되지 않는 거래를 내가 한 적이 있느냐? 얼마든지 가능한 거래다.”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CBS 뉴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미국이 북한의 핵·생화학 무기, 미사일을 1년 안에 해체하는 프로그램을 만들었다며, 다만 ‘1년 내 해체’라는 시한에 맞추려면 생화학, 핵 프로그램, 탄도미사일 시험장 등의 ‘리스트’를 북한이 전면 공개하고 협조적으로 나와야 한다는 것을 분명한 전제로 삼았다.
볼턴 보좌관은 “북한이 핵 프로그램 폐기를 위한 전략적 결단을 하고 적극적으로 협조한다면 우리는 매우 빨리 움직일 수 있다”면서 “북한이 핵 프로그램을 신속히 해체하는 것이 자신들에게도 이익이 될 것이다. 북한에 대한 한국과 일본 등의 제재 해제와 지원·원조도 시작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북한이 단지 ‘외교를 보호막으로 활용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싱가포르에서 자신은 ‘과거 정권’과는 다르다고 수차례 강조했다. 북한이 스스로 행동으로 말하도록 할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나 그는 DIA가 최근 보고서에서 북한이 정상회담에서 ‘완전한 비핵화’에 합의했음에도 핵탄두와 주요 비밀 핵시설을 은폐하려는 의도를 품고 있는 것으로 평가했다는 워싱턴포스트 신문의 보도에 대해선 “정보와 관련된 사안은 언급하지 않겠다. 확인한다면 적들에게 많은 정보를 줄 수 있어 미국에 해가 되기 때문”이라고 논평했다. “다만 북한이 무엇을 하는지 알아내기 위해 우리는 우리가 가진 모든 범위의 역량을 가동하고 있다는 정도로 말하겠다.”
그러면서 볼턴 보좌관은 “북한이 핵과 생화학 무기 프로그램, 탄도미사일 개발을 위한 시간벌기용으로 협상을 활용해온 사례를 우리가 잘 알고 그 위험을 정확히 파악하고 있다”며 “이 업무(비핵화 협상)를 진행 중인 실무자들에겐 몽상적인 감정이 조금도 없다. 우리는 북한 사람들이 과거 어떤 일들을 해왔는지 잘 안다. 이 일에 관여된 우리 정부의 그 누구도 절대 순진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 브렌단 콜 뉴스위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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