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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라맥스 2상 결과에 운 신풍제약, 3상 도전 성공할까

피라맥스 이슈로 9만5600원까지 치솟던 주가 6만7000원까지 떨어져
1년 동안 1238명 대상, 국내에서 임상 3상 진행 예정

신풍제약이 코로나19 치료제 '피라맥스'의 임상 3상을 진행할 예정이다. [사진 신풍제약]
신풍제약이 ‘바이오 투자거품 대표 종목’의 오명을 벗기 위해 적극 나섰다. 야심 차게 개발해온 코로나19 치료제 ‘피라맥스’의 효능을 입증하기 위한 절차에 착수했다.   
 
현재 신풍제약은 ‘COVID-19 태스크포스(TF)’를 꾸리고 담당자를 채용 중이다. 이 조직은 피라맥스의 코로나 치료 효과를 입증하는 데 주력하고, 글로벌 임상 시험이나 학술 활동을 지원하는 임무를 맡는다. 임상시험도 곧 진행한다.  
 
기업가치를 반등시키기 위한 행보다. 신풍제약은 지난 7월 5일 피라맥스의 임상 2상에 대해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하지 못했다’는 실망스러운 결과를 발표했다. 신풍제약은 “피라맥스 투여군(52명)과 대조군(58명)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음성으로 전환된 환자의 비율(음전율)’에 차이가 없어 일차평가변수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 소식에 신풍제약의 주가가 곤두박질쳤다. 임상 2상이 발표되기 직전, 이 회사 주가는 9만5600원에 장을 마쳤다. 그다음 날엔 6만7000원으로 가격 제한폭(29.92%)까지 떨어졌다. 시가총액 감소 규모가 1조5154억원이나 됐다.  
 
신풍제약의 주가를 떠받드는 힘이 피라맥스였는데, 이 치료제의 신뢰에 흠집이 났던 탓이다. 신풍제약은 지난해부터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이란 이슈를 등에 업고 기업가치를 끌어올렸다. 지난해 1월 말 기준 7000원대에 불과하던 신풍제약의 주가는 9월 말 들어 20만원대까지 치솟았다.  
 
지난해 매출 1977억원, 영업이익 78억원을 기록한 중소 제약사의 기업가치치곤 너무 주가가 높아 ‘거품’이란 꼬리표도 붙었다. 이후로도 신풍제약의 주가는 피라맥스 관련 소식이 전해질 때마다 롤러코스터를 탔다. 최근 임상 2상 결과에 주가가 폭락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럼에도 신풍제약은 이대로 주저앉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임상 2상 결과가 만족스럽지 못했다고 하더라도 ‘신약 개발 실패’는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일부 전문가들은 아직 피라맥스의 효능을 단정 지어선 안 된다고 주장한다. 피라맥스의 임상 2상은 RT-PCR(유전자 증폭 검사) 진단 키트 기반으로 진행했는데, RT-PCR이 죽은 바이러스 시체까지도 검출해서 양성으로 판단하는 변수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애초에 신약의 성공 여부는 식약처의 최종 품목 허가에 달려 있다. 식약처 관계자는 “임상적인 유효성, 제품의 품질이나 비임상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서 제품을 허가하는 거다”며 “최종적으로 제품에 대해 허가를 신청하게 되면 그때 근거 자료로서 제출이 되고, 효능 효과나 임상적인 유의성을 평가하는 절차에 따라서 평가하게 된다”고 말했다.  
 
현재 신풍제약은 7월부터 1년간 1238명을 대상으로 국내에서 임상 3상을 진행할 예정이다. 신풍제약 관계자는 “이번 국내 2상에서 피라맥스 바이러스 억제 효과에 대한 근거와 전반적인 임상지표의 개선 가능성을 확인했다”며 “임상 2상의 성격상 적게 설정된 피험자수에 의해 통계학적 유의성이 확보되지 못한 지표는 대규모 3상 시험을 통해 최대한 신속히 확증하는데 전사 역량을 집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신풍제약이 피라맥스의 효능 입증에 최종적으로 성공하면 그간 이 회사를 괴롭히던 거품 논란을 벗어던질 수 있다. 반대로 실패하면 오명을 그대로 뒤집어쓰게 된다. 신풍제약의 피라맥스 임상 3상 도전은 어떤 결말을 맞을까. 

이승훈 기자 lee.seung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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