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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조선업계, 하반기 후판 가격 인상 놓고 팽팽한 '기싸움'

철강업계 "원자재가 급등에 인상 불가피"
조선업계 "수주랠리에도 적자"

 
 
현대중공업이 LNG(액화천연가스) 운반선. [사진 한국조선해양]
국내 철강업계와 조선업계가 하반기 후판 가격 협상을 두고 팽팽한 줄다리기를 이어가는 분위기다. 이들 업계는 통상 매년 하반기 후판 가격과 관련해 6월 말쯤 합의를 도출했는데, 올해는 7월 말 현재까지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국내 철강업계는 국내 조선 3사(한국조선해양‧대우조선해양‧삼성중공업)에 공급하는 후판 가격을 상반기보다 약 64% 인상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반면 국내 조선업계는 과도한 인상폭이라고 맞서고 있다.  
 

'슈퍼사이클’ 전운에도 조선업계는 영업손실

 
철강‧조선업계 등에 따르면 국내 철강업계는 올해 하반기부터 국내 조선 3사에 공급하는 후판 가격을 톤당 115만원으로 인상하는 방안을 조선 3사에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톤당 115만원은 상반기 후판 공급가인 70만원과 비교해 약 64% 인상된 가격이다. 국내 철강‧조선업계는 상반기 후판 가격을 지난해 하반기보다 톤당 10만원 수준 인상된 70만원에 합의한 바 있다.  
 
국내 철강업계의 후판 가격 인상 요구는 원자재인 철광석 가격이 지속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철광석 가격(중국 칭다오항 수입 물량 기준)은 지난 5월 6일 사상 처음으로 톤당 200달러를 넘어선 이후 지속 상승 흐름을 보이고 있다. 중국 정부가 지난 5월 12일 원자재 가격 급등에 대한 우려를 내비친 이후 같은 달 27일 톤당 189.73달러까지 하락했지만, 이후에도 연일 상승해 200달러대까지 치솟았다. 최근에는 220달러를 찍었으며, 27일 현재 202.57달러를 기록 중이다.
 
그러나 국내 조선업계는 철강업체들이 올해 상반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만큼, 64%에 이르는 가격 인상폭 요구는 과도하다고 호소하고 있다. 실제 포스코는 올해 2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액 18조2289억원, 영업이익 2조2014억원을 기록했다. 2분기 매출액은 지난해 2분기보다 32.85%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무려 1212.70% 급증해 포스코가 분기 실적을 공개한 지난 2006년 이후 최대 분기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포스코 안팎에선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은 사실상 1968년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이란 평가다.
 
현대제철 역시 2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액 5조6219억원, 영업이익 5453억원을 달성한 것으로 잠정 집계했다고 27일 공시했다. 2분기 매출액은 지난해 2분기보다 36.7% 증가했으며,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무려 3795%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 국내 철강업계가 사실상 올해 최대 실적을 기록한 셈이다.  
 
반면 국내 조선업계는 상반기 후판 가격 인상으로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한국조선해양의 올해 2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3조7973억원으로, 지난해 2분기보다 3.3%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지난해 2분기 929억원에서 올해 2분기 8973억원의 영업손실으로 적자 전환했다.
 
이에 대해 한국조선해양 측은 “올해 들어 수주량 증가 및 선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급격한 강재가(價) 인상 전망으로 인해 조선 부문에서 8960억원의 공사손실충당금을 선(先)반영한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선박 제조 원가의 약 20%를 차지하는 후판 가격 상승으로 영업손실을 기록했다고 시인한 셈이다. 

이창훈 기자 lee.changh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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