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흉터 남기던 피부암 검사, NASA 기술에서 답 찾았다

피부암, 호주인 3명 중 2명 걸릴 만큼 흔한데
조직검사만 해도 가로·세로 1㎝ 흉터 남아
레이저 분광기술 적용한 진단기기 올해 나와
지난 13일엔 상장 전 투자로 90억원 조달

 
 
스페클립스의 피부암 진단 의료기기 '스펙트라 스코프'. [사진 스페클립스]
의료AI 기업인 스페클립스가 프리IPO 투자로 90억원을 조달했다. 프리IPO는 상장을 전제로 투자받는 방식을 뜻한다. 2015년 스탠퍼드대 석·박사 출신이 모여 만든 이 업체는 지난해 말 레이저 분광기술을 바탕으로 한 피부암 진단기기를 내놨다. 현재 전 세계 20개국에서 의료기기 인증을 받았다.
 
이 업체는 조직검사와 달리 흉터가 남지 않는단 점을 내세운다. 점처럼 보이는 피부암 의심 병변을 검사하려면, 원래는 가로·세로 1㎝의 피부를 떼 내야 했다. 이후 성형수술을 받아도 흉터를 완전히 지우지 못한다. 지난 2013년 피부암을 진단받은 할리우드 배우 휴 잭맨도 코에 흉터가 남아있다.  
 
반면 레이저 분광기술(LIPS)을 쓰면 조직을 떼 내지 않아도 바로 검사할 수 있다. 이 업체 관계자는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달이나 화성에서 광물 성분을 분석할 때 쓰는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이렇게 레이저로 추출한 데이터를 AI가 기존 피부암 진단 데이터와 대조해 진단을 내리는 식이다.
 
정확도도 의사 못지않다. 스페클립스는 실제 피부암을 기기가 진단해내는 정도인 민감도에서 이 기기(스펙트라-스코프)가 97.6%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실제 의사의 민감도 수준인 98%에 근접한다.  
 
이 업체가 피부암을 타깃으로 한 이유는 그만큼 서양에서 피부암 발병률이 높기 때문이다. 국내 암 발병률 1, 2위인 갑상샘암이나 위암보다 서양에선 피부암 발병률이 높다. 예를 들어 호주보건복지학회에 따르면, 호주사람은 70세에 이를 때까지 3명 중 2명이 피부암 진단을 받는다고 한다. 피부암으로 매해 9000여 명이 사망하는 미국은 조직검사 시장만 12조원에 달한다.
 
스페클립스 관계자는 “5년 전 소프트뱅크벤처스에서 30억원을 조달한 뒤 지금까지 자체 역량으로 연구 개발해왔다”며 “이번에 조달한 투자금으로 해외 세일링 네트워크를 확대하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문상덕 기자 mun.sangd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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