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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조선해양‧대우조선, 인수합병은 과연 이뤄질 수 있을까

일각선 “양사 인수합병 무산” 우려도

허성무 창원시장, 강석주 통영시장, 변광용 거제시장이 지난 6월 24일 오후 대우조선해양 거제 옥포조선소 서문 앞에서 대우조선해양 매각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하고 원점 재검토를 촉구하는 공동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2년 넘게 표류 중인 한국조선해양과 대우조선해양의 인수합병이 대선 정국을 앞두고 정치권 논쟁에 휘말리고 있다. 특히 일부 정치인들이 정부의 대우조선해양 매각 강행을 강하게 질타하며 즉각 철회를 촉구하고 있어 진통이 예상된다.
 
이에 조선업계 안팎에선 “내년 대선 전에 양사의 인수합병이 마무리 될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회의론까지 나온다. 일각에선 “양사의 인수합병 자체가 무산될 수 있다”는 관측마저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공정위 마무리 단계라지만…결합 심사 지지부진  

 
20일 조선업계 등에 따르면 한국조선해양과 대우조선의 인수합병에 대한 반대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그간 매각 철회를 주장해온 대우조선 노동조합(전국금속노동조합 대우조선지회)은 “하반기에 매각 철회를 쟁취하기 위해 총력 투쟁에 나선다”는 입장이다. 정치권과 현 정부 내부에서도 대우조선 매각을 우려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변광용 거제시장과 강석주 통영시장, 허성무 창원시장은 지난 6월 거제 옥포 대우조선해양 정문 앞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대우조선 매각 철회를 요구했다. 변광용 거제시장은 이달 초에는 김부겸 국무총리를 만나 대우조선 매각 철회를 요청하기도 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 5월 한국조선해양과 대우조선의 기업 결합 심사와 관련해 “마무리 단계로 가고 있다”고 밝혔지만, 정부부처 안팎에선 “올해 안으로 기업 결합 승인이 이뤄질지 미지수”라는 회의론이 많다. 대선 정국이 가까워지면서 양사의 인수합병이 경남 지역과 노동계의 주요 현안으로 급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부처의 한 관계자는 “한국조선해양과 대우조선의 인수합병이 정치권의 주요 현안으로 주목받고 있는 상황이라, 공정위가 신속하게 기업 결합 심사를 마무리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현재 유럽연합(EU)과 일본에서도 양사의 기업 결합 승인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라는 점도 여전히 골칫거리다. 공정위 역시 양사 기업 결합과 관련해 “EU·일본 등도 심사 중인 사안”이라며 “관할권마다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다른 측면이 있어 그런 부분이 검증돼야 한다”는 다소 신중한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대우조선 재무 구조 ‘악화’

 
양사의 인수합병이 표류하고 있는 와중에 대우조선의 재무 상황은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대우조선은 올해 2분기 연결기준으로 1조7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올해 상반기 영업손실은 1조2203억원로 집계됐다. 증권업계 등에선 “올해 상반기 영업손실로 올해 말 대우조선의 부채비율이 200%를 넘어설 것”이란 관측이 많다.  
 
대우조선이 거제대학교 매각을 추진하는 등 재무 구조 개선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지역에선 경남 거제시의 유일한 대학인 거제대 매각에 대한 반발이 거세다. 이에 대해 대우조선은 “현재 재무 상황 등을 감안해 거제대 운영이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판단해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일각에선 “한국조선해양과 대우조선의 기업 결합 심사 지연, 대우조선의 재무 구조 악화 등을 근거로 현대중공업그룹이 대우조선 인수 자체를 포기할 수 있다”는 우려마저 제기되고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대우조선의 재무 구조가 악화되고 있는 와중에 양사 합병으로 얻을 수 있는 실익도 저하된다면, 최악의 경우 현대중공업그룹이 인수를 포기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창훈 기자 lee.changh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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