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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덩치 못 줄이면 바꿔야 산다"…'편의점 뱅크'가 뜨는 이유

하나은행 이어 신한은행도 편의점 혁신 점포 개설
전체 업무의 80% 처리…'무인력·저자본' 효과 기대

 
 
신한은행 편의점 점포 외관 [사진 신한은행]
전국 편의점이 시중은행의 새로운 실험 무대가 됐다. 비대면 금융거래의 확산으로 기존 영업점이 '무용지물'로까지 인식되는 상황에서 은행들이 편의점을 활용한 혁신 점포를 잇따라 개설하고 있는 것이다. '무인력·저자본'으로 운영할 수 있는 데다 점포 폐쇄에 따른 금융당국의 으름장도 피할 수 있어 은행들로서는 일석이조라는 분석이 나온다.  
  

신한·하나銀, 금융업무 80% 처리 가능한 편의점뱅크 개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지난 26일 GS리테일과 함께 편의점 혁신점포 1호점을 강원도 정선군 고한읍에 오픈했다. 신한은행은 이번 편의점 점포와 관련해 GS리테일과 지난 5월 업무협약 이후 내놓은 첫 결실이라고 밝혔다. 또 ESG 경영 관점에서 지방 소도시를 중심으로 한 금융 접근성 향상과 업무 편의성 개선을 목적으로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신한은행 편의점 점포는 편의점 내 독립된 공간에서 디지털 영업부의 직원과 화상 상담을 통해 펀드, 신탁, 퇴직연금, 대출 등 영업점 창구 업무 80%를 처리할 수 있다. 또한 24시간 거래가 가능한 21년형 스마트 키오스크를 기반으로 인공지능(AI) 은행원, 바이오인증 등 첨단 기술을 편의점 점포에 접목했다.  
 
특히 화상상담 운영 시간을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8시까지로 영업점 운영 시간 대비 4시간을 더 확대했다. 고객이 퇴근 후에도 이용할 수 있도록 편의성을 크게 향상했다.
 
신한은행 편의점 점포 모습 [사진 신한은행]
이에 앞서 하나은행도 BGF리테일과 손잡고 서울 송파구 소재 CU마천파크점에 편의점 점포를 열었다. 하나은행은 해당 점포에서 ▲기존 ATM 업무 ▲금융거래를 위한 신분확인 및 바이오 인증 ▲계좌 개설 ▲통장 재발행 ▲체크카드 발급 ▲보안카드(OTP) 발급 등 영업점을 방문해야 처리할 수 있었던 업무를 포함한 약 50가지 은행 업무를 해결할 수 있다고 밝혔다.
 
편의점 점포 외에도 다른 모습의 점포 혁신도 이어지고 있다. 신한은행은 지난 7월 미래형 영업점으로 소개된 디지로그 브랜치를 열었다. 디지로그 브랜치는 디지털과 아날로그의 합성어다. 신한은행은 올해 서울 서소문, 신한PWM목동센터, 인천 남동중앙금융센터, 한양대 지점 4곳을 운영하고 차후 확대 여부를 판단할 예정이다. 
 
디지로그 브랜치의 특징은 기존 은행 지점처럼 일렬로 배치된 획일적 업무 공간을 없애고, 전자 매장처럼 직원들이 자유롭게 움직이며 고객을 맞는 구조를 갖췄다는 점이다. 신한은행은 디지로그 브랜치를 통해 은행이 가진 딱딱한 이미지를 없애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아울러 점포 기능을 은행 중심이 아닌 고객 맞춤형으로 설계했다는 점을 혁신으로 여기고 있다.  
 
신한은행 서소문구 디지로그 브랜치 [사진 이용우 기자]

점포 축소 따른 소비자 피해 우려, '혁신점포'로 우회 대응    

사실 은행업계는 지난해부터 영업점 감축에 적극적으로 나서왔는데, 이에 따른 '소비자 피해' 논란이 불거지면서 금융당국으로부터 '속도 조절' 요구을 받은 상태다. 
 
이로 인해 무려 304개 점포를 없앤 지난해와 달리, 올해 들어서는 6월 말 기준으로 지난해 말 대비 79개 가량 줄이는 데 그쳤다. 올 하반기 추가로 감축 예정인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영업점 수(100여개)를 포함해도 지난해의 절반 수준에 그친다.
 
현재 금감원은 은행 점포 폐쇄가 금융소비자에게 심각한 피해를 유발할 수 있다고 보는 입장이다. 디지털·비대면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이 많아졌지만, 여전히 50~60대 이상 되는 고객들이 20~30대와 비교해 디지털 금융 서비스보다 점포 이용이 편리하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은행들은 점포를 없애기보다 최소 인력으로 운영할 수 있는 방법으로 편의점 점포 등 새로운 형태의 점포 운영을 고려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신한·하나은행 외에 다른 은행들도 새로운 점포 혁신을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편의점과의 제휴 여부는 아직 구체적으로 진행된 사항이 없다"면서도 "효율적인 점포 운영과 함께 고객의 접근성 유지를 위해 다양한 방안들을 검토 중에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이용우 기자 lee.yongwo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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