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게 더 젊게’ 세대교체로 LG 바꾸는 구광모 號 인사 기조
올해에만 40대 이하 임원 82명 발탁…꾸준한 증가세
기민한 고객 대응에 미래 최고경영자 확보 포석까지
외부 인재영입 기조도 이어져…구 회장 취임 이후 최대 규모
‘21→21→24→82’
2018년 구광모 LG 회장 취임 이후 해마다 이뤄진 LG그룹 정기인사에서 승진한 40대 이하 신규 임원의 숫자다. 그동안 ‘정적이다’라는 평가를 받아왔던 LG의 조직 문화에 ‘젊은 피’가 잇따라 승진하면서 세대교체 흐름이 거세게 불고 있다는 분석이다. 구 회장 취임 이후 외부 인재 영입도 구준히 이어지고 있어 LG의 조직문화에 역동성이라는 DNA가 심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올해 신규 임원 중 62%가 40대
구광모 회장 취임 이후의 인사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LG가 세대교체의 속도를 점점 높이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젊은 피’의 임원 승진이 갈수록 늘고 있기 때문이다.
구 회장은 취임 이후 첫 인사에서 외부 인사 영입을 포함해 대표이사 CEO 및 사업본부장급 최고경영진 11명을 교체해 배치하는 ‘쇄신 인사’를 단행했다. 이듬해인 2019년에는 임원인사까지 합해 부회장단 6명 중 5명의 자리에 변화를 줬다. 올해에는 정기인사에 앞서 권영수 부회장을 LG에너지솔루션으로 이동시키는 ‘핀셋 인사’를 단행하기도 했다.
구 회장은 기존 체제에 있었던 핵심 임원들을 물갈이하는 동시에 젊은 리더의 발탁을 꾸준히 시도하고 있다. 2018년, 2019년 40대 이하 임원을 각각 21명씩 만들었고, 2020년(24명)을 거쳐 올해(82명)에도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1980년대생 임원 발탁도 꾸준히 이뤄지고 있다. 지난해에는 1983년생으로 당시 만 37세였던 지혜경 LG생활건강 중국디지털사업부문장 상무가, 올해에는 1980년생인 신정은 LG전자 상무가 최연소 임원 승진자의 명단에 올랐다.
구광모 “인재 확보에 보다 많은 역량 집중하겠다”
중장기적으로 보면 인재 조기 발굴이라는 목표 달성을 위한 행보로도 읽을 수 있다. 구 회장 취임 후 LG는 정기인사 이후 “인재를 조기에 발굴 육성함으로써 미래 사업가를 키우고 최고 경영자 후보 풀을 넓히기 위한 것”이라는 평가를 반복해서 내놓고 있다. 향후 구 회장과 함께 손발을 맞출 부회장단의 옥석을 선제적으로 가리겠다는 해석으로도 읽힌다. 이는 구 회장의 발언과도 일치한다.
취임 이후 첫 사장단 협의회에서 구 회장은 “장기적 관점에서 미래 기회와 위협 요인을 내다보고 선제적 사업 포트폴리오 관리 및 인재 확보에 보다 많은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선제적 사업 포트폴리오 관리’의 대표적인 사례는 LG전자가 26년 만에 휴대폰 사업에서 철수한 것이 꼽힌다. ‘인재 확보’는 내부 승진으로 인한 치열한 경쟁 환경 조성이다. ‘젊은 피’를 등용해 각자의 분야에서 두각을 드러내라는 메시지를 전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외부 영입 홍범식, 경영전략부문장으로…매년 두 자릿수 외부 영입
이번 인사를 통해 LG 경영전략부문장으로 승진한 홍범식 사장 역시 외부인사다. 2018년 당시 LG는 베인&컴퍼니 홍범식 대표를 사업 포트폴리오 전략을 담당하는 경영전략팀 사장으로 영입했다.
외부인사 영입 기조는 올해에도 이어졌다. LG전자는 이향은(43) 성신여대 서비스디자인공학과 교수를 H&A사업본부 고객경험혁신 분야 상무로, 글로벌 기업 P&G에서 브랜드마케팅 분야 전문가로 근무한 김효은 상무를 글로벌마케팅센터 산하에서 브랜드매니지먼트담당으로 영입했다.
이밖에도 LG는 올해 데이비드 강 전 스페이스브랜드 글로벌마케팅 부사장을 LG전자 글로벌마케팅센터 온라인사업담당 전무로 영입하는 등 총 28명의 외부 인재를 영입했다. 지난해엔 이홍락 LG연구원 CSAI(C레벨의 AI 사이언티스트) 등 22명, 2019년엔 16명, 2018년엔 13명의 인재가 외부에서 들어왔다.
LG그룹은 “나이, 성별, 직종과 관계없이 다양한 분야의 글로벌 경쟁력과 전문성을 갖춘 인재를 수혈해 부족한 전문역량을 보완하고 새로운 시각에서 외부 기술과 아이디어를 적극적으로 수용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두드러진 45세 이하 신규 임원 발탁과 꾸준히 외부 인재 영입이 LG 특유의 보수적인 분위기를 쇄신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허인회 기자 heo.inho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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