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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의 밤’ 드림타워 1년①] 공항서 10분…‘5성급 호텔’ 공식을 깨다

개장 1년…10개월 만에 흑자전환, 객실 예약률도 높아
쇼핑 시설 늘리고 다양한 볼거리에 일반 고객 매출 급증
자연관광 위주의 제주서 ‘도심관광’이란 새 포문 열어

 
 
제주드림타워 전경. [사진 롯데관광개발]
 
#. 2020년 12월18일. 국내 최초 도심형 복합리조트인 제주 드림타워가 공식 개장했다. 제주를 대표하는 새 ‘관광 랜드마크’ 탄생이자 롯데관광개발의 40년 숙원이 이뤄진 순간이다. 롯데관광개발은 반세기 광화문 시대를 접고 제주 향토기업으로 제2 창업을 선언하면서 드림타워 완공에 사활을 걸어왔다. 전체 사업비만 무려 1조6000억원에 달하는 대형 프로젝트. 코로나19와 투자유치 문제로 곡절이 많았지만 제주를 마지막 기회의 땅으로 보고 공을 들여왔다. ‘제주 최고 높이, 최대 규모 건물’의 탄생은 관광업계는 물론 제주 지역사회에서도 상당한 관심을 끌었다.  
 
#. 그로부터 1년. 제주 드림타워는 숨 가쁘게 달려왔다. 지상 38층, 지하 5층 규모 2개 타워 중 1개 타워만 운영 중인 상태에서 10개월 만에 매출 82억원, 영업이익 4억8000만원으로 첫 월간 흑자를 냈다. 매출 중 29억원은 호텔 식음료 파트가 벌어들였다. 11월말 2개 타워 ‘완전체’ 가동을 시작하면서는 본격 턴어라운드를 눈앞에 두고 있다. 일자리와 경제효과 등 제주 관광역사를 새로 쓰는 것은 물론 ‘밤 문화’가 없던 제주에 불을 밝히고 도심 관광이라는 새 키워드를 제공하고 있다는 평가다.  
 
제주드림타워 38층 라운지38. [김설아 기자]
 
제주의 강남, 노형오거리에 위치한 제주 드림타워. 애프터눈티가 유명하다는 드림타워의 라운지38안을 지난 3일에 찾았다. 통창을 향해 삼삼오오 자리를 잡은 고객들이 ‘불멍’(멍하니 불을 바라보는 것)하도 아닌 ‘뷰멍’에 한창이다. 38층 창밖으로 펼쳐지는 제주 바다와 활주로, 비행기 이착륙을 지켜보는 내내 눈을 떼지 못한다. 친구와 함께 이곳을 찾은 김지연씨는 “파노라믹 뷰와 인생 샷 명소로 유명하다”면서 “복합리조트는 시설만 구경하는데도 즐겁다”며 스마트폰 카메라를 연방 눌렀다.  
 

개장 1년…제주 관광 새 포문을 열다 

개장 1년을 맞은 제주 드림타워가 제주 관광사를 새로 쓰고 있다. 롯데관광개발에 따르면 1600개 객실 중 12월 객실 예약률은 평균 800~900실. 최대 1100실에 달한다. 복합리조트의 최대 장점인 쇼핑, 음식점, 즐길거리 등에 주력하면서 일반 관광객 발길을 모은 결과다. 특히 글로벌 호텔체인 하얏트그룹과 손잡고 기존에 5성급 호텔이 가진 ‘공식’들을 두루 깨면서 호평을 받고 있다.  
 
 
우선 객실이다. 하얏트 간판을 단 호텔은 무려 1600개에 달하는 객실 모두를 스위트룸으로 꾸몄다. 국내 5성급 호텔 평균 객실 수가 ▲서울 454실 ▲부산 382실 ▲대구 342실 ▲인천 419실과 비교하면 4배가량 많은 셈. 전 세계에서 750여개 특급호텔을 운영하는 하얏트 내에서도 두 번째 규모다.  
 
65㎡ 규모(약 20평)의 올스위트 객실 역시 국내 최초일 뿐 아니라 마카오와 라스베가스에서도 샌즈그룹이 운영하는 베네시안 호텔이 유일할 정도로 드물다.  
 
제주드림타워 객실. [김설아 기자]
 
14개 레스토랑·바를 구비한 호텔 식음료 파트는 하얏트의 자존심을 살려 천편일률적인 프랜차이즈를 입점시키지 않았다. 대신 맛으로 국내 고객 입맛을 사로잡기로 결정. 초기부터 미슐랭3스타 일본 셰프부터 초콜릿 대명사인 고디바의 글로벌총괄 출신 벨기에 셰프 등 4명의 스타 셰프들을 집중 배치하면서 공을 들였다.  
 
클럽라운지 ‘그랜드 클럽’ 무려 294석으로 아시아 태평양 지역 중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한식은 물론 제주 청정 바다의 스시와 사시미로 오마카세를 맛볼 수 있는 유메아마, 중식 레스토랑 차이나 하우스 등을 통해 세계 각국 음식을 즐길 수 있다. 포장마차를 콘셉트로 다양한 퓨전 음식을 맛볼 수 있는 38층 포차는 연인은 물론 가족 단위 미식가들이 많이 찾는 곳이다. 맛은 물론 38층 전망이 그려내는 한 폭의 제주 뷰는 덤이다.  
 

조식 장소 5곳 확대 늦잠 숙박객까지 배려   

눈길을 끄는 것은 드림타워의 조식 장소. 최근 조식 식음업장을 5곳으로 확대 운영하면서 보통 1곳의 식음업장을 운영하는 국내 호텔과 차별점을 뒀다. 그랜드클럽을 비롯해 캐주얼레스토랑 카페9, 한식당 녹나무, 뷔페 레스토랑 그랜드키친과 38층 포차에서도 조식이 가능하다.  
 
조식 운영 시간 또한 기존 호텔의 틀을 깼다. 조식 운영 시간은 오전 7시부터 11시까지. 포차에서는 전날 과음한 고객들을 배려해 오후 1시까지도 조식을 맛볼 수 있다. 롯데관광개발 관계자는 “늦잠 자느라, 혹은 줄이 길어서 조식을 못 먹고 돌아왔다는 경우가 많은데 다양한 조식 장소에서 여유롭게 제공하다 보니 고객 만족도가 높다”고 말했다.  
 
쇼핑 콘텐트 구성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드림타워 3~4층에 ‘K패션 전문쇼핑몰’인 HAN 컬렉션이 국내 처음으로 들어섰다. 이곳에선 방탄소년단(BTS) 의상을 만든 디자이너 등 200명의 K패션 전문가의 최신 패션 트렌드 제품을 접하고 구매할 수 있다.  
 
제주드림타워 HAN 컬렉션 포토존. [김설아 기자]
 
남녀 의류와 키즈웨어, 잡화(가방∙슈즈∙주얼리∙선글라스), 골프웨어 등 K패션 디자이너들의 개인 브랜드를 만날 수 있다. 제주의 특색을 살린 기프트샵도 운영되고 있다. 롯데관광개발은 뷰티와 함께 대표적인 패션이 대표적인 K콘텐트인 만큼 국내뿐 아니라 외국인 관광객까지 사로잡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롯데관광개발 관계자는 “코로나19가 완화돼 하늘길이 더 자유로워 진다면 HAN 컬렉션 역시 부수적인 상승효과를 기대하고 있다”면서 “블랙핑크나 BTS 등 케이팝(K-Pop) 스타들이 뮤직비디오나 시상식에서 입었던 패션을 직접 살 수 있어 글로벌 팬덤의 뜨거운 반응도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달라지는 제주 관광 지형…도심관광 불 밝혀  

업계에서는 제주 드림타워의 선전으로 제주 관광산업 지형도에 변화가 생길 것으로 보고 있다. 드림타워가 제주공항 10분 거리에 있어 ‘도심 관광’이라는 새 포문을 연 데다 야외풀테크 등 각종 부대시설이 많아 호캉스족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어서다. 특히 코로나19 리스크가 해소되면 카지노를 위해 드림타워를 찾는 ‘VIP 큰손’들도 많아질 것이란 전망이다.  
 
제주드림타워 야외 전경. [사김설아 기자]
 
롯데관광은 본격적인 영업을 시작하는 2021년부터 5년간 7조5200억원의 경제효과를 창출하고 드림타워를 찾는 외국인만 500만명(향후 3년간)에 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롯데관광개발 관계자는 “모던 코리안라이프 스타일이라는 콘셉트 아래 밤이면 불이 빨리 꺼지던 제주 도심 관광에 '밤 문화'라는 새 키워드를 제공하고 있다”며 “객실이나 식음업장 가격대도 일반 특급호텔보다 15% 정도, 최대 20% 저렴하고, 숙박 고객뿐 아니라 비숙박객을 위한 콘텐트도 많아 고객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김설아 기자 kim.seola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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