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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위기 ‘은행 대출’서 발생한다…고금리 불구 ‘대출로 연명’

매달 사상 최대로 늘고 있는 기업대출 ‘1179조원’
10月 ‘연 5~6%미만’ 금리 적용 대출이 전체의 40% 넘어
변동금리 비중도 72% 수준…“신용위험 더 커질 수도”

 
 
대구시에 있는 산업단지 전경. [연합뉴스]
기업대출 금리가 가파르게 상승 중이지만 중소기업들은 대출로 ‘버티기’에 돌입한 모양새다. 한국은행이 내년 최종 금리를 더 올릴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놨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에 내년 이자 부담에 따른 부실 기업이 더 발생할 것이란 어두운 전망이 나온다.   
 

고금리에 ‘연 이자 800억원’ 만드는 중기대출 매달 발생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기업들이 고금리에도 불구하고 은행 대출을 대거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에 따르면 은행권의 기업대출은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총 114조원 증가했다. 같은 기간에 가계대출이 2조8000억원 감소한 것과 비교해 큰 규모로 증가했다.  
 
총 기업대출 규모는 1179조7000억원이다. 기업대출은 특히 11월에만 10조5000억원 늘었는데, 이는 11월 기준으로 한은의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최대 규모다.  
 
대출 별로 보면 중소기업 대출은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총 70조3000억원 늘며 기업대출 증가분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중소기업 대출은 9월엔 4조7000억원 늘었고, 10월엔 4조4000억원, 11월엔 4조원 불어났다.  
 
금융권은 최근 기업대출 금리가 큰 폭으로 오른 상황에서도 기업들이 대출을 받고 있어 부실 우려가 클 것으로 보고 있다. 한은에 따르면 10월 발생한 4조4000억원에 대한 중소기업 대출을 보면 연 5~6%미만 금리 비중은 전체의 40.6%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이어 6~7%미만이 22.2%를 기록했고, 3~4%미만은 9.9%에 불과했다.  
 
대기업 대출은 같은 기간 연 4~5%미만 금리 비중이 45.0%로 가장 높았다. 중소기업 대출보다 낮은 금리로 대출을 받은 셈이다. 이어 5~6%미만 대출 규모가 32.9%, 3~4%미만은 6.8%를 기록했다.  
 
10월에 발생한 중소기업 대출 중 40%에 달하는 1조7600억원에 연 5% 금리가 붙게 되면 연 이자만 880억원에 달한다. 최근 금리가 높아진 상황에서도 중소기업들이 매달 800억원 이상의 이자를 발생시키는 대출을 받고 있는 셈이다.  
 

변동금리 기업대출 전체의 72%…내년 이자 부담 더 커져

[자료 한국은행]
한은에 따르면 잔액 기준으로 기업대출의 변동금리 비중은 전체의 72.2%에 달했다. 업계에선 기업들이 낮은 금리로 대출을 받았더라도 향후 대부분의 금리가 5~6%에 달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특히 한은이 내년에도 기준금리를 인상할 계획인 가운데 최종 금리 수준까지 높일 가능성도 있어 기업들의 이자 부담은 더 심해질 것으로 분석된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최종금리 수준과 관련해 지난 20일 열린 ‘물가안정 운영상황 점검’ 기자간담회에서 “11월 금융통화위원회 당시 금통위원 다수가 기준금리 3.5%를 예상하고 있다는 의견은 투명성을 위한 소통의 차원이지 한은의 약속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최종금리 연 3.5%는) 경제 상황이 변하면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총재가 내년에 ▶한미 금리 차 확대 ▶달러 강세 ▶물가 불안정 심화 등이 나타날 경우 기준금리를 2~3회 더 인상할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로 인해 기업들의 이자 부담이 늘면서 영업환경 악화가 더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도 부실징후 기업들이 전년보다 늘어난 상황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채권은행이 올해 정기 신용위험을 평가한 결과, 185개사가 부실징후 기업(C·D등급)으로 선정, 전년보다 25개사가 증가했다. 규모 별로는 대기업(금융권 신용공여 500억원 이상)이 2개사, 중소기업(금융권 신용공여 500억원 미만)이 183개사다.  
 
은행권 고민도 커진다. 기업들의 부실대출이 많아질수록 은행 부담도 커질 수밖에 없어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기업대출 규모가 가계대출보다 많은 상황에서 금리까지 높아져 부실 우려가 높은 상황”이라며 “이자 유예와 만기 연장, 충당금 확대 등을 통해 은행도 부실을 막고 있지만 갈수록 은행의 부담도 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용우 기자 ywle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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