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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 실현 조선업계, 철광석 가격 상승에 ‘움찔’

철광석‧제철용 원료탄 가격 동반 상승 ‘부담’

한국조선해양 LNG(액화천연가스) 운반선. [사진 한국조선해양]
[이코노미스트 이창훈 기자] 지난해 대규모 수주를 발판삼아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수익을 실현할 것으로 예상되는 국내 조선업계가 철광석 등 원자재 가격 상승에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조선업계는 최근 원자재 가격 상승과 관련해 “지난해와 비교하면 하향 안정 흐름”이라고 판단하지만, 철강업계에서는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조선용 후판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얘기가 벌써부터 나온다. 지난해 하반기 철강업계와의 후판 가격 협상에서 가격 인하를 이끌어내 원가 절감에 나선 조선업계가 또 다시 원가 부담에 시달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9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철강 제품의 원자재인 철광석 가격(중국 칭다오항 현물 기준)은 지난 1월 18일(현지시간, 이하 동일) 1t당 122.7달러로 나타났다. 지난해 10월 31일 79.5달러로 주저앉은 이후 지속 상승 흐름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최근 1년 기준으론 1t당 160달러를 넘어선 지난해 3월 초보단 낮은 가격이지만, 다소간의 등락을 제외하면 최근 가격 흐름은 전반적으로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여기에 또 다른 철강 제품 원자재인 제철용 원료탄 가격(동호주 항구 현물 기준) 역시 오르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10월 31일을 기점으로 상승한 철광석 가격과 달리 제철용 원료탄 가격은 지난해 12월 중순까지 안정세를 보이다 이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제철용 원료탄 가격은 1월 18일 1t당 325달러를 기록했는데, 이는 전월보다 27.7% 오른 수치다. 

국내 조선업계와 철강업계는 지난해 하반기 후판 협상에서 상반기보다 t당 약 10만원 인하에 합의했다. 지난해 12월에도 합의점을 찾지 못하는 사상 초유의 상황이었는데, 연내에 극적으로 협상을 마무리한 것이다. 통상 선박 건조 비용에 조선용 후판이 차지하는 비중은 20% 안팎으로 추정되기 때문에, 후판 협상 결과는 건조 비용 등락에 큰 영향을 미친다. 지난해 하반기 후판 가격 인하로 연간 4000억원의 비용 절감이 가능할 것이라는 게 조선업계의 시각이다. 

중요한 것은 후판 협상을 결정짓는 주요 요인 중 하나가 원자재 가격 흐름이라는 점이다. 원자재 가격이 오르면 철강업계의 후판 가격 인상 요구에 힘이 실릴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국내 조선업계와 철강업계는 2021년부터 지난해 상반기까지 세 차례 진행된 후판 협상에서 인상에 합의했는데, 이 세 차례 연속 인상의 주된 이유는 원자재 가격 폭등이었다. 철강업계가 원자재 가격 인상 여파로 원가 부담이 가중돼 후판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요구했고, 이를 조선업계가 수용한 것이다. 

상반기 후판 가격 협상 어디로 

물론 현재로선 조선업계와 철강업계의 올해 상반기 후판 가격 협상을 예단하긴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올해 들어 철광석 가격 등이 다소 상승한 것은 맞지만, 최근 1년간 가격 흐름을 보면 안정세라고 판단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며 “최근 원자재 가격 상승을 근거로 후판 가격이 오를 것이란 전망은 과도해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철강업계에선 “철강 시황 악화, 원자재 가격 상승 등을 고려하면 후판 가격 인상이 이뤄져야 한다”는 얘기가 나온다. 조선‧철강업계 안팎에선 상반기 후판 가격 전망에 대해 “동결 혹은 소폭 인상 가능성이 높다”는 말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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