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엔 있고 에스엠엔 없었다…‘소통’이 가른 주가
공시 통해 IR 접속경로 공개한 하이브
SM 中, 하이브 美 공략 시너지 강조
SM은 공식 유튜브서 연일 영상 공개
‘카카오와의 시너지’ 늑장 발표 지적도
[이코노미스트 마켓in 허지은 기자] 하이브(352820)와 에스엠(041510)(SM엔터테인먼트)이 하루 차이로 진행한 IR(기업설명회) 이후 주가가 엇갈리고 있다. 하이브는 공시를 통해 기관 투자자 뿐만 아니라 누구나 청취 가능한 접속경로를 공개했다. 실적발표 후 이어진 질의응답에선 하이브와 SM의 시너지 전략이 공유됐다.
SM 역시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연일 소통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정작 시장의 궁금증인 ‘카카오(035720)와의 시너지’ 전략은 베일에 가려져 있다. SM이 뒤늦게 해당 내용을 공개하고 나섰지만 시기적으로 다소 늦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결국 경영권 분쟁을 둘러싼 시너지 효과에 대한 '소통'이 주가의 향방을 가른 것으로 보인다.
22일 유가증권시장에서 하이브는 전일 대비 3.08%(5600원) 오른 18만7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하이브는 이날 장중 5% 넘게 올라 19만2900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반면 코스닥시장에서 SM은 전일 대비 1.94%(2400원) 내린 12만1100원에 마감했다. 경영권 분쟁이 격화되며 SM 주가는 지난 16일 13만원대까지 치솟기도 했지만 이날 장중엔 12만100원까지 밀리며 상승폭이 둔화하는 모양새다.
하이브와 SM은 이번주 나란히 4분기 실적발표 기업설명회를 진행했다. SM은 20일 오후 2시, 하이브는 21일 오후 4시로 하루 차이였다. 하이브는 지난 10일 기업설명회 개최 안내 공시를 통해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은 공시예정일 오후 4시에 국·영문 순차 통역으로 진행될 예정이며 당사 홈페이지에서 실적발표 확인 및 웹캐스트 청취가 가능하다”고 안내했다.
예고한 시간에 맞춰 하이브는 웹캐스트로 기업설명회 현장을 생중계했다. 통상 기업설명회는 증권사 애널리스트(연구원)나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진행되는 탓에 일반 주주들이 이를 청취하기는 어려운 경우가 많다. 그러나 하이브의 경우 4분기 실적 발표 기업설명회는 물론 이어진 질의응답도 웹캐스트에 접속하면 누구나 들을 수 있었다.
SM은 기업설명회 접속 경로를 공개하는 대신 공식 유튜브 채널에 동영상을 올렸다. 지난 20일 ‘SM이 하이브의 적대적 인수를 반대하는 이유’라는 제목의 한글과 영문 동영상 두 편을 올린 데 이어 21일에도 ‘SM 3.0 : IP수익화 전략’ 영상을 공개했다. SM은 오는 23일에도 ‘해외사업 전략 및 투자전략’에 대한 동영상을 추가 공개할 예정이다.
그간 SM 공식 유튜브는 소속 아티스트들의 뮤직비디오나 컴백 티저 영상 등이 올라오는 채널이었으나 경영권 분쟁에 휩싸인 이달 초부터 회사의 공식 입장을 밝히는 창구로 활용되고 있다. 해당 영상에는 SM의 최고재무책임자(CFO)인 장철혁 이사가 직접 등장해 SM의 IP(지식재산권) 수익화 전략 등을 전했다.
하이브 “SM 인수 적대적 M&A 아냐”
하이브 기업설명회에선 예상대로 SM 인수 관련 질문이 쏟아졌다. 특히 SM 측에서 제기한 ‘하이브의 인수는 적대적 M&A’, ‘SM이 아닌 하이브만을 위한 시너지’라는 주장에 대한 하이브의 입장을 묻는 질문이 다수 등장했다.
우선 하이브의 SM 인수가 ‘적대적 M&A’에 해당한다는 지적에 대해 박지원 대표는 “적대적 M&A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최대주주 지분을 상호 합의해 인수했고, 소액 주주에게도 최대주주와 동일한 조건으로 공개 매수를 제안드렸기 때문”이라며 “현재 SM 경영진에게도 적대 의도는 전혀 없다”고 설명했다.
해외 시장 공략 차원에서 하이브와 SM 모두가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거라는 설명도 나왔다. 박 대표는 “하이브는 북미 시장에서 BTS가 큰 성과를 내면서 현지 네트워크와 노하우를 축적했다. 또 이타카홀딩스 등을 통해 SM 아티스트의 북미 진출을 도와드릴 수 있다”며 “반대로 SM은 중국을 비롯한 동남아 시장에서 압도적인 인프라를 보유 중인데, 이를 하이브 아티스트에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SM이 ‘SM 3.0’ 전략에서 제시한 멀티 레이블 체계에 대해서 “멀티 레이블·멀티 제작센터, IP의 OSMU(One Source Multi Use) 전략은 이미 하이브가 오래 전부터 해왔던 전략”이라며 “SM이 (3.0 전략을) 실행하는데 필요한 리소스와 노하우를 하이브가 제공해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SM, 뒤늦게 ‘카카오와의 시너지’ 공개
SM 역시 시장의 최대 궁금증인 ‘카카오와의 시너지’ 전략에 대해서 입을 열 전망이다. 앞서 SM이 두 차례 공개한 영상에서 SM 2대 주주인 카카오와의 시너지 내용이 빠지면서 시장 안팎에선 이에 대한 설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해당 내용은 카카오 쪽에서 먼저 설명이 나오기도 했다. 지난 10일 진행한 카카오 기업설명회에서 배재현 투자총괄대표는 “카카오와 SM은 글로벌 음원 유통 사업에서 협력하고, 미국과 일본 등 네트워크를 활용한 글로벌 매니지먼트 사업을 추진할 것”이라며 “인공지능, 메타버스, 블록체인 등을 토대로 미래 사업을 공동 구축해 포괄적으로 협력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박다겸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SM 현 경영진은 카카오에 9만원 대에 9% 규모 유상증자를 단행한 근거가 되는 전략적 협업을 통한 구체적인 시너지에 대한 설명을 투자자들에게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SM은 이날 공시를 통해 오후 4시에 주주·팬 관점에서의 카카오와의 전략적 협력계획을 발표하겠다고 예고했다. 해당 내용은 이전과 마찬가지로 SM 공식 유튜브 채널에 프레젠테이션 영상 게재 형태로 공유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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