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도, 설비도, 시스템도 한계”… 한국GM, 생산라인 곳곳서 경고음
- 30년 된 프레스 장비 ‘노후화’로 절단
공장 후드 떨어지고 누수로 라인 정지도
중계기 노후화로 통신 불안정까지
10년간 정년퇴직 4455명...운영 안정성 '빨간불'
[이코노미스트 박세진 기자] 한국GM이 설비·통신·인력 전반에서 동시에 위기를 겪고 있다. 공장 핵심 설비가 잇따라 파손되며 생산라인이 멈추는가 하면, 통신망 불안정과 숙련 인력의 대규모 정년 퇴직이 겹치면서 운영 안정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현장에서는 “사람도, 설비도, 시스템도 한계”라는 말이 나온다.
낡고
본지 취재에 따르면 최근 부평공장 차체라인의 5000톤급 트랜스퍼 프레스가 멈춰 섰다. 차량 외판을 찍어내는 이 설비는 1995년에 설치됐다. 일본 히타치에서 제작된 장비로, 30년간 부평공장과 함께했다. 공장의 핵심 설비 중 하나다.
당시 조사 보고서를 살펴보면 해당 장비의 파손 원인은 '노후화로 인한 피로 누적'으로 추정됐다. '로더 캠 리버 샤프트'(Loader Cam Lever Shaft)의 실린더 이탈과 함께 금속 피로로 인한 균열이 진행된 끝에 샤프트가 완전히 절단됐다는 것이다.
한국GM 부평공장 관계자는 “장마철이 되면 공장이 노후화가 됐기 때문에 공장 곳곳에서 누수가 발생한다. 이 누수를 막기 위해선 문제 된 부분의 전수조사를 진행해야 하는데 이 부분이 쉽지 않다”며 “누전 위험과 전도 위험 등이 공장 곳곳에 있어 이 부분에 대해서는 적극적인 개선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사고도 있었다. 지난 8월 19일에는 고정 홀드 불량으로 후드가 떨어졌다. 이로 인해 작업 중이던 근로자 1명이 다쳤다. 지난 9월 29일에는 도어 라인과 오토존 장비에서 제어 오류가 발생해 연속 정지가 있었고, 10월 14일에는 패시닝(Fascia) 공정의 EPP(Expanded Polypropylene) 로봇이 센서 에러로 정지됐다. 최근 6개월간 꾸준히 생산 설비가 멈춘 셈이다.
통신망 문제도 현장 불안을 키우고 있다. 부평공장 생산라인 내 통신 품질 저하가 장기간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중계기 노후화와 장비 간 호환 문제, 4G에서 5G로 전환되는 과정의 신호 불안정이 겹치며 통화 품질이 불안정한 상태다. 노동안전실에 따르면 이런 문제는 최소 2~3년 전부터 이어져 왔다.
통화 자체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수신이 끊기거나 음성이 도중에 끊기는 현상이 빈번하다는 게 현장 근로자들의 증언이다. 실제 통신 점검을 위해 방문한 기술 인력도 "중계기 노후화로 인한 신호 불안정이 원인”이라고 진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신망을 담당하던 IT(정보통신) 부서의 부재도 문제다. 전국금속노조 한국GM지부 관계자는 과거에는 사내 전산 담당자가 중계기 관리와 신호 점검을 상시 수행했지만, 현재는 관련 부서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한국GM의 부평 공장은 생산 라인보다 연구개발 센터의 중요도가 더 크다고 평가된다”며 “공장 내 후드가 떨어져 사람이 다치거나, 누수로 인해 라인이 중단되는 사례는 일반적인 상황은 아니다. 중대재해 관련해 관심도가 높아진 상황에서 이 같은 사례는 공장 투자에 미온적인 태도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라고 말했다.
이어 “특히 프레스의 경우 주기적으로 점검해 필요 즉시 유지보수 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기계가 절단될 때 까지 방치된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모든 상황을 종합했을때, 공장 설비 투자에 미온적인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늙어버린
당장 올해만 391명이 은퇴한다. 이 중 생산직은 347명이다. 2026년에는 339명(생산직 293명)이 퇴직예정이다. 이들은 대부분 1980년대 후반~1990년대 초반 입사해 30년 이상 근속한 1세대 기술 인력들이다.
문제는 2027년부터다. 2027년에는 612명으로 퇴직자가 급증한다. 생산직만 525명에 달해 향후 10년간 가장 많은 인원이 한꺼번에 빠진다. 2028년에는 521명, 2029년에는 455명이 정년을 맞이하며 인력 감소세가 이어진다.
2030년대에 들어서도 퇴직 규모는 줄지 않는다. 2030년 492명, 2031년 496명으로 비슷한 수준을 유지한다. 2032년에도 496명이 회사를 떠난다. 2033년에는 429명, 2034년에서야 224명으로 완만히 감소할 전망이다.
한국GM의 전체 임직원 수는 약 1만1000명으로 추산된다. 이를 미뤄봤을 때 향후 10년간 전체 인력의 약 45%가 정년퇴직으로 회사를 떠난다는 의미다. 한국GM은 향후 10년 내 인력 구성 자체가 근본적으로 바뀌는 구조적 변곡점에 진입한 셈이다.
한국GM 관계자는 “정년퇴직 인원으로 인한 생산 차질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며 “회사는 사업 환경과 조직 운영에 필요한 인력 수요를 종합적으로 검토해 내부적으로 채용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회사는 정년퇴직 등 인력 변동이 발생하더라도, 발탁 채용을 통해 각 부문별 필요 인력에 따라 적정 규모로 채용을 진행하고 있다”며 “공개채용이 아닌 상시채용을 통해 결손 인원을 메우고 있으며, 관련 계획은 내부 방침에 따라 관리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통신망 문제와 관련해 대해선 “공장이 넓다 보니 통신사가 다소 비협조적인 경우도 있고, 경제적인 사정으로 해결을 못해주고 있는 부분도 상존한다”고 설명했다. 또 “노조의 주장과 달리 현재 사내에 IT 담당 및 관련 유관 부서는 존재한다”며 “통신망 품질 저하 관련해 노조와 논의해 해결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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