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스트 강예슬 기자] 올해 9월 국가정보자원관리원(국정자원) 대전 본원에서 발생한 화재로 국가 전산망이 사실상 마비된 데 책임을 물어 국가정보자원관리원장과 행정안전부 디지털정부 총괄 책임자가 최근 대기발령된 것으로 확인됐다.

29일 정부에 따르면 행안부는 최근 단행한 인사에서 이재용 국정자원 원장을 본부 대기발령 조치했다. 이 원장은 지난 2023년 5월 임기제 고위공무원으로 취임했으나, 지난 9월 대전 본원 5층 전산실에서 발생한 화재로 709개 정부 행정정보시스템이 마비되며 기관장 책임론에 휩싸였다.

경찰 조사 결과 화재는 작업자가 무정전전원장치(UPS)와 연결된 리튬이온 배터리 전원을 대부분 차단하지 않은 채 이전 작업을 하다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원장은 업무상 실화 혐의로 직원 3명과 함께 입건됐다. 행안부는 이를 계기로 인사 조처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 원장은 취임 첫해인 지난 2023년 11월에도 국정자원 내 네트워크 장비 불량에서 비롯된 정부 행정전산망 마비 사태의 중심에 섰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10일 대전 본원을 직접 찾아 화재 현장을 둘러보고 복구 상황을 점검하기도 했다.

행안부는 정부 행정정보시스템 운영 등 디지털정부 업무를 총괄해 온 이용석 디지털정부혁신실장도 본부 대기발령을 냈다. 

행안부는 최근 디지털정부혁신실을 인공지능(AI)정부실로 개편하면서 이 실장을 대기발령했으나, 후임 실장은 아직 임명하지 않았다. 첫 AI정부실장으로 새 적임자를 물색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 원장과 이 실장은 모두 전산망 마비 사태 수습 과정에서 사의를 표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대응을 맡았던 국·과장급 10여 명은 조직 개편 이후에도 AI정부실에서 수습 업무를 이어가고 있다.

국정자원 화재로 중단됐던 709개 행정정보시스템 대부분은 복구됐다. 본원인 대전센터 내 693개 시스템은 지난 14일 모두 정상화됐고, 나머지 16개는 대구센터로 이전해 복구 작업을 진행 중이다. 지난 28일 기준 전체 709개 가운데 700개 시스템이 재가동되며 복구율은 98.7%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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