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한국의 ‘진·보드카’ 꿈꾼다”…‘K-소주’로 세계 제패 노리는 화요의 고집 [가봤어요]
- 2015년 첫 흑자 전환…약 30개국 수출
화요그룹 체제 선언…“종합 브랜드 도약”
[이코노미스트 강예슬 기자] 지난 12월 1일 오전 방문한 경기도 여주시 화요 제2공장 건물에서는 은은한 술 냄새가 풍겼다. 화요의 첫 번째 제품이자, 화요 술맛의 근간인 '화요41'의 향이다.
이날 시음회에서 맛본 화요41은 높은 도수에도 부드럽고 목 넘김이 깔끔했다. 국내산 쌀 100%와 지하 150m 암반층에서 채취하는 물로만 만들어 구수하면서도 달큼한 맛이 일품이다. 고도수 술을 마셨을 때 느껴지는 독하고 텁텁한 느낌이 없었다. ‘귀한 자리에 어울리는 귀한 술’ ‘코리안 보드카’라는 수식어가 어울리는 맛이다.
조희경 화요 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 “화요는 ‘소주가 보드카와 진을 대체할 수 없을까’라는 질문에서 시작된 상품으로 출시 때부터 41도를 고집했다”며 “20도 미만의 소주가 보편화된 한국의 주류 시장에서 한국 술 본연의 정체성을 되찾고자 했다”고 말했다.
지난 2005년 처음 출시된 화요(火堯·Hwayo)는 잊혔던 한국 증류주의 전통을 현대적 감각으로 되살린 프리미엄 소주 브랜드다. ▲화요17 ▲화요19금(金) ▲화요25 ▲화요41 ▲화요53 ▲오크 숙성 소주 ‘화요X.프리미엄’ 등의 제품군을 갖췄다.
화요는 지난 2005년 미국·일본·중국을 시작으로 현재 미국·캐나다·프랑스·동남아시아·호주 등 전 세계 30여개국에 수출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지난 2015년 첫 흑자로 돌아섰다.
박준성 화요 생산본부장은 “화요는 매년 25%씩 성장하며 프리미엄 증류주 시장을 선도해 왔다"면서 "코로나19 이후 프리미엄 증류주 시장이 급격하게 커지며 지난 2023년 제2공장을 준공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옹기 300개 보유한 스마트팩토리
화요 제2공장은 스마트팩토리 시스템을 갖춘 최첨단 주류 제조 공장이다. 지난 2022년 11월 착공을 시작한 뒤 약 300억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연면적 약 7000㎡, 지상 4층 규모로 지난 2023년 11월 준공됐다.
박 본부장은 “지난 2004년 설립된 제1공장에서 20년간 축적된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화요 제2공장을 설계했다”며 “내년에는 우리 술을 세계화하기 위해 전통주 맞춤형 인공지능(AI) 학습 모델을 구축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날 방문한 공장 3층에서는 단 한 명의 작업자도 찾아볼 수 없었다. 전통 소주 제조 방식 전 단계를 자동화·디지털화해 대부분의 공정이 모두 자동으로 이뤄지기 때문이다.
이곳에선 밥 짓는 냄새가 솔솔 풍겼다. 기계 안에서 쌀을 쪄서 고두밥을 만드는 ‘증미’와 고두밥과 섞을 쌀누룩을 제조하는 ‘제국’ 공정이 한창이었다. 고두밥과 쌀누룩은 발효탱크에서 뒤섞여 막걸리와 유사한 발효 술덧이 된다. 화요는 1, 2차 발효 과정을 거쳐 약 3주 동안 발효 술덧을 숙성·발효한다. 발효가 완료된 술덧의 알코올 도수는 18~20% 정도다.
발효 술덧은 증류기로 이동해 증류 과정을 거친다. 화요는 밥물이 끓어 이슬이 맺히는 온도를 낮추기 위해 ‘감압증류 방식’을 택했다. 발효된 술덧을 증류기에 넣고 가열하면서 진공펌프로 증류기 내부를 감압시키는 방법이다. 물의 끓는 온도를 섭씨 약 80도로 조정해 약 40도의 낮은 온도에서 증류하면 탄맛이나 쓴맛이 없는 부드러운 증류 원액을 얻을 수 있다.
화요는 증류 원액을 전통 방식으로 제작된 옹기에 담아 3개월 이상 숙성한다. 화요는 제2공장에만 300여개, 2개 공장을 합해 총 1500개가량의 옹기를 보유 중이다. 옹기는 보이지 않는 기공을 통해 술과 공기를 만나게 하고, 미세하게 산화 작용하도록 돕는다. 원액의 거친 향과 맛을 날리고 쌀의 부드러운 향은 살리는 중요한 공정이다.
“내년 매출 1000억 달성 목표”
창립 22주년을 맞은 이날 화요는 화요그룹 체제를 공식 선언했다. 도자 브랜드 ‘광주요’, 프리미엄 식문화 플랫폼 ‘가온소사이어티’와 함께 술을 중심으로 그릇과 식문화 전반을 아우르는 종합 브랜드로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조 대표는 “▲화요 ▲광주요 ▲가온소사이어티 세 회사가 ‘가장 한국적인 게 가장 세계적인 것’이라는 한 가지의 목표를 향해 가고자 한다”면서 “화요그룹은 술을 중심으로 한국과 세계를 잇는 식문화 비전을 점차 확장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화요그룹은 출범과 함께 세계 시장에서 대한민국 증류주의 경쟁력을 실질적으로 강화하기 위한 중장기 전략을 본격화한다. ▲지식재삭권(IP) 협업 ▲캔 하이볼(RTD) 제품 개발 ▲글로벌 바·클럽 네트워크 확대 등을 통해 ‘화요 경험’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고, 여러 소비 접점에서 브랜드 존재감을 지속적으로 키울 예정이다.
내년에는 올해 목표했던 매출 1000억원 달성에도 재도전한다. 조 대표는 “1000억원은 한국의 전통 식문화를 전 세계에 알리고자 하는 화요의 비전을 살리기 위해 이뤄야 하는 목표”라고 언급했다.
한국 증류주 산업의 국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핵심 과제로 화요는 주세 체계 개편을 꼽았다. 박 본부장은 “현재 주류 출고가의 약 절반 이상이 세금”이라며 “대부분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처럼 종량세로 바뀐다면 지금보다 가격 경쟁력이 30% 정도 생겨 전통 가양주 시장이 커지면서 쌀 소비도 촉진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창업주 조태권 화요그룹 회장은 “화요그룹의 출범은 지난 22년의 여정 위에 다음 100년을 설계하는 전환점”이라며 “화요는 전통을 계승하면서도 세계 기준에 부합하는 품질 체계와 제도 개선을 통해 대한민국 증류주의 미래를 책임지는 문화·산업 플랫폼으로 성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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