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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UP 이재승 삼성전자 CE부문 사장] '비스포크'로 글로벌 가전 시장 잡는다

  “올해는 비스포크 가전이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 시장으로 본격 확대되는 원년이 될 것이다”     이재승 삼성전자 CE(가전)부문 생활가전사업부장 사장이 글로벌 가전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핵심병기는 삼성전자의 맞춤형 생활가전 ‘비스포크’다.    이 사장은 지난 11일 오후 글로벌 미디어를 대상으로 ‘비스포크 홈 2021’ 행사를 온라인으로 진행하고 비스포크 가전의 본격적인 해외 시장 확대를 선언했다. 해외 시장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북미와 유럽을 중심으로 라이프스타일 가전 시장을 선도한다는 전략이다.    비스포크는 개인 라이프스타일에 따라 디자인과 색상을 자유롭게 바꿀 수 있는 생활가전이다.   이 사장은 “100년 동안 가전제품의 역할은 변하지 않았지만 집안에서의 라이프스타일은 빠르게 변해왔다”며 “이제 가전제품도 변화해야 할 시기”라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맞춤형 생활 가전 시장에 뛰어든 이유다.    삼성전자는 2019년 국내에서 비스포크로 ‘맞춤형 생활가전’이라는 새 시장을 열며 빠르게 주도권을 잡았다. 지난해 연말 기준 비스포크 가전의 누적 판매량은 100만대를 돌파했다. 출시 1년6개월여 만에 이룬 성과다. 첫 출발점인 비스포크 냉장고는 전체 비스포크 제품군 판매량 75%를 차지했다. 삼성전자 지난해 말 기준 국내 냉장고 매출 67%를 기록했다.   비스포크의 성장은 올해도 계속됐다. 지난 1분기 삼성전자 소비자가전(CE)부문 영업이익은 사상 처음으로 1조원을 돌파했다. 비스포크 판매 호조에 힘입어 매출액도 1분기 기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 사장은 올해 더 큰 목표를 세웠다. 지난 3월 ‘비스포크 홈’ 신제품 공개 행사에 나선 그는 “국내에서 가전 매출의 80%를 비스포크에서 내겠다”고 발표했다. 이를 위해 삼성전자는 주방 가전 위주이던 비스포크 제품을 에어컨, 공기청정기, 청소기, 세탁기, 의류 관리기 등 16종으로 확대했다.   해외에서는 세계 최대 가전 시장인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판매를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2분기부터 해외 판매가 본격화 되면서 실적에도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삼성전자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집안에 머무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집이 '다기능 공간'으로 변하고 있다는 점에서 맞춤형 가전 시장이 더욱 확대 될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이 사장은 "가전제품의 혁신을 통해 집이라는 공간이 어떻게 변화될 수 있는지를 비스포크 홈을 통해 보여주고자 한다"며 "비스포크 홈의 가치를 더 많은 소비자들이 경험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이를 통해 삼성 가전의 브랜드 영향력을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은 기자 kim.yeongeun@joongang.co.kr      

2021-05-13

[CEO UP | 최은석 CJ제일제당 대표] 슈완스 끌고 비비고 밀고… ‘최은석 DNA’로 실적 훨훨

비비고 그리고 슈완스. CJ제일제당을 이끄는 최은석 대표를 말할 때 빼놓을 수 없는 단어다. 최 대표는 국내 식품시장의 성장 한계를 직감하고 지난 2018년 말 미국 냉동식품업체 슈완스컴퍼니 인수를 총괄한 인물이다. 그룹 전략통 역할을 톡톡히 하면서 정체기의 CJ제일제당을 새롭게 이끌고 있다는 평가다.     그 효과는 숫자로 나타났다. CJ제일제당은 10일 실적발표를 통해 올 1분기 매출(CJ대한통운 실적 제외)이 전년 동기 대비 5.4% 늘어난 3조7611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2201억원)보다 55.5% 늘어난 3423억원을 올렸다. 분기 최대 영업이익 달성이다. 최 대표의 선제적인 혁신이 수익성 강화로 이어지면서 실적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는 분석이다.     고성장을 이끈 주역은 CJ제일제당을 대표하는 비비고‧햇반 등 주력 제품들. 해당 제품은 온라인 유통망을 매개로 두 자릿수 안팎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특히 미국 슈완스가 판매하는 비비고 만두는 미국 냉동식품시장 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다. 전년 대비 미국 시장 점유율도 8.7% 뛰었다. CJ제일제당은 슈완스 인수 전 3000개 수준이던 비비고 판매 매장을 3만개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바이오사업부문 성장세도 매섭다. CJ제일제당은 그린바이오사업의 압도적 경쟁력을 바탕으로 올 1분기 7773억원의 매출을 바이오사업에서 올렸다. 전년 동기 대비 14.7% 늘어난 수치. 영업이익 역시 전년 동기 대비 50.7% 급증했다.     이 같은 성공 배경에는 최 대표의 베팅이 통했다는 평가다. 당시 무리한 인수가격(1조5000억원)으로 ‘승자의 저주’ 아니냐는 시각까지 나왔던 슈완스 인수가 CJ 실적 개선의 선봉장이 됐기 때문이다.     동시에 유동성 위기도 해소되고 있다. 2019년 말 159.4%에 달했던 CJ제일제당의 부채 비율이 지난해 말 134%까지 떨어졌다. 2019년 눈물로 넘겼던 밀가루 생산기지 ‘서울 영등포 공장 부지’도 지난 3월 다시 사들였다.   물론 눈앞에 놓인 과제도 있다. 최 대표는 ‘넥스트 비비고 만두’와 같은 CJ제일제당의 새로운 미래 먹거리를 찾아내야한다. 이를 위해 다양한 신제품 출시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제 더 먼 곳을 바라보는 CJ제일제당. 최 대표가 특유의 추진력을 바탕으로 CJ제일제당의 위상을 어디까지 끌어올릴 지 주목된다. 김설아 기자 kim.seolah@joongang.co.kr

2021-05-13

[CEO UP | 전승호 대웅제약 대표] 글로벌사업 확대로 실적개선 노려

    전승호 대웅제약 대표가 1분기 호실적을 기록하며 연내 성장을 지속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나보타 소송 관련 리스크가 해소되면서 글로벌 사업에도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대웅제약은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2696억원, 영업이익 226억원을 기록했다고 지난 6일 밝혔다. 전년 동기보다 각 4.7%와 305% 증가했다.   전문의약품(ETC)과 일반의약품(OTC)이 견고한 매출을 유지하고 있다. 위식도역류질환 신약 펙수프라잔의 중국 수출 계약금을 받았고, 나보타 관련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 소송에 지출하던 비용이 급감하면서 영업이익이 8년 만에 200억원을 돌파했다.     대웅제약은 특히 지난해 ITC 소송비용으로 약 350억원을 썼다. 아직 분쟁이 완전히 해결되진 않았지만 미국 수출길이 열리며 실적 턴어라운드가 예상된다.   나보타 매출액은 전년 동기 151억원에서 올해 154억원이 됐다. 국내 매출이 늘었을 뿐 아니라 지난 2월19일 ITC 합의로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미국 매출이 급증했다. 지난 3월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 최근에는 나보타의 미간주름 적응증에 대해 터키와 칠레에서 품목허가를 잇달아 획득했다. 3분기부터 터키와 칠레에 나보타를 출시할 계획이다.    대웅제약은 펙수프라잔의 연내 허가도 기다리고 있다. 허가를 받게 되면 국내 34호 신약이 된다. 2019년 11월 펙수프라잔 국내 임상 3상을 마쳤고, 식약처에 펙수프라잔의 허가를 신청하고 심사를 받고 있다. 지난 3월 국내 허가에 앞서 중국 양쯔강의약그룹의 자회사 상해하이니와 펙수프라잔에 대한 약 3800억원 규모의 기술수출 및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지난해에는 멕시코와 브라질 등 중남미 국가와 약 1360억원 규모의 계약을 맺었다.     주요 증권사들이 내놓은 대웅제약의 올해 영업이익 평균 추정치는 전년보다 3배 이상 증가한 577억원이다. 내년 영업이익 추정치는 657억원으로 제시됐다.   앞서 지난 3월 26일 열린 주주총회에서 ㈜대웅은 윤재춘 대표를, 대웅제약은 전 대표를 각각 재선임했다. 전 대표는 라이선싱 팀장, 글로벌전략 팀장, 글로벌사업본부장 등 요직을 두루 거쳤다. 특히 전 대표는 신입사원으로 입사한 이후 보수적인 제약 업계에서 18년 만에 '최연소 전문경영인(CEO)'이 되며 화제가 됐다.     전승호 대웅제약 대표는 이날 주주총회에서 "대웅제약이 지속적으로 연구개발(R&D)에 투자하는 한편 오픈콜라보레이션과 해외 파트너십도 확대해 왔다"라며 "올해는 '나보타(미국 제품명 주보)의 글로벌 시장을 본격적으로 확대하고 계열 내 최고 신약으로 개발 중인 '펙수프라잔'과 '이나보글리플로진'의 성과가 가시화하면서 회사의 가치를 증진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위장약 알비스의 특허권자인 대웅제약은 실험 데이터를 조작해 ‘알비스D' 특허를 취득하고, 이를 통해 경쟁사의 제네릭(복제약) 판매를 방해한 혐의로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다. 지난해에는 식약처가 발암물질이 검출된 라니티딘 성분 의약품의 잠정 판매중단조치를 내렸고, 라니티딘 성분을 포함한 '알비스'도 처방이 제한돼 타격을 받은 바 있다.     이승훈 기자 lee.seunghoon@joongang.co.kr 

2021-05-13

[CEO DOWN | 박윤식 MG손보 대표] 적자에 재무건전성 '빨간불'…'구원 등판' 실패

지난해 3월, 위기의 MG손해보험의 구원투수로 등판했던 박윤식 대표의 주름이 올해도 깊어질 전망이다. 지난해 1000억원대 적자를 낸 MG손보의 경영지표가 올해도 쉽사리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아서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MG손보는 이달 중 1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한다. 보험사의 재무건전성 지표인 RBC(보험금 지급여력)비율이 금융감독원의 권고 기준인 150% 이하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기준, 보험사의 RBC 평균은 275.1%였지만 MG손보는 135.2%로 최하위를 기록했다. 보험사 중 RBC비율이 150%에 미치지 못하는 곳은 MG손보가 유일하다.    박 대표가 지난해 MG손보에 부임한 이유는 적자로 허덕이는 회사의 경영지표를 끌어올리기 위해서다. 박 대표는 보험업계에서 위기관리 능력과 변화혁신 전략을 가진 금융전문가로 잘 알려져 있다. 그는 특히 한화손보 대표 재임 시절, 내실 경영을 바탕으로 실적을 대폭 끌어올리며 3연임에 성공한 적도 있다. MG손보도 이런 부분 때문에 그를 구원투수로 낙점했다.   하지만 부임 후 1년간의 성적만 따졌을 때 좋은 점수를 주기 어려워 보인다. 2019년 MG손보의 영업이익과 당기순익은 각각 72억원, 78억원을 기록했지만 올해 -1155억원, -1006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지난해 신계약 수도 전년대비 3만5000여건이 감소했다. 자산수익률은 2019년(4.95%) 대비, 지난해 2.23%로 절반 이상 감소하며 투자 지표도 악화됐다. 자동차보험 적자도 문제다. 올 4월 MG손보의 자동차보험 손해율(100.8%)은 손보사 중 유일하게 100%를 넘어섰다. 이는 전월(72.1%) 대비 약 28% 증가한 수치다.    MG손보는 지난해 4월, 2000억원의 자금을 조달했지만 내실경영 및 체질개선 실패로 여전히 재무건전성 지표가 악화되고 있다. 이번 1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시 RBC비율이 150% 이상으로 상승하는 등 숨통은 틔일 전망이지만 내부적인 경영 타개책이 나오지 않는 한 일회성 대책에 그칠 것이란 지적이다.     박 대표의 임기는 2023년 3월이다. 지난해 취임 당시 박 대표는 "전문성 있는 강소보험사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박 대표가 남은 2년의 임기 동안 실적 반전을 이뤄낼 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정훈 기자 kim.junghoon2@joongang.co.kr     

2021-05-13

전필환 신한은행 부행장 “디지털금융 시대, 고객 접점 넓힌다”

      ※ ‘디지털 혁신’이 금융그룹의 생존 키워드가 됐다. 디지털 플랫폼 구축과 특화 서비스 경쟁이 치열하다. 5대 금융지주사의 디지털 부문 리더를 만나 ‘디지털금융’의 오늘과 내일을 들어본다. 네 번째는 신한금융이다. [편집자]     “인터넷은행을 통해 즉흥적이고 직관적인 것만 좋은 것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고객의 접점이 사라지면 약점도 명확해진다. 앞으로 고객과 만나는 은행이 더 큰 가치를 발현할 것이다.”    일본이 한국보다 못하는 게 하나 있다. 금융의 디지털화가 그것이다. SBJ(Shinhan Bank Japan, 신한일본은행)는 지난해 비대면 본인 인증 시스템(e-KYC)을 일본 금융권에 처음 선보였다. 이 서비스가 시행된 지 네 달 만에 예금 500억엔(약 5100억원)이 은행에 들어왔다. 국내에 익숙한 비대면 금융 서비스는 여전히 서명과 도장 문화에 익숙한 일본에선 혁신적인 사건이었다.      지난 6일 [이코노미스트]와 만난 전필환 신한은행 디지털그룹 부행장은 지난해까지 SBJ에서 법인장으로 일했다. 그는 “이 시스템을 도입하기 위해 일본 금융당국에서 네 차례에 걸쳐 직접 설명회를 진행했고, 그쪽에서 더 설명해주길 원했다”며 “서비스를 시행하고 네 달 만에 한 점포가 2~3년에 걸쳐 만들 수 있는 예금을 유치했다. 안정성과 편의성이 증명된 국내 디지털금융 기술을 일본에 수출하고 실험해본 첫 사례”라고 설명했다.     전 부행장이 디지털그룹장으로 한국에 온 뒤 먼저 시도한 것은 내부의 변화였다. 5월 말부터 부행장실과 디지털그룹 직원들의 업무 공간을 ‘싹’ 바꾼 다. 임원과 직원 사이의 공간을 개방하고 회의실도 디지털화하기로 했다.    지점 변화에도 나선다. 신한은행은 오는 7월 디지털과 오프라인을 융합한 ‘디지로그 브랜치(지점)’를 연다. 모든 점포 서비스를 디지털화해 맞춤형으로만 고객에게 제공하는 국내 첫 시도다. 고객은 그곳에서 은행원만 아니라 인공지능(AI)을 통해 서비스를 제공 받는다. 은행원은 개인에게 맞춤형으로 선택된다. 본사 직원이 화상 스크린을 통해 고객을 만나는 것이다. 모든 게 고객 중심으로 최적화된다. 전 부행장이 디지털금융을 고객과 만나는 데서 시작한다고 본 것도 이런 변화와 맥을 같이 한다.       ━   “사람을 제외한 디지털금융, 존재할 수 없다”     디지털금융 변화를 어떻게 보나.    금융은 초개인화 되고 디지털금융을 통한 금융 경계는 이미 허물어졌다. IT기업만 아니라 은행도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신한은행은 7월부터 ‘배달의 민족’ 처럼 음식 주문중개 플랫폼 시장에 뛰어든다. 단순히 돈을 벌겠다는 게 아니다. 다른 업종의 매기 역할을 은행이 하겠다는 것이다. 은행 앱에 음식 주문중개 플랫폼을 탑재하고 가맹점주들에게 수수료를 낮춰줄 계획이다. 한 달이나 걸리던 정산도 하루 이틀로 끝낼 생각이다. 가맹점에겐 고객의 구매 성향 등 정보를 데이터화해 제공하고, 매출 데이터를 토대로 새로운 금융상품도 내놓을 계획이다. 경쟁력 있는 서비스를 내놓게 되면 배달 중개업권의 서비스 질과 소상공인들의 삶에 변화가 생길 수 있다고 본다. 이런 상생금융 아이디어를 당국도 혁신금융서비스로 보고 있다.     8월부터 시행될 마이데이터와 비슷한 서비스로 보인다.   마이데이터의 가장 큰 목적은 고객에게 금융정보 주권을 되찾아 주는 데 있다. 지금 고객은 자신의 금융정보를 컨트롤할 수 없다. 기업이 정보를 쥐고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는 달라진다. 금융정보만 아니라 비금융정보까지 고객이 직접 금융사에 제공하고, 사용 방법을 승인할 수 있다. 그만큼 데이터 주권을 행사하는 것이다. 이렇게 가야 금융 민주화도 가능해진다. 마이데이터를 통해 그런 시대가 온 것이다. 은행은 이런 제도를 통해 디지털금융에 사람의 맛을 녹여낼 수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실패할 수 있다. 휴먼 터치는 금융서비스에 반드시 존재해야 한다. 마찬가지로 고객 신뢰도 놓치면 안 된다. 이 두 가지가 은행의 유일한 경쟁력이다.     일본에 오랫동안 있었는데 한국의 금융과 차이가 있나.    지난해 SBJ에서 처음으로 모바일과 인터넷에서 본인을 인증할 수 있는 서비스를 내놨다. 이 서비스 도입을 위해 일본의 금융당국에 네 차례 가서 직접 설명회를 진행했다. 그때마다 일본 당국이 더 설명해주기를 바라는 분위기였다. 그렇게 비대면 본인 인증 서비스를 내놓고 8월부터 11월까지 예금으로 500억엔을 유치했다. 웬만한 영업점에서 2~3년 걸려 모을 수 있는 조달 금액이다. 오직 디지털 시스템으로만 예금을 조달한 만큼 디지털금융 전환의 장점을 본 것이다. 일본의 다른 은행들은 그것을 못하고 있다. 그렇게 한국의 디지털금융은 일본을 앞서고 있다.     일본의 디지털금융 발전이 느린 것 같다.      일본은 굉장히 보수적인 곳이다. 외국계은행이 현지법인이 된 사례도 신한은행이 처음이다. 법인 승인을 위해 당국을 200번도 넘게 다녀왔다. 일본인들이 매우 조심하는 문화가 있다 보니 그런 것 같다. 하지만 SBJ에서 비대면 서비스를 내놓은 후 (금융사) 여기저기서 연락이 왔다. 비대면 본인 인증 서비스로 저의 인터뷰 기사가 일본 경제지에 크게 보도됐다. 하지만 디지털금융은 쉽게 만들어지는 게 아니라고 본다. 시스템 자체가 워낙 무겁고 안정성과 신뢰 구축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국은 이미 10년에 걸쳐 디지털금융의 안정성과 편의성을 증명했고 그것을 일본에 수출한 것이다.         ━   “줄낚시 전략은 원양어선 전략으로 바꿔야 한다”     우리나라의 디지털금융 발전은 정말 빠른 것 같다.  단점도 있다. 지금은 누구나 디지털금융을 말한다. 이런 (시장의 과열) 분위기는 2025년이 오면 다소 누그러질 것으로 본다. 디지털금융의 시행착오가 나타나면서 결국 고객의 접점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금은 IT 거대 기업 주도 하에 고객을 만나지 않는 것만 강조된다. 사람과의 접점이 없는 것이 장점으로만 부각된다. 그것이 그들의 장점이면서 또한 가장 큰 한계다. 은행은 다르다. 고객과의 접점이 더 큰 가치를 발휘하고 차별성을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이 금융권에 드러날 것이다.     카카오톡 서비스가 최근 멈춘 사례가 있다. 뱅킹 시스템에서 그런 일이 벌어지면 혼란이 커질 것 같다.    2011년 일본 대지진 때 도쿄에 있었다. 그때 모든 서비스가 마비되는 것을 봤다. 금융의 BCP(Business continuity Planning, 업무 연속성 계획)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았다. 지금은 인터넷전문은행을 통해 즉흥적이고 편리하고, 직관적인 것만 좋은 것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고객의 접점이 사라지면 약점이 드러날 수 있다.     신한은행은 디지털금융을 위해 무엇을 준비하고 있나.    기존에 없던 지점을 7월부터 오픈할 계획이다. 디지털과 오프라인을 융합한 ‘디지로그 브랜치’를 4개 연다. 앞으론 모든 기존 지점들의 형태가 바뀔 것이다. 고객은 디지로그 브랜치를 통해 눈에 보이는 디지털금융을 경험할 수 있게 된다. 은행 내부적으로도 시장의 적응력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먼저 7월 5일에 개인점포, 기업점포, 공공기관점포 형식의 디지로그 브랜치 오픈식을 가진다. 자산관리(WM) 브랜치는 8월에 오픈할 예정이다. 그곳에서 고객은 개인화된 공간에서 직원과 만나 개인 프라이버시를 보장받을 수 있다. 스크린 화면을 통해 본사에 대기 중인 직원을 만나 맞춤형 서비스를 받게 된다. 점포 입구에서부터 AI를 통해 내가 원하는 서비스를 선택할 수 있다.     디지털금융의 미래상을 어떻게 보나?   지금까지 은행이 금융 생태계를 구축하는 방식은 줄낚시 수준에 그쳤다. 고객 한 명에게 하나의 상품을 파는 식이었다. 이제는 데이터를 통한 복수의 시장과 다수 고객층을 공략하는 ‘그물낚시’가 가능해야 한다. 또 기존 플랫폼을 통한 고객 모집만 아니라 타 플랫폼으로까지 연결·확장한 서비스를 내놔야 한다. 아울러 원양어선을 띄워 먼 바다로 나가듯, 디지털을 통한 글로벌 진출도 가속할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이 디지털금융 생태계를 구축하는 방법이다.    이용우 기자 lee.yongwoo1@joongang.co.kr

2021-05-10

이상래 농협은행 부행장 “모바일브랜치로 디지털 속도전”

    ※ ‘디지털 혁신’이 금융그룹의 생존 키워드가 됐다. 디지털 플랫폼 구축과 특화 서비스 경쟁이 치열하다. 5대 금융지주사의 디지털 부문 리더를 만나 ‘디지털금융’의 오늘과 내일을 들어본다. 마지막은 농협금융이다. [편집자]    농협은행에는 1122개 점포가 있다. 시중은행과 비교해 많게는 두 배 가까이 된다. 쉽사리 점포를 줄이지도 못한다. 설립 목적이 주주 환원과 수익 확대에만 있지 않기 때문이다. 농업협동조합법 116조 2항에는 농협은행의 존립 이유가 나온다.     법은 ‘농어촌자금 등 농업인 및 조합에게 필요한 자금의 대출’을 농협은행의 제1 업무로 명시했다. 점포 방문이 편하고 연령이 다소 높은 농업인을 상대로 영업해야 하는 입장인 것이다. 그만큼 농협은행의 비대면 금융 전환은 다른 은행보다 어려운 숙제다. 그렇다고 변화의 기류를 타지 않으면 어디까지 뒤처질지 모른다.     11일 [이코노미스트]와 만난 이상래 농협은행 디지털금융부문 부행장도 비슷한 고민을 가지고 있다. 이 부행장은 “농협은행의 강점이 무엇이냐를 고민해야 했다”며 “디지털금융이 멀게 느껴질 고객을 어떻게 챙겨나갈 것이냐를 다른 은행보다 더 신경 쓸 수밖에 없다. 어려운 숙제이나 농협은행이 해야 할 숙제임에 분명하다”고 말했다.     이 부행장은 삼성에서 영입된 IT 전문 인재다. 지난해 7월 농협은행은 이 전 삼성SDS 상무를 디지털부문 부행장으로 선임했다. 이 부행장은 삼성SDS에 입사해 30여 년 간 솔루션컨설팅팀장, 데이터분석사업팀장, 디지털마케팅 팀장 등을 거친 디지털 및 데이터 전문가다.     이 부행장의 영입은 비금융권 인사가 은행 부행장 직에 오른 첫 사례였다. 업계에선 은행의 ‘순혈주의’를 깬 인사로 봤다. 보통은 지점에서 잔뼈가 굵은 영업맨들이 은행의 요직에 오르기 때문이다. 그만큼 농협은행에는 ‘바뀌지 않으면 안 된다’는 절박함이 있었다. 민간 은행처럼 대면 영업을 줄이면서 디지털을 도입할 수 없다는 현실 때문에 새로운 시각을 가진 인사가 필요했던 것이다. 이 부행장의 존재가 여전히 업계의 관심을 받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   “은행장까지 디지털금융 전환에 관심 높아 놀랐다”     은행에 온지 10개월 정도 됐다. 어떻게 지내고 있나.   행복하게 지내고 있다. 삼성에서는 디지털 전환을 위한 계획 수립과 실행을 지원하는 역할을 주로 했다. 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입장이었다. 지금은 조금 다르다. 제가 직접 디지털 전환의 주체가 돼 디지털 전환에 대한 방향 수립, 과제 도출, 실행까지 수행한다. 비즈니스 성과까지 창출하는 ‘End–To-End’ 업무를 한다. 디지털 전환의 결과까지 볼 수 있는 것이다. 그 맛에, 그 역할에 만족하고 있다.     대기업과 은행 문화가 달라 적응이 어려웠을 것 같다.     가령 새로운 일을 추진할 경우 이전 직장에선 상황을 빨리 분석해 서비스를 내줄 수 있었다. 현재는 금융의 특성상 신뢰를 먹고 사는 업종이다 보니 신중한 부분이 있다. 은행장님이 이런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돌다리를 천 번 두드리는 것이 은행이다.” 저는 사업의 성격에 따라 추진 전략을 달리 가져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 줄일 것은 줄이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런 변화가 필요해서 영입된 것 아닐까.   ‘왜 나를 영입했을까’를 생각해 보면, 은행이 새로운 시각을 요구한 것이라고 본다. 20~30년간 은행 일만 하면 새로운 시각을 갖기 어려울 텐데, 제가 다른 분야에서 온 만큼 새로운 시각을 도입해 달라는 요구가 있다고 본다. 임원 면접에서 인상 깊었던 장면이 있다. 은행장(현재 손병환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이 1시간 동안 디지털 부분에 대해 질문을 던졌다. 답변하면 그에 따른 새로운 질문을 하는 것을 보며 디지털금융 지식이 깊다고 생각했다. 제가 생각한 은행장의 모습이 아니었다. 디지털의 관심이 굉장하구나를 생각했다.     직원의 보고 방식도 바꿨다고 들었다.     디지털 전환은 은행이 가보지 않은 길이다. 지금까지 은행은 오랜 기간에 걸쳐 형성된 절차대로 움직였다. 보고서를 쓰더라도 98점짜리 보고서를 썼다. 그래야 일이 진행된다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저는 ‘그렇게 하지 말자’고 했다. 어차피 디지털금융은 안 해본 일 아닌가. 보고서가 51% 정도 완성됐다고 생각하면 일단 공유하자. 그럼 함께 고민할 수 있다. 혼자 힘으로는 새로운 것을 하기 힘들다. 51% 됐을 때 테이블에 꺼내 놓으면 그때부터 대화가 시작된다. 50%에서 1%만 더 해오면 된다.         ━   “지점 가서야 직원들의 어려움 알게 돼”     은행원 출신이 아니다 보니 지점 분위기와 문화를 모를 수 있다. 지점에 나가보는지?   작년에는 그러지 못했다. 올해는 새로운 것을 시도할 때마다 가능하면 지점에 간다. 지점에 나가보니 직원 개인이 봐야 할 (본사에서 내려온) 지도가 100건이 넘었다. 직원들이 문서의 용어와 내용조차 이해하기 어려워하고 있었다. 그것을 어떻게 바꿀 수 없을까 고민했다. 그래서 디지털 부분만큼은 가능한 한 쉽게, 동영상 형태로도 만들어 전달하고 있다. 지점에 가보고 안 것이다.     농협은행 지점을 찾는 고객은 연령대가 높다. 디지털 전환에 어려움이 있을 것 같다.   그래서 저희는 비대면 고객 확대만 목적으로 하지 않는다. 농협은행만의 색깔을 찾으려고 한다. 농협은행은 젊은층만 아니라 고령층 고객까지 은행을 이용하는 연령층이 다양하다. 그래서 인터넷전문은행처럼 꼭 비대면만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다. 지점을 찾는 고객이 저희의 강점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NH모바일브랜치’를 도입했다. 직원의 명함 뒤에 큐알(QR) 코드를 넣고 앱 또는 인증서 없이 스마트폰으로 찍어서 상품가입이 가능하도록 했다. 이 서비스도 점차 고도화되고 있다. 차후 모바일브랜치를 통해 지점 간의 특색도 살릴 수 있다. 예를 들어 세종시 지점에서 큐알코드를 찍으면 우선 공무원을 위한 특약 상품들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런 방식으로 NH모바일브랜치를 개인화하는 것이다. 농협은행만의 특색을 살려 디지털화하자는 게 기본적인 계획이다.     마이데이터 사업을 위해 어떤 준비를 하고 있나.     고객의 일상생활 속에서 미처 생각하지 못한 부분까지 꼼꼼하게 컨설팅해주는 생활금융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첫 번째로 금융일정 안내 및 지급결제를 도와 연체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는 ‘금융 플래너 서비스’, 두 번째는 13월의 보너스를 위한 ‘고객 맞춤형 연말정산 컨설팅 서비스’, 세 번째는 차량 및 운전정보를 한눈에 조회하는 ‘내차관리 서비스’, 네 번째는 고객이 몰라서 못 받는 혜택이 없도록 ‘맞춤 정부혜택 서비스’를 내놓을 예정이다. 기존에 금융사는 고객의 단편적 정보만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고객 정보를 완벽하게 분석할 수 없었다. 마이데이터는 이것을 해결해주는 시스템이다. 금융의 판이 바뀌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본다.     은행에 온 후로 금융 공부를 따로 하는지?   저는 금융 공부를 고객에 대한 공부라고 생각한다. 처음에는 은행과 관련해 공부했다. 이후로는 여·수신, 자산관리, 디지털, 블록체인 등 금융의 각 분야별로 전문가들을 만나고 있다. 지식이란 살아있어야 한다고 본다. 한 분야에서 오랫동안 일한 사람들을 많이 만났고, 앞으로도 그렇게 금융을 알아갈 생각이다. 비대면 디지털금융에 꼭 필요한 부분도 결국 사람이다. 인재 영입에서도 마찬가지다. 디지털 인재 영입과 인재 양성을 위해 단기적으로는 전문 인력을 수시채용하고 있다. 외부업체와 파트너십을 통해 디지털 역량을 확보해나가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서울대(빅데이터), 국민대(인공지능) 등과 디지털 핵심인재 양성을 위한 산학협력 교육과정을 통해 지속적으로 인재를 양성해 나갈 예정이다.   이용우 기자 lee.yongwoo1@joongang.co.kr 

2021-05-13

[신한라이프 출범 D-50] 총자산 '빅4 생보사'로 우뚝…통합 시너지는?

    신한생명-오렌지라이프생명의 통합법인 신한라이프가 7월 1일 공식 출범하는 가운데 양사가 통합 작업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양사는 출범 약 50일을 앞두고 신한라이프 1기 신규채용 뿐만 아니라 시스템 통합 IT전산 작업, 영업채널 정비 등 다양한 작업을 분주하게 진행 중이다.     특히 신한라이프는 총자산, 순익 등 규모면에서 단숨에 빅3를 위협할 대형 생명보험사가 될 전망이라 업계의 이목도 집중되고 있다. 신한라이프는 양사가 지닌 영업강점을 바탕으로 판매채널화 다변화로 경쟁력을 갖춘다는 계획이다.     ━   막판 통합작업 '분주'…'비은행 강화' 핵심될 신한라이프     10일 금융위원회는 오는 12일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생명간 합병 인가안을 상정해 논의한다. 양사는 지난 3월 금융위에 합병을 위한 본인가를 신청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이변이 없는 한 양사의 합병 인가가 통과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신한금융지주는 지난 2018년 9월 오렌지라이프 인수를 확정지은 이후부터 신한생명-오렌지라이프 간 통합작업을 진행해왔다. KB금융지주와 치열한 '리딩금융' 경쟁을 벌이고 있는 신한금융 입장에서는 비은행 부문 경쟁력 강화가 절실하다.     결국 양사 통합으로 시너지를 내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고 판단한 신한금융은 2019년부터 통합을 준비해왔고 지난해 초 ‘뉴 라이프(NewLife) 추진위원회’를 열어 내년 7월 1일을 출범일로 확정했다.     출범일이 두달도 안 남은 상황에서 양사 임직원들은 막판 통합작업으로 분주한 상태다. 신한생명 관계자는 "2년 전부터 준비한 양사 합병작업이 지금은 마무리 단계"라며 "당국의 심사 결과를 기다리는 중"이라고 말했다.   7월 1일 신한라이프가 출범하더라도 당장 양사 직원들의 대규모 이전은 없을 전망이다. 신한금융은 일단 출범 후에도 양사 건물을 모두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신한라이프의 본사는 현재 신한생명이 입주 중인 신한 L타워가 된다. 오렌지라이프가 입주 중인 오렌지타워는 임차기간 만료까지 아직 시간이 더 남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통합 사옥으로 다 함께 이전할 지의 여부는 논의 중인 상태다.     신한금융 입장에서 양사의 통합은 향후 리딩금융 경쟁을 위한 핵심 전략이 될 전망이다. 한계치에 다다른 은행 실적에 비해 보험, 증권 등 비은행 부문은 아직 실적이 더욱 상승할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올 1분기 신한금융은 비은행 부문 실적 호조세에 힘입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특히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는 각각 전년 동기 대비 83.6%, 81% 증가한 728억원, 1077억원의 순이익을 기록,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 오는 7월 양사 통합 후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면 신한금융 내 비은행 보험계열 이익 비중은 더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통합시 시너지 효과가 기대되는 이유는 양사가 가진 영업채널 강점이 달라서다. 보수적인 대형 금융지주사의 계열사인 신한생명과 외국계 회사인 오렌지라이프(구 ING생명)는 서로 다른 조직문화를 가진 만큼 강점을 지닌 판매채널이 다르다.     신한생명은 TM채널(텔레마케팅)에서 지난해 130억원의 초회보험료를 기록하며 전체 2위를 차지할 만큼 비대면 채널에서 강점을 보인다. 반면 오렌지라이프는 TM채널을 운영하지 않는 대신 대면채널인 설계사 영업에서 경쟁력을 지녔다.     지난해 오렌지라이프의 대면채널 초회보험료는 3000억원 수준으로 신한생명(260억원)보다 10배 이상 많다. 이처럼 양사가 강점을 보이는 영업채널이 달라 통합시 채널 다변화를 노릴 수 있을 전망이다.     ━   빅4 등극하는 신한라이프        신한라이프는 생보업계 빅5를 넘어 장기적으로 빅3 생보사(삼성·한화·교보)를 위협할 대형사가 될 전망이다. 우선 총 자산 기준에서 신한라이프는 업계 4위권으로 도약한다.     지난해 말 기준,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의 총 자산은 각각 36조7500억원, 34조7500억원이다. 양사 통합 시 총 자산 규모만 약 71조원이다. 업계 4위와 5위인 NH농협생명(67조원)과 미래에셋생명(40조5000억원)을 넘어서는 규모다.     양사 통합시 수입보험료는 약 7조원 수준으로, NH농협생명(6조3000억원)을 추월하는 것은 물론 업계 3위 교보생명(8조8000억원)을 바짝 추격하게 된다.     또 지난해 양사의 총 당기순이익(약 4000억원)은 교보생명(3800억원), 라이나생명(3500억원)을 넘어선다. 이는 생보사 중 2위 기록이다.     신한생명(6310명)과 오렌지라이프(5370명) 통합시 전속설계사 수도 1만명을 돌파한다. 국내 생보사 중 전속설계사 1만명을 돌파한 곳은 빅3 밖에 없다. 양사 통합시 규모 면에서 무시할 수 없는 대형 생보사가 탄생하는 셈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업계가 포화상태인 만큼 단순히 규모가 큰 생보사가 됐다고 해서 영업력도 함께 상승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다만 각각의 회사가 지닌 채널 강점이 달라 통합 초기 내부적인 영업 혼란은 상당부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김정훈 기자 kim.junghoon2@joongang.co.kr     

2021-05-11

[신한라이프 출범 D-50③]보험사 합병, 미래에셋생명-PCA 어땠나

    '신한라이프'(신한생명-오렌지라이프생명)가 금융위원회 합병 인가를 받으면서 7월 1일 공식 출범한다. 이제 업계의 관심은 양사가 합병 후 어떤 시너지를 낼 지에 쏠린다.     이와 관련 과거 보험사 인수합병(M&A) 사례도 주목받는다. 2000년 이후 신한라이프처럼 규모를 갖춘 각각의 보험사가 합병한 사례로는 미래에셋생명-PCA생명을 꼽을 수 있다. 미래에셋생명은 PCA생명 인수를 통해 변액보험 부문 강점을 더욱 극대화시킨 케이스다.       ━   통합 후 변액보험 강자 '등극'     2016년 11월, 미래에셋생명은 PCA생명 지분 100%를 1700억원에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하고 통합작업에 돌입했다.   통합법인 출범 약 1년 전 미래에셋생명은 하만덕 대표이사 겸 부회장(현재 미래에셋금융서비스 대표이사)을 PCA생명 대표이사로 이동시키는 파격적인 인사를 단행했다.   통합에 앞서 두 회사의 원활한 상호소통을 강화하고 PCA생명의 내실경영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였다. 이후 2018년 3월, 양사는 통합법인 '미래에셋생명'으로 공식 출범했다. 하 부회장은 두 회사의 통합을 마무리한 후 미래에셋생명으로 복귀했다.   당시 업계 중위권 보험사였던 양사는 합병 후 총자산(35조원) 규모에서 업계 5위로 올라섰다. 2018년 750억원 수준이던 순익은 이듬해 1000억원을 넘어섰다.     표면상으로 보면 신한생명-오렌지라이프생명의 통합은 미래에셋생명-PCA생명 통합과 유사한 측면이 있다.       먼저 여러 금융계열사를 보유한 대형금융사가 외국계 생명보험사를 인수했다는 부분이 유사하다. 또 통합 대상 회사들이 모두 중형사라는 점, 합병 후 통합법인의 총 자산 규모가 업계 빅5로 올라선다는 점도 비슷한 부분이다.   특히 미래에셋생명은 합병을 통해 단순 실적 및 규모 확대가 아닌 특정 부문의 경쟁력을 극대화해 업계 리딩기업이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양사 통합으로 가장 시너지가 난 곳은 변액보험 부문이다. 미래에셋생명은 2017년부터 변액보험과 연금보험을 집중 육성시켜 보험업계 '은퇴설계 명가'로 거듭난다는 로드맵을 마련했다.     2016년 변액보험 초회보험료는 미래에셋생명이 2844억원, PCA생명이 1531억원으로 업계 1, 2위를 차지했다. 1위였던 미래에셋생명이 2위사였던 PCA생명 인수에 관심을 보인 것은 당연한 수순이었다. 당시 PCA생명은 총 자산 중 70%가 변액보험일 정도로 이 부문에서 강점을 보였었다.     이후 양사의 변액보험 운용 노하우가 시너지를 내기 시작했고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성공한 미래에셋생명은 변액보험 부문에서 부동의 1위를 질주하고 있다.   신한라이프의 경우 양사가 가진 영업채널 강점이 달라 채널 다변화 측면에서 유리하다. 신한생명은 TM채널(텔레마케팅) 등 비대면 채널에서, 오렌지라이프는 TM채널을 운영하지 않는 대신 대면채널인 설계사 영업에서 경쟁력을 지녔다.     상품 포트폴리오는 양사 모두 건강보험과 변액보험에 강점을 지녔다. 신한라이프는 통합 후에도 이러한 강점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영업망도 양사의 지점이 전국에 골고루 분포돼 있다. 신한생명의 지점은 주로 지방에, 오렌지라이프는 서울 등 수도권에 주로 배치됐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미래에셋생명이 통합을 통해 기존 강점을 더욱 극대화했다면 신한라이프는 각사가 가진 경쟁력을 적절히 조화시켜 발전시키는 방향으로 갈 것"이라고 밝혔다.     ━   임직원 수, 제자리 돌아간 미래에셋     통합 후 인력 조정 문제는 신한라이프의 숙제가 될 전망이다. 양사 합병시 신한라이프의 임직원 수는 2000명을 넘어서게 된다. 이미 양사는 다양한 업무 교류를 통해 1차적인 조직 재배치를 마친 상태지만 향후 추가적인 인력 조정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국내 생보사 중 임직원 수가 2000명이 넘는 곳은 빅3 생보사(삼성생명· 한화생명·교보생명)가 유일하다. 현재 신한라이프는 7월 1일 출범일에 맞춰 두자릿수 규모의 신입직원도 뽑고 있다.     3년 전 통합 당시 미래에셋생명은 당시 전 직원을 고용승계했지만 이후 희망퇴직과 점포통폐합 등을 실시해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2018년 3월, 합병 후 미래에셋생명의 임직원수는 1265명이었지만 2018년 12월 1085명, 2019년 12월, 1050명, 올 2월에는 1023명으로 줄었다.     3년간 보험업황 불황,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인한 비용 줄이기 등을 감안해야겠지만 사실상 미래에셋생명 임직원 수는 합병 전인 2018년 2월(1024명) 수준으로 돌아간 셈이다.     김정훈 기자 kim.junghoon2@joongang.co.kr     

2021-05-14

[신한라이프 출범 D-50] 신한에 스며드는 '오렌지 색채'

    오는 7월 1일 신한생명-오렌지라이프생명의 통합법인 신한라이프가 공식 출범하는 가운데 양사간 조직 융합작업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모양새다. 양사는 통합 1년 전부터 꾸준한 교류를 통해 인력 재배치, 조직관리 시스템 통합 등 화학적 결합 작업을 진행했고 신한라이프로의 출범을 앞뒀다.   특히 이번 통합은 보수적인 색채가 강한 신한생명이 자유로운 분위기를 강조하는 오렌지라이프의 문화를 각 조직에 이식하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양사는 앞으로도 다양한 교류 프로그램을 통해 직원간 '감성 통합'에 힘을 기울인다는 계획이다.        ━   오렌지 DNA→신한생명으로     지난해 초 양사의 통합법인 공식 출범일이 전해진 이후 업계의 관심은 내부 분위기가 크게 상반되는 두 회사가 어떤 식으로 조직을 융합할 지에 모아졌다.     오렌지라이프를 인수한 신한금융지주의 경우 보수적인 색채를 띈 금융사다. 계열사인 신한생명도 유사한 분위기를 띌 수밖에 없다. 반면 외국계 생명보험사인 오렌지라이프는 자유로운 사내 분위기가 특징이다. 달라도 너무 다른 두 회사의 화학적 결합에 관심이 쏠린 이유다.   현재까지 보여지는 양사의 조직 융합과정을 살펴보면 오렌지라이프의 자유로운 조직 문화 DNA가 신한생명에 이식되는 분위기다. 신한생명은 자체적으로 자율복장제를 도입하는 등 경직되고 보수적이던 조직 문화를 조금씩 바꿔나가고 있다. 지난해 7월부터는 오렌지라이프의 '애자일'(Agile) 조직을 도입해 양사간 문화적 이질감을 상당부분 없앴다.     '기민하다'라는 뜻의 애자일이란 부서 간 경계를 없애고 필요에 맞게 소규모 팀을 구성해 업무를 수행하는 방식이다. 상황에 맞게 팀원에게 의사결정 권한을 부여하는 등 융통성 있는 업무 추진을 통해 효율성을 높인다. 또 외부 환경 변화에 민첩하고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효율적인 조직 문화를 위해 금융사는 물론, IT, 스타트업들이 선제적으로 도입하는 추세다.   물론 신한생명은 오렌지라이프의 애자일 도입 전에도 내부적으로 비슷한 시스템을 운영 중이었다. 하지만 오렌지라이프만의 애자일과 신한생명의 조직 문화를 융합해 내부적으로 조직 문화를 더욱 업그레이드했다는 설명이다. 신한생명 관계자는 "애자일 도입 후 상품 개발이나 서비스 측면에서 확실히 성과가 좋아진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양사 직원들간 '감성적 통합'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여전히 각사 직원들에게 '신한라이프'라는 사명과 조직은 어색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에 양사는 매달 신한라이프의 새로운 일하는 방식을 습득하고 실질적인 실천을 강화하는 '포텐 데이'를 비롯해 ▲포텐 연수 ▲포텐 런치 ▲승진자 통합 연수 ▲통합 동호회 등을 운영하고 있다.     ━   2000명 임직원, 어떻게 관리할까     향후 물리적 결합 방식에는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월 기준, 양사 임직원(신한생명 1258명/오렌지라이프 752명)은 통합시 2000명 이상이 된다. 국내 생보사 중 임직원 수가 2000명이 넘는 곳은 빅3 생보사(삼성생명, 한화생명, 교보생명)가 유일하다. 현재 신한라이프는 7월 1일 출범일에 맞춰 두자릿수 규모의 신입직원도 뽑고 있다.     이에 신한라이프는 7월 출범 이후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 각각의 사옥을 모두 활용하는 방식을 택한다. 재무적인 부분이나 회사의 중장기적인 전략을 맡는 헤드부서는 신한 L타워에, 영업지원과 고객지원 등의 부서가 오렌지타워에 배치되는 식이다. 양사는 이미 지난해 1차적인 조직 구성을 완료한 상황이다.     하지만 향후 어떤 식으로든 통합 사옥으로 이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오렌지라이프가 입주한 오렌지타워의 임차기간은 약 2년 정도 남은 것으로 알려졌다. 임차계약이 끝나는 시점에 맞춰 통합 사옥으로 이전하든, 기존 체제를 유지하든 변화가 생길 수 있다는 얘기다. 신한생명 측은 이 부분에 대해 "아직 논의 중인 단계"라고 밝혔다.   김정훈 기자 kim.junghoon2@joongang.co.kr 

2021-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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