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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OOM] '공부해서 남 주나?' 주식공부 열풍

  환율 움직임에 촌각을 다투는 외환 딜러처럼 옹기종기 모여 앉은 사람들이 모니터를 뚫어져라 쳐다봅니다. 8대의 모니터 영상에 비치는 건 일명 ‘봉’으로 불리는 복잡한 주식 차트와 그래프들. 서울 서초구 ‘변영호주식학원’ 강의실에 마스크를 쓴 수강생들이 강의를 듣고 있습니다. “고가와 저가는 개인이 만든다. 왜? 내가 매도하면 올라가고 매수하면 내려가니까?(웃음). 시가는 미국, 종가는 세력이 만듭니다.”   수강생들은 요즘 유행어로 ‘주린이(주식+어린이)’입니다. 변영호 원장은 “저성장·저금리 시대가 이어지면서 더는 월급 모아 집 사고 노년을 준비하기 어려운 시대”라며 “코로나19로 주춤하긴 하지만 수강생이 꾸준히 늘고 있다”고 말합니다. 1개월 차 주린이 김모씨(52)는 음악학원 원장. 투자손실 가능성이 큰 주식리딩방을 전전하다 학원을 찾았다고 합니다. 김씨는 “성장 가능성이 있는 종목을 고르고 차트를 읽을 수 있게 되었다”라며 “일확천금을 꿈꾸는 건 위험하지만 조금씩 가치 투자를 하다 보면 제 노년도 풍요로울 것 같다”고 했습니다. 변 원장이 주린이에게 조언합니다. “뉴스 보고 투자하지 마세요. 매우 위험합니다. 재무제표를 이해하면서 차트 보는 눈을 길러야 합니다.”    김현동 기자 kim.hd@joongang.co.kr

2021-06-05

만년 3위 사업자의 역전 전략 [CEO UP | 황현식 LG유플러스 사장]

      황현식 LG유플러스 사장의 알뜰폰 공략이 성과를 드러내고 있다. 알뜰폰 가입자 중 LG유플러스 망을 사용하는 가입자가 부쩍 늘었다.    6월 2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공개한 무선통신서비스 가입자 통계를 보자. 4월 말 기준 KT 망을 사용하는 알뜰폰 회선 수는 502만4313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LG유플러스가 223만2002명, SK텔레콤 219만4395명 순이었다.   KT에 이어 가입자 수 2위를 고수해온 SK텔레콤이 3위로 내려앉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LG유플러스의 전월 대비 가입자 수 증가 폭이 가장 높았기 때문이다. LG유플러스의 망을 사용하는 알뜰폰 가입자 수는 전월 대비 7만7508명 늘었다. 업계 1위 KT(전월 대비 2만8116명 증가)보다 더 많은 가입자를 끌어모았다.     반면 SK텔레콤은 전월 대비 1만7426명 감소하면서 꼴찌가 됐다. 1년 전 통계와 비교하면 LG유플러스의 존재감은 더 두드러진다. 2020년 4월 LG유플러스의 망을 이용하는 알뜰폰 가입자는 82만4275명에 그쳤다. 불과 1년 만에 170.7%의 가입자 성장률을 보인 것이다.       LG유플러스는 2019년 LG헬로비전을 인수한 뒤 본격적인 알뜰폰 시장 공략에 나섰다. 지난해 9월엔 ‘유플러스 알뜰폰 파트너스’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알뜰폰 사업자들의 영업활동과 인프라, 공동마케팅 등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올해 3월엔 ‘유플러스 알뜰폰 쿠폰팩’을 도입했다. LG유플러스 망을 사용하는 모든 알뜰폰 가입자를 대상으로 할인쿠폰을 제공하는 서비스다. 가입자는 월 5000원씩 2년간 최대 12만원의 혜택을 누릴 수 있다.   황현식 사장이 알뜰폰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는 이유는 이 시장의 성장세가 심상치 않아서다. 업계는 연내 알뜰폰 가입자 수 1000만명 돌파를 점치고 있다. 올해 4월 기준 알뜰폰 가입자 수는 945만명에 달한다. 747만명에 그쳤던 지난해 4월과 견줘보면 매우 가파른 증가세다. ‘효도폰’이란 낙인을 벗은 알뜰폰업계에 2030세대가 대거 유입된 덕분이다.     최근엔 알뜰폰 5G 요금제 출시로 가입자 쟁탈전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LG유플러스가 시장 공략에 우위를 점하는 모습이다. 업계는 이동통신 본업 경쟁력 강화를 강조한 황현식 사장의 전략이 잘 맞아떨어진 결과라고 분석하고 있다. LG유플러스에서 쭉 몸담아 온 황현식 사장은 ‘통신통’으로 꼽힌다. 지난해 말 LG유플러스의 대표이사로 승진했다. 내부출신 인사가 CEO로 취임한 건 황 사장이 처음이다.     김다린 기자 kim.darin@joongang.co.kr

2021-06-06

[CEO UP | 정승일 한국전력 사장] '완전히 다른' 한국전력 만든다

  “재생에너지를 확대하겠다.” 정승일 신임 한국전력 사장이 한국전력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고 나섰다. 정 사장은 ‘탈탄소’ 에너지 전환을 위한 한국전력의 과감한 ‘속도전’을 주문했다. 한국전력이 그동안 국책연구기관의 마이너스(-) 전망, 글로벌 투자자들의 사업성 문제 제기에도 해외 석탄화력발전소 투자를 계속해 온 것과 대조된다.   정 사장은 1일 전남 나주 한국전력 본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탄소중립이라는 에너지산업의 대전환기에 에너지 전 분야의 선제적 기술 혁신과 에너지 시스템의 과감한 전환을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면서 “오스테드(Ørsted·덴마크 에너지 기업)사의 속도전과 같이 과감한 시도 끝에 확신이 생겼다면 그때부터는 가속페달을 힘껏 밟아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오스테드는 석탄 등 고탄소 기반의 전력 생산 구조를 단시간에 바꾼 대표적인 에너지기업으로 꼽힌다. 정 사장은 오스테드와 같이 한국전력의 석탄 중심의 고탄소 전력생산이란 패러다임을 바꾼다는 계획이다. 정 사장은 “탄소중립 시대에 에너지 분야 패러다임은 탈탄소화·분산화·지능화”라면서 “신재생에너지 발전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한국전력에 완전히 다른 사람이 왔다는 평가가 쏟아진다. 한국전력은 그동안 석탄화력발전 중심의 안정적인 수익구조에 기댄 전력 판매를 계속해왔기 때문이다. 특히 한국전력은 감가상각비, 온실가스 배출비용 증가 등으로 실적이 악화하자 에너지 전환 추진 대신 해외로 석탄화력발전을 수출하겠다는 대안을 낼 정도로 변화에 둔감했다.   변화의 동력은 충분할 것이란 분석이다. 산업부 차관 출신인 정 신임 사장은 대인관계가 원만해 선후배들의 신망이 두터운 데 더해 상관을 향한 직언도 서슴지 않는 소신파로 알려져 있다. 특히 정 사장은 산업부 에너지자원실장 시절 주택용 전기요금 누진제 개편을 추진하던 당시 주형환 장관과 의견이 충돌하자 사표를 내기도 했다.   다만 실적 개선은 과제가 될 전망이다. 한국전력은 지난 1분기 영업이익 5716억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당장 2분기부터 투입 연료비와 전력시장가격(SMP) 상승 영향이 본격화되어 영업이익은 적자전환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에너지업계 관계자는 “정 사장의 탈탄소 에너지 전환은 결국 투자가 담보인데 실적이 받쳐줄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배동주 기자 bae.dongju@joongang.co.kr

2021-06-05

여동생의 반격…구본성 부회장, ‘아워홈’서 쫓겨날까

  구본성 아워홈 부회장의 공든 탑이 한 순간에 무너질 위기에 처했다. 가뜩이나 실적을 두고 경영능력을 의심받는 상황에서 보복운전을 한 혐의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 받았기 때문. 경영권을 노리는 구지은 전 캘리스코 대표이사는 구미현·명진 자매와 손잡고 ‘문제아’ 오빠를 몰아내는 데 성공했다. 아워홈은 4일 오전 주주총회에 이어 이사회를 열고, 구 전 대표 측이 상정한 대표이사 해임안을 통과시켰다. 구 전 대표는 아워홈이 창사 이래 첫 적자를 기록한 가운데 구 부회장이 본인 포함 이사 보수 한도를 늘렸다는 점, 또 최근 보복 운전 혐의로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것 등을 놓고 해임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예상대로 구 부회장과 구 전 대표의 ‘남매대첩’이 재점화 된 셈. 구 부회장은 5년 전 이 싸움에서 승자한 인물이다. 당시 LG가의 장자승계 원칙이 적용됐다는 분석이 컸다. 구 부회장이 오기 전까지 아워홈의 차기 후계자는 4남매 중 유일한 경영 참여자인 구 전 대표.    그는 지난 2004년 아워홈 입사 후 구매식재사업본부장, 부사장 등을 거치며 회사를 빠르게 성장시켰다. 구 부회장이 경영에 참여하면서 자리에서 밀려난 뒤 사보텐·타코벨 등을 운영하는 외식기업 캘리스코를 이끌었다. 오빠인 구 부회장과는 계속해서 갈등을 빚어왔다.   당시 구 부회장은 경영 경력이 전무했던 상황. 삼성경제연구소 임원 등 외부 경력이 전부였다. 아니나 다를까. 구 부회장이 경영권을 잡은 이후 아워홈의 실적 부침은 계속됐다. 지난해 실적은 아직 공시되지 않았지만 상반기 기준 매출액은 804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2.5% 줄었고, 영업적자는 119억원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했다. 반면 배당은 크게 늘었다. 아워홈의 1주당 배당금은 구 부회장이 경영에 참여한 2016년 300원, 2017년 325원, 2018년 750원 등으로 지속적으로 상승했다.         이런 상황에서 구 부회장의 보복운전은 ‘남매대첩’ 반전의 계기가 된 모양새다. 아워홈의 최대 주주는 구본성 부회장으로 지분 38.6%를 갖고 있다. 그러나 구미현(19.3%)·명진(19.6%)·지은(20.7%) 세 자매의 지분을 합치면 59.6%에 달한다. 캐스팅보트를 쥔 건 장녀 구미현씨다. 미현씨는 2017년 아워홈 경영권 분쟁 당시 구 부회장 편에 섰지만 이번 주주총회에서는 구 전 대표 손을 들어줬다.   구 부회장은 사내이사 자리는 유지하면서 경영권 방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3분의 2 이상의 지분이 동의해야 사내이사직도 박탈할 수 있어서다. 그가 ‘장자의 힘’으로 얻어낸 자리를 지켜낼 수 있을까. 2000년 창사 이후 첫 기업이미지(CI) 변경을 검토하면서 ‘변화’에 힘을 주고 있는 아워홈의 행보에 업계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김설아 기자 kim.seolah@joongang.co.kr   

2021-06-04

투자고수 염블리 “한국 주식시장 상승세, 거침없이 이어진다”

      “추후 몇 년 간 꾸준히 강세장은 이어질 것 같아요. 저는 역설적이게도 코로나19가 그것을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 코로나19로 인한 산업 지형이 우리나라 기업에 유리하게 바뀌었기 때문에 한국 증시도 이에 걸맞게 계속 우상향 할 것으로 봅니다. 상승 속도는 다소 늦어질 수 있겠지만 우리나라 시총 상위 10대 기업들이 이끄는 우상향 방향은 지속될 것으로 봅니다.”     지난 5월 28일 서울 여의도에서 만난 염승환 이베스트투자증권 E-Biz 영업팀 부장은 코로나19 위기를 통해 한국 기업들의 혁신이 이뤄졌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사태를 거치면서 2차 전지·반도체·자동차·IT 기업들이 유망해졌는데, 우리나라 시가총액 10대 기업에 속해있는 기업들이 해당 업계의 대표주자이자 선두 기업으로 자리 잡았다는 이유에서다.     최근 개인투자자들로부터 큰 인기를 받고 있는 염 부장은 개인투자자들이 주식에 투자할 때엔 업황보고서와 기업보고서를 통해 산업의 흐름과 개별 기업의 실적을 완벽히 파악하면 실패가 없다고 강조했다. 또 올 하반기 주목할만한 주식 종목을 추천했다.       ━   업황보고서로 흐름 잡고, 기업보고서에서 사업현황·재무제표 살펴라     초보 투자자가 주식 투자를 시작할 때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은? 기업의 보고서를 공부하는 겁니다. 분기보고서나 사업보고서를 자세히 살펴야 하는데요, 많은 내용들이 들어 있어서 처음 보면 어렵고 난해할 수도 있어요. 그렇지만 적어도 ‘사업현황’ 부분은 꼭 봐야 합니다. 사업현황에는 기업의 현재 경영상황과 해당 사업에 대한 전망, 시장점유율, 과거 데이터와의 비교 등 상세한 정보가 많이 담겨있기 때문입니다. 또 ‘재무제표’에선 매출액·영업익·당기순이익 이 세 가지를 무조건 봐야 합니다. 보다가 모르는 것이 있을 때엔 IR부서에 전화해서 하나씩 다 물어봐야 하고요. 저는 주식 수익률이라는 게 IR부서에 전화하는 횟수와도 비례한다고 봅니다. 본인이 가장 적극적으로 알아보고 공부하는 게 답입니다. 남 얘기를 듣고 덜컥 결정하는 ‘깜깜이 투자’는 지양해야 합니다. 주식투자는 기업에 투자를 하는 것이라, 각 기업의 경영실적에 따라 기업의 가치가 올라가면서 주가가 상승하게 되는 건데요. 때문에 주식 투자를 하려면 투자하려는 기업에 대해 투자자 본인이 제대로 알고 있어야 합니다.   기업보고서를 공부하는 것 외에 또 다른 팁은요? ‘산업 동향 보고서’도 무조건 보길 추천합니다. 포털사이트에 들어가기만 해도 증권사 보고서들이 굉장히 많이 올라와 있는데요, 거기서 업황 보고서를 살펴야 한다는 겁니다. 반도체 업황이 어떤지, 자동차 업황이 어떤지 등에 대해서 매일 보고서가 나오거든요. 투자는 개별 기업에 하지만 기업 자체가 특정 산업에 속해있기 때문에 해당 업황과 산업 공부를 반드시 해야 합니다.     실제 투자 전략까지 어떻게 이어지는 게 바람직 한가요? 먼저 본인이 관심 있는 산업의 업황 보고서를 매일 보다 보면 애널리스트들의 전망에 대한 변화가 보입니다. 애널리스트의 시각은 거의 비슷해서 업황이 안 좋으면 다들 부정적 의견을 제시하는데요. 그러다 어느 날 한 애널리스트가 ‘긍정적 흐름으로 바뀌었다’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는 순간이 있어요. 그 땐 그 애널리스트의 말이 맞을 확률이 되게 높아요. 그럼 일단 그 산업에 속해있는 기업 중 몇몇 대표주의 기업보고서를 살펴보고 괜찮아 보이는 한 기업의 주식을 조금 사서 테스트를 해보는 거예요. 사실 보통은 그로부터 며칠 이후에 다른 애널리스트들의 의견도 따라서 ‘긍정적 전망’으로 움직이거든요. 그땐 주가가 오를 것을 거의 확신하시면 돼요. 이런 식으로 하면 투자는 거의 대부분은 성공합니다. 보고서에서 안 좋은 얘기가 나올 땐 가격이 쌌고, 그 때 샀으면 가격이 저렴했을 테니 수익률이 높아지는 거죠. 산업 동향을 파악하고 있으면 국내 주식뿐만 아니라 해외 주식시장 이슈에 따라서 투자할 수 있는 판단력도 생기게 되니, 결국은 매일매일 꾸준히 공부를 해야 합니다. 이게 하루아침에 되는 일은 아니고요, 꾸준히 하다보면 어느 순간 변화들이 보이고 자신 있게 투자를 할 수 있습니다. 아무리 지겨워도 보고서를 꼭 봐야 한다는 이유가 바로 이것입니다.     ━   국내 시총 10대 기업 탄탄대로 전망…주식시장 ‘청신호’     공매도 부활에 따른 주식 시장에 대해선 어떻게 전망하시나요. 공매도가 지난 5월 3일부터 시작됐는데 사실 많은 분들이 우려했었어요. 실제 공매도가 다시 시작되기 1주일 전부터 주가가 급락했었고요. 그런데 우려했던 상황은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공매도가 주가 상승을 막는 요소로 일부 작용하긴 하나, 주가의 방향을 결정하는 것은 아닙니다. 전체 거래 대금 중 공매도가 차지하는 비중은 4% 정도에 불과합니다. 공매도가 나온다고 시장이 망가지고 폭락하는 경우는 별로 없습니다. 어느 기업에 악재가 발생했을 때엔 예전보다 주가가 더 많이 주저앉는 경우가 있을 수 있겠지만, 별 문제없는 기업들은 큰 그림에서 방향 자체가 바뀌지 않을 것으로 봅니다. 5월 한 달 간 본 결과, 지나친 우려는 안하셔도 될 것 같습니다.     올 하반기 장은 어떻게 관측하시나요? 올해뿐만 아니라 오랫동안 강세장이 이어질 것으로 봅니다. 중간에 굴곡은 있겠죠, 금리 인상이나 기업 실적에 따라서요. 그렇지만 추후 몇 년 간 꾸준히 강세장은 이어질 것 같아요. 저는 역설적이게도 코로나19가 그것을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 코로나19 때문에 산업 지형이 완전히 바뀌었어요. 우리나라 기업들의 경쟁력이 생각보다 엄청나다는 것을 알게 된 겁니다. 세계적 악재에도 불구하고 반도체 회사와 자동차 회사 등은 제품 경쟁력을 기반으로 더 좋아졌고요. 네이버와 카카오 등 IT기업도 언택트 바람이 불면서 상당히 큰 성장을 했어요. 특히 네이버와 카카오 이 회사들은 1년 만에 5년치 성장을 넘어 선 모양새입니다. 또 코로나19로 인해 2차전지 시장도 새롭게 등장하면서 큰 성장을 이뤄내고 있는데요. 제가 지금 언급한 이 업종들 거의 대부분이 우리나라가 잘하는 분야입니다. 2차전지와 반도체는 세계 1등 수준이고요, 자동차와 IT 기업들 실적도 좋습니다. 이들이 우리나라 시가총액 상위 1등부터 10등까지 기업들입니다. 코로나19로 인해 혁신이 가속화되고 성장이 더 빨라지고 있어요. 코로나19가 많은 피해를 끼치고 있고 악재인 것은 분명하지만, 한국 증시로 봐서는 오히려 축복이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코로나19 종식 이후에도 주식시장의 전망은 밝다고 보시는 건가요. 코로나19로 인한 산업 지형이 이렇게 우리에게 유리하게 바뀌었기 때문에 한국 증시도 이에 걸맞게 계속 우상향 할 것으로 봅니다. 상승 속도는 다소 늦어질 수 있겠지만 우리나라 시총 상위 10대 기업들이 이끄는 우상향 방향은 지속될 것으로 봅니다. 다만 아쉬운 것은 한국 주식시장이 전 세계에서 손에 꼽히는 저평가 시장이라는 것입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기업 가치에 비해서 여전히 너무 싸거든요. 한국 주식 시장의 사이즈가 워낙 작아서 일수도 있겠지만, 어느 시점에서 이런 부분도 저는 해소가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강민경 기자 kang.minkyung@joongang.co.kr 

2021-06-02

투자고수 '염블리' 염승환의 PICK…올 하반기 추천 종목은?

      “쏠리면 안 됩니다. 남들이 흥분했을 때 본인은 냉정해야 하고, ‘불안하다’는 비관론이 나올 때 기회일 수 있습니다. 1년에 몇 번씩 출렁이겠지만 그건 일상이니 두려워하지 말고 가는 방향이 어디인지를 봐야 합니다. 애플·테슬라·아마존과 같이 미국 주식시장을 이끄는 기업들이 한국에서도 나오고 있습니다. 일희일비하지 말고 긴 호흡으로 봐야 합니다.”    지난 5월 28일 서울 여의도에서 만난 염승환 이베스트투자증권 E-Biz 영업팀 부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를 통해 한국 기업들의 혁신이 이뤄졌다며, 올 하반기 주목할만한 종목으로 현재 저평가된 자동차·음식료·미용성형·헬스케어주 등을 꼽았다. 그는 이 기업들에 대해 최대 5년간 상승세를 전망하면서 충분한 기업 분석을 통해 매수할 것을 강조했다.    이어 염 부장은 해외 주식 투자 전략법으론 ‘ETF’ 상품을 권장했다. 해외 기업에 대한 정보가 제한적이라 ETF를 통한 투자가 안정적일  것이란 이유에서다. 그 중에서도 미국 대표 500개 기업 지수를 추종하는 ETF 상품, ‘SPY’가 가장 추천하는 상품이라는 게 그의 얘기다.         ━   저평가된 자동차·음식료·미용성형·헬스케어주 주목       단도직입적으로 여쭙겠습니다. 주식은 언제 사야하나요? 모두가 안 좋다고 할 때 그때가 사야 할 때일 수 있습니다. 반대로 모두가 좋다고 생각할 땐 조심해야 합니다. 지난 1월이 그랬습니다. 그때 거의 대부분의 개인투자자들이 주식 전망을 좋게 봤어요. 실제 1월 둘째 주에 개인투자자들이 하루에 4조를 샀어요. 증시 역사상 처음이었고, 한 마디로 ‘광분했다’는 표현이 맞겠습니다. 그런데 그날이 한국 역사상 주가 최고점을 찍었던 날이었고 그 뒤로는 계속 빠졌어요. 그러니 쏠리면 안 됩니다. 남들이 흥분했을 때 본인은 냉정해야 합니다. 반면 지금처럼 ‘불안하다’는 비관론이 나올 때, 오히려 이 때가 기회일 수 있습니다. 1년에 몇 번씩 중간 중간 출렁임은 있겠으나 그건 일상이니 두려워하지 말고 가는 방향이 어디인지를 봐야 합니다. 코로나19 사태 와중에서도 새로운 주도권을 잡은 혁신 기업들에 대해 미리 공부해서, 그 기업들을 계속 모아나가야 합니다. 애플·테슬라·아마존과 같이 미국 주식시장을 이끄는 그러한 기업이 한국에도 나오고 있는 것 같으니까요. 일희일비 하지 말고 긴 호흡으로 봐야 합니다.   추후 하반기에 주목할 만한 종목은 무엇인가요. 저평가 된 대표적인 섹터로 자동차주를 꼽습니다. 버는 돈에 비해서 대접을 잘 못 받는 것 같아요. 음식료 섹터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아무래도 내수시장에서의 성장이 제한적이다 보니 주가에서 많이 할인되는 것 같은데요, 해외 시장에서의 매출 비중이 늘어나고 있어서 앞으로 전망이 괜찮을 것 같아요. 중소형주 중에선 ‘고령화 수혜주’를 추천합니다. 고령화 시대 도래에 따라 미용성형주가 유망합니다. 코로나19와 상관없이 사람이 나이가 들면서 돈을 지출할 수밖에 없는 것이 ‘외모’인 것 같거든요. 주름을 개선하는 보톡스나 필러 등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고요. 또 요새는 초음파로 피부 탄력을 높이기도 하는 시술이 유행이니, 이러한 의료기기 시장도 긍정적일 것으로 전망됩니다. 미용성형 시장은 이제 시작입니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 트렌드로 자리잡을 것 같아요. 또 같은 흐름에서 임플란트 기업과 헬스케어 기업들의 전망도 밝습니다. 바이오 시장 중에서도 신약 개발은 리스크가 큰 데 비해 임플란트나 미용성형 의료기기 등 기업들은 실제로 돈을 잘 벌고 있으면서도 저평가 되어 있는 상황입니다. 이러한 기업들을 하반기가 아니라 5년 이상 보면서 기업 분석을 통해 매수를 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   기대심리 선반영된 항공·여행사주 조심…美 투자는 ETF 추천     코로나19로 타격을 받았던 항공이나 여행사 등 섹터는 어떤가요. 항공과 백화점 섹터의 주가는 이미 2019년 주가 회복을 넘어 거의 ‘우주로 날아가 있는’ 상황입니다. 그만큼 많이 올랐어요. 사실 코로나19 전에도 여행을 잘 가지 않았고 자유여행 트렌드가 자리를 잡으면서 항공사나 여행사들의 실적이 좋지 않았거든요. 그런데 역설적이게도 코로나19 사태로 말미암아 ‘코로나19가 종식되면 우리는 여행을 갈 수 있다’ ‘코로나19가 종식되면 항공권 가격이 폭등할 것 같다’는 기대가 생기면서 이게 반영된 겁니다. 주가는 기대를 먼저 반영하니 이미 많이 올라있어요. 그런데 주의하실 점은 아직은 여행을 못 간다는 것이고, 엄밀하게 말해선 올해 내에도 못 갈 가능성이 꽤나 높다는 겁니다. 우리는 올 가을에 여행을 떠나길 바라지만 그렇게 안 될 수가 있죠. 여행사나 항공사는 지금 돈이 없어서 계속 있는 돈을 쓰고 있는 형국인데요, 이 상황이 연말까지 이어진다면 몇몇 회사들은 위험해질 수도 있는 리스크가 있습니다. 그러니 저는 지금은 해당 섹터에 대한 투자는 조심하시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해외 주식에 관심을 갖는 국내 투자자들에게 추천 전략은? 해외 주식 투자는 ETF로 하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해외 유망 기업을 찾는다는 것이 정말 어렵거든요. 모르는 기업도 많고요. 실제 올해 초에 개인투자자들이 정말 많이 샀던 주식 중에 ‘니콜라’라는 회사가 있어요. 신생 업체인데 사기설이 돌면서 주가가 엄청 빠졌고 개인투자자들이 어마어마한 손해를 봤었습니다. 뉴스에서 유명 인사가 샀다는 보도를 보고 따라서 산 경우가 많았어요. 이처럼 해외 기업에 대해선 정보가 제한적이라 공부하기가 어렵습니다. 때문에 이를 방지하기 위해선 ETF가 가장 좋습니다. 그중에서도 우선적으로 권장해드리고 싶은 것은 미국 대표 500개 기업(S&P 500) 지수를 추종하는 ETF 상품인 ‘SPY’입니다. 이것 하나 사면 미국 시장 전체를 사는 셈입니다. 개별 기업 주가 등락에 대해 고민을 덜 수 있고, 기업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을 필요가 줄어듭니다. 미국이 망하지만 않는다는 전제하에서, 미국 주식 투자는 ‘SPY’ 하나로 평생 가도 좋을 것 같습니다.   강민경 기자 kang.minkyung@joongang.co.kr 

2021-06-02

유성원 한투증권 GWM총괄 상무 "초고액자산가는 해외비상장사·부동산리츠' 투자"

      30억원 이상의 금융자산을 보유한 ‘슈퍼리치’, 즉 초고액자산가들은 국내외를 넘나드는 전문적 자산관리를 필요로 한다. 이른바 ‘크로스보더 자산관리(Crooss-border)’다.   유성원 한국투자증권 GWM전략담당 조직 총괄(상무)은 지난달 31일 [이코노미스트]와 만나 “라이프스타일이 글로벌할수록 투자와 자산관리도 글로벌해진다”며 자신이 이끄는 조직의 탄생 배경을 설명했다.   GWM전략담당은 초고액자산가들의 크로스보더 자산관리는 물론, 기업 자금운영과 가업승계 등 ‘패밀리오피스’ 역할까지 담당하는 조직이다. 유 상무는 과거 삼성증권과 UBS 홍콩, 도이치뱅크 홍콩 등에서 관련 업무를 담당했다. 그때 경험을 토대로 GWM전략담당 조직을 구축했다. 그는 초고액자산가들의 자산관리 트렌드로 “위기일 때 먼저 기회를 생각하는 것”을 꼽았다.   GWM전략담당 조직 신설 배경과 역할은? 현재 한국투자증권 리테일 자산의 23%는 0.1% 고객이 차지하고 있다. 이들은 초고액자산가이고,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굉장히 크기 때문에 집중적으로 관리해야 할 필요가 있었다. 초고액자산가의 니즈는 두 가지 키워드로 설명할 수 있다. 첫 번째는 글로벌이다. 초고액자산가의 자녀 1명 이상은 대부분 해외에 거주한다. 때문에 국경을 넘어서(크로스보더)는 문제들, 이를 테면 자산승계 부분에서도 국내에서의 증여가 아닌 해외 거주 자녀(미국 시민권자 등)에게로의 증여 문제 등을 생각해야 한다. 투자도 마찬가지다. 라이프스타일이 글로벌할수록 투자도 글로벌해지므로 전문적인 컨설팅을 필요로 한다. 두 번째 키워드는 승계다. 자산에 대한 승계, 가업 승계 등 패밀리 비즈니스의 승계에 대한 관심이 높다. 자신이 일군 자산을 어떻게 잘 승계할 수 있는지, 절세 전략은 무엇인지 고민한다. 이런 부분에 있어서 우리는 전문적인 연구를 바탕으로 한 컨설팅을 제공하고 있다.   타 증권사 조직과 차별점은? 초고액자산가 자산관리 조직을 구축하는 데 있어서 저희는 타 증권사에 비해 후발주자다. 때문에 국내외의 유사한 조직들의 장점과 단점을 참고해 GWM을 구축했다. 많이 참고한 건 자산관리의 명가라고 불리는 UBS(스위스 글로벌 투자은행) 모델이다. 제가 USB홍콩에서 오랫동안 근무했기 때문에 그런 경험이 GWM 구축에 도움이 됐다. 아시아 은행 중에선 자산승계 연구 부분이 발달되어 있는 노무라(일본 글로벌 투자은행)를 눈여겨봤다. 자산승계 연구를 토대로 고객과 접촉하고, 이러한 과정이 비즈니스로 이어지는 사례를 참조해 GWM에 적용했다. 또 다른 차별점은 패밀리오피스 서비스를 빠르게 장착했다는 점이다. 현재 초고액자산가의 레벨은 점점 상승 중이다. 1조 클럽이 탄생할 정도로, 개인 자산 1조원을 넘긴 오너도 늘었다. 이러한 초고액자산가들에겐 각자 상황에 맞는 패밀리오피스가 필요하고, 모든 자산가들이 개별 투자법인을 설립할 수 없기 때문에 금융기관이 그 역할을 해야 한다. 따라서 한국투자증권 GWM은 개별 자산가 고객을 위한 전담 관리조직을 세팅하고 공동투자기회 등을 제공하는 ‘멀티 패밀리오피스’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우리는 IB가 강한 증권사로, 유일하게 금융지주 형태를 띠고 있는 증권사다. 계열사 덕분에 다양한 포트폴리오 구성이 가능하다. 이러한 특징을 융합하여 초고액자산가와 패밀리오피스 고객에 대한 집중적인 전략 및 서비스를 공급, 이 분야에서 국내 최강자로 도약하려는 포부를 가지고 있다.   ‘진우회’와의 시너지는? 초고액자산가에서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건 기업 오너다. 따라서 타깃 고객군이 기업 오너일 수밖에 없다. 한국투자증권은 비상장 기업 시절부터 함께 해온 300여명 기업 오너들 모임 ‘진우회’와 끈끈한 유대관계다. 때문에 기업 오너의 니즈를 빠르게 파악해 적합한 컨설팅을 제공할 수 있다. 실제로 지난해 GWM전략담당 조직을 구축한 직후 진우회 회원만을 대상으로 한 자산승계 컨퍼런스를 개최했고 성황리에 마쳤다. 코로나19 사태가 좀 진정되면 1년에 2회씩 정기적으로 개최하려고 한다.     지난 3월 부동산 투자자문 서비스 시작했는데? 초고액자산가의 포트폴리오를 보면, 글로벌 기준 55% 정도가 부동산 자산이고 금융자산 등 기타 자산이 45%다. 국내는 부동산 비중이 더 높다. 통계상으론 60% 정도인데, 보다 자세히 분류하면 70% 정도는 될 것 같다. 즉 초고액자산가 포트폴리오에서 부동산 자산이 굉장히 중요하기 때문에 저희 GWM전략담당 조직에서도 부동산 투자자문 서비스를 시작했다. 부동산 투자에서도 한국투자증권은 이미 강자다. 부동산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문 수익이 대형 증권사 어디보다 높고, 안전형 투자를 지향하므로 리스크 관리도 탄탄하다. 부동산 투자상품이 일반 고객 포트폴리오에 담기는 것도 타 증권사 대비 가장 활발하다. 이를 바탕으로 부동산 투자자문 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에 향후 고객과의 공동투자 등 다양한 비즈니스 기회가 창출될 것이다. 이는 타 증권사에선 보기 드문 현상이다.   올해 GWM의 자산배분 전략은? 자산관리 포트폴리오는 리서치 베이스 어드바이저(Research based Advisor), 즉 연구를 기반으로 제공된다. GWM 산하에 있는 자산관리연구소, 부동산 투자자문 서비스 제공을 위한 전문인력도 다 연구를 위해 있는 것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연구를 바탕으로 안정형, 중립형, 적극형(공격형) 등 3가지 정도의 포트폴리오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다만 GWM은 초고액자산가를 상대하기 때문에 일반 고객 대상 포트폴리오 모델에서 약간 변형한 GWM MP(모델 포트폴리오)를 매월 제공 중이다. 4월말 기준 GWM MP 중립형은 현금 5%, 국내 채권 7%, 해외 채권 18%, 국내 주식 7%, 해외 주식 18%, 대체투자 45%다.   코로나19 장기화 상황에서 감지되는 초고액자산가의 자산관리 트렌드는? 초고액자산가의 상당수가 기업 오너인데, 이들은 위기일 때 먼저 기회를 생각한다. 코로나19 사태가 터졌을 때 기회라고 생각하고, 지난해부터 투자를 활발하게 해왔다. 해외 기업, 혁신 기업, IT나 바이오 쪽에 먼저 주식 투자를 시작했는데 대표적인 사례가 테슬라다. 빠르게 투자를 하니까 성과도 먼저 가져갔다. 일반 투자자보다 위기 상황에서 좀 더 장기적인 관점으로 투자하는, 이를테면 미국의 비상장 기업에 투자하는 자산가도 많았다. 또 부동산 관련 실물 자산에 투자하는 리츠나 부동산 펀드에 대한 관심도 높았다. 실제로 올해 저희가 론칭한 미국 유수 글로벌사의 비상장 펀드의 경우 7년 만기임에도 대기순번이 있을 정도로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아울러 코로나19 상황이니만큼 달러나 금 같은 안전자산 투자도 대체투자 형태로 주목받았다.   올해 하반기 국내외 자산시장 전망은? 코로나19 백신 보급이 늘면서 확진자 증가율이 현저히 떨어졌다. 자산시장도 이러한 추세에 이미 대비를 하고 있다. 나라마다 상황이 다르겠지만, 올해 상반기가 양적완화 중단 시점이라고 예상한다. 영국과 캐나다에선 이미 테이퍼링 신호가 나오고 있다. 시장에 풀리는 돈은 확실히 제한될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식시장이 작년만큼 갑자기 상승하거나 꺼지지는 않을 것이므로, 급격히 포트폴리오를 변화하기보다는 기본을 지켜가면서 약간의 변화를 주면 될 것 같다. 하반기를 넘어서면서부터는 그간 성장해온 기업의 상승세가 조금씩 둔화할 수 있다. 따라서 대형주보다는 중·소형주에, 또 성장주보다는 가치주에 좀 더 관심을 가져야 한다. 또 원자재나 리츠 부문 투자는 지속해서 이어가야 한다.   강민혜 기자 kang.minhye1@joongang.co.kr

2021-06-03

KB손보 '공격영업'으로 턴…실적 하락 부담 느꼈나

      김기환 KB손해보험 사장이 올 초 부임 후 공격적인 행보로 회사의 체질개선 변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암, 자녀보험 등 장기보장성보험 판매를 늘리며 수익성 확보에 나서는가 하면 연내 8000억원 규모 후순위채 발행으로 2023년 도입될 새 국제회계기준 대비 재무건전성 안정화도 꾀하고 있다. 지난 몇년간 가치경영 기조를 내세우며 "단기적 성과에 연연하지 않겠다"고 밝혔던 KB손보가 수장 교체 후 떨어진 실적 회복을 위한 체질개선에 돌입한 모양새다.   하지만 장기인보험 판매 대열에 부랴부랴 합류하면서 손해율 리스크도 커졌다. 후순위채 발행시 수십억원의 이자비용 발생도 부담이다. 출범 반년차를 맞은 '김기환호'는 공격적 경영으로 보험영업익이 상승세지만, 각종 경영지표면에서는 우려의 시각도 존재하는 모양새다.     ━   뒤늦은 장기인보험 참전, 손해율 우려 커져     KB손보의 올 1분기 당기순이익은 688억원으로 전년(772억원) 대비 10.9% 감소했다. KB손보를 제외한 나머지 손보사 빅4(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보)의 올 1분기 순익이 전년 동기 대비 30~160% 상승한 것과 대비된다.   KB손보는 보험영업이익이 상승했지만 금리상승에 따른 채권처분이익이 대폭 감소하며, 빅4 중 나홀로 순익이 줄었다. 다만 장기인보험 판매 증가에 올 1분기 원수보험료는 2조891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6% 상승했다.    양종희 전임 대표 시절 KB손보의 내재가치(EV)는 상승곡선을 그렸다. EV는 회사의 장기적인 성장성과 건전성을 평가하는 지표다. 양 전 대표가 꾸준히 강조한 '가치경영'의 상징적인 지표인 셈이다.       2017년 3조원대 수준이었던 EV는 지난해 7조8000억원대로 두배 이상 상승했다. EV 상승을 통해 KB손보의 장기적인 현금흐름이 원활할 것이라는 전망이 가능했다.    문제는 표면적인 실적이 계속해서 하락세라는 점이다. KB손보의 당기순이익은 2017년 약 3600억원대를 기록한 이후 점차 감소세를 보이더니 지난해 1400억원대까지 실적이 쪼그라들었다. KB손보는 보험영업 부문이 아닌 금리변동에 따른 투자영업 부진 같은 일회성 요인이라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김기환 사장 입장에서 계속된 실적 하락은 재임기간 중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결국 김 사장은 부임 후 장기인보험에 승부수를 걸고 있다. KB손보는 타 손보사들이 2018년부터 장기인보험에 집중할 때도 열풍에 동참하지 않았다. 당시 양 전 대표는 GA 시책 경쟁, 고위험상품 출시 등 장기보험 시장에서 경쟁 심화에 따른 수익성·건전성 훼손에 대한 우려가 커진다며 미래가치 중심으로 상품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는 가치경영을 강조해왔다.     하지만 계속된 실적 하락에 김 사장도 결국 장기인보험 카드를 꺼낼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지난해부터 판매를 시작한 표적항암제보험, 자녀보험 등 장기인보험 상품 영업에 본격적인 드라이브를 걸었고 1분기 초회보험료가 대폭 상승하는 등 판매량 부분에서 결실을 맺고있다.    장기인보험은 보험료 납입 기간이 보통 2년 이상으로 상해·질병 등 사람의 신체나 생명에 관한 위험을 보장하는 상품을 말한다. 암보험을 비롯해 치매보험, 치아보험, 어린이보험 등이 대표적이다. 보험사 입장에서 장기인보험 상품은 당장 고액의 원수보험료가 들어오기 때문에 수익성 측면에서 유리하다.   다만 장기인보험의 경우 장기적인 손해율 상승에 따른 리스크가 큰 편이다. 2017년부터 손해가 큰 자동차보험 사업 비중을 줄이고 장기인보험에 올인한 메리츠화재의 지난해 장기인보험 손해율은 90%를 돌파했다. 빅4 손보사도 2018년부터 경쟁적으로 장기인보험을 확대했고 이 부문 손해율이 대부분 90%를 넘어서거나 육박했다.     장기보험의 사업비율이 20% 수준임을 감안하면 합산 손해비율은 모두 100%를 넘어선다. 장기인보험을 팔면 팔수록 적자를 본다는 얘기다. 이에 일부 손보사들은 지난해부터 장기인보험 상품의 혜택 및 판매량을 줄이는 식으로 손해율 관리에 나선 상황이다.    장기인보험 판매 주력시 사업비도 꾸준히 상승할 수 있다. 사업비 비중이 높은 장기인보험 판매 확대 속 KB손보의 올 1분기 사업비율은 전년 동기 대비 0.59% 증가하며 20%(20.41%)를 넘어섰다.    KB손보 관계자는 "가치경영을 기반으로 한 성장전략을 강화하고 있고 RBC비율은 추후 신지급여력제도(K-ICS)가 도입되면 개선될 것것"이라며 "장기위험 손해율도 현재 경쟁사 대비 우위에 있으며 전년동기 대비 개선폭도 가장 큰 상태"라고 설명했다.     ━   8000억 후순위채 발행, 이자 부담 어쩌나     KB손보는 2023년 도입되는 새 국제회계기준(IFRS17)과 신지급여력제도(K-ICS)를 대비하기 위해 자본확충이 필수다. 이를 위해 보험회사 자본적정성을 측정하는 지표인 RBC(지급여력) 비율을 끌어올리는 것이 급선무다.     올 1분기 기준, KB손보의 RBC 비율은 163.3%로 빅6 손보사 중에서 꼴찌를 기록했다. 전체 손보사 중에서도 MG손보 등과 함께 최하위권이다. 업계 평균은 230% 수준이다. 금융감독원 권고 기준은 150%다.     이에 김 사장은 연내 80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 발행을 계획하고 있다. RBC비율 상승과 함께 장기인보험 판매 집중에 따른 사업비 부담도 덜겠다는 복안으로 해석된다. 이미 KB손보는 지난달 3790억원의 후순위채 발행에 성공했다. 이자율은 3.40%이며 상환기일은 2031년 5월이다. 이번 후순위채 발행으로 KB손보의 RBC비율은 190%대까지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후순위채 발행시 발생하는 이자로 이차역마진 우려가 생겼다는 점이다. 올 1분기 KB손보의 운용자산이익률은 2.73%에 그쳤다. 다른 빅4 손보사들이 2.9~3.5% 사이의 이익률을 내는 것에 비해 낮은 편이다.     이번 후순위채 발행 금리는 3.40%다. 하반기 나머지 후순위채 발행 때도 비슷한 3%대 금리가 예상된다. 이러면 KB손보가 8000억원을 운용해 얻게되는 수익(2.73%)에 비해 금리(3.4%)가 높아 이자비용이 더 나간다. 역마진 규모는 상환기일인 2031년까지 10년간 매년 수십억원이 될 수도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실적 하락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김기환 사장은 성장 중심의 공격적인 영업카드를 꺼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올해 백신 도입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가 줄어드며, 자동차보험 손해율 상승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무리한 장기인보험 판매 확대는 손해율 부담을 가중시킬 수도 있다"고 밝혔다.   김정훈 기자 kim.junghoon2@joongang.co.kr     

2021-06-03

코로나19 치료제 vs 백신, 뒤바뀐 제약·바이오주 운명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백신 및 치료제 관련 기업의 주가 흐름이 뒤바뀌고 있다. 지난해까지 주목받던 코로나19 치료제 관심은 시들해졌고, 치료제보다 개발이 늦다는 평가를 받았던 국산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코로나19 치료제 임상 소식이 전해지며 관련주들의 주가는 급등했다. 하지만 지난 2월 셀트리온의 항체치료제 ‘렉키로나주’가 첫 조건부 허가를 받은 이후, ‘2호 치료제’ 후보로 꼽혔던 유력 제약회사들의 조건부 승인이 연이어 불발됐다. 효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해 보건 당국의 허가를 받지 못한 것이다. 이에 코로나19 치료제에 대한 개발 기대감도 한풀 꺾인 모양새다.     최근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의 코로나19 백신 접종자가 늘면서 치료제 매출은 반비례 할 수 있다는 심리도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국내에서도 한미협상을 계기로 백신생산 협력 기대감이 높아지는 상황이다.     국산 1호 코로나 치료제를 탄생시킨 셀트리온은 공매도 재개 여파까지 겹치며 투자심리가 위축됐다. 셀트리온의 주가는 지난해 12월 40만원 가까이 치솟았지만 현재는 20만원대까지 내려왔다.   GC녹십자는 지난달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로부터 개발한 혈장치료제 ‘지코비딕주’의 임상시험 결과에 한계가 있다며 조건부 허가가 부적절하다는 입장을 받았다. 녹십자의 주가는 지난 1월 50만원대까지 올랐지만 현재는 30만원대로 내려왔다. 앞서 종근당 역시 지난 3월 급성췌장염치료제 ‘나파벨탄’의 식약처 조건부 허가가 불발됐다. 지난해 12월 27만원대까지 올랐던 종근당의 주가는 현재 13만원대를 기록 중이다.   단기간 주가가 급등하며 지난해 20만원대까지 올랐던 신풍제약도 현재는 6만원대로 주저앉았다. 신풍제약은 지난해 5월 식약처가 이 회사의 말라리아 치료제 ‘피라맥스’에 대해 코로나 치료 효과를 확인하는 임상 2상 시험을 승인해주며 주가가 급등했다. 현재는 국내 임상 2상을 완료해 관련 데이터를 분석 중이다. 이 회사는 이익에 비해 주가가 고평가됐다는 거품논란이 이어졌다.        ━   mRNA백신 CMO·개발 주목…코로나19 백신 관련주 급등     최근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다국적 제약사의 코로나19 백신 생산을 수주할 가능성이 연이어 거론되면서 주가가 급등했다. 5월 6일부터 14일까지 7거래일 동안 주가 상승률은 22.19%에 달했다. 5월 14일 미국 모더나 백신 위탁생산이 유력하다는 소식에 사상 최고가인 94만8000원까지 올랐다. 당시 시가총액은 7거래일 만에 50조5500억원에서 62조7200억원을 기록하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이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달 31일 메신저 리보핵산(mRNA) 백신의 충전·포장 등 완제생산(DP)뿐 아니라 원료의약품(DS)까지 생산한다는 소식을 알렸다. 회사 측은 “mRNA 백신 원료의약품 생산 설비를 인천 송도 기존 설비에 증설해 내년 상반기 내로 우수 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cGMP)에 대한 준비를 완료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모더나의 코로나19 백신의 완제의약품 공정을 맡게 됐으나 핵심기술을 포함한 원료의약품 생산 과정은 빠지면서 아쉬움을 남겼다. 다만 이번 mRNA 백신 원의약품 생산 신규 서비스 추가는 사업 포트폴리오 확대의 일환으로 모더나 백신 생산과의 직접적인 연관성 여부는 밝혀지지 않았다.   박병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존 본업인 단일항체 CMO에서 mRNA라는 백신 및 유전자치료제로 다각화를 하는 점이 고무적"이라면서 "P(가격)와 Q(생산량)에 따라 실적에 기여하는 바는 달라지겠지만 현재 단일항체 CMO 본업만으로 당사의 목표주가 100만원이 설명되는 상황이어서 mRNA백신 DS, DP CMO는 밸류에이션 측면에서 큰 호재"라고 평가했다.   국산 mRNA 백신 개발을 위한 정부 지원 논의가 시작되면서 관련주들의 주가 역시 들썩였다. 대표적으로 이연제약, 아이진, 진원생명과학 등이다.   우선 이연제약은 국내에서 유전자 치료제 및 백신 원료와 완제의약품을 모두 생산할 수 있는 생산 시설을 내달 완공을 앞두고 있으며 mRNA 완제 생산도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3월 1만원대였던 이연제약은 5월 4만원대까지 치솟았다.   아이진은 mRNA 백신의 내년 상용화를 예상하고 있다. 지질 나노입자 기술(LNP) 대신 면역증강제로 개발된 양이온성 리포좀을 mRNA 전달체로 개량한 백신을 개발 중이다. 아이진 역시 지난 3월 1만원대였지만 5월에는 4만2000원대까지 근접했다. 이연제약과 아이진은 코로나바이러스 mRNA 백신의 생산 및 후속 후보물질 공동개발에 나선 바 있다.    진원생명과학의 주가는 3월 1만원대에서 5월에는 2배가량 상승했다. 이 회사는 한미사이언스와 mRNA 백신의 대규모 생산기반 및 글로벌 비즈니스 네트워크 구축에도 나섰다. 이번 협력은 10여 개 국내 기업이 컨소시엄 형태로 참여하고 있는 백신 자국화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양사는 향후 상용화될 후보물질들의 생산지를 한국과 미국 외에도 유럽 등 다른 지역으로 확장하는 방안도 논의할 계획이다.   진원생명과학은 코로나19 mRNA 백신 이외에 바이러스 변이까지 예방하는 팬(pan) 코로나19 mRNA 백신 후보물질을 보유하고 있다. 미국 자회사인 VGXI를 통해 DNA 백신과 유전자 치료제의 핵심 원료물질인 플라스미드 DNA 및 mRNA 백신 원액을 위탁 생산할 수 있는 cGMP급 공장을 보유하고 있다.   한미약품의 평택 바이오 플랜트 제2 공장은 국내 최대 규모의 미생물 배양·정제 시설과 주사제 완제품 생산을 위한 충진 시설을 갖추고 있다. mRNA 및 DNA백신 등 유전자 백신을 대량 생산할 수 있는 공정을 개발 중이다.   에스티팜의 주가 역시 지난 3월 6만원대에서 5월에는 14만원대까지 상승했다. 에스티팜은 코로나 mRNA 백신 개발에 성공한 모더나, 화이자 등이 사용하는 제네반트의 LNP 기술과 특허 출원한 5′-capping(5프라임-캡핑) mRNA 플랫폼 기술을 적용해 변이 바이러스에도 대응이 가능한 자체 코로나 mRNA백신 개발을 본격화한다고 이날 밝혔다.   이밖에 현재 국내에선 5개 제약사가 식약처부터 임상계획 승인을 받아 8개 제품이 임상 시험에 들어가 있다. 바이러스 전달체(벡터) 백신을 개발하는 셀리드를 비롯해 SK바이오사이언스·유바이오로직스(합성항원 백신), 진원생명과학·제넥신(DNA 백신)이 임상계획 승인을 받았다. 이 가운데 임상 2상 진입 기업은 제넥신과 셀리드 두 곳이다. 이들 국산 백신은 하반기에 임상 3상에 착수해 내년 상반기 개발을 완료하는 게 목표다.   하지만 코로나19 치료제와 마찬가지로 백신 개발 역시 쉽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임상 3상은 2000억원 이상의 예산이 필요하며, 임상 3상에 참여자가 3만~5만명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국내는 더욱이 다른 국가에 비해 코로나19 환자 수가 적고, 백신 접종자가 늘면서 임상 대상자를 모으기 쉽지 않다.   제약·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국산 백신 확보는 꼭 필요하다”며 “정부의 지속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승훈 기자 lee.seunghoon@joongang.co.kr

2021-06-02

업비트가 ‘상폐’한 암호화폐, 빗썸에선 아직도?

    암호화폐 거래소 빗썸은 지난 28일 자사 플랫폼에서 거래 중인 암호화폐 ‘고머니2(GOM2)’를 투자유의종목으로 지정했다. 투자유의종목으로 지정된 암호화폐는 한 달여간 유예기간을 거쳐 ‘상장 폐지’(거래지원 종료)된다.   그러나 빗썸의 이번 조치를 두고 “뒤늦은 결정”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동종 업계 거래소인 업비트는 지난 3월 19일 고머니2를 상장 폐지했기 때문이다. 고머니2 개발사가 거짓으로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는 내용을 공시한 것이 폐지 이유였다. 반면 빗썸은 이를 인지하고도 지난 2개월간 개발사에 해명요청 공문을 보낸 것 말고는 특별한 조치를 하지 않았다.   고머니2는 ‘반려동물 종합 플랫폼’을 운영한다는 업체 ‘애니멀고’에서 개발한 암호화폐다. 해당 업체는 “인공지능(AI) 기술을 써서 반려동물의 혈통 분석 서비스를 제공한다”라고 소개한다. 또 반려동물 관련 온라인 쇼핑몰도 함께 운영한다고 밝히고 있다. 이 서비스들을 쓰려면 고머니2로 결제해야 한다.     애니멀고는 지난해 10월 고머니2를 업비트와 빗썸 등 주요 암호화폐 거래소에 상장시켰다. 처음 상장했을 때만 해도 투자자들의 관심은 높지 않았다. 33원에 시작한 개당 가격은 지난 1월 10원대까지 내려갔다.     그런데 지난 3월 16일 애니멀고가 투자 유치 소식을 알리며 상황은 급반전했다. 이날 애니멀고는 업비트 공시 채널을 통해 “5조원 규모 초대형 북미 (암호화폐 투자) 펀드인 셀시우스 네트워크(이하 셀시우스)로부터 투자받았다”고 알렸다. 고머니2 코인 157만여 개를 셀시우스에서 매입했다는 것이 주된 내용이었다.     유명 펀드가 투자했다는 소식에 암호화폐 시장은 크게 요동쳤다. 소식이 알려진 3월 16일, 고머니2 개당 가격은 이날 74.75원으로 뛰었다(빗썸 기준).   그러나 공시가 공개된 직후 일부 투자자는 근거 자료가 부족하다는 의문을 제기했다. 애니멀고에서 투자 유치 근거로 공시에 게재한 자료가 암호화폐 거래내역을 스캔한 사진 한 장뿐이었기 때문이다. 셀시우스의 투자를 확약하는 계약서 등 관련 정보가 없어 주식시장 눈높이로 보기엔 한참 모자라는 수준이었다.    이에 업비트 측은 대응에 나섰다. 고머니2를 투자유의종목으로 지정하고 해명을 요구했지만, 업체는 묵묵부답이었다고 한다.     커지는 논란에 결국 셀시우스 측이 직접 해명에 나섰다. 셀시우스 측은 공식 트위터를 통해 “셀시우스는 고머니2를 사지도 않았고, 투자하지도 않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어떤 경로로든 해당 프로젝트(고머니2)와 접촉한 적이 없다”며 “이와 다른 정보는 사기”라고 덧붙였다. 한마디로 애니멀고에서 허위 공시를 한 것이다. 업비트는 이런 입장이 나온 19일, 고머니2를 상장 폐지했다.       ━   “이 업계는 허위 공시해도 괜찮나?”   사후 대처는 빨랐지만, 사실관계를 분명하게 알지 못한 채 관련 공시를 올린 업비트의 책임이 없지 않다. 업비트 관계자는 “일일이 사실관계를 확인해 공시를 결정하는 것은 역부족”이라며 어려움을 전했다.    그러나 암호화폐 전문 공시 플랫폼인 ‘쟁글’ 관계자는 “고머니2가 받았다는 투자액도 너무 작은 데다 양사 서명이 들어간 계약서 한 장 없어 당시에 보기에도 신빙성이 무척 떨어졌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허위 공시가 밝혀졌는데도 여전히 고머니2가 거래되고 있다는 점이다. 빗썸 등 유력 암호화폐 거래소를 통해서다. 고머니2 가격은 등락을 반복하다 5월 31일 현재 8원 안팎에서 거래되고 있다. 빗썸은 ‘고머니2 사태’가 터진 지 2개월이 훌쩍 흘러간 지난 5월 28일에야 고머니2를 투자유의종목으로 지정했다.    투자유의종목이라도 거래는 여전히 가능하다. 앞서 개발자 A씨는 “이 업계는 허위 공시를 해도 문제가 없느냐”라며 비판했다.   이와 관련해 빗썸 측에선 두 가지 답변을 내놨다. 하나는 문제의 허위 공시가 빗썸에는 게재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빗썸은 공시 전문 플랫폼인 쟁글에 올라온 공시자료를 그대로 받아와 자사 사이트에 게재하고 있다. 공시에 문제가 있다면, 빗썸이 아닌 쟁글의 책임이 된다. 블록체인 전문가인 이병욱 서울과학종합대학원 교수는 “암호화폐 거래소로서 자정 능력을 포기했다는 말”이라며 “동종 업계에서 벌어진 일을 봤으면 조치를 해야 했다”고 말했다.     빗썸 측은 또 “지난 2개월간 애니멀고 측에 해명을 요구하는 공문을 보내고 기다렸다”고 밝혔다. 업체에도 해명할 기회를 줘야 한다는 뜻이다. 그러나 이에 대해서도 이 교수는 “이메일 하나 보내는 것 말고 어떤 조치를 할 수 있겠는가”라며 “실질적인 투자자 보호 조치가 있었는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이렇게 업계의 자정 기능이 원활하지 못한 상황에서 정부의 가상자산 규제안도 촘촘하지 못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는 지난 28일 ‘가상자산 거래 관리방안’을 발표했지만, 해당 방안에는 허위공시에 대한 최소한의 가이드라인도 없었다. 오는 9월부터 암호화폐 거래소를 규제하는 관련 법이 본격 시행될 예정이지만, 투자자들이 받는 고통은 여전할 것으로 보인다.   문상덕 기자 mun.sangdeok@joongang.co.kr

2021-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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