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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부장은 잔뼈 굵은 기업만 한다고요? 스타트업도 합니다”

    “몇 년 만에 연매출 수백억 신화”, “고졸이 대박집 사장이 되기까지”, “유명 대기업에 수백억 투자받은 비결”, “스타트업, 나처럼 하면 성공한다”…. 창업 관련 기사를 수놓는 미디어의 헤드라인이다. 가시밭길을 밟아온 창업가의 역경 드라마를 소개하고, 앞으로 얼마나 성장할지 장밋빛 전망을 늘어놓는 식이다. 스타트업의 숱한 곡절을 생생하게 목격한 김홍일 케이유니콘인베스트먼트 대표(전 디캠프 센터장)는 창업 시장이 일률적으로만 묘사되는 현실이 안타까웠다.   “창업가의 성공에 손뼉만 치고 끝낼 게 아니라, 그들의 혁신 비법을 우리 사회가 함께 공유하자.” [이코노미스트]가 ‘김홍일의 혁신우혁신’을 연재하는 이유다. 창업 요람의 리더 역할을 하던 VC 대표가 스타트업 CEO를 만나 진중한 질문부터 가볍고 짓궂은 대화를 나누다 보면 침체에 빠진 한국 경제를 살릴 새 성장 동력을 찾을지도 모를 일이라서다. 열여덟 번째로 만난 창업가는 소‧부‧장 하드웨어 제조 스타트업으로 주목받는 어썸레이의 김세훈 대표였다.[편집자]     김세훈 어썸레이 대표는 국내 스타트업 업계에서 보기 드문 청년 창업가다. 소재·부품·장비를 모두 개발하고 생산하는 하드웨어 제조 스타트업을 운영하고 있어서다.     어썸레이는 꿈의 신소재로 꼽히는 탄소나노튜브 섬유를 통해 다양한 파장의 엑스레이를 방출할 수 있는 부품을 개발해 기업에 납품하고 있다. 이 부품을 응용한 완제품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바로 스마트 공기살균정화장치다.     어썸레이의 제품은 새 건물뿐만 아니라 기존의 건물에도 설치할 수 있고 미세먼지와 세균, 각종 바이러스를 정화한다. 덕분에 2020년 10월엔 환경부의 그린 뉴딜 유망기업 1호로 선정되기도 했다. 현재 코트라, 삼성물산, 디캠프 등 20여개 건물이 어썸레이 제품을 설치했고, 지금도 도입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   [이코노미스트]가 안양시 인덕원에 위치한 어썸레이의 본사에서 김세훈 대표를 만났다. 요즘 스타트업의 세련된 오피스 공간과 달리 투박한 내부였지만, 넓고 쾌적했다.     김홍일 케이유니콘인베스트먼트 대표(김홍일 대표) : 그간 시리즈를 진행하면서 십수개의 스타트업 본사 문을 두드렸는데, 안양은 처음 왔습니다.     김세훈 어썸레이 대표(김세훈 대표) : 아무래도 인재와 자본, 인프라가 몰려있는 강남과 판교를 선호하죠. 우리도 처음엔 서울 디캠프에서 사업 준비를 했었으니까요.     김홍일 대표 : 어쩌다가 안양에 둥지를 틀게 됐습니까.   김세훈 대표 : 제조기업이잖아요. 제품을 만들어야 하다 보니 공간이 필요했어요. 서울은 좁았죠.     김홍일 대표 : 스타트업이 몰리는 강남, 판교가 아니더라도 서울엔 신흥 업무지구가 많을 텐데요.     김세훈 대표 : 하드웨어 제조기업이 입주하는 건 쉽지 않아요. 전기도 마음대로 못 쓰고, 가스라인도 원하는 대로 못 놓거든요. 유리창에 구멍을 내는 것도 그렇고요. 여기선 우리가 원하는 게 다 가능했습니다. 그리고 사통팔달의 교통요지이기도 해요. 강남권은 금세 닿아요. 제조 스타트업인데 사무실 찾기 어려운 창업가에게 이 지역을 추천하고 있어요. 이점이 많습니다.     김홍일 대표 : 기성세대 입장에선 어썸레이 같은 기업이 참 고맙고 대견합니다. 스타트업 업계도 상당히 편향적이거든요. 많은 지역에서 제조산업이 쇠퇴하고 있는 상황에서, 새로운 혁신적인 기업은 모두 서울로 옮겨가고 있죠. 지역소멸은 더 가속할 겁니다. 스타트업 생태계, 아니 우리나라 경제 생태계의 지속적 발전을 위해선 어썸레이 같은 기업이 계속 나와 줘야 하는데요.     김세훈 대표 : 생태계를 우려해서 여길 온 건 아니지만, 꼭 서울을 고집할 필요는 없는 것 같아요. 특히 제조업 같은 경우엔 의외로 서울과 떨어진 지역이 집적지 역할을 할 수 있거든요.     김홍일 대표 : 고용 문제도 그렇고요. 어썸레이만 해도 공동 창업자가 김 대표를 포함해 총 5명이나 되잖아요. 김 대표를 포함해서 대부분이 서울대에서 박사 학위까지 따낸 엘리트로 알고 있습니다. 다들 잘 나가는 조직에 몸담고 있었을 텐데, 어떻게 설득했길래 이곳까지 오게 했나요.   김세훈 대표 : 회사를 만들기 직전에 공동 창업자의 가족과 함께 여행을 갔어요. 팀원은 설득했는데, 그 주변에선 만류할 게 뻔했으니까요. 궁금하고 우려스러운 점이 있으면 툭 터놓고 저에게 묻길 바랐죠. 2박3일 동안 그 어떤 피칭보다 날카로운 질문이 들어왔습니다.     김홍일 대표 : 2박3일의 일정이면 반대로 김세훈 대표 역시 다른 창업가로부터 진심을 들을 수 있었겠는데요.     김세훈 대표 : 왜 보장된 삶을 박차고 함께 하자는 제안을 받아들었는지 궁금했는데, 대부분 이렇게 답했습니다. ‘지금 삶도 충분히 괜찮지만 한 단계 더 올라가고 싶었다. 더 가치 있는 일을 하고 싶었다’고요.   김홍일 대표 : 정말 훌륭한 창업가들이 모였군요. 어썸레이가 그만큼 매력적인 기술과 비즈니스 모델을 갖추고 있었기 때문이겠죠. 지금은 스마트 공기살균정화장치를 주력 제품으로 내세우고 있습니다. 기존의 전자회사가 다루는 분야 아닌가요. 왜 어썸레이가 혁신 제조 스타트업으로 꼽히는 겁니까.     김세훈 대표 : 시중에 나와있는 제품이랑은 작동방식이 아예 다르거든요. 복잡한 얘기인데, 간단히 설명해볼게요.       ━   다양한 산업에 적용할 탄소나노튜브 섬유 기술 보유   어썸레이가 가진 핵심 기술은 탄소나노튜브 섬유를 기반으로 만든 엑스레이다. 탄소나노튜브는 탄소 6개로 이루어진 육각형들이 서로 연결되어 관 모양을 이루는 원통 형태의 신소재다. 기존 엑스레이튜브는 엑스레이를 방출하려면 여러 장비가 필요해 부피가 컸는데, 어썸레이는 물리적 강도도 세고 전도성이 뛰어난 탄소나노튜브를 섬유형태로 생산하는 기술을 활용해 손가락만 한 엑스레이튜브를 만들었다.   초소형 엑스레이튜브는 활용 방안이 무궁무진한데, 김세훈 대표는 공기살균정화 분야에서 가능성을 엿봤다. “머리카락에 정전기가 있으면 책받침에 달라붙잖아요. 약한 수준의 엑스레이는 물질에 정전기를 부여할 수 있어요. 미세먼지든 세균이든 바이러스든 애들이 정전기를 띠게 되고, 책받침처럼 제품에 들러붙게 되는 겁니다. 헤파필터 없어도 충분한 정화 성능을 갖게 된 거죠.”     디캠프(은행권청년창업재단)에서 처음 어썸레이와 인연을 맺은 김홍일 대표는 “의료계에서 쓰이는 엑스레이를 두고 공기를 정화한다길래 뚱딴지같은 얘기인줄 알았는데, 효과가 있어서 정말 신기했다”고 회상했다. 어썸레이 제품은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KCL)과 한국산업기술시험원(KTL)으로부터 미세먼지 99.9%, 부유세균 99.9%, 부유바이러스는 98.4%를 저감하는 성능을 인정받았다.     김홍일 대표 : 김세훈 대표는 인터넷 강의 일타강사 출신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래도 설명이 어려운데요.     김세훈 대표 : 기술적인 얘기라서요. 정화 성능은 확실하다고 이해하면 될 것 같습니다.   김홍일 대표 : 창업 스토리가 궁금합니다. 한때 인터넷 강의 시장에서도 인기를 끌었고, 이밖에도 굉장히 많은 명함을 파왔죠.     김세훈 대표 : 대학교 3학년 때 첫 창업을 시작했습니다. 그때가 벤처붐이었는데, 금세 실패하고 대학원에 들어갔어요. 서울대 재료공학부에서 박사 학위를 받고선 연구원으로 지내다가 엑스레이 기업 브루커 AXS 코리아에서는 기술영업에 뛰어들었어요. 그러다 1인 기술컨설팅 기업 김랩을 창업했어요. 이때 학원가에서 강사로도 일했고요. 이후엔 친구들과 의기투합해 인공지능 기반 교육 플랫폼 회사도 창업했습니다.     김홍일 대표 : 사연 있는 행보인데, 어썸레이와 깊은 연관이 보이진 않네요.     김세훈 대표: 대학원에서 전공으로 엑스레이를 다뤘거든요. 그간 딴짓을 하고 다녔던 건데, 이제 진짜 자신 있는 아이템으로 승부하고 싶었습니다.     김홍일 대표 : 숱한 역경을 딛고 지금 어썸레이는 유니콘을 목표로 내걸 정도로 고공비행 중입니다. 수많은 중소 제조업체도 휘청거리는 가운데 비결이 뭔가요.   김세훈 대표 : 기술컨설팅 기업을 운영하면서 절실하게 느낀 건데, 회사의 진짜 실력은 원천 기술에서 드러나더라고요. 우리는 이 분야에서 독보적인 기술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어썸레이가 난다 긴다하는 스타트업이 많은 업계에서 주목받는 이유는 소재·부품·장비(소부장)를 모두 다루고 있어서다. 탄소나노튜브섬유(소재), 차세대 디지털엑스레이(부품), 스마트 공기살균정화장치(장비)가 어썸레이의 포트폴리오에 담겨있다.     소부장은 국가 제조업의 근간이면서 관련 생태계에 포함된 수많은 중소·벤처기업이 관여하는 분야다. 기술 자립화를 통한 안정적 공급망 관리가 다른 어떤 산업보다 중요하다.   소부장의 가치는 일본의 수출규제와 미중 무역분쟁, 코로나19 사태 등으로 공급망이 한꺼번에 무너지면서 부각됐다. 정부는 소부장 산업 독립에 과감하고 신속한 대응 체제를 마련했다.     김세훈 대표는 “정부에서 소부장 우수기업을 선정할 때 신청서를 받았는데, 마음이 아팠습니다. 첫 장에 소재 부품 장비 중에 하나만 체크할 수 있었거든요. 어썸레이는 3개 다 해당하는데요.”   김홍일 대표 : 잔뼈 굵은 기업도 소부장을 외면하는 현실인데, 스타트업 입장에선 더 쉽지 않았을 것 같아요.   김세훈 대표 : 난관이 적지 않았죠. 제조 인프라를 구축하려면 큰돈이 들어가니까 기술보증기금이나 신용보증기금 문을 두드렸는데, 융자가 어렵다는 거예요. 새로운 소재를 만드는 설비고 직접 설계하다 보니까 감정가를 확인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였죠. 비교할 대상이 없으니까요.     김홍일 대표 : 제조업 기반이라 실적을 증명하기가 쉽지 않았군요. 생각해보면 국내에서 그간 소재만으로 대기업까지 성장한 회사를 떠올리기가 어렵습니다.     김세훈 대표 : 어딜 가든 4년치 재무제표 시뮬레이션을 요구하거나 감정가가 확실한 설비를 갖고 오라는데, 별 수 있나요. 결국 회삿돈을 긁어모아 설비에 투자했죠.   김홍일 대표 : 너무 복잡한 기술 영역은 눈에 잘 드러나지 않죠. 가령 플랫폼 비즈니스만 해도 국민의 삶을 어떻게 바꿀지 설명하기가 쉬운데요.     김세훈 대표 : 다행인 건 우리가 소부장의 중요성을 인식하면서 최근의 분위기가 조금씩 바뀌고 있다는 겁니다. 앞으로 제조업을 다루는 스타트업은 우리보단 수월하게 운영할 수 있지 않을까요. 바이오 산업에서 신약 개발이 큰 성취로 인정받기 시작한 것처럼, 소재 분야 개발도 그렇게 바뀔 거라고 봅니다. 저는 세상을 뒤집을 진짜 혁신이 소재에 있다고 믿고 있거든요.     ━   “차세대 그린 유니콘으로 도약할 것”   김홍일 대표 : 재무적으로 어렵게 어썸레이를 키워왔음에도 개인적으로 기부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들었어요.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김세훈 대표 : 제가 어릴 때 외환위기를 겪었는데, 가세가 크게 기울었거든요. 그때부터 강제적으로 경제 독립을 꾀하게 됐죠. 창업전선에 비교적 일찍 뛰어든 것도 이런 이유에서였어요. 금전적인 문제 때문에 하고 싶은 걸 많이 못했어요. 이런 배경 때문인지 지금 가진 게 적더라도 이걸 쪼개서 나누는 게 기분이 참 좋더라고요.     김홍일 대표 : 많은 기업가가 큰 부를 일궈내고 나눔 활동을 하는데요.   김세훈 대표 : 저는 아직 조그만 원룸에 살고 있지만, 그만큼 얻는 게 커요. 강연 같은 재능기부도 계속하고 있습니다. 저도 선배 창업가로부터 관련 메시지를 들어온 게 큰 도움이 됐거든요. 요샌 엑시트를 꾀한 기업이 많아지면서 저 말고도 많은 청년 창업가가 기부 모임에 모습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성장한 창업 생태계의 긍정적인 선순환이라고 생각합니다.     김홍일 대표 : 어썸레이가 더 커지면 김 대표의 기부 활동도 더 활발해지겠네요.   김세훈 대표 : 그간은 층 단위로 설치 문의를 받았는데, 요샌 건물 단위로 견적 신청이 들어오면서 매출이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원천 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니 사업 포트폴리오를 넓히는 데에도 주력할 것 같고요. 해외 시장도 본격적으로 노크하려고 합니다. 향후 차세대 그린 유니콘으로 거듭날 어썸레이에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   기자가 본 김세훈 대표   엘리트 박사 출신의 스타트업 CEO는 제조업의 리스크를 잘 알고 있었다. 기술 컨설팅 스타트업을 운영하면서 그 위험을 생생히 봤기 때문이다. “한 중소 제조기업을 컨설팅하는데 담당자가 계속 바뀌더라고요. 설비도 인력도 구하기 힘든 가운데 처우가 좋지 않다보니 경쟁기업에서 월 10만원만 더 주면 이직을 하니까요.”   특히 청년세대가 제조업을 바라보는 시선은 극단적으로 엇갈린다. 국가 경제 버팀목이라고 치켜세우면서도 한편에선 낡고 전망이 어두운 3D 산업이란 편견이 자리 잡았다. 특히 부품이나 소재를 만드는 회사는 대기업의 하청업체쯤으로 인식되면서 인력, 자금, 판로 면에서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미디어가 소재·부품·장비 자립, 글로벌 가치사슬 재편 등을 강조해도 마찬가지다. 그 성과가 겉으로 쉽게 드러나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청년들이 취업하고 싶어 하는 회사엔 IT 플랫폼 기업이 늘 수위를 다툰다. 스타트업 업계도 플랫폼을 발판 삼아 창업에 뛰어드는 이들이 다수다.     김세훈 대표가 이런 위험을 감수하고도 어썸레이를 창업한 건 기술의 강력한 힘을 믿었기 때문이다. 자원을 소재로, 소재를 부품으로 가공하는 기초 공정산업의 경제적 파급효과와 부가가치가 크다는 경험적 인사이트를 적용한 결단이었다. 다른 기업의 기술을 모방하지 않고 세상에 없는 제품을 만든 것도 같은 맥락에서였다.     “현장은 한국 중소기업이나 스타트업이 처음 만든 제품을 신뢰하지 않아요. 어썸레이도 그랬어요. ‘아이디어가 좋네요, 재밌겠네요’하면서도 도입 결정을 망설이더라고요. 다행히 어썸레이가 유력매체에 기사화되고, 코트라에 시범 설치를 진행하면서 이 레퍼런스를 기반으로 사세를 키울 수 있었습니다. 굉장히 운이 좋았죠. 어썸레이가 유니콘으로 등극하면, 후배 제조 스타트업도 더 편하게 경영할 수 있지 않을까요.”   나무의 뿌리처럼 겉으로 드러나지 않더라도 묵묵히 뒤에서 혁신하겠다는 태도가 인상 깊었다. 한국의 실리콘밸리를 벗어나 설비를 깔고, 기부를 즐기면서 정장을 입지 않은 CEO는 고정관념이 없어 보였다.  김다린 기자 kim.darin@joongang.co.kr스페셜리포트 소부장 어썸레이 디캠프 김홍일대표 스타트업 그린테크 ESG 엑스레이 1638호(20220606)

2022-06-04

“사병에게 월급 인상보다 코딩 교육 지원 필요” 강원대의 제안

      국립 강원대학교가 6월 14일 개교 75주년을 맞는다. 강원도 춘천캠퍼스를 중심으로 삼척과 도계에도 캠퍼스를 둔 강원대는 학령인구 감소와 대학의 위기 속에서도 약진을 거듭하고 있다.   강원도는 올해 4월 ‘지자체-대학 협력기반 지역혁신사업(RIS사업)’의 총괄대학으로 선정됐다. 5년간 총 2145억원이 투입되는 이 사업은 강원대 개교 이래 최대 규모의 단일사업이다. 2019년에는 국립대 최초로 ’캠퍼스 혁신파크 사업’에 선정됐다. 강원대의 취업률은 국가거점 국립대 중 1위를 달리고 있다.   강원대의 약진을 이끈 김헌영 총장을 만났다. 2016년 강원대가 대학평가에서 하위권에 처지는 위기 상황에서 ‘강원호’의 키를 잡았던 김 총장은 과감한 혁신으로 부흥의 기틀을 만들었고, 2020년 압도적인 득표로 재선에 성공했다. 김 총장은 “통일시대의 중심대학이라는 슬로건 아래 2030년 세계 100대 대학 진입이라는 목표를 향해 달리고 있다”며 “대학은 지역과 함께하고 지역을 위해 봉사할 때 지속적인 성장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   거점국립대학 중 취업률 1위, 최근 급성장 돋보여       강원대의 약진을 수치로 보여줄 수 있나.   “취업률이 거점국립대학에서는 항상 톱이다. 올해도 최고 수준이 됐고 내년에도 1등 할 거다. 거점 국립대가 취업률 60%라 하면 사립대의 70% 이상이다. 취업률이 낮은 기초 학문 분야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학생 충원율의 경우 삼척대와 통합 이후 지표를 합산해서 내는데 그럼에도 거의 100%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강원대가 표방하는 ‘통일한국의 중심대학’의 알맹이는? “강원도는 세계 유일의 분단도이고 DMZ의 3분의2가 강원도에 있다. 따라서 통일과 통일 이후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강원대가 주역이 돼야 한다. 그러려면 세계 100대 대학 정도는 돼야 통일한국의 중심대학이라고 하는 걸 남들이 인정해 줄 것이다. 산업이나 과학 기술도 앞으로는 지역의 문제에 바탕을 두지 않고서는 발전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새로운 솔루션을 만들려면 반드시 지역에 근거한 데이터가 축적이 돼야지 책이나 연구 자료로는 안 된다. 예를 들어 동해안 산불 문제를 동해안에서 떨어진 지역에서 연구를 한다는 게 얼마나 의미가 있겠나.”   ‘2024 글로벌 연구중심대학’이라는 비전을 제시했는데.   “지역에서 역할을 하려면 대학이 연구력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대학이 연구력을 갖추면 기업은 저절로 오게 된다. 이를 위해 대학원은 타겟형, 목적형으로 가겠다는 것이다. 학부에 기계공학과가 있다면 대학원에는 기계공학 전공이 있는 게 아니라 UAM(도심항공모빌리티) 과가 있고 전기자동차 과가 있고, 이런 식으로 목적형 과로 가는 융합대학원이 되는 거다.”   연합대학 체제는 어떤 의미인가? “강원도에 18개 대학이 있는데 모든 대학이 기초학문 학과를 가지고 있을 필요가 없다. 그래서 연합대학이 필요하다. 중소형 지방대학이 살려면 특성화해야 된다. 강릉에 있는 전문대학은 해양 문제, 삼척에 있는 대학은 액화수소·방제, 영월에 있는 대학은 목재 산업에 특화를 하는 식이다. 교양 과목에 해당하는 기초학문 분야는 강원대가 갖고 있으니까 대학 연계를 구축해 비대면 수업을 할 수 있고, 방학 때 부트 캠프를 해서 얼마든지 교육을 돌릴 수 있다.”     ━   지역 주민과 함께하는 ‘마이크로 디그리’ 제도 시행     ‘오픈 캠퍼스’ 전략과 마이크로 디그리(Micro Degree)는 어떻게 연결되는가. “대학의 역할이 바뀌었다. 교육과 연구뿐만 아니라 사회적 가치, 경제적 가치를 만들어내야 한다. 최근에는 한 단계 더 나가서 쿼드러플 헬릭스(quadruple helix) 모델이 주목받고 있다. 지역사회+대학+기업에 시민사회가 포함되는 것이다. 이 모델에서 대학의 역할이 바로 오픈 캠퍼스이고, 그것을 구현하는 방식이 마이크로 디그리다. 강원대는 1년에 8000∼1만개의 강좌가 열리는데 이 중 다섯 개를 묶어서 한 주제로 타이틀을 달 수 있다. 이 강좌를 일반인이 들으면 마이크로 디그리를 주는 것이다. 학위라기보다는 총장이 공식적으로 승인하고, 더 공부하기 위해 대학원에 진학하면 이 과목을 수강한 것으로 인정해 주는 것이다.”   강원도내 군 장병의 IT 교육에도 강원대가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하던데. “물론이다. 춘천에 있는 육군 2군단과 함께 ‘열린 군대’라는 프로그램을 4년째 하고 있다. 장병을 선발해 매주 수·토요일 강원대 내 창업 큐브인 K큐브에서 3D 프린팅, AR·VR, 드론, 블록체인 등을 1년 동안 집중적으로 가르친다. 이 과정을 거친 장병이 전역 후 창업까지 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를 더 발전시켜 모든 사병이 복무 기간에 코딩을 자유자재로 할 수 있도록 해 준다면 그게 바로 ‘디지털 10만 양병설’이 아니겠나. 사병들 월급 올려주는 것도 좋지만 그 예산으로 실무 교육을 시켜주는 게 더 나을 거라고 생각한다.”   국립대학으로서는 처음으로 캠퍼스 혁신파크 사업에 선정됐는데. “내가 총장이 되면서 오픈 캠퍼스 차원에서 학교 빈 부지에 컨테이너로 스타트업 큐브를 만들어 학생과 지역 주민이 와서 창업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줬다. 이를 발전시켜 2019년 국립대학으로는 유일하게 캠퍼스 혁신사업에 선정됐다. 올해 착공해서 내년 말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중기부-교육부-국토부가 함께 하는 사업이다.”   강원대가 키워내고자 하는 인재상은? “우리 강원대생들은 취업할 때 좀 어려움을 겪는다. 대입 성적만으로 학교를 평가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입사하고 나면 매우 좋은 평가를 받는다. 예의가 바르고 인사성이 좋다. 특히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가장 필요한 가치인 ‘협동’에서 큰 강점이 있다. 세 명이 모여서 300% 이상을 만들어 내는 게 강원대생이다. 우리는 이런 협동과 창의력을 갖춘 인재를 양성하고자 한다.”       정영재 중앙UCN 대표 jerry@joongang.co.kr드론 강원대 강원대가 대학평가 국립 강원대학교 강원대가 주역 1638호(20220606)

2022-05-31

빅히트 친 ‘감자빵 신화’로 ‘농부가 꿈이 되는 회사’ 굽는다

      지난해 640만개가 팔려 매출 100억원 이상을 달성한 ‘감자빵’은 식품업계를 놀라게 한 베스트셀러다. 지름 7㎝의 빵을 한 줄로 세우면 지구 한 바퀴를 돈다. 오븐에 구워 으깬 감자소를 감자전분·쌀가루로 만든 반죽 안에 넣고, 겉에는 흑임자·콩가루를 묻혀 흙에서 갓 캐낸 감자를 연상케 한다. 1인당 3개로 제한한 감자빵을 사려고 강원도 춘천의 카페 ‘감자밭’을 찾은 손님이 작년에만 60만명이었다.   감자빵 신화를 만든 ‘농업회사법인 밭 주식회사’의 이미소·최동녘 공동대표를 인터뷰했다. 이들은 ‘베테랑 청년농부’와 ‘귀농 초보사업가’로 만나 2020년 결혼했다. 직원 150명이 일하는 이 회사의 슬로건은 ‘농부가 꿈이 되는 회사’다.     감자빵이 3년 만에 빅 히트를 비결이 뭔가요? 동녘: ‘이게 빵이야 감자야’ 라는 시선을 만들어 냈던 게 저희의 재치가 아니었나 싶어요. 속 앙금으로 치면 반 이상이 감자거든요. 그 감자도 찌거나 삶으면 편한데 저희는 섭씨 180도 오븐에 1시간 반 이상을 구워요. 수분이 날아가 응축된 감자 본연의 단맛이 나오는 거죠.       ━   밭에서 막 캐낸 감자 연상시키는 감자빵 빅히트     이 감자빵의 스토리텔링은 무엇입니까? 미소: 아버지가 다양한 품종의 감자 농사를 지으셨어요. 미국산인 수미감자에 밀려 판로가 막혔고 폐기할 수밖에 없던 상황에서 ‘네가 와서 한번 해봐라’고 부르셨어요. 제가 서울에서 디자인을 전공하고 직장에 다닌 지 6개월 만이었죠. 내려와서 3년 동안 헛수고를 하다가 한국농수산대학교를 나온 ‘청년 농부’ 남편을 만났고, 같이 감자밭이라는 콘텐트를 만들면서 큰 사랑을 받았어요. 귀농-아빠-농부남편 스토리가 많은 분들에게 영감을 준 것 같아요.   동녘: 저도 강원도 양구에서 태어나 살다가 고등학교를 서울로 오게 됐어요. 친구들이 ‘너희는 감자가 화폐처럼 통용된다며? 버스비도 감자로 내고’ 라면서 놀렸어요. 그런데 정작 저희에게는 감자를 활용한 콘텐트가 없었죠. 장인어른이 직접 농사를 지으신 감자밭에 카페를 만들고 스토리를 쌓아온 게 감자빵으로 터진 것 같아요.   감자빵 캐릭터가 독특한데요. 어떤 의미가 담겼나요. 동녘: 디자이너인 제 누나가 만들어 줬습니다. 감자눈이 쏙쏙 들어가 있는 걸 표현했고요. 감자가 감자를 먹고 있는 모습인데, 좀 잔인하다고 볼 수도 있지만 그 속에 의미가 있습니다. 저희 부모님 세대가 강원도에서 감자와 함께 살아온 세월이 녹록치 않았잖아요. ‘부모 세대의 고통과 아픔을 먹고 새로운 콘텐트로 거듭나는 감자. 우리가 잘나서가 아니라 부모님 세대가 고생하셨던 걸 우리가 먹고 이렇게 잘 되고 있지 않나’ 이런 마음을 표현한 거죠.   겉모양이 흙에서 방금 캔 것 같습니다.   동녘: 겉에 콩가루와 흑임자가 묻어 있어서 고소하면서도 묘한 상상력을 제공하죠. 빵이 유명하지 않았을 때 디스플레이를 해 놓으면 ‘왜 땅에 감자가 떨어져 있냐’ ‘먹어도 되냐. 씻어서 먹느냐, 털고 먹냐’ 이런 질문들을 많이 받았어요(웃음). 반죽에 밀가루는 전혀 안 쓰고 전분이랑 쌀가루가 들어가서 쫀득쫀득한 맛을 냈습니다.   감자빵에 쓰이는 감자 종자는 강원대 의생명과학대 임영석 학장님이 개발하신 거죠? 미소: 맞습니다. 로즈 감자는 겉이 빨갛고 속은 노란데 단맛이 더 나는 품종이고요. 고구마처럼 생긴 고구마감자도 있고요, 저희 아빠의 호를 딴 청강이라는 감자도 있어요. 청강은 전분 함량이 낮고 사이즈는 큽니다. 각 품종의 특성과 질감을 믹싱해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감자빵 개발 과정에서 제일 힘들었던 건? 동녘: 제품화 과정에서 어느 정도 규모를 갖춰야 하니까 팀이 필요했어요. 2020년 6월 14일에 결혼을 했는데 7월부터 친구 두 명이 합류해 신혼집에서 거의 1년 반을 같이 뒹굴면서 살았습니다. 사생활을 반납해서, 신혼을 갈아서 만든 감자빵입니다. 끝나고 나니까 정말 힘든 길이었구나 라는 게 느껴지더라고요. 그때는 새벽까지 술도 좀 마시고 놀기도 하면서 재밌게 일했습니다.       ━   홍천 옥수수밭, 강릉 콩밭 등 지역 특산물 제품화 박차      다른 제품도 준비하고 있는지요. 동녘: 강원도에는 감자 말고도 지역을 상징하는 특산물들이 많잖아요. 홍천 하면 찰옥수수, 강릉 하면 콩이 유명하고 순두부도 있고 커피도 유명하고요. 제가 양구에서 유기농 사과 재배를 7년 정도 했거든요. 양구 사과밭, 강릉 콩밭, 홍천 옥수수밭 이런 식으로 재치 있게 지역의 특산품을 제품화 하고 지역의 이야기들을 발굴하려고 합니다. 상주에서 곶감 농사짓던 친구, 거창에서 딸기 농사를 하는 친구 등등 전국에서 저희와 함께 하고 싶어서 합류를 했어요.     이 대표님은 어릴 적 외모 콤플렉스,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등을 겪으며 힘든 시간을 보냈죠.   미소: 네 지금도 극복 중입니다. 사업을 하면서 제 모습을 알아가게 됐죠. 제가 턱이 많이 나와서 같이 밥을 먹을 친구가 없을 정도로 따돌림을 심하게 당했고, 극단적인 생각까지 할 정도였어요. 그때 저를 일으켜줬던 건 부모님의 사랑이었고, 그 후에 남편을 만나면서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해결이 됐던 것 같아요.   책도 쓰셨어요. 제목이 [오늘도 매진되었습니다]네요. 미소: 어릴 적부터 책을 많이 읽으면서 용기·배움·힐링을 얻었어요. 작년 11월에 책을 냈는데 6개월 만에 1만부 이상 팔리고 베스트셀러에도 올라서 큰 영광이었습니다. 책을 읽은 분들은 ‘네가 생각보다 짧은 기간에 많은 일들을 했구나. 그냥 된 줄 알았는데 많은 어려움이 있었구나. 재미 삼아 읽었는데 교훈이 됐다’는 반응을 보여주셔서 감동이었습니다.   두 분은 어떻게 만났나요? 동녘: 강원도를 대표하는 남녀 청년 농부로 뽑혀 행사장에서 만나게 됐습니다. 살아가는 터전에서 어떤 가치를 찾아가는 데 서로 마음이 통했고, 깊은 얘기를 하게 됐죠. 당시 (아내가) 로즈 감자 판매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는데 판매하는 방향을 고민하던 와중에 눈이 맞게 됐고(웃음) 사귄 지 이틀 만에 사업을 같이 시작했어요.   이 사업을 하는 목적이 뭡니까. 동녘: 좀 서정적일지 모르지만 ‘사랑을 전하는 것’이라고 큰 목표를 정했어요. 저희 회사 이름인 ‘밭’에는 세 가지 의미가 있습니다. 첫 번째 밭은 농토를 뜻하고, 두 번째는 저희가 함께 성장하는 회사 밭, 세 번째는 각자 마음의 밭을 상징합니다. 마음밭을 잘 일구는, 자기의 색을 찾아가고 자기를 가꿈으로 다른 사람도 가꿔줄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게 저희 회사의 비전입니다.     슬로건은 ‘농부가 꿈이 되는 회사’로 정했다면서요. 미소: 맞습니다. 그 동안 농부는 뭔가 도움을 줘야 하는 대상, 좀 힘들고 고루한 이미지로 고정됐죠. 저희는 농부를 새롭게 정의했습니다. 농작물을 잘 기르는 사람이 농부고, 마음의 밭을 일구고 모두가 성장할 수 있는 터를 일구는 사람도 농부고, 이런 지속 가능한 농업의 가치를 응원하는 사람도 다 농부다. 그런 농부가 꿈이 되게 하자라는 슬로건을 만든 뒤 뭉클했던 기억이 납니다.       직원들 기숙사로 소양강이 보이는 아파트를 얻어 주셨다면서요. 동녘: 서울에서는 상상도 못할 가격에 강변 뷰 아파트 몇 채를 전세로 얻어 저희와 직원들이 살고 있습니다. 왜 바글바글 대는 서울과 수도권에서 아옹다옹 살아야 하는지 모르겠어요.   미소: 동물들도 단위 면적당 개체 밀도가 올라가면 알을 많이 안 낳는다고 합니다. 안전하지 않다고 느끼기 때문이라지요. 우리나라가 갖고 있는 자살·부동산·저출산 등 각종 문제가 서울과 수도권 집중 때문이 아닐까요. 우리가 전국에서 가장 일하기 좋은 곳이 되면 도시에 있는 친구들이 강원도로 이주하게 되겠죠. 그런 여건을 만드는 게 목표이기도 합니다.     대표님들과 회사의 미래상은? 미소: 저희처럼 농부들과 함께 콘텐트를 쌓아가는 게 전국에 여러 군데가 있었으면 좋겠어요. 참외밭·곶감밭·사과밭처럼 어떤 지역에서 나고 자란 것들의 이야기가 경쟁력이 있는 사회가 됐으면 좋겠고, 그런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는 회사가 되는 게 저희의 꿈입니다.   동녘: 회사가 커지면서 많은 이야기들이 생겼어요. 저를 어릴 때부터 봐주셨던 86세 할머니가 저희 공장에서 감자를 까는 일을 하고 계십니다. 친구들도 자기 비즈니스를 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지방에 내려옵니다. 저희가 감자 수매를 하면 그래도 가격을 조금 더 쳐 줄 수 있고, 그럴 때 친구들이 ‘이 정도면 먹고 살 수 있겠다’는 말을 건넬 때 많은 감정을 느껴요. 저희에겐 그냥 감자빵이지만 여기가 우리가 표현하고자 하는 사랑의 시발점이 아닌가 싶어요.       정영재 중앙UCN 대표 jerry@joongang.co.kr감자빵 빅히트 감자빵 빅히트 감자빵 신화 감자빵 개발 1638호(20220606)

2022-05-31

‘한화 장악력’ 커진 3세 김동관, 대외 행보로 그룹 내 입지 굳히나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장남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의 경영 승계 시계가 빨라지고 있다. 부친을 대신해 공식 행사에 꾸준히 모습을 드러내며 한껏 커진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3월에는 그룹의 실질적 지주사인 ㈜한화의 사내이사로 참여하면서 그룹 내 장악력은 더욱 높아진 모습이다. 재계에서는 곧 ‘김동관 시대’가 열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에 ‘다보스 특사단’까지     업계에 따르면 김 사장은 올해 기업인으로 유일하게 윤석열 대통령이 파견한 ‘다보스 특사단’에 참여해 ‘민간 외교관’ 활동을 펼쳤다.   지난 23일부터 나흘간 이어진 다보스포럼에서 김 사장은 특사단과 함께,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에너지·국제관계 전문가 중 한 명인 대니얼 예긴(Daniel Yergin) S&P 글로벌 부회장을 만났다.   이에 앞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방한 기간에도 한화를 대표해 자리에 참석했다. 김 사장은 지난 21일 서울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에 김 회장을 대신해 참석했다. 같은 날 오후에 진행된 바이든 대통령 환영 만찬에도 참여했다.     특히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에 참석한 김 사장은 태양광 사업에 대한 한·미 경제 협력 강화를 언급하기도 했다. 김 사장은 “한·미 국민에게 양질의 에너지를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탄소 발자국이 낮고 투명성이 보장된 공급망을 구축하기 위해 양국의 경제·기술 동맹을 태양광 분야까지 확대하길 원한다”고 말했다.   이에 지나 레이몬도 미 상무장관은 “협력 강화 필요성에 공감한다”며 적극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향후 한미 경제협력이 반도체와 원전에 이어 태양광 부문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한화솔루션은 10여 년 전부터 미국 태양광 시장에 제품을 공급해왔다. 특히 2019년 1월부터는 미국 조지아주 달튼시에 1.7GW(기가와트) 규모의 태양광 모듈 공장을 가동해, 미국 내수 시장 판매를 확대했다. 달튼시에 자리한 공장은 미국 내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올해 초에는 미국 폴리실리콘 기업 ‘REC실리콘’을 인수하는 등 ‘태양광 밸류체인’을 구축했다. 최근에는 미국 모듈 생산 라인에 2000억원을 투자해 1.4GW 규모의 태양광 모듈 공장을 짓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   후계자 입지 공고히…성과 앞세워 한화 이끌까     한화를 대표해 김 사장이 부친 대신 전면에 나서는 모습이 자주 연출되면서 재계에서는 ‘김동관 경영 승계’가 임박한 것이 아니냐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대외적으로 사실상 후계자 입지가 공고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화그룹의 주력 회사인 한화솔루션의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김 사장은 우주·항공사업을 맡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사내이사,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지분 20%를 보유한 쎄트렉아이의 기타비상무이사로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지난 3월에는 ㈜한화의 등기 임원에 선임되면서 그룹 경영의 주요 현안에 이사회 구성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그룹의 우주 사업 총괄 조직인 ‘스페이스허브’를 직접 진두지휘하고 있다.     최근 발표한 37조6000억원의 그룹 투자 계획도 김 사장이 맡고 있는 사업에 집중돼 있다는 점도 그룹이 그에게 힘을 실어주고 있다는 방증이라는 해석이다. 대부분의 투자 금액이 태양광 사업을 포함한 에너지 사업과 방산 및 항공우주 분야에 배정돼 있기 때문이다.     재계에서는 이제 김 사장의 경영 능력이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다. 주도적으로 이끌고 있는 사업에서 성과를 낼 시점이라는 지적이다.     김승연 회장은 지난 1981년 창업주이자 아버지인 김종희 회장이 갑자기 별세하자 29세의 젊은 나이에 그룹 회장직에 올랐다. 당시 한국화약그룹의 총매출액은 1조1079억원이었다. 40여 년이 흐른 지난해 한화그룹의 연결 기준 매출은 52조8360억원, 영업이익은 2조9278억원을 기록했다. 김 회장의 승부사적 기질을 앞세워 다수의 인수합병(M&A)과 사업 다각화를 통한 결실이었다.     불과 29세 나이에 경영권을 승계받아 비약적으로 그룹을 성장시킨 부친의 성과에 비견할 만한 실력을 증명해낼 수 있을지 재계가 주목하고 있다. 허인회 기자 heo.inhoe@joongang.co.kr김동관 장악력 김승연 한화그룹 태양광 사업 장남 김동관 1638호(20220606)

2022-05-30

뒤숭숭한 산업은행, 회장 인선 안갯 속…부산 이전 ‘시끌’

    윤석열 정부 출범에 맞춰 이동걸 전 산업은행 회장이 물러났다. 한 달 가까이 회장직이 공석인 가운데, 현재 산은 내부 분위기는 윤 정부의 ‘산은 부산 이전 공약’으로 어수선한 상태다. 산은 본연의 역할인 구조조정 업무 또한 산적해 있는 등 산은 신임 회장이 풀어야 할 과제가 많아진 만큼, 추후 산은 회장을 맡을 인물에 관심이 집중된다.     ━   차기 회장 공석…부산 이전에 ‘뒤숭숭’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재 공석인 산업은행 회장 자리는 최대현 산은 수석부행장이 직무대행 체제로 운영 중이다. 산은 회장직은 금융위원장이 제청해 대통령이 임명하는 자리다. 현재 금융위원장 공석으로 산은 회장직 인선도 늦어지고 있는 상태다.    금융권에선 황영기 전 금융투자협회 회장이 차기 회장 후보로 하마평에 올랐다. 황영기 전 회장은 삼성증권 사장, 우리금융‧KB금융지주 회장 등을 역임했다. 다만 황 전 회장 본인이 산은 회장 내정을 부인했고, 산은 노조 또한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산은 노조는 “황 전 회장은 과거 우리금융지주 회장 겸 행장 시절 은행에 걸맞지 않은 무리한 파생상품 투자로 은행에 수 조원의 손실을 안긴 인물”이라며 “정권이 현재의 경제 상황을 냉철하게 판단하고 있다면 기간산업을 지키고 해외 투기자본에 맞서 싸울 장수인 산은 회장을 정치적 판단으로 아무나 임명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산은 노조가 황 전 회장을 반대하는 데에는, 윤 정부의 공약인 ‘산은 부산 이전’ 논란이 자리잡고 있다. 황 전 회장은 지난 2월 대선을 앞두고 ‘윤석열 후보를 공개 지지하는 전·현직 금융인 110명 선언’에 이름을 올렸다. 이에 노조 내에선 윤 정부와 뜻을 같이하는 황 전 회장이 신임 회장을 맡으면 산은 부산 이전이 현실화 될 것이란 우려가 팽배하다.   현재 산은 노조는 본점 지방 이전을 강력하게 반대 중이다. 이에 부산 이전 대안으로 산은을 지주사로 전환하고 자회사인 지역개발금융공사를 부산에 설립하는 내용을 제안하기도 했다. 하지만 부산광역시를 비롯해 정부에서 해당 방안을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산은 노조 관계자는 “오는 1일 지방선거 이후 산은 부산 이전에 대한 논란들이 조금은 줄어들 것으로 보여 지켜보고 있다”면서 “부산 이전을 위한 연구 용역 단계에 돌입하면, 용역 선정에 대한 검토와 의원 설득 등 다방면의 작업을 통해 노조 측의 의견을 전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   구조조정 현안 ‘산적’…신임 회장 과제   윤 정부는 산은 부산 이전 추진 등 정부와 발맞춰 정치적 현안을 풀어나갈 인물을 산은 회장으로 선임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산은 신임 회장에게는 이 전 회장이 완수하지 못한 대우조선해양과 아시아나항공 구조조정, 산은 자회사 KDB생명 매각 등도 큰 숙제다. 다만 회장직 공백기가 길어지면서 산은 본연의 역할인 구조조정 업무 공백도 길어지고 있는 점은 우려된다.     이 전 회장은 이달 초 기자간담회를 통해 합병이 불발된 대우조선해양 구조조정 방향성을 제시한 바 있다. 이 전 회장은 대우조선에 대해 “기업 차원이 아니라 산업 차원에서 풀어야 할 문제로, 조선업 차원의 구조조정이 꼭 필요하다”며 “국내 조선 3사가 공존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닌 만큼 ‘빅2’ 체제로 개편해야 한다”고 소신을 밝혔다.    지난 9일 이임식에서도 이 전 회장은 산은 임직원에게 ▶구조조정 원칙 준수 ▶산은의 경쟁력 강화 ▶산은 본연의 역할 강화 등 마지막 당부를 남겼다. 이는 새로 취임할 회장에게 남기는 메시지로도 풀이된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산은 회장직이 공석인 상황이라 산은이 당장 구조조정 현안을 적극적으로 처리하긴 어려운 상태”라고 설명했다. 김윤주 기자 kim.yoonju1@joongang.co.kr산업은행 분위기 산업은행 회장 회장직 인선 신임 회장직 1638호(20220606)

2022-05-30

‘취임 1년’ 이제훈 홈플러스 사장…첫 해 ‘초라한 성적표’

        이제훈 홈플러스 사장이 취임 1주년을 맞았다. 그는 지난해 5월 위기에 처한 홈플러스의 구원투수로 등판하며 반전을 꾀하던 인물. 실적 회복이 그의 최우선 경영 과제로 꼽혔다.     하지만 취임 1년 차 이 사장 앞에 놓인 현실은 만만치 않다. 점포 리뉴얼과 온‧오프라인 사업 연계 전략이 성과를 내는 듯 보이지만 홈플러스 전체 경쟁력을 끌어올리긴 역부족이란 평가다. 지난해 실적이 이를 증명한다.       ━   수익성 감소로 적자전환…앞으로가 더 문제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2021 회계연도(2021년 3월1일~2022년 2월28일) 총 매출이 전년 대비 4855억원 줄어든 6조4807억원을 달성했다. 수익성은 매출보다 더 크게 감소했다. 이 기간 영업손실은 1335억원으로 전년 대비 적자전환했다. 당기순손실은 372억원을 기록했다.     적자전환의 주 원인으론 매출 감소가 꼽힌다. 통상적으로 높은 매출이 발생하는 연말, 연초에 오미크론 확진자 수가 일 평균 최대 20만 8000명(2월 넷째 주, 전국 기준)까지 급증하며 오프라인 매장을 찾는 고객이 급감했던 것이 주요 배경으로 지적됐다.     지난해 회계연도에서 온라인 플랫폼업체들에겐 적용되지 않는 각종 규제들이 오프라인 유통업체에만 적용된 상황에서 미래 성장을 위한 온·오프라인 투자비가 증가한 것도 실적에 영향을 끼쳤다. 3차에 걸친 긴급재난지원금 사용처에서 오프라인 대형마트가 제외되는 등 경영 환경이 악화된 것도 수익성을 갉아먹었다.     문제는 앞으로도 큰 폭의 수익성을 기대할 만한 전략이 없다는 점이다. 이 사장은 취임 후 메가 푸드마켓을 통한 점포 리뉴얼으로 오프라인 부문 경쟁력 강화에 나섰지만 성공여부는 미지수다. 이미 경쟁사인 이마트와 롯데마트 등도 수 천억원을 투자해 대대적인 점포 재단장을 추진하고 있어 리뉴얼만 가지고는 경쟁이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업계는 이 사장에게 가장 중요한 과제가 실적 회복 보다 홈플러스 만의 내실을 세우는 것이라고 보고 있다. 오프라인에 의존한 수익을 이끄는 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한 홈플러스의 재기에는 분명히 한계가 있다는 설명이다.     이 사장도 올 들어 오프라인 매장 리뉴얼과 더불어 온라인 배송 인프라 강화를 위한 투자 규모를 확대하는 등 ‘투자를 통한 성장 전략’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온라인 부문에서도 배송 차량을 대폭 늘리고 전문 피커들을 고용하는 등 배송시스템 강화를 위한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면서 인프라 강화에 나서고 있다.       ━   점포 매각 등 올해도 자산유동화 작업 계속     올해 추가적인 점포 매각을 통한 자산유동화 작업도 계속된다. 홈플러스는 지난해 대전탄방점, 대구스타디움점, 안산점, 대구점, 대전둔산점 등 5곳의 영업을 종료했고, 올해도 부산가야점과 동대전점이 영업 종료를 앞두고 있다.     그 결과 홈플러스의 2021회계연도 말 기준 총 차입규모는 1조4349억원으로, 전년 대비 4444억원이 줄었다. 2020회계연도 말에 1663억원에 달했던 단기차입금은 절반 수준인 859억원으로 줄었으며, 장기차입금과 사채도 3640억원 줄어든 1조3489억원으로 크게 감소했다. 금융비용 역시 428억원 줄었다.     홈플러스 측은 자산유동화 후 재임차 방식으로 오프라인 영업을 유지하는 쪽으로 계획을 짜고 있다고 강조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마트를 턱밑까지 따라잡던 홈플러스가 신규 출점을 중단하고 점포 매각을 통한 비용 축소에 집중하면서 지금의 위기가 만들어 졌다고 본다”면서 “점포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신규 투자와 재무구조 개선 작업이 적절하게 이뤄져야 할 때”라고 말했다.  김설아 기자 kim.seolah@joongang.co.krceo인앤아웃 1638호(20220606)

2022-06-01

셀트리온·이마트 자사주 매입에 수천억 들여도 효과는 ‘글쎄’

    셀트리온은 올해 들어 총 2500억원의 자사주 매입 계획을 밝혔다. 주가가 52주 신저가로 떨어지자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꺼내 든 카드다. 하지만 대규모 자사주 매입 계획에도 올 초 19만8500원에 출발한 주가는 현재는 15만원선을 맴돌고 있다. 연초 이후 주가 하락률만 21%에 달한다.    최근 상장사들이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잇달아 자사주를 사들이고 있다. 하지만 자사주 매입을 통한 주가 부양 효과는 미미했다. 사들인 자사주를 소각하지 않으면 중장기적인 주가 부양을 기대할 수 없는 데다, 일부 기업들은 매입한 자사주를 다시 시장에 내놓으면서 주가가 곤두박질치고 있다.       ━   올해 자사주 매입 공시 175건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이날까지 국내 상장사들이 발표한 자사주 매입 공시는 총 175건이다. 시장별로 보면 코스피에서 61건, 코스닥에서 114건이 나왔다. 5월에는 이마트가 1343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예고했고, 셀트리온(713억원), 한솔케미칼(570억원), 한샘(500억원), 키움증권(348억원), DL이앤씨(290억원) 등도 수백억 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공시를 냈다.     임원진 차원의 회사주식 매입도 잇따르고 있다.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은 지난 23일 우리금융 주식 5000주를 장내 매수했고 임성훈 DGB대구은행장(6500주), 임재영 애경산업 대표(6000주) 등도 이달 회사주식을 사들였다. 롯데지주의 이동우, 송용덕 부회장을 포함한 임원 16명은 총 3억9300만원 규모의 주식을 매입하기도 했다.     자사주 매입은 주가 방어 효과가 있어 대표적인 주주환원책으로 꼽힌다. 자사주를 매입하면 유통 주식 수가 줄어들며 주당순이익(EPS), 주가수익비율(PER) 등이 상승할 수 있다. 특히 개별 경영진의 자사주 매입은 회사 주가가 충분히 떨어졌다는 의미로 흔히 ‘저점 신호’로 해석되기도 한다.     하지만 자사주 매입에 나선 기업들의 주가는 유의미한 반등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이마트는 지난 2월 28일부터 이달 23일까지 자기주식 총 1343억원(100만주) 취득을 마쳤다고 전날 공시했다. 이 기간 주가는 13만원에서 3월 중 14만2500원까지 상승했지만, 이후 우하향해 전날 52주 신저가인 11만3000원으로 추락했다.     셀트리온의 경우 올해 들어서만 총 3차례에 걸쳐 25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계획을 공시했다. 지난 1월 54만7946주 규모의 자사주 취득을 예고했고, 2월 50만7937주, 5월 50만주를 추가 취득하기로 했다. 오는 8월까지 계획대로 자사주를 모두 사들일 경우 매입 규모는 총 2512억원에 달한다.     공교롭게도 셀트리온 주가는 자사주 매입 공시가 나올 때마다 오히려 하락했다. 1월 자사주 매입 계획을 밝힌 다음 날 주가는 5% 상승했지만 일주일 뒤 14% 하락했다. 2월엔 1.59% 소폭 오르긴 했지만 5월엔 장중 13만9000원까지 밀리며 52주 신저가로 떨어졌다. 셀트리온 주가가 장중 13만대를 기록한 건 지난 2017년 9월 29일(13만7100원) 이후 4년 8개월 만이다.       ━   자사주 취득이 무조건 주가 부양은 아냐      ━       증시 전문가들은 자사주를 매입한 뒤 소각 여부가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회사가 매입한 물량이 시장에 다시 풀릴 경우 주가가 크게 하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코스닥 2차전지 기업 엘앤에프는 보유 중이던 자사주 100만주를 매각하면서 주가가 떨어지고 있다. 엘앤에프는 지난 24일 투자금과 운영자금 조달을 위해 약 2700억원 규모의 자사주 100만주를 시간 외 대량매매 방식으로 처분한다고 공시했다. 공시 직전인 23일 종가(27만6600원) 대비 주가는 나흘새 12.8% 하락하며 셀트리온헬스케어에 코스닥 시가총액 2위 자리를 내줬다.     곡물가 인상에 최근 주가가 급등한 사조동아원은 지난달 자사주 총 1000만주를 시간 외 대량매매로 처분했다. 4월 19일(500만주)과 25일(500만주) 이틀에 걸친 자사주 매각으로 회사는 약 190억원을 확보했다. 사조동아원의 이인우 부회장 역시 지난달 20~21일 보유 지분 18만720만주를 전량 매각해 총 3억3761만원의 현금을 손에 쥐었다.     강소현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원은 “모든 자사주 취득이 동일한 효과를 가지는 것은 아니다”라며 “기업이 취득한 자사주를 소각하지 않고 일정 기간이 경과한 후에 시장에 처분할 경우 일시적인 효과를 내는 데 그칠 수 있다”고 말했다.    허지은 기자 hur.jieun@joongang.co.kr올댓머니 자사주 매입 소각 셀트리온 이마트 엘앤에프 1638호(20220606)

2022-05-28

테라 사태 딛고 아이콘루프·블로코 블록체인업계 첫 상장사 될까?

    제2의 테라 사태를 막자면 가상자산·블록체인 기업의 상장 사례를 만들어내야 한단 의견이 나온다. 코인을 발행하지 않아도 벤처캐피탈(VC) 돈으로 기업을 키울 수 있어야 한단 것이다. VC는 상장이나 인수합병 등 방식으로 투자했던 돈을 회수할 수 있어야 한다. 미국은 지난해 가상자산 거래소 업체인 코인베이스가 나스닥에 상장하면서 이런 선순환이 시작됐다.   국내에서도 상장을 노리는 기업이 있다. 기업·기관 필요에 맞는 블록체인 서비스를 개발해 제공하는 업체인 아이콘루프와 블로코가 대표적이다. 특히 아이콘루프는 2019년부터 시장에서 상장설이 나왔다. 하지만 아직 이 분야 1호 상장기업은 나오지 않고 있다. 블록체인 기술에 대한 평가 문제, 코인 매출 집계 등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부재한 결과로 시장에선 보고 있다.     아이콘루프는 김종협 대표를 비롯한 포스텍 컴퓨터공학과 출신이 주축이 돼 2016년 설립한 회사다. 블록체인 기반 인증 서비스 ‘마이아이디’와 제각기 다른 블록체인을 하나로 연결하는 기술인 ‘루프체인’을 개발해 서울시·중앙선거관리위원회 등과 관련 사업을 진행했다. 이런 성과를 바탕으로 2020년을 목표로 코스닥 기술특례상장을 준비한단 보도가 나왔었다.   하지만 아직 상장 소식은 없다. 아이콘루프 관계자는 “회사에서 공식적으로 상장을 준비한다고 밝힌 적 없다”고 말했다. 투자업계에선 이 업체에서 꾸준히 상장을 시도해온 것으로 보고 있다. 자금조달 문제 때문이다. 2020년 시리즈A 후속 라운드에서 60억원을 투자받은 것이 마지막이다.     ━   감사의견 거절, 문제는 ‘특수관계자’   그런데 이 업체의 2020년도 회계감사를 맡았던 삼정회계법인에서 감사의견을 거절하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면서 상장 가능성은 더 줄었다. 삼정 측은 “회사가 제시한 특수관계자 및 연결 범위와 거래내역에 대한 완전성과 정확성을 판단할 충분하고 적합한 감사증거를 확보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투자업계에선 이 업체 특수 관계자 중 하나인 재단법인 아이콘파운데이션을 의견거절의 이유로 지목했다. 스위스에 소재를 둔 아이콘파운데이션은 2018년 아이콘루프의 블록체인을 바탕으로 코인 ‘아이콘’을 발행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아이콘루프 매출의 절반가량이 아이콘파운데이션과의 거래에서 나왔다. 경영진 일부도 겹쳤을 정도로 가깝지만, 관계사는 아니다. 투자업계에선 신규 코인 발행(ICO)을 금지한 국내법 때문으로 보고 있다.   한 가상자산·블록체인 전문 투자 심사역은 “관계사로 묶으면 아이콘루프에서 우회적으로 불법을 저지른 꼴이 된다”며 “이런 문제 때문에 삼정 측에서 특수관계자와의 관계, 거래내역 등을 제대로 판단하기 어렵다고 봤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개별 회사의 문제라기보단 코인을 발행한 재단과의 관계 설정, 회계 처리 등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없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올해까지 기술특례상장을 하겠다고 밝힌 블로코도 난관에 부딪혔다. 아직 상장 주관사도 정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주관사를 정한 뒤에도 상장까지 보통 1년 이상 걸리는 절차를 생각하면 사실상 연내 상장을 물 건너간 것으로 업계에선 보고 있다. 앞선 심사역은 “상장 주관사를 정하는 것 자체는 어렵지 않다”면서도 “가이드라인 문제에 마찬가지로 부딪혔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기술력이 없진 않다. 블로코는 최근 기술특례상장을 위한 모의 기술성 평가에서 A등급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 업체는 기업이 필요로 하는 블록체인 서비스를 추천·설계하고 관리까지 맡는 사업을 펼치고 있다. 필요한 블록체인 서비스를 연구할 시간과 운영할 인력을 줄여주는 점을 강조해왔다. 하지만 이 업체도 별도 재단을 통해 코인 ‘아르고’를 발행한 바 있다.     ━   거래소도 ‘한국판 코인베이스’ 원하지만…   한국거래소도 가상자산·블록체인 기업 상장에 마냥 부정적이지 않다. 상장 사례가 나와야 다른 비상장 기업도 내부 통제 기준을 세울 수 있을뿐더러, 상장사의 다양성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테라 사태에서도 보듯 자칫 상장 자체에 매달리다가 투자자 피해를 낳을 수 있단 점이 부담이다.     투자업계에선 코인 발행 없이 기술에 집중한 기업이 첫 상장 사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심사역은 “처음 투자받을 때부터 재단과의 관계 등 내부 통제를 엄격히 해온 기업에 주목하는 중”이라며 “3~5년 내에는 상장 사례가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내다봤다. 문상덕 기자 mun.sangdeok@joongang.co.kr코스닥 기술특례상장 아이콘루프 관계자 블록체인 서비스 1638호(20220606)

2022-05-26

증시 하락장에도 코스닥 새내기주 20개 평균수익률 27.5%

    국내 증시가 답답한 박스권에 머무는 상황에서도 올해 코스닥시장에 입성한 새내기주 20개 중 13개는 공모가 대비 두 자릿수 수익률을 기록했다. 다만 특례상장기업은 약세를 보였다.   30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연초 이후 지난 27일까지 코스닥시장에 신규 상장한 총 20개(이전 상장‧스팩 제외)의 평균 상승률은 27.35%이었다. 같은 기간 코스닥지수는 15.7% 떨어진 것에 비하면 높은 수익을 거둔 셈이다.    공모가 대비 가장 큰 수익률을 올린 종목은 지난 3월 18일 상장한 유일로보틱스(142%)였다. 이어 공구우먼(106.50%‧3월 23일), 가온칩스(88.21%‧5월 20일), 아셈스(65.63%‧2월 7일), 비씨엔씨(60.77%‧3월 3일)순으로 높은 수익률을 보였다. 업종별로는 5개 중 2개(가온칩스·비씨엔씨) 종목이 반도체 및 관련장비 기업이었다.    반도체 관련 기업에 관심이 높은 건 차량용 반도체, AI(인공지능), IoT(사물인터넷) 등 시스템 반도체 수요 증가에 따른 수익성 개선 가능성이 커져서다. 가온칩스는 삼성전자 파운드리향 팹리스 점유율을 87% 기록하고 있다. 비씨엔씨도 삼성전자, SK하이닉스, TSMC 등을 주요 고객사로 두고 있다.     유일로보틱스는 코스닥 상장 첫날부터 ‘따상(공모가 2배로 시초가 형성 후 상한가 달성)’을 기록하면서 안정적인 강세를 이어갔다. 자동화 로봇 토털솔루션 기업인 유일로보틱스는 지난 3월 18일 시초가(2만원)대비 가격제한폭(30%)까지 오른 2만6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공모 흥행에 성공했던 기업이 수익률도 높았다. 유일로보틱스는 기관 수요 예측에서 공모가를 희망 밴드(7600∼9200원) 상단을 웃도는 1만원으로 확정하고 1756.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일반 투자자 대상 공모 청약에서도 2535.3대 1의 경쟁률을 기록, 증거금 약 6조8000억원이 모였다.   가온칩스 역시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에서 경쟁률 1847.12대를 기록했다. 올해 들어 LG에너지솔루션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경쟁률이다. 최종 공모가는 희망 범위(1만1000원∼1만3000원)를 초과한 1만4000원에 확정했다. 일반투자자 대상 청약에서도 2183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   하락장엔 특례상장기업보다 성과내는 기업에 돈 몰려      반면 공모가 아래로 떨어진 기업도 있다. 나래나노텍이 45.26% 빠지면서 가장 크게 떨어졌다. 이어 모아데이타(-37%), 노을(-36.40%), 이지트로닉스(-27.50%), 브이씨(-20%) 순이었다. 가장 많이 떨어진 종목 5개 중 3개(모아데이타·노을·이지트로닉스)가 기술특례상장기업이었다. 특히 노을은 따상을 기록한 유일로보틱스와 공모가가 1만원으로 같았지만 큰 폭으로 하락했다.     기술특례상장은 기술력이 우수한 기업에 대해 외부 검증기관을 통해 심사한 뒤 수익성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더라도 코스닥에 상장할 기회를 주는 제도다.   시초가 대비 등락률로 봐도 특례상장 기업의 주가가 약세였다. 시초가 대비 가장 많이 떨어진 종목 10개 중 6개(스코넥·케이옥션·노을·이지트로닉스·모아데이타·퓨런티어)가 특례상장기업이었다. 스코넥은 지난 2월 4일 상장해 시초가를 2만6000원에 형성한 후 27일 종가 기준 1만4650원으로 내려앉았다. 43%가 떨어지면서 거의 반토막 났다. 이외에도 케이옥션(-42.63%), 나래나노텍(-39.17%), 노을(-34.23%), 이지트로닉스(-31.98%) 순으로 하락했다.     최종경 흥국증권 연구원은 “증시 하락장에서는 투자심리가 보수적, 방어적으로 바뀐다”며 “특례상장기업들은 실적이 있는 기업들과 다르게 전문 평가를 진행해 투자자들의 심리가 위축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같은 상황에선 올해 1분기 매출액 성장률, 영업이익 성장률, 영업이익률 중 상위권을 기록한 케이옥션, 풍원정밀, 아셈스 등의 향후 주가 흐름이 주목할 만하다”고 덧붙였다.    홍다원기자hong.dawon@joongang.co.kr새내기 수익률 상장 종목 특례상장 기업 기관투자자 수요예측 올댓머니 1638호(20220606)

2022-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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