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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1 부동산대책] '아쉬운' 임대차 시장 안정방안에 전문가들 “첫 술에 배부르랴”

       21일 열린 ‘제1차 부동산 관계장관 회의’를 통해 ‘주택 임대차 시장 안정 방안’이 발표된 가운데 그 실효성을 두고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무엇보다 전 정부와 달리 대통령 선거 시기부터 지속적으로 규제완화를 기치로 내걸었던 윤석열 정부가 내놓은 대책에 대해 “예상보다 규제를 충분히 풀지 못했다”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그러나 [이코노미스트] 취재결과 부동산 전문가 다수는 정부가 주어진 상황에서 나름의 노력을 기울였다고 평가하고 있었다. 현 정부는 여소야대 정국에서 당장 ‘임대차 3법(전월세신고제·전월세상한제·계약갱신청구권제)’을 개정할 방안이 없는 데다 수년간 적체된 주택공급난에 직면한 상태다. 따라서 당장 가능한 세법 시행령 개정 및 대출규제 완화 등을 통해 임대차 시장에서 발생하고 있는 부작용을 일부라도 완화하려 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전문가들 사이에선 2020년 임대차 3법 시행 이후 문제가 된 전세매물 부족 현상과 2중, 3중 가격 형성 등 규제의 부작용을 해소하려면 결국 임대차법 개정과 주택공급 확대만이 궁극적 해법이 되리라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었다.       ━   곧 8월, ‘급한 불’ 끄려는 정부   새 정부의 이번 부동산 정책은 추경호 경제부총리의 모두발언대로 “금리인상 등으로 전국 주택 매매·임대차 시장이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으나 단기적으로 임대차 시장에 불안요인이 있다”는 전제에서 출발한다. 2020년 8월 임대차 3법 중 계약갱신청구권제(2년+2년)와 전·월세 상한제(계약갱신청구권 사용 시 임대료 최대 5% 인상) 시행 직후 계약을 갱신한 전·월세 물건이 오는 8월부터 시장에 나오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새 전·월세 물건 전세가 폭등할 가능성에 대비해 선제적 조치를 취하겠다는 것이 정부 입장이다.     특히 1가구 1주택인 임대인에 대해 실거주 요건을 면제하는 방안이 눈에 띈다. 집주인이 주택담보대출을 받거나 세제 혜택을 받기 위해 세입자를 내보내고 직접 들어가 사는 일을 방지하겠다는 뜻이다. 주택담보대출 시 1주택자 처분기한을 2년으로 확대(기존 6개월)하고 신규주택 전입요건을 폐지하는 방안 등이 여기 속한다. 함영진 직방 랩장은 “여소야대 속 모법 개정 없이 시행령 개정을 통해 움직일 수 있는 가용 정책카드를 총동원해 기민하게 대책을 준비한 점은 긍정적”이라면서 “시장에 단기 임대차 물량을 확대하는 데 일조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이처럼 시장에 임대차 매물을 늘리는 동시에 전세가 급등을 막기 위한 방편으로는 ‘상생 임대인’에 대한 양도세 비과세 2년 거주 요건 면제기간을 2024년까지 연장한 것이 대표적이다. 상생 임대인이란 신규 임대차 계약을 맺을 때 직전 계약 대비 임대료를 5% 이내로 올린 사례를 말한다. 공정시장가액비율 등을 낮추는 방식으로 종합부동산세를 완화하는 것 또한 임대인의 납세부담이 임차인에게 전가되지 않도록 하기 위한 당근책이다.     일각에선 이 같은 정책으로 인해 주택에 대한 투자여건이 좋아지며 일명 ‘갭투자’가 다시 성행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하지만 주택매매 시세가 주춤하고 경기둔화 위기가 가속하는 지금 우려할 일은 아닐 것으로 보인다. 강영훈 부동산스터디 대표는 “요즘 같은 시장에서 실거주 요건이 사라진다고 섣불리 아파트 갭투자에 나설 배짱이 있는 투자자는 많지 않아 보인다”고 분석했다.       ━   임대차는 결국 주택공급과 연계…장기적으로 봐야       이밖에 임차인에 대한 직접 지원 내용으로는 버팀목 전세대출 보증금과 대출한도를 확대하고 월세 세액공제율을 최대 15%(기존 12%)로 상향조정하는 안이 포함됐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결국 임대차 대처방안은 임대주택을 많이 짓거나 임차인에게 전세자금 저리대출, 월세 소득공제를 해주는 3가지”라면서 “이번에 발표된 내용도 여기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으며 상생 임대인이나 계약갱신 서민 임차인에 대한 전세대출 지원강화 역시 모두 필요한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여전히 아쉬움은 남는다. 왜곡된 임대차 시장의 원인으로 꼽히는 임대차3법을 개정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근본적인 임대차 시장 안정을 위해서는 임대차법 개정 논의를 시작할 필요가 있다”며 “여·야·정 협의체와 같은 논의기구를 구성하는 방안을 국회에 제안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치권에선 국회 전체 300석 중 170석을 차지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이 전정권부터 야심차게 추진한 임대차3법을 이번 국회에서 사실상 개정할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정책목표인 ‘서민 주거안정’을 위해선 결국 대규모 주택공급이 현실화해야 한다는 데 입을 모았다. 이번 관계장관 회의에도 등장한 ‘분양가 제도 개선방안’을 통해 신규분양을 촉진하고 ‘250만호+α 공급계획’이 신속히 추진돼야 하는 이유가 여기 있다.     권일 부동산인포 팀장은 “제도 자체에 획기적인 변화가 없다는 측면에서 이번 정책발표에 대한 비판 여론도 많지만, 정부가 주어진 상황 속에서 나름의 방안을 짜낸 상황이라 그 자체로 평가하기 어렵다”면서 “결국 매매나 임대차 시장 안정화를 위해선 주택공급이 필수적이라는 점에서 앞으로 나올 공급계획 등을 지켜볼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평했다.  민보름 기자 brmin@edaily.co.kr안정방안 임대차 임대차 시장 임대차법 개정 주택 임대차 1641호(20220627)

2022-06-21

“닥치는 대로 받았는데”…가계 5곳 중 1곳 ‘다중채무’ 시한폭탄

      # 서울에 사는 이모(37)씨는 지난해 말 주식 배당투자를 위해 은행에서 3000만원을 빌렸다. 하지만 주가 하락이 시작되면서 주식 수익률은 마이너스 20%를 넘었다. 이모씨는 “금리가 인상되면서 월 이자도 계속 높아지고, 전세대출도 받았는데 이자만 100만원이 넘었다”며 “원금 손실 두려움과 이자 부담에 잠을 설치기 일쑤”라고 토로했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폭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영끌족(대출을 영혼까지 끌어모음)의 빚 상환 부담도 늘고 있다.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는 연말에 최고 연 8%까지 치솟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벌이가 적은 자영업자는 대출이 소득의 7배에 달하고 있고, 가계 5곳 중 1곳은 여러 금융사에서 대출을 끌어다 쓴 ‘다중채무자’인 상황에서 대출 시한폭탄 경고등이 켜졌다.     ━   주담대 금리 6개월 만에 2%포인트 올라   20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신한은행·하나은행·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주담대 혼합형(고정형) 금리는 지난 17일 기준 연 4.330∼7.140% 수준으로 최고 상단이 7%를 넘었다. 지난해 말과 비교하면 상단이 2%포인트 이상 뛴 상황이다. 주담대 변동금리도 연 3.690∼5.681% 수준으로 상단이 6% 돌파를 앞두고 있다.   은행업계는 연말이면 주담대 고정형 금리 상단이 연 8%를 뛰어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은행이 7월에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상하는 빅스텝을 진행할 가능성이 높아진 데다 이후로도 지속해서 금리 인상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한은의 금리 정책에는 고물가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빠른 긴축 정책이 영향을 주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4%를 기록하며 2008년 8월 5.6%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업계에선 향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6%를 넘을 것으로 전망한다.   여기에다 미 연준이 6월과 마찬가지로 7월에도 자이언트스텝(한 번에 0.75%포인트 인상)을 예고하고 있어 한미 금리 역전이 예상된다. 현재는 연준 기준금리 상단이 한은의 1.75%와 같다. 한은이 물가 상승에 대응하고 한미 금리 역전 차이를 줄이기 위해 지금까지보다 금리를 더 빠르게 올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   대출 규모 및 변동금리 비중 높다     빠르게 오르는 금리에다 대출 규모도 크게 확대된 상황이라 대출 자산 부실화에 대한 우려도 증가하고 있다.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진행된 소상공인 등에 대한 금융지원이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2021년 4월부터 올해 1월까지 이뤄진 만기 연장 및 상환 유예 조치 대출 규모는 총 291조원(116만5000건)에 이른다. 이 조치는 오는 9월 종료 예정이다.     대출 규모 자체도 눈덩이처럼 불어난 상황이다. 국제금융협회(IIF)의 세계 부채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으로 세계 36개 나라의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을 보면 한국이 104.3%로 1위를 차지했다. 영국(83.9%), 미국(76.1%), 일본(59.7%) 등과 비교해 높은 수준이다.     여기에다 대출의 변동금리 비중도 계속 높아지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4월 잔액기준으로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변동금리 비중은 전체의 78.3%, 기업대출은 69.8%를 기록했다. 지난해 말과 비교해 각각 2.2%포인트 높아졌다. 특히 신규취급액 기준 변동금리 기준은 가계대출이 같은 달 80.8%, 기업대출이 71.6%를 기록했다.       ━   美 주담대 연체율 작년 4.9%…韓은 금융지원으로 0%대   금융권에 따르면 미국의 주담대 연체율은 지난해부터 오르기 시작해 3월에 5%에 근접한 바 있다. 미국 부동산 정보 분석업체 코어로직(CoreLogic)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3월 미 주담대 연체율은 4.9%를 기록했고, 올해 3월엔 2.7%까지 떨어졌다. 연체율이 낮아진 이유로 미국 임금 및 집값 상승, 은행의 충당금 적립 등과 같은 은행의 리스크 관리가 꼽힌다.     미국과 달리 한국의 대출 연체율은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4월 말 국내은행의 원화 대출 연체율은 0.23%로 잠정 집계됐다. 전년 동월과 비교하면 0.07%포인트 하락했다. 4월 말 가계대출 연체율은 0.18%를 기록했고, 기업대출 연체율은 0.28%를 보였다.     은행업계는 9월 금융지원이 종료되고, 대출 금리가 높은 수준으로 유지될 경우 미국과 같이 연체율이 오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가계에서의 다중채무자 비중과 자영업자의 소득 대비 가계대출비율(LTI)이 높은 수준이기 때문에 갈수록 이자 부담에 따른 연체율 발생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이 한국은행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가계대출이 있는 가계의 22.1%는 3곳 이상의 금융사에서 대출을 받은 다중채무자로 나타났다. 이 비중이 22%를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여기에다 지난해 말 기준 자영업자의 소득 대비 가계대출비율(LTI)은 1분위부터 5분위까지 평균 386.7%로 조사됐다. 벌이가 상대적으로 적은 1분위 자영업자의 LTI는 669.3%로 소득에 비해 부채가 7배에 가까운 것으로 집계됐다. 1분위 자영업자의 LTI는 코로나19 발생 전인 2019년 말에는 628.2%를 기록했다.     서영수 키움증권 이사는 “단기간에 1~2%포인트 이상의 기준금리를 인상한다면 원리금 상환 부담이 크게 늘어나 채무 불이행 가능성이 급증할 수밖에 없다”며 “전체 부채의 40%를 차지하는 DSR 70% 이상 고위험 차주의 부실화 심화가 금융 안정의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용우 기자 ywlee@edaily.co.kr주담대 가계대출 기준금리 인상 주담대 변동금리 주담대 금리 1641호(20220627)

2022-06-20

한은의 경고 "코로나 지원 종료되면 자영업 ‘폭탄’ 터진다"

    코로나19 금융지원 등으로 가려졌던 자영업자 대출과 기업 대출의 부실이 추후 표면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한국은행은 이 같은 부실이 금융기관에도 대손비용 증가 등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어, 사전에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   자영업자 대출 증가…내년엔 부실 표면화   한국은행이 22일 발표한 ‘2022년 상반기 금융안정보고서’를 보면 지난 3월 말 자영업자 대출은 960조7000억원으로 코로나19 직전인 2019년 말 대비 40.3% 증가했다. 자영업자대출 증가세가 코로나19 이전 추세를 유지했을 경우와 비교해보면 3월말 잔액은 추정치 828조2000억원보다 약 132조5000억원 더 늘었다.   자영업 가구의 원리금상환비율(DSR)은 지난해 40.0%였고, 올해는 38.5%로 추정되지만 앞으로 대출금리가 상승하고 만기연장 유예 등의 금융지원까지 종료되는 복합충격 상황이 발생하는 것을 가정할 경우 2023년에는 46.0%까지 오를 것으로 추정된다.   올해는 대출금리가 상승하고 금융지원 조치가 종료되더라도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에 따른 매출 회복 및 손실보전금 지급 효과에 힘입어 자영업자의 채무상환위험은 다소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는 분석이다. 다만 2023년에는 금융지원 종료에 따른 영향이 본격화되는 데다, 손실보전금 지급 효과도 소멸돼 저소득층을 중심으로 채무상환위험이 크게 늘어날 가능성이 제기된다.   자영업자 대출 부실은 금융기관에도 부정적 영향을 끼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지난 3월 말 취약차주가 보유한 자영업자대출은 88조8000억원으로, 코로나19 직전인 2019년 말 68조원에 비해 30.6% 증가했다. 채무상환부담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2023년 이후 취약차주는 빠르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DSR 상승 등 자영업자 채무상환위험 증가할 경우 특히 카드·캐피탈, 저축은행 등 비은행금융기관을 중심으로 신용위험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여신전문회사와 저축은행의 경우 취약차주 비중이 높고 담보·보증 대출 비중은 낮아 자영업자 대출의 채무상환 위험이 증가하면 이들 업권의 대출부터 부실화될 가능성이 높다.   이대건 한국은행 안정분석팀장은 “자영업자에 대한 금융지원정책 방향을 유동성 지원 중심에서 채무이행 지원 중심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금융지원조치를 단계적으로 종료하되 채무상환능력이 떨어진 자영업자에 대해서는 채무재조정, 폐업 지원, 사업전환 유도 프로그램등을 통한 출구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비은행금융기관들이 자영업자대출 취급 심사를 강화하고, 대손충당금을 선제적으로 추가 적립하도록 유도해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   금융지원 종료 시 기업대출 잠재부실 드러나   자영업자 대출뿐 아니라 기업대출 전반의 부실확대도 우려된다. 한은은 향후 금융지원 조치가 종료되는 등 금융여건이 변화할 경우 업황개선이 더딘 정책수혜 기업을 중심으로 잠재부실이 표면화 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코로나19 기간 중 영업실적이 악화된 기업규모 중하위 기업에 대한 대출 부실이 우려된다. 또한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중소기업 금융지원 조치 축소, 기업 구조조정 등과 함께 부실여신이 증가한 경험에 비추어 보면 향후 정책지원 종료 시 부실이 확대될 소지가 있다.   한은은 향후 금융지원·완화 조치가 종료될 경우 그간 드러나지 않았던 잠재 신용손실이 현실화 되면서 국내은행의 대손비용 증가 및 자기자본비율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도 우려했다.    이에 한은은 “국내은행은 향후 잠재 신용손실 현실화 가능성 등에 대비할 수 있도록 신용위험평가 및 대손충당금 적립 기준을 개선해 대손충당금 및 대손준비금 적립을 확대하는 등 손실흡수력을 확충할 필요가 있다”며 “은행들이 자체적으로 적용하는 신용리스크 평가가 향후 경기전망, 위기상황, 정책효과 등을 적절히 반영하지 않아 대손충당금이 과소 적립되지 않도록 관련 모범규준 등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김윤주 기자 joos2@edaily.co.kr한은금융안정보고서 자영업자대출 기업대출 금융안정보고서 1641호(20220627)

2022-06-22

[단독] HUG, 불법건축 '빌라'도 전세보증…"깡통전세·사기 도와준 꼴"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제대로 확인도 하지 않은 채 불법건축물에도 전세보증금반환보증(전세보증)을 해온 것으로 확인됐다. 깡통주택 등 피해가 집중적으로 발생한 '빌라'의 경우 불법건축물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건축물대장 확인 대상에서 제외한 것이다.    전세보증이란 집주인이 세입자에게 보증금을 반환하지 않을 경우 HUG가 대신 물어주고 집주인에게 구상권을 행사하는 상품이다. 해당 주택을 강제 매각하기도 한다. 하지만 불법건축물에는 세입자를 들이기 쉽지 않고 문제가 생겨도 자금을 회수하기 어렵다는 점을 고려하면, HUG가 사실상 전세사기 등을 도와준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   '단독‧다가구주택'과 달리 '빌라'는 불법건축물 조사 안해   HUG의 전세보증 조건을 보면 건축물대장상 '위반건축물'(불법건축물)로 기재된 단독‧다중‧다가구주택은 전세보증을 받을 수 없다. HUG 측은 "불법건축물 보증은 문제가 될 수 있어 (전세보증을) 해주지 않는다"고 했다.     문제는 위반건축물 여부를 확인하는 기준에 아파트, 오피스텔, 빌라 등은 빠져있다는 점이다. 이런 주택은 불법으로 증축하거나 개조한 경우에도 확인 절차를 거치지 않고 전세보증을 해준다. HUG가 불법건축물에 대한 위험을 알면서도 이런 정책을 유지하고 있다는 뜻이다. 최근 논란이 됐던 전세사기, 깡통주택 문제가 대부분 '빌라'에서 일어났던 것을 고려하면 HUG의 정책이 얼마나 허술한지 짐작할 수 있다.       이렇게 보증을 해주고 집주인이 보증금을 반환하지 않아 HUG가 수억원을 날린 사례도 있다. 오는 7월 서울시 강서구 화곡동의 불법증축 이력이 있는 한 빌라가 강제 경매로 나온다. 집주인이 세입자에 4억2000만원의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자 전세보증을 했던 HUG가 세입자에게 보증금을 내주고 이 집을 현금화하기로 한 것이다. 감정가 4억500만원인 해당 빌라는 네 차례 경매에서 유찰됐다. 다섯 번째 경매에 나올 최저 입찰가격은 1억6588만원이다.     HUG는 '특별매각조건'으로 "채권자는 매수인에 대해 배당받지 못하는 잔액에 대한 임대차반환보증금 반환청구권을 포기하고 임차권등기를 말소하는 것을 조건으로 매각"한다고 했다. 만약 이 집이 1억7000만원에 낙찰되면 HUG는 나머지 2억5000만원을 포기하고 손해를 감수하겠다는 뜻이다.       파격적인 조건인데도 전문가들은 매각이 성사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불법건축물은 원상복구할 때까지 집주인이 과태료를 내야 하는데, 그 금액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강서구청에 따르면 해당 주택에 부과되는 과태료는 연간 800만원에 달한다. 이 주택이 팔리지 않으면 HUG는 세입자에게 물어준 보증금 4억2000만원을 고스란히 날리게 되는 셈이다.     이에 대해 강서구의 한 공인중개사 A씨는 "건축물대장 한 통만 확인했다면 전세보증을 받을 수 없는 물건이고, 집주인도 세입자를 들이기 어려웠을 것"이라며 "HUG가 제대로 확인하지 않아 깡통주택 사기를 도와준 꼴"이라고 했다.   실제 건축물대장에는 이 주택의 불법건축 이력이 명시돼 있다. 2017년 7월 신축한 이 건물은 같은 해 9월 무단증축, 복층 무단증축 등 2건의 법 위반 사실이 적발됐다. 그런데도 2018년 전세 계약이 체결됐고 HUG는 전세보증을 해줬다.     HUG 측은 건축물대장을 확인하지 않고 빌라의 전세보증을 진행하는 것에 대해 "세입자가 서류를 제출하는 불편함을 덜어주기 위해서"라고 했다. 서류 확인 작업 한 번을 생략하는 대신 수억원을 날릴 수 있는 위험을 선택한 것이다.    HUG 관계자는 해당 주택이 불법건축물인 사실을 알았어도 전세보증을 해줬겠느냐는 질문에 "빌라 등 다세대주택의 경우 불법건축물 확인 지침이 없어 따로 확인하지 않는다"고 했다. 또 "불법건축물 여부가 보증요건에 해당하지 않아 질문 자체가 성립되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세입자가 '자발적'으로 건축물대장을 제출하는 등 주택에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보증은 해주지 않고 있다고 했다.   반면 비슷한 전세보증(전세금보장신용보험) 상품을 다루는 SGI서울보증은 불법건축물에 대해 보증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다고 밝혔다. SGI서울보증 관계자는 "SGI서울보증에서는 불법건축물은 원칙적으로 (전세보증을) 받을 수 없다"고 답했다. 그는 "목적물 자체가 불법인 경우 분쟁이 생겼을 때 권리관계가 명확하지 않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시 영등포구의 한 공인중개사는 "요즘 깡통전세 사기 문제가 심각해 우리도 집주인과 주택 상태를 파악하는데 신중할 수밖에 없다"며 "HUG의 태도를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HUG가 보증해준다면 세입자나 집주인이 손해 볼 일이 없어 좋지만, 공사 직원이 자기 돈을 쓰는 상황이었다면 (불법건축물에) 보증을 해줬을지 모르겠다"고 했다.     깡통주택 문제, 전세 사기를 사실상 HUG가 방치하거나 돕고 있다는 지적이 일자 HUG 측은 "관련 사항을 모니터링하고 필요하다면 제도를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   피해 규모 파악 안 해…"필요하다면 제도 개선 검토"     HUG는 이런 식으로 손해 본 금액이 어느 정도인지 파악조차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HUG에 따르면, 올 1~4월 전세 보증사고 피해 금액은 201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556억원)보다 30% 증가했다. 2019년에는 3442억원, 2020년 4682억원, 2021년 579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불법건축물 여부를 파악하지 않고 전세보증을 했다가 떼인 돈이 얼마인지는 아무도 모른다는 뜻이다.     HUG 관계자는 "(불법건축 여부가) 전세보증 필수요건도 아니어서 이 때문에 생긴 피해가 어느 정도인지 별도로 관련 정보를 관리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향후 빌라 등 다세대 주택의 불법건축물 확인 여부에 대해서는 "필요하다면 제도 개선을 검토하겠다"고 했다.     한편, HUG는 '2021년도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에서 보통(C) 등급을 받았다. 공기업의 경우 평가 결과에 따라 성과급이 차등 지급되는데 C등급 공기업 기관장은 기본연봉의 40%, 상임이사‧감사는 기본연봉의 32%를 성과급으로 받는다. 직원은 월 기본급을 기준으로 100%가 성과급으로 나온다. 이병희 기자 leoybh@edaily.co.kr단독 불법건축물도 깡통전세 전세보증 조건 불법건축물 보증 전세사기 깡통주택 1641호(20220627)

2022-06-23

“롯데리아도 남혐논란”…디지털 마케팅의 젠더갈등 비화, 왜?

    유통업계 디지털 마케팅이 ‘젠더갈등’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디지털 마케팅 일환으로 자사 소셜미디어 네트워트 서비스(SNS)에 올린 몇몇 게시물들이 남성혐오, 여성혐오 등을 의미하는 일명 ‘남혐 ‘ ‘여혐’ 논란을 일으키면서다.     최근에는 롯데리아가 남성혐오 논란에 휩싸였다. 지난 7일 롯데리아는 공식 페이스북을 통해 햄깅 캐릭터 작가와 협업한 디지털 마케팅 시작을 알렸다. 하지만 게시물 공개 후, 햄깅 작가의 2년 전 남성혐오 관련 그림들이 문제 제기되면서, 온라인상에서 롯데리아를 향한 비난이 쏟아졌다. 롯데리아 측은 바로 관련 SNS 게시물을 모두 삭제하며 논란 수습에 나섰다.     이 같은 논란은 앞서 GS25, 무신사 등에서도 제기되기도 했다. 특히 지난해 GS25는 소시지를 집는 집게손가락 그림과 극단주의 페미니즘 커뮤니티 ‘메갈리아’를 의미하는 영문 알파벳 ‘MEGAL’을 조합한 이벤트 포스터를 SNS 게시물에 올리면서 문제가 제기됐다. 당시 온라인상에서 논란이 커지면서 GS25 불매운동까지 펼쳐지기도 했다.     결국 GS25는 “캠핑 경품 이벤트를 안내하는 과정에서 디자인 일부 도안이 고객에게 불편을 줄 여지가 있는 이미지라고 판단해 즉시 디자인을 수정했다”며 공식 사과문을 올렸다.    남혐 반대 경우, 여혐 논란으로 도마 위에 오른 유통기업도 있다. 지난해 F&F가 전개하는 패션브랜드 MLB는 공식 인스타그램을 통해 수십장의 여성 모델 사진을 올리며, ‘모자로 쌩얼(화장하지 않은 맨얼굴)’을 사수하자(가리자)’ 등의 문구를 올려 비판을 받았다. 당시 ‘여성은 집 근처를 가볍게 외출할 때조차도 화장해야 하냐’는 항의 글이 빗발쳤다.       ━   빠른 속도 중시하면서 ’검증 시스템’은 부재   잊을 만하면 또다시 불거지는 젠더 갈등은 왜 일어나는 걸까. 전문가들은 마케팅, 홍보의 디지털 전환시대에 겪는 고충이라고 말한다. 디지털 마케팅 콘텐츠에 대한 성숙한 전문가가 많지 않고, 기업 내부적으로는 이를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검증부서 등이 없다는 것이다.     실제 논란 속 기업들은 관련 게시물에 대해 ‘문제가 있는지조차 몰랐다’는 입장이다. GS리테일은 “디자인 요소에서 사회적 있는 부분을 인지하지 못했다”고 해명하며, GS25의 논란 게시물을 제작한 디자이너를 인사 발령하는 등 징계를 내렸다.     롯데리아 운영사인 롯데GRS 측 역시 같은 주장이다. 롯데GRS 관계자는 이번 논란에 관해 묻자 “햄깅 작가의 2년 전 남혐 논란은 전혀 알지 못했다”며 “롯데리아가 올린 햄깅 작가의 그림에는 남혐 문제가 전혀 없었기 때문에, 이 같은 논란은 상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문제 소지를 파악하자마자 게시물을 빠르게 삭제했고, 작가와의 협업 역시 모두 무산시켰다”고 해명했다.     시대적 흐름에 맞춰 디지털 마케팅을 운영하지만, 콘텐츠 선발에 있어서 진통을 앓는 셈이다. 허태윤 한신대 교수(IT영상콘텐츠학과)는 “디지털 마케팅 시대가 되면서 콘텐츠 올리는 속도가 빨라지면서 콘텐츠 관련 의사소통, 최종 결정 등이 간소화되고 빨라지면서 이와 같은 논란 이슈가 계속 일어나는 것”이라며 “전통 미디어 광고는 노출 전에 광고자율 심의기구 등을 통해 윤리적, 사회규범 문제를 확인받지만, 디지털 마케팅 콘텐츠는 중간 검증처가 전혀 없는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라예진 기자 rayejin@edaily.co.kr롯데 남성혐오 디지털 마케팅 남성혐오 논란 유통업계 디지털 1641호(20220627)

2022-06-18

“오를 수밖에 없다”…‘천정부지’ 항공권 가격 언제까지

    국제유가 상승과 공급 부족 등이 맞물리면서 항공권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국제선 유류할증료가 매달 사상 최고 단계를 경신하고 있는 데다, 정부의 국제선 정상화 정책에도 공급 부족 현상이 해소되지 않으면서 항공권 가격이 안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항공업계에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진정 이후 증가하고 있는 항공여객 수요만큼 공급이 늘고 있지 않아, 당분간 항공권 가격 상승세는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많다.       ━   국제선 유류할증료 ‘또’ 최고 단계     20일 항공업계 등에 따르면 대한항공의 7월 국제선 유류할증료는 이달보다 3계단 오른 22단계가 적용된다. 아시아나항공의 내달 국제선 유류할증료 역시 22단계다. 2016년 7월 유류할증료에 거리 비례 구간제가 적용된 이후 가장 높은 단계를 기록했던 이달 19단계에서 3계단이 또 오른 것이다. 국제선 유류할증료는 3월 10단계, 4월 14단계, 5월 17단계, 6월 19단계, 7월 22단계 등 지속 상승 중이다.     배럴당 120달러를 넘어섰던 국제유가가 최근 하락세를 보이면서 고유가 사태가 진정될 것이란 기대감도 있으나, 에너지업계 등에선 “올해 고유가 사태가 진정될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회의론이 많다. 에너지업계 관계자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촉발된 석유 제품 수급난이 해소되지 않는 한, 국제유가 상승세가 꺾일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고 진단했다. 글로벌 투자은행들과 증권사들은 올해 국제유가가 배럴당 120~130달러 수준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   대형기 투입에도…공급 부족 ‘여전’   국적 항공사들은 공급 부족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일부 노선에 초대형 항공기를 투입하고 인기 노선을 증편하고 있다. 국적 대형항공사(FSC)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미주 등 일부 노선에 초대형 항공기를 투입해 좌석난 완화를 꾀한다. 국적 저비용항공사(LCC)인 진에어는 6월 말부터 순차적으로 동남아 전 노선을 주 7회로 증편하고, 7월 22일부터 인천~푸껫 노선에 차세대 친환경 항공기 B737-8을 투입해 매일 운항한다. 또 다른 국적 LCC인 티웨이항공은 7월 6일 인천~울란바토르 노선에 주 3회 일정으로 신규 취항한다. 해당 노선에는 347석 규모의 대형기인 A330-300 항공기가 투입된다.     문제는 국적 항공사들의 국제선 공급 확대에도 공급 부족 현상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통상 항공업계는 7월부터 본격적인 여름 성수기를 맞는데, 코로나19 사태 진정 이후 해외여행 수요가 급증하면서 사실상 6월에 여름 성수기가 시작됐다”며 “국적 항공사들이 7월부터 본격적으로 국제선 공급을 늘릴 것으로 예상되지만, 해외여행 수요를 감당할 정도의 공급 확대는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항공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인천국제공항의 비행 금지 시간(커퓨)을 해제하는 등 국제선 공급 확대 정책을 꾀하고 있지만, 실제 국제선 공급이 대폭 늘어나려면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며 “국적 항공사들이 코로나19로 재무 상황이 악화되는 등 이른바 ‘기초 체력’이 부족한 상태라, 공격적으로 국제선 공급을 확대하기도 쉽지 않은 분위기”라고 전했다.  이창훈 기자 hun88@edaily.co.kr천정부지 항공권 국제선 유류할증료 국제유가 상승세 국제선 정상화 1641호(20220627)

2022-06-20

특례 상장기업 주가, 코스닥보다 더 떨어졌다[흔들리는 특례 상장기업①]

    지난해 기술평가특례와 성장성추천 상장 제도를 통해 상장한 기업의 숫자는 31개다. 2020년엔 25개 기업이 통과했는데, 2021년엔 부쩍 늘었다. 2005년 국내 증시에 특례 제도가 도입된 이후 처음으로 연간 30개가 넘는 기업이 상장했다.     이 제도는 영업 실적이 미미하더라도 기술력과 성장성을 갖춘 기업들에 상장 문턱을 낮춰주고 있다. 원래 적자 기업은 코스닥 상장이 불가하지만, 기술평가기관이나 상장주관사로부터 성장성과 기술력을 인정받으면 신청을 가능하게 했다. 성장 가능성이 큰 기업이 자금난으로 무너지는 일을 막기 위해서다.     문제는 증시에 입성한 지 얼마 안 된 이들이 기업가치 입증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이다. 올해 들어 주가가 상승한 기술상장 기업은 한 군데도 없다. 오히려 다들 큰 폭으로 꺾였다. 이들 31개 기업의 올해 주가 수익률 평균은 -39.56%다.       ━   2021년 기술특례 상장 관심 뜨거운 해로 기록    “올해 전 세계 증시가 전쟁, 고물가, 긴축이라는 세 가지 위협에 시달리는 가운데 성장주 하락은 불가피한 일”이라는 항변도 설득력을 잃는다. 같은 기간 코스닥지수의 25.54%의 하락률을 뛰어넘었기 때문이다. 장이 나빴던 영향도 있지만 이 기업들이 제대로 성장성을 증명하지 못한 탓도 큰 것이다.      특히 지난해 데뷔한 이들의 주가 흐름이 더 나빴다. 같은 기간 코스닥 기술성장기업부는 -36.37%의 등락률을 기록했다.     개별기업으로 따져 봐도 31개 기업 중 23개 기업이 코스닥 등락률에 미치지 못했다. 하락률이 한자리에 그친 기업은 제노코(-9.25%)뿐이다. 나머지 30개 기업은 올해 들어 주가가 두 자릿수 넘게 꺾였다는 얘기다.     특례 상장을 바이오기업이 주로 이용한다는 점에서 차갑게 식은 바이오 업황 탓을 하기도 어렵다. 지난해 비(非) 바이오기업의 특례 상장건수가 22건으로 바이오기업의 9건을 크게 앞질렀기 때문이다. 비 바이오기업이 바이오기업의 상장 건수를 앞지른 것 역시 특례 제도가 도입된 지 처음 있는 일이었다. 특례 상장은 한때 ‘바이오 상장’으로 불릴 만큼 바이오 기업들의 주된 IPO 통로로 기능했지만 지난해엔 인공지능(AI), 소재·부품·장비(소부장) 등 다양한 업종의 기업이 선전했다.   문제는 비 바이오기업의 주가가 제대로 힘을 쓰지 못했다는 점이다. 지난해 특례로 증시에 입성한 비 바이오 기업 22곳의 주가 수익률(-42.18%)은 평균(-39.56%) 보다 더 나빴다. 오히려 바이오기업의 하락률(-33.14%) 보다 조정 폭이 더 컸다는 얘기다. 여러 업종의 기업이 증시에 데뷔해 특례 제도의 저변을 넓혔다는 한국거래소의 자평이 무색해졌다.    하락률이 가장 두드러지는 종목은 메타버스 테마주로 주목받았던 자이언트스텝이다. 올해 초 7만원에 장을 출발한 이 회사의 주가는 6월 20일엔 2만450원에 장을 마쳤다. 무려 70.79%(4만9550원)나 하락했다. 상장 첫날 ‘따상’에 성공했음을 고려하면 초라한 성적표다. 지금은 시초가(2만2000원)를 밑돌고 있다.     나노씨엠에스 주가도 만만치 않게 떨어졌다. 같은 기간 7만6200원에서 2만2700원으로 70.21%(5만3500원)나 하락했다. 이 회사는 나노 소재 관련 기술력을 바탕으로 ‘소부장 패스트트랙’을 통해 증시에 진출했다. 세계 최초로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사멸할 수 있는 램프를 개발했다는 소식을 알리면서 지난해 급등했다가, 다시 공모가(2만원)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면역항암제 전문 기업 네오이뮨텍도 마찬가지다. 상장 당시 수요예측에서 높은 경쟁률을 기록하고, 공모가 희망 밴드를 넘어선 공모가를 확정하며 화려하게 증시에 데뷔했지만, 올해 들어 주가가 61.79%나 꺾이면서 체면을 구겼다.       ━   주가 반토막 난 기업 ‘수두룩’…시초가보다 떨어진 곳도 있어   이밖에도 와이더플래닛(-59.46%), 뷰노(-58.20%), 딥노이드(-56.56%), 프레스티지바이오로직스(-56.15%), 씨이랩(-55.99%), 지오엘리먼트(-52.70%), 마인즈랩(-50.24%) 등 종목의 주가가 반 토막이 났다.     40%가 넘는 하락률을 보인 기업도 6개나 됐다. 삼영에스앤씨(-47.60%), 에이비온(45.82%), 엔비티(-44.99%), 라이프시맨틱스(-44.47%), 원티드랩(-42.30%), 맥스트(-42.21%) 등이다.   특례로 증시에 입성한 기업의 주가 낙폭이 크게 두드러지면서 이들 기업에 베팅한 투자자의 선택은 적중하지 못했다. 투자자 기대치를 충족한 기업이 많지 않은 탓에 상장 문턱이 너무 낮은 게 아니냐는 투자자들의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이 때문인지 한국거래소의 심사기조가 깐깐해지고 있다. 올해 들어 기술평가특례와 성장성추천 상장 제도를 통해 상장한 기업의 숫자는 10개뿐이다. 지난해 상장 건수(31개)를 밑돌 가능성이 크다. 거래소는 기술특례 상장 심사 과정의 핵심인 기술성 평가 모델을 업종별 특성을 꼼꼼하게 반영할 수 있도록 새롭게 개발해 연내 도입할 계획이다.     특례 상장을 검토 중인 성장 기업들도 비상이 걸렸다. 가뜩이나 벤처투자업계가 얼어붙은 상황에서 상장은 사업 규모를 확장하기 위한 최적의 수단인데, 입성 문턱이 높아지고 있어서다.     사업 확장의 실탄을 마련하기 위해 기술평가특례를 활용해 코스닥 입성을 준비 중인 한 IT기업 관계자는 “글로벌 증시 불확실성이 해소되기 어렵다는 점도 문제지만, 먼저 입성한 기업들의 수익률이 낮다 보니 투자자의 관심이 차갑게 식은 상황”이라면서 “기술력이나 성장성을 제대로 입증하는 사례가 나와야 분위기가 바뀔 것 같다”고 토로했다.  김다린 기자 quill@edaily.co.kr특례상장 기술상장 바이오기업 AI기업 상장 특례상장기업주가 1641호(20220627)

2022-06-21

[CEO UP | 윤영준 현대건설 사장] ‘주택 베테랑’이 일군 남다른 수주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대내외적 위기 속에서 건설업계는 국내 도시정비사업 수주에 박차를 가하며 지난 어려움을 극복했다. 전염병이 한창 심화하던 2021년, 현대건설 사상 첫 국공(국내공사관리부) 출신으로 대표이사 자리에 오른 윤영준 사장이 그 선두에 섰다. 사장 선임 후 1년이 조금 지난 시점에서 윤 사장은 자신의 강점을 십분 발휘하고 있다.   최근 현대건설은 올해 상반기 자사 도시정비사업 수주액이 7조원을 돌파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이달 중순에는 롯데건설과 컨소시엄을 이뤄 동대문구 이문4구역(휘경이문뉴타운) 재개발을 수주하면서 이미 20일 기준 누적 수주액 5조6988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지난해 수주액은 5조5499억원을 불과 반기 만에 돌파한 셈이다.       이에 따라 업계에선 올해에도 현대건설이 2020년과 지난해에 이어 또다시 도시정비사업 1위를 달성할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이달 말 시공사를 선정하는 산본 무궁화주공1단지 리모델링, 부산 서금사6구역 재개발 사업에도 단독 입찰해 무리 없이 시공권을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성과에는 선택과 집중, 적극적인 수주 노력이 뒷받침 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윤영준 사장 취임 이후 현대건설은 조직 정비와 전문인력 충원을 통해 사업지를 더욱 치밀하게 분석하고 이를 통해 맞춤형 설계 등 특화된 사업조건을 제시했다. 덕분에 올해 상반기에도 대전장대B구역 재개발, 과천주공8·9단지 재건축, 광주 광천동 재개발 등 공사비 8000억원 초과 사업을 단독 수주하는 쾌거를 이뤘다.         한남3구역 재개발, 안산 고잔연립3구역 수주 당시 직접 현장을 방문했던 윤 사장 특유의 적극성도 한몫했다. 최근 현대건설이 자사 하이앤드 브랜드인 ‘디에이치(THE H)’를 수도권뿐 아니라 지방광역시 주요지역에도 적극 적용하게 된 데도 이러한 과감성이 작용한 바 있다.     윤 사장은 특기인 주택사업 외에도 소형모듈원전(SMR) 등 차세대 원전 사업을 성장시켜 현대건설이 쌓아온 국내 원전 선도 업체로서의 위상을 한층 더 강화할 전망이다. 친환경 에너지에 대한 관심과 유가급등이 맞물린 시점에서 코로나 시국동안 주춤했던 해외사업 실적을 본격화하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최근 현대건설은 미국 홀텍사(Holtec International)와 SMR 개발 및 사업동반진출을 위한 협약을 맺기도 했다.   윤 사장은 창립 75주년 기념 메시지를 통해 “현대건설은 국내·외 최고의 원전사업 선진사들과 협력해 총체적인 원자력 벨류 체인을 구축하고 있다”면서 “현대건설만의 창의와 도전의 DNA로 글로벌 1위의 ‘원전 토탈 솔루션 프로바이더(Total Solution Provider)’로 도약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민보름 기자 brmin@edaily.co.krCEO UP | 윤영준 현대건설 사장 베테랑 주택 도시정비사업 수주액 지난해 수주액 대전장대b구역 재개발 1641호(20220627)

2022-06-27

[CEO DOWN | 정준호 롯데백화점 대표] ‘신세계 출신 롯데맨’ 리더십 시험대

    정통 신세계 출신에서 롯데쇼핑 백화점사업부 수장으로, 지난해 ‘롯데 파격 인사’의 주인공이던 정준호 롯데백화점 대표가 부임 반년 만에 리더십 논란에 휩싸였다. 올해 1분기 공개된 첫 성적표에서 롯데백화점은 국내 빅3 백화점 중 유일하게 저조한 성적을 냈다. 출범 초기 확실한 백그라운드로 통하던 ‘신세계’ 효과도 약발이 먹히지 않고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에 따르면 3월 리오프닝 시작 이후 백화점업계가 승승장구하면서 2분기 실적도 장밋빛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신세계백화점과 현대백화점에 비해 롯데백화점의 성장세는 더딜 전망이다. 1분기 공개된 실적에서도 롯데백화점의 저조한 성적이 읽힌다. 롯데백화점은 1분기 국내 사업부문 기준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매출액 9.8%, 영업이익이 0.2% 상승했다. 매출은 소폭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거의 오르지 않은 셈이다.   반면 신세계백화점과 현대백화점은 모두 두 자릿수 급등세를 나타냈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해 동기 대비 매출 23.7%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47%가량 상승했다. 현대백화점 역시 매출액 9.2%, 영업이익 35.2%가 올랐다. 소비심리가 풀리면서 대형 백화점 매출이 상승세를 타는 가운데 롯데백화점만 성장세에 탑승하지 못한 모습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이달 초에 불거진 롯데백화점 광복점의 영업 중단 사태까지 더해지면서 정 대표 경영 평가에 빨간 불이 켜졌다. 당시 정 대표는 부산으로 내려가 직접 부산시와 업무협약을 체결하는 등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선 것으로 알려졌지만, 사상 초유의 백화점 사업장 ‘영업 중단’ 사태까지 내버려 둔 것에 대한 비난이 일각에서 일고 있다.     최근에는 직원들 사이에서 ‘정 대표와 소통이 어렵다’는 문제점도 제기되고 있다. 직원 수백명이 참여한 온라인 회의에서 정 대표가 한 점장에게 비난의 목소리를 키운 것이 시발점이 됐다. 롯데백화점 소속 직원에 따르면 이날 점장 교체와 조직 개편을 암시하는 정 대표의 경고성 멘트가 내부 직원들 사이에서 공유되면서 논란이 커졌다.    취임 당시 직원들과의 소통을 강조하던 정 대표 행보와는 완전히 상반된 모습이라는 평가다. 정 대표는 부임 후 롯데 사내 게시판에 ‘두유 노 주노(Do You Know JUNO)’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리며 친근한 이미지, 직원과의 원활한 소통 등을 강조한 바 있다. 이 영상에서 정 대표는 “가장 부정적인 조직문화는 상명하복”이라며 “윗사람 눈치만 보고 정치적으로 행동해 후배들에게 존경받지 못하는 리더, 지시만 하며 직원들을 힘들게 하는 팀장, 점포를 쥐어짜기만 하는 본사의 갑질 등은 사라져야 한다”고 말하며 유연한 조직 분위기 강화를 설명했다.    일각에선 정 대표의 주 무대가 신세계인터내셔널로, 주로 해외 사업을 하며 ‘MD로서 전문성’을 인정 받은 경우라 백화점 경영에서 통합을 이루는 데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신세계에서 자리를 옮긴 정 대표에게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시각도 있다. 백화점 업계 관계자는 “신세계 출신 불도저라는 별명이 붙을 만큼 열정적으로 롯데 변화를 꾀한 것으로 보인다”며 “공채 출신만을 고집하는 것으로 유명한 순혈주의 롯데 조직에서 정 대표도 보이지 않는 벽을 깨는데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롯데는 지난해부터 실적 개선과 이미지 개성을 위한 대대적인 조직 개편에 적극적인 태세다. 정 대표 외에도 신세계인터내셔날 출신의 조형주 부문장, 신세계 출신의 이승희 상무와 안성호 상무보 등을 롯데백화점에 영입한 바 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정 대표가 부임한 지 아직 1년이 되지 않아, 성과를 평가하기엔 이르다”며 “정 대표의 결단력있는 행동으로 롯데백화점 조직과 내부 운영 등이 정돈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라예진 기자 rayejin@edaily.co.kr롯데백화점 정준호대표 롯데쇼핑 1641호(20220627)

2022-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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