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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도 3% 주는데…인터넷은행·저축은행 ‘위기감’ 높인다

    # A씨는 최근 한 저축은행의 정기예금 만기에 맞춰 돈을 찾고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상품에 가입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기존에 저축은행 2년 만기 정기예금의 연 금리는 3.05%인데, B은행의 정기예금이 이보다 높은 3.7%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은행 적금은 5% 이상 받을 수 있어 은행에 장기간 돈을 묶어둘지 여부도 고민 중이다.    인터넷은행과 저축은행의 자금조달이 갈수록 어려워지게 됐다. 시중은행들이 경쟁적으로 정기예·적금 금리를 빠르게 올리면서다. 인터넷은행이나 저축은행들은 대형은행보다 높은 수신금리를 제공해 경쟁력을 갖춰왔지만, 최근에 와서 금리 차별성이 사라진 것이다. 결국 인터네은행과 비은행권이 자금 확보를 위해 더 높은 수신금리를 제공하고, 덩달아 대출 금리도 올리는 악순환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   은행 수신금리 기본이 3%…저축은행과 차이 없어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중은행들은 한국은행의 빅스텝(기준금리 한 번에 0.5%포인트 인상) 이후로 일제히 수신금리를 인상한다고 밝혔다. 우리은행은 이날부터 46개 예·적금 금리를 최대 0.80%포인트 인상했다. 예금상품인 비대면 전용 ‘우리 첫거래우대 예금’ 최고 금리는 연 3.60%로 인상됐다. 적금 상품인 ‘우리 SUPER주거래 적금’은 최고 연 4.15%로 올랐다.   하나은행도 14일부터 예금 22종, 예금 8종 등 예적금 총 30종의 기본금리를 최대 0.9%포인트 인상했다. 특히 주택청약종합저축과 동시에 가입하면 만기에 2배의 금리를 적용받는 ‘내집마련더블업 적금’은 0.25%포인트 올라 1년 만기 금리는 최고 연 5.5%가 됐다.     신한은행도 지난 8일 예·적금 25종의 기본금리를 최고 0.7%포인트 인상해, ‘신한 알·쏠 적금’ 1년 만기 금리는 최고 연 3.7%, ‘신한 쏠만해 적금’은 최고 연 5.3%로 높아졌다.     시중은행의 발빠른 수신금리 인상으로 인터넷은행 및 저축은행과의 금리 차이는 크게 좁혀졌다. 카카오뱅크의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최고 연 2.5%, 3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연 3.0%다. 저축은행중앙회 금리 공시에 따르면 79개 저축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평균 금리는 연 3.16%, 3년 만기는 3.21%에 불과했다.       ━   “비은행이 유동성을 확보 어려움 직면할 수도”   시중은행들의 공격적인 수신금리 인상에 따라 인터넷은행과 저축은행들도 고객 이탈을 막기 위한 추가적 수신금리 인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은행권에 따르면 이미 은행권으로의 자금 이동은 시작됐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2년 6월 중 금융시장 동향’ 자료에 따르면 국내은행의 저축성예금은 6월에만 21조5167억원 증가하며 전달 증가 규모보다 82.4% 크게 확대됐다. 한은은 “수신금리 상승 등으로 가계 및 기업자금이 유입됐다”고 분석했다. 증권사와 사모펀드 등을 포함한 자산운용사의 수신은 6월에 7조1174억원 감소했다. 은행권 수신상품이 증권사뿐 아니라 다른 2금융권의 자금까지 흡수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시장에서는 은행 수신으로의 자금 쏠림이 심해질 경우 특히 저축은행이나 보험사 등 비은행권의 자금조달 금리가 높아지면서 대출 금리 인상을 부추길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2금융권에서의 대출 부실화 우려가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은의 ‘2022년 5월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 자료에 따르면 국내은행의 5월 기준 신규취급액 가계대출 평균 금리는 연 4.14%를 기록했다. 상호저축은행의 가계대출 평균 금리는 이보다 3배이상 높은 연 13.14%다. 저축은행 대출 금리가 여기서 더 높아지면 연체율이 빠르게 높아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서영수 키움증권 이사는 “금감원에서 발표한 6월 4주차 은행과 저축은행의 정기예금 금리는 상위 3사 기준으로 각각 3.13%, 3.53%로 전월 대비 각각 0.87%포인트, 0.3%포인트 상승했다”며 “시중자금의 대부분을 상업은행이 차지함으로써 상대적으로 열위에 있는 저축은행, 상호금융 등 비은행이 유동성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에 직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용우 기자 ywlee@edaily.co.kr저축은행 인터넷은행 시중은행 수신금리 예적금 빅스텝 한국은행 1645호(20220725)

2022-07-14

픽업에 진심인 편…위기에도 쌍용·GM은 달렸다

      전 세계적인 반도체 수급난 등으로 자동차 시장이 위축되고 있지만 쌍용자동차와 한국지엠(GM)의 픽업트럭은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제조사가 눈여겨보지 않았던 시장을 개척해 성공을 맛본 것이다. 픽업트럭 시장의 지속성장 가능성에 주목한 두 제조사는 프리미엄, 전동화 등으로 경쟁력을 더욱 강화할 방침이다.     ━   틈새 시장 공략 통했다   국내 픽업트럭 시장은 반도체 수급난 등에 따른 생산 차질에도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신규 등록된 픽업트럭은 1만7517대다. 지난해 같은 기간 1만3505대와 비교해 29.7%(4012대) 늘어난 것이다. 같은 기간 국내 자동차 시장(승용 및 상용 포함)은 81만8860대 규모로 전년 동기 92만4493대와 비교해 11.4%(10만5633대) 축소됐다.   국내 픽업트럭 시장을 선도하는 제조사는 쌍용차다. 이 회사의 주력 모델인 렉스턴 스포츠(칸 포함)는 올해 상반기 1만5046대가 신규 등록됐다. 전년 동기(1만848대)와 비교하면 38.7% 늘어난 것이다.   지난해 경영 악화와 반도체 수급난에 따른 생산 차질의 기저 효과도 있지만 틈새 시장을 공략한 쌍용차의 전략이 적중했다고 볼 수도 있다. 완성차 5개사(현대자동차, 기아, 쌍용차, 한국GM, 르노코리아자동차) 중 픽업트럭을 직접 생산해 국내 판매 중인 곳은 쌍용차가 유일하다. 국내 시장 점유율 1위인 현대차의 경우 제품 라인업에 픽업트럭 싼타크루즈가 존재한다. 다만 북미 시장 전용 모델로 국내 출시 계획이 없는 상태다.     수입 픽업트럭 시장에서는 쉐보레 콜로라도가 유일한 성장세를 보였다. 콜로라도의 올해 상반기 신규 등록 대수는 1692대로 전년 동기(1523대) 대비 11.1% 늘었다. 2019년 국내 데뷔한 쉐보레 콜로라도는 수입 픽업트럭 시장을 개척한 모델로 평가받는다. 2019년 8월 국내 첫 출시 이후 2년 5개월 만인 지난 1월 누적 등록 1만대를 돌파하기도 했다. 수입 픽업트럭이 누적 등록 1만대를 넘어선 것은 콜로라도가 처음이다.    콜로라도의 국내 출시 후 가능성을 엿본 일부 수입 브랜드가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고전 중이다. 올해 상반기 포드 레인저의 신규 등록 대수는 367대로 전년 동기(485대) 대비 24.3%(118대) 감소했다. 지프 글래디에이터는 전년 동기(418대) 대비 26.6%(111대) 감소한 307대의 신규 등록 대수를 기록했다.     ━   '전동화·프리미엄' 픽업 시장 더 키운다     콜로라도로 한국 픽업 시장의 가능성을 확인한 한국GM은 프리미엄 픽업트럭으로 영역을 확장한다. 이를 위해 글로벌 본사 GM의 프리미엄 RV 브랜드 GMC를 국내 론칭한다. 연내 프리미엄 픽업트럭 시에라 드날리 출고를 시작할 계획이다. 한국GM은 전국 400여개 서비스망을 적극 활용해 수입차·신생 브랜드의 약점인 서비스 네트워크 부족 문제를 해결한다. GMC만을 위한 특별 케어 서비스도 선보여 프리미엄 브랜드의 가치를 극대화할 방침이다.   국내 픽업 시장을 장악한 쌍용차는 전동화 전환을 통해 또 한 번의 차별화를 시도한다. 회사는 오는 2024년 출시를 목표로 픽업트럭 전동화 모델을 개발 중이다. 2024년 출시 예고된 픽업트럭 전기차에는 쌍용차의 새로운 디자인 철학인 'Powered by Toughness'가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새로운 철학이 반영된 첫 번째 모델인 신형 SUV 토레스는 디자인 측면에서 호평을 받고 있다. 이에 힘입어 사전계약 3만대 돌파 등 국내 자동차 시장의 역사를 새롭게 쓰고 있다.   전동화 모델의 핵심인 배터리는 BYD 제품이 적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BYD는 글로벌 시장에서 빠른 속도로 점유율을 늘리고 있는 글로벌 전기차·배터리 생산 업체다. 쌍용차와 BYD는 지난해 말 배터리 개발·생산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쌍용차 측은 당분간 국내 업체가 아닌 BYD와의 협력 관계를 이어간다고 밝힌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픽업트럭은 거친 오프로드 감성을 원하는 소비자뿐 아니라 승용, 상용 수요 모두를 아우를 수 있는 영역"이라며 "아직 규모가 큰 시장은 아니지만 수입차 다변화, 전동화 모델 도입 등은 긍정적인 소식"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르노, 폭스바겐 등 유럽 브랜드 역시 중남미 지역에서는 픽업트럭을 판매 중"이라며 "시장이 더욱 커지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수입차뿐 아니라 현대차도 진출할 수 있다. 경쟁이 치열해지기 전 한 발 더 앞서 나가기 위한 전략이 필요한 때"라고 덧붙였다. 이지완 기자 anew@edaily.co.kr쌍용차 픽업 픽업트럭 시장 국내 픽업트럭 수입 픽업트럭 한국GM 오프로드 pick up 1645호(20220725)

2022-07-18

편의점 ‘빵’ 터졌다…치솟는 빵값에 불티나게 팔리는 ‘봉지빵’

      런치플레이션에 이어 이번엔 빵플레이션이다. 치솟는 밀값에 빵 가격이 줄줄이 오르자 빵과 인플레이션을 합친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최근 주요 베이커리 프랜차이즈들이 주요 메뉴 가격을 줄인상하면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편의점과 대형마트의 양산빵(봉지빵)을 찾는 소비자도 늘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시카고 선물거래소에서 거래되는 밀 가격은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3개월간 38.3% 급등했다. 우리나라는 밀 소비량의 90% 이상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제빵업계는 국제 곡물 가격 상승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구조다. 지난달 밀 가격은 t당 319.21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이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27.9% 오른 수준이다.     밀 가격뿐 아니라 설탕 원료인 원당 가격도 올해 초보다 10% 넘게 올랐고, 유가 상승으로 물류비용이 늘어난 것도 빵 가격 상승에 영향을 줬다. 인건비까지 상승해 제과업계의 부담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   뚜레쥬르·파리바게뜨도 올렸다…편의점빵 매출은 일제히 상승       버티다 못한 프랜차이즈 브랜드들은 하나 둘 주요 제품 가격을 올리고 있다. CJ푸드빌이 운영하는 제빵 전문점 뚜레쥬르는 1년 6개월 만에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지난 4일 약 80개 제품 가격을 평균 9.5% 인상했다. SPC그룹의 파리바게뜨도 지난 1월 66개 제품의 가격을 평균 6.7% 올렸고, 샌드위치 브랜드 써브웨이는 지난 12일부터 대표 제품인 15㎝ 샌드위치 가격을 평균 5.8% 인상했다.     CJ푸드빌 관계자는 “가맹점주들과 충분한 협의를 거친 뒤 가격 인상을 결정했다”며 “국내외 원·부재료 가격 폭등과 가공비, 물류비 등 제반 비용 급등에 따른 불가피한 조치”라고 밝혔다.   이런 상황에서 편의점과 마트업계는 봉지빵으로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다. 가격이 프랜차이즈 빵집보다 저렴한데도 품질은 크게 떨어지지 않아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CU에 따르면 지난 6월 한 달간 빵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2.1% 증가했고, GS25의 빵 매출은 47.8% 올랐다. 세븐일레븐은 지난해보다 2배 신장, 이마트24는 전년 동기대비 63%의 신장률을 보였다.       봉지빵 인기에 불을 지핀 것은 지난 2월 약 20년 만에 재출시된 SPC삼립의 ‘돌아온 포켓몬빵’이다. 출시 이후 하루 평균 30만봉 이상이 완판되고 있으며 지난 12일 기준으로 5000만봉의 누적 판매량을 올렸다. 포켓몬빵의 바통을 이어 받은 GS25의 ‘메이플스토리빵’은 출시 18일 만에 판매량 100만개를 돌파했다. 편의점 CU의 ‘쿠키런빵’은 출시 9개월 만에 누적 1000만봉이 판매됐다.   편의점 봉지빵의 인기 이유는 포켓몬스터나 메이플스토리, 쿠키런 등 캐릭터를 활용한 마케팅이 소비자에게 호응을 얻었고 베이커리 빵과 비교했을 때 가격 효율성도 높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전 연령층의 수집 욕구를 불러일으키는 빵들이 잇달아 출시되며 매장의 빵 매출을 끌어올리고 있다”며 “프랜차이즈 빵 가격이 줄줄이 오르면서 재미와 가성비를 동시에 느낄 수 있는 봉지빵을 찾는 소비자가 늘고 있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   하반기 국제 곡물가격 하락 전망…시장 반영에는 6개월 걸려       업계에선 밀 가격 급등 영향이 하반기부터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선물가격이 시장에 반영되기까지 통상 6개월가량 걸리는데 우크라이나 전쟁이 불러온 상반기 선물가격 급등이 아직 시장에 모두 반영되지 않았단 분석이다.   이 가운데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센터는 이날 올해 하반기에 국제 곡물가격이 지금보다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들은 ‘최근 국제곡물(밀·옥수수·콩) 가격 및 수급 전망’ 발표를 통해 “현재 북반구 주요국 작황이 전년보다 양호하고, 밀과 옥수수 수확이 원활하게 진행되고 있어 하반기 국제곡물 선물가격은 하락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글로벌 경기침체와 코로나19 변이 확산 전망도 곡물 선물가격을 떨어뜨리는 요인 중 하나로 분석됐다. 다만 국제 곡물가격이 떨어지더라도 국내 곡물 수입단가가 즉시 하락하지는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3분기 곡물 선물가격이 하락하면 4분기가 돼서야 곡물 수입단가도 떨어질 것이란 설명이다. 김채영 기자 chaeyom@edaily.co.kr런치플레이션 편의점빵 편의점빵 매출 프랜차이즈 브랜드들 국제 곡물 1645호(20220725)

2022-07-17

티빙-시즌 합병, 규모의 경제로 ‘국민 OTT’ 거듭날까

      CJ ENM의 OTT 티빙과 KT의 OTT 시즌이 합병한다. 티빙과 케이티시즌은 지난 14일 각각 이사회를 열고 두 서비스의 합병안을 결의했다. 합병 방식은 티빙이 케이티시즌을 흡수합병하는 방식이고, 합병 기일은 12월 1일이다. 합병 비율은 티빙 대 시즌이 1대 1.5737519다. 새 합병법인의 최대주주는 CJ ENM이고, KT스튜디오지니는 3대주주 지위를 확보한다.   이번 합병은 지난 3월 맺은 두 회사의 콘텐트 사업 협력의 일환이다. CJ ENM은 KT스튜디오지니에 1000억원 규모의 지분투자를 단행했고, KT는 5G초이스 요금제에 티빙 혜택이 제공되는 ‘티빙·지니 초이스’ 상품을 론칭했다. 두 회사는 합병을 통해 더 많은 영역에서  협력을 강화한다. 국내는 물론 글로벌 OTT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는 게 목표다.     양지을 티빙 대표는 “이번 합병은 최근 글로벌에서 위상이 강화된 K콘텐트 산업의 발전과 OTT 생태계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함”이라며 “양사의 콘텐트 제작 인프라와 통신 기술력을 통해 국내를 넘어 글로벌 넘버원 K콘텐트 플랫폼으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윤경림 KT 사장은 “글로벌 OTT의 각축장이자 핵심 콘텐트 공급원이 된 한국 시장에서 보다 신속한 경쟁력 확보를 위해 이번 통합을 결정하게 됐다”면서 “KT그룹은 미디어 밸류체인을 활용한 사업에 역량을 집중하며 CJ ENM과 협업해 국내 미디어·콘텐트 산업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두 서비스의 합병으로 국내 OTT 시장의 경쟁구도 변화는 불가피하게 됐다. 넷플릭스가 과점 사업자로 추정되고 있는 한국 OTT 시장은 나머지 점유율을 두고 웨이브, 티빙, 시즌, 왓챠, 쿠팡플레이, 디즈니플러스 등 국내외 OTT 서비스가 치열한 경합을 벌이는 중이다.     이중 시장 영향력이 가장 큰 플랫폼은 웨이브인데, 티빙이 시즌을 삼키면 이 구도가 뒤바뀔 수 있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6월 기준 티빙의 월간활성사용자(MAU)는 401만명, 시즌은 157만명이다. 둘 서비스의 가입자를 더하면 558만명으로 웨이브(423만명)보다 많다.     합병을 둘러싼 시장의 평가도 긍정적이다. 티빙 입장에선 가입자를 새롭게 확보할 판로가 늘어나게 된다. KT는 이동통신 시장과 IPTV 시장에서 상당한 수의 고객을 확보하고 있다. 다양한 제휴 서비스를 통해 모객 효과를 높일 수 있다.     KT는 가입자 확보가 미진했던 시즌의 운영 부담을 덜고 콘텐트 제작·유통에 더 역량을 집중할 수 있다. 마침 KT스튜디오지니가 제작한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가 최근 흥행 조짐을 보이는 중이다. 두 대기업의 자금력과 콘텐트 제작 역량이 더해지면 규모의 경제를 꾀할 수도 있다.     특히 유료 가입자 수는 OTT 산업의 경쟁력을 결정짓는 핵심 요소다. 유료 가입자가 많을수록 매출이 늘어날 뿐만 아니라 콘텐트 제작사를 상대할 때의 협상력도 강해진다. 적은 비용으로도 고품질의 콘텐트를 확보할 수 있다는 얘기다.     다만 합병에 따른 시너지 창출에 한계가 있을 거란 지적도 나온다. 티빙이 시즌을 통합한다고 해서 단숨에 시장 판도를 뒤흔들기는 어려울 거란 얘기다. SK텔레콤의 ‘옥수수’와 지상파 3사의 ‘푹’이 지금의 웨이브로 합병하던 지난 2019년에도 그랬다. 당시 옥수수의 가입자 수는 946만명, 푹의 가입자 수는 370만명으로 통합 가입자 수만 1300만명이 넘는 대형 플랫폼의 탄생이 점쳐졌지만, 정작 출범 이후 넷플릭스의 위상을 넘지 못하고 있다.     OTT업계 관계자는 “두 서비스를 한꺼번에 구독하고 있는 가입자도 있을 거고, 이동통신사 OTT 가입자엔 허수가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가입자 수 합산 영향력이 크지 않을 수 있다”면서 “현재 웨이브가 다양한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지배구조 때문인지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는데, 여러 회사를 주주로 둔 티빙 역시 이런 리스크로 합병의 파급력을 제대로 살리지 못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다린 기자 quill@edaily.co.kr티빙 시즌 합병 웨이브 왓챠 OTT 넷플릭스 1645호(20220725)

2022-07-17

오피스텔도 '가격 양극화' 서울 오르고 지방 떨어져

      오피스텔 시장에서 지역 간의 매매 가격 양극화가 심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과 수도권의 경우 가격이 올랐지만, 지방에서는 하락했다.   17일 한국부동산원의 올해 2분기 오피스텔 가격 동향 조사에 따르면 매매의 경우 서울과 수도권은 지난 1분기보다 0.41%, 0.22% 각각 상승했지만, 지방의 경우 -0.41% 하락했다. 전국 기준으로는 0.1% 올랐다.   서울에서는 동북권과 서남권을 제외한 모든 곳이 매매 가격이 상승하며 가격 상승을 이끌었다. 특히 강남권 지역의 오피스텔 매매 가격이 크게 올랐다. 강남 4구가 속한 동남권의 매매가격은 0.63% 상승하며 서울 평균을 크게 웃돌았다. 지난 1분기(0.48%)보다도 상승 폭이 더욱 확대됐다.   종로와 중구 등이 속한 도심권도 지난 1분기(0.15%)에 비해 0.48% 오르며 오름폭을 키웠고, 마포·서대문·은평구가 속한 서북권도 1분기(0.03%)보다 0.28% 상승했다. 서울의 동북권(0.31%→0.27%)과 서남권(0.34%→0.32%)은 상승 폭이 소폭 둔화됐다.   한국부동산원은 “서울 내에서도 입지가 양호하고, 정주 여건이 잘 갖춰진 선호도가 높은 오피스텔 단지에 대한 수요가 집중되며 상승세가 유지됐다”고 설명했다. 경기도는 2분기 0.18% 올라 지난 1분기 0.17%보다 상승 폭이 0.01%p 올랐다. 경기도에서는 대규모 산업단지 조성이 예정돼 있거나 광역급행철도(GTX) 노선 연장 등의 교통 호재가 있는 지역을 중심으로 가격 상승세가 이어졌다. 다만 수도권에서도 인천은 매매가격이 하락했다. 지난 1분기 대비 -0.31% 하락했다. 인천에서 거래량이 감소하고, 신규 오피스텔 공급 물량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반면 지방에서는 서울과 경기도와는 다른 분위기가 나타났다. 지방 오피스텔의 지난 2분기 매매 가격은 -0.41% 하락하며 지난 1분기 -0.16%에 비해 하락 폭이 확대됐다. 특히 부산과 대구를 중심으로 광역시들의 오피스텔 매매 가격이 모두 떨어졌다. 부산과 대구는 지난 1분기에 비해 -0.47%, -0.48% 떨어지며 지방 평균보다 밑돌았다.   이외에도 광주(-0.28%), 대전(-0.34%), 울산(-0.03%) 모두 하락했다. 조사를 진행한 지방에서는 유일하게 세종만이 0.03% 상승했다. 이에 대해서 한국부동산원은 “지방에서는 아파트 가격 하락 폭 증가와 일부 신규 오피스텔 공급 증가로 거래심리가 위축되며 하락 폭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   오피스텔도 전세보단 월세 강세 뚜렷    오피스텔 월세 시장에서는 월세가 전국적으로 큰 폭으로 올랐다. 올해 들어 지속해서 증가한 기준금리로 인한 전세 대출 이자 부담으로 전세의 월세화가 진행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2분기 전국의 오피스텔 월세는 0.39% 상승해 지난 1분기 0.22%보다 상승 폭이 확대됐다. 월세 시장도 서울은 0.45% 상승하며 지난 1분기 0.29%에 비해 상승 폭을 키웠고, 경기도도 0.6%, 지난 1분기 0.34%보다 오르며 강세가 두드러졌다. 매매 가격이 큰 폭으로 내렸던 인천의 경우도 월세는 상승했다. 지난 2분기 인천 오피스텔 월세는 0.31% 상승했다. 지난 1분기 0.02% 상승에서 상승 폭이 더욱 확대됐다.     세종을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하락한 오피스텔 매매 가격보다 월세는 다른 양상을 나타냈다. 매매 가격이 하락한 지역에서도 월세는 오름세를 보이는 곳이 있었다. 부산(-0.12%), 대전(-0.05%), 울산(-0.01%)은 하락했지만, 대구(0.03%), 광주(0.32%), 세종(0.06%)은 상승했다.   한국부동산원은 “오피스텔 월세의 경우 전세대출금리 상승과 계속된 전셋값 오름세로 월세 전환수요가 증가하고, 임차인의 월세 선호도도 늘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두현 기자 wannaDo@edaily.co.kr오피스텔 양극화 지방 오피스텔 오피스텔 월세 오피스텔 매매 1645호(20220725)

2022-07-17

개미들 한숨 쉴 때 회장님은 ‘절세’…하락장에 주식 증여 늘어

    증시 하락장을 이용해 주식 증여에 나서는 오너가(家)와 임원들이 늘고 있다. 주가 하락기에 주식을 증여하면 증여세 절감 효과가 있는 데다, 같은 자금으로 더 많은 지분을 확보할 수 있어 2세 경영을 위한 지배력 강화 차원에서도 효과적이다. 향후 주가가 올라도 차익에 대한 세금이 부과되지 않기 때문에 적기(適期)를 노린 증여가 늘고 있다.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들어 전날까지 발표된 주식 증여 관련 공시는 총 199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61건)보다 23.6%(38건) 증가했다.    통상 하락장은 주식 증여의 적기로 평가된다. 주가가 하락해 납부해야 할 증여세 규모가 줄어서다. 증여세는 증여일을 전후한 2개월간, 총 4개월의 종가 평균액을 기준으로 책정한다. 이때 주가가 내려갈수록 증여 재산가액이 감소해 증여세가 적어지는 구조다. 가령 한 주당 10만원이던 종목 1000주의 증여를 앞두고 주가가 5만원으로 하락했다면, 증여 재산가액은 1억원에서 5000만원으로 줄어들어 증여세도 감소한다.       ━   향후 주가 올라도 추가 세금 없어     상반기 주식 증여는 대부분 오너 일가나 최고경영자(CEO)가 직계가족에게 이뤄졌다. 대신증권의 오너 일가는 양홍석(41) 부회장의 두 딸인 양채유(9)·채린(6)양과 조카 홍승우(3) 군에게 자금 증여 방식으로 주식을 증여했다. 이들은 증여받은 돈으로 지난 6월 대신증권 주식 9000주를 각각 사들였고, 7월 11~12일에도 700~800주를 추가 매수했다. 취득 단가는 1만4200~1만5500원으로 총 4억원 규모다.     대신증권 주가는 올해 4월 말까지 1만8000원 수준을 유지하다 6월부터 우하향을 시작했다. 지난 6월 10일 1만7650원이었던 주가는 이날 1만4400원으로 마감하며 한 달여 만에 18.4%(3250원) 급락했다. 양채유·채린양과 홍승우 군의 주식 매수는 본격적인 하락세가 시작된 이 기간에 집중됐다.     대덕전자 지주사인 대덕은 김영재(63) 대표가 지난 6월 30일 자녀인 김정미(33)·윤정(30) 씨에게 주식 100만주씩을 증여했다고 5일 공시했다. 증여일 종가 기준 125억원 규모다. 증여 후 김 대표의 대덕 지분은 기존 32.39%(1136만8082주)에서 26.69%(936만8082주)로 감소했고 정미·윤정 씨의 보유 지분은 각각 2.85%로 늘었다.     2세 경영권 강화 차원에서 주식 증여가 이뤄진 경우도 있었다. 화승코퍼레이션의 현승훈(80) 회장은 지난 5월 3일 장남인 현지호(51) 총괄 부회장에게 보유 주식 674만8364주를 전량 무상 증여했다. 증여일 종가 기준 총 119억원 규모다. 차근식(68) 아이센스 회장 역시 지난 6월 29일 장남 차경하(38) 씨에게 보유주식 65만주를 증여했다. 증여 후 경하 씨 보유 지분은 기존 0.60%에서 5.41%로 급증했다.       ━   현대사료·씨젠, 주가 변동에 증여 취소     반대로 증여를 했다가 취소하는 경우도 있다. 예컨대 증여일 이후 2개월간 주가가 오른다면 신고 기한 내에 증여를 취소하고 주가가 내릴 때를 기다려 다시 증여를 결정할 수도 있다. 증여세 신고 납부 기간은 증여일이 속하는 달의 말일로부터 3개월 이내다. 이 기간 내에 증여를 취소한다면 증여 자체가 반환되면서 증여세가 과세되지 않는다.     실제 주가가 오르자 증여를 취소한 사례도 있다. 현대사료(현 카나리아바이오)의 문철명(80) 회장과 김종웅(78) 대표 등은 지난 3월 18일 공시를 통해 자녀들에게 435만6753주를 증여한다고 공시했으나, 이후 주가가 ‘7연상’을 달성하며 1만7000원대에서 15만 원대로 급등하자 한 달 만인 지난 4월 18일 증여 취소 공시를 냈다. 주가가 급등하면서 자녀들이 내야 할 증여세가 당초 예상보다 수백억 원 이상 폭증하자 증여를 전면 철회했다.    코스닥 진단키트업체 씨젠의 천경준(75) 회장 부부 역시 5만 원대였던 주가가 3만 원대로 떨어지자 2개월 만에 주식 증여를 번복했다. 천 회장 부부는 지난 2월 자녀 3인에게 총 90만주 증여를 예고했으나 4월 27일 증여취소 공시를 냈다. 증여일 기준 주가는 5만7000원이었지만 철회일 당시 주가는 3만9300원으로 약 30% 하락했기 때문이다. 향후 주가 하락을 예상해 증여세 절감 차원에서 증여를 취소한 것으로 보인다. 허지은 기자 hurji@edaily.co.kr올댓머니 증여 대덕 대신증권 화승코퍼레이션 아이센스 씨젠 1645호(20220725)

2022-07-15

“한·중은 가장 가까운 동반자…국제위기·경제침체 함께 해결하자”

    한중수교 30주년 기념으로 열린 ‘한중우호포럼’에 참석한 인사들이 코로나19, 경기침체 등 글로벌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양국이 건설적이고 지속 가능한 미래를 그리자고 입을 모았다.   7월 19일 이데일리·이데일리TV와 한중수교30주년기념사업준비위원회, 차하얼학회가 공동으로 개최한 한중우호포럼이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이날 포럼의 개회사를 맡은 문희상 전 국회의장은 “대한민국과 중국은 운명적인 이웃이며 서로가 가장 가깝고 중요한 동반자”라고 말했다.   문 전 의장은 “양국은 위기이자 기회로 다가올 포스트 코로나 시대와 세계 경제 침체의 파고를 함께 넘어야 한다”며 “동주공제(同舟共濟·같은 배를 타고 함께 강을 건너다)의 마음으로 미래지향적인 협력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한중수교 30주년인 올해가 양국의 우호협력을 한 단계 도약시키는 결정적 계기가 되도록 정·재계 모두 지혜를 모아달라”고 덧붙였다.   이익원 이데일리 대표이사는 개회사를 통해 “최근 한중관계는 미중간 패권 대결구도가 심화되는 상황에서 한중간 발전적 관계를 모색해야 하는 시험대에 섰다”며 “외교 관계가 다소 서먹한 때일수록 양국간 민간 교류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이번 포럼의 주제를 ‘한중 문화융합산업과 투자협력의 미래’로 잡았다고 이 대표는 설명했다.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은 영상 축사를 통해 양국이 손잡고 다가오는 위기들을 극복하자고 제안했다. 반 전 총장은 “한중 양국 간에는 협력할 수 있는 분야가 많다”며 “한반도 문제뿐 아니라 코로나19 같은 전염병 대응, 기후변화, 경제통상, 청년교류, 문화·공공외교 등 다양한 분야에서 양국 국민 간 공감대를 넓혀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 정부 인사들은 축사를 통해 한중 양국 간 교류와 소통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박진 외교부 장관은 “최근 G20 외교장관 회의에서 왕이 중국 국무위원과 회담을 통해 한중 간 전략적 소통을 강화하고 경제·환경·보건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실질 협력을 확대하기로 약속했다”며 “인적 교류를 활성화함으로써 양국 국민 간 마음의 거리를 좁혀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권영세 통일부 장관은 “강대국 간 전략 경쟁 심화,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 고도화로 윤석열 정부가 직면한 외교·안보 과제 해결이 녹록지 않다”며 “한반도의 불안정성 확대는 중국에도 도움이 되지 않으므로 분열을 막고 인류 평화를 지키기 위해선 어느 때보다 전략적 소통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는 “두 나라가 수교 당시 초심을 잊지 않고 정치적 약속을 지키며 상호 협력을 강화하면 한중 관계는 더욱 안정적이고 장기적으로 발전할 것”이라며 “평화·발전·공평·정의·민주·자유 등 인류의 공동 가치를 견지하고 국제연합(UN)을 중심으로 국제질서를 확고히 한다면 격동하는 세계정세에 안정을 가져다줄 것”이라고 역설했다.   올해는 ‘한중 문화 교류의 해’로 민간 교류가 어느 때보다 활성화돼야 할 때지만 복잡한 국제 이슈로 인해 교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대해 임채정 한중관계미래발전위원회 위원장은 “냉전이라는 난관을 이겨내고 이룩해낸 한중 수교 상황을 돌이켜보고 한중 양국의 지속가능한 협력·교류 모델을 형성한다면 선순환적으로 상호 이해와 우호관계는 더욱 깊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중 수교 30년 동안 양국의 인적교류는 1000만 시대에 접어들었고 연간 무역액은 최고 3600억 달러를 돌파했다. 장핑 중한관계미래발전위원회 위원장은 “한중 관계의 발전은 양국과 두 나라 국민에게 실질적인 이익을 제공했으며 지역의 평화와 발전에도 적극적으로 기여했다”며 “양국 각계 전문가들이 한중 관계 발전에 대해 생각을 나누고 지혜를 모아 미래의 30년도 눈부신 성과를 이룰 수 있도록 힘써달라”고 당부했다.   아울러 김성환 전 외교통상부 장관은 “전통적인 동양사회에서 30년 세월은 한 세대 교체를 뜻한다”며 “이제는 양국 모두 새로운 세대가 관계의 발전을 이끌어 가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그는 “양국 정부는 두 나라의 새로운 세대가 서로의 문화, 역사 및 사회를 이해할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시행해야 한다”며 “양국 국민 간 상호 이해와 존중을 바탕으로 관계의 발전이 이뤄지도록 공공외교도 적극적으로 시행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조연설을 맡은 한승수 전 국무총리는 두 나라의 건설적인 미래를 위해 디지털 세대들의 관계 개선을 주문했다. 한 전 총리는 “최근 두 나라 젊은 세대 간 호감도가 급속히 저하돼가고 있는 점이 매우 걱정스럽다”며 “양국 여론을 주도하는 지도자들은 정치적·상업적 등 동기에서 상대방의 민족감정을 자극하는 발언은 자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과 중국이 세계의 번영과 평화를 위해 19세기의 공업국가들의 ‘식민주의(Colonialism-植民主義)’ 강행과는 정반대로 디지털 산업의 발전을 내건 ‘식화주의(Prosperitism-植和主義)’ 확립에 앞장서야 한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한 전 총리는 “한중 관계의 새로운 30년은 중년기의 왕성하고 성숙한 관계, 서로 공생공영해 인류 발전을 함께 이끌어 나가는 새 시대 목린(睦隣·이웃과 잘 지냄)의 우호관계를 설정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리자오싱 전 중국 외교부 부장은 기조연설에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한중 관계가 새로운 기회를 맞을 것이라며 희망적인 미래를 내다봤다. 리자오싱 전 부장은 “중국은 18년 연속 한국의 최대 교역 상대국이 됐고 중국 무역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비중도 빠르게 늘고 있다”며 “복잡한 국제정세 속에서도 상호 존중·협력하고 개방적인 포용을 위해 노력한다면 한중 관계는 반드시 안정적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형준 기자 yoonbro@edaily.co.kr한중우호포럼① 한중 양국 양국 국민 한중 관계 1645호(20220725)

2022-07-23

“웹3.0시대, 아시아 문화 콘텐트가 세계 리드할 것"

    “메타버스와 블록체인이 주요한 웹 3.0 시대에 문화와 기술을 결합한 ‘컬처-테크놀로지’로 동북아시아에 할리우드 시대를 열겠다”     이수만 SM엔터테인먼트 총괄프로듀서는 19일 이데일리·이데일리TV와 한중수교30주년기념사업준비위원회, 차하얼학회가 한중수교 30주년을 기념해 개최한 ‘한중우호포럼’에서 ‘한중 문화 융합산업과 투자협력의 미래’ 기조발표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수만 총괄프로듀서는 “한류로 이미 국가 간의 경계를 뛰어넘었다”면서 “중국과의 협력으로 동북아가 문화콘텐트의 중심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메타버스와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한 Web 3.0 시대인 만큼 대한민국이 퍼스트무버(새로운 분야 개척자)로서 문화의 미래를 중국 등 아시아와 함께 만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메타버스 시대에 맞춰 문화 생태계 구축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그는 “메타버스에선 모두가 하나의 공동체로 연결될 수 있다”면서 “play to earn(돈을 버는 게임)처럼 play to create 세상이 열려 누구나 콘텐트를 만들고 메타버스 세상에 만들어진 창조물이 현실로 연결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총괄프로듀서는 SM의 걸그룹인 ‘에스파’가 메타버스 생태계 구축의 가능성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에스파’는 현실 세계에서 활동하는 멤버 4인과 가상 세계에 존재하는 이들의 아바타 4인을 조합해 만든 8인조 그룹이다. 에스파 세계관엔 현실 세계와 가상 세계를 넘나들며 인간과 아바타가 디지털 세계를 통해 소통하며 성장하는 이야기가 담겼다. 그는 “에스파로 국경을 초월하고 장르를 융합한 미래 엔터테인먼트 산업 문을 열었다”면서 “메타버스콘텐트로 전 세계에서 사랑받는 팀이 됐다”고 말했다.     이수만 SM총괄프로듀서는 “창작의 세계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한국과 중국이 문화교류를 하는 등의 네트워크 확보가 필수적”이라며 “전 세계적으로 관심을 끌고 있는 ‘메타버스’, ‘NFT(대체불가토큰)’ 등 신기술 구현을 통한 사업 확장이 요구되는 요즘, 한국과 중국의 협력으로 동남아 문화발전의 중심 역할을 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   중국은 기회의 땅, “한중 우호 교류는 필수”     기조발표에 이어 ‘한중 문화 융합산업 발전을 위한 교류 필요성’에 대한 대담이 이어졌다. 유재훈 중국자본시장연구회 이사장이 좌장으로 나섰다. 패널로는 홍원호 SV인베스트먼트 대표,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 왕성지에 위에다투자주식유한회사 사장, 자오 장 BCC글로벌 CEO가 참여했다.   홍원호 SV인베스트먼트 대표는 “2000년대부터 중국을 겨냥한 VC(벤처캐피탈)투자에 나서면서 큰 성과를 낼 수 있었다”며 “당시의 성과는 결국 한국과 중국의 활발한 교류와 상호협력이 가능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2016년부터 정책 또는 제도적인 이유로 중국 쪽의 투자가 막힌 게 아쉽다”면서 “향후 관계 개선으로 빗장이 풀리면 중국에서도 충분한 투자의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기업엔 중국은 최대 시장이자 기회의 땅이다. 홍 대표는 “자본시장이나 금융투자 규모로 보면 중국만큼 큰 시장이 없고, 한국과 중국의 활발한 교류가 있어야 투자자들도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다”면서 “투자사들도 메타버스, NFT(대체불가능토큰) 등 문화콘텐트를눈여겨보고 있는데 한중의 원활한 협력으로 시너지 창출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도 “게임 산업에서도 한국과 중국이 서로 긍정적인 교류를 주고받고 있다”면서 “문화적 동질성으로 서로 합작해 한국과 중국 게임사가 동남아를 비롯해 미국, 일본, 유럽 등으로 진출하는 사례가 늘어 현재 중국의 파트너들과 다양한 사업을 준비 중”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2000년대 중국 게임 시장이 성장하는데엔 한국 PC 클라이언트 게임 산업이 큰 역할을 했다고 평가받고 있다. 2010년대 모바일 스마트폰 시장에선 중국 게임이 한국 시장에서 좋은 성과를 거뒀다. 결국 두 나라가 문화적 동질성을 바탕으로 동반자적 관계를 이어온 결과 게임산업도 크게 발전할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중국 측 대담자로 참석한 글로벌 컨설팅업체 BCC글로벌의 자오장 CEO는 한중 기업들의 국가 간 성공적 진출을 위해서는 철저한 시장 조사와 문제 해결을 위한 협업과 소통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자오 장 CEO는 “중국 시장은 발전 속도와 변화가 빠른 게 특징”이라며 “BCC글로벌은 중국진출을 공략하는 한국기업과 투자사들의 중국진출을 조력할 방안을 강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대담은 앞서 한승수 전 국무총리와 리자오싱 중국 전 외교부 부장이 기조연설을 진행했다. 현장에는 문희상 한중수교30주년기념사업준비위 명예위원장을 비롯해 한방명 중국전국정협 외사위원회 부주임(중한관계미래발전위원회 미래계획위원회 중국측 위원장),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 김성환 전 외교통상부 장관,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 박근태 전 CJ대한통운 사장 등 총 200여명의 양국 정재계, 학계 인사들이 참석했다. 홍다원 기자 daone@edaily.co.kr에스파 세계관 유재훈 자본시장연구회 메타버스 콘텐트 중국 콘텐트 동남아 문화발전 가상 세계 1645호(20220725)

2022-07-23

중동순방 다녀온 바이든 앞에 쌓인 위기들 [채인택 글로벌 인사이트]

      미국의 조 바이든 대통령은 최근 좌불안석일 것이다. 우선 지지율이 최악이다. 로이터-입소스의 7월 20일 조사 결과 바이든 지지율은 36%에 지나지 않고, 부(不)지지율은 59%에 이르렀다. 충격적으로 낮은 지지율이다.     CNN이 조사업체 SSSR과 함께 실시해 7월 19일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바이든의 문제를 더욱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바이든의 지지율은 38%, 부(不)지지율은 62%로 나타났다. 분야별 만족도는 경제가 30%, 인플레 관리가 25%로 바닥이었다. 75%는 인플레이션과 생활비 상승을 가족이 맞이한 가장 중요한 경제 문제로 지목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이는 43%였다. 결국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미국이 주도한 서방의 대러시아 경제제재에 따른 에너지와 식량 가격 상승 등이 바이든의 지지율을 끌어내리는 가장 큰 요인으로 볼 수 있다.    응답자들은 미국의 상태를 2009년 이후 최악이라고 여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 큰 문제는 응답자 10명 중 7명이 바이든 대통령이 국가가 처한 어려운 상황에 충분히 주의를 기울이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본다고 여긴다는 사실이다. 바이든이 국민의 걱정을 풀어주기 위해 제대로 움직이지 않는다고 본 셈이다.     바이든이 12일 밤 전용기인 에어포스 원에 올라 13~15일 이스라엘과 요르단 강 서안지구의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를 찾은 뒤 15~16일 중동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의 항구도시 제다를 방문한 가장 큰 이유일 것이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안보보좌관은 바이든이 중동으로 떠나기 전 열린 회견에서 ‘사우디에 석유 증산을 요구할 것이냐’는 질문을 받자 “세계 경제를 보호하고 주유소에서 미국 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해 세계 시장에 적절한 (석유) 공급이 필요하다고 믿는, 우리의 일반적인 견해를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어렵고 복잡하게 말했지만 결국은 사우디에 석유 증산을 요청하러 간다는 말을 에둘러 한 것이다. 바이든의 중동 순방이 치솟는 기름값에 불만이 커진 미국 유권자들을 오는 11월 중간선거 이전에 진정시키기 위한 목적임을 분명히 한 셈이다. 그 정도로 바이든은 절박했다.     15~16일 사우디에 머문 바이든은 첫날엔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 사우드 국왕과 무함마드 빈 살만(MBS) 왕세자를 만났다. 다음날에는 걸프협력이사회(GCC) 회원국에 중동 주요 3개국을 더한 GCC+3 정상회의를 열었다. 사우디‧아랍에미리트(UAE)‧카타르‧쿠웨이트‧바레인‧오만이 GCC 회원국이고, 별도로 초청받은 세 나라는 이집트‧요르단‧이라크다.     모든 GCC 회원국과 이라크는 주요 산유국이다.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발행하는 월드팩트북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세계 10대 석유 수출국은 사우디(하루 665만 배럴)‧러시아(465만 배럴)‧이라크(342만 배럴)‧캐나다(303만 배럴)‧이란(270만 배럴)‧아랍에미리트(UAE‧하루 241만 배럴)‧나이지리아(187만 배럴)‧쿠웨이트(182만 배럴)‧노르웨이(150만 배럴)‧카자흐스탄(141만 배럴)으로 이 가운데 사우디‧이라크‧아랍에미리트(UAE)‧쿠웨이트 등 4개국 정상이 이번에 바이든과 만났다. 중동 산유국을 설득해 증산에 협력을 얻을 경우 국제유가를 일정 부분 낮추고 인플레를 어느 정도 진정시켜 미국 유권자들의 성난 심리를 달랠 수 있었던 순방 일정이다.       ━   중동 방문 목적은 석유 증산 협조와 외교적 영향력 확대     바이든이 취임 뒤 1년 6개월이 넘은 시점에 처음으로 중동으로 달려간 것은 단순히 석유 증산 협조에만 있지 않았을 것이다. 미국의 외교적 협력 지평의 확대를 노린 것일 수 있다. 사실 미국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국제사회에서 영향력이 서방 동맹국에만 국한되고, 중동‧아프리카‧중앙아시아‧라틴아메리카‧동남아시아 등에서는 말이 제대로 먹히지 않는 공백 상황을 맞고 있다.     이는 러시아에 대한 제재 동참이나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적‧외교적‧경제적‧인도적 지원의 정도를 살펴보면 짐작할 수 있다. 우크라이나에 무기나 탄약, 군수물자 등을 제공하는 등 군사적으로 지원하는 나라는 북미와 유럽의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회원국을 비롯한 미국의 동맹국에 국한된다. 아프리카와 동남아시아에선 한 나라도 없다. 중동에선 이스라엘이 유일하다. 그것도 제한적이다. 사실 이스라엘은 미국으로부터 러시아에 대한 적극적인 비난과 우크라이나에 대한 본격적인 군사지원은 하지 않고 엉거주춤한 자세를 취하기로 양해를 받은 것으로 짐작된다. 시리아와 관련해 러시아가 제공하는 군사 정보가 이스라엘의 안보에 결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시리아는 이스라엘이 지역에서 가장 숙적으로 여기는 이란의 혁명수비대 소속 해외작전 부대인 쿠드스군이 활동하면서 이스라엘을 노리고 있다. 러시아는 시리아의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을 지원해 내전을 사실상 마무리 단계로 이끈 동맹국이지만, 수많은 러시아계 유대인이 귀환하고 군사적‧경제적으로 많은 이익이 걸린 이스라엘과도 좋은 관계를 유지한다.         옛 소련에서 독립하고 지금도 러시아의 영향력이 국가별로 정도는 다르지만 일부 남아있는 중앙아시아도 마찬가지다. 라틴아메리카에서도 미국의 전통적인 우방인 콜롬비아가 유일하다. 브라질이나 아르헨티나, 미국과 국경을 맞댄 멕시코 같은 라틴아메리카의 대국들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지원은 손사래를 치고 있다.     우크라이나를 대상으로 인도주의적 지원을 포함한 물자 지원을 한 나라는 이보다는 많다. 미국과 캐나다는 물론 유럽에서도 나토 회원국은 물론 세르비아 같은 비(非)나토 회원국도 지원에 동참했다. 중국과 인도 같은 강대국도 나섰다. 인도와 숙적이면서 중국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파키스탄도 동참했다. 옛 소련권에서도 중앙아시아의 우즈베키스탄‧카자흐스탄‧투르크메니스탄과 캅카스의 아제르바이잔과 조지아가 우크라이나 지원에 함께했다. 다만 러시아와 가까운 중앙아시아의 키르기스스탄‧타지키스탄과 캅카스의 아르메니아는 우크라이나를 돕지 않았다. 중동에선 이스라엘과 함께 사우디‧아랍에미리트(UAE)‧쿠웨이트‧카타르‧바레인 등이 인도주의적 지원에 나섰다. 동남아시아에선 베트남‧태국‧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가 동참했지만, 필리핀은 빠졌다. 한국‧일본‧호주‧뉴질랜드는 군사용품과 인도주의‧물품 지원에 모두 참여했다. 대만은 물품 지원에 나섰다. 라틴아메리카에선 콜롬비아와 브라질‧아르헨티나‧칠레 등만 동참했을 뿐이다. 아프리카는 미국의 입김이 전혀 먹히지 않는 무풍지대다. 누구도 우크라이나를 지원하지 않았다. 경제적 여력도 문제겠지만, 국제사회에서 미국 편을 들고 러시아와 척질 이유가 없다고 판단한 게 더 큰 이유일 것이다.       결국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적‧경제적 지원은 미국과의 친소 관계를 보여주는 척도가 될 수 있다. 동맹 수준의 국가는 군사와 경제 지원을 모두 한 셈이고, 미국과 동맹은 아닌 중견 국가들은 국제사회에서의 체면을 생각해 인도주의‧경제 지원에만 나선 셈이다. 중동‧아프리카‧중앙아시아‧라틴아메리카‧동남아시아는 러시아의 눈치를 보고 미국의 손을 들어주지 않거나 중립을 유지했다. 결국 미국은 나토 회원국과 AP4(아시아 태평양 4개국)로 불리는 한국‧일본‧호주‧뉴질랜드 정도와 손잡고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대항하는 국제 지원에 나서고 있는 셈이다. 우크라이나를 침공해 전쟁을 일으킨 러시아가 아니라 미국이 오히려 국제사회에서 고립의 심연으로 빠지는 게 아닌지 우려할 정도다.     이런 상황에서 나선 바이든의 중동 순방은 계속 삐걱거렸다. 사우디가 날 선 태도로 나왔기 때문이다. 사실 사우디와 미국은 오랜 동반자 관계를 자랑한다. 사우디 경제의 근간을 이루는 국영 석유‧가스 회사인 아람코가 1933년 5월 미국과 합작으로 설립한 아라비안-아메리카 오일사에서 출발했을 정도다. 사우디 정부는 1950년 11월 아람코와 50대 50의 이익분배협정을 맺었으며, 1970년대 두 차례의 석유 파동을 거치면서 아람코 소유 지분을 차츰 확대하다 1980년 국유화를 이뤘다. 현재 아람코는 2700억 배럴의 원유와 288조 평방피트(SCF)의 천연가스 매장량을 가진 세계 최대의 에너지 기업이다. 세계에서 가장 이익을 많이 내는 기업이기도 하다. 사우디는 2016년 4월 MBS 왕세자가 주도해 에너지 중심의 경제구조를 개혁해 보건의료‧교육‧인프라‧레크리에이션‧관광과 신도시 개발 등으로 다변화하는 비전 2040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비(非)에너지 부분을 확대해 정부 예산의 75%를 에너지 수출이 차지할 정도로 과도한 에너지 의존 경제를 전환하겠다는 야심 찬 프로젝트다. 이를 위해 아람코의 주식 5%를 상장해 자금을 확보할 계획도 세웠으나 계속 미뤄졌다. 외국인 직접투자(FDI)를 늘릴 계획도 추진했지만, 사우디가 2014년 예멘 내전에 참전하면서 국제 여론이 악화하면서 사정이 그리 좋지 않았다.     미국은 심지어 이란의 지원을 받는 예멘의 시아파 후투족 반군이 수시로 탄도미사일을 발사해 사우디를 공격하는 상황도 사실상 방치해 사우디 왕실의 분노를 샀다. 사우디에 수시로 날아오는 탄도미사일을 요격할 패트리엇 미사일을 비롯한 첨단무기의 판매를 미 의회 등에서 승인을 미루면서 억제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동의 맹주를 자처하는 사우디로서는 미국의 간섭을 받아들이기 쉽지 않아 대치가 계속됐다. 결국 2017년 10월 MBS 왕세자는 부왕인 살만 국왕과 함께 모스크바를 찾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만났다. 러시아의 미사일 요격 무기체계인 S-400을 사고 러시아와 경제적인 협력을 강화할 목적이었다. 사우디와 러시아는 시리아 내전에서 각각 수니파 중심의 반군과 시아파의 분파인 알라위파를 추종하는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 정권을 각각 지원해 사실상 적과 적으로 맞붙었다. 하지만 살만 국왕과 MBS 왕세자를 비롯한 사우디 왕실은 수도 리야드 등으로 날아오는 탄도미사일을 방어할 요격 무기를 구하기 위해 어제의 적이랄 수 있는 러시아와도 손을 잡으려고 시도한 것이다. 사우디의 절박함을 잘 보여주는 사례다. 당시 MBS 왕세자는 30억 달러 이상의 러시아 물품 구매계약을 맺었지만, 정치적으로 예민한 첨단무기인 S-400은 사지 못했다.     게다가 2018년 사우디 출신의 워싱턴포스트(WP) 칼럼니스트 자말카슈끄지가 터키 이스탄불의 사우디 총영사관에서 암살당하면서 미국과 사우디의 관계는 결정적으로 악화했다. 미국이 그 배후로 MBS 왕세자를 지목했기 때문이다. 특히 바이든은 대선 후보 시절부터 인권외교‧가치외교를 내세우며 사우디를 압박했다. 특히 MBS를 국제사회에서 고립시키겠다고 공언했을 정도다.       ━   인권‧가치 내세우며 사우디 압박한 바이든 순방 삐걱     실제로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뒤에도 1년 반이 지나도록 사우디와 정상급 교류를 하지 않았다. 심지어 바이든이 집권하면서 미국은 사우디에 대한 첨단 무기 제공을 사실상 중단했다. 행동을 고치라는 바이든의 압력이었다. 사우디 왕실로선 미국이 인권이나 가치를 내세워 오랜 동맹을 압박하는 상황이 못내 서운했을 것이다. 중동 지역에선 강한 적 앞에 자립 능력이나 힘을 보여주지 않으면 주변이 모두 괄시하는 ‘유목민 사회’의 특성이 있다. 사우디는 굽히지 않았다. 오히려 그 부작용을 직격탄으로 맞은 것은 미국이었다. 우크라이나 사태를 맞아 중동과 아프리카 지역의 미국 지지나 우크라이나 지원이 미미한 것은 오일달러와 이슬람이라는 종교‧문화적 영향력이 강한 사우디와 미국의 관계가 소원한 것도 영향을 끼쳤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사우디 왕실은 사실 오랫동안 눈에 보이지 않는 다양한 자금으로 이슬람권을 음으로 양으로 지원해왔기에 영향력이 상당하다.     게다가 이런 MBS를 만나러 가는 바이든은 미국에서 온갖 비난을 받았다. 인권외교, 가치외교를 포기한 게 아니냐는 비난을 피할 수 없었다. 가치외교를 지지해온 골수 민주당 지지자들이 바이든에 등을 돌릴 우려마저 나올 정도였다.     카슈끄지 암살 배후로 지목된 MBS 왕세자를 만난 바이든은 오히려 미국의 인권문제로 반격을 당했다는 게 CNN의 보도다. 15일 바이든은 회견에서 “MBS를 만난 자리에서 가장 먼저 카슈끄지 문제를 제기했다”며 MBS가 “개인적으로 책임이 없으며, 책임 있는 이들에겐 조처했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MBS는 외려 미국이 연관된 인권 문제를 역으로 지적하고 나왔다. CNN에 따르면 그는 2004년 미군이 저지른 이라크 아부그라이브 교도소의 수감자 나체 집단 학대와, 지난 5월 이스라엘에서 벌어진 팔레스타인계 미국 언론인 시린 아부 아클레 기자의 피격을 거론했다. 그는 “이런 문제는 미국을 포함한 어느 나라에서나 일어날 수 있는 실수”라며 “미국이 책임자를 처벌하고 잘못을 해결하기 위한 조처를 한 것처럼, 우리도 그렇게 했다”고 주장했다.     바이든과 MBS의 정상회담에 배석했던 아델 알 주베이르 사우디  외무부 장관은 회담 뒤 기자들에게 “바이든 대통령이 (인권문제로) 빈 살만 왕세자를 비난하는 것을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바이든이 중동의 외무부 장관과 진실 게임을 벌이게 된 것이다. 뉴욕타임스(NYT)도 “바이든이 사우디 인권 문제를 어느 정도나 거론됐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바이든은 과거 연방상원의원 시절 슬로보단 밀로셰비치 신유고연방 대통령을 만났을 때와 부통령 시절 푸틴 대통령을 만났을 때 본인은 했다고 한 발언이 상대방에게 ‘들은 적이 없다’고 부인당한 적이 있다.     더욱 큰 문제는 사우디나 GCC 회원국 등으로부터 증산에 대한 아무런 약속을 받지 못한 것이다. 바이든은 16일 GCC+3 정상회의에 참석한 뒤 “국제적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충분한 석유 공급을 보장할 필요가 있다는 데 동의했다”고 두루뭉수리로 회담 결과를 밝혔다. 누가 봐도 아무런 의미 있는 성과를 얻지 못했음을 나타내는 외교적 수사로밖에는 들리지 않는다.     석유 증산 못 끌어낸 바이든에 비난 여론 빗발쳐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중동 산유국의 증산 여부는 이들 국가가 독자적으로 결정할 수 없으며 8월 3일 러시아 등을 포함한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의에서 결정된다. OPEC 회원국에다 러시아와 중앙아시아‧캅카스 국가를 포함한 산유국들의 카르텔에서 증산 여부를 결정한다는 이야기다. 미국이 끼어들 틈이 없다. 주요 산유국은 이를 통해 상당 기간 러시아와 협력해왔다. 국제사회가 미국 중심으로 돌아가지 않고, 특히 석유를 비롯한 에너지의 공급에서 그런 경향이 더욱 강하다는 사실을 확인한 순간일 것이다.     게다가 사우디의 MBS 왕세자는 증산과 관련해 “우리는 이미 최대 생산 능력치인 하루 1300만 배럴까지 증산 계획을 발표했으며, 이를 초과하는 추가 생산은 불가능하다”고 못 박았다. 바이든이 도대체 왜 중동을 방문했는지 비난이 빗발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지난해 8월의 아프가니스탄의 혼란스러운 철군이 비견될 정도의 국정 실패로 평가받을 수도 있다.     인권과 가치 외교를 접어두고 사우디를 찾았지만, 의도한 증산 약속은커녕 외교적인 수모만 당하고 귀국한 바이든의 이제 자신의 정치적인 앞날이 고민할 처지가 됐다. 11월 8일 중간선거까지 넉 달도 남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런 바이든의 중동 순방을 보고 미‧중 경쟁 중의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러시아의 푸틴 대통령이 샤덴프로이데(Schadenfreude‧남의 불행이나 고통을 보면서 느끼는 기쁨)를 느끼고 있지 않을까. 민주주의 강대국의 지도자가 권위주의 군주국의 세습 군주 상속 예정자에게 이런 수모를 당한 적은 없었기 때문이다.     물론 미국의 국력이 여전히 막강하기 때문에 머지않은 장래에 사우디에 대한 압박을 계획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럴 경우 바이든은 중국과 러시아에 이어 전선을 지나치게 확대한다는 비난을 들을 수밖에 없다. 당분간은 국내 정치에 몰두하는 길 외에 뾰족한 수가 없어 보인다. 엄중한 선거철이 다가오고 있지 않은가.       *필자는 현재 중앙일보 국제전문기자다. 논설위원·국제부장 등을 역임했다.  채인택 중앙일보 국제전문기자 ciimccp@joongang.co.kr인사이트 중동순방 대러시아 경제제재 사우디 아랍에미리트 우크라이나 침공 1645호(20220725)

2022-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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