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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통화스와프는 미국의 하사품이 아니다! [최배근 이게 경제다]

      통화스와프란 통화 교환의 형식을 이용하여 단기적인 자금 융통을 행하기로 하는 계약을 뜻한다. 즉 한·미 통화스와프는 한국은행과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준 사이에 원화와 달러 사이의 스와프 계약을 체결하는 것을 의미한다. 무역적자 전환과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자금 유출 등으로 환율이 상승하고, 환율 안정을 위해 한국은행이 보유한 달러를 시장에 공급하자 외환보유액이 감소하는 등 외환시장 불안정이 심해지며 그 타개책으로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의 필요성이 일부에서 제기된다.     실제로 정부와 여당은 제닛 옐런 미국 재무부 장관의 방한 때 한·미 통화스와프를 요청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대통령조차 ‘경제안보’라는 용어 대신 ‘경제금융안보’를 거론하며 한·미 통화스와프를 간접적으로 요청하였다. 한국이 매달리는 인상을 주고 있듯이 한·미 통화스와프는 한국이 미국에게 부탁을 하는 것이고, 만약 미국이 받아들인다면 미국은 필요가 없는 것을 한국에게 마치 ‘은혜’를 베푸는 것처럼 보인다. 그렇다 보니 여당의 정책위의장이란 분의 입에서 문재인 정부 시절 한·미 관계가 나빠져 한·미 통화스와프가 끝났다는 새빨간 거짓말을 스스럼없이 해댄다. 그리고 이러한 거짓말은 문재인 정부에 대해 부정적 인식을 하는 국민에게 먹혀들어간다.     ━   외환시장 불안정 타개책으로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 필요성 제기   결론부터 말하면 한·미 통화스와프는 양국 중앙은행이 부여받은 임무를 수행하는데 필요하기 때문에 추진하는 것이다. 먼저, 통화스와프는 통화(공급)량과 관련이 있기에 전적으로 중앙은행의 고유 권한이다. 행정부 소관이 아니라는 말이다. 중앙은행 제1의 임무는 통화가치 안정이다. 흔히 화폐의 3대 기능으로 교환의 매개수단, 가치저장의 수단 그리고 가치척도의 단위를 말한다. 이 3대 기능은 화폐가치의 안정성을 전제로 하는 것이다. 화폐가치의 안정성은 대내적으로 물가 안정이고, 대외적으로는 환율 안정이다. 통화스와프는 환율 안정과 깊은 관련이 있다. 물가의 폭등 혹은 폭락은 경제주체들 사이의 안정적인 거래에 장애가 되듯이 환율의 높은 변동성도 경제주체들의 거래에 장애가 된다.     한국 원화의 대외적 가치가 계속 하락하면 외국인 자금은 한국을 떠날 수밖에 없다. 환차손을 입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원화 가치가 하락하는, 즉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면 수출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있다. 그런데 올해처럼 성장이 둔화하며 교역도 둔화하는 상황, 그리고 정도 차이가 있을 뿐 경쟁국의 통화가치도 하락하는 상황에서는 환율 상승이 수출에 도움이 되기보다는 수입액을 급증시켜 무역수지만 악화시키고 인플레이션도 지속시킨다. 무엇보다 환율 상승 → 외국인 투자 자금 유출(+자산가치 하락) → 환율 상승의 악순환을 막지 못하면 투기 세력 개입까지 끌어들일 수 있다. 환율을 안정시킬 수 있는 무기 중 하나가 당국의 시장개입이고, 이를 위한 실탄이 달러 확보다. 그런 점에서 한·미 통화스와프는 일차적으로 달러 확보량을 늘려주는 효과가 있고, 혹자는 달러를 프린트할 수 있는 미국 연준이 지원해준다는 심리적 효과를 기대하기도 한다. 그러나 달러 확보량은 스와프 규모에 제한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일시적 효과를 가질 수밖에 없다. 특히 한국의 무역수지 적자나 외환보유액 감소 원인이 구조적이라고 판단될 때는 한·미 통화스와프는 효과가 크지 않을 수도 있다.   어찌됐든 한·미 통화스와프는 없는 것보다는 낫다. 그런데 한·미 통화스와프는 미국 연준에서도 연준의 임무 수행에 도움이 되기 때문에 하고 있다는 점이다. 연준은 통화스와프 창구(dollar liquidity swap lines)를 두 가지로 운용하고 있다. 하나는 항구적 스와프 창구이고, 다른 하나는 대략 9개국을 대상으로 한 ‘한시적 스와프 창구’이다. 전자는 달러 가치의 안정성과 관련된 국가들의 통화를 대상으로 한다. 달러 가치는 일반적으로 6개국 통화의 가치로 산출하는 달러 인덱스(dollar index)를 대표적으로 사용한다. 달러 인덱스는 유로화, 일본 엔화, 영국 파운드화, 캐나다 달러, 스위스 프랑, 스웨덴 크로나 6개국 통화로 산출하는데, 현재 스웨덴을 제외한 5개국과 항구적 스와프 창구를 운용하고 있다. 반면, 한시적 달러 스와프 창구는 ‘필요한’ 경우에 한시적으로 운용되고 있다. 여기서 ‘필요한 경우’는 연준과 통화스와프를 하는 국가들에게는 달러 유동성 확보의 차원이지만, 미국의 입장에서는 이들 국가들의 달러 유동성 확보 증대의 필요성이 미국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한 것이다.       ━   한시적 달러 스와프 창구는 필요한 경우에만 운용   지금까지 한시적 달러 스와프 창구는 글로벌 금융위기 때와 2020년 봄 코로나 팬데믹 상황(2020. 3. 19) 두 차례였다. 위급한 경제 상황으로 안전자산인 달러 유동성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며 달러 가치가 폭등할 때 해당국은 이를 진정시키려면 달러 유동성을 시장에 공급해야 하고, 이를 위해 평소 증권 형태로 보유한 달러 자산을 매각해서 조달할 수밖에 없다. 2008년 금융위기 때 미국의 상황은 주택가격 하락 → 주택담보대출금 저당 증권(MBS) 가치 하락 → 서브프라임 모기지 저당 증권을 재증권화한 부채담보증권(CDO) 가치 하락 등으로 금융회사의 부실이 급증하며 연쇄 파산 사태에 직면한 상황이었다. 그런데 한국 등 중앙은행의 외환보유액 중 상당 규모는 미국 정부가 발행한 국채뿐만 아니라 미국 정부가 보증한 MBS였다. 따라서 달러를 확보하고 손실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MBS를 처분할 수밖에 없고 이들이 MBS를 매각하면 MBS 시장은 걷잡을 수 없이 붕괴에 내몰릴 수밖에 없었다. 따라서 연준은 이들의 MBS 매각을 억제하려면 달러 유동성을 공급해줄 수밖에 없었다.     두 번째는 2020년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 마찬가지로 안전자산 달러 가치의 급등이 발생했고, 마찬가지로 달러를 확보하기 위해서 이번에는 미국채 매각 필요성이 증대하였다. 그런데 미국채 매각은 미국채 수익률 상승으로 이어짐으로써 연준이 팬데믹 상황에서 재시행한 대규모 자산매입, 이른바 양적완화 효과를 약화시킬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연준은 한시적 달러 유동성 스와프 창구를 재개하였다. 이때의 한시적 달러 유동성 창구는 두 차례 연장하며 2021년 말에 종료한다고 선언하였다. 두 차례 연장 배경에는 해외 중앙은행의 미국채 보유량 축소가 관련되어 있었다. 해외 중앙은행의 미국채 혹은 미정부보증채권 보유액은 2021년 3월 25일 3조5666억 달러에서 최근 7월 20일에는 3조3525억 달러로 2141억 달러나 감소하였다. 이런 상황에서 해외 중앙은행이 미국채를 매각하면 장기 시장금리인 미국채 수익률이 상승할 수 있기에 스와프 창구를 운영한 것이다.     그리고 코로나 경제에서 벗어나면서, 즉 양적 긴축을 하면서 동시에 미국채 시장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달러공급량을 증가시키는) 통화스와프보다 미국채를 맡기고 달러를 대출해가는 외국통화당국(FIMA) 레포(Repo) 창구로 변경한 것이다. 이처럼 한·미 통화스와프가 재개되려면 금융위기나 팬데믹처럼 연준이 필요한 상황이 도래해야만 가능하고, 그런 상황을 제외하고는 외국통화당국(FIMA) 레포(Repo)로 달러 유동성을 해결하겠다는 것이다.     *필자는 건국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조지아대학교 대학원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은 경제 전문가다. 현재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경제사학회 회장을 지냈다. 유튜브 채널 ‘최배근TV’를 비롯해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KBS ‘최경영의 경제쇼’ 등 다양한 방송에 출연 중이며, 한겨레21, 경향신문 등에 고정 칼럼을 연재했다. 주요 저서로 [누가 한국 경제를 파괴하는가] [대한민국 대전환 100년의 조건] [호모 엠파티쿠스가 온다] [이게 경제다] 등이 있다. 최배근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미국 통화스와프 통화스와프 체결 자산가치 하락 경제주체들 사이 1646호(20220801)

2022-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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