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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 궁지에 몰아넣은 워싱턴의 패권정치 [최배근 이게 경제다]

    산업화를 이룬 많은 나라에서, 적어도 2000년대 이후 사라졌던 ‘인플레이션 유령’이 지구촌을 배회하고 있다. 인플레이션 주제는 90년대 이후 경제학에서 관심 밖으로 밀려났을 정도였다.     경제 이론적으로 인플레이션은 수요측 압력이나 공급측 (비용) 충격, 혹은 두 가지 요인의 결합에 의해 발생한다. 공급측 충격은 일반적 현상이 아니기에 많은 사람은 (화폐가치 하락을 의미하는) 인플레를 화폐적 현상으로 이해한다. 이러한 기계적 사고에 익숙한 이들은 팬데믹 상황에서 천문학적으로 풀린 돈을 떠올린다. 이른바 교환방정식(MV=PY)과 관련 지어 단기에 총산출량(Y)은 증가시키기 어렵기에 풀린 돈(M)은 물가(P)로 전이될 수밖에 없다는 사고의 산물이다.     그런데 풀린 돈은 거래 횟수, 이른바 화폐유통속도(V)에도 영향을 받는다. 미국의 경우 화폐유통속도(=명목GDP/총통화량)는 팬데믹 직전인 2019년 말 1.424에서 팬데믹으로 경제가 큰 폭으로 후퇴했던 2020년 2분기에 1.103으로 하락했다. 2분기 이후 경기가 회복으로 전환하면서 화폐유통속도 역시 1.149로 다소 회복됐지만, 4분기 이후 다시 하락하며 올해 1분기에는 1.122로 후퇴했다. 팬데믹 이전과 비교해 돈의 유통속도가 21% 이상이나 줄어들었다.     참고로 한국도 0.66에서 0.58로 하락했다. 풀린 돈이 상품가격을 밀어 올리지 못한 이유다. 반면 풀린 돈은 주식·부동산·코인 등 자산시장으로 흘러 들어가 자산가격 인플레를 유발했다. 상품가격 인플레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오미크론발 공급망 교란 등으로 두드러졌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결정타로 작용했다.     ━   인플레 잊고 살았던 지구촌 우왕좌왕   인플레를 잊고 살았던 세계는 우왕좌왕하고 있다. 특히 저소득국 저소득층이 위기로 내몰리고 있다. 예를 들어, 세계식량프로그램(WFP)은 향후 수 개월 내 3억2300만 명이 식량 위기에 직면할 것이라 경고했다. 이런 상황에서 세계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만을 바라보고 있는 형국이지만, 연준은 점점 이솝우화의 ‘양치기 소년’으로 전락하고 있다. 미국은 지난해 5월부터 인플레 목표치를 벗어나기 시작했지만 올해 3월부터나 금리를 인상하기 시작했다. 연준의 대응이 늦었던 것은 인플레가 일시적일 것이라 판단했기 때문이다.     문제는 오판이 너무 오래 지속되었다는 점이고, 이는 공급망 문제에 대한 이해 부족에서 비롯한 것이었다. 두 번째는 올해 5월 빅스텝을 밟은 후 파월 의장은 자이언트 스텝을 배제하는 공언을 했지만, 그 공언은 한 달 만에 뒤집혔다. 상황에 밀려 자이언트 스텝을 밟은 연준에 대한 시장과 가계의 반응은 싸늘하게 변했다. 연준이 금리를 빠르게 인상한다고 단기간 내 인플레 통제가 어려울 뿐 아니라, 등 떠밀려 인상하고 있다는 것을 파악했기 때문이다. 더구나 연준이 2% 인플레 목표를 위해 ‘조건 없는 싸움’을 할 것이라 공언했지만 연준 산식에 따르면 금리를 4%~7%까지 끌어올려야만 한다.     연준은 완전고용과 물가 안정이 양대 미션이지만 금융 안정도 고려해야만 한다. 주가가 연일 급락하고 경기 침체 가능성이 커지며 (주가가 팬데믹 이전 수준까지 하락할 경우) 페드풋(Fed Put, 금융 부양)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배경이다. 이들은 한결같이 경기 침체를 우려하고 있지만 내심은 자신들의 손실 급증에 따른 불만을 토로하고 있는 것이다. 이들은 연준이 뒷북 대응을 하며 위험한 게임을 하고 있다고 월가(Wall Street)를 비난하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도 인플레 목표치를 3~4%로 상향해야 한다며 힘을 실어주고 있다. 인플레 목표치를 상향 조정하면 금리 인상폭을 낮출 수 있고, 인플레율이 최대 3%까지 내려오면 금융 완화로 전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인플레를 목표치로 낮추려면 연준의 노력(?)만으로는 힘들 수 있다는 점이다. 흔히들 현재의 인플레를 70년대 스태그플레이션 상황에 비유하지만, 당시의 인플레와 이번의 인플레는 뿌리가 다르다. 당시는 (금본위 정지 선언으로 상징되는) 브레튼우즈 체제(Bretton Woods System, 1944년 미국 뉴햄프셔주 브레튼우즈에서 열린 44개국 연합회의에서 탄생한 국제 통화제도) 붕괴와 그에 따른 달러 가치의 폭락이 유가 상승을 가져왔고,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달러 가치가 안정되면서 유가와 인플레도 잡히기 시작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유가와 달러 가치가 동반 상승을 하고 있다. 금리 인상으로 달러 가치가 추가 상승하더라도 전쟁이 종료되지 않는 한 유가가 잡히기 어려운 상황이다. 현재 주장하는 (급격한) 금리 인상의 필요는 그에 따른 경기 침체를 통해, 석유 수요의 감소를 통해 유가를 잡을 수밖에 없음을 고백하는 것이다. 문제는 이러한 선택이 경기 침체는 물론이고 금융 불안정이라는 비용을 수반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   인플레 궁극적 해결은 워싱턴의 몫    사실 금융 안정은 미국 달러에 대한 국제사회의 신뢰 유지와도 관련이 있다. 파월이 연준이 후원한 ‘달러의 국제적 역할’ 컨퍼런스의 환영사(6월 17일)에서 연준의 이중 미션은 금융 안정 유지에 의존하고, 물가 안정은 달러의 기축통화 신뢰 유지의 전제조건이라는 점에서 금융 안정은 달러의 기축통화 역할 유지의 전제조건이라 말한 배경이다. 금융 불안정이 달러 신뢰의 위기를 의미한다고 지적한 것은 연준이 과도한 긴축을 감당하기 어렵다는 것을 고백한 것이다. 문제는 과거보다 높은 인플레를 용인해야 한다는 점이다. 이처럼 연준은 금융 안정과 물가 안정 사이에서 어려운 선택을 해야만 한다. 두 마리 토끼를 모두 놓치는 순간 연준과 달러 신뢰는 추락의 모멘텀이 될 것이다.   사실, 연준 어려움의 근원은 정치 실패에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미국(나토)의 러시아 압박의 결과라는 측면, 즉 러시아를 제압해 미국의 패권을 유지하려는 정치적 목표와 관련이 있다. 워싱턴의 러시아 제압 프로젝트가 실패로 돌아가면서 인플레의 장기화가 진행되고 있다는 점에서 워싱턴이 만든 문제를 연준에게 그 책임을 돌린 것이다. 따라서 인플레 문제는 워싱턴이 풀어야만 한다. 실제로 우크라이나 전쟁은 러시아나 서방, 어느 한쪽의 일방적 승리를 보장하지 못한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모두가 피해를 보는 ‘마이너스(-) 섬’ 게임이다. 미국과 유럽에서 종전의 목소리가 커지는 배경이다. 종전을 위한 타협만이 인플레에 대한 가장 확실한 해법이기 때문이다. 이는 패권 시대의 종언을 의미한다.     *필자는 건국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조지아대학교 대학원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은 경제 전문가다. 현재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경제사학회 회장을 지냈다. 유튜브 채널 ‘최배근TV’를 비롯해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KBS ‘최경영의 경제쇼’ 등 다양한 방송에 출연 중이며, 한겨레21, 경향신문 등에 고정 칼럼을 연재했다. 주요 저서로 [누가 한국 경제를 파괴하는가] [대한민국 대전환 100년의 조건] [호모 엠파티쿠스가 온다] [이게 경제다] 등이 있다.   최배근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인사이트 최배근 인플레 위기 인플레 목표치 인플레이션 유령

2022-06-26

경기 침체 가능성 인정한 파월 발언에 22일 뉴욕증시 약세

    인플레이션에 대응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계속 인상할 거라는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발언에 22일(미국 동부 현지시간) 뉴욕증시는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소폭 하락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47.12포인트(0.15%) 하락한 3만483.13으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4.90포인트(0.13%) 떨어진 3759.89를, 나스닥 지수는 전장보다 16.22포인트(0.15%) 밀린 1만1053.08로 각각 거래를 마쳤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날 미국 상원 은행·주택·도시문제위원회에 출석해 “인플레이션이 안정화 됐다는 뚜렷한 증거가 보일 때까지 금리를 계속 인상할 것”이라고 밝혔다. 파월은 “(연준은) 앞으로 몇 달 동안 인플레이션이 2%로 돌아가는 증거를 찾을 것”이라며 “이를 위해 지속적인 금리 인상이 적절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파월은 “금리 인상 속도는 입수되는 지표와 변화하는 경제 전망에 따라 계속 조절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상원 의원들이 그런 연준의 대응이 미국 경제를 경기 침체로 몰고 갈 수 있다고 경고하자 파월은 “연준은 경기 침체를 유발하기를 원하지 않는다”면서도 “(경기 침체) 가능성이 확실히 있다"고 대답했다.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도 “2개 분기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패트릭 하커는 노동시장이 타이트하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는 관점에서 이를 경기 침체로 볼 수 있느냐에 대해선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하커는 그러면서 7월 금리 인상폭이 0.50%~0.75%포인트에 달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찰스 에번스 시카고 연은 총재도 “7월에도 인플레이션이 개선되지 않으면 0.75%포인트 금리 인상을 지지할 것”이라고 했다. 연준이 지난 15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28년여만에 0.75%포인트로 대폭 인상한 조치를 지지하는 발언이다.     하지만 연준의 고강도 금리 인상은 미국 경기를 침체로 몰고 갈 수 있다고 시장은 우려하고 있다. 연준이 고강도 금리 인상을 결정했을 때 시장에선 인플레이션을 잠재울 거라는 희망을 가지면서 주식 시장이 일시 상승세를 나타냈다. 하지만 이내 경기 침체 우려가 시장 분위기를 지배하면서 주식은 하락세로 다시 돌아섰다.     파월 의장이 미국 상원 은행위원회에 출석해 금리 인상을 계속 진행하겠다고 발언하자, 이날 씨티그룹은 세계 경기 침체 가능성을 50%로 상향 조정했다. 골드만삭스도 전날 미국의 내년 경기침체 가능성을 15%에서 30%로 높였다.     스위스 금융기업 UBS는 “미국 경제나 세계 경제가 내년이나 내후년에 침체에 들어서지는 않겠지만, 경착륙 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이 이코노미스트들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앞으로 1년 안에 미국 경제가 침체될 가능성이 지난 4월 28%에서 5월 44%로 높아졌다’고 보도했다.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면 안전자산 선호도가 높아지게 돼 국채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게 된다. 뉴욕증시 분석 전문가들은 “경기 침체 우려가 증시에 반영되기 시작했다”며 “연준의 공격적 긴축 정책이 계속되는 동안 위험자산의 가치가 지속해서 상승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정식 기자 tango@edaily.co.kr뉴욕증시 인플레 금리 인상폭 내년 경기침체 경기 침체

2022-06-23

고리2호기 정지에도 '親원전' 유지 전망…전기료 인상·인플레 우려

    윤석열 정부의 ‘친(親)원전’ 기조가 유지될까. 최근 고리2호기 원자로가 정지되는 사고가 발생하며 일각에서 원전 안전성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지난 7일 탈핵부산시민연대와 고리2호기폐쇄촉구부산시민행동(탈핵연대)은 부산시청 앞 광장에서 ‘고리2호기 폐쇄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노후 원전 폐쇄와 원전 수명 연장을 반대한다고 밝혔다.     탈핵연대는 고리2호기 원자로가 정지된 것과 관련해 “원자력안전위원회가 안전을 확신해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발전소 가동을 허용한 게 아닌지, 한수원이 안전점검을 소홀히 한 것은 아닌지 확실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위험한 사고가 반복되는 핵발전소는 조기 폐쇄하는 것이 확실한 안전 조치라는 것이다.   고리 2호기는 내년 4월 가동시한(40년)이 만료되는 원자력발전소다. 문재인 정부에서 탈(脫)원전 정책을 펴면서 운영이 종료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윤석열 정부에서 원전에 대한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수명을 연장해 운영할 방침이었다.     지난 2월 17일부터 정기검사(계획예방정비)를 받아 주요기기 설비에 대한 점검을 마쳤고 5월 27일에는 원안위가 임계(재가동)를 허용했다. 같은 달 30일에는 발전을 재개해 이달 1일 원자로 출력 100%에 도달했다.   그런데 법정 검사를 마치고 재가동한 지 사흘 만에 원전이 자동정지하는 일이 발생한 것이다. 한국수력원자력 고리원자력본부와 원자력안전위원회(원안위)에 따르면 3일 고리2호기발전소 내부 차단기에 소손(불에 타 부서짐)이 발생해 원자로가 자동 정지했다.     차단기는 비안전모선(원자로 냉각재펌프 등 원전 비안전등급 기기에 전원을 공급하는 모선)의 전원을 공급하는 역할을 하는 장치다. 원안위는 차단기가 손상되자 소내보조변압기(UAT)에서 보호신호가 발생해 원자로가 자동으로 멈췄다고 설명했다. 원안위는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 전문가로 구성된 사건조사단을 파견해 차단기 소손의 상세 원인 등을 조사 중이다.   다만 이번 사고가 정부의 친원전 정책에 영향을 줄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전력의 역대급 적자로 전기요금 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운영비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원전까지 포기할 경우 인플레이션 등 부작용을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한전은 지난 1분기에만 7조786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부채는 3월 기준 156조 5352억원으로 1년 전(133조 5036억원)보다 17.3%(23조 316억원) 증가했다.     원전 수출 등 해외 시장 확대를 위한 노력도 이어질 전망이다. 한전 등에 따르면 웨스팅하우스 사장단은 1박 2일 일정으로 8일 한국을 방문해 한전과 해외 원전 시장에서 협력하는 내용의 공동 선언문에 서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웨스팅하우스는 세계 최고 원전 기술을 보유한 기업으로 꼽힌다. 세계 원전 절반가량의 원자로와 엔지니어링에 원천 기술을 제공하고 한국 첫 원전인 고리 원전 1호기도 웨스팅하우스의 기술 지원을 받아 1977년에 준공됐다.   한편 우리나라와 미국은 지난달 정상회담을 열고 한미 원전 기술 이전과 수출 협력 관련 양해각서(MOU) 등을 체결한 바 있다.       이병희 기자 yi.byeonghee@joongang.co.kr인플레 전기료 친원전 정책 고리2호기발전소 내부 최근 고리2호기 1639호(20220613)

2022-06-08

이창용 한은 총재 “인플레 진정 후 한국 저성장 배제 못 해”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 진정된 후 한국 등 인구 고령화 문제에 직면한 일부 신흥국에서 저물가, 저성장 환경이 도래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2일 서울 중구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변화하는 중앙은행의 역할: 무엇을 할 수 있고, 해야 하는가’를 주제로 열린 BOK 국제 콘퍼런스 개회사에서 “인플레이션이 진정됐을 때 장기 저성장 흐름이 다시 나타날 것인지 아직 자신 있게 말할 수 없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경제활동 재개로 인한 총수요의 회복은 경제 여러 부문에서의 공급 제약과 맞물리면서 심각한 문제를 초래하게 되었다”며 “지난 수개월 동안 여러 국가에서 근원 인플레이션과 장기 기대인플레이션이 상승하여 목표 수준을 상당폭 상회하는 모습이 뚜렷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확장적 재정정책과 더불어 저금리 및 비전통적 통화정책으로 쌓인 수요압력에다 팬데믹과의 전쟁으로 공급병목 현상 등 여러 요인으로 인해 1970년대와 같은 높은 인플레이션이 나타났다”며 “중앙은행의 역할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야 하는 상황에 처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그는 “만약 그렇게(저물가·저성장) 된다면, 폴 크루그먼 교수가 선진국 중앙은행에 조언한 것처럼, 한국이나 여타 신흥국도 무책임할 정도로 확실하게 (완화적 통화정책을 지속하겠다고) 약속해야만 하는 것인지 궁금하다”고 전했다.     이 총재는 “(자산매입 등) 비전통적 정책수단을 활용하면 통화가치 절하 기대로 자본유출 가능성을 높일 수 있기 때문에 신흥국의 중앙은행은 통화정책 운용에 있어 더욱 신중하고 보수적으로 행동해야만 했다”고 분석했다.   그는 “향후 개별 신흥국이 구조적 저성장 위험에 직면해 코로나19 위기 극복 과정에서와 비슷한 수준의 확장적 정책을 홀로 다시 이어간다면 환율과 자본흐름, 인플레이션 기대에 미치는 함의는 사뭇 다를 것”이라며 “효과적 비전통적 정책수단은 무엇인지 분명한 답을 찾기 쉽지 않으며 앞으로 풀어나가야 할 과제”라고 덧붙였다.   이 총재는 “중앙은행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요구가 계속될 것”이라며 “팬데믹 충격과 회복이 계층·부문별로 불균등했기 때문인데, 이런 양극화 현상은 높은 인플레이션으로 더 심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이용우 기자 lee.yongwoo1@joongang.co.kr이창용 인플레 한국은행 저물가 물가 인플레이션

2022-06-02

한은, 15년 만에 두달 연속 금리 인상 “물가상승 때문에”

      한국은행이 26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하게 된 배경과 관련해 “인플레이션 압력이 지속됐다”고 밝혔다.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기존 전망치보다 높은 4.5%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했다.   이날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기준금리를 현재의 1.50%에서 1.75%로 상향 조정해 통화정책을 운용하기로 했다. 지난해 8월 15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인상한 이후 11월과 올해 1월, 4월에 이어 다섯 번째 금리 인상이다. 기준금리는 최근 약 9개월 사이 1.25%포인트 높아졌다.   금통위가 두 달 연속 기준금리를 올린 것은 2007년 7월과 8월에 이어 14년 9개월 만에 처음이다.   한은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 정상화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예상되고, 주요국 국채금리가 상승할  뿐 아니라 미 달러화가 상당폭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며 금리 인상의 필요성을 전했다.     특히 국내도 인플레이션 압력이 방치하기 어려운 수준이 되고 있어 금리 인상이 불가피했다고 밝혔다.     이날 공개된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의사록에 따르면 대부분의 참석자는 “0.5%포인트의 기준금리 인상이 다음 두어 번의 회의에서 적절할 것 같다”는 의견을 낸 것으로 알려지는 등 미국의 기준금리도 빠르게 인상될 전망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4월 국내 소비자물가지수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4.8%나 뛰었다. 2008년 10월 이후 13년 6개월 만에 최고 기록이다.    한은도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3.1%에서 4.5%로 상향 조정했다.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0%에서 2.9%로 올려 잡았다.    또 한은은 올해 중 경제 성장률을 지난 2월 전망치인 3.0%에서 2.7%로 낮췄다. 우크라이나 전쟁, 중국 봉쇄조치 등의 영향으로 글로벌 경기 회복세가 둔화되는 가운데 높은 인플레이션 압력이 지속되고 있다는 이유다.    한은은 “앞으로 소비자물가는 당분간 5%대의 높은 오름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며 “물가상승률이 목표 수준에서 안정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금융안정에 유의하여 통화정책을 운용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용우 기자 lee.yongwoo1@joongang.co.kr인플레 한은 금리 인상 기준금리 한국은행 이창용 물가 올댓머니

2022-05-26

코스피 4거래일 만에 상승마감, LG이노텍 6% 올라 [마감시황]

    코스피가 인플레이션 우려 완화 등에 힘입어 4거래일 만에 반등에 성공했다. 16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37.70포인트(1.44%) 오른 2659.23에 마감했다. 기관이 3646억원 순매수하면서 지수를 끌어올렸다. 반면 개인은 2360억원, 외국인은 1334억원 순매도했다.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은 모두 상승 마감했다. 반도체 대장주인 삼성전자는 1.29%, SK하이닉스는 3.56% 올랐다. 배터리 대장주 LG에너지솔루션은 1.11%, 삼성SDI는 2.26% 상승 마감했다. 네이버(0.92%)와 카카오(0.97%)도 소폭 반등했다.     특히 LG이노텍이 6.30% 급등했다. 1분기 비수기에도 불구하고 ‘깜짝 실적’을 내놓을 것이라는 증권가 전망에 주가를 이끌었다. 경기 재개 기대감도 커지면서 항공주도 상승했다. 대한항공(3.76%), 한진칼(7.31%), 아시아나항공(7.23%) 각각 올랐다. 현대차(3.07%), 기아(4.19%)도 상승 마감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가장 많이 오른 종목은 하이트론, ‘대신 2X 니켈선물 ETN(H)’이었다. 반면 가장 많이 떨어진 종목엔 ‘삼성 인버스 2X 항셍테크 ETN(H)’, ‘KB 인버스 2X 항셍테크 선물 ETN’가 이름을 올렸다.     코스닥지수는 전날보다 20.58포인트(2.36%) 오른 891.80에 장을 마쳤다. 투자자별로는 외국인이 1495억원, 기관이 1467억원 사들였다. 반면 개인은 2648억원 팔아치웠다.     시가총액 상위 항목은 대부분 올랐다. 2차전지주인 에코프로비엠(3.95%), 엘앤에프(1.96%)는 동반 강세였다. 게임주인 펄어비스 4.02%, 카카오게임즈 2.87%, 위메이드는 0.74% 올랐다.     외국인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리노공업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리노공업은 7.30% 급등 마감했다. 증권가에선 비메모리 반도체와 가상현실(VR) 기기 성장 등으로 리노공업의 올해 사상 최대 실적을 전망했다.     이날 코스닥시장에서 가장 많이 오른 종목은 NHN벅스(29.07%), 아이에스이커머스(25.23%)였다. 반면 에이티세미콘(-21.46%)과 케어젠(-14.77%)은 가장 많이 떨어진 종목이었다.     홍다원 기자 hong.dawon@joongang.co.kr삼성전자 LG 인플레 완화 이노텍 주가 인플레이션 우려 올댓머니 코스피 코스닥

2022-03-16

"유가·인플레 우려 덜었다" 뉴욕증시 반등, 나스닥 2.9%↑

    뉴욕증시가 반등에 성공했다. 15일(현지시각)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599.10포인트(1.82%) 오른 3만3544.34를 기록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367.40포인트(2.92%) 상승한 1만2948.62,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89.34포인트(2.14%) 오른 4262.45로 거래를 마쳤다.     엔비디아(7.7%)와 마벨(9.2%) 등 반도체 관련주가 큰 폭으로 올랐고 마이크로소프트(3.9%), 애플(3.0%), 넷플릭스(3.9%) 등도 상승 마감했다. 미국 주요 항공사 주가도 9% 가까이 뛰었다.     배럴당 100달러를 웃돌았던 국제 유가가 하락하면서 글로벌 투자 심리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무력 침공 이후 대(對) 러시아 제재가 강화됐고 지난 8일에는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금지한다고 발표하며 국제 원유 가격이 폭등했었다. 글로벌 원유 공급난이 심화할 수 있다는 우려에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와 브렌트유는 지난주 배럴당 130달러 선을 넘기며 14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한 바 있다. 하지만 15일 국제 원유 가격은 배럴당 100달러를 밑돌았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평화 협상이 진행되는 점도 글로벌 투자 심리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 우크라이나 대표단을 이끄는 미하일로 포돌랴크 대통령실 고문은 "매우 어렵고 끈질긴 협상 과정"이라면서도 "타협의 여지도 있다"고 전했다.   미국의 2월 생산자물가지수(PPI)의 전월 대비 상승 폭(0.8%)이 시장 전망치(0.9%)를 밑돌면서 물가 상승에 대한 공포감도 다소 진정된 것으로 해석된다. 변동성이 큰 식료품과 에너지 등을 제외한 근원 PPI는 전월과 비교해 시장 예상치(0.6% 상승)보다 낮은 0.2%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병희 기자 yi.byeonghee@joongang.co.kr뉴욕증시 인플레 뉴욕증시 반등 나스닥 지수 러시아산 원유

2022-03-16

“물가 가파르게 오른다”…러시아가 글로벌 인플레 부추겨

    최근 우크라이나 사태로 유가 등 국제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면서 높은 수준의 인플레이션율이 상당 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한국은행 조사국 국제경제부 국제종합팀은 ‘해외경제포커스’ 보고서에서 ‘국제유가 상승이 주요국 기대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영향’과 관련해 이 같은 분석을 내놨다.     한은은 그동안 안정적인 흐름을 보였던 주요국의 일반인 기대인플레이션율도 상승하면서 유가상승에 따른 물가파급 영향이 증폭될 우려가 있다고 내다봤다.     또 국제유가가 지난해 글로벌 경기회복 및 공급차질 등으로 큰 폭 상승한 데 이어 우크라이나 사태 관련 지정학적 요인이 가세하면서 가파른 오름세가 지속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은이 조사한 국제유가와 주요국의 인플레이션 동향을 살펴보면, 브렌트유 기준 국제유가는 지난달 24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100달러를 넘어선 데 이어 이달 8일 130달러대까지 상승했다.        소비자물가는 유가 등 국제원자재 가격 상승 영향으로 에너지를 중심으로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높아진 가운데 여타 품목으로 오름세가 확산됐다.     올해 1월 중 미국과 유로 지역의 소비자물가는 각각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상승했고 미국의 경우 1982년 2월 이후, 유로 지역은 1997년 통계 작성 이래로 최대치를 기록했다.     특히 미국의 경우 지난해 에너지 관련 품목과 서비스를 중심으로 물가 상승세가 이어진 가운데 자동차·주거비·의료서비스·식료품 가격 상승이 두드러졌다.    기대인플레이션은 최근 인플레이션 상승 영향을 받아 지난해 하반기 이후 미국과 유로 지역에서 모두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최근 미국은 2008년 2분기 이후 최고치인 4.9%, 유로 지역은 같은 해 3분기 이후 최고치인 7.0%를 기록했다.     한은은 “우리나라의 일반인 기대인플레이션율도 올해 2월 중 물가안정목표인 2%를 상회하는 2.7%를 기록했다”며 “국제유가가 당분간 높은 수준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면서 기대인플레이션 영향도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이용우 기자 lee.yongwoo1@joongang.co.kr러시아 글로벌 글로벌 인플레 국제유가 상승 기대인플레이션 인플레이션 물가 물가상승 국제유가 한국은행

2022-03-13

미 연준, 인플레 쇼크에 금리인상·양적긴축 동시 추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시장 예상보다 빨리 기준금리를 올리는 건 물론 보유자산 감축에 나서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연준이 5일(현지시간) 공개한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의사록에 이런 내용이 담겼다.     많은 참석자는 “경제, 노동시장, 인플레이션 전망을 고려할 때 앞서 예상했던 것보다 더 일찍 또는 더 빠르게 기준금리를 올리는 것이 정당화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당시 회의에서 연준은 올해 세 차례 기준금리 인상을 전망했다. 특히 자산매입 축소(테이퍼링) 종료 시점을 올해 3월로 앞당긴 만큼 연준이 이르면 3월부터 금리인상을 시작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또 일부 참석자들은 “연준의 대차대조표 규모를 줄이기 시작하는 게 적절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대차대조표 축소는 연준이 보유하고 있는 채권을 팔아 시중의 달러를 거둬들이는 통화긴축을 의미한다. 시중의 돈을 그만큼 흡수하고 보유 자산을 줄이겠다는 거다. 국채를 비롯한 금융자산을 직접 사들여 유동성을 공급하는 양적 완화 정책과 대비해 양적긴축 정책이라고도 부른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그간 양적완화로 불어난 연준의 자산(대차대조표)은 8조8000억 달러에 이른다.   대차대조표 축소 실행 시점을 두고도 흥미로운 의견이 나왔다. 의사록은 “거의 모든 참석자가 첫 기준금리 인상 후 일정 시점에 대차대조표 축소를 시작하는 게 적절할 것 같다는 데 동의했다”고 전했다. 올 3월로 점쳐지는 기준금리 인상 시점과 맞물려 자산규모를 줄여나가겠단 뜻으로 해석된다. 당초 시장은 2024년쯤 대차대조표를 축소해나갈 거라고 내다봤다.     이처럼 양적긴축 정책을 앞당겨 시행하는 건 치솟는 인플레이션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의사록은 “참석자들은 대차대조표 축소의 적절한 속도가 이전 정상화 사례보다 더 빨라질 것 같다고 언급했다”고 설명했다.     김다린 기자 kim.darin@joongang.co.kr연준 인플레 금리인상 미연준 양적긴축 대차대조표축소 채권매입 양적완화 인플레이션

2022-01-06

이주열 “내년 물가 상승률 2%대 전망...인플레는 경제성장 걸림돌”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16일 “최근 국내외 물가 흐름에선 인플레이션을 유발하는 요인이 늘어나고 그 영향도 점차 확산되면서 물가 오름세가 예상보다 장기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이날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기자간담회에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상당 기간 높은 수준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높은 인플레이션이 지속되면 가계의 실질 구매력을 떨어뜨릴 뿐 아니라, 지속가능한 경제성장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물가안정을 목표로 하고 있는 한국은행은 최근의 물가상황을 주의 깊게 살펴보겠다”고 전했다.    올해 1~11월중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 늘어 물가안정목표인 2%를 웃돌았다. 특히 10월 이후 3%대로 높아졌으며 지난달 상승률은 3.7%에 달했다. 이 총재는 높은 물가 상승세는 국제 유가 등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고 농축산물가격 역시 기상여건 등의 이유로 올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2%를 넘는 물가상승 품목의 범위가 에너지, 농축산물 등 일부 품목에서 최근 내구재, 개인서비스, 주거비 등 많은 품목까지 광범위하게 확대되고 있다”며 “물가상승률이 이어지면서 다른 나라의 사례처럼 임금과 물가의 상호작용을 통해 추가적인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짚었다.     실제 미국 연방준비제도를 비롯한 주요국 중앙은행과 많은 경제전문가들은 더 이상 인플레이션을 일시적인 현상으로 보기 어렵다는 점을 인정하고 있다. 최근 오미크론 등 변이 바이러스의 출현으로 원자재 공급망 회복이 더 지연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어 “내년에는 국제유가 등 공급측 요인의 영향이 올해 줄어들 것으로 보이나 경기회복세가 이어지면서 수요측 물가상승압력은 더욱 확대될 것”이라며 “이에 따라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올해보다는 다소 낮아지겠지만 상당 기간 목표수준을 상회하면서 내년에도 2%대를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홍다원 기자 hong.dawon@joongang.co.kr경제성장 인플레 소비자물가 상승률 경제성장 걸림돌 내년 물가

2021-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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