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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마아파트 ‘GTX’ 갈등 고조에 원희룡 “사법조치 불사” 강경

      지난달 재건축 심의를 통과하고 사업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였던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가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C 노선’과 관련한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GTX-C 노선의 우회를 요구하는 은마아파트 주민들을 향해 원희룡 국토교통부(국토부) 장관이 근거 없는 주장으로 공공의 이익을 침해하면 사법 조치를 불사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밝혔기 때문이다.     원 장관은 지난 23일 오후 서울 강남구민회관에서 GTX-C 노선과 관련해 은마아파트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간담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원 장관은 “하루에 30만명이 이용해야 하는 GTX를 과연 누가 무슨 자격과 권리로 이를 막는단 말이냐”며 협조를 요구했다. 그러면서 “근거 없는 일방적 주장이나 주민들을 선동하는 식으로 공공의 이익을 침해하고 방해하는 행위가 계속된다면 행정조사라든지, 사법 조치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원 장관은 “특히 한 세대의 1만분의 1밖에 안 되는 지분을 가진 분이 앞장서 국책사업을 좌지우지하려는 것, 공금을 동원한 불법적 행동을 하고 있는 데 대해 행정조사권을 비롯해 국토부가 행사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기 양주와 수원을 연결하는 GTX-C 노선은 삼성역∼양재역 구간에서 은마아파트 지하를 약 50m 관통한다. 은마아파트 주민들은 재건축을 앞둔 아파트 지하를 GTX가 통과하면 안전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노선 변경을 요구하고 있다.   주민들은 은마아파트를 우회할 수 있는데도 사업비가 더 들어간다는 이유로 국토부가 우회안을 거부하고 있다고 주장해왔다. 시공사인 현대건설 오너인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자택 앞에서 노선 변경을 요구하는 집회도 벌였다.   현대건설은 은마아파트를 통과하는 구간은 대심도 터널로 지하 60m에서 공사를 진행하면 안전성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앞서 현대건설은 “은마 재건축추진위와 더는 협상을 지속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며 “GTX-C 노선 추가 우회안을 제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원 장관은 “은마아파트 구간에 적용하는 공법은 한강 하저터널이나 GTX-A 구간에서 수많은 주택가와 도심 한가운데를 지나며 이미 검증됐다”며 “안전에 대해 확실히 책임지겠다”고 말했다.   GTX-A 예정노선 중 3개 구간과 서울도시철도 노선 18개 구간이 주거지 지하를 통과하고 있으며, 철도 건설 후 상부에 주택을 재건축한 사례도 12곳 이상인데 문제가 없었다는 것이다.   원 장관은 “국책사업에 대해 막연한 불안을 확산시키고 선동하는 것을 국가기관으로 용납하거나 굴복할 수 없다”며 “우리 단지 밑을 지나가지 못한다는 요구에 의해 국가사업이 변경되는 선례를 남길 수 없다”고 못박았다.   한편 이날 간담회는 입주자대표와 재건축추진위원장 등이 불참한 상태에서 진행됐다.   이승훈 기자 wavelee@edaily.co.kr은마아파트 사법조치 은마아파트 구간 은마아파트 주민들 은마아파트 지하

2022-11-24

은마아파트, 재건축 심의통과…첫 단추 뀄지만 산 넘어 산

      서울 강남권 재건축 ‘대어’ 은마아파트가 추진위원회 설립 후 20여년 만에 재건축 ‘7부 능선’으로 여겨지는 서울시의 정비계획 심의를 통과한 가운데, 향후 과제에 관심이 쏠린다.     서울 강남 재건축의 상징으로 꼽히는 대치동 은마아파트 재건축 계획안이 지난 19일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도계위) 심의를 통과했다. 재건축 조합설립 추진위원회가 설립된 지 19년 만이며, 도시계획위원회(도계위)에 최초 상정한 지 5년여 만이다.   서울시는 이날 제11차 도계위에서 강남구 은마아파트 주택 재건축 정비계획 수립 및 정비구역 지정·경관심의안을 수정 가결했다고 밝혔다. 지난 1979년 준공된 은마아파트(강남구 대치동 316번지 일대)는 28개동 4424세대로 규모의 강남의 대표적인 노후 대단지 아파트다.    이번 결정으로 최고 35층 33개동 5778가구(공공주택 678가구)로 재건축될 예정이다. 건폐율 50% 이하, 상한 용적률은 250% 이하가 적용된다. 도계위는 공공기여를 통해 보차혼용 통로를 만들고 근린공원(1만3253㎡)과 문화공원(4081㎡)을 조성하도록 했다. 공공청사(파출소)도 들어선다.    은마아파트 재건축사업은 수년간 고배를 마셔야 했다. 지난 1998년 재건축사업을 시작하면서 재건축추진위를 구성했지만 수차례 사업이 무산되면서 23년째 답보 상태였다.     지난 2002년 7월 삼성물산과 LG건설(현 GS건설)을 시공사로 선정했고 2003년 추진위가 승인받았다. 그러나 2002년부터 안전진단에서 세 차례나 탈락한 이후, 2010년에야 적정성 검토를 거쳐야 하는 D등급을 받았다. 2012년에는 단지 내 도로와 사업추진방식을 놓고 주민 간 이견으로 정비계획안 처리가 무산되기도 했다.     2017년에는 49층 재건축안이 서울시의 반대로 가로막혔다.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35층 층고 제한' 가이드라인을 내걸면서 최고 49층으로 짓겠다는 은마아파트 정비안이 통과돼지 못했다. 그러나 오세훈 서울시장 취임 이후 재건축 규제가 완화되면서 물꼬가 텄다. 추진위는 35층 층고 제한이 풀리기 전 지난 2월 35층으로 조성한다는 정비계획안을 서울시에 제출했다.   서울시는 지난 7일 도계위 분과위원회를 열고 ‘은마아파트 재건축정비계획 수립, 정비구역 지정 및 경관심의 자문 결과’를 토대로 보완사항 8개 항목을 조합 측에 통보했다. 서울시 도계위는 19일 은마아파트 재건축 정비 계획과 정비구역 심의안을 수정 가결했다.   현재 안으로는 보차혼용통로계획 및 공원조성 등 공공기여계획 등으로 최고 35층 이하(118.4m 이하)로 들어설 전망이다. 다만 은마아파트 재건축 추진위원회는 곧바로 조합설립 절차에 돌입, 조합설립인가 이후 내년 중 49층으로 변경절차를 추진할 방침이다. 추진위는 조합원 동의를 서둘러 이르면 내년 상반기까지 조합설립인가를 받는다는 계획이다.     ━   상가동 부담금, 초과이익환수 등 과제 산적   이번 도계위 통과로 첫 단추를 채웠다고 볼 수 있지만 넘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 조합설립인가가 나도 통상 8년에서 10년이 걸리는 사업인 만큼 긴 호흡으로 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우선 조합 설립 과정에서 상가 지분을 보유한 조합원과의 갈등 해결이 급선무다. 조합설립인가를 받으려면 재개발과 다르게 재건축은 동별 과반수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여기서 상가도 하나의 동으로 보기 때문에 은마아파트 상가 문제를 해결해야하는 것이다.    은마아파트 앞에는 연면적 6000㎡ 규모 상가가 형성돼 있는데, 상가 조합원만 398명에 이른다. 재건축부담금 산정 대상은 주택이어서 상가 시세는 반영되지 않아 상가 조합원의 부담금이 상대적으로 높게 책정되면 반발이 나올 수 있다. 최근 6개월간 공사가 중단됐다 재개된 강동구 둔촌주공 재건축 사업이 멈췄던 원인 중 하나가 상가 문제였다.    재건축 과정에서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재초환)와 분양가 산정 등도 넘어야 할 과제다. 정부가 지난달 말 재초환 부담금 개편안을 통해 부과 시점을 추진위 구성에서 조합 인가 시점으로 조정했지만, 수억원의 분담금을 낼 수도 있다.   또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면 일반분양가를 마음대로 높일 수 없기 때문에 조합원들의 부담이 증가할 수밖에 없다. 분담금이 과도할 경우 조합 내에서 갈등이 또 다시 번질 수 있다.    김제경 투미부동산 컨설팅 소장은 “정부에서 각종 재건축 규제를 풀 것처럼 말하지만 국토부에서는 현실적인 개선이 안 되고 있는 것이 난관”이라며 “대표적으로 재초환·분양가상한제 등 재건축 사업 진행을 저해하는 요소들이 있는데, 해당부분들도 계속해서 예의주시해야한다”고 설명했다.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노선 변경 문제도 남은 과제다. 은마아파트 주민들은 GTX가 아파트 단지 지하를 관통하면 지반 붕괴의 위험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시공사인 현대건설이 지난 7월 GTX-C 은마아파트 우회 노선안을 국토교통부에 제출했다. 국토부는 현재 우회 노선안에 대해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은마아파트가 재건축 심의를 통과하면서 서울 정비사업 활성화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기대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강남재건축의 바로미터중 하나인 은마는 정비사업을 통한 주택공급확대라는 정부정책에 부합하는 것으로 긍정적이다”면서도 “현재의 정비사업환경, 공사비 증가요인들과 금리인상에 따른 사업비 증가 등을 감안했을 때, 은마를 시작으로 서울 전역의 정비사업 촉진으로 이어지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승훈 기자 wavelee@edaily.co.kr은마아파트 심의통과 은마아파트 재건축정비계획 은마아파트 재건축사업 강남구 은마아파트

2022-10-21

금리 인상에 맹모도 발길 '뚝'…강남 부동산 학군 수요 줄까

      #. 중·고등학생 자녀를 둔 김모씨는 오래전부터 아이들의 교육을 위해 강남의 사교육 일번지로 유명한 대치동으로 이사를 갈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 하지만 지난해 말부터 거래절벽이 이어지며 기존의 집은 팔리지 않고, 전세로 내놓아도 세입자를 구하기 어렵게 됐다. 최근 금리인상으로 대출 이자 부담이 커지는 등 추가 대출을 받아 대치동 전세로 들어갈 여력조차 힘들어지자 근심이 늘고 있다.     연이은 금리인상 여파에 부동산 시장이 위축되는 가운데, 학군 수요로 유명한 대치동 등 강남 학군지 일대 부동산도 찬바람이 감지된다. 맹자의 어머니가 맹자의 교육을 위해 세 번이나 이사했다는 데서 유래된 ‘맹모삼천지교’도 최근 심화되고 있는 부동산 시장의 거래절벽과 이자 부담에 흔들리는 분위기다.     맹모도 발길을 돌리면서 학군 수요가 워낙 많기로 유명했던 강남의 은마아파트도 최근 전세와 매매 수요가 줄고, 하락거래가 이루어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은마아파트 전용 84㎡ 5층 매물은 이달 20일 5억9500만원에 전세 계약이 체결됐다. 지난해 9월 같은 층 매물이 10억5000만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해 5억원 가까이 떨어졌다.    전세 거래도 줄었다. 같은 면적은 이달 30일 기준 올해 8월 5개의 전세거래가 성사됐고, 지난 7월 8개, 6월에는 13개가 거래됐다. 지난해 같은 면적의 전세거래를 보면 8월 11개, 7월 14개, 6월 12개로, 비슷한 거래량을 보인 6월을 빼고는 절반 가까이 준 셈이다. 집주인들 중에는 최근에도 같은 면적을 10억원 이상을 부르는 경우도 있지만, 급전세는 수억원 낮춘 값으로 호가가 형성되는 분위기다.     매매 가격 역시 하락했다. 은마아파트 전용면적 76㎡는 지난달 24억원에 팔려 지난해 11월 최고가 26억3500만원 보다 2억원 이상 떨어졌다. 인근 도곡동에서도 하락거래가 나오고 있다. 강남구 도곡동 도곡렉슬 전용 134㎡는 이달 42억3000만원에 거래됐는데, 이는 지난 5월 최고가(49억4000만원) 보다 7억1000만원이나 하락한 거래다. 해당 단지들은 숙명여고·중대부고·단대부고 등 강남을 대표하는 고등학교뿐 아니라 대치동 학원가도 멀지 않아 학군 수요가 높은 곳으로 꼽힌다.     이는 대출규제와 금리인상 등의 여파로 부동산 매수심리가 급격히 얼어붙으면서 학군이 좋은 곳으로 이동하려는 수요마저 감소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서울 전반적으로 매매뿐만 아니라 전세시장도 신규 물건에 비해 수요가 없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주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82.9로 올해 5월 2일 조사(91.1) 이후 16주 연속 하락했다. 또한 지난주 서울 아파트 전세수급지수는 88.7로 지난주(90.2)보다 하락하며, 2019년 7월 29일 조사(88.0) 이후 약 3년여 만에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다만 기존에 전세를 살고 있던 사람들은 정부가 시행하고 있는 ‘상생임대인제도’ 등을 이용한 재계약을 통해 학군 자리를 지켰다. 국토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6월 전세 계약에서 갱신 계약 건수(3305건)가 신규 계약(2564건)을 넘어섰다.     대치동 일대 공인 중개사 사무소 관계자는 “상생인대인제도 이후로 재계약하고 해서 물건 자체도 많지 않다”며 “예년 같으면 6,7월 방학기간에 방학수요도 있고 했는데 올해는 거의 문의가 뜸하다. 전세나 매매 가격 자체도 떨어진 편이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승훈 기자 wavelee@edaily.co.kr금리 인상 은마아파트 전용면적 학군 수요 강남구 도곡동

2022-08-30

지지부진 재건축에 대치동 학원가 지형 변화

      대치동 은마아파트 재건축 사업이 추진 25년이 되도록 지지부진하면서 일대 학원가 지형이 변화하고 있다. 해당 지역에서 귀한 신축 아파트인 래미안 대치팰리스와 인근 준신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새로운 형태의 학군이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최근 주택 소비자들 사이에 신축 선호 흐름과 사교육 트렌드 변화가 겹쳐 생긴 현상으로 풀이된다.     13일 [이코노미스트] 취재 결과 최근 대치동에선 은마아파트 앞 도곡로를 중심으로 형성된 ‘은마아파트 사거리’ 학원가 외에 래미안 대치팰리스와 대치 동부센트레빌 아파트, 도곡렉슬 등을 끼고 있는 ‘한티역 사거리’와 ‘대치역 사거리’ 인근 학원가가 성장하고 있었다. 특히 신흥 지역인 한티역 사거리 상권의 확산세가 가파른 것으로 나타났다.       강남지역 한 시행 관계자는 “강남 대표 대단지 아파트인 은마의 재건축이 미뤄지고 단지가 점차 슬럼화하면서 주거 선호도가 높은 래미안 대치팰리스 등 인근 신축 단지 주변으로 학원가의 중심이 서서히 이동 중”이라고 밝혔다.     ━   대치동 대장 '래대팰', 전세 20억원 넘어도 매물 부족   청실아파트를 재건축한 래미안 대치팰리스는 2015년 준공 후 곧바로 대치동 대장아파트로 떠올랐다. 2005년 대치 동부센트레빌과 2007년 대치아이파크 이후 대치동에서 거의 10년 만에 입주한 새 아파트였기 때문이다. ‘래미안’ 브랜드와 1, 2단지 통합 1500가구가 넘는 대단지인 점 역시 각광 받았다. 2018년엔 김상곤 전 교육부총리가 보유한 아파트로 유명세를 타기도 했다.     김 전 부총리는 “교육부총리가 국내 최고학군에 고가의 아파트를 가진 다주택자”라는 비판이 이어지자 결국 당시 보유했던 전용면적 94㎡ 타입을 매도했다. 이후 대치동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되는 등 각종 정부 규제가 집중됐음에도 해당 아파트 가격은 연이어 상승했다.   주변 학원가는 물론 단국대부속고·숙명여고·대청중학교 등 강남에서도 손꼽히는 학군을 자랑해 실거주 수요가 높기 때문이다. 전 정부에서 2025년까지 자율형사립고 및 특목고를 폐지한다는 방침을 정하며 인근 주거수요는 더욱 급증하기 시작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전용면적 84㎡ 타입 전세는 20억원 내외로 거래되고 있다. 89㎡ 타입은 층수에 따라 25억원을 호가한다. 그나마 매물이 적어 구하기 힘든 상태다. 이 같은 중소형과 달리 대형타입 수요는 자가 위주로 형성됐다. 현재 전용면적 114㎡ 타입은 매매로 50억원을 호가한다.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이후 실제 거래는 드문 편이나 매매가는 꾸준히 오르고 있다.     이 밖에도 래미안 대치팰리스 주변엔 대치SK뷰, 대치 동부센트레빌, 대치아이파크 등 신축 및 준신축 아파트가 밀집돼 있다. 한티역 사거리를 중심으로 선릉로 너머에는 3002세대 거대단지 도곡렉슬과 2013년 입주한 래미안 도곡카운티도 자리하고 있다. 매매는 물론 전·월세 역시 워낙 고가인 만큼 이 같은 단지에는 전문직과 사업가들이 주로 거주한다.          ━   대형보다 ‘개인 브랜드’ 위주, 규모 작아도 보증금·월세 높아   고소득층 수요가 집중되며 인근 학원비 역시 고가에 형성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부동산 어플 호갱노노(6월 9일 기준)에 따르면 은마사거리와 한티역 사거리를 포함한 구역의 학원 규모 및 비용이 서울 1위로 나타났다. 이곳 학원비는 시간당 2만9000원이며 대치역 사거리 서쪽 부근 학원비 역시 2만2000원으로 그 뒤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이중 신축 단지와 인접한 한티역 사거리 및 대치역 사거리에는 소규모 레슨을 주로 하는 개인 브랜드 학원이 많았다. 이 같은 학원 비용이 은마아파트 사거리 앞 대형학원보다 높다는 얘기도 나온다. 상가 임대차 시세가 오르고 있는 데다 ‘맞춤형 수업’을 원하는 수요 역시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대치동 A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아직까지 은마사거리 앞 학원가 규모가 크지만, 그곳은 큰길에 있는 대중적인 대형학원 위주”라면서 “이에 비해 래미안 대치팰리스 인근 학원은 강사가 개인 브랜드를 내세워 소수로 운영하는 경우가 많으며 상가 보증금과 월세도 더 높아 원비가 비싼 편”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상권의 확장성 측면에서 최근 뜨고 있는 한티역 주변 학원가의 잠재력이 높다는 의견이 많았다. 기존 메인 학원가였던 은마사거리 앞 상권은 기존 건물들이 더는 개발되기 힘들다는 한계를 지니고 있다. 당장 은마아파트 재건축이 미뤄지며 해당 단지 상가 개발이 요원한 데다 인근 상권 또한 기존 아파트 및 상가에 둘러싸여 있기 때문이다. 이에 비해 쾌적한 신축 건물이 개발되고 있는 한티역 사거리 상권은 확연한 성장세를 보인다.     고원태 대치동학원마당 대표는 “최근 한티역 부근에 낡은 주택들이 상업건물로 개발되면서 이런 신축 건물을 중심으로 주변 보증금과 월세가 높아지고 있다”면서 “학원비 자체는 정부에서 관리해 큰 차이가 없더라도 이 지역에 특색 있는 개인 브랜드 학원이 인기를 끌며 상권 또한 급격히 성장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밝혔다. 민보름 기자 min.boreum@joongang.co.kr은마아파트 재건축 대치동 대장아파트 대치동 은마아파트 은마아파트 사거리 1640호(20220620)

2022-06-14

대치동 은마아파트 올해 조합설립하나…재건축 추진 ‘25년만’

      강남 재건축 아파트의 상징, 대치동 은마아파트가 빠르면 연내 재건축조합설립에 성공할 수 있을 전망이다. 1996년 재건축을 추진한 시점으로부터 약 25년만이다.     26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시에서 정비계획수립안 심의절차를 받고 있는 은마아파트 재건축사업에 대한 정비구역지정이 임박한 상태다.     이에 따라 지금껏 조합설립추진위원회에 머물렀던 은마아파트 재건축사업이 다음 수순인 조합설립 단계에 들어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은마아파트 및 은마종합상가 소유주협의회(은소협) 관계자는 “빠르면 이번 설 이후 정비구역지정이 될 수 있으며 정비구역지정 고시 후 바로 조합설립인가 신청을 위한 동의서를 받을 예정”이라며 “동의율을 빠르게 달성해 가능한 올해 안으로 조합설립까지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행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도정법)에 따르면 재건축·재개발 등 도시정비사업은 정비구역지정 후 조합설립추진위원회(추진위)를 거쳐 조합설립인가를 받아야 한다. 그러나 2009년 해당법 개정 이전부터 재건축을 추진한 은마아파트는 정비구역지정을 받지 못했음에도 2003년 12월 이미 추진위 승인을 받았다.     은마아파트가 올해 정비구역지정 고시를 받게 되면 즉시 조합설립인가 신청을 위한 작업에 돌입할 수 있게 된다. 조합설립을 위해선 주택단지 전체 구분소유자 3/4 이상, 토지면적 3/4 이상 토지소유자의 동의(도정법 제35조)가 필요하다.     그동안 은마아파트 정비계획안은 2018년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에서 안건으로 상정조차 되지 않는 등 수차례 고배를 마셨으나 지난해부터 내용을 보완해 다시 심의절차를 밟으며 통과에 속도를 높여왔다.     이에 도시정비업계에선 은마아파트의 정비구역지정이 멀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늦어도 상반기까지는 가능하리라는 예측도 나온다.   지난달 30일에는 서울시 관계자가 ‘신속통합기획 재건축 추진 및 진행 단지’ 18곳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신속통합기획은 정비계획을 마련하기 전 가이드라인을 수립하는 절차”라며 “은마아파트는 이미 정비계획안이 나와 있어 신속통합기획 절차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설명한 바 있다.   강남구청 관계자는 “(정비구역지정) 결정권이 있는 서울시에서 관련된 절차를 진행 중에 있으나 일정에 대해 아직 확정된 바는 없다”고 말했다.  민보름 기자 min.boreum@joongang.co.kr조합설립하나 은마아파트 은마아파트 재건축사업 대치동 은마아파트 연내 재건축조합설립

2022-01-26

[강남 대표 재건축①] 50층 포기한 은마 재건축, 내년 분수령 온다

    “너무 상징적인 존재가 되면서 오히려 허가 받기가 힘들었다. 이로 인해 진행이 느려진 측면이 크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이 강남구 대치동 소재 한보은마아파트(은마아파트)에 대해 한 말이다. 그의 설명대로 대치동 중심을 차지한 4424세대 규모의 거대 단지 은마아파트는 오랫동안 ‘강남 재건축의 상징’으로 자리했다. 지금도 여전하다. 1990년대 말 첫 재건축사업 추진을 시작했지만 안전진단 강화, 층수제한 등 정부의 각종 규제 대상이 되면서 어영부영 20년이 넘는 시간을 흘려 보냈다.   은마아파트가 각종 이슈로 신문지상을 장식하는 사이 건너편 청실아파트는 조용히 2000년 안전진단 통과, 기부채납 후 종상향(제2종일반주거지역→제3종일반주거지역)까지 착착 이뤄내며 대치동 랜드마크인 ‘래미안 대치팰리스’로 거듭났다. 지난달엔 2015년 재건축 준비위를 결성한 대치 미도아파트가 서울시 ‘신속통합기획 재건축’ 대상지로 선정되면서 은마의 위기감은 더욱 커졌다. 은마아파트가 대마불사(大馬不死)의 반례가 된 셈이다.     10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오랜 기간 끌어온 은마아파트 재건축사업이 내년엔 중대 기로에 서게 됐다. 이르면 내년 상반기 주민총회를 통해 현재 공석인 추진위원장 자리가 채워지면 그해 안에 정비구역 지정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   ‘종상향 기대감’에 시간 허비…입지·유명세에 집값은 급등    1979년 입주한 은마아파트는 재건축 사업에 있어 ‘명과 암’이 분명한 단지였다. 북쪽으로 교육 1번가로 불리는 대치동 학원가를 끼고 있는 동시에 남쪽으로 3호선 대치역과 학여울역 역세권이며, 무역 전문전시장 세택(SETEC)과도 인접해 있다. 이런 입지에 재건축 기대감까지 겹치며 전용 84㎡는 지난 8월 27억원을 찍은 뒤 불과 3개월 만인 지난달 28억2000만원 신고가를 썼다.     반면 40년 전에 지어진 단지답지 않게 200%가 넘는 높은 용적률과 낮은 대지지분은 재건축사업의 발목을 잡았다. 부지 면적이 23만7900㎡에 달함에도 사업성이 낮은 곳으로 평가받은 것도 이 때문이다. 기존 용적률이 낮고 각 조합원마다 보유한 대지지분이 높아야 전체 재건축 세대 수에서 조합원분을 뺀 일반분양분이 많이 나온다.     2010년 오랜 기다림 끝에 드디어 재건축 안전진단을 통과한 당시의 은마아파트 추진위는 이후 ‘종상향’이라는 묘안을 낸다. 학여울 역세권 일부 부지에 한해 기존 용도지역(제3종일반주거지역)을 준주거지역으로 변경해 층수를 높이는 방식으로 사업성을 개선하려는 시도였다.   그러나 때마침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 체제에서 정비사업 규제가 강화되면서 사업은 난항을 겪게 됐다. 서울시와 은마아파트 추진위는 2015년 말부터 5차례에 걸쳐 층수 조정을 위한 사전협의를 해왔으나 결국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2017년 9월엔 은마아파트 정비계획안이 아예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 심사도 받지 못했다. 서울시는 “‘2030 서울플랜’에 따라 제3종일반주거지역에선 최고 35층까지 지을 수 있다”는 입장을 반복했다.     결국 은마아파트는 그해 소유주 투표를 통해 ‘49층 플랜’을 포기하게 됐다. 이미 2003년 추진위 구성 후 14년이 지난 시점이었다. 이때 ‘35층 재건축’ 지지도가 71.1%로 높게 나타나면서 기존에 종상향을 추진했던 추진위 집행부의 입지가 크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마침내 올해 9월 총회에서 “10년간 소유주들에게 희망 고문을 하며 예산만 100억원 넘게 썼다”는 이유로 추진위원장 및 임원 전원 해임안이 가결됐다.     ━   내년 사업진행 급물살 기대, 오세훈 ‘신통기획’ 참여 두고 이견도    은마아파트 재건축의 미래가 어두운 것만은 아니다. 은마아파트 및 상가, 토지 소유자 다수가 모인 ‘은소협’에 따르면 정비구역 지정이 빠르면 내년까지 가능할 전망이다. 현재 이 단체는 새로운 추진위원장 및 임원 선출 총회를 열기 위해 동의서를 받고 있다. 1월 중 동의율을 확보하면 2개월 내로 추진위원장을 선출할 예정이다.     은소협 관계자는 “주민총회를 열 수 있는 984명 이상(소유주 1/5 이상)의 소집요구서가 모이면 주민총회를 열어 추진위원장을 선출하는 과정을 밟을 것”이라며 “지난달 15일부터 현재까지 목표치 1250명의 67% 정도 주민총회 소집요구서를 받은 상황이며 추진위원장만 선출되면 3~6개월 이내에 정비구역 지정이 가능하다”라고 설명했다.   역시 소유주 단체인 ‘은마반상회’는 내년 서울시 신속통합기획 재건축 참여를 추진하며 동의서를 걷고 있는 상태다. 신속통합기획은 정비계획 수립 초기 단계에서부터 서울시가 각종 계획과 절차를 지원해주는 정책이다. 이 사업에 선정된 재건축사업은 정비구역 지정, 건축심의, 환경영향평가 등 각종 인허가 절차를 신속하게 진행할 수 있다. 서울시는 이밖에 층수제한 완화 인센티브도 내세우고 있다.   은마반상회 관계자는 “현재 소유주 1212명으로부터 동의서를 걷어 동의율이 20%를 넘긴 상황”이라며 “곧 30%를 채울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처럼 각자 다른 ‘방법론’을이 나오면서 새로운 갈등 여지 또한 존재한다. 이미 은소협은 신통기획 참여에 반대하는 자료를 배포한 바 있다. 은소협 관계자는 “은마아파트는 이미 정비계획이 수립된 상태로 정비구역지정 직전 협의 단계에 이르러 곧 정비구역 지정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이라며 “이런 상태에서 신통기획을 신청하는 것은 어려운 수학 문제를 다 풀고 채점만 앞둔 상태에서 문제를 다시 풀라는 것과 같다”고 강조했다. 민보름 기자 min.boreum@joongang.co.kr,김두현 기자 kim.doohyeon@joongang.co.kr강남 대표 재건축 재건축 분수령 은마아파트 재건축사업 은마아파트 추진위 재건축 사업

2021-12-11

전·월세 잡겠다더니, 죽여버린 전세시장 [오대열 리얼 포커스]

      “지난 정부 동안 우리 서민들을 괴롭혔던 미친 전·월세. 이런 높은 주택 임대료 부담에서 서민들이 해방되기 위해 부동산 가격의 안정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이번 정부가 발표한 대책이 역대 하지 않았던 가장 강력한 대책이기 때문에 부동산 가격을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2017년 8월 대통령 취임 후 100일 기자회견에서 발표한 발언 중 일부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문 대통령은 강력한 부동산 대책을 통해 전 정부가 만들어낸 ‘미친 집값’과 ‘미친 전·월세’를 안정시키겠다고 자신했다. 하지만 4년 동안 집값은 이와는 반대로 움직였다. 4년 전만 하더라도 아파트를 매입할 수 있는 금액이 이젠 전세로도 들어가기 어려울 정도로 높아져 ‘벼락거지’가 된 사람들은 한숨만 깊어졌다.     문 정부가 아파트 가격을 꺾기 위해 3기 신도시 사전 청약과 공급 확대 대책을 쏟아내고 있지만,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과 전세가격이 좀처럼 가라앉을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특히 정부 출범 당시 약 2500만원 수준이던 서울 강남구의 3.3㎡당 아파트 평균 전세가격은 올해 8월 역대 처음으로 4000만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경제만랩이 KB부동산의 주택가격 동향을 살펴본 결과, 지난 2017년 5월 서울 강남구의 3.3㎡당 아파트 평균 전세가격은 약 2537만5000원이었지만, 올해 8월에는 약 4023만8000원으로 나타났다. 서울 강남구의 3.3㎡(평)당 아파트 평균 전세가격이 문재인 정부 출범 후 무려 약 1486만4000원이나 치솟아 전국에서 가장 높은 상승폭을 보였다.     문 정부 출범 후 전국에서 두 번째로 3.3㎡당 아파트 평균 전세가격이 가장 많이 오른 곳은 서울 서초구다. 2017년 5월 서초구의 3.3㎡당 아파트 평균 전세가격은 약 2432만3000원이었지만, 올해 8월에는 약 3831만7000원으로 약 1399만4000원 상승했다. 같은 기간 송파구가 약 1879만7000원에서 약 2926만3000원으로 약 1046만6000원 올라 문 정부가 들어선 뒤 서울 강남3구가 유일하게 3.3㎡당 아파트 평균 전세가격이 1000만원 이상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주택가격 동향을 살펴본 결과, 지난 2017년 5월 서울 강남구의 3.3㎡당 아파트 평균 전세가격은 약 2537만5000원이었지만, 올해 8월에는 약 4023만8000원으로 나타났다. 서울 강남구의 3.3㎡(평)당 아파트 평균 전세가격이 문재인 정부 출범 후 무려 약 1486만4000원이나 치솟아 전국에서 가장 높은 상승폭을 보였다.         ━   은마아파트 전셋값 4년전 5억원서 지금 10억원   이 같은 상승세는 실거래가에서도 반영됐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은마 아파트 전용면적 84.43㎡은 2017년 5월에만 하더라도 약 5억2000만원(11층)에 전세 계약이 이뤄졌다. 하지만, 올해 8월 24일에는 약 10억5000만원(10층)에 거래돼 101.9%나 오르고 약 5억3000만원이나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 서초구 반포동에 위치한 반포자이 아파트는 전용 59.98㎡이 2017년 5월 15일 약 8억4000만원(26층)에 전세 거래가 이뤄졌다. 하지만 올해 8월 21일에는 약 15억5000만원(23층)에 거래돼 약 7억1000만원이나 올랐고, 84.5% 상승률을 보였다.     서울 송파구 잠실동 잠실엘스 아파트는 전용 84.88㎡이 2017년 5월 19일 약 8억3000만원(14층)에 전세 거래가 이뤄졌지만, 올해 8월 23일에는 약 14억4000만원(10층)에 거래돼 그동안 약 6억1000만원이나 올랐고, 73.5% 상승률을 기록했다.       ━   가을이사철·임대차2법·재건축이주수요…악재 겹겹이   세입자를 보호하겠다는 취지로 마련된 임대차2법(계약갱신청구권·전월세상한제)을 시행한 지 1년이 지났다. 정부는 “임대차 2법 시행 1년여만에 전·월세 계약 갱신율이 평균 77.7%로 직전 1년 평균 57.22% 대비 대폭 늘어났다”며 세입자 주거 안정에 기여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기존 세입자가 아닌 신규 계약은 이 같은 혜택을 누릴 수 없는데다 공급 물량과 전세매물의 감소로 전셋값은 여전히 불안한 상태다.     전세가율(주택의 매매가격에서 전세가격이 차지하는 비율)도 여전히 낮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7월 서울 강남구가 약 54.3%로 나타났으며, 송파구 54.0%, 서초구 58.6% 등으로 조사됐다. 이렇게 전세가율이 상승하지 않은 것은 강남3구의 아파트 매매가격이 많이 상승했다는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어 전세가격도 앞으로 더 높아질 수 있는 여지를 갖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전세 가격 상승세를 막을 길이 어렵다는 것이다. 기준금리 인상과 사전청약 확대는 장기적으로 집값 상승세를 억제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신규 공급 물량은 늘어나지 않았고 가을 이사철과 재건축 이주 수요, 임대차 2법 시행 등으로 전세매물 부족 현상에 따른 전세가격 상승이 지속될 수 있어 이젠 즉각적이고 획기적인 공급 확대 정책이 나와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필자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각종 부동산 통계를 분석, 제공하는 큐레이션 서비스 ‘경제만랩’의 리서치 팀장이다. 한양대 신문방송학과 졸업 후, 언론사에서 취재기자로 활동하다가 경제만랩 리서치팀에 합류해 부동산시장의 변화를 분석하고 있다.  오대열 경제만랩 리서치 팀장

2021-09-05

재건축 2년 실거주 의무 없애니, '전·월세 매물'이 쏟아졌다

재건축 2년 실거주 의무 백지화 1달만에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에서 전·월세 매물이 쏟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실거주 요건을 채우려 집주인들이 이주하는 현상이 줄어든 것이다. 그러나 정책 예고로 이미 피해를 본 소유주가 많을 뿐 아니라 정책 신뢰도도 하락해 만성적인 전세난을 잡긴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   재건축 의무 백지화 직후 쏟아진 전세 매물     10일 부동산빅데이터 전문업체 아파트실거래가(아실)에 따르면 은마아파트의 전세 매물 건수는 지난달 12일 74건에서 이날 271건으로 약 3.66배 증가했다. 2년 실거주 의무화를 철회한 후 약 한 달간 꾸준히 전세 물량이 쏟아져 나온 결과다.   2년 실거주 의무화는 작년에 발표한 6·17 대책의 핵심 내용 중 하나다. 투기과열지구 내 재건축 단지 조합원이 분양권을 얻으려면 2년간 실거주하도록 규제를 강화하겠다는 내용이다. 그러나 규제 발표 후 집주인들이 실거주 요건을 채우려 이주하면서, 전세로 살던 세입자들이 쫓겨나고 전세가 귀해지는 부작용이 초래됐다.   결국 당정은 입법을 포기했다. 지난달 12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는 법안심사 소위를 열어 더불어민주당 조응천 의원이 발의한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개정안 중 재건축 조합원에게 실거주 의무를 부여하는 규정을 삭제한 채 통과시켰다.   입법이 추진되지 않았지만, 이미 피해를 본 소유주들 사이에선 볼멘소리가 나온다. 은마아파트 인근에서 공인중개업을 운영 중인 A씨는 “재건축 2년 실거주 의무화 철회 소식 이후로 전세 매물이 눈에 띄게 늘어났다”면서도 “실거주를 위해 리모델링에 돈을 쓴 집주인들은 억울함을 토로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   "오락가락 정책에 혼란만 더해져" 부동산 정책 일관성은 어디에     전세난 완화는 일부일 뿐 물량 품귀 현상은 여전하다. 서울 내 아파트 전세 매물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6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8월 1주(8월 2일 기준) 서울의 아파트 전세수급지수는 107.4을 기록했다. 전세수급지수가 기준치 100을 넘어 수치가 클수록 전세 공급이 부족하다는 의미다.    전세 가격도 치솟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8월 1주(8월 2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 상승률은 0.17%를 기록했다. 지난해 8월 이후 1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특히 학군이 양호한 지역과 중저가 위주로 상승세는 지속된 것으로 조사됐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일관성 없는 정책 추진이 부동산 시장에 혼선을 줬다고 지적한다. 심교언 건국대 교수(부동산학과)는 “정부의 발표에 부동산 시장이 출렁이면서 신뢰도가 떨어지고 있다”며 “정책 발표를 할 때 중·장기, 지역적 효과를 고민해서 결정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세난을 극복하기 위해 개발 규제를 풀어주고, 주택 물량 자체를 늘리는 공급 정책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임수빈 인턴기자 im.subin@joongang.co.kr

2021-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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