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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의 재탄생”...일론 머스크는 왜 트위터를 인수했나? [허태윤 브랜드 스토리]

    “새가 자유로워 졌다(the bird is freed)” 일론 머스크가 그간 숱한 논란과 시비를 잠재우고 트위터의 공식 인수를 완료했음을 알린 지난 10월 28일의 트위터 메시지다.    인수 가격을 후려치기 위한 전략이라는 비난을 받으면서도 계약을 파기할 것처럼 버티다가, 4월 계약한 내용 그대로 440억 달러 (62조원)에 인수를 한 데에는 분명 이유가 있을 것이다. 그간 트집을 잡은 가짜 계정 문제가 해결된 것도 아닌데 대단한 정보 통신 기술을 보유한 회사도 아닌, 4억8000만명 가입자와 2억여명의 활성 사용자(DAU)를 보유한 세계 10위권의 소셜 미디어 플랫폼을 이렇듯 비싼 가격에 인수를 강행한 것을 두고, 한편으로는 그가 가진 평소 인류의 미래에 대한 비전과 연결해 멋진 상상이 펼쳐지고 있고, 또 다른 편으로는 비즈니스적인 측면에서 구구한 억측이 난무하고 있기도 하다.   우선 일론 머스크는 이번 인수에 대해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렇게 이야기하고 있다.    “내가 트위터를 인수한 이유는 폭력적이지 않으면서 건강한 논의를 할 수 있는 온라인 공간이 미래의 인류를 위해 필수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현재 소셜 미디어에서는 극좌와 극우의 대립이 주를 이루며 이는 혐오와 분단을 조장한다. 조회 수를 위한 무자비한 경쟁은 전통적인 미디어들이 돈을 벌 기회를 제공했으며 결과적으로 양극단 간의 싸움을 더욱 심화시켰다. 그 과정에서 진짜 대화를 할 기회는 사라져버렸다. 그게 내가 트위터를 인수한 이유다. 쉬워서도 아니고 돈을 더 벌고 싶어서도 아니다. 난 내가 사랑하는 인류를 위해 결정한 것이고 이 시도가 실패할 가능성 또한 염두에 두었고 이는 곧 엄청난 오점으로 남을 수 있다는 것도 인지하고 있다.”   일리 있는 말이다. 실제로 조회수 경쟁을 위해 알고리즘을 조작하고 확증편향을 확산시켰고 이로 인해 미국은 물론 전 세계에서 이전보다 심한 극단적 이념대립이 야기 된 것이 페이스북 등, 소셜 미디어 때문이라는 것이 미국의 페이스북 사태 때 의회 청문회에서 밝혀진 내용이다.     일론 머스크는 편향된 트위터 알고리즘으로 인해 이런 문제가 더욱 강화되고 있어 인수 후 트위터의 알고리즘을 오픈 소스로 공개할 것임을 시사한 바 있다. 이를 통해 그는 기득권의 편견이 없는 시민 저널리즘에 힘을 실어 줄 것을 천명하기도 했다. 트위터를 ‘표현의 자유’가 보장되는 미디어로 만들겠다는 말이다.    머스크가 트위터를 인수하자마자 전 세계의 관심이, 지지자들의 미 의회 난입 사건의 주동자로 트위터로부터 계정의 영구정지 조치를 당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트위터 계정복구에 쏠린 이유다. 아무리 의견이 달라도 표현의 자유는 보장되어야 한다는 그의 지론 때문이다. 그의 말만 100% 받아들인다면 트위터는 인수 후 소셜 플랫폼에서 탈중앙화의 철학에 반영된 웹3.0 기반의 미디어로 다시 태어날 것 같은 조짐이다.        ━   트위터를 인수한 숨겨진 두 가지 이유    그러나 그것은 표면적인 이유일 뿐, 일론 머스크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돈벌이를 하려 한다는 비난을 받는 것도 사실이다. 미국의 암호화폐 전문매체인 ‘포쳔 크립토’는 일론 머스크가 트위터를 ‘페이팔’의 경험을 토대로 그의 오랜 열망인 전자 결제시스템(payment) 사업을 실현하기 위한 수단으로 인수했다고 주장한다.    페이스북이 시도했다가 실패한 대체화폐 ‘리브라’가 NFT를 만나 탈중앙화의 개념을 접목해 트위터에서 부활할 것이라고 예측한 것이다. 그 근거로 세계 최대의 암호화폐 거래소인 바이낸스의 창업자 ‘창 펑 자오’가 트위터 인수를 위해 투자를 도왔으며, 일론과 페이팔에서 동료였고 크립토에 관여하는 ‘데이빗색스’, 이더륨에 관여 하고 있는 ‘스리람 크리슈난’을 데려와 일을 하고 있는 것을 들었다.     또 하나의 근거는 한국의 미래에셋금융그룹이 적은 지분이지만 트위터 인수에 3000억원을 보탰다는 것이다. 전체 인수가에 비해 적은 비중이지만 전격적인 투자 결정은 양사의 암호화폐에 대한 공통의 관심사가 이번 투자에 영향을 주었다는 분석이다. 미래 에셋은 다각도로 암호화폐 산업을 검토하고 있다. 미래에셋은 올해 초 기관투자용 암호화폐 커스터디 사업에 진출하는 가 하면 관련 스타트업 발굴에도 힘을 쏟고 있다. 지난 3월에는 NFT 스타트업 이뮤터블에, 5월에는 국내 NFT 프로젝트 메타콩즈에 투자했다. 암호화폐 상품 개발에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미래에셋 글로벌X는 지난달 26일 스위스 증권거래소(SIX)에 비트코인(BTC)·이더리움(ETH) 상장지수상품(ETP, Exchange Traded Product)을 선보인 바 있다고 한다.   또 다른 분석은 테슬라에서 개발하고 있는 인간을 닮은 로봇인 휴머노이드 로봇에 들어가는 인공지능을 개발하기 위함이라는 것이다. 즉 매일 수억 개의 게시물을 쏟아 내는 트위터의 데이터가 휴머노이드 AI를 학습시켜 고도화하는 데 이용한다는 것이다. 트위터는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에 비해 사용자 수는 적지만 텍스트의 양이 많기 때문에 휴머노이드 AI 개발에 필요한 데이터 확보가 용이하다. 그래서 인수 후 이전의 280자인 게시물의 길이 한도도 늘이고 현재 2억9000만 명인 일간 사용자(DAU)도 10억명으로 늘린다는 계획인데 이 모든 것이 휴머노이드 로봇용 AI 개발을 위한 것이라는 말이다.     일론 머스크는 트위터 인수 후 트위터에 첫 출근 하면서 세면대(sink)를 들고 사무실로 들어서는 쇼를 연출했다, 트위터에 “Let that sink in(내 말이 조직에 침투될 수 있게 해줘)”라며 자신의 방식으로 트위터 혁신에 대한 의지를 표현하면서 신속하게 회사를 장악해 나가는 모습을 보인다.   이 트윗을 내보낸 뒤 다음날 바로 전 직원의 50%인 3700여명을 구조조정을 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지난 5년간 40억 달러의 연구개발비를 투자하고도 눈에 띄는 혁신을 만들지 못한 것은 생산성에 문제가 있다는 방증이라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그가 강력히 주장하는 트위터 혁신의 방향은 광고모델에 의존하지 않도록 새로운 방식의 구독 모델을 만들고 완전한 표현의 자유가 보장되는 독립적인 미디어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상장을 폐지하고 개인회사로 운영하며 단순한 SNS가 아닌 중국의 위챗과 같은 슈퍼앱을 만들 것을 천명한 바 있다. 메신저, 소셜미디어는 물론, 모바일 결재 기능, 인터넷 뱅킹과 콘텐츠 제작자를 위한 수익 공유기능까지를 포함하는 앱으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이른바 앱 ‘X’의 등장을 예고한 것이다. 트위터 인수를 다시 공식화한 날 그는 트위터에 ’트위터 인수로 모든 것이 가능한 앱인 X를 만드는데 가속도가 붙었다’고 써 그의 의지를 보여 준 바 있다.       ━   뜻밖의 행보가 보여주는 혁신들     일론 머스크가 보여준 지금까지의 행보는 알려진 것처럼 일반인의 눈으론 종잡을 수가 없지만 엄청난 팬덤을 거느리며 인류의 화성 이주라는 거대한 꿈에 한 발짝씩 다가가며 자신만의 왕국을 만들어 가고 있다.    페이팔 전신인 온라인 결제 회사 엑스닷컴(X.com)을 설립해 매각하고 이를 토대로 로켓 제조 및 민간 우주 기업 스페이스X,를 설립해 인류의 화성 여행의 꿈을 현실에 더 가깝게 만드는가 하면  테슬라에 투자자로 참여했다가 인수를 하고 세계 최고의 자동차 회사로 키워 낸 것으로 유명하다. 뇌·컴퓨터 인터페이스 회사 뉴럴링크, 세계최고의 인공지능(AI) 개발사 오픈에이아이(OpenAI)를 설립했으며, 초고속 진공 열차 하이퍼루프 프로젝트를 기획·추진 중이고 지하 운송 시스템 더 보링 컴퍼니도 설립했다.    트위터의 인수도 처음엔 뜻밖의 행보로 보는 시선이 많았지만, 바이낸스의 창업자는 물론 알왈리드 사우디의 왕세자, 래리 엘리슨 오라클 창업자등의 유력 인사들이 포함 되면서 그가 그린 그림의 설득력이 한층 힘을 받았다. 실제 트위터의 잠재 가치보다 운영이 잘못되고 있다는 일론 머스크의 판단은 흥미롭게 지켜볼 일이다.    반 이상의 인력을 구조 조정했음에도 그가 시도하는 새로운 혁신적 시도 들이 힘을 발휘한다면 분명 트위터는 새롭고도 강력한 미디어가 됨은 물론 기존 소셜 미디어 가진 이념의 양극화로 인한 대립과 갈등을 뛰어넘는 시민 저널리즘의 새로운 형태로 각광을 받을 수 있을 것 같다.   ※필자는 칼럼니스트이자 한신대 IT 영상콘텐츠학과 교수다. 광고회사와 공기업, 플랫폼과 스타트업에서 광고와 마케팅을 경험했다. 인도와 미국에서 주재원으로 일하면서 글로벌브랜딩에 관심을 가졌고 공기업 경험으로 공기업 브랜딩, AR과 플랫폼 기업에 관여하면서 플랫폼 브랜딩을 연구하고 있다. 최근에는 2023년 서울에서 열리는 ADASIA 사무총장으로 대회를 준비하고 있다.       허태윤 칼럼니스트트위터 일론머스크 허태윤브랜드스토리 1661호(20221121)

2022-11-19

7년 논란 'I·SEOUL·U' 역사 속으로 [허태윤 브랜드 스토리]

    서울의 도시 브랜딩 슬로건 I·SEOUL·U를 바꾼다고 한다. 7년 만의 일이다. ‘아이서울유’는 그간 여러 가지 많은 부정적 문제점이 제기됐고, 코로나19 이후 서울시의 위상도 높아졌기에 이에 걸맞은 새로운 브랜드가 필요하다는 이유다.   2002년 월드컵 이후 고조된 시민 자부심과 에너지를 서울에 대한 공동체 의식으로 승화하기 위해 만들어진 첫 슬로건 ‘하이 서울’이 나온 이래, 사실 국내의 도시 브랜딩 슬로건이 이토록 세간에서 관심의 대상이 된 적이 없다. 2015년에 시작해 개발에만 1년의 세월이 소요된  I·SEOUL·U의 개발과정은 민주적이고 투명해 보였다. 16만 147건에 달하는 시민들의 공모를 받고, 10만명 이상의 사전 온라인 투표를 거쳐, ‘천인회 현장 심사단’, 전문가 심사단의 투표점수를 합산해 선정한 보텀업(bottom-up)방식으로 이루어져서 그런 자평을 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런데 슬로건은 나오자마자 서울 시민은 물론이고 온 국민에게 논란의 대상이 되었다. 더 분명히 말하면, 도입 초기엔 숱한 논란과 함께 대부분 부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영어인데 문법에 맞지 않는다는 점, 의미가 모호하다는 점, 그리고 디자인 자체의 매력도가 낮다는 점 등이 문제로 제기됐다. 조롱에 가까운 패러디도 많이 등장했다.    당시 전세대란이 일어나자 집주인이 I seoul U(나는 너의 전세금을 올렸으면 해)라고 말하고  세입자는 Don’t Seoul me please(제발 전세 올리지 마세요)로 답하는 SNS상에서 슬로건을 패러디한 글은 대표적이다. 거기에 더해  오픈 소스 방식이라 사람들에 의해 제2의 창작이 가능하다는 점은 도시의 부정적 이미지와 연결, 당시 재정이 파탄 났던 인천, 교통지옥인 강남도 같은 형식으로 조롱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I Incheon U’는 ‘당신을 파산시키겠어’로, ‘I am Gangnamed’ ‘나 차 막혀 꼼짝 못 해’로 패러디된 것이다.   I·SEOUL·U가 이제야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다는 것은 늦은 감이 없지 않다. 당시 서울의 브랜드 슬로건을 둘러싼 논란을 보면서, 브랜드 전문가의 입장에서 한편으로 브랜딩의 중요성을 일반인들도 인식하는 계기가 된 것 같아 기뻤지만, 다른 한편으로 입맛이 씁쓸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당시 새로운 브랜딩 탄생은 이전의 그것과는 다른 혁신적인 과정이 있었다. 시민들의 참여, 그리고 SNS 시대에 걸맞은 오픈 소스방식이라는 점등은 새로웠지만, 서울이라는 브랜드가 가진 핵심가치를 전달하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컸다.      ━   추가 설명이 필요했던 'I·SEOUL·U'    브랜딩의 본질은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강렬한 인상(이미지)’을 남기는 것이다. 그런데 시민들의 의견을 많이 듣는 과정에 충실 하다 보니 본질에 대한 성찰이 빠져 버린 느낌이다. ‘너와 나의 서울’이라는 설명이 있으나, 매번 설명해야 하는 슬로건은 커뮤니케이션 비용이 들어간다. ‘나는 당신을 서울한다.’는 직역의 의미는 보는 사람이 서울을 동사로 받아들여 그들이 경험한 서울의 느낌을 각자가 다양하게 긍정적으로 표현하기를 원했던 것으로 미루어 짐작은 된다. 예컨대 ‘사랑하다’, ‘연결하다’ 등의 동사로 등치(等値) 되기를 원했다.    그런데 문제는 서울의 이미지는 긍정적 동사로도 표현되지 못했고, ‘전세금 올리겠어’, ‘나는 너를 재개발 시킬 거야’ ‘나는 너를 복잡하게 만들 거야’, 나는 너를 지하철 지옥에 가둬놓겠어‘와 같은 서울살이의 애로사항이 동사의 주를 이룬 것이다. 이럼에도 최종 심사에서 그 많은 전문가 심사위원들은 만장일치로 I·seoul·U의 손을 들어 줬다고 하니 과정의 순수성에 대한 강변이 의심스럽기도 했다는 것이 필자의 솔직한 기억이다.     또 다른 기억은 도시 브랜딩의 목표 고객은 시민만이 아니라는 것을 잊은 것 같았다. 서울을 찾는 외국 관광객, 다른 지역의 국민, 서울에서 비즈니스를 영위하는 각종 비즈니스 주체들…. I·SEOUL·U는 이들에게 지난 7년간의 천문학적 커뮤니케이션 비용을 통해 어떤 긍정적 인상으로 남았는지 묻고 싶다.     옹호론자 들은 이번 서울의 도시 브랜딩 교체를 두고 지금까지 공을 들여 만들어 놓은 인지도가 하루아침에 사라지고 새로운 브랜딩을 위해 예산 낭비를 한다는 우려를 한다. 물론 기억에 남는 좋은 브랜딩은 일관성과 지속성이 뒷받침 되어야 한다. 브랜딩을 잘하기로 유명한 코카콜라 회장에게 그 비결을 물었다고 한다.    회장은 3가지가 있다고 답했다. “첫째는 consistency(일관성), 둘째는 consistency(일관성), 셋째는 consistency(일관성)”이라고 답했다고 한다. 좋은 브랜딩의 조건은 브랜드의 핵심가치를 지겹도록 지속적이고 반복적으로 전달하는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I·SEOUL·U도 예외는 될 수가 없다.    문제는 여기에 일관되게 가져갈 수 있는, 브랜드로서 서울이 추구하는 가치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아무리 멋진 디자인의 제품이라도 속이 비어 있는 깡통은 발길질의 대상이 될 뿐이다. 코카콜라가 수십 년 동안 일관성을 가지고 추구한 가치는 ’행복‘(happiness)인 것을 그 일관성을 통해 우리는 잘 느끼고 있다. 이 역시 소비자의 참여와 연결을 통해 확산이 되었고, 매년 새로운 글로벌 크리에이티브로, 때로는 그 국가의 정서에 맞는 로컬 크리에이티브로 ’행복‘을 일관되게 그렇지만 새롭게 소비자에게 전달되고 있다.   그렇다면 새로운 서울의 브랜드 전략 수립은 어떤 기준을 가지고 만들어야 할까. 무엇보다 먼저 서울의 브랜드 가치를 재정립해야 한다. 시민을 비롯한 브랜드의 이해 관계자들의 지지와 동의가 바탕이 된 정체성의 바탕 위에 ’남다른 자기다움‘을 만들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 가치는 자치단체장이 바뀌더라도 적어도 향후 20년간 지속적이고 일관성 있게 유지 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두 번째로 그 핵심 가지는 시 정부의 정책과도 연결되어 실체적으로 내부 고객과 외부고객들이 체감할 수 있는 실체(substance)와 연결되어야 할 것이다. 세 번째로 시 공무원(내부고객)들에 대한 내부 브랜딩이 중요하다. 새로운 브랜드 전략을 통해 만들어진 브랜드 가치가 시민들에게 전달 되기 위해서는 시 공무원 개개인이 브랜드가치를 체화시켜 실천하는 노력을 보여 주어야 한다. 아무리 좋은 브랜드 가치도 고객 접점에서 실천되지 않으면 멋진 구호와 디자인이 될 뿐이다.    네 번째는 브랜드 관리 체계다. 매년 성과 지표를 만들고 매년 그것을 측정해 개선점을 발굴하고 피봇팅 해야 한다. 완벽한 브랜드 전략은 없다. 시대와 상황이 바뀜에 따라 개선해야 한다. 전체 시 공무원 개개인의 성과지표에도 반영되어야 하며 시장이 바뀌어도 그 일관성이 유지되어야 진정한 시민의 브랜드가 될 것이다. 다섯 번째,  새로운 상징과 슬로건은 민간이 연결된 지속가능한 플랫폼으로 발전되어야 한다. 시민의 참여를 통한 확산과 재창조가 가능한 새로운 구조의 비즈니스 공동체를 만들어야 한다.       ━   슬로건 왕국, 대한민국     가만히 들여다보면 대한민국은 슬로건의 왕국이다. 2002년 이래 정권이 바뀔 때마다 우리는 국가브랜드 슬로건을 만들었다. 다이내믹 코리아를 거쳐, ’크리에이티브 프랑스‘와 같아 논란이 있었던 ’크리에이티브 코리아‘, 한편으로는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했다지만 관광브랜드 슬로건이라는 것도 있다 ‘Sparkling Korea’, Korea Be Inspired, Imagine your Korea….    어디 그뿐인가. 서울의 각 구도 구청장이 바뀔 때면 새로운 브랜드 슬로건을 만든다. 지방의 대도시, 중소 도시도  마찬 가지다. 국민은 혼란스럽고 그 혼란의 핵심에는 일관성과 지속성이 없는 일회성 전시행정이 있다. 하나의 도시 브랜드 슬로건이 도시의 모든 문제를 해결해 주지는 않는다. 그러나 도시의 내부고객과 외부고객으로부터 사랑받는 ‘남다른 자기다움’의 가치를 담은 슬로건은 일관성과 지속성이라는 양식을 먹으면 도시를 바꾸는 거대한 에너지가 되고 그것은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인다.   ※필자는 칼럼니스트이자 한신대 IT 영상콘텐츠학과 교수다. 광고회사와 공기업, 플랫폼과 스타트업에서 광고와 마케팅을 경험했다. 인도와 미국에서 주재원으로 일하면서 글로벌브랜딩에 관심을 가졌고 공기업 경험으로 공기업 브랜딩, AR과 플랫폼 기업에 관여하면서 플랫폼 브랜딩을 연구하고 있다. 최근에는 2023년 서울에서 열리는 ADASIA 사무총장으로 대회를 준비하고 있다.  허태윤 칼럼니스트서울 'I·SEOUL·U 브랜딩 허태윤 허태윤브랜드스토리 1643호(20220711)

2022-07-02

포켓몬빵 신드롬이 생긴 네가지 이유 [허태윤 브랜드 스토리]

      대한적십자사가 심각하게 부족한 혈액 난을 해결하기 위해 포켓몬 빵에 도움을 구했다. 심각한 혈액 난 해결을 위해 빵 만드는 기업에 구원을 요청한 것이 얼핏 이해가 어려울 수 있지만, 자세히 이야기를 들어보면 고개가 끄덕여진다. 한 네티즌이 적십자사가 코로나 발 혈액 부족을 겪는다는 말을 듣고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포켓몬 빵’ 제조 기업인 SPC 삼립식품에 포켓몬 빵을 헌혈 후 간식용으로 제공할 것을 제안했다는 것이다.     빵을 사기 위해 편의점 ‘오픈런’ 현상을 만들고 10시간씩 대형마트 앞에서 텐트 노숙을 하며 기다리는 열풍을 긍정적 사회현상으로 만들자는 아이디어는 실제로 적십자사와 SPC 삼립식품에 의해 내부적으로 논의되었으나 현실화되지는 못한 것으로 보인다.     심각한 물량 부족을 이유로 실제적인 검토는 어려웠지만 절묘한 아이디어였다. 적십자사로서는 포켓몬 빵을 헌혈 후 조혈을 위한 영양식으로 무료 제공하면 젊은 층의 헌혈이 크게 늘 것이고, SPC는 오너 3세의 마약 투약 혐의 등으로 인한 오너리스크, 일감 몰아주기, 노조탄압 등 최근에 만들어진 부정적 브랜드 이미지를 희석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다.       ━   본질은 웩더독(Wag the Dog) 마케팅     실현이 되지 않았음에도 이 아이디어가 언론과 SNS에서 주목을 받았던 이유는 바로 ‘포켓몬 빵’에 대한 일종의 사회현상 때문이다. 출시된 지 불과 40일 만에 1000만개가 팔린 포켓몬 빵에 얽힌 일화는 수도 없이 많다. BTS의 리더 RM의 부모님이 편의점을 전전하며 그가 원하는 포켓몬 빵을 사러 다니는가 하면, 이를 보다 못해 RM이 직접 SNS를 통해 ‘더 많이 팔아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어떤 편의점주는 포켓몬 빵 불매운동을 벌여 화제가 되기도 했다.     ‘없으면 없다고 고객에게 욕먹고, 하루에 두 개 들여와서 (없다고) 또 욕먹느니 차라리 안 팔고 말겠다’라는 것이 불매 선언의 이유다. 1천500원짜리 빵을 사면 제공되는 ‘띠부띠부씰’을 30배가 넘는 5만 원의 웃돈을 지급하고 샀다는 중고마켓의 거래도 화제다. ‘품절 대란’을 넘어서 ‘신드롬’이 일고 있다.   그런데 포켓몬 빵 열풍은 세상에 없었던 빵 맛 때문도 아니고 가성비가 좋아서도 아니다. 빵을 사면 제공하는 사은품 격인 ‘띠부띠부 씰’(떼었다 부쳤다 하는 씰의 줄임말)때문이다. ‘띠부씰’은 빵과 함께 무작위로 제공되는 일종의 스티커로 포켓몬에 등장하는 캐릭터 159종을 소재로 만든 것이다.     자연스럽게, 모든 씰을 모으는 것은 일종의 게임이자 컬렉션 아이템이 되었고, 이 씰을 구하기 위해 빵은 날개 돋친 듯 팔리고 있다. 개가 꼬리를 흔드는 것이 아닌, 꼬리가 개의 몸통을 흔드는 이른바 ‘웩더독’(Wag the Dog) 마케팅인 것이다. 16년 전 처음으로 포켓몬 빵이 나왔을 당시에도 띠부띠부씰의 인기는 굉장했다. 당시는 151종이었던 이 씰을 모두 모으기 위해 빵을 구매한 뒤 씰만 빼고 남은 빵은 전부 버리는 경우가 허다해, 사회 문제가 되기도 했던 것은 기억을 돌려보면 어렵지 않게 떠올릴 수 있다.     하지만 요즘에는 씰 뿐만 아니라 빵 자체도 귀해서 당근마켓이나 중고나라 등에서 빵이 활발히 거래돼, 버려지는 빵은 거의 없다. 1개에 불과 1500원인 빵을 사면 사은품으로 주는 스티커를 구하기 위해 편의점 배송 차량이 오는 시간인 밤 10시에 편의점 앞에 기다리다가, 그래도 순서가 오지 않으면, 살 수 있는 편의점이 나올 때까지 배송 차량을 따라가는 기현상도 일어나고 있다, 심지어 희소 ‘씰 아이템’의 경우 중고 시장에서 빵값의 30배를 주고 스티커만을 구매하는 이유를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사실 ‘웩더독’ 마케팅은 맥도널드와 스타벅스 같은 브랜드들이 이미 쏠쏠한 재미를 봤던 전략이다. 맥도널드는 1979년부터 수십 년간 지속해서 이런 웩더독 마케팅을 전개해 왔다. 해피밀 메뉴를 주문한 어린이 고객들을 위해 당시에 유행하던 캐릭터 굿즈를 무료로 제공하는 마케팅을 시즌별로 아이템을 바꿔가며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한국에서도 슈퍼마리오 피규어가 맥도널드 점포 앞에 어린이는 물론 어른아이(키덜트)들을 줄 세웠던 기록이 있다.     스타벅스는 매년 여름 휴가 시즌과 연말에 굿즈를 구매 마일리지에 따라 제공해 왔다. 그 중 매 17잔마다 주는 여름 휴가백을 구하기 위해 한사람이 무려 374잔을 주문하고 자신은 한잔 만 마신 후 모두 두고 나온 일화는 2020년 여름 내내 논란이 되었다.     이마트24 편의점도 지난해 도시락을 사면 삼성전자, 네이버, 현대차 등 10개의 상장사 주식을 증정하는 주식 도시락으로 주식 열풍에 빠진 MZ세대들을 저격해, 하루 만에 모든 도시락이 동이 나게 한 것으로 유명하다. 도시락 가격은 4900원이었고 증정 주식 중 가장 비싼 주식인 네이버가 40만원 가치가 있었으니 운만 좋으면 8000%넘는 차익을 기대할 수 있었던 ‘대박’ 도시락이었다.     OTT ‘왓챠’가 이마트 24와 콜라보 한 ‘왓챠 팝콘’ 역시 ‘웩더독’의 사례로 손꼽히는 경우다. 개당 2000원에 세 가지 맛의 팝콘과 함께 왓챠 서비스를 최소 2주, 최대 3개월 동안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프리미엄 이용권을 ‘꽝’ 없이 100% 담은 마케팅으로 한 달 만에 모든 재고를 소진했다고 한다.       ━   팍팍한 현실 속 어린 시절로의 타임슬립     ‘포켓몬 빵 신드롬’의 원인은 우선 불황기에 전형적으로 나타나는 레트로(복고) 심리를 저격한 데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빵의 주 고객인 2030에게 ‘진로 이즈백’이나 ‘곰표’의 레트로는 본인이 직접 경험하지 못했던 막연한 과거로부터의 복고 감성이지만, 포켓몬은 자신이 경험했던 구체적 과거 속의 특별한 복고 감성이다. 어린 시절 포켓몬 애니메이션에 빠졌던 이들은 ‘포켓몬고’를 통해 게임으로 포켓몬의 기억을 소환했던 대학 시절을 지나, 이제는 당당한 소비의 주체로 성장했지만, 코로나로 인해 갑갑하고, 불황으로 인해 녹록치 않은 현실을 마주하고 있다. 그런데 1500원만 주면 살 수 있는 포켓몬 빵은 본인을 고민 없고, 걱정 없던 어릴 적 시절로 타임슬립(시간여행) 시켜주며 잠시나마 안정감과 포근함을 느끼게 한 것이다.     두 번째는 단순한 컬렉션을 넘어 띠부띠부씰이 가지고 있는 게이미피케이션의 요소를 들 수 있다. 운에 따라 어떤 캐릭터 씰을득템 하는가는 같은 가격에 구매하더라도 각각의 ‘포켓몬빵’은 다른 현실 가치로 환원된다. 중고 시장에서의 리세일 벨류가 그렇게 잠정가치를 인식하게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자신이 구매하는 포켓몬 빵은 일종의 대박심리를 자극하는 장치로서 ‘랜덤박스’의 역할 한다. 이러한 장치는 마치 복권의 당첨확률을 높이기 위해 여러 장의 복권을 사는 심리와 유사하기 때문에 제품의 본원적 가치와는 별개로 한 사람이 여러 개의 제품을 구매하게 한다. ‘안 산 사람은 있어도 한 개만 사는 사람은 없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세 번째는 일종의 밴드웨건 효과로 해석할 수 있다. 갑자기 20·30세대들의 관심이 몰리면서 유행에 동조해 동질감의 확인과 충족을 통해 관계에서 소외되지 않으려는 심리가 작동한 측면이 있다.     네 번째는 포켓몬 캐릭터들이 가지고 있는 경쟁력이다. 하나하나의 캐릭터 디자인은 몬스터지만 스티커로 주머니에 넣어 다니고 싶을 정도의 귀여운 감성을 가지고 있다. 귀엽고 매력적인 캐릭터들은 현실 속에서 고단한 하루를 보내는 2030들에게 소소한 위로를 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   본원적 가치 없는 제품은 지속 불가능   분명 포켓몬 빵 신드롬은 과거 어떤 웩더독 마케팅 사례보다 많은 기록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논란은 있다. 과연 이 현상이 언제까지지속할지에 대한 의문이다. 스타벅스의 사례는 커피라는 제품의 본질적 가치가 건재한 상태에서 계절적 프로모션의 형태로 굿즈를 제공했고 그 굿즈가 제품의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할 정도의 고품질이면서 한정판이란 이유로 큰 인기를 끈 경우다.   그런데 포켓몬 빵의 경우, 구매의 주된 이유가 빵이라는 제품 본질에 있는 것이 아니고 ‘띠부띠부씰’이라는 일종의 사은품에 더 큰 비중이 있다. 스타벅스의 경우, 사은품에 대한 고객 반응이 식더라도 제품의 본질적 가치와 브랜드 가치에 의해 지속성을 가진다.     그러나 포켓몬 빵의 경우, ‘띠부띠부씰’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은 수집과 소장의 열기가 식으면 낮아질 수밖에없다. (적어도 포켓몬에서 새로운 애니메이션 시리즈가 지속해서 나와 세계관과 에피소드의 다양성이 더 넓어지기 전까지는말이다) 제품의 본질적 가치보다는 부가적 가치로 제품과 브랜드가 얼마나 지속 가능할지 의문이 제기된다.     몸통 없이 꼬리만 존재하는 개는 없기 때문이다 SPC 삼립이 이런 품절대란에도 생산설비를 쉽게 늘리지 못하는 것도 아마 같은 이유일 것이다. 그래서 단기간은 품절로 인한 소비자의 오픈런은 계속될 것으로 보이지만 그 끝을 짐작하는 것은 어렵지 않은 일이다.    ※필자는 칼럼니스트이자 한신대 IT 영상콘텐츠학과 교수다. 광고회사와 공기업, 플랫폼과 스타트업에서 광고와 마케팅을 경험했다. 인도와 미국에서 주재원으로 일하면서 글로벌브랜딩에 관심을 가졌고 공기업 경험으로 공기업 브랜딩, AR과 플랫폼 기업에 관여하면서 플랫폼 브랜딩을 연구하고 있다. 최근에는 2023년 서울에서 열리는 ADASIA 사무총장으로 대회를 준비하고 있다.  허태윤 칼럼니스트포켓몬빵 신드롬 SPC 허태윤브랜드스토리 1630호(20220411)

2022-04-09

나이키가 유통공룡 ‘아마존’을 버린 까닭은 [허태윤 브랜드 스토리]

      “소비자와 직접 관계를 맺을 것이다.” 나이키가 2019년 11월 세계 최대의 온라인 쇼핑몰 아마존을 떠날 때 한 말이다. 아마존에는 더는 직접 제품을 공급하지 않겠다고 한 것이다. 다른 말로 유통 전문가를 제치고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를 하겠다는 D2C (Direct to Customer) 선언이다.     브랜드가 유통을 이겨본 적이 별로 없는 마케팅 역사를 보았을 때 나이키를 향한 우려의 시선은 이상하지가 않았다. 나이키의 선택은 확실히 모험이었기 때문이다. 그도 그럴 것이 상대는 다름 아닌 세계 최고의 온라인 상거래 업체인 아마존이기 때문이다.     당시 나이키의 아마존 의존도는 온라인 매출의 50% 이상을 차지할 정도였다. 그런데 2년이 지난 지금, 나이키의 선택은 ‘신의 한 수’라는 것이 증명됐다. 코로나19팬데믹이 막 시작될 즈음의 결단이었기에 온라인 매출의 증가는 당연한 것으로 평가할 수도 있겠지만, 그로부터 1년 뒤인 2020년 9~11월, 매출은 9%가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30% 증가한 15억 달러(약 1조6300억원)를 기록했다.   거기에 D2C 매출은 43억 달러(약 4조7000억원)로 전년 대비 32% 신장했고, 온라인 판매는 84% 급증했다. 코로나19의 여파로 오프라인 점포를 폐쇄하면서 3~6월 매출이 36% 폭락하고 6~8월 매출이 1% 가까이 떨어졌지만, D2C 채널인 온라인 판매가 증가하면서 반전에 성공한 것이다. 전체 제품의 30%를 베트남에서 생산하는 나이키는 코로나로 인한 공급망 관리의 어려움으로 매출이 주춤했던 지난해에도 D2C의 비중은 전체 매출에서 40%를 차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이키는 단순히 유통마진을 줄여 이익을 더 얻기 위해 그랬을까.   플랫폼 시대가 오자 전자상거래 플랫폼들은 이용자들의 정보를 인공지능 등을 통해 분석하고, 분석된 자료를 바탕으로 고객의 일상을 장악하는 전쟁을 벌이고 있다. 이 전쟁에서 실제 제품을 만들어 플랫폼에 공급하는 제조업들은 고객 경험을 플랫폼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더 싼 제품이 나오면 브랜드는 언제 쫓겨날지 모르는 신세가 된 셈이다. 브랜드와의 교감을 통해 팬덤을 만들고 직접적이고 지속적인 관계를 형성하는 것이다.     나이키가 D2C 전환을 통해 유통비용을 줄이고 이익구조를 바꾸는 것이 일차적인 기대효과가 아닌 이유다. 나이키가 D2C 전환을 통해 성취하고자 하는 목표는 자사몰에판매 채널을직접 구축하는 것을 넘어 신규고객을 확보하고 고객과의 직접적이고 지속적인 관계를 만드는 것이다. 그리하여 온·오프라인이 연계된 경험을 제공하는 이커머스 체계를 기반으로 종합적인 마케팅을 펼치는 것이다.     다시 말해 고객데이터를 직접 관리 함으로써 브랜드에 대한 고객 경험의 차원을 기존의 플랫폼을 통한 유통망과는 완전히 차별화하기 위함이다. 나이키는 2019년에 이를 위해 빅 데이터 기반 수요예측 분석기업 셀랙트(Celect)를 인수하고, 21년에는 데이터 통합 플랫폼 스타트업인 데이터로그(Datalogue)를 인수하는 등 D2C를 통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 사활을 걸었고, 그것은 지금도 진행 중이다.     이런 노력에 힘입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나이키 플러스’의 회원 수는 2억5000만명(2021년 기준)을 넘겼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들은 나이키 웹사이트(Nike.com) 이용자보다 온라인 스토어에서 3배 이상을 더 쓴다고 하니, 나이키는 D2C를 이용한 고객 경험의 혁신을 통해 고객과의 직접적 관계 형성에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   브랜드가 추구하는 'D2C', 무엇인가     D2C(Direct to Customer) 는 유통단계를 최소화하거나 없애고, 온라인의 자사 몰을 통해 소비자에게 직접 제품을 판매하는 방식을 뜻하는 유통방식으로, 갑자기 등장한 개념은 아니다. 오래전부터 제조업체들은 유통채널의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자체 온라인 몰을 구축해왔다.     그러나 모든 제품을 취급하는 미국의 아마존, 중국의 알리바바, 한국의 쿠팡 같은 대형 전자상거래 플랫폼들이 등장하면서 이들의 배송시스템과 초저가 전략을 따라가기가 어렵다 보니 지금까지의 D2C는 고객의 규모가 작은 브랜드나, 소량의 고가제품을 파는 명품브랜드에 국한되어 있었다.     그러나 아마존을 버린 나이키의 성공과 더불어 브랜드들은 D2C를 새로운 눈으로 바라보기 시작했다. 우선 D2C는 고객과의 직접거래를 통한 유통마진의 절감으로 비용을 낮출 수 있다는 매력적인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또한 브랜드가 고객과의 관계를 직접 만들고 이를 통해 충성도 높은 팬덤을 만들 수 있다는 더 큰 장점이 있다. 세 번째로 고객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다는 가장 큰 매력이 있다.     디지털시대의 데이터는 돈이자 자산이다. 개인화된 구매 데이터를 통해 구매행태를 분석하고 개인 맞춤형 마케팅을 통해 고객을 단골로 만들 수도 있고, 하나 살 것을 두 개 사게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런 좋은 점이 많은데 왜 많은 브랜드는자사몰을 통한 D2C 마케팅에 쉽게 투자하지 못할까. 고객 관리를 직접 하는 것에 따른 투자가 만만치 않다. CRM(Customer Relationship Management: 고객관계관리)과 직접적인 CS(고객 만족 서비스)에 많은 투자가 동반되기 때문이다.  또한 브랜드 충성고객을 만들 수 있는 실력과 자본이 뒷받침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실 나이키의 D2C 전환은 일반 브랜드에 적용하기가 쉽지 않다. 나이키의 성공은 이미 오래전부터 온라인플랫폼에 대응하기 위해 고객 DB분석을 차근차근 준비를 해왔고, 전 세계에 수억 명의 브랜드 팬덤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반론에 크게 이론을 달수가 없다. 그렇다면 브랜드 팬덤을 가지지 못한 브랜드는 D2C전환이 불가능할까.     2014년에 설립된 우리나라 D2C 기업 '에이피알'이라는 기업은 브랜드 충성도가 높은, 다수의 고객이 없음에도 SNS 플랫폼을 적극적으로 활용, 온라인 자사몰로 유입된 소비자들에게 제품을 판매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주요 제품군은 뷰티(메디큐브, 에이프릴스킨, 포맨트), 패션(널디), 건강기능식품(글램디)으로 5개 브랜드를 운영 중이다. '유재석 화장품'으로 유명한 메디큐브는 '더마코스메틱(보조 의약용 화장품)' 브랜드로 인체적용시험을 통해 검증된 제품만을 판매하는 품질 선언과 함께 멤버십 서비스 'M-club'을 도입하며 MZ세대를 중심으로 소리소문없이 충성고객을 확보 중이다.     남성뷰티 브랜드 '포맨트' 역시 국내 20대 향수 순위 내 유일한 대한민국 브랜드로 이름을 올리고 있으며, 지난해 12월 여성라인 향수를 출시하며 유니섹스 뷰티 브랜드로 발돋움했다. 자사몰 중심의 강력한 브랜드 파워를 바탕으로 에이피알은 작년 한 해 D2C 업계에서 가장 많은 2200억의 매출을 올렸다. 일명 ‘마약 배게’로 유명한 블랭크 코퍼레이션이란 기업 역시 중소기업으로 D2C 분야에서 성공한 곳이다. 우수한 품질의 제품 소개 영상을 재미있게 만들어 SNS에 노출하고 이를 통해 유입되는 고객들을 자사몰로 유도하여 낚였다는 의식을 못하게 할 정도로 재미있는 콘텐트를 만드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먹방 콘텐트를 통해 메뉴의 다양한 조리법과 음식정보를 공유해 3000만명 이상의 팔로워를 보유한 ‘쿠캣’또한 이 분야에서는 빼놓을 수 없는 브랜드다. 유튜브,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의 음식 콘텐트를 통해 유입된 고객들을 대상으로 콘텐트에 대한 팔로워들의 다양한 반응을 분석하고, 이들의 취향을 반영한 PB(Private Brand: 자가 브랜드) 식품을 소싱하거나 직접 만들어 자사 몰에서 판매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에 이 브랜드는 기업 가치를 1500억원으로 인정받고 있다.     ━   브랜드가 플랫폼을 이기는 법   D2C는 분명 매력적인 유통방식이다. 이를 위해 대개의 브랜드가 자사몰을 만들면 전자상거래 플랫폼들이 하는 UI, UX를 그대로 베낀다. 어떻게 하면 구매를 쉽게 하게 만들 것인가, 어떻게 하면 빨리 배송을 하고, 제품의 기능을 잘 보이게 할 것인가에 집중한다.     그런데 제품의 다양성과 구매의 편리성은 플랫폼을 이길 수 없다, 투자를 통해 구축한 어마어마한 자본의 힘으로 구축한 최고의 개발시스템과 가장 정확하고 빠른 물류 시스템을 브랜드는 (특히 중소기업은)이겨낼 도리가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D2C 도입을 성공적으로 수행한 나이키의 사례와 에이피알, 블랭크코퍼레이션, 그리고 쿠캣의 사례가 주는 공통점이 있다. 자사몰을 제품 판매를 위한 쇼핑몰이 아니라 고객의 라이프 스타일을 고려하고 그들이 좋아할 만한 콘텐트를 통해 고객이 즐기고 공유하도록 만들었다는 점이다.     제품 판매와 관련이 없어도 고객이 좋아하는 콘텐트로 시작하고 상업성을 배제한 고객의 라이프스타일 가치를 더해줄 정보와 즐거움을 지속해서 제공하라. 그 진정성을 전하는 시간을 기다리면 고객은 구매전환으로 보답한다. 제품을 팔려 하지 말고 브랜드가 가진 문화를 팔아라. 그것이 브랜드가 플랫폼을 이기는 법이다.   필자는 칼럼니스트이자 한신대 IT 영상콘텐츠학과 교수다. 광고회사와 공기업, 플랫폼과 스타트업에서 광고와 마케팅을 경험했다. 인도와 미국에서 주재원으로 일하면서 글로벌브랜딩에 관심을 가졌고 공기업 경험으로 공기업 브랜딩, AR과 플랫폼 기업에 관여하면서 플랫폼 브랜딩을 연구하고 있다. 최근에는 2023년 서울에서 열리는 ADASIA 사무총장으로 대회를 준비하고 있다.         허태윤 칼럼니스트아마존 유통공룡 나이키 플랫폼 브랜드 허태윤브랜드스토리 1628호(20220328)

2022-03-12

카카오뱅크는 왜 은행 아닌 플랫폼을 택했나 [허태윤 브랜드 스토리]

      최근 기업 브랜딩의 가장 중요한 대상은 투자자다. 전통적으로 브랜딩 대상은 소비자지만, 기업이 이익을 내는 것보다 미래 가치를 보여주는 것이 중요해진 요즘 산업의 패러다임 속에서는 투자자가 매우 중요한 브랜딩 대상이 됐다. 바꿔 말하면 기업이 투자자에게 기업 미래 가치에 대한 확고한 인식과 가치를 심어 주는 수단으로 브랜딩에 주목하는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현재 이익을 통한 지속 가능한 성장 보다, 투자자에게 미래 가치를 확신시켜 투자를 유도하고 이를 통한 고속 성장을 보여주는 성공모델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증시에 상장한 새로운 플랫폼 브랜드가 수십 년 동안 산업을 주도한 선발주자들을 압도하면서 기업 가치를 천문학적으로 인정받은 바 있다. 선발 브랜드인 ‘SM’ ‘YG’ ‘JYP’ 모두 합친 그것보다 더 큰 기업 가치를 인정받으며 증시에 상장한 ‘하이브(빅힛트 엔터테인먼트)’가 그렇고, 한국이 아닌 뉴욕 증시에 직상장하며 전통적 강자인 ‘신세계’와 ‘롯데’를 단숨에 뛰어넘어 시총 기준 대한민국 2위 기업 가치를 인정받은 ‘쿠팡’이 또 그 주인공이다. 이들이 그렇다고 기존 경쟁자들보다 기업 이익과 매출이 압도적인가 하면 그것도 아니다. 단 하나, 플랫폼 브랜드로서 미래의 기업 가치를 인정받은 것이다.       ━   카카오뱅크는 플랫폼인가?   최근 증시에 신데렐라로 등장한 ‘카카오뱅크’도 새로운 신화를 썼다. 증시에 상장하자마자 기존 업계 1위인 시총 22조의 KB금융을 가볍게 넘어 37조원의 기업 가치를 인정받았다. 카카오뱅크는 상장 전부터 논란이 컸다. 이 기업을 은행으로 볼 것인가, 플랫폼으로 볼 것인가에 따라 그 가치 평가가 극과 극을 달렸다.     은행으로 볼 경우, 업계 1위인 KB금융지주의 자산이 447조, 영업 이익이 3조 1511억인데 비해 카카오뱅크는 28조원 자산 규모에 이익이 1200억 수준으로, 현재 카카오뱅크 기업가치는 논리적으로 설명이 되지 않는다. 더구나 규제 위주의 금융정책 때문에 그 성장성은 매우 제한적이고, 모바일 은행의 프리미엄과 신생 은행으로서 인건비 우위를 고려하더라도 은행 매출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기업 금융을 하지 못하고 있는 카카오는 매출의 한계가 너무나 극명하다.       그러나 플랫폼으로 미래 가치가 인식될 경우, 결과는 완전히 다르다. 단순히 은행 수익과 매출을 기준으로 그 가치가 평가되는 것이 아니라 MAU(월간 활성 이용자 수)가 그 기준이 되는 것이다. 카카오뱅크는 국내 금융 앱 중 1600만명 MAU를 가진 국내 최대의 금융 앱이다.   카카오뱅크로 유입한 사용자를 대상으로 할 수 있는 금융비즈니스 모델은 그 확장성 측면에서 미국의 페이팔(기업가치 377조), 스퀘어(기업가치 148조), 중국의 동방재부(중국의 로빈후드로 불리는 비대면 주식플랫폼, 기업가치 60조)처럼 될 수 있다는 것에 무게를 둔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우리가 상상하는 뱅킹 서비스를 넘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결론부터 말하면 카카오뱅크의 상장비결은 투자자에 대한 성공적 인식 전환을 통해 기업을 은행이 아닌 금융 플랫폼으로 브랜딩하는 데 성공한 것에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카카오뱅크의 플랫폼으로서 투자자 브랜딩은 하루아침에 된 것이 아니다. 출발부터 플랫폼이라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 기존 금융산업과는 완전히 다른 혁신을 이어왔다.       ━   쉽고 편한 UX(사용자경험) 혁신   우선 플랫폼 이용자와 액티브 사용자를 늘이는 전략이 기존 파이프라인 은행과 달랐다. 2017년 7월 ‘모바일 온리’를 내걸고 모바일뱅크로 첫 서비스를 시작할 때 12시간 만에 18만7000 좌가 개설됐다. 몇 개월 먼저 서비스를 시작한 K뱅크 기록을 9배 넘겼고, 시중은행이 전국 수백 개 지점의 직원들을 동원해 1년 동안 앱을 깔아 달라고 애원해서 얻은 고객 수를 오프라인 지점 하나도 없이, 영업사원 1명도 없이, 단 하루 만에 이런 결과를 만들었다.     첫 번째 비결은 쉽고 편한 사용자경험(UX:User Experience) 설계에 있다. 카뱅 앱에 대한 고객 반응은 ‘쉽다’ ‘재미있다’ ‘편하다’였다. 설명을 듣지 않아도, 지점에 가지 않아도, 직관적으로 더 빠르게 스스로 계좌를 개설하고 융자도 받을 수 있는 뱅킹, 공인인증서도 필요 없는 편한 뱅킹, 클릭이 많이 필요 없는 뱅킹...그밖에도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과 연계한 셀 수 없을 정도의 재미있는 새로운 시도들이 고객들로부터 환호를 받았다.     고객 중심 UX 탁월함은 은행 중심의 기존 서비스에서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모바일 뱅킹 서비스 기준이 되면서 단기간에 사용자가 찾고, 머무는 플랫폼의 본질적 경쟁력을 만들었다. 이런 다른 인식의 출발은 기존 금융권에서는 유래를 찾아볼 수 없는 리눅스(LINUX)를 운영체계로 채택하게 했다. 리눅스 운영체계는 온라인에 무료로 공개되는 운영체계로 소스가 공개돼 있어 새로운 아이디어가 쉽고 빠르게 적용되고, 설치는 물론 유지 보수비용을 획기적으로 절감할 수 있었다. 시스템이 안정적이고 폐쇄적이라 보안에 강하다는 이유로 유닉스(UNIX)라는 운영 체계(OS)가 국내 금융산업에 철옹성같이 군림해왔는데, 전체 직원 중 40%가 IT 개발자로 기존 은행들과는 DNA가 다른 ‘카뱅’은 이런 금기를 깨면서도 유연하고도 안정적인 OS의 과감한 채택으로 무려 1300억원 가까운 비용을 절감했다.     이렇게 절감된 비용으로 카뱅은 혜택을 고객에게 돌렸다. 송금수수료를 없애고 ATM기의 수수료도 없앴다. 시중은행이 고객을 상대로 소액송금 수수료 장사를 할 때 카뱅은 눈앞의 작은 이익에 집착하지 않고 과감하게 확산전략을 도입한 것이다. 카카오톡, 카카오택시와 같이 수익보다는 무료 서비스로 전 국민을 사용자로 만들고, 수익모델을 나중에 접목한 전형적 플랫폼의 확산 전략을 사용했다.     카뱅이 시중은행과 달리 눈앞 수익보다 미래 가치를 올리기 위해 노력한 결과는 곳곳에서 보인다. 자산은 많지 않지만 가까운 미래에 금융소비 핵심에 서게 될 MZ세대에 집중하는 것도 같은 이유다. 특히 기존 금융의 고정 관념을 뛰어넘는 ‘모임 통장’ ‘26주 적금’을 비롯해 10대를 타깃으로 한 ‘카카오뱅크미니’등은 MZ세대의 열렬한 지지를 받으며 카뱅 이용자의 60%가 왜 2030세대 인지를 확인시켜줬다.     2018년, 사적 모임이 활발한 한국사회 특성을 감안해 만든 ‘모임통장’은 올해 2월 기준, 이용자 수가 850만명에 이를 만큼 성공적이다. ‘모임통장’은 ‘함께 쓰고 같이 본다’를 모토로 ‘모임의 총무 역할을 통장이 대신해준다’는 아이디어로 출발했다. 카카오톡에만 가입돼 있으면 모든 회원이 통장 개설 없이도 회비통장을 마음대로 볼 수 있게 함으로써 회비관리의 투명성을 올려주고, 통장이 없는 사람들이 카카오뱅크를 체험하게 해 카카오뱅크 인지도와 혁신적 이용자 경험을 확산시키는 데 큰 역할을 했다.      ‘26주 통장’은 1%대의 이자로 사실상 마이너스 금리를 줘, 고사 직전이던 소액 정기 적금의 고정 관념을 깨버린 히트 상품이다. 이 상품은 시중은행 적금이 1년 단위의 만기(滿期)만을 운영하다 보니, MZ세대가 정작 쓰고 싶을 때 적금을 해약해 손해를 보는 구조에 주목했다. 거기에 낮은 이자율도 문제였는데, 은행으로 유입된 고객을 신규고객으로 유치하고 싶어 하는 제휴사를 끌어들이는 파트너 적금방식으로 해결했다. 이자를 제외하고 가입금액에 따라 파트너사가 최대 10%에 가까운 구매 혜택을 주는 만큼 포인트나 이커머스식 혜택에 익숙한 MZ세대에 폭발적인 인기를 얻으며 기존 은행들을 긴장시켰다. 첫 ‘26주적금’의 파트너는 이마트였다. 2주 만에 56만좌가 개설됐고, 다음으로 마켓컬리는 24만좌가 개설됐다. 최근 SPC그룹과 만든 ‘26주 적금 해피포인트’ 계좌는 이틀 만에 15만좌를 기록해 이마트의 56만좌 기록을 깰 기세다.     14세에서 19세의 Z세대를 타깃으로 한 ‘미니뱅킹’ 역시도 기존 은행의 허를 찌르는 한 수였다. 주민등록증도 없고, 계좌도 없는 10대들에게도 가상 계좌를 이용해 모두가 ‘엄카’(엄마카드)를 쓸 때, 내 카카오 캐릭터로 멋지게 디자인된 ‘내 카’(내 카드)를 쓰는 ‘쿨한 나’를 만들어 줘 14~19세 인구의 40%(85만명)가 이 카드를 발급받게 했다. 입출금, 더치페이, 온·오프라인 결제, 교통카드가 가능한 금융서비스를 카뱅 UX로 시작한 이들이 성인이 돼 익숙하게 이용하게 될 금융서비스는 물어볼 필요가 없다. 이른바 록인(Lock-in) 효과(전환비용으로 인해 기존 상품을 계속 사용하게 하는 효과)이다.      ━   플랫폼으로서 확장성 검증은 이제부터   IPO 성공으로 30조원 대의 기업 가치를 인정받아 가볍게 업계 1위를 따돌리고 신데렐라로 등장한 카카오뱅크는 우선 투자자들로부터 플랫폼 브랜드로서의 미래 가치를 인정받은 것으로 보인다. 지난 4년이라는 짧은 속에 보여준 누구도 시도하지 못했던 혁신과 가능성을 기반으로 만들어낸 투자자에 대한 브랜딩의 승리다.     그러나 뱅킹사업 실적대비 플랫폼 사업의 실질적 기여도는 8% 정도로 아직 미미하다. 카카오뱅크가 짧은 시간에 이룬 성과는 분명 눈부시기는 하나, 아직 증명해야 할 것은 적지 않다는 말이다.     다행스러운 것은 최근에 금융 플랫폼으로서 시도한 2금융권 연계 대출과 신용카드 모집대행, 주식연계 계좌 개설 등의 서비스가 확장의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다. 금융 플랫폼으로서 국내 최대의 MAU를 보유한 카뱅이 뱅킹 서비스로 확보한 고객을 증권 서비스, 방카슈랑스, 이커머스, 자산 관리 서비스 등으로 단계적 확장을 도모하려는 로드맵을 차곡차곡 실천한다면 명실상부한 플랫폼 금융기업으로서 세계에서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성공을 만들어나갈 것 같다.     그러나 투자자에게 약속한 대로 금융플랫폼으로서의 확장성을 보여주기 위해 넘어야 할 산은 높고도 험하다. 규제중심의 정부정책은 기존 산업과의 형평성을 이유로 카카오뱅크에도 적용될 수밖에 없는 수많은 이유가 있다. 시가총액기준 우리나라 5대 그룹에 속해 버린 카카오가 ‘금산분리’정책의 칼끝에서 카카오는 되고 삼성은 안 되는 이유를 어떻게 피해 갈지도 지켜볼 대목이다.       ※ 허태윤 필자는 칼럼니스트이자 대학교수다. 제일기획과 공기업, 플랫폼과 스타트업에서 광고와 마케팅을 경험했다. 인도와 미국에서 주재원으로 일하면서 글로벌 마케팅에 관심을 가졌고, AR과 플랫폼 기업에 관여하면서 플랫폼 기업의 브랜딩을 연구하고 있다. 한국외국어대 광고학 박사학위를 받았고, 현재 한신대 평화교양대학 교수다.    허태윤 칼럼니스트

2021-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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