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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산업 말살 vs 미래 먹거리”…‘대체육’ 대체 어쩌란 말인가

      고기인 듯 고기 아닌 고기 같은 ‘대체육’. 밥상 위 대체육 논쟁의 열기가 여전히 뜨겁다. 지난해 12월 초 식물성 대체육이 한 마트의 축산 코너에 등장하자 축산업계는 강한 반발에 나섰고, 대체육을 식량난 해소와 탄소중립의 주역으로 보고 있는 학계와 산업계는 답답함을 호소했다.     대체육은 고기인가 아닌가. 대체육은 탄소중립에 어떤 기여를 할 수 있는가. 축산업계와 학계를 각각 대표하는 정승헌 한우정책연구소장과 류기형 공주대 교수(식품공학과)를 만나 그들의 입장을 지상토론 형식으로 꾸며봤다.   ‘대체육’이란 명칭이 적합한가.   정승헌 소장(이하 정):     대체육에 ‘고기’라는 단어를 넣는 것은 학술적으로나, 과학적으로나, 법률적으로나 적합하지 않은 용어다. 현행법상에서 정의하는 ‘고기’는 가축을 ‘가축을 키워서 도축해 얻어진 근육’을 말하기 때문에 대체육을 고기라 부르는 것은 정당하지 않다. 미국에서는 대체육 대신 ‘이미테이션 푸드’, 모방·유사식품이라 부르고 있다.      류기형 교수(이하 류): 대체육은 고기와 같이 유사한 질감과 고기를 조리했을 때 나오는 색과 맛을 가진 대체식품을 뜻한다. 대체육은 최종 식품을 만들기 위한 중간 소재다. 이러한 정의로 언급될 경우 ‘고기’란 단어가 들어가야 한다고 본다. 최종 식품에서는 ‘식물성 패티’나 ‘식물성 불고기’처럼 원료를 명확하게 언급해야 하고, 대체육 대신 ‘대두조직화 단백질’이란 명칭을 사용할 수 있다. 정부와 산업체, 학계가 협의체를 구성해 기준을 세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대체육을 고기로 볼 수 있는가.   정:   대체육을 고기의 영역으로 보는 것은 옳지 않고, 수용성도 높지 않다. 마트 축산 코너에서 대체육을 판매하고 있는 것은 소비자에게 잘못된 정보를 제공하고 있는 행위로 도덕적으로 비난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대체육을 판매해야 한다면 마트에 식물성 식품 전용 코너를 마련해 그곳에 진열해놓는 것이 옳다. 소비자들에게 올바른 정보를 제공해 선택적 권리를 높일 필요가 있다.   류: 대체육은 단백질을 고기와 유사하게 만든 대체식품이다. 대체육은 최종 식품을 만들기 위한 소재라고 이해해야 하고, 고기를 완전히 대체할 수 있다고는 볼 수 없다. 다만 대체육은 미래의 단백질 부족 현상을 해결하기 위한 대책으로, 축산업계와 대체육 산업계가 경쟁이나 대립관계로 가선 안 되며 함께 가야 하는 윈윈관계가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현재 축산업계와 학계, 산업계에서 논쟁이 되고 있는 부분은 각각 무엇인가.   정: 불과 몇 년 사이에 상업화된 대체육이 전통 축산물 생산 시스템을 붕괴시키고 있다. 미국의 대표적인 대체육 생산기업인 ‘비욘드미트’에 의해 국내에 대체육이 들어온 지 3년밖에 되지 않은 상황에서 대체육이 미래 축산물의 대안인 것처럼 기업이 홍보를 하며 산업계를 유도하는 것은 정당하지 않다. 축산업계는 배양육 연구나 대체육 자체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 대체육은 착한 음식이고, 전통 축산물은 나쁜 음식이라는 양분화된 이미지를 생산하는 일부 기업과 학계를 비판하는 것이다. 과학적 근거가 부족한 상황에서 대체육이 각종 가축 질병으로부터 안전하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행위로 인해 축산업계는 상당한 부담을 느끼고 있다.   류: 현재 학계나 대체육 산업계에서 가장 문제라고 보고 있는 부분은 대체육의 자급률이 매우 낮다는 점이다. 대체육의 원료가 되는 콩이나 식용 곤충, 버섯 균사체 등을 수입에 의존해 들여오고 있다. 국내 대체육 시장을 전 세계까지 확장하기 위해선 우리나라 땅에서 나고 자란 원료를 이용해 만든 대체육을 한식에 활용한 독자적인 K-푸드를 만들어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 대체육 원료의 국산화가 이뤄져야 하고, 대체육을 생산하기 위해 필요한 공정 시스템이 더 탄탄해져야 한다.       대체육 시장의 성장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는지   정: 대체육 시장을 놓고 ‘성장’이란 단어를 쓰기엔 아직 이르다고 본다. 대체육 시장은 지속성에 한계가 있는 소비시장이다. 지난 2019년 5월 나스닥에 상장한 ‘비욘드미트’의 주가의 현황이 이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상장 당시 공모주가 25달러로 시작한 비욘드미트는 3개월 만에 주가가 10배가 뛰어 240달러 이상을 기록했었다. 지난해 8월에는 124달러를 기록하며 안정화된 모습을 보이는 듯했지만 최근엔 24달러까지 내려가며 공모주가 이하로 떨어졌다. 대체육을 생산하기 위해선 곡물 베이스가 필요한데 지난해 국내 곡물 자급률은 20.2% 수준밖에 되지 않았다. 우크라이나 전쟁 영향으로 국제 곡물 가격이 치솟고 있는 상황에서 수급 불안정성이 있고, 두터운 소비층을 확보하기 어려워 시장의 불안정성이 매우 크다고 생각한다.   류: 대체육은 미래의 단백질 부족 현상을 해결하기 위한 대책이라고 본다. 2050년이 되면 세계 인구가 96억명에 달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는데, 이렇게 되면 고기 단백질 수요가 현재보다 2배 이상 많아질 것이다. 축산물로는 이를 감당할 수 없고, 전 세계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지구 온난화와 환경오염 이슈를 인식하고 동물복지 측면에서 봤을 때도 대체육은 미래를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이 과정에서 축산업계와 경쟁관계가 되는 것이 아니라 상생하며 미래 먹거리를 발굴해나가야 한다.       대체육이 탄소중립의 효과를 갖고 있다고 보는지.   정:  대체육의 탄소중립 효과를 주장하는 것은 최종적 제품만 두고 말하는 것으로, 생산단계부터 원료 조달, 마지막에 가공 및 소비단계까지 전체적으로 보면 온실가스 배출량이 결코 적지 않다. 지난 2018년 우리나라 온실가스 배출 현황을 살펴보면 총 배출량 7억t에서 축산 부분이 차지한 양은 940만t으로 1.3% 정도의 비중밖에 차지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업계는 탄소중립을 실천하기 위한 방안을 열심히 강구하고 있다. 현재 가축에 대한 사용관리 시스템을 정밀 사양으로 바꾸자는 논의도 진행하고 있다. 가축을 사육 단계별·품종별로 나눠 기르고, 정밀 사양을 적용해 사료양 조절과 사육 기관을 맞춤형으로 수정해 탄소 배출을 최소화할 것이다.   류: 대체육에 대한 연구는 아직 기초 단계지만 이는 탄소발생과 환경오염을 줄일 수 있는 대표적인 미래 먹거리임이 분명하다. 소고기 1㎏을 생산하는데 온실가스와 매탄이 60㎏ 생성된다는 연구가 나왔다. 물론 대체육을 생산하는 과정에서도 탄소가 배출되지만 원료가 되는 콩이나 식물의 탄소 발생이 없어 탄소 배출 저감에 도움이 된다고 본다.       정부와 축산업계, 기업과 소비자가 나아가야 할 방향은   정: 축산업계는 학계의 대체육 연구와 기업의 대체육 판매 자체를 반대하진 않는다. 다만 ‘천연’이라는 것에는 그 고유의 가치가 있다. 축산물은 수천년의 시간 동안 인류가 먹어왔기 때문에 안전성이 보장된 음식으로, 축산업을 환경오염의 주범이라고 호도하지 않았으면 한다. 식량안보는 우리 땅에서 생산되는 식품을 우리가 일정 부분 확보한 뒤 지킬 수 있는 것으로, 축산물 자급률을 높이는 방안에 대해 먼저 고민해야 한다. 바라건대, 정부가 학술·정책·산업적 영역을 좀 더 명확하게 나누고, 과학적 근거에 기반해 기준을 설정해 모두를 옳은 방향으로 이끌었으면 한다.   류: 대체육 산업이 성장하기 위해선 결국 소비자의 선택을 받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탄소중립과 동물복지 문제 등에 소비자들이 민감하게 반응하고 사회적 이슈들을 인식해 대체육 소비를 실천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배경이 만들어지기 위해선 무엇보다도 정부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 대체육 산업이 일어날 수 있도록 생태계를 조성하고 학계와 축산업계, 산업계의 의견을 모두 반영해 갈등을 조정할 수 있는 컨트롤 타워의 역할을 해내야 한다. 또 한국의 대체육 식품이 전 세계로 뻗어나갈 수 있도록 관련 연구를 꾸준히 진행해야 한다. 김채영 기자 chaeyom@edaily.co.kr,최기원 PD origin@edaily.co.kr모방식품 논쟁 현재 축산업계 식물성 불고기 학계 산업계 1643호(20220711)

2022-07-08

윤석열도 꺼낸 카드사vs빅테크 수수료…금감원 “문제없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공약으로 내세우는 등 정치권까지 네이버페이·카카오페이 등 빅테크와 카드사 간의 수수료 논란에 불을 지폈다. 이 가운데 금융감독당국은 두 업권의 서비스는 동일하지 않으며, 카드결제 수수료만 보면 동일하게 부과되고 있다고 판단했다. 일단 빅테크 쪽 주장에 힘을 실어준 셈이다.   윤 후보는 지난 9일 소상공인에게 불합리한 간편결제 수수료 부담을 최소화하겠다는 공약을 발표했다. 그는 “여신전문금융업법이 적용되는 신용카드와 달리 간편결제는 가맹점 수수료율에서 준수해야 할 사항이나 영세한 소상공인에게 적용되는 우대 수수료 등에 관한 내용을 정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빅테크 기업의 결제수수료가 신용카드 결제수수료보다 최대 3배 이상 높은데, 빅테크 금융업 규율에 대한 ‘동일기능·동일규제 적용’의 기본원칙에 따라 간편결제 수수료에 대해서도 신용카드 등과 같이 준수해야 할 사항을 정하겠다는 것이다.   윤 후보가 꺼낸 카드사와 빅테크 간 결제수수료 논쟁은 지난해부터 격화됐다. 민주당 정무위원회와 금융당국이 또 한 차례 카드 가맹점 수수료를 인하하면서, 카드사 노동조합 등 카드업계는 빅테크에도 카드사와 같은 동일규제를 적용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해 정무위 국감에서도 이 문제가 지적되자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간편결제 수수료에는 결제대행(PG) 수수료가 들어가 있어 이를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다”면서도 금융감독원(금감원)에서 수수료 구조 등에 대해 분석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금감원은 지난해 10~11월 네이버파이낸셜, 카카오페이 등 빅테크사에 대한 현장조사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 결과 금감원은 “카드사와 빅테크는 서비스 제공범위에 차이가 있어 수수료 구성항목이 구조적으로 동일하지 않다”고 판단한다고 9일 밝혔다. 또한 동일한 카드결제 서비스에 대해서는 동일한 수수료가 부과되고 있다고 봤다.   윤 후보가 ‘동일기능·동일규제’ 원칙에 따라 빅테크 간편결제에도 카드 결제와 같은 규제를 적용해야 한다고 했지만, 실제 금융당국은 두 업권의 서비스가 ‘동일기능’은 아니라고 판단한 것이다.   한 PG업계 관계자는 “3배 이상 높다고 하는 간편결제 수수료는 결제 뿐만 아니라 발송·교환·반품 등 판매관리와 배송관리가 포함되는 온라인 거래 통합관리 수수료”라며 “오프라인 가맹점에서 단말기로 결제하는 카드결제 수수료와는 기능부터 달라 비교 대상이 될 수 없다”고 말했다. 게다가 카드사들 역시 자사 온라인쇼핑몰에서는 12%까지 수수료를 받고 있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결제 시장을 두고 빅테크와 다투고 있는 카드사들은 ‘비뚤어진 운동장’ 규제 때문에 카드사에 불리한 경쟁을 하고 있다고 호소하고 있다.   여신전문금융업법에 따라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는 3년 마다 재산정되는데 비정기적인 인하까지 합쳐서 지금까지 14번 연속해서 수수료가 인하돼왔다. 금융당국의 재산정안에 따라 카드사들은 수수료를 의무적으로 내릴 수밖에 없는데, 사실상 카드결제 수수료만으로는 적자인 역마진 상태까지 떨어졌을 정도다.   이런 가운데 빅테크들은 카드사의 결제 시장에 빠르게 침투하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 일평균 간편결제 이용금액 5590억원 중 49.4%가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등 전자금융업자들이었다. 2016년보다 26.6% 급증한 규모다. 반대로 카드사 등 기존 금융사의 일평균 간편결제 이용금액 비중은 2016년 50%대에서 지난해 상반기 28.4%로 하락했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결제시장에서 간편결제가 카드 못지않게 비중이 커진 상황에서 카드사만 수수료 인하를 하는 것은 공정한 경쟁을 저해하는 조치”라고 말했다.  한편 당국의 동일기능, 동일규제 원칙과 카드업계의 저항이 맞물려, 지난달 31일 네이버파이낸셜과 카카오페이는 결제수수료를 일정 인하한 바 있다.   네이버파이낸셜은 영세 사업자 대상 수수료율을 0.2%포인트(p) 인하하고, 중소 사업자는 매출 규모에 따라 0.05~0.15%p 내렸다. 카카오페이도 영세 사업자에 대한 수수료율은 0.3%p, 중소 사업자는 규모에 따라 0.1~0.2%p 각각 인하했다.  윤형준 기자 yoon.hyeongjun@joongang.co.kr카드사 빅테크 신용카드 결제수수료 결제수수료 논쟁 간편결제 수수료 대선주자 경제정책 대선주자경제정책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네이버파이낸셜 1622호(20220214)

2022-02-10

거리로 나온 주유소 사장님들 "알뜰주유소 불공정 특혜 중단하라"

  지난 2011년 말 출범한 알뜰주유소를 둘러싼 논란이 약 10년째 지속되고 있다. 국내 주유소업계 등은 지난 24일 울산 한국석유공사 본사 앞에서 항의 집회를 연 데 이어, 28일엔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주유소업계 생존권 보장과 불공정한 알뜰 정책 개선을 촉구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주유소협회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정부와 국회에서 그 어떠한 대책이 마련되지 않을 경우 생존권 사수를 위한 단체휴업과 같은 더욱 강력한 단체행동도 불사하겠다”고 밝혔다. 석유공사가 정유사와 최저가 입찰을 통해 시장 가격보다 지나치게 낮은 가격으로 휘발유‧경유 등을 알뜰주유소에 공급하고 있다는 게 주유소협회 측의 주장이다.     주유소협회 측은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알뜰주유소와 일반 주유소 간 석유 제품 공급 가격 격차가 더욱 벌어졌다”고 주장했다. 예컨대 코로나19 이후 국제유가가 급락해 정유사들이 가동률을 줄이고 주유소에 대한 공급 가격을 높인 반면, 석유공사는 정유사로부터 하락한 국제유가 기준으로 휘발유 등을 받아 일반 주유소보다 ℓ당 100원 이상 낮은 가격의 석유 제품을 알뜰주유소에 공급하고 있다는 것이다.     주유소업계는 “일부에선 알뜰주유소가 소비자에 판매하는 석유 제품 소매가격이 정유사가 일반 주유소에 공급하는 도매가격보다 더 저렴한 현상마저 빚어지고 있다”고 호소한다. 일각에선 “정유사들이 알뜰주유소에 저렴한 가격으로 석유 제품을 공급해 발생한 비용 부담을 일반 주유소에 전가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유기준 주유소협회장은 “국민 혈세로 일부 알뜰주유소들만 특혜를 주는 석유공사의 불공정한 시장 개입과 차별 정책을 중단해 달라”고 말했다.     다만 현재로선 당장 주유소 단체휴업 등 극단적인 투쟁은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주유소협회 관계자는 “조만간 석유공사 측과 면담을 갖고 알뜰주유소 문제 등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   정유사‧주유소는 왜 알뜰주유소에 등 돌렸나     석유공사 측은 알뜰주유소를 둘러싼 논란에 대해 “알뜰주유소는 유통 시장 경쟁 촉진 및 물가 안정에 기여하고자 도입한 공익사업”이라는 입장이다. 석유공사나 개별 사업자의 편익을 위해 시행되고 있는 사업이 아니라, 국민 전반의 경제 편익 제고에 기여하는 사업이라는 것이다.   실제 석유공사의 입장대로 알뜰주유소가 출범한 2011년은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는 고(高)유가 시절이었다. 치솟는 국제유가에 소비자 부담이 커지면서 일반 주유소보다 저렴한 알뜰주유소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 이유다.     문제는 국제유가가 2014년 폭락한 이후 배럴당 60~70달러 수준에 머무르면서 기존 주유소와 정유사들의 수익이 악화돼왔다는 점이다. 여기에 지난해엔 코로나19 여파로 국제유가가 배럴당 30달러 수준으로 급락하는 악재마저 겹쳤다. 현재 국제유가가 60달러 중후반 정도로 회복되긴 했지만, 그간 누적돼온 수익 악화가 더 심각할 것이란 분석이다.     정유업계에서도 알뜰주유소 사업에 대해 부담을 느끼는 기류가 감지된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정유사 입장에선 알뜰주유소 공급 가격이 굉장히 낮은 가격으로 설계돼 있어 부담이 많다”며 “통상 정유사들이 알뜰주유소에 공급하는 물량이 실제 알뜰주유소 판매량의 절반 정도로 책정돼 있는 것도 그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창훈 기자 lee.changhun@joongang.co.kr

2021-05-29

왕과 신하 '분노의 논쟁', 백성에겐 행복?

신하가 임금의 적수가 될 수 있을까? 언뜻 어려워 보인다. 막강한 힘을 가진 권신이 임금을 억누르는 경우도 있었지만, 대부분 임금이 신하의 생사여탈권을 쥐고 있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신하는 임금의 눈치를 보고 임금의 뜻에 따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여기 이색적인 사례가 있다. 국정의 거의 모든 사안마다 충돌하고 의견대립을 보였던 임금과 신하. 한데 임금은 사사건건 비판하는 신하를 중용하고 힘을 실어줌으로써 그를 자신의 적수로 키웠다. 임금에게 주저 없이 반대하고, 자신과는 다른 관점을 말해주길 기대하면서. 세종대왕, 그리고 그가 ‘만든’ 호적수 허조(許稠)의 이야기다.     링컨이 정적 슈어드를, 오바마가 라이벌 힐러리를 국무장관으로 임명한 것이 놀라운 미담으로 전해져 오고 있지만, 세종대왕에 비할 바는 못 된다. 세종은 장인 심온을 죽이는 데 앞장선 ‘중전의 원수’ 박은을 집현전의 총책임자로 삼았고, 자신이 세자가 되는 것을 결사반대해 ‘임금의 원수’로 불린 황희를 영의정에 임명했다. 그 외에도 자신과는 다른 입장, 다른 견해를 가진 신하들을 대거 발탁하여 요직에 임명했는데, 대표적인 인물이 바로 허조다.     여말선초의 대학자 권근의 제자로, 인사업무와 예법에 두루 밝았던 허조는 세종 대에 이조판서·우의정·좌의정 등 핵심 최고위직을 역임했다. 그런데 이 허조는 재상으로서 소수의견을 많이 냈다. [세종실록]을 보면 ‘허조만 혼자서 다른 의견을 냈다’라는 뜻의 ‘許稠獨曰’, ‘獨許稠曰’이라는 표현이 자주 등장한다. 예컨대 다른 신하들이 모두 동의한 파저강 유역 여진족 정벌에 대해서 허조는 “이들은 미련하고 완강하니 한번 원수가 되면 시시때때로 보복해 올 것입니다. 경솔히 행동해서는 안 됩니다”라며 유일하게 반대했다. 이 파저강 정벌 자체는 대승을 거두었지만, 이후 조선은 허조의 우려대로 끊임없는 여진의 도발에 시달려야 했다.       ━   억울한 백성을 위한 신문고 설치에도 세종과 대립한 허조       허조는 세종의 역점 사업들에 대해서도 툭하면 반대하고 제동을 걸었다. 이른바 ‘부민고소금지법(府民告訴禁止法)’ 논쟁을 보자. 당시 조선에서는 ‘부모=스승=임금(또는 임금이 임명한 고을수령)’이라는 유교윤리에 입각해, 고을 수령의 잘못으로 피해를 봤더라도 백성이 그 수령을 고발할 수가 없었다. 백성이 수령을 고소하는 것은 자식이 부모를 고소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여겼다.     하지만 이 법은 ‘위민(爲民)’이라는 또 다른 유교윤리에 위배된다. 무릇 ‘백성이 곧 나라의 근본’이고, ‘백성의 마음이 곧 하늘의 뜻’이다. 그런 백성이 피해를 입고 억울한 일을 당했는데, 국가가 가만히 있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이에 세종은 “백성의 억울하고 원통한 마음을 살펴주지 않는다면 그것이 어찌 정치를 행하는 도리이겠는가?”라며 부민고소금지법의 개정을 추진한다. 대다수의 신하들도 “이 법을 그대로 두면 관리들의 두려워하는 마음이 사라질 것이고, 고의로 잘못을 저지르는 자들도 나타날 것이다”라며 동조했다.   그러나 허조가 반대한다. 세종과 직접 여러 차례 논쟁을 벌이면서도 그는 끝까지 반대 의사를 굽히지 않았다. 이 법을 폐지할 경우 윤리기강이 흔들릴 뿐 아니라, 사람들이 사소한 일을 가지고도 앞 다투어 고소를 남발하게 돼 행정력이 낭비되고 나라의 풍속이 어지럽혀진다는 이유였다. 오늘날의 관점에서 보면 세종의 견해가 전적으로 타당해 보이겠지만, 당시 유교 윤리관에서는 허조의 우려 역시 정당한 것이었다. 결국, 백성이 수령을 고발하면 나라가 반드시 해결해주되 고발당한 수령의 죄는 원칙적으로 묻지 않으며, 고의로 사건을 은폐하거나 왜곡한 경우에 한해서만 수령을 처벌하는 것으로 합의점이 도출된다.     이 밖에도 허조는 백성이 이해하기 쉽도록 법률을 이두(吏讀, 신라의 설총이 만든 것으로 훈민정음 창제 전까지 우리말을 표기하던 방식. 한자의 음과 훈을 빌리는 형태다)로 번역해 나눠주라는 세종의 명령에 대해 “백성이 법에 대해 잘 알게 되면 법망을 교묘히 피하고 법을 제 멋대로 가지고 노는 무리들이 생겨날 것”이라며 비판했다. 신문고(申聞鼓)를 백성들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라는 세종의 결정에 대해서도 홀로 반대한다. 신문고를 칠 수 있는 조건과 절차를 엄격하게 규정해 놓지 않으면, 백성들은 하급기관에서 충분히 처리할 수 있는 일까지도 무조건 임금에게 가져와 해결하려 든다는 것이다. 이 뿐만이 아니다. 공법(貢法)개혁, 불교혁파 과정에서도 허조는 세종과 정면에서 충돌했다.     이처럼 허조는 임금의 뜻에 반대하고, 임금의 지시를 비판하는 일에 거침이 없었다. 그는 다른 신하들이 모두 동의해 결정이 난 사안에도 끝까지 의문을 제기했다. 그의 집요한 반대에 진저리가 난 세종이 종종 진노하고, “허조는 정말 고집불통이다”라며 공개적으로 불만을 표시했을 정도다.     [효경(孝經)]에서 말하기를 “군주와 논쟁하는 신하가 있으면 설령 군주의 도리를 지키지 못하는 임금이라도 나라를 잃지는 않을 것이다”라고 했다. 그런 신하가 있다면, 효경의 말처럼 설령 임금이 실수하고 잘못을 저지르더라도 나라를 올바로 이끌어갈 수가 있다.       ━   숙적 허조를 중용 경청해 정책의 부작용을 예방한 세종     상황이 이와 같다면 두 사람의 관계는 파국으로 이어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세종이 수준 낮은 군주였다면 허조를 해임하거나 어떤 이유로든 죄를 뒤집어씌워 유배 보냈을 테고, 보통의 군주였다면 그를 꺼려하고 멀리했을 것이다. 한데 세종은 허조 때문에 자주 마음이 상했으면서도 그를 끝까지 곁에 둔다. 허조가 세종의 개혁노선을 저지하는 반대세력의 영수로 떠오르고, 허조의 반대 논리에 막혀 자신의 뜻을 꺾어야 하는 일들이 벌어져도 말이다. 아니, 단순히 옆에 두는 것이 아니라 정승으로 제수해 힘을 실어주었고 그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주었다. 그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일찍이 나폴레옹은 “작전을 세울 때 나는 상상할 수 있는 모든 위험과 불리한 조건을 과장한다.”라고 밝힌 바 있다. 국정운영은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 속에서 이루어진다. 따라서 발생 가능한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고 미리 철저하게 준비해야 한다. 세종은 허조의 집요한 반대를 수용함으로써 앞으로 초래될지도 모를 정책의 피해를 선제적으로 예방하고 정책의 완결성을 기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반대론의 장점과 정당성까지 최대한 반영하기 위해서 그의 의견을 경청한 것이다. 또한, 강력한 반대와 만나야 리더는 비로소 자신의 판단에 의문을 갖게 된다. 집단사고의 함정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편견을 극복할 수 있도록, 그래서 보다 나은 대안을 도출할 수 있도록, 허조와 논쟁과 반박, 재반박의 고단한 과정을 감내한 것이다.   그런데 기억할 것은 허조는 세종이 ‘만든’ 호적수라는 점이다. [효경(孝經)]에서 말하기를 “군주와 논쟁하는 신하가 있으면 설령 군주의 도리를 지키지 못하는 임금이라도 나라를 잃지는 않을 것이다”라고 했다. 말은 좋다. 그러나 임금과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더라도 스스럼없이 임금에게 반대한다는 것, 반론을 펼치며 임금과 치열하게 논쟁한다는 것, 신하로서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므로 임금이 먼저 그런 신하를 육성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주저 없이 임금을 비판하고 임금과 논쟁을 벌일 수 있는 임금의 호적수를 키워내야 한다. 그런 신하가 있다면, 효경의 말처럼 설령 임금이 실수하고 잘못을 저지르더라도 나라를 올바로 이끌어갈 수가 있다.     ※ 필자는 칼럼니스트이자 정치철학자다. 성균관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고 같은 대학의 한국철학인문문화연구소에서 한국의 전통철학과 정치사상을 연구하고 있다. 우리 역사 속 정치가들의 경세론과 리더십을 연구한 논문을 다수 썼다. 저서로는 [왕의 경영] [군주의 조건] [탁월한 조정자들] 등이 있다.

2021-05-23

[굿모닝 뉴욕증시] 조기긴축 우려를 둘러싼 논쟁 지속

고용 지표가 부진한 모습을 드러내자 시장에서는 오히려 연준의 조기 긴축 우려가 줄어들었다는 점에 안도했다. [AP=연합뉴스] 이번 주(10~14일) 뉴욕증시에서는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와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 위원들이 어떤 시그널을 보낼지에 주목할 것으로 보인다. 기대를 모았던 미국 4월 비농업 고용자수가 시장 전망치를 크게 밑돌면서 조기 긴축 우려는 한시름 놓았지만, 여전히 시장의 논쟁은 계속될 수 있어서다.   지난 7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노동부는 4월 비농업 부문 고용자 수가 26만6000명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시장에서는 최근 뚜렷해진 경기 회복세에 힘입어 100만명 이상 증가했을 것으로 예상했는데, 이를 크게 밑도는 수치다. 실업률도 시장의 기대에는 미치지 못했다. 4월 실업률은 3월 대비 0.1%포인트 상승한 6.1%에 그쳤다. 시장전망치인 5.8%에 비해서는 0.3%포인트 높다.       ━   시장 기대에 부합하지 못한 고용 지표     고용 지표가 부진한 모습을 드러내자 시장에서는 오히려 연준의 조기 긴축 우려가 줄어들었다는 점에 안도했다. 최근 발표된 경제 지표들이 경기회복을 넘어 인플레이션에 대한 부담으로 이어지자 조기 긴축 우려가 커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4일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이 “경제가 과열되지 않도록 금리를 다소 인상해야 할 수 있다”고 발언하면서 조기 긴축 우려가 커지기도 했다.     그러나 고용 회복이 예상보다 늦어지고 있다는 지표가 발표되자 시장에서는 연준이 통화 정책에 변화를 주기는 어렵다는 해석이 나왔고 안도 랠리로 이어졌다. 이날 뉴욕증시(NYSE)에서는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가 전 거래일보다 229.23포인트(0.66%) 상승한 3만4777.76으로 거래를 마쳤다. S&P500지수도 30.98포인트(0.74%) 오른 4232.60에 마감했다. 두 지수 모두 사상 최고치다.   안도 랠리에도 시장 일각에서는 여전히 인플레이션과 조기 긴축 가능성을 주의해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업수당 확대 등 일시적 요인으로 4월 고용보고서에 일자리 회복세가 제대로 반영되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사미르 사마나 웰스파고인베스트먼트 전략가는 “고용시장이 회복 궤도를 유지하고 있다”며 “고용지표 하나에 너무 많은 의미를 담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   CPI·PPI 발표와 연준 위원 연설에 주목     다소 혼란스러운 시장 상황에서 투자자들은 계속해서 경제 지표와 연준의 시그널을 확인하려 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 12일 4월 CPI 발표가 대기하고 있고, 13일에는 생산자물가지수(PPI), 주간 실업보험 청구자수, 14일에는 소매판매, 수출입물가지수 등이 발표될 예정이다.     이 가운데 시장에서는 4월 CPI에 주목하고 있다. 다우존스에서 집계한 시장 전망치는 전년 동기 대비 3.6%, 전월 대비 0.2%다. 다만 근원 CPI는 전달 대비 0.3%, 전년 대비 2.0% 상승을 예상하고 있다. 근원 CPI가 전년 대비 2.0% 오른다면, 연준의 물가 목표치에 도달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시장은 다시 한 번 인플레이션에 주목할 전망이다.     시장은 계속해서 연준을 바라보는 가운데 연준 위원들은 이번주에도 연설을 예고하고 있다. 이번주에는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를 비롯해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 리처드 클라리다 연준 부의장,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 총재,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 등의 연설이 진행될 예정이다. 다만 이번 연설에서도 자산매입규모 축소가 시기상조라는 기존 입장이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피터 부크바 블리클리 어드바이저리 그룹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인플레이션의 성격과 수준 확대 정도에 대해서 많은 이야기들이 나올 것”이라 전망했다.     ※ 자료제공 : 인피니티투자자문 최일호 상무·CFA, 김형선 연구원   황건강 기자·CFA  hwang.kunkang@joongang.co.kr    

2021-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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