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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자 혼란 키우는 ‘오락가락’ 외국계證 리포트 믿어도 되나

    최근 외국계 증권사들의 내놓은 투자리포트의 신뢰도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기업들의 목표 주가를 하향 조정한 지 며칠 뒤엔 다시 해당 종목을 추천하는 오락가락 행보를 보여서다.     글로벌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는 지난 15일 보고서에서 중국의 석유·가스기업 페트로차이나, 멕시코의 시멘트 기업 시멕스, 인도의 정보통신(IT)기업 타타 컨설턴시 서비스 기업을 강력 추천 종목으로 지정했다. 한국 기업도 포함됐다. 대표적으로 삼성전자와 포스코다.   아이러니 한건 모건스탠리가 강력 추천한 삼성전자의 목표 주가를 나흘 전 하향 조정했다는 점이다. 모건스탠리는 지난 11일 ‘반도체의 겨울이 온다’는 제목의 리포트를 내고 “메모리반도체 D램 공급이 수요를 따라잡으면서 가격 상승률이 정점에 도달하고 있다”며 반도체 업황을 부정적으로 진단했다. 그러면서 삼성전자의 목표 주가를 9만8000원에서 8만9000원으로 내렸다.    리포트가 나온 후 삼성전자 주가는 연일 하락세를 기록했고 지난 20일 연중 최저점인 7만2700원을 찍었다. 단순히 하향 전망 리포트 때문 만은 아니겠지만 대체로 주가는 리포트에 일정 부분 영향을 받는다. 삼성전자 관련 리포트 발간(11일) 후부터 20일까지 7거래일 동안 주가는 9.35% 하락했다.    외국계 증권사 리포트는 ‘매수 일변도’라고 비판받는 국내 증권사 리포트와 달리 ‘매도’, ‘목표 주가 반 토막’ 등 부정적 의견을 심심찮게 내놓는다. 그래서 투자자 중심의 보고서를 낸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러나 일각에선 자극적 의견으로 지나친 불안감을 조성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지난해 9월 9일 JP모건은 셀트리온에 대해 실적 하방 위험이 커지고 있다며 투자비중 축소를 권고하는 리포트를 냈다. 목표 주가는 31만8000원에서 19만원으로 40%나 내렸다. 이 보고서로 당일 셀트리온 주가는 6.13%나 빠졌다. 셀트리온 측은 다음날 입장문을 내고 “경쟁사 대비 부정적 결론을 도출하기 위한 짜맞추기식 내용”이라며 “보고서의 신뢰성이 현저히 떨어진다”고 반박했다. 기업이 개별 증권사 보고서에 대해 강도 높게 비판한 건 이례적이다.      ━   ‘목표 주가 반 토막’ 나올 때마다 주가 급락     외국계 증권사가 공매도 물량을 던지기 위해 일부러 부정적 리포트를 낸다는 주장도 있다. 실제로 외국계 증권사 리포트 발간 직후 공매도 거래가 급증하는 사례는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지난 5월 25일 크레디트스위스(CS)는 LG화학에 대한 매도 리포트를 내고, 기존 주가의 절반 수준인 목표 주가(130만원→68만원)를 제시했다. 그 여파로 리포트 발간 날부터 이틀간 LG화학의 주가는 6.73% 급락했다.     리포트 발간 전 100억원 대였던 공매도 거래대금도 발간 다음 날인 26일 650억원으로 급증했다. 공매도란 주가 하락이 예상될 때 주식을 일단 빌려서 판 뒤 주가가 내려가면 주식을 사서 갚아 차익을 실현하는 투자기법이다. 매도한 뒤 주가가 상승하면 차액만큼 손해를 보고, 반대로 주가가 하락하면 이익을 보는 구조다. 당시 CS는 LG화학 주식 매도 상위 순위에 이름을 올렸다.     외국계 증권사가 국내 증권사보다 공격적으로 보고서를 낼 수 있는 건 투자 시각이 달라서다. 대형증권사 관계자는 “국내 증권사는 특정 종목에 중점을 두지만, 외국계 증권사는 종목이 아닌 유망 국가에 중점을 두고 있다”며 “본사의 전략 자체가 ‘글로벌 자산 배분’에 초점이 맞춰져 있기 때문에, 한국의 특정 기업 전망이 좋다고 해도 한국 증시가 안 좋아진다고 생각하면 매도 의견을 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국내 개별 기업 분석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증권사 리서치센터 관계자는 “전체 규모로 보면 외국계 증권사가 국내 증권사보다는 크지만 국내에 있는 리서치 인력은 소수명”이라며 “국내 기업의 시장 조사나 분석하는 측면에서는 국내 증권사만큼 깊이 있는 리포트를 내기 어렵다”라고 말했다.   투자업계에서는 외국계 증권사 리포트라고 맹신하면 안 된다고 조언한다. 증권사 관계자는 “외국계 증권사가 제3자 시선으로 객관적 분석을 한다고 볼 수도 있지만, 국내 기업을 분석한 리포트 분량만 봐도 국내 증권사보다 현저히 적은 수준”이라며 “각 증권사별로 강점과 단점이 있으므로, 특정 보고서를 무조건 믿지 말고 여러 보고서를 고루 비교해봐야 한다”고 전했다.  강민혜 기자

2021-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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