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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로 보는 토종 OTT…넷플릭스보다 콘텐트 많은데 구독자는 왜 적을까?

    국내 OTT 시장이 격변의 한복판에 서 있다. 글로벌 미디어 공룡 월트디즈니컴퍼니의 OTT 서비스 ‘디즈니플러스’가 11월 한국 진출을 공식화했기 때문이다.    국내엔 넷플릭스를 비롯해 웨이브, 티빙, 시즌, 왓챠 등이 OTT 서비스를 전개하고 있다. 이중 넷플릭스를 뺀 나머지 서비스는 ‘토종 OTT’로 분류된다. 한국 대기업이 모회사이거나, 국내에서 스타트업으로 출발한 플랫폼이다. 이들은 저마다의 강점을 앞세워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디즈니플러스의 한국 상륙은 소비자 입장에선 반가운 소식이다. 볼 만한 OTT 플랫폼이 하나 더 늘어나기 때문이다. 소비자의 고민은 어떤 OTT를 구독하느냐다. 모든 OTT를 구독하면 간단히 해결될 고민이지만, 플랫폼마다 1만원 안팎의 요금을 매달 꾸준히 내야 하기 때문에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   KT 시즌 오리지널 콘텐트, 경쟁 서비스보다 많아   가장 좋은 선택지를 고르기 위해선 어떤 OTT가 더 뛰어난가를 따져봐야 한다. 업계에선 OTT의 경쟁력이 콘텐트로 판가름난다고 강조한다. 그렇다고 서로 다른 플랫폼의 콘텐트 역량을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건 불가능한 일이다. OTT가 서비스하는 여러 영화만 해도 예술 작품인데, 그 가치에 모두 점수를 매길 순 없어서다.   다만 해당 플랫폼이 보유한 콘텐트의 숫자와 규모로 어느 정도 수준인지는 가늠해볼 수 있다. 디즈니플러스와 경쟁을 앞둔 국내 OTT 서비스들은 과연 얼마나 많은 콘텐트를 보유하고, 서비스하고 있을까. [이코노미스트]가 웨이브, 시즌, 왓챠 등 국내 주요 OTT 사업자로부터 이 질문의 해답을 얻었다.     국내에서 가장 방대한 콘텐트를 보유한 OTT는 KT의 시즌이다. OTT의 콘텐트 분류는 ‘타이틀’과 ‘클립’으로 나뉘는데, 타이틀은 작품 하나를 뜻하는 단위다. 가령 ‘가을동화’란 드라마가 16부작으로 제작됐다면 1개의 타이틀, 16개 클립으로 집계된다. KT 측에 따르면 시즌이 보유한 콘텐트 타이틀은 약 3만개다. 1만5000개 안팎의 웨이브와 1만4000개 안팎의 콘텐트 타이틀을 보유한 왓챠와 비교하면 두 배가량 많은 콘텐트를 보유하고 있는 셈이다.   시즌이 국내 OTT 최다 타이틀을 보유하게 된 이유가 있다. 지상파 3사를 비롯해 CJ ENM, JTBC 등 여러 제작사로부터 콘텐트를 공급받기 때문이다. 웨이브와 티빙이 구독자 유치 경쟁을 하느라 각기 다른 CP(콘텐트 공급자)와 손을 잡은 모습과 대조적이다. 시즌은 콘텐트를 공급하는 CP가 많다 보니 자연스럽게 보유 타이틀 수도 늘어나게 됐다.     흥미롭게도 시즌은 OTT 사업의 핵심이라는 오리지널(자체 제작 및 독점) 콘텐트도 150여 개나 보유하고 있다. 이 역시 토종 OTT 중 가장 많은 숫자다. KT 관계자는 “전신인 KT 올레tv 모바일 때부터 콘텐트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물론 이 숫자엔 ‘착시 효과’가 숨어있다. 회차를 여럿 만들어야 하는 드라마, 호흡이 긴 영화보다 10~20분 길이의 ‘숏폼’ 콘텐트를 제작하면서 오리지널 콘텐트 숫자를 늘렸다.   시즌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콘텐트를 볼 수 있는 OTT는 SK텔레콤과 지상파 방송 3사가 운영하는 웨이브다. 웨이브엔 1만5000여 개 타이틀, 34만여 개 클립이 있다. 이중 웨이브가 자체 제작한 오리지널 콘텐트는 27개다. 올해 8월 공개한 ‘유 레이즈 미 업’, ‘경찰수업’을 비롯해 다양한 드라마, 웹예능을 서비스하고 있다.     왓챠는 총 1만4000개의 타이틀을 서비스 중이다. 아직 자체 제작 콘텐트는 없지만, ‘왓챠 익스클루시브’라는 서비스를 통해 이용자에게 국내에서 보기 어려운 해외·독립영화를 유통하고 있다. 오는 12월에는 영화 ‘블루 해피니스’, ‘반디’, ‘반장선거’ 등 오리지널 콘텐트를 왓챠에 공개할 계획이다.       ━   오리지널 콘텐트 많이 보유했다고 구독자 늘지 않아     아이러니하게도 콘텐트 보유 숫자와 OTT의 유료 구독자 수는 정반대의 행보를 걷고 있다.      한국 OTT 시장의 절대 강자로 불리는 넷플릭스의 콘텐트 공급 규모는 1만~3만개의 콘텐트를 서비스 중인 토종 OTT보다 적다. 넷플릭스 측은 “콘텐트 개수를 별도 공개하고 있지 않다”며 구체적인 수치를 밝히지 않았다. 그러나 업계에서 넷플릭스가 실제 국내에서 서비스하는 콘텐트 타이틀은 5000여 개에 불과할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타이틀이 가장 많은 시즌과 비교하면 6분의 1 수준에 그친다.    국내 OTT 서비스의 유료 가입자 수는 공식적으로 공개된 적 없지만, 시장조사기관의 추정치를 보면 넷플릭스가 국내 OTT 시장을 장악한 건 확실해 보인다. 시장분석기관 와이즈앱은 넷플릭스를 이용하는 유료 가입자 수가 지난 7월 한 달 910만명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웨이브(319만명), 티빙(278만명), 왓챠(151만명), 시즌(141만명)과 비교하면 압도적으로 많은 이용자다. OTT업계 관계자는 “콘텐트의 양도 중요하지만, 소비자가 원하는 콘텐트가 무엇인지 정확히 파악하고 집중적으로 수급하는 게 관건”이라며 “콘텐트가 수십만 개 있어도 한 달 내내 클릭 한번 되지 않는 것도 있는 게 현실”이라고 꼬집었다. 선모은 기자 seon.moeun@joongang.co.kr

2021-10-08

디즈니플러스 한국 상륙, 당신은 어떤 OTT를 해지하겠습니까

    넷플릭스(1만4500원), 웨이브(1만3900원), 티빙(1만3900원), 시즌(1만3200원), 왓챠(1만2900원), 쿠팡플레이(2900원), U+모바일tv(9900원)…. 한국에서 운영 중인 주요 OTT 서비스를 최고 해상도로 볼 수 있는 요금제로 모두 구독한다고 가정해보자. 한 달에 총 8만1200원이 소요된다. 1년이면 97만4400원, 적지 않은 비용이다.     11월 출시를 앞둔 디즈니플러스(9900원)까지 추가 구독하면 연 109만3200원을 내야 한다. 이 밖에도 유튜브 프리미엄(1만450원), 부분 유료 콘텐트를 운영 중인 카카오TV 등을 더하면 지갑을 더 활짝 열어야 한다.       ━   국내 이용자 평균 1.3개 OTT 서비스 구독     물론 실생활에선 이런 비용을 다 내는 이용자를 찾기 어렵다. 각각의 OTT가 서비스하는 콘텐트 분야가 방대하고 종류도 다양해 ‘멀티 구독’, ‘교차 구독’이 유행하고 있지만, 앞서 살펴봤듯 모든 OTT를 한꺼번에 구독하면 지출이 만만치 않아서다.     업계에선 통상 2~3개의 서비스를 구독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콘텐트를 누릴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닐슨코리안클릭에 따르면 국내 모바일 OTT 이용자는 평균 1.3개의 서비스를 구독(2019년 11월 기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OTT 선진국으로 꼽히는 미국의 가정 역시 구독하는 OTT는 평균 2.8개로 추산됐다(스태티스타 조사).     딜로이트의 디지털 미디어 트렌드 설문조사에 따르면 미국 소비자의 47%가 “구독 서비스의 수를 늘리는 걸 미루고 있다”고 응답했다. 더 많은 서비스의 구독이 항상 더 많은 만족도로 이어지는 건 아니라는 얘기다.     이는 역설적이게도 국내 OTT 시장의 성장한계를 보여준다. 업체별로 뺏고 뺏기는 구독자 쟁탈전을 벌여야 하기 때문이다. 하나의 서비스를 선택하면, 다른 서비스의 구독 매력이 떨어지는 ‘승자독식’ 시장인 셈이다.     국내 OTT 시장의 경쟁 구도는 11월 디즈니플러스의 한국 상륙을 계기로 새롭게 짜일 전망이다. 디즈니플러스는 마블, 픽사, 스타워즈, 내셔널지오그래픽 등의 인기 IP를 바탕으로 지난 2분기 1억1600만명의 유료 구독자를 확보했다.     넷플릭스(2억900만명)에 이어 글로벌 OTT 중 두 번째로 많은 가입자 수다. 디즈니플러스의 콘텐트는 국내에서도 충성도가 꽤 높다. 한국에선 월 이용료는 9900원, 아이디 하나로 최대 4명까지 동시접속이 가능해 가격 경쟁력까지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업계의 긴장감이 높아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이미 2~3개의 OTT 서비스를 구독하고 있는 소비자가 디즈니플러스를 추가로 구독하기 위해선 나머지 서비스를 해지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가입자 수를 유지하기 위해선 서비스의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 이 시장의 경쟁력은 질 높은 오리지널 콘텐트를 얼마나 보유하고 있느냐로 갈린다. 해당 플랫폼에서만 독점적으로 볼 수 있어야 ‘락인 효과(lock-in effect)’를 노릴 수 있어서다.     국내 OTT 사업자 역시 이 효과를 절감하고 독점 콘텐트 투자에 사활을 걸었다. 티빙의 모회사 CJ ENM은 2025년까지 5조원 투자를 공언했다. SK텔레콤과 지상파 방송 3사가 운영하는 웨이브는 2025년까지 1조원을 콘텐트 제작에 쏟는다. 시즌을 운영하는 KT는 2023년까지 ‘4000억원+α’ 투자를 예고했다. 독점 콘텐트는 자체적으로 제작해야 하므로 막대한 실탄이 불가피하다.     문제는 이런 투자를 언제까지 지속할 수 있느냐다. 기본적으로 구독경제 비즈니스는 다른 서비스로 갈아타는 ‘전환 비용’이 없다. 혁신이 없으면 언제라도 소비자가 떠나갈 수 있다. 견고해 보이는 오리지널 콘텐트의 락인효과는 새 플랫폼, 새 콘텐트의 등장으로 쉽게 깨지기 마련이다. 결국 계속해서 소비자가 원하는 양질의 콘텐트를 생산해야 하는데, 이는 쉬운 일이 아니다.     OTT업계 관계자는 “업계 최강으로 꼽히는 넷플릭스도 ‘D.P’, ‘오징어게임’ 등이 흥행하기 전인 올해 상반기엔 위기론이 고개를 들었다”면서 “콘텐트 투자에 잠깐이라도 소홀하면 소비자가 언제든 구독을 해지할 수 있는 게 이 시장의 냉정한 논리”라고 설명했다.       ━   국내 OTT 서비스 적자 벗어나기 어려울 듯     토종 OTT 업체들은 ‘K콘텐트 한류 열풍’을 노리고 글로벌 시장까지 겨냥한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지만, 해외에서 경쟁할 토대를 갖춘 기업은 한 곳도 없는 게 현실이다. 내수 시장에서도 토종 OTT 대부분은 글로벌 업체와 견줘 콘텐트 경쟁력이 높지 않다. 이제 막 독점 콘텐트를 하나둘 선보이는 단계다.      특히 좁은 시장과 부족한 자원 등을 고려하면 토종 업체가 콘텐트 투자 실적으로 글로벌 기업과 정면승부를 벌이는 건 불가능하다. 디즈니플러스의 한국 진출로 이들 업체가 지금의 적자 기조에서 벗어나는 게 더 요원해졌다는 얘기다.    전호겸 구독경제전략연구센터장(서울벤처대학원대학)은 “넷플릭스가 오징어게임 같은 파격적인 콘텐트에 수백억원 투자를 결정할 수 있었던 건 이미 막대한 수의 구독자를 확보하고 수익을 내고 있기 때문”이라며 “오징어게임이 지금 같은 흥행 가도를 밟지 못했더라도 넷플릭스엔 별 타격이 없었겠지만, 적자를 면치 못하는 토종 OTT가 이런 투자를 벌이고 실패했다면 서비스의 지속가능성이 흔들릴 수도 있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김다린 기자 kim.darin@joongang.co.kr

2021-10-06

넷플릭스처럼… 텍스트 콘텐트도 ‘오리지날’이 대세

    ‘독점 콘텐트’가 텍스트 콘텐트 업계에서도 인기다. 카카오페이지는 최근 배구계 월드스타 김연경 선수의 에세이 ‘아직 끝이 아니다’를 전자책 형태로 공개했다. 에세이는 2017년에 출간됐지만, 도쿄올림픽 여자배구 4강 신화를 이끈 김연경 선수의 인기와 맞물리면서 베스트셀러에 등극하는 ‘역주행 신화’를 쓰고 있다. 이 책을 전자책 형태로 제공하는 건 카카오페이지가 최초다.   카카오페이지는 독점 입점을 기념해 김연경 선수의 단독 인터뷰도 공개한다. 도쿄올림픽 비하인드나 국가대표 은퇴 이후의 계획 등을 다채롭게 수록할 계획이다. ‘아직 끝이 아니다’의 전자책 독점 서비스를 통해 김연경 열풍을 이어가겠다는 거다.     카카오페이지의 독점 입점은 영상뿐만 아니라 텍스트 기반 플랫폼에서도 ‘오리지널 콘텐트’에 경쟁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걸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다. 넷플릭스의 성공 방정식을 참고한 것으로, 이 회사가 단기간에 글로벌 OTT 시장을 휘어잡을 수 있던 것도 독점 콘텐트를 다수 확보하는 데 집중한 덕분이다. 재미있으면서도 해당 플랫폼에서만 볼 수 있는 콘텐트가 많을수록 소비자의 지갑을 열게 하기 쉽고, 이는 기업의 매출 증가로 이어지게 되기 때문이다.     국내 최대 월정액 독서앱 밀리의서재 역시 지난해 ‘밀리 오리지널’ 서비스를 출시하면서 화제를 모았다. 밀리 오리지널은 밀리의 서재가 직접 기획·제작·서비스하는 콘텐트다. 유명 작가를 섭외해 오리지널 콘텐트를 종이책으로 제작해 구독자에게만 먼저 선공개하는 방식을 꾀했다. 전자책과 웹소설, 웹툰 등의 디지털 콘텐트를 판매하는 리디북스 역시 인기 장르소설의 단행본을 선독점하는 방식으로 가입자를 늘려왔다.     다만 출판이 예정된 텍스트 콘텐트의 경우, 독점 소유가 아닌 2~3개월 먼저 공개하고 일반 서점에 공급되는 게 일반적이다. 영상 콘텐트와 달리 책은 공공재적 성격을 띠는 만큼 특정 플랫폼에 종속될 경우 출판업계 반발에 부딪힐 가능성이 커서다. 구독 플랫폼업계 관계자는 “업계를 불문하고 오리지널 콘텐트를 통해 플랫폼 락인 효과를 노리고 있다”면서 “양질의 콘텐트를 독점적으로 제공해야 격변하는 콘텐트 시장에서 승기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다린 기자 kim.darin@joongang.co.kr

2021-09-07

끼워 팔아야 산다… KT OTT '시즌'의 커피 주는 마케팅 성공할까

    KT의 OTT 시즌이 파격적인 요금제를 꺼냈다. 200여 개의 실시간 채널과 8만여 편의 고화질 무료 VOD 콘텐트를 볼 수 있는 동시에 프랜차이즈 카페 할리스의 커피 4잔도 마실 수 있는 ‘시즌X할리스 구독’ 서비스다. 원래대로라면 2만1900원(아메리카노4잔 1만6400원+시즌 플레인 상품 월 5500원)을 내야 하는데, 이 서비스를 통하면 월 9900원에 이용이 가능하다. 정상가격 대비 할인율이 54.7%나 된다.     소비자 입장에선 월 1만원도 안 되는 저렴한 비용으로 커피도 마시고, OTT 서비스도 누릴 수 있다 보니 꽤 효과적인 ‘록인(lock-in) 전략’처럼 보인다. KT는 “그간 이종업계 브랜드와의 다양한 제휴로 고객에게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앞장서 왔다”면서 “다양한 형태의 구독 서비스를 선보여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겠다”고 설명했다.     KT 시즌만의 일이 아니다. 토종 OTT 업계는 최근 마케팅 전쟁이 한창이다. 선두 사업자로 꼽히는 넷플릭스를 추격하기 위해 시작된 전장이 ‘누가 더 특별한 혜택을 주나’의 싸움으로 번졌다. 일단 지갑을 열 수 있는 소비자부터 끌어모으겠다는 계산이다.    SK텔레콤의 웨이브는 지난 4월 요금 할인 프로모션을 진행했다. 첫 달은 100원, 두 번째 달은 50%의 요금 할인 혜택을 줬다.    왓챠는 지난 6월 편의점 이마트24와 제휴를 맺고 프로모션을 진행했다. 3종(2주, 1개월, 3개월)의 왓챠 무료이용권이 랜덤으로 담긴 왓챠 팝콘을 팔았다. 팝콘 제품의 가격이 2000원에 불과한데도 최대 3만8700원(왓챠 3개월 이용시)의 혜택을 누릴 수 있는 흥미로운 마케팅이었다.    CJ ENM의 티빙 역시 지난 3월부터 네이버의 유료 구독 서비스인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월 4900원)’ 가입자에게 티빙 무료 이용 혜택을 주고 있다. 국내 OTT 사업자들이 고객의 지갑을 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가입자를 붙잡기 위한 포석으로 프로모션을 활용하는 전략이 미래 시장 지배력에도 긍정적일지는 미지수다. 이 구조는 가입자 유입은 쉽지만, 소비자의 지갑을 계속 열어젖힐 순 없어서다. 결국 볼 콘텐트가 없으면 구독을 취소할 게 뻔하기 때문이다. OTT 업계 관계자는 “넷플릭스는 시장 진입 초반 IPTV 회사와 제휴를 맺은 걸 제외하면 대부분 자사의 오리지널 콘텐트를 드러내는 홍보 전략만 썼다”면서 “지금 국내 OTT 중에선 고객 수요가 높은 오리지널 콘텐트를 중심으로 마케팅을 펼칠 서비스가 많지 않은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물론 이들 서비스 역시 막대한 콘텐트 투자를 약속한 상황이긴 하다. CJ ENM과 웨이브는 2025년까지 각각 5조원과 1조원을 투자해 콘텐트를 만들겠다고 했고, 시즌의 모회사인 KT는 2023년까지 4000억원 이상을 쏟겠다고 발표했다.     다만 투자가 언제 결실을 볼지는 알 수 없다. 막대한 비용을 들인다고 꼭 흥행으로 이어진다는 보장이 없어서다. 투자 규모가 콘텐트의 질을 보장한다고 해도 당장 넷플릭스를 넘보는 것은 어렵다. 지난해 넷플릭스의 콘텐트 투자 금액은 20조원에 달하기 때문이다.  넷플릭스와의 경쟁도 벅찬 상황에서 조만간 디즈니플러스도 한국에 진출한다.   프로모션 과정에서 발생하는 마케팅 비용도 문제다. 가령 KT 시즌의 시즌X할리스 구독 서비스는 원칙적으론 팔수록 손해를 보는 구조다. 당장 할리스 커피값(1만6400원)이 고객이 내는 월 구독료(9900원)보다 높은 수준이기 때문이다. KT 관계자는 “프로모션에 따라 발생하는 비용은 양사가 함께 부담하는 구조”라고 설명했지만, 어찌 됐든 서비스를 제값 받고 파는 건 아닌 셈이다.    토종 OTT 서비스는 ‘미끼 상품’으로 전락할지도 모를 일이다.     김다린 기자 kim.darin@joongang.co.kr

2021-07-06

네이버·카카오, ‘아시아의 디즈니’ 놓고 승부수

    전 세계 웹소설 사용자 수 1위 플랫폼 '왓패드'. [사진 왓패드] 콘텐트 시장을 둘러싼 네이버와 카카오의 경쟁이 치열하다.    지난 11일 네이버는 세계 최대 웹소설 플랫폼 ‘왓패드(Wattpad)’의 인수를 완료했다. 같은 날 카카오는 북미 웹소설 플랫폼 ‘래디쉬’의 인수 사실을 공개했다. 이와 함께 북미 웹툰 플랫폼인 ‘타파스’의 지분도 100% 확보했다고 전했다.   두 회사가 맞붙은 북미 시장은 세계 최대 콘텐트 지식재산권(IP) 시장으로 꼽힌다. 이 시장을 발판 삼아 글로벌 콘텐트 시장을 장악하겠다는 게 양사의 목표다.  세계 시장을 겨냥하고 있는 만큼 투자 규모도 남다르다. 네이버는 왓패드 지분 100%를 인수하는 데 6억 달러(약 6600억원)를 들였다. 카카오는 타파스와 래디쉬를 각각 5억1000만 달러(약 6000억원)과 4억4000만 달러(약 5000억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기업들이 수천억 원의 실탄을 베팅한 데에는 이유가 있다. 가령 네이버가 인수한 왓패드의 경우, 매달 찾는 사용자 수가 9400만명이다. 전 세계 웹소설 플랫폼 중 가장 많다. 네이버웹툰의 월간 사용자 수(7200만명)와 더하면 1억6600만명이 넘는 규모다.     ━   왓패드 월 사용자 수, 1억명 근접      또 두 업체에 각각 작품을 올리는 창작자 수는 약 570만명(네이버웹툰 70만명, 왓패드 500만명). 이들이 만들어 올린 창작물의 수만 10억 개다(네이버웹툰 130만개, 왓패드 10억개). 네이버 관계자는 “(이를 바탕으로) 다양한 국가, 취향의 독자들을 만족시키고, 양질의 원천 콘텐트를 통해 IP 비즈니스에서도 시너지를 낼 것”이라고 밝혔다.   카카오가 확보한 래디쉬 역시 만만치 않은 경쟁력을 갖췄다. 2016년 미국에서 설립된 영문 웹소설 플랫폼 래디쉬의 별명은 ‘웹소설 업계의 넷플릭스’다. 직접 콘텐트를 만들어 올리는 ‘넷플릭스 오리지널’처럼 직접 제작하는 콘텐트가 많아서다. 이 오리지널 콘텐트에서 나오는 매출의 전체의 90% 이상을 차지한다. 월 이용자 수는 100만명 수준으로 왓패드와 비교하면 적지만, 카카오는 오리지널 콘텐트의 가치를 높게 평가했다. 래디쉬는 현재 1만개 이상의 웹소설 IP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웹툰 플랫폼인 타파스는 애초부터 카카오와 접점이 많은 회사였다. 2016년부터 타파스와 파트너십을 이어오다 지난해 지분 40.4%를 인수하며 해외 관계사로 편입시켰다. 카카오는 타파스를 북미 웹툰 시장을 공략하는 전진기지로 삼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승리호’, ‘경이로운 소문’, ‘나빌레라’ 등 카카오의 주요 IP를 타파스를 통해 북미 시장에 공급했다. 현재 타파스에 공급하는 카카오의 IP가 타파스 매출의 절반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이들이 콘텐트 플랫폼 지분투자 경쟁을 벌이는 이유는 간단하다. 관련 IP를 확보하면, 엔터테인먼트 등 다른 분야로 확장하는 데 용이해서다.    대표 사례가 디즈니다. 이 회사는 2009년 미국의 만화제작사 ‘마블코믹스’를 인수해 약 10년간 20조원이 넘는 수익을 거뒀다. 마블코믹스의 IP를 '아이언맨', '어벤져스' 등 영화 시리즈로 제작하면서다.       ━   마블 인수한 디즈니는 10년간 20조 수익   11일 카카오는 웹툰 플랫폼 '타파스'와 웹소설 플랫폼 '래디쉬'를 인수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사진 카카오]   이미 두 회사는 콘텐트 IP의 위력을 절감했다. 카카오의 웹소설 원작 웹툰 ‘나 혼자만 레벨업’이 누적 조회 수 6억2000만건, 누적 매출 400억원을 달성했다. 또 넷플릭스에서 유통되는 네이버웹툰 원작 드라마 ‘스위트홈’은 올해 초 한국·말레이시아·싱가포르·대만 등 8개국에서 시청률 1위에 올랐다.     이달 초 잇따라 열린 1분기 실적 콘퍼런스 콜에서도 양사 대표는 웹 콘텐트 사업 확장에 강조점을 뒀다. 지난 4월 29일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하반기 양사 인기 콘텐트를 웹툰∙웹소설화할 것”이라며 “이미 왓패드에서 진행 중인 90여 개의 영상화 프로젝트를 포함한 2차 저작물 사업까지 확장해 시너지를 만들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네이버는 올해 총 167개(네이버웹툰 77개, 왓패드 90개)의 드라마·영화·애니메이션 등 영상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카카오는 북미뿐 아니라 아시아 시장 진출에도 더 속도를 낼 모양새다. 지난 6일 여민수 카카오 공동대표는 “최근 타파스에 카카오의 오리지널 IP 공급이 늘어나며 거래액 성장세가 뚜렷하게 확인되는 만큼, 향후 북미 시장 성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며 “오는 6월 대만과 태국을 시작으로 더 넓은 글로벌 무대로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내에서 처음 웹툰 플랫폼을 만든 곳은 ‘다음’(현 카카오 계열사). 2003년 다음 ‘만화속세상’을 무대로 강풀 등 1세대 웹툰 작가들이 나왔다. 그러나 이후 높은 포털 점유율을 내세운 네이버웹툰이 1등 자리를 꿰찼다. 절치부심한 카카오가 과거의 명성을 되찾을지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문상덕 기자 mun.sangdeok@joongang.co.kr

2021-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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