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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담대 기준금리’ 더 오른다…3년 10개월만에 최대폭 상승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주담대) 변동금리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최근 한 달 사이 0.14%p 뛰었다.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3년 10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뛰었다. 이에 은행 주담대 금리가 또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5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9월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지난달(1.02%)보다 0.14%p 상승한 1.16%로 나타났다. 잔액 기준으로는 1.07%로 지난달보다 0.03%p 올랐다. 2019년 6월부터 도입된 신 잔액 기준 코픽스도 0.02%p 올라 0.85%를 기록했다.   코픽스는 국내 8개 은행이 조달한 자금의 가중평균금리다. 은행이 실제 취급한 예·적금, 은행채 등 수신상품 금리 변동이 반영된다. 코픽스가 떨어지면 그만큼 은행이 적은 이자를 주고 돈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은행이 지난달 중 신규로 조달한 자금을 대상으로 산출하기 때문에 잔액 기준보다 비교적 시장금리 변동을 신속하게 반영한다. 잔액 기준 코픽스와 신 잔액 기준 코픽스에는 정기예금, 정기적금, 상호부금, 주택부금, 양도성예금증서, 환매조건부채권매도, 표지어음매출, 금융채(후순위채·전환사채 제외)가 포함된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코픽스 연동대출을 받을 경우 코픽스의 특징을 충분히 이해한 후 신중하게 대출상품을 선택해야 한다”고 전했다. 시중은행은 오는 18일부터 신규 주담대 변동금리에 코픽스 금리 수준을 반영할 예정이다.     홍다원 기자 hong.dawon@joongang.co.kr

2021-10-15

“인플레이션·中 규제·가계부채, 내년 韓 경제 3대 리스크”

    내년 국내 경제를 짓누를 3대 리스크로 글로벌 인플레이션과 중국의 규제 리스크, 가계부채 급증에 따른 금융 불균형이 꼽혔다. 또 국내 경제성장률은 2%대로 내려앉고, 기준금리는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복귀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   "가계부채 누증 파급효과 및 정책 딜레마 유의해야"      7일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발표한 ‘2022년 경제·금융시장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내년 한국 경제의 경제성장률은 2.8%로 둔화되고, 기준금리는 1.25%로 오를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소는 특히 글로벌 경제 환경과 관련한 3대 리스크로 ▲글로벌 인플레이션의 지속 가능성 ▲중국의 패러다임 전환 및 규제 리스크 ▲국내 가계부채 누증 및 금융불균형 우려 등이 지목됐다.   우선 연구소는 최근 정책·수요·공급 요인들이 맞물려 인플레이션이 상승하는 가운데 ‘공급’측 불안 요인에 따른 인플레이션 리스크가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부품·소재나 선박의 경우 특성상 신속한 공급 개선이 어려운 데다 기후변화 대응 과정에서의 에너지가격 불안 등 구조 변화 과정에서의 부작용에도 유의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또 중국의 질적 경제성장 추진과 공동부유 강조 속 규제 리스크에 따른 불확실성도 심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불균형 문제 해결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규제 강화로 인해 성장이 제약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특히 ▲부동산 규제 강화에 따른 경기 위축 ▲부동산 개발업체 디폴트 우려 ▲지방정부의 부채 부실화 등 위험을 우려했다.   이와 함께 연구소는 국내 가계부채 누증에 따른 파급효과와 정책 딜레마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실증분석 결과, 가계부채 증가는 가계소비에 부정적이며 주택가격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는데, 코로나19 이후 그 영향력이 확대됐기 때문이란 게 연구소 측 설명이다.     ━   "올해보다 낮은 2.8% 성장 전망…기준금리 1.25%로 복귀"     경제 전망과 관련해 연구소는 올해 3.9%(추정)의 견조한 성장에 이어 2022년에도 잠재성장률을 웃도는 양호한 성장세를 이어가겠지만, 성장 모멘텀은 약화되며 경제성장률은 3%를 하회하는 ‘2.8%’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민간소비는 방역조치가 완화되면서 서비스 소비와 해외 소비 등이 회복돼 3.3%(올해 3.1% 추정)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건설투자 역시 양호한 주택 수요와 수주 증가, 정부의 주택공급 확대 계획 등에 힘입어 회복세가 확대될 전망이다. 증가율은 2.7%(올해 0.6% 추정)로 내다봤다.   설비투자는 정보기술(IT) 부문의 전략적 투자와 비IT 부문의 친환경 관련 투자가 이어지겠지만 자금조달비용 상승과 반도체 경기둔화 우려 속에 조정 압력이 나타날 것으로 관측했다. 증가율은 3.0%(올해 9.3% 추정)로 다소 둔화될 것이란 판단이다.     정유탁 연구위원은 “방역조치 완화에 힘입어 내수를 중심으로 양호한 성장세가 예상되지만 재정·통화 등 코로나19 대응책 축소와 수출경기 둔화 등을 감안할 때 성장 모멘텀은 점차 약화될 것”으로 진단했다.   소비자물가는 경제활동 재개 가속화에 따른 서비스 물가 상승·공공요금 인상 가능성 등에 따라 상승세가 이어지겠지만, 역기저 효과 및 유가 상승세 완화 등을 감안해 1.6%(올해 2.1% 추정)로 낮아질 전망이다.     한편, 기준금리의 경우 올해 4분기와 내년 3분기에 추가 인상돼 내년엔 코로나 위기 이전 수준인 1.25%로 복귀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러한 상황에서 미 연준의 통화정책 정상화가 진행되면서 시중금리는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란 관측이다.     김수정 수석연구원은 “금융불균형 완화를 위한 국내 정책당국의 의지와 인플레이션 장기화에 따른 연준의 조기 긴축 우려가 부상할 수 있다”며 “금리 상승세가 가파르게 전개될 가능성도 염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원·달러 환율은 국내 경제의 성장 모멘텀 둔화, 해외투자 확대 기조 및 외국인 자금유입의 불확실성 등 비우호적 수급환경이 이어지면서 상승압력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됐다.   강민경 기자 kang.minkyung@joongang.co.kr

2021-10-07

당국 압박에 보험사, 신규 대출 중단…"약관대출은 포기 못해" 이유는?

    당국의 금융사 '대출 조이기'가 강화되며 보험사들의 움직임도 바빠진다. 보험사들은 일부 상품의 신규 대출을 중단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며 당국의 '대출 규제 기조'를 맞추려 노력 중이다.     일각에서는 당국이 주택담보대출처럼 대출액이 상승 중인 보험약관대출(보험계약대출)에도 규제를 가하는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에 보험사는 보험약관대출이 고액의 이자이익을 안겨주는 상품인 만큼 중단이 아닌 금리 조정을 통해 선제적인 대출 관리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   '풍선효과'에 대출 관리 나선 보험사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말 보험사가 보유한 대출 잔액은 260조3000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19조4000억원 증가했다. 이중 가계대출은 126조6000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1조7000억원 증가했다. 증가분은 ▲주택담보대출 1조원 ▲보험계약대출 4000억원 ▲기타대출 2000억원 ▲신용대출 1000억원 등의 순이다.   제1금융권 대출 규제로 보험사 대출액이 증가하는 '풍선효과'가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정부의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는 은행권의 경우 40%지만, 비은행권은 60%다.   특히 비은행권 중에서도 상대적으로 대출금리가 낮은 보험사 주담대나 약관대출에 수요자가 쏠린다. 카드론이나 저축은행 대출금리는 9~13%로 수준이지만 보험사 주담대 최저금리는 2.9~3.6%다. 약관대출 금리(6~8%)도 상대적으로는 낮은 수준이다.     이처럼 대출 수요자들이 '보험 대출'로 쏠리자 보험사들이 일부 상품의 신규 대출 중단에 나서며 관리에 나선 모습이다. 동양생명과 KB손해보험, DB손해보험은 지난달 각각 전세보증금 담보대출, 주식매입자금대출, 프로미론 신용대출 4종의 신규 대출을 잠정 중단했다.     교보생명은 이달 직장인신용대출 상품의 금리를 0.5%포인트 인상하며 대출 관리에 나선 상태다. 업계에서는 다른 보험사들도 조만간 일부 대출 상품의 신규대출 중단, 금리 인상 등의 조치로 대출 관리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생명의 경우 아예 지난달 초 DSR 운영 기준을 60%에서 40%로 조정하며 대출 관리에 나섰다. 삼성생명은 올 상반기 기준, 가계대출액 39조6012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말 대비 4.4% 증가해 연간 가계대출 총량 증가 목표치(4.1%)를 초과한 상태다.     ━   당국, '약관대출' 손 보나     보험사들이 다양한 방법으로 '대출 조이기'에 나서면서 '알짜 이자 수익원'인 보험약관대출에도 손을 대는 것이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보험약관대출은 보험가입자가 낸 보험료를 담보로 보험사에서 대출을 받는 제도다. 보통 해지환급금의 일정 범위 내에서 대출이 가능하며 보험기간 내 자유롭게 상환하면 된다. 고객의 돈으로 대출을 해주고 6~8%대 금리로 이자 수익도 생기는 만큼 보험사 입장에서는 리스크가 전혀 없다.     보험약관대출 잔액은 2015년 말 52조원대에서 2019년 말 65조원대로 매년 증가해왔다. 그러다 지난해 말 기준 대출잔액이 63조4960억원을 기록하며 증가세가 한풀 꺾였고 올 1분기에도 63조3744억원으로 잔액이 줄었다.     하지만 2분기 말 기준, 약관대출잔액이 63조7558억원을 기록하며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금융사 대출 금리가 오르고 규제도 심해지자 갈 곳 잃은 대출 수요자들이 고금리에도 약관대출의 문을 두드리고 있는 셈이다.     금융당국은 지난 십수년간 보험약관대출 금리를 꾸준히 관리해왔다. 대출금리가 워낙 높아 서민들의 부채 부담이 심해질 수 있어서다. 특히 담보가 확실해 별도 심사나 신용점수에 상관없이 대출을 받을 수 있어 급전이 필요한 60대 이상 노년층의 이용률이 적지 않아 향후 이자 부담에 대한 우려가 높았다.   이에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전재수 의원은 이번 국정감사 기간, 60대 이상 노년층의 보험약관대출 이용률이 크게 증가했다며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올해 상반기 말 기준, 60대 이상 노년층의 보험약관대출 잔액은 13조2481억원으로 2016년(7조8816억원)에 비해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정부가 금융사들을 대상으로 전방위적인 '대출 조이기'에 나선 상황에서 보험약관대출 역시 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존재하는 셈이다.       ━   약관대출 이자이익만 연간 2조원대…포기 못하는 보험사     보험사 입장에서 보험약관대출은 쏠쏠한 이자 수익원이다. 올 상반기 기준 생보사 약관대출잔액은 47조4712억원으로 올 6월 평균 대출금리 5.2%를 적용하면 연간 2조5000억원 수준의 이자이익이 발생한다고 추정할 수 있다. 특히 보험약관대출 잔액이 1조원을 넘는 곳들은 규모에 따라 연간 이자수익이 최소 5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올 상반기 기준, 생보사 중에서 약관대출 잔액이 1조원을 넘는 곳은 삼성생명(15조937억원)과 한화생명(7조772억원), 교보생명(6조1424억원), 신한라이프(4조9074억원), NH농협생명(3조3934억원), 미래에셋생명(1조3385억원), 동양생명(1조5798억원), 흥국생명(1조3081억원), KDB생명(1조59억원) 등 총 9곳이다.     손보사 중에서는 삼성화재(3조9798억원), 현대해상(3조350억원), DB손해보험(2조9142억원), KB손해보험(2조7950억원), 한화손해보험(1조2040억원) 등 5곳의 보험약관대출 잔액이 1조원을 넘어섰다. 이들 보험사 입장에서 연간 수백, 수천억원대에 이를 수 있는 약관대출 이자이익을 쉽게 포기하기 어렵다.     이에 보험사들은 당장 보험약관대출을 중단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금리 조정 등으로 총량 조절에는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미 일부 보험사들은 7월 대비, 8월 보험약관대출 금리를 0.01%~0.08%포인트 인상했다.     보험사 관계자는 "정부의 가계대출 관리 문제에 공감하고 있다"면서 "경제환경에 따라 담보가치가 하락할 수 있는 주담대에 비해 약관대출은 부실문제가 크게 발생하지 않아 당국이 문제삼을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또 다른 보험사 관계자는 "약관대출 잔액 관리를 이미 몇년전부터 시행 중"이라며 "금리 조정으로 충분히 총량 조절이 가능하다고 본다. 중단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김정훈 기자 kim.junghoon2@joongang.co.kr

2021-10-07

지금 주식을 산다고? 종목의 ‘금리 민감도’ 꼭 따져야 [이종우 증시 맥짚기]

       국내외 주식시장이 크게 하락했다. 금리가 주가를 끌어내린 주요인이었다. 9월 22일 1.30%였던 미국의 10년물 국채수익률이 열흘도 안 되는 사이에 1.5% 중반까지 급등했기 때문이다. 미국 금리 상승의 영향으로 우리 국채 10년물 금리도 2.07%에서 2.23%가 됐다.   시장에서는 국내외 금리가 갑자기 상승한 이유로 세 가지를 꼽고 있다. 먼저 통화정책 정상화가 예상보다 빨라졌다는 점이다.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유동성 공급을 줄이는 테이퍼링이 조만간 발표될 거라는 언급이 있었다. 시장에서는 11월에 테이퍼링 방안이 나오고, 12월에 시행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점치고 있다. 시행은 매월 150억 달러씩 유동성 공급 규모를 줄여, 내년 중반에 테이퍼링을 끝내는 형태가 될 것이다.     또한 기준금리 전망이 테이퍼링보다 더 눈길을 끌었다. 내년에 기준금리를 인상할거라 전망하는 사람이 늘었다. 그 동안 연준은 고용이 기대에 부합할 경우 정책 변화를 생각해보겠다고 얘기해 왔다. 8월 고용지표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금리 인상을 거론하는 빈도수가 늘어난 건데, 자산시장을 감안할 때 금리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본 것 같다.     아직은 내년에 금리를 한번 인상하는 정도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많지만, 사정에 따라서는 두 번 인상이 될 수도 있다. 사정이란 주택가격을 의미한다. 7월에 미국의 주택가격이 19.7% 상승했다. 사상 최고치로, 지금 주택가격을 잡지 못하면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주택가격을 잡기 위해서는 금리와 유동성 조절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인플레가 예상보다 강한 것도 정책을 바꾸는 요인이 되고 있다. 그동안 연준은 물가 상승이 일시적이라는 견해를 가지고 있었다. 공급 병목현상이 생겨 물가가 오르고 있는데, 조만간 병목현상이 정리될 것이므로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최근 이 견해를 바꿨다. 올해 물가상승률이 4%에 육박하고, 내년에도 2%대 후반이 될 가능성이 있음을 인정한 것이다.     지금 전 세계는 다양한 물가 상승 요인을 안고 있다. 중국의 전력난, 영국의 주유소 대란, 에너지‧비철금속 등 원자재와 운임지수 가격 급등 등 일시적 요인으로 치부하기에는 상승 요인이 너무 많고 강하다. 미국의 고용이 생각만큼 늘지 않고, 대신 임금이 상승한 것도 인플레 장기화를 유발하는 요인으로 자리하고 있다.     미국 정부의 디폴트 가능성이 나오는 것도 금리에 부담이 된다. 지난 7월말 미국의 부채한도 유예기간이 종료된 후 재무부가 사용해 왔던 비상재원이 고갈될 위기에 놓여있다. 옐런 재무부 장관이 10월 18일을 마지노선으로 제시했는데 시간이 가까워질수록 미국 정부 셧다운과 신용등급 강등에 대한 공포가 커질 것이다. 2011년 미국 신용등급 강등으로 금융시장이 흔들렸던 공포가 다시 떠오르고 있다.     ━   국내외 시중금리, 추가 상승이 예상돼   5년이상 장기금리와 2년이하 단기금리는 금리를 움직이는 요인이 다르다. 장기금리는 경기와 물가 같은 경제 상황에 따라 변하는 반면, 단기금리는 중앙은행의 정책이 큰 역할을 한다. 올해 미국의 장기금리는 1~3월초에 크게 오른 후 반년 가까이 하락했지만, 단기금리는 그 기간에도 고점부근에 머물다 최근 다시 전고점을 넘었다. 테이퍼링 시작이 빨라지는 등 통화정책 정상화가 예상보다 당겨질 가능성이 금리에 반영된 것이다.     단기금리 상승이 앞으로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11월에 테이퍼링이 시작되는데다, 주택가격이 잡히지 않을 경우 정책 강도가 더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단기금리가 올라가면 시간을 두고 장기금리도 상승한다. 이번 국내외 금리 상승은 지난 3월 기록했던 금리 고점에 도달할 때까지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그 다음도 문제다. 미국 10년물 국채수익률이 전고점인 1.7%를 넘을 경우 2%까지 빠르게 상승할 것이다. 그럼 시장에서는 ‘이제 저금리 시대가 끝났다’는 생각이 더 힘을 얻을 수밖에 없다.     금리 상승에 따른 주가 반응은 현재가 지난 1분기보다 더 강하다. 지난 1월 1.07%였던 미국의 10년물 수익률이 3월 중순에 1.73%가 됐다. 50일 만에 저점에서 70% 가까이 상승한 건데, 해당 기간 금리의 영향을 가장 크게 받는 나스닥 지수는 1.3% 하락했다. 이번에는 금리가 지난달 23일 1.30%에서 월말에 1.53%로 오르는 동안 나스닥 지수가 3.5% 하락했다. 금리 상승 폭이 1월의 절반도 안 되는 데에도 불구하고 주가는 배 넘게 떨어진 것이다.     코스피는 모양이 조금 다르다. 1월 3200에서 3월 3045까지 5.1% 하락한 반면 이번에는 2% 하락에 그치고 있다. 이 차이는 금리가 처해 있는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발생했다. 미국 금리가 3월 1.7%에서 1.2%까지 내려오는 동안 우리 금리는 2.1%에서 1.8%로 떨어지는데 그쳤다. 금리 하락이 작았기 때문에 주가 하락도 작았던 것이다.     앞으로 주식시장 모양이 또 달라질 수 있다. 지난 주에 우리 10년물 금리가 3월의 고점을 강하게 돌파했다. 두번째 상승이 이전 고점보다 높은 수준에서 진행되고 있는 만큼 금리가 지금보다 더 올라갈 가능성이 있다. 한국은행의 금리 인상도 속도를 더할 것이다. 연내에 금리를 한 번 더 올려 1%를 만든 후 대선이 열리는 3월 이전에 세 번째 금리 인상에 나설 수 있다.     다른 선진국도 상황이 비슷하다. 이미 영국 중앙은행이 내년 금리 인상을 예고했다. 신흥국에서 시작된 금리 인상이 선진국까지 전방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데, 그만큼 금리 위험이 커졌다. 금리의 영향이 커지면 커질수록 주가가 더 하락할 수 있다. 조만간 코스피 3000선 붕괴를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       ━   주식 매도, 지금은 투자를 할 때가 아님   당분간 금리 상승이 계속된다는 가정 하에 투자 전략을 짜는 것이 맞다. 매수를 보류하는 건 물론 매도를 통해 주식수를 줄여야 한다.     지난해 주가 상승의 가장 큰 동력은 저금리와 유동성 공급이다. 이번 금리 상승으로 주가를 끌어올렸던 동력이 사라진 건데, 이 상태에서는 주가가 오를 수 없다. 1분기에 금리가 올랐을 때만 해도 상승이 일시적일 거란 전망이 많았다. 투자자들이 오랜 시간 낮은 금리에 길들여져 금리 변화를 인정하지 않으려 했기 때문이다. 이번은 사정이 다르다. 금리가 두 번째 상승을 하고 있어 추세 변화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 좋지 않은 상황에서 굳이 주식투자를 하고, 투자 규모를 늘릴 이유가 없다.     투자 종목을 정할 때 금리 민감도를 꼭 따져야 한다. 미국 시장에서 보는 것처럼 IT(정보통신)를 비롯한 기술주는 금리 상승의 타격을 크게 입으므로 피해야 한다. 당연히 코스닥이 코스피보다 불리하다. 반면 은행, 보험 등 금융주는 고려해 볼만한 대상이다. 금리가 높을수록 은행의 예대마진이 늘어나고, 보험은 채권투자를 통한 이익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이종우 칼럼니스트

2021-10-05

카카오뱅크도 한도 줄이는데…토스뱅크 '파격 대출', 괜찮나?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총량 규제로 인한 대출 축소 움직임이 도미노처럼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내달 출범을 앞둔 토스뱅크의 신용대출 전략을 놓고 '파격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과도한 모객 전략이라는 비판과 함께 지속 가능성에도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높다.       ━   ‘인터넷은행 3파전’ 초읽기…토스뱅크의 파격 행보 눈길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오는 10월 5일 출범 예정인 토스뱅크가 신용대출과 마이너스 통장 대출 금리를 업계 최저, 한도는 최고 수준으로 책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새롭게 출범하는 만큼 ‘인터넷은행 3파전’을 예고하며 고객 몰이에 나선 것이다.   실제 토스뱅크는 사전신청 고객 90만을 돌파하며 주력 고객인 MZ세대는 물론 대출 실수요자 등으로부터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현재까지 알려진 토스뱅크의 핵심 무기는 ▲연 2% 수시입출금식 통장 ▲매월 4만6500원의 캐시백 체크카드 ▲최대 2억7000만원 한도의 신용대출로 세 가지다. 30일 은행연합회 기준 국내 시중은행들의 입출금식 통장의 금리가 0.2%~0.3%인 것을 감안하면 최대 10배의 이자율로 파격적이다.   토스뱅크는 특히 신용대출에서 고객 확보에 적극적인 모습이다. 최근 공개된 조건에 따르면 토스뱅크의 신용대출 금리는 연 2.76~15.00%, 한도는 100만~2억 7,000만 원으로 책정될 전망이다. 마이너스 통장 대출 금리는 연 3.26~11.44%, 한도는 100만~1억 5000만 원이다.   토스뱅크의 신용대출 한도는 시중은행은 물론 카카오뱅크‧케이뱅크와 비교해도 파격적이다. 5대 시중은행의 경우 신용대출 한도를 연소득 이내로 축소했다. 카카오뱅크는 지난 5월 신용대출 한도를 1억원에서 7000만원으로 줄였다. 케이뱅크 또한 현재 2억5000만원인 한도를 연소득 이내로 축소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토스뱅크의 상품 구조는 손해가 있더라도 초기 가입자를 끌어모으기 위한 혜택으로 보인다”며 “당국의 가계대출 억제 기조 등 지속적으로 대출 한도를 유지할 수 있을지가 관건” 이라고 설명했다.     ━   카카오뱅크 "마통 연말까지 대출 중단", 토스뱅크도 '한도' 줄까    이처럼 업계에선 토스뱅크의 공격적 행보와 관련해 '지속 가능성'에 대한 의문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통상적으로 인터넷은행의 설립 목적은 금융 부담 완화를 위한 '중금리대출 활성화'다. 그러나 금융당국이 시중은행에 이어 카카오뱅크에도 가계대출 증가율이 가파르다며 급제동을 걸면서 업계에선 토스뱅크의 대출 한도 역시 줄어들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카카오뱅크는 시중은행(연간 최대 6%)보다는 높은 증가율 목표치를 받았기 때문에 아직 목표치를 넘지 않았다. 하지만 카카오뱅크 상반기 잔액은 23조1000억원으로 지난해 말 대비 증가율이 7%로 나타났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카카오뱅크가 중금리대출 비중 목표치를 지키려면 가계대출 총량을 줄여야 할 수도 있다”며 “미리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카카오뱅크는 당국 규제에 대한 후속 조치에 본격 나섰다. 연말까지 마이너스 통장 대출을 중단하기로 한 것.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급격하게 증가하는 가계부채의 안정화를 위한 조치"라며 "실수요자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중신용대출은 정상적으로 운영된다"고 설명했다.    토스뱅크 관계자는 “중저신용자를 위한 대출 등 수신에 대한 기대감이 큰 것으로 알고 있다”며 “토스 플랫폼을 통해 확보한 빅데이터로 개인별 맞춤형 한도로 대출 상품을 운영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홍다원 인턴기자 hong.dawon@joongang.co.kr

2021-09-30

[단독] 카드론 금리 '역대 최저'라더니...대상자 1%에도 못미쳐

      정부의 고강도 대출 압박으로 은행 대출이 막히자 ‘카드론’으로 대출 수요가 쏠린 가운데, 카드론 최저금리를 적용받는 이용자 수가 전체의 ‘1%’에도 채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저금리 적용 대상자가 구체적 수치로 드러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올 들어 카드사들이 ‘고신용자 모시기’를 앞세워 카드론 최저금리를 잇달아 내렸지만 실상과는 큰 차이를 나타낸 셈이다. 카드론 최저금리가 사실상 ‘미끼 금리’로 악용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   고신용자 공략 ‘최저금리’ 인하…실상은 전체 대비 ‘0.78%’     7일 국회 및 카드업계에 따르면, 현재 카드론을 취급하는 7개 전업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카드) 중 최저금리가 ‘5% 미만’인 곳은 KB국민·삼성·현대·롯데·우리카드 등 5곳이다.     이 같은 최저금리 인하 행렬에 정부의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로 인한 풍선효과까지 더해지며 카드론 잔액은 올 상반기 기준 34조원대를 넘어섰다. 올해 들어서만 6.5% 증가한 수치다.    카드론 최저금리 4%대는 시중 은행과 1~2%포인트 차이로 수치 자체로만 놓고 봐서는 큰 차이가 없지만, 최저금리로 카드론을 이용할 수 있는 고객은 신용등급 1등급 내에서도 많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7월말 기준 7개 카드사의 카드론 전체 이용자 수 419만3000명 가운데 업계 최저금리로 일컬어지는 ‘5% 미만’ 금리가 적용되는 이용자수는 3만3100명으로 0.78%에 그쳤다. 또 5% 미만 금리가 적용되는 카드론 잔액은 2908억원으로 전체 카드론 잔액 34조1300억원 대비 0.85%에 해당했다.     카드사별 카드론 전체 이용자 수는 ▲신한카드 107만7500명 ▲삼성카드 75만1100명 ▲KB국민카드 66만9500명 ▲현대카드 53만9600명 ▲롯데카드 45만4100명 ▲우리카드 37만9100명 ▲하나카드 32만2200명 순이다.   반면 ‘5% 미만’ 금리 이용자 수는 ▲하나카드 1만7700명 ▲롯데카드 8600명 ▲우리카드 4700명 ▲삼성카드 1200명 ▲KB국민카드 500명 ▲현대카드 400명 ▲신한카드 0명(최저금리 5% 이상) 순이었다.     특히 카드론 이용자 수가 가장 많은 신한카드는 최저금리가 5.3%인 관계로 5% 미만 금리 이용자 수가 0명이다. 75만여명과 67만여명의 카드론 이용자를 보유한 삼성카드와 KB국민카드는 최저금리 이용자 수가 각각 1200명, 500명에 그쳤다. 이들 카드사의 전체 카드론 이용자 수 대비 최저금리 이용자 수를 비율로 환산하면 각각 0.15%, 0.07% 수준에 불과했다.     한편, 하나카드는 카드론의 공식적 최저금리가 6.9%임에도 불구하고 실제 '5% 미만' 최저금리 이용자 수가 가장 많아 눈길을 끌었다. 신용평점 하위구간에 해당하는 채권이 주로 대환대출과 보이스피싱 구제 채권 등에 해당되는 것임을 감안해도 신용평점 상위구간(신용점수 850점 이상)에 해당하는 이용자 200명 이상이 있었다.   이에 대해 하나카드 관계자는 “특별한 예외나 임의로 최저금리를 적용한 것은 아니다”라며 “고객이 카드론을 신청할 때 당사의 대출모형에 따라 5% 미만 금리가 자동 적용된 경우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   카드론 이용자 80%, 중·고금리 적용…“전반적 금리 인하 필요”        지난해 대다수 카드사들의 최저금리가 5%를 훌쩍 넘었고 신용등급 1~2등급의 카드론 평균 금리가 10% 내외였던 점을 감안하더라도 ‘5%이상 10%이하’ 금리를 적용받은 이용자도 상당히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실제 해당 구간의 금리가 적용된 카드론 이용자수는 75만4100명, 잔액은 7조6864억원으로 전체 대비 각각 17.98%, 22.52% 수준이었다. 최저금리·저금리 적용 대상자가 현저히 적을 뿐만 아니라, 결국 전체 카드론 이용자 가운데 80% 이상이 10% 초과 중·고금리 적용 대상자임이 확인된 셈이다.   이에 업계 안팎에서는 상환능력에 따른 대출 주의 필요성과 함께, 적용 대상자가 1%에도 못미치는 최저금리 홍보·마케팅 전략에 대한 비난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더욱이 카카오·케이뱅크에 이어 출범을 앞둔 토스뱅크 등 중금리 대출 확대에 적극적인 인터넷전문은행의 공격적 행보에 대응하기 위해서라도 연 5~10% 수준의 중금리 대출 확대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민형배 의원은 “카드사들은 ‘카드론 최저금리’를 마케팅으로만 활용할 것이 아니라 면밀한 신용심사를 통해 고신용자들은 최저금리 적용을 적극 확대해야 한다”며 “법정 최고금리가 낮아지는 추세인 만큼 카드론의 전반적인 금리수준도 낮출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강민경 기자 kang.minkyung@joongang.co.kr

2021-09-07

[증시이슈] 은행주, '금리인상 신중' 파월 언급에 일제히 하락…KB금융 4%↓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이슈로 반짝 상승세를 타던 은행주들이 줄줄이 하락 마감했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금리 인상까지는 '갈 길이 멀다'고 언급하는 금리 인상 이슈가 희석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B금융은 전 거래일 대비 4.02%(2200원) 하락한 5만2500원에 장 마감했다. 이날 매도 상위 창구에는 JP모건, 모건스탠리 등이 이름을 올렸다. KB금융은 국내 기준금리 인상 소식 등에 힘입어 강세를 보이다 4거래일 만에 하락 마감했다.     신한지주 역시 2.42% 하락한 3만8300원, 하나금융지주는 3.32% 하락한 4만3650원, 우리금융지주는 2.64% 하락한 1만1050원에 각각 장을 마쳤다. 카카오뱅크 역시 2.27% 하락하며 8만19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앞서 제롬 파월 의장은 지난 주말 잭슨홀 미팅 연설에서 연내 테이퍼링이 적절하다는 견해를 밝혔지만 구체적인 일정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언급하지 않았다. 파월 의장은 “올해 말부터 자산매입 정책 축소를 시작할 수도 있다”면서도 “고용률 목표 달성까지는 아직 멀었다. 자산 매입 축소가 곧바로 금리 인상을 의미하는 신호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홍다원 인턴기자 hong.dawon@joongang.co.kr

2021-08-30

‘리스크’와 ‘행운’ 사이...테이퍼링을 대하는 투자자의 자세

      닮은 꼴 중에서도 싱크로율이 높은 경우를 가리켜 도플갱어라 한다. 그런데 만약 ‘리스크’와 ‘행운’을 도플갱어라고 한다면 어떤 느낌이 드나? 사실 투자의 세계에서는 어디까지가 행운이고, 어디까지가 실력, 그리고 어디까지가 리스크인지 알기 어렵다. 그래서였나?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경제학자 로버트 실러는 투자와 관련해 ‘우리가 알 수 없는 것들 중 가장 알고 싶은 것이 무엇인가’란 질문에 이렇게 대답한다. “결과가 성공적일 때 행운의 정확한 역할이요.” 당신은 운을 다룰 수 있나?   결과가 성공적일 때는 어디까지가 행운이고 어디서부터가 노력과 재주의 결과이며, 어디서부터가 리스크의 결과인지는 누구도 정확하게 알 수 없다. 확실한 것은 어떤 결과가 100% 노력이나 의사결정으로 이루어진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올해 국내 주식시장은 지금까지의 성적만 보면 작년에 비해 좋지 않았다. 주식시장 앞에 행운의 지렛대가 움직일지, 리스크의 지렛대가 움직일 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 주식시장이 크게 빠질 때 투자자들은 정신이 없다. 자신이 투자한 종목만이 아니라 시장 대부분의 종목이 하락세라면 더욱 그렇다.     기업 실적이 예상을 충족하고 시장에 잔재한 이벤트는 ‘테이퍼링’과 ‘금리인상’ 뿐이라 생각했는데 시장이 주구장창 빠질 때 당황하기 쉽다. 테이퍼링은 경기 침체기에 경기 회복을 위하여 썼던 각종 완화 정책과 과잉 공급된 유동성을 경제에 큰 부작용이 생기지 않도록 서서히 거두어들이는 정책으로 자산매입 축소, 양적완화 축소를 의미한다. 불확실성에 놓여진 투자자에게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제롬 파월 의장의 최근의 말은 불확실성 해소에 기여하는 것으로 인식된다.     ━   잭슨홀 미팅은 불확실성 해소에 기여했을까   지난 8월 27일(현지시간) 진행된 잭슨 홀 미팅에서 파월 의장은 “올해 말부터 자산매입 정책 축소를 시작할 수도 있다”면서도 “고용률 목표 달성까지는 아직 멀었다. 자산 매입 축소가 곧바로 금리 인상을 의미하는 신호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델타 바이러스 확산을 단기 위험요인으로 보았고, 향후 바이러스 확산의 전개 과정과 경제지표 영향을 주의 깊게 살펴 볼 것이라 말했다.     다만, 델타 바이러스 영향에도 불구 고용 전망은 양호하다고 밝혀 경제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간주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물가급등은 일시적이나 물가불안을 방임하지 않겠다는 입장도 재강조했다. 그는 ‘인플레이션’ 단어를 71회나 언급했으나, 임금-물가 악순환(spiral) 가능성은 미미하다고 평가했다. ‘일시적인 물가변동에 대응하는 것은 좋은 점보다 해로운 점이 더 많다’는 밀턴 프리드먼 발언도 인용했다. 지난 3개월 일자리 평균 증가가 83만2,000개에 달했지만 실업률은 여전히 매우 높다고 평가했다.     이날 파월 의장이 테이퍼링의 시기를 직접 언급하지 않았음에도 오히려 시장의 불확실성을 해소시켰다는 평가가 나왔다. 금리의 즉각적인 인상에는 신중한 태도를 보이며 연준의 직접적인 개입은 당분간 없을 것이라는 점에 시장은 안도하고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미국 주식시장의 강세는 빅테크를 필두로 한 성장주를 중심으로 펼쳐졌다.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동시에 금리 인상 리스크도 크지 않다는 분석에서다.     앞서 파월 의장은 지난 6월 미국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테이퍼링 필요성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7월 FOMC는 테이퍼링 세부방안을 논의했고, 8월에 테이퍼링 연내 가능성을 재확인했다. 시장과의 소통을 중시하면서 테이퍼링 수순을 진행 중인 것이다. 물론 팬데믹으로 고용회복에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개연성이 커 보인다. 연준도 완전고용 목표 달성 여부를 평가하기 위해 실업률 외에 광범위한 고용시장 지표를 고려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고용시장 참가율을 중시할 경우 실업률을 기준으로 할 때보다 금리인상 시기는 더욱 지연될 수 있다.       ━   파월의 ‘중립금리’ 발언, 역사는 되풀이 되는가   팬데믹 시기 연준의 자산매입 규모는 `21.8월 현재 국채 2.9조 달러, 주택저당증권(MBS) 1.1조 달러 등 총 4조 달러로 연준의 자산은 4.2조달러에서 8.3조로 증가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시기의 자산매입(`08.11월~`14.10월) 규모를 상회하는 규모다. 당시 MBS 2.1조 달러, 국채 1.7조 달러 등 총 3.8조 달러가 증가해 연준의 자산은 `08.11월말 2.1조 달러에서 `14.10월말 4.5조로 증가했다.    미국 경제의 상황과 금리 인상을 저울질하기 위해서는 ‘중립금리’ 개념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중립금리는 경제가 인플레이션이나 디플레이션 압력이 없는 잠재성장률 수준을 회복할 수 있도록 하는 이론적 금리 수준을 말한다. 만약 중립금리가 코앞에 있다면 금리인상은 정당화될 수 없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미국은 ‘제로 금리’를 유지한 후 2018년 금리인상이란 병목과 마주하며 엄청난 혼돈 속에 있었다. 그해 미국 주가의 급격한 하락을 중단시킨 것도 파월의 입에서 연유했다. 그 당시 중립금리 관련 그의 발언을 음미해 보자.    파월 의장은 그해 11월 “금리는 여전히 역사적 기준에 비해 낮으며 미국 경제에 중립적인 수준으로 여겨지는 넓은 범위 바로 밑에 있다”고 발언했다. 10월 발언인 ‘중립금리에서 멀어져 있다’는 발언과 큰 차이가 있는 것으로 당시 금리가 중립금리와 비슷한 수준임을 암시한 것이다. 10월의 금리 발언으로 금융시장이 불안하고 미 주가가 폭락한 바, 일련의 금리인상으로 경제 성장세가 둔화될 수 있다는 우려를 감안한 발언이었다.   연일 폭락하는 미 증시를 바라보며 트럼프 전 대통령의 압력에 굴복했는지 2018년 11월 28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파월 의장은 이날 뉴욕 경제 클럽 연설에서 “역사적 기준으로 볼 때 금리는 여전히 낮다. 그리고 성장을 가속화하거나 둔화시키지 않는 경제에 중립적일 수 있는 수준 바로 아래에 있다”고 말했다. 바로 아래에 있다는 말은 ‘금리 인상을 하지 않겠다’는 말로 해석된 것이다.   그는 그해 11월 3일만해도 “(금리가) 중립으로부터 한참 멀리 있는 것 같다”고 언급했다. 중립금리가 코앞에 있다는 말은 2018년 1차례, 2019년 3차례의 금리 인상의 속도를 늦출 수 있다는 신호로 해석되어 미국 자산시장은 다시 팬데믹이 오기까지 상승할 수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해 11월 27일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제이(Jay·제롬의 약칭)’를 선택한 이후 지금까지 전혀 행복하지 않다”며 “누구를 탓할 건 아니지만 연준은 자신들이 하는 일에 대해 완전히 잘못 생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파월 의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직접적으로 반응하진 않았다. 그 대신 미국 경제가 3% 이상의 성장률을 나타내고 있고, 연준이 인플레이션 목표치인 2% 달성에 있어서도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고 강조했다. 파월은 미국 주식 시장의 가치평가(valuation)는 역사적으로 적정수준으로, 미국의 기업부채와 상업용부동산 가격은 역사적으로 높은 수준으로 보며, 금융안정성 수준을 전반적으로 보통(moderate)으로 규정했다. 미 주식 시장은 큰 폭으로 상승하고 채권 수익률은 떨어지는 것으로 화답했다.       ━   중립금리 논란 지속...우리 생애 저금리는 언제까지?   당시나 지금이나 연준의 효과적인 통화 정책은 정확한 중립금리 측정이 관건이다. 연준이 통화정책 정상화를 진행하면서 금리를 지속적으로 인상함에 따라 일각에서는 2019년부터 경기하강이 예상되기 때문에 향후 연준의 통화정책은 예측 불가능하다고 평가한 상황에서 파월의 발언이 나왔다. 당시 금융위기 직후 7년간 연준은 경기부양을 위해 초저금리 수준을 유지했다.     경기회복으로 과잉 유동성을 정상화하기 위해 통화정책을 변경할 필요성이 제기되었다. 과도한 금리 인상은 경기하강을 초래하는 반면 지나치게 낮은 금리수준은 자산가격의 거품 같은 부작용을 초래한다. 이에 연준은 통화정책 정상화를 위해 중립금리 추정치를 정기적으로 재평가할 필요성이 대두되었다. 중립금리 추정치가 불명확하므로, 기존 금리인상 기조가 다르게 전개될 수 있을 것이라 판단에서였다.     당초 연준은 자국경제에 초점을 맞추어 통화정책 정상화를 진행했으나, 글로벌 경기둔화 우려가 제기되면서 이를 통화정책결정에 반영할 가능성이 증대된 점도 있었다. 파월 의장은 미 경제의 가장 큰 불안요인으로 ‘글로벌 경기둔화 가능성’을 지목했다. 세계경제 둔화가 미국의 무역과 자본시장에 부정적인 것을 원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표명한 것으로 보인다. 연준은 2019년부터 전반적인 통화정책과 관련한 연구에 착수한 바 양적긴축 속도, 금리인상 사이클, 통화정책수단 등을 광범위하게 논의했다.     그 후로도 이토록 오랜 기간 저금리가 유지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중립금리 하락의 주요 원인을 살펴보며 저금리의 핵심을 들여다보자. 그 근저에 고령화와 성장둔화가 거론됐다. 최근에 와서 소득 불평등 심화가 주요 원인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고소득 가구가 저소득 가구에 비해 더 많이 저축하는 성향이 있는데, 중립금리 하락 추이는 상위 10% 가구의 소득 비중이 `80년대 이후 꾸준히 증가하는 것과 일치한다는 것이다.     파월 의장 연설에 대해 새로운 가이던스는 없었지만 대체로 예상보다 완화적(dovish)이었다고 평가가 이어졌다. 금융시장은 주가상승, 금리하락, 달러 약세로 반응했다. 잭슨홀에서 흘러나온 새로운 정보나 가이던스는 미미했다. 향후 연준은 경제지표 결과에 따라 9월, 11월, 12월 FOMC에서 언제든 테이퍼링 계획을 발표할 가능성이 있다. 9월 FOMC에서는 사전 소통을 지속한 후 11월 발표 예상되나 델타 영향 확대로 시기는 늦춰질 소지도 있다. 매 FOMC 회의별로 국채 100억달러, MBS 50억달러씩 축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유지되고 있다. 향후 고용지표 결과에 따라 시행시기가 결정될 것이다.     고용지표가 금리인상 시기 결정의 최대 변수이다. 테이퍼링이 진행되면 어떤 현상이 발생할까? 탠트럼(시장금리 급등에 따른 금융시장 발작)을 유발할 수 있는 요인과 탠트럼 위험이 낮은 테이퍼링(Tantrum-less) 가능성이 양립하고 있다. 미래는 항상 우리에게 미지의 세계로 열려 있다. 과거를 보자. 탠트럼(`13.5~9월: 10년물 +102bp) 이후 `14년에 테이퍼링(`14.1~10월: -69bp)이 진행되어 금리 경로를 통한 시장 충격이 미미했다. 이번에도 같을까? 향후 테이퍼링 전개 과정에서도 연준은 지금까지와 같이 신중한(Baby-step) 정책기조를 이어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 필자는 국제경제 전문가로 현재 울산 경제부시장이다. 대한민국 OECD정책센터 조세본부장, 대외경제협력관, 국제금융심의관 등을 지냈다. 저서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필드 메뉴얼] [한 권으로 읽는 디지털 혁명 4.0] [식탁 위의 경제학자들] [명작의 경제] [법정에 선 경제학자들] [나를 사랑하는 시간들] 등이 있다.  조원경 울산 경제부시장

2021-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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