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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과 친환경 관련주에 관심을 [이종우 증시 맥짚기]

    9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공개시장위원회(FOMC)가 끝났다.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했는데, 전망에서 문제가 생겼다. 연준 위원 다수가 연말 금리를 4.4%로 전망해 시장 예상치 4.0%를 크게 웃돌았다. 연준의 전망대로라면 11월에 0.75%포인트, 12월에 0.5%포인트 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높다. 또 하나 부담이 된 건 경제 전망이다. 연준이 올해 미국 경제 성장 전망치를 0.2%로 낮춰 조만간 마이너스 성장 전망이 나오는 게 아닌가 하는 두려움을 갖게 만들었다.   그동안 세계 경제를 지배했던 리스크는 높은 물가로 인한 금리 인상이었다. 9월 FOMC를 계기로 금리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줄어드는 대신 경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거로 보인다. 금리인상 전망치가 4.4%까지 올라간 이상 더는 금리가 세상 모든 것의 발목을 잡는 역할을 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경기는 얘기가 다르다. 지난해 11월에 연준을 비롯한 주요 기관의 올해 미국 경제 성장 전망치가 4%였다. 그랬던 게 이제 마이너스를 바라보는 상황이 됐으니 경기의 영향이 커질 수밖에 없다. 세계 경제를 지배하고 있는 리스크가 변하고 있다.     단기적으로 경기 침체를 피할 수 없을 거로 보인다. 연초에 미국의 금리가 0.25%였다. 연말에 해당 수치가 4.5%가 된다면 1년 사이에 기준금리가 16배 올라가는 셈이 된다. 1980년에 연준이 기준금리를 20%까지 올렸지만, 당시는 15%에서 20%로 올린 것이어서 상승률은 높지 않았다. 이번은 상승률이 과거 어느 때보다 높다. 이렇게 빠른 속도로 금리를 움직이는데 경제가 위축되지 않으면 그게 이상할 일이다.       ━   상당 기간 박스권 벗어나기 힘들어      다행히 단기적인 충격에도 불구하고 국내외 경제가 최악의 상황으로 몰리지는 않을 거로 보인다. 이번에 시작된 경기 둔화는 체계적인 위험을 동반하지 않고 있다. 지난 40년간 경제를 침체로 밀어 넣은 요인을 정리해 보면 고용시장 악화, 과잉 생산과 투자, 금융시스템 위기, 자연재해, 글로벌 지정학적 위험 등이었다.     이중 가장 중요한 게 과잉생산과 투자다. 구조적인 부분이어서 한번 나빠지면 개선될 때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이다. 경제가 좋으면 미래에 기대가 커져 기업들은 필요한 액수보다 더 많은 재고를 가져간다. 재고가 늘어나는 동안에는 생산시설이 부족해 공격적 투자가 이루어지면서 경제가 높은 성장을 기록하지만, 이렇게 만들어진 과잉 생산과 투자는 수요가 꺾인 후에 기업에 부메랑이 되는 게 일반적이다. 쌓여있는 재고를 처리하기 위해 기업이 생산을 줄일 수밖에 없고, 그러면 생산 시설이 놀게 되기 때문이다. 재고 증가로 인한 비용 상승으로 현금 흐름이 나빠지는 등 연쇄적인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     다행히 이번에는 경기 확장에도 불구하고 국내외 모두에서 과잉 생산과 투자 징후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정부 지원으로 수요가 크게 늘어난 반면, 공급난으로 공급 과잉이 벌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난 몇 년간 공급과잉이 심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과잉생산과 투자로 인해 경기가 크게 나빠지는 일은 없을 것이다.   코스피가 다시 2300 아래로 떨어졌다. 상당 기간 주가가 박스권을 벗어나기 힘들고, 그 박스권이 저점 부근에서 만들어질 가능성이 있음을 감안할 때 예상할 수 있었던 움직임이다. 주가가 전저점 밑으로 떨어진 상황에서 사장 먼저 결정해야 할 부분은 박스권을 가정하고 주식을 살지, 아니면 추가 하락으로 2300이 지지선에서 저항선으로 바뀔 걸 감안해 주식을 팔 건지 여부다. 비록 후자가 된다 하더라도 주가 하락 폭이 크지 않을 거로 보이는 만큼 괜찮은 종목을 중심으로 주식을 매수하는 게 좋을 것 같다.     좋은 주식이 되기 위해서는 최소한 시장보다 주가의 변동성이 작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불안정한 주가로 애를 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익의 예측성도 뛰어나야 한다. 이익이 큰 폭으로 늘거나 줄지 않고 안정적인 형태를 꾸준히 이어가야 한다.    그동안 삼성전자는 이런 부류에 속하지 못했다. 1995년 11월에 2280원이었던 삼성전자 주가가 1년 후에 687원으로 떨어졌다. 반도체 경기 둔화가 원인이었는데, 하락률이 70% 가까이 됐다. 비슷한 사례가 또 있다. 2000년 7월에 7880원이었던 주가가 3개월 만에 2420원으로 70% 떨어졌다. 당시가 IT 버블 붕괴 기간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하락이 너무 빠르다.     ━   5만전자도 위태로운 삼성전자 매수해야      지금은 삼성전자라는 좋은 회사의 주가가 충분히 내려왔기 때문에 좋은 매수 대상이 될 수 있다. 투자에서 수익을 올리려면 좋은 회사 주식을 낮을 때 사야 한다. 주가가 떨어져 모두가 기대를 접고 있을 때 말이다. 좋은 회사는 부도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 시간이 지나면 과거의 수익성을 회복할 가능성이 높다. 오랜 시간 많은 돈을 벌어놓았기 때문에 어려운 상황에 대응할 수 있는 수단도 가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 모든 걸 다 갖추고 있는 주식이다.     앞으로 삼성전자 주가가 더 내려가도 그 폭이 크지 않을 것이다. 이미 주가가 떨어질 만큼 떨어졌기 때문이다. 지난 7월에 봤듯이 시장이 반등한다면 제일 처음 올라가는 주식이 될 것이다. 상황이 어려울수록 투자자들은 가장 믿을 수 있는 주식을 선택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와 함께 생각해 볼 주식이 성장주다. 먼저 디지털 관련주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는데, 지금도 디지털로 전환이 세계적인 붐을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주요 선진국에서 개인이 휴대전화나 스마트폰을 사용해 인터넷에 연결하는 비중이 80%로 높아졌다. 우리나라도 인터넷 사용자의 90% 이상이 스마트폰을 사용해 소셜 네트워크 또는 인터넷 쇼핑 서비스에 접근하고 있다. 10년 전에는 해당 비율이 10% 미만에 불과했다. 상시적인 온라인 상태라고 보면 된다. 디지털을 통한 비즈니스가 활발해질 경우 5G 네트워크와 사물 인터넷 등 디지털을 뒷받침해주는 수단도 함께 주목을 받을 수 있다.     또 하나는 재생에너지다. 그동안 재생 에너지는 정부의 지원을 통해 명맥을 유지해왔다. 중국과 유럽의 태양광 사업과 전기차가 대표적인 예다. 최근에 보조금이 줄거나 폐지되는 사례가 늘고 있지만, 이는 친환경 사업의 중요성이 약해져서보다 재생에너지 기술 발달로 생산 비용이 화석 에너지 수준으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지금은 재생에너지 비중이 전체 에너지의 3%밖에 되지 않지만, 성장률이 기하급수적으로 높아지고 있어서 기존 에너지 쪽의 투자가 줄고 대신 새로운 에너지 쪽의 투자가 늘어날 거로 예상된다.   현재 전 세계에서 에너지 수요가 매년 1.3%씩 늘고 있다. 태양광과 풍력에너지의 성장률은 17% 정도다. 점유율이 낮아도 성장률이 높기 때문에 재생에너지 쪽으로 대규모 투자가 몰릴 수밖에 없다. 성장주에 대한 기대가 친환경 관련 회사들을 비껴가지는 않을 것이다.   ※필자는 경제 및 주식시장 전문 칼럼니스트로, 오랜 기간 증권사 리서치센터에서 해당 분석 업무를 담당했다. 자본시장이 모두에게 유익한 곳이 될 수 있도록 여러 활동을 하고 있다. [기본에 충실한 주식투자의 원칙] 등 주식분석 기본서를 썼다.     이종우 칼럼니스트이종우 증시 맥짚기 금리인상 전망치 세계 경제 국내외 경제 디지털 친환경 1654호(20221003)

2022-09-27

경기 침체는 주식시장 하락의 절대 요인일까 [조원경 글로벌 인사이드]

    하반기 이후 내수와 수출이 모두 침체되는 복합불황이 우려되고 있다. 높은 물가 상승세에 소비 심리가 악영향을 받는 것은 당연하다. 높은 물가 수준이 고공행진 하면서 사람들의 지갑이 얇아지고 있다. 점점 전 세계 경제의 하방 위험으로 향후 수출 회복세가 제약될 가능성도 점증하고 있다.     유럽중앙은행(ECB)은 9월 8일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하는 '자이언트스텝'을 단행했다. 유럽 각국의 경기 침체 우려가 불거지고 있지만 인플레이션을 통제하는데 우선순위를 부여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앞으로 기대 인플레이션을 낮추기 위해서 기준금리를 계속해서 올릴 것을 예고했다.     물가상승률이 중기목표치인 2%로 돌아가기에는 기준금리 수준이 한참 떨어져 있다고 믿고 있다. ECB는 올해 하반기와 내년 1분기에 걸쳐 유로존이 경기 침체에 빠질 것으로 전망한다. 완전고용 수준의 실업률을 예로 들며 미국의 경기 침체는 가짜라고 주장하는 월가와 상관없이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 7월 미국이 경기 침체를 피할 가능성이 매우 적다고 보았다.       ━   여러 악재 겹쳐 복합 불황 우려되는 상황   IMF는 미국의 노동 시장이 강한 상황이지만, 통화 긴축 정책이 계속되면 실업률이 오르면서 노동시장도 점차 냉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3연속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할 전망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이 8월 7일 보도했다. 미국 경제가 임금 성장을 웃도는 물가 상승으로 가계 구매력이 떨어질 것은 분명해 보인다.     IMF는 정의대로 경기 침체를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이라고 정의할 때는 미국은 경기 침체가 시작된 것이다. 미국 유수 기업이 불과 얼마 전에 세운 채용 계획을 취소할 정도로 기업의 사업 전망이 빠르게 변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미국에서 물가 정점이 지났다는 소식에 6월 저점 이후 미국 시장은 상당히 올랐다.     하지만, 9월 연준 의장의 강력한 인플레이션 파이터 의지로 미국 주식시장은 하락했다. 그런데 ECB가 자이언트 스텝을 결정한 날부터 미국 주식시장은 오히려 강세를 띠고 있다. 왜일까? 더 이상의 악재는 없다고 믿었던 것일까? 하지만 미국의 8월 물가는 예상을 뛰어 넘었다. 전년 동월 대비 8.3%에 주식시장은 다시 침몰했다. 사람들은 전 세계를 흔들고 있는 인플레이션,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주식부터 채권, 원자재 가격이 흔들리는 와중에도 미국 주식이 상대적으로 안전하다고 믿고 있으나 위험자산에 안전한 우산은 없다. 위험자산은 위험 자산일 뿐이다.     미국 주식 위주 펀드에 투자자들이 몰린 반면, 기타 지역의 주식형 펀드에서는 자금이 2019년 10월 이후 최장기간 빠져나가는 상황이다. 2017년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리처드 세일러 교수는 미국 경제의 견고함을 강조한다. 그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역사적으로 낮은 실업률과 높은 고용은 경제가 강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강변했다.     그는 미국 경제가 성장하고 있지만 물가보다 약간 덜 빠르게 성장하고 있을 뿐이라고 했다.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약간 떨어진 것을 경기 침체로 묘사하는 것은 웃긴 일이라고 까지 말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는 세계 주식시장의 중심에 선 미국 주식 시장을 어떻게 바라보아야 할까? 올해 미국 10년물과 2년물 금리간의 장단기 금리역전현상을 두고 경기 침체의 신호로 읽는 경우가 있었다. 그러나 장단기 금리 역전현상이 모두 경기 침체를 초래하는 것은 아니다.     전미경제연구소(National Bureau of Economic Research, NBER)는 경기 침체를 어떻게 볼까? 동 연구소는 경제활동에서 의미 있는 하락이 경제 전반에 걸쳐있고 몇 달 이상 지속되는 상황을 경기침체라고 정의한다. 2020년 2월 코로나 19 발발로 경제활동 감소폭이 매우 크고 널리 확산되자, 단기간의 현상이지만 경기침체로 규정했다.        ━   경기 침체 속에서도 주가 상승 가능해   우리는 경기하락을 확인할 때 실질개인소득, 고용, 실질개인소비지출, 도소매 판매, 산업생산 같은 지표를 골고루 보아야 한다. 전미경제연구소는 2000년대 이후 세 차례 경기 침체를 규정했다. 닷컴버블 붕괴와 9.11 테러, 글로벌 금융위기, 코로나 19사태로 경기 침체는 각각 8개월, 18개월, 2개월 지속했다. 장단기 금리 역전 후 경기 침체 시작까지 미국주가지수가 빠진 경우와 상승한 경우가 공히 반반정도다. 금리 역전 이후 침체 종료까지 주가가 하락한 경우보다 상승한 경우가 더 많았다. 우리는 이 대목에서 경기 침체를 주가하락과 동의어로 보기 어렵다는 것을 인식할 수 있다.     게다가 미국 경기 침체 논쟁이 지속하는 상황에서 주가 전망은 더 어려워 질 수 있음을 알 필요가 있다. 이러한 논의와 관련해 노벨경제학상을 탄 폴 그루그먼의 이야기를 들어 보자. 그는 2020년 4월 ‘뉴욕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주식시장은 경제가 아니라고 역설하면서 주식 시장은 미국인들이 경제적, 정치적, 개인적으로 겪고 있는 사안과 무관해 보이기까지 한다고 말했다.     하긴 유동성으로 가는 주식시장을 우리는 얼마 전에도 목격했다. 증시는 연준이 계속해서 시장에 현금을 투입할 것이라는 믿음으로 인해 부양되어 왔던 게 사실이다. 실업률이 높아도 현금 주입으로 주식시장에 기름을 마음껏 넣을 수 있었다. 생각해 보니 주식시장이 경제를 제대로 반영하는 효율적인 시장만은 아니었다. 다양한 데이터로 미국 주식 시장을 추적해 보자.     2020년 코로나 19로 실업률이 광범위한 상황에서 S&P 500과 다우존스는 2020년 말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코로나 19 대유행으로 경제가 셧다운된 상황에서 그해 3월의 가파른 주가 하락을 회복한 원동력은 무엇이었나? 2020년 말 연초 대비 500만 명의 미국인이 추가실업자가 되었다.     왜 주식 시장의 성과는 이 불황 동안 미국인의 경제 상황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았을까? 코로나 19로 주입된 유동성으로 개인 저축률이 4월에 급등했다. 제로 금리 상황에서 일부 미국인들이 저축을 더 많이 하였으나 투자자들은 더 나은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주식시장을 머니게임의 장소로 인식했다.     시장에서 기업 수익률이나 경기 침체보다 더 중요한 게 유동성이란 사실이 실감이 안 난다면 빈발일 것이다. 기축통화란 달러의 이점과 혁신기업으로 무장한 미국 시장이 매력적일 수 있지만, 이제는 거대한 인플레이션 앞에서 예전과는 다르다. 2021년 미국인의 부에서 주식보유가 차지하는 비중은 41.9%였다. 지금의 상황은 이전과 다르며 주식시장은 불안한 울렁증 환자가 되고 있다. 그 속에서 연준은 언제든지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금융시장에 뺨을 때릴 수 있다. 주식시장은 경제의 전부가 아니나 상당한 부분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 위험의 파장을 우리는 예의주시해야 한다.             ※ 필자는 울산과학기술원(UNIST) 교수이자 글로벌산학협력센터장이다. 국제경제 전문가로 대한민국 OECD정책센터 조세본부장, 기획재정부 대외경제협력관·국제금융심의관, 울산 경제부시장 등을 지냈다. 저서로 [앞으로 10년 빅테크 수업] [넥스트 그린 레볼루션] [한 권으로 읽는 디지털 혁명 4.0] [식탁 위의 경제학자들] [명작의 경제] [법정에 선 경제학자들] 등이 있다.   조원경 울산과학기술원(UNIST) 교수(글로벌산학협력센터장)주식시장 인사이드 경기 침체 기준금리 수준 세계 경제 1652호(20220919)

2022-09-15

원화 약세로 수출기업 채산성 향상 기대 [이종우 증시 맥짚기]

    지난 7월 6개 주요국 통화 대비 달러의 위상을 나타내는 달러인덱스가 108.5까지 상승했다. 그리고 한 달 반 만에 다시 108을 넘었다. 환율에 대한 공포는 이번이 7월보다 훨씬 강하다. 원·달러 환율이 1340원까지 올라가면서 외환위기의 기억이 되살아났기 때문이다.    달러 강세는 달러 자체의 요인과 다른 통화 약세 때문에 발생했다. 달러 자체 요인을 보면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긴축 속도를 늦추지 않겠냐는 기대가 약해졌다. 연준이 여전히 정책의 방향을 정하지 못하고 있다.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직후에는 9월에도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할 거란 전망이 우세했다가, 얼마 전에는 인상 폭이 낮아질 거란 전망이 대두되는 등 전망이 계속 바뀌고 있다.     8월 말에 열린 잭슨홀 미팅에서 파월 연준의장이 ‘단 한번의 월간 물가지표 개선으로 물가상승률이 내려갔다고 확신할 수 없다’고 얘기해 긴축을 다시 강화하는 쪽에 무게가 실렸다. 일부 연준 이사들은 올해 말에 기준금리를 4%까지 끌어올려야 한다는 얘기도 했다. 당분간 완화를 기대하기 힘든 상태다.     이런 전망에 때문인지 최근 미국의 시장금리가 다시 상승하고 있다. 한때 2.588%까지 떨어졌던 10년물 국채수익률이 3% 위로 올라왔다. 앞으로 연준이 금리를 계속 올릴 거라는 점, 그러면 연말에 미국의 기준금리가 3.5%를 넘을 거라는 점을 감안하면 시장 금리 상승이 좀 더 이어질 거로 보인다.       ━   미국, 1분기 이어 2분기에도 역성장 이어가       연준은 물가와 실업 두 변수 모두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7월 실업률이 3.5%를 기록했는데, 4%대 중반을 웃도는 수준까지 올라오지 않는 한 통화정책의 우선순위는 물가 안정 쪽에 맞춰질 것이다. 현재의 긴축 강도를 유지한다는 의미다. 하반기 들어 유럽이 금리 인상에 동참해 미국과 금리 차를 좁혔지만, 아직 달러를 약하게 만들 정도는 아니다.   과거 미국 경제 둔화기 때 달러가 강해졌던 경험도 환율에 영향을 주고 있다. 1980년 이후 미국은 11번의 경기 둔화를 겪었다. 그중 3번만 달러가 약해졌을 뿐 나머지는 보합을 유지하거나 강해졌다. 달러가 강해졌던 경우가 여섯 번으로 전체의 절반을 넘는다. 경제가 나빠지면 환율이 약세가 된다는 교과서적인 관계가 달러에서는 성립하지 않은 것이다.     이런 관계가 나온 건 미국경제가 나쁠 때 세계 경제도 좋지 않기 때문이다. 미국 경제만 나쁘면 당연히 달러가 약해지지만, 미국도 나쁘고 다른 나라도 나쁘면 달러가 약해지지 않는다. 이런 경향은 미국이 세계 경제의 단일 축이 된 1990년 이후 보다 더 명확해졌다. 세계 경제가 좋지 않을 때 그나마 미국으로 피해 있는 게 안전하다고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이다.   2008년 금융위기가 대표적인 사례다. 미국에서 위기가 발생했기 때문에 달러가 약세가 돼야 했는데, 금융위기 직전에 72정도였던 달러인덱스가 위기가 발생하고 6개월 후에 오히려 85까지 상승해 달러가 20% 가까이 절상됐다. 비슷한 사례가 또 있다. 2000년 IT버블 붕괴와 2001년 911테러로 미국이 곤란을 겪고 있을 때, 달러 인덱스가 최고의 강세를 기록했다. 경기가 100개월 이상 확장을 거듭했던 1999년보다 20% 넘게 올랐는데, 불안하기 때문에 달러로 몰린 것이다.     2분기에 미국 경제가 -0.9% 성장했다. 1분기 -1.6% 성장에 이어 두 분기째 역성장이다. 미국의 경기분류 기준에 따르면 연속 두 분기 마이너스 성장을 할 경우 그 시기를 경기침체(recession)로 본다. 이 기준에 맞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경기 둔화 초기에 이미 두 분기나 성장이 마이너스를 기록했을 정도니 앞으로 얼마나 오랜 시간 경기 둔화가 계속될지 모른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졌다. 그럴수록 달러는 더 강해졌다. 달러가 기축통화이기 때문에 누릴 수 있는 혜택이다.         ━   한미 금리역전으로 채권 자금 빠져나갈 수도      원·달러 환율이 1340원을 넘었다. 원화가 약한 건 달러가 강해서다. 지난해 5월에 달러인덱스가 90 정도였다. 최근에 108을 넘었다. 1년 사이에 달러가 20% 강해지다 보니 원화가 그만큼 약해진 것이다. 미국 연준이 금리를 예상보다 빠르게 올리고, 오랜 시간 안전통화 역할을 했던 엔과 유로가 힘을 쓰지 못하고 있는 게 달러를 강하게 만들어 원화를 약세로 바꾼 역할을 했다.   우리만의 문제도 있다. 대외수지가 좋지 않다. 연초부터 8월 20일까지 무역 적자액이 225억 달러로 늘었다. 자본거래 실적도 좋지 않다. 상반기에 자본거래를 통해서 400억달러 가량이 해외로 빠져나갔다. 2012년 이후 국내 여러 경제 주체들이 해외 자산을 늘리고 있는데, 이 과정에 달러화 유출이 일어나고 있다.     한·미 간 기준금리 역전 정도가 심해지고 있는 걸 감안하면, 채권을 중심으로 달러화 유출 압력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 시장에서는 과거 두 번의 한미 금리역전 사례 때 자금 유출이 없었다는 사실을 토대로 이번에도 문제가 없을 거란 전망을 하고 있지만, 꼭 그렇지는 않다. 과거에는 외국인이 우리 채권을 가지고 있는 비율이 5%도 되지 않아 자금 유출이 없었지만, 지금은 보유 규모가 10%를 넘는다. 채권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던 초기와 사정이 달라졌기 때문에, 금리 역전으로 채권 쪽에서 자금이 빠져나갈 가능성이 있다.    환율이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방향이 정해져 있지 않다. 겉으로 드러난 모습만 보면 원화가 약세일 때 주가가 하락하고, 반대로 원화가 강할 때 주가가 상승하지만, 이는 정말 겉모습에 지나지 않는다. 원화가 강할 때 주가가 상승하는 건 경제가 좋을 때 원화가 강해지기 때문이다. 원화가 강할 경우 수출 기업의 매출이 줄어드는 등 피해를 보지만 그보다 경제가 좋아서 생기는 긍정적인 효과가 더 커서 결과적으로 주가가 오르는 것이다.    이렇게 관계가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환율로 인한 영향은 개별 종목별로 접근하는 게 좋다. 2분기에 상장기업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5% 이상 늘었다. 가장 영향을 많이 미친 변수는 환율이다. 원화가 약세가 되면서 수출 기업을 중심으로 이익이 많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이렇게 원화 약세는 수출 기업에 도움을 준다. 반대로 원자재를 수입하는 내수 기업에는 좋지 않은 영향을 준다. 가뜩이나 원자재 가격 상승에 시달리고 있는 상태에서 원화까지 약해지면 어려움이 가중될 수 있다.     환율 얘기가 나올 때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게 외국인 매수다. 환차손을 피하기 위해 외국인이 주식을 내다 판다는 것이다. 언제부터인가 주식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논리지만 검증된 바가 없다. 외국인은 원화보다 주가에 보다 더 관심을 가지고 있다. 외국인이 국내 주식을 사는 건 주가가 오를 가능성에 주목한 때문이지, 원화 강세에 주목한 때문이 아니다.     ※필자는 경제 및 주식시장 전문 칼럼니스트로, 오랜 기간 증권사 리서치센터에서 해당 분석 업무를 담당했다. 자본시장이 모두에게 유익한 곳이 될 수 있도록 여러 활동을 하고 있다. [기본에 충실한 주식투자의 원칙] 등 주식분석 기본서를 썼다.     이종우 칼럼니스트이종우 증시 맥짚기 원화 약세 세계 경제 원달러 환율 1651호(20220905)

2022-09-01

악재 겹겹 쌓인 국내외 경제 상황 돌파할 대응 전략은

      세계 각국이 묶여 있는 산업 사슬을 위협하는 위험 요소들이 올해 증가하면서 국제사회는 경제 성장에 대한 어두운 전망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지난해 말 발표된 올해 경제성장 전망치는 6개월 동안 수 차례 바뀌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을 지난해엔 6.1%로 예측했으나 올해 1월에는 4.4%로 낮췄으며 이어 4월엔 3.6%로 -0.8%포인트 내렸다. 7월에도 또 한번 하향 조정할 계획이다. 그럴 경우 올해 들어서만 경제 성장률 조정을 세번이나 낮추게 된다. 이는 시장에선 전례 없는 일로 여기고 있다. 그만큼 세계 경제가 긴박하고 위험한 상황에 처해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급기야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Kristalina Georgieva)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지난 6일(현지 시간) 세계 경제 상황에 대한 경고 메시지를 또 한번 강조했다. 그는 내년에 “세계 경제가 침체 상황을 맞을 수 있다”며 “이에 따라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도 조만간 또 한번 하향 조정하겠다”고 밝혔다.     그의 발언 배경엔 세계 공급망을 뒤흔드는 복합적인 요인들이 작용하고 있다. 세계 경제에 미치는 파급력이 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정책과 고강도 금리 인상 의지를 비롯해 물가 폭등 인플레이션 심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그에 따른 세계 공급망 불안전, 그리고 국제사회 신냉전 분위기 등이 복합적으로 얽혀 사태가 악화 장기화 되고 있어서다.     해외 수출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한국 경제의 고심이 깊어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코노미스트]가 이에 대한 해법을 함께 고민하기 위해 ‘경제 포럼’을 마련했다. 분야별 전문가들이 강연자로 나와 길잡이가 될 혜안을 제시할 예정이다.     경제 포럼은 12일 오전 10~12시 KG타워(서울 중구 통일로 92) 하모니홀에서 열린다. 41년여 만에 폭등한 인플레이션 공포가 미국 경제를 뒤흔들고 있는 가운데 ‘스태그플레이션’(stagflation 물가 상승과 경기 침체)과 ‘슬로플레이션’(slowflation 물가 상승과 경기 둔화)’에 대한 경기 전망을 분석하는 자리다.     경제 포럼은 세션1에서는 한문도 연세대 교수(금융부동산학과)가 부동산 시장을 전망한다. 한 교수는 고금리, 거래 규제, 공급 확대 등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주요 요인들을 짚어줄 예정이다. 특히 경제 성장 둔화와 관련한 지표들을 분석해 부동산 시장의 향방을 진단할 계획이다.     세션2에선 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이 증시 전망에 대해 강연한다. 윤 센터잘은 환율·금리·임금·소비·수출과 관련한 지표들을 진단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반도체·원자력 등 한국 경제의 주력 업종에 대한 전망, 중국·러시아의 경기 흐름에 따른 세계 공급망과 한국 경제의 위험요소 등을 집중 살펴볼 계획이다.     세션3엔 김영익 서강대 경제대학원 교수가 급변하는 국내외 경제 흐름을 진단한다. 김 교수는 이날 경제 흐름에 영향이 미치고 있는 악재들을 하나씩 짚어 나가며 어떻게 대응할지 고민하는 시간을 제공할 계획이다.     부채에 의한 성장의 한계, 선진국과 신흥국의 부채 상황,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이 미치는 파급, 금리·달러·주가·집값의 변동에 대한 중장기 전망, 이를 통한 가계 자산 분배 전략 등을 제시할 예정이다. 경제 포럼에 대한 안내는 이코노미스트 홈페이지에서 볼 수 있다.     박정식 기자 tango@edaily.co.kr국내외 경제 경제 성장률 세계 경제 올해 경제성장

2022-07-11

“세계 경제 침체 위험 커지고 있다 성장률 하향 조정할 것”

    “조만간 올해 글로벌 경제성장률 전망을 하향 조정하겠다.” “경기 침체 위험이 커지고 있어 침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올해는 힘든 해가 될 것이다. 하지만 내년엔 더욱 어려울 것이다.” “긴축 재정 유지로 세계 경제 전망이 혼란스럽지만 물가 폭등 억제가 시급하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Kristalina Georgieva)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6일(현지시간) 내년에 “세계 경제가 침체 상황을 맞을 수 있다”며 어두운 전망을 내놨다. 그는 “이에 따라 조만간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을 하향 조정하겠다”고 밝혔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이날 로이터 통신과 가진 인터뷰에서 고강도 기준금리 인상, 물가 폭등과 인플레이션 확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 러시아 제재와 중국 경제 성장 둔화에 따른 세계 공급망 차질 등에 대해 언급하며 향후 세계 경제 흐름이 어둡다고 전망했다.    그는 중국·러시아 등 세계경제의 공급망 역할을 하는 국가들의 경제가 지난 2분기에 크게 위축된 자료를 언급하며 “세계 경제 침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올해는 힘든 해가 될 것이다 하지만 내년은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며 “내년엔 세계 경제 침체 가능성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각국의 긴축 정책이 세계 경제에 대한 전망을 혼란스럽게 만들지만 폭등하는 물가를 억제하는 게 지금은 중요하다”고 말했다. “물가 안정은 매우 긴급하고 절박한 필요 사항”이라며 “이를 고려하면 경제 성장 둔화는 ‘당연히 지불해야 할 대가’”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한 국가의 경제 상황을 좌우할 주요 요소로 에너지를 꼽았다. 그는 “미국 등 에너지 수출국은 더 나은 기반에 있지만, 수입국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한 “IMF가 조만간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을 하향 조정할 것”이라며 “현재 수치 조정 작업을 마무리하고 있는 중”이라고 밝혔다.     IMF는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계속 하향 조정하고 있다. 지난해 10월엔 4.9%, 올해 1월엔 4.4%, 4월엔 3.6%로 계속 낮추고 있다. 지난해 4월과 비교하면 무려 1% 넘게 내린 것이다.       박정식 기자 tango@edaily.co.kr성장률 총재 기준금리 인상 세계 경제 경제 상황

2022-07-07

‘1년새 1억 뛰어’ 서울 소형 아파트값 어디까지 올라갈까 [오대열 리얼 포커스]

      지난해 말부터 시작한 기준금리 인상과 대출 규제 여파로 서울 아파트 거래절벽 상황이 심화되고 있다. 여기에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세가 꺾였다는 분위기까지 생기면서 거래가 좀처럼 이어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서울 아파트 거래가 급격하게 줄어들고 있는 가운데 소형 평형 아파트들의 매입 비중은 오히려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부동산원의 규모별 아파트 거래량에 따르면 올해 1월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 1281건 중 전용면적 40㎡이하 아파트 거래건수는 275건으로 5건 중 1건이 소형 아파트 거래로 나타났다. 이 같은 거래비중은 한국부동산원이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06년 이래 월별 기준 역대 최고치다.     서울 소형 아파트 매입 비중이 증가하자 가격도 가파르게 치솟고 있다. 국토교통부의 실거래가 통계시스템을 살펴보면, 서울 노원구 월계동에 위치한 사슴 3단지 전용면적 33㎡의 경우 지난 2021년 1월 5일에 3억 3200만원에 거래됐지만, 올해 1월 7일에는 4억7000만원에 손바뀜이 일어나 1년간 1억3800만원 오르고, 41.6% 상승률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도봉구 쌍문동에 위치한 한양 2차 전용면적 35㎡도 2021년 1월 27일 2억9500만원에 매매됐지만, 올해 1월 12일에는 3억9700만원에 실거래가 이뤄져 1년간 1억200만원 치솟았다.     서울 중랑구 신내동에 있는 신내11대명 전용면적 39㎡도 마찬가지다. 해당아파트는 지난해 1월 23일 3억9200만원에 거래됐다. 하지만 올해 1월 8일에는 해당 아파트의 동일 면적이 5억2800만원에 거래돼 1억3600만원 상승하고 34.7% 올랐다.       이 같은 서울 소형 아파트의 인기는 증가하는 1인 가구와 공급 부족의 영향이 크다. 서울의 경우 주택 공급은 수요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상황인데다 소형 아파트의 수요인 1인 가구는 계속해서 증가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5년에만 하더라도 서울 1인가구는 111만 5744가구 수준이었지만, 지난 2020년에는 139만 701가구로 5년간 24.6%나 상승했고 향후 1인 가구는 더 가파르게 늘어날 전망이다.       최근 몇 년간 서울에 위치한 모든 아파트들이 가격 상승이 이뤄졌고, 대출 규제까지 이어져 대출을 받을 수 있는 한도 자체도 줄었다. 주택 구매를 원하는 실수요자들은 높아진 금액과 대출 한도에 막혀 선택의 폭이 좁아졌고, 비교적 부담이 덜한 소형 아파트로 관심을 돌리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런 가운데 차기 정부가 규제완화를 공약을 내건 만큼, 구축 아파트들의 경우 재건축 기대감도 높아져 집값이 다시 한번 자극 받을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 필자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각종 부동산 통계를 분석, 제공하는 큐레이션 서비스 ‘경제만랩’의 리서치 팀장이다. 한양대 신문방송학과 졸업 후, 언론사에서 취재기자로 활동하다가 경제만랩 리서치팀에 합류해 부동산시장의 변화를 분석하고 있다.   오대열 경제만랩 리서치 팀장코로나 사태 세계 경제 한국 경제 1631호(20220418)

2022-04-10

'세계 경제대통령' 파월 2기가 온다…그의 입에 쏠린 전 세계의 시선

      "미국 국민들을 위해 계속 봉사할 기회를 줘서 감사하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에 제롬 파월 현 의장을 재지명하며 연임이 확정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펜데믹 시대'라는 유래없는 경제상황에서 글로벌 경제 안정화에 기여했다는 평을 받는 파월 의장은 내년 2월부터 4년 더 연준 의장직을 수행하게 됐다. 그는 11월22일(현지시각) 대통령에 보내는 연준 의장 지명 화답 성명서에서 "봉사할 기회가 있음에 감사하다"는 뜻을 밝히며 의장직 수행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연준 의장직은 사실상 '세계 경제대통령' 자리인 만큼 파월 의장의 연임은 국내를 넘어 전 세계 경제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특히 연준이 테이퍼링(자산매입축소)을 선언하며 긴축정책을 펴고 있어 국내에서도 파월 의장의 행보 하나하나에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   변호사 출신 금융맨, 트럼프 정부서 선방   2018년 제롬 파월 의장이 연준 의장으로 취임할 당시 경제계 관계자들은 그의 특이한 이력에 주목했다. 파월 의장은 역대 연준 의장 중 윌리엄 밀러(1978년 취임)이후 경제학 박사 학위가 없는 최초의 의장이었다.     1953년 워싱턴 DC에서 태어난 파월 의장은 프린스턴대에서 정치학 학사를, 조지타운대 로스쿨에서는 법학을 전공하며 변호사로 활동한 이력이 있다.     그럼에도 그가 '세계 경제대통령'이라는 연준 의장직에 오를 수 있던 배경은 전세계 사모펀드인 칼라일그룹, 유력투자은행 뱅커스트러스트 등 월스트리트 금융기관에서 오랜기간 활동한 금융전문가이기 때문이다.       파월 의장은 취임 후 트럼프 정부의 경기 부양책 기대에 부흥해야 하는 상황, 또 당시 매파(통화 긴축 선호) 위주의 연준 이사회에 대응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파월 의장은 중립적인 기조를 이어가며 비교적 안정적으로 통화정책을 이끌었다는 평을 듣고 있다. 취임 당시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파월에 대해 “중도주의자로, 전면에 나서기보다는 여론을 수렴하는 데에 능력이 탁월한 인사”라고 밝혔다. 그의 중도주의적 능력이 강경파 성향의 트럼프 정부에서 적절한 효과를 발휘한 셈이다.     바이든 대통령이 파월 의장을 유임한 것도 팬데믹을 벗어나는 경제 회복 과정에서 어느 때보다 안정성이 필요하다는 판단이 섰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코로나19 이후 고물가, 고용난 등으로 대표되는 경제적 혼란에 대한 해결을 파월 의장에게 당부한 것이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파월 의장은 2018년 연준 의장으로 취임한 후 기준금리 인상과 인하를 모두 경험한 인물"이라며 "일련의 통화정책 일정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금융시장이나 경제 주체들과의 다양한 소통 과정을 경험했다는 것이 그의 강점"이라고 평가했다.       ━   '글로벌 충격' 없지만…국내경제에는 부담    공식적인 '파월 2기'는 내년 2월부터지만 의장직이 연임된 상황에서 파월 의장의 경제 행보는 현재 진행 중이다. 당장 테이퍼링 과정을 통해 경제 주체들이나 금융시장의 기대 인플레이션을 관리하는 것도 그의 앞에 놓여진 시급한 과제다.     최근에는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우려까지 커졌다. 연준은 장기적으로 돈줄을 조이는 긴축 정책을 펼 예정이지만 갑자기 등장한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때문에 금리 인상 시기와 속도를 변경할 가능성이 생겼다. 파월 의장은 오미크론 변이를 두고 "혼란스럽다"고 발언할 만큼 고심이 깊은 것으로 알려졌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오미크론 때문에 오히려 긴축 우려는 수면 아래로 내려갈 가능성이 있다"며 "파월 의장은 인플레보다 바이러스와 더 싸워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의 경우 전파력은 높지만 치명률이 높지는 않은 상황이다. 이에 파월 의장이 기존 통화정책을 변경없이 고수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오미크론이 이전에 유행했던 변이 바이러스들 정도의 낮은 치명률을 갖고 있다면 파월 의장의 통화정책 방향이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며 "현재 연준은 내년 하반기 정도의 기준금리 인상을 예고하고 있는데 현재로서는 크게 변동이 있을 것 같지는 않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당장 그의 연임이 전세계, 그리고 국내경제에 미칠 영향은 어떨까. 그동안 역대 의장들 취임 시 글로벌 증시는 크게 요동친 바 있다. 의장의 성향에 따라 투자금 향방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파월 의장의 연임에 따른 글로벌 금융시장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한다. 그가 이미 테이퍼링 개시 선언을 통해 코로나19 이후 통화정책 정상화에 대한 밑그림을 제시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당장 파월 의장의 연임 소식만으로 세계 경제에 미칠 파장이 크지 않을 것이란 얘기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파월 의장이 지난 4년간 벤 버냉키 전 의장 정도의 존재감을 보였다고 보기는 어렵다"면서도 "바이든 정부 입장에서는 파월 의장을 연임시키지 않기도 어려운 상황이었을 것이다. 그의 연임 자체가 경제시장에 큰 변동성을 가져올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황 선임연구위원은 "파월 의장이 연임 되지 않았더라도 연준 의원들 중에는 현재의 통화정책을 일관성있게 수행할 인물이 많았을 것"이라며 "그의 연임 자체가 글로벌 경제에 엄청난 변동성을 가져오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다만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움직임은 결과적으로 국내 경제에 부담을 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테이퍼링이 지속되면 달러 유동성 축소로 투자금이 신흥국이 아닌 선진국으로 쏠리기 때문이다. 또 테이퍼링 이후 미국이 기준금리를 인상하면 우리도 금리를 인상할 수밖에 없어 가계의 이자부담도 커진다.     성 교수는 "계속해서 물가 압력이 높아지면 테이퍼링이 앞당겨지고 이는 결국 이자부담 등 국내 경제에도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황 선임연구위원은 "기준금리가 인상 분위기로 가면서 달러 유동성이 축소돼 국내외 투자 분위기가 위축되면서 분명 국내 금융시장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기준금리를 올리는 내년 하반기 시점이 오면 유동성이 더욱 축소돼 국내시장에 가해지는 부담이 더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김정훈 기자 kim.junghoon2@joongang.co.kr세계 경제대통령 기준금리 인상 세계 경제 제롬 파월 1613호(20211206)

2021-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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