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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밸리 무한동력은 실패·도전에 대한 관대함에서 [유웅환 반도체 열전]

    마르지 않는 샘이란 없다. 모든 샘물은 하늘에서 비가 내려 끊임없이 충원되어야 한다. 마찬가지로 실리콘밸리가 현재 세계를 이끌어가는 기업들의 집합체라고 해서 그것이 영원하리라는 법은 없으며, 실리콘밸리의 경쟁력의 근원 중 하나인 스탠퍼드가 세계 일류의 대학이라고 해서 그것 역시 영속할 순 없다.   그러나 여전히 실리콘밸리는 실리콘밸리고 스탠퍼드는 스탠퍼드다. 샘에 끊임없이 신선한 물이 공급돼 솟아나듯, 스탠퍼드와 실리콘밸리 등 산학연을 잇는 현 시스템은 선순환 구조를 그린다. 이는 교육, 지역, 기업이 서로 합심하여 지속 가능한 모델을 만들려고 끊임없이 노력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서로를 밀어주고 당겨주는 그들이야말로 실리콘밸리의 진정한 주역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선순환 구조를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   실리콘밸리 경쟁력은 ‘협업’   실리콘밸리는 하나의 크러스트 형태를 취하고 있고, 이로 인해 각 기업의 팀들 역시 협업이 활발하다. 팀 내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실리콘밸리에서 일하면서 절실하게 깨달았던 것 중 하나는 아무리 작은 일이라 할지라도 혼자 이룰 수 있는 일은 없다는 것이다.   나의 꿈을 이루려면 타인의 도움이 반드시 필요하다. 반대로 타인의 꿈을 응원하다 나의 꿈을 이룰 수도 있다. 개인의 꿈이 조직의 꿈이 될 수도 있고, 조직의 꿈이 나의 꿈이 될 수도 있다.   이는 이전 세기의 조직형 인재와는 사뭇 다른 개념이다. 예전에는 정해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여러 능력들이 조합되는 방식으로서의 자질이 중요했을 수 있다. 하지만 이제는 협업의 과정에서 새로운 가치가 생겨나거나 발견되고, 따라서 목표가 바뀔 수도 있다.     이 과정에서는 보다 적극적인 방식의 자질이 중요하다. 결과를 위한 과정이 아니요, 과정은 결과를 위해서만 복무하는 것이 아니다. 과정 속에 숨어 있는 보이지 않는 무언가를 발견하고 놀라운 힘으로 창조해 만들어내어야 한다. 협업과 협업형 인재가 이를 가능케 한다.   세계적인 전자전기 기업 지멘스의 조 케저(Joe Kaeser) 전 회장은 국내 한 포럼에서 “협업은 혁신의 새로운 공식이다”라고 설파했다. 그는 협업은 서로 주고받아야 하는 것이 많아 결코 쉽지 않은 일이라면서도, ‘협업’ ‘공유’ ‘네트워크’ 등이 디지털 세계의 핵심가치임을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때문에 실리콘밸리는 유행의 흐름을 좇기에 급급한 패스트 팔로워(fast follower)보다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내는 퍼스트 무버(first mover)가 될 수 있는 것이다. 퍼스트 무버는 기존에 없던 아이디어와 제품을 출시해야 하는데, 협업을 통한 새로운 창조는 퍼스트 무버로 갈 수 있는 지름길이 된다.      ━   위험을 감수해야 성공 이뤄   허나 기술과 아이템이 좋다고 한들 그 가치를 알아봐 주는 사람이 없거나, 세상이 그만한 그릇이 못 된다면 모두 헛수고일 뿐이다. 새로운 것에 대한 발견은 열린 자세, 즉 포용과 관대함으로부터 나온다. 실리콘밸리의 그들은 실패를 용인한다. 실리콘밸리는 위험 부담(risk taking)으로부터 이익을 창출한다.     현재에도 수많은 벤처 기업들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나고 그들 중 일부는 대박을 터뜨린다. 그리고 그 숫자보다 몇 곱절 많은 수의 벤처들이 망한다. 특이한 것은 벤처의 실패에 대해 창업주가 모든 경제적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사실상 벤처는 개인 돈으로 출자하는 경우보다는 투자자들의 돈을 받아서 사업을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투자자들은 사업 아이템의 적실성과 그것의 시장 가치를 따져보고 돈을 투자하는 순간 그 회사의 운명에 동참하게 된다. 투자 수입을 공동 분배하는 것처럼 책임 부담 또한 공동으로 지는 것이다. 이처럼 실패에 대한 부담을 줄여주는 환경으로 인해서 과감한 도전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이다.   따라서 실리콘밸리는 경험치를 높이 산다. 앞서 이야기했던 벤처에 대한 사회적 평가에 있어서 미국은 가시적 성과만을 보는 것이 아니라 벤처가 만들어지고 실패하는 과정 전반에도 관심을 갖는다. 특히 창업주는 회사를 세우고 그것을 관리하는 전 과정을 거쳤기 때문에 실무 감각, 현장 감각, 지도자로서의 자질을 두루 경험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만약 창업주가 실패를 했다면 그에 대한 반성적 성찰로부터 여러 가지를 배웠다고 판단하는 것이다.   이러한 사회적 풍토로 인해서 벤처 실패 이후에도 기업에 재취업하는 사례도 많다. 실패와 도전에 관대한 문화의 뿌리는 과거 서부 개척기 시절로 거슬러 올라갈 수도 있다. 다시 말해서, 실리콘밸리는 이미 문화적·지리적·역사적으로 도전정신·개척정신·모험정신을 구비하고 있었던 것이다. 따라서 그들에게 실패는 성공의 반대말이 아니라 도전과 동의어였던 것이다.     ━   성공의 원동력은 다양성에서   실리콘밸리는 다양성을 존중하는 도가니와 같다. 사전적으로 도가니는 금속을 용해하는 그릇을 가리킨다. 마찬가지로 실리콘밸리는 다양성을 받아들이면서도 그 각각의 이질적인 요소들을 녹여내 새로운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주물공장과 같다.     우선 그들은 인종적인 다양성, 계급적인 다양성, 젠더적인 다양성을 포용해 창의적인 혁신을 주조해 내고 있다. 물론 아직까지 완벽한 단계는 아니다. 갖은 차별과 불평등도 존재한다. 직장인 비율에서 백인 남성의 비율이 여전히 높다. 하지만 인종적으로 유대인·인도인·중국인이 없는 실리콘밸리를 상상할 수 없으며, 여성의 리더십 역시 과소평가할 수 없다.     다양성에 대한 존중은 차별이 존재한다는 한계를 인정하고 그 벽을 제거하겠다는 의미를 포함한다.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국내의 시선과 실리콘밸리의 시선을 각각 생각해보자. 한국에서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대체적인 인상은 저임금 노동에 고강도 노동을 하는 사람들을 가리키지만 실리콘밸리에는 외국인 노동자를 고유의 지식과 문화적 경험을 가지고 있는 잠재적인 인재로 바라본다.     세계 경쟁력은 모든 노동력의 가치를 존중하고 그 각각이 가지고 있는 잠재력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를 실천한다. 분명 실리콘밸리의 성장 동력에는 그 어떠한 문화적·지리적·종적 경계에도 종속되지 않는 포용력이 지대한 역할을 하고 있다.     실리콘밸리는 직원에게 아낌없이 베푼다. 실리콘밸리의 상당수 기업들이 직원들에게 막대한 혜택을 주고 있지만 봉급·승진, 그리고 각종 복지혜택이 전부가 아니다. 그들은 직원들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회사의 방향키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 나비의 날갯짓이 태풍을 일으킬 수도 있듯 한 사람의 작은 아이디어가 시장의 판도 자체를 바꾸어 놓을 수도 있는 것이다.     ※ 필자는 27년 경력의 반도체 열사(烈士)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석·박사를 취득한 후 인텔에서 수석매니저를 지냈고,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부에 스카웃돼 최연소 상무로 재직했다. 현대자동차 연구소 이사, SKT 부사장(ESG그룹장) 등을 거쳐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으로 활동하며 반도체 정책 보고서 등을 작성했다. 반도체 분야 90여 편의 국제 논문과 Prentice Hall과 고속반도체 설계에 관한 저서를 출간했다.   유웅환 전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인수위원실리콘밸리 무한동력 실리콘밸리 경쟁력 협업과 협업형 조직형 인재 1646호(20220801)

2022-07-31

용산국제업무지구, 초고층 랜드마크 품은 ‘아시아의 실리콘밸리’ 된다

      10년 동안 정체됐던 용산정비창 부지 개발사업이 급물살을 타며 국제업무지구 조성이 다시금 가시화될 전망이다.     서울시 계획에 따르면 용산 국제업무지구는 세계적인 하이테크 기업이 입주하는 ‘아시아의 실리콘밸리’ 역할을 하며 용적률 1500%가 넘는 초고층 랜드마크 건물이 들어서게 된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용산국제업무 개발구상’을 26일 발표했다.     약 49만3000㎡ 규모 용산정비창 부지는 용산역과 한강변 사이에 위치한 서울 핵심입지라 ‘서울의 마지막 남은 금싸라기 땅’으로 알려져 있다. 해당 구역은 철도정비창과 선로, 용산 변전소와 용산역 후면부지로 구성돼 현재 국토교통부(23%)와 코레일(72%), 한국전력(5%)이 나눠 보유하고 있다.     2000년대 ‘단군 이래 최대 개발사업’이라 불리던 국제업무지구 조성이 계획돼 기대를 모았으나 금융위기 이후 부동산 경기침체로 2013년 끝내 사업이 좌초되며 아쉬움을 남겼다.       이 같은 용산정비창 개발에 대해 인허가권자인 서울시가 가이드라인을 제시함으로써 국제업무지구 사업이 다시 야심차게 재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시는 토지소유자인 코레일과 36차례 실무협의를 거치고 전문가 자문을 받은 결과 이번 구상을 발표하게 됐다.     국제업무지구는 서울시 구상에 따라 앞으로 ▶24시간 다양한 활동이 가능한 ‘융복합 국제도시’ ▶시민 삶의 질을 높이는 쾌적한 생활환경의 ‘녹지생태도시’ ▶세계로 연결되는 사통팔달의 3차원 ‘입체교통도시’ ▶첨단 스마트기술 혁신의 전진기지 ‘스마트도시’로 개발될 예정이다.     ━   1만 가구 예정됐던 주거시설 규모 6000가구로 줄여   지구 내에는 최첨단 테크기업과 연구소, 국제기구 등이 입주할 업무공간이 조성되며 마이스(MICE, 회의·포상관광·컨벤션·전시) 시설, 비즈니스호텔, e-스포츠 콤플렉스 등도 생긴다. 업무·상업 등 비주거용도가 전체 부지의 70% 이상에 달한다. 나머지 30%는 주거용도이며 2020년 8.4대책 발표 당시 1만 가구로 예정됐던 주거시설 규모는 6000가구 수준으로 줄었다.   오 시장은 “30평대의 민간 분양주택과 20평대의 임대주택을 적절하게 섞으면 6000가구 정도가 나온다”면서 “법적으로 확보해야 하는 임대주택 비율은 25%여서 6000호 중 1250호 정도를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녹지율 또한 50%까지 확보해 용산공원과 한강까지 뻗어나가는 방사형 녹지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북한산에서부터 서울도심, 남산을 거쳐 용산공원과 국제업무지구, 한강으로 이어지만 남북녹지축 조성이 가능하다.   용산역 인접부지에는 미래항공교통(UAM),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지하철 등 대중교통 환승이 가능한 ‘모빌리티 허브’가 구축된다. 특히 철도는 기존 5개노선(경부선·호남선·1호선·4호선·경의중앙선)에 GTX-B, TNTOR~광명 고속철도, 신분당선 등 3개 신규노선이 추가돼 총 8개 노선을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서울시는 이 같은 구상을 현실화하기 위한 방법으로 부지 전체를 획지로 나누는 한편 모든 획지에 업무·주거·상업 등 다양한 기능이 들어갈 수 있도록 하는 ‘다용도 복합개발’을 허용한다.   무엇보다 서울시는 최초로 입지규제최소구역을 지정해 법적 상한 용적률 1500%를 넘는 초고층 건물 조성을 허용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국내 최고 높이 랜드마크인 롯데월드타워보다 높은 건물 신축도 가능해질 전망이다.   용산정비창 개발은 서울주택도시공사(SH)와 코레일이 각각 70%, 30% 지분으로 공동사업시행자를 받아 진행될 예정이다. 두 공공기관이 약 5조원을 투자해 부지 조성과 기반시설 구축 작업을 완료하면 민간에서 부지별로 개발을 해 나가는 방식이다. SH와 코레일은 안정적 사업 추진을 위해 ‘용산개발청(가칭)’을 구성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서울시는 내년 상반기까지 도시개발구역 지정 및 개발 계획을 수립한 뒤 2024년 하반기 기반시설 착공, 2025년 거점부지 착공을 계획하고 있다. 사업 기간은 착공 후 10∼15년이며 총사업비는 약 12조5000억원으로 예상된다.   오 시장은 “지난 임기 때 추진했던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이 2013년 최종 무산된 이후 추진 동력을 잃어버린 상태였다"며 "더 늦기 전에 용산이 가진 무한한 잠재력과 기회를 극대화하고 변화된 여건과 미래 환경에 부합하는 개발을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보름 기자 brmin@edaily.co.kr용산국제업무지구 실리콘밸리 초고층 랜드마크 용산국제업무 개발구상 국제업무지구 사업

2022-07-26

실리콘밸리에서 맹자를 생각하다 [유웅환 반도체 열전]

      지난 칼럼에서 살펴본 것처럼, 수 차례 반도체 치킨게임 속 부침은 있었지만 실리콘밸리는 지금도 건재하다. 그 비결은 무엇일까? 10여 년 전, 삼성전자의 스카웃 제의를 받아 10년 동안의 실리콘밸리 생활을 마무리하고 한국으로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필자는 맹자 말씀을 떠올렸다.     그는 전쟁론을 설파하면서 ‘천시(天時)는 지리(地理)만 못하고 지리는 인화(人和)만 못하다’고 했다. 하늘의 뜻보다도 성곽을 탄탄히 쌓는 것이 중하며,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지도자를 따라줄 민심이라는 말이다. 풀어서 쓰면 모든 일에는 때가 있으니(天時), 그것을 위한 만반의 준비를 갖춘 상태에서(地理) 사람들을 귀하게 여기는 마음가짐을 가지라는(人和) 말이 될 것이다. 비록 혼자 힘만으로는 천시와 지리를 극복할 수는 없겠지만, 인화는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실천할 수 있을 것이다. 몸소 동료와 후배들에게 이로운 일을 행함으로써 조직 내에서부터 조용한 혁명을 일으키겠다는 필자의 마음가짐은 실리콘밸리에서 배운 것이다.   고대 동양철학자라니, 최첨단을 달리는 실리콘밸리와 어울리지 않아 보인다고 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실리콘밸리 전반에 확고하게 흐르는 전통을 알면 이해가 될 것이다. 바로 인재, 즉 사람을 귀히 여기는 문화다.     ━   인재를 귀하게 여기는 문화     골드러시 시대에 서부에서 금광으로 부를 축적하고 철도회사를 운영했던 릴런드 스탠퍼드(Leland Stanford)는 1891년 ‘세상에 직접적으로 유용한 사람을 만들어야 한다’는 설립 원칙 아래 스탠퍼드 대학을 세웠다(이 설립 원칙을 들으면 필자가 삶의 신조로 삼기도 하는 ‘널리 인간세계를 이롭게 하라’는 홍익인간(弘益人間)도 떠올리실 것이다). 특히 스탠퍼드는 공학에 집중적으로 투자함으로써 대학과 연구소, 기업 간의 삼각편대를 구축했는데, 이를 바탕으로 대학이 산업 역군 및 인재를 길러내는 인큐베이터로서 기능할 수 있음을 몸소 보여주었다. 그리고 세상에 이로운 사람을 만든다는 그들의 교육관은 실제 결과로 나타났다. 1939년 HP를 창립한 월리엄 휴렛과 데이비드 패커드는 스탠퍼드 전기공학과 출신이었다. 이들은 차고에서 시작해 회사를 창립했는데, 이는 후일 우리가 귀가 따갑도록 들었던 실리콘밸리의 수많은 ‘차고 창업 신화’의 원전(原典)과도 같다. 스탠퍼드는 구글의 두 창업자인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 역시 배출했다.     지금도 스탠퍼드의 강의실에는 실제 창업을 해봤거나 실무경험이 있는 교수진들이 강의를 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투자자들이 학부생들의 졸업 프로젝트 발표회를 보고 현장에서 바로 계약을 맺는 진풍경이 펼쳐지기도 한다. 스탠퍼드의 반도체 분야 연구소들은 대학과 기업의 공생을 가능케 하는, 산학협력의 전통적이고 대표적인 모델이다. 여기서 대학과 기업의 관계는 단순한 전략적 동반자 정도로 봐서는 안된다. 그 이상이다. 끈끈한 정으로 이어져 있는 운명 공동체라는 말이 적합할지 모른다.     그걸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가 현직 경제계를 주름잡는 창업자 및 기업가들이 교육계에 기부하는 문화다. 스탠퍼드의 경우 동부의 아이비리그 대학들과 견주어도 남부럽지 않을 만큼의 재정을 확보하고 있는데, 이는 동문들이 자발적으로 낸 기부금 덕분이다. 선배들이 후배를 위해서 기부한 돈은 학생들에게 양질의 교육, 우수한 교원의 확충, 연구 지원 및 장학제도의 혜택으로 돌아오고 있다. 이와 같은 도움의 손길 덕분에 실리콘밸리 내의 대학들이 현장에서 요구하는 인재들을 지속적으로 배출할 수 있는 것이다.   학교와 기업 간의 선순환 구조가 갖는 저력은 수치로도 나타난다. 우선 취업률이 안정적이다. 구글은 매년 평균 5000명 정도의 신규 인력을 뽑는데, 이중 스탠퍼드 대학교에서 1800명가량, 캘리포니아 대학교 버클리캠퍼스에서 1600명가량, 카네기멜론 대학교에서 900명가량을 뽑는다. 스탠퍼드 대학교는 구글 인력 충원의 핵심인 셈이다. 기부금 현황을 보면, 2010년 이후로 미국 고액 기부자 명단에서 실리콘밸리 출신의 기업가들의 이름이 다수를 차지한다. 페이스북의 마크 저커버그, 구글의 공동 창업자인 세르게이 브린과 래리 페이지는 빈곤 및 사회공헌에 이바지할 목적으로 기부금을 내놓고 있다. 또 2014년에는 현재 페이스북에서 일하고 있는 잔 코움이 왓츠앱을 매각하고 난 후 500만 달러를, 그리고 고프로의 창업자인 니콜라스 우드만이 500만 달러를 실리콘밸리 지역재단에 기부해 화제를 불러 모은 바 있다. 이처럼 실리콘밸리의 성공한 기업가들은 자신들의 성장 발판이 되어주었던 지역 사회와 학교를 나 몰라라 하지 않고 계속해서 재정적인 지원과 애정 어린 관심을 보내고 있으며, 이는 끊임없는 인재들이 배출되는 저력이 되고 있다.       ━   대한민국, 제2의 실리콘밸리를 위해     지금 이 시간에도 전 세계 각국은 '제2의 실리콘밸리’를 목표로 미래를 선도할 산업단지를 조성해 가고 있다. 우리도 중앙정부와 여러 지자체가 ‘테크노밸리’ 등의 이름을 붙이며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반도체에 초점을 맞춰 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관련 산업시설이 성남, 수원, 화성, 용인, 평택 등에 퍼져 있어서 알파벳 K의 모양이 나와 ‘K-반도체 벨트’라 이름 붙여졌다. 다만 대한민국의 반도체 역량이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 보니 수도권 밖 지자체들을 중심으로 앞다퉈 그 K의 크기를 수도권에서 국토 전체로 확장하려는 노력 역시 진행 중에 있다.   다만 피상적인 모방만으로는 실리콘밸리가 반세기 이상에 걸쳐서 이루어 낸 족적을 따라잡지 못할 것이다. 무엇보다 앞서 살펴본대로 실리콘밸리 경쟁력의 핵심을 이루는 것은 바로 산학연 협업이다. 이 산학연 협력은 민관 협업으로 뒷받침되어야 한다. 미국의 반도체산업 역시 산업계만의 자체적인 노력으로 지탱되지 않는다. 통과를 앞두고 있는 미국의 반도체 관련 법안(Chips Act)은 반도체 산업계에 약 69조원을 지원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산학연 협업과 이를 뒷받침하는 민관 협업은 대한민국 반도체 산업이 메모리반도체 또는 대기업 위주에서 벗어나 대중소 상생 생태계를 만들어 비메모리 분야이자 시스템반도체를 구성하는 팹리스와 파운드리의 동반성장도 가능하게 할 것이다. 다음 시간에는 실리콘밸리로부터 얻을 수 있는 노하우를 추가로 알아보기로 한다.     *필자는 27년 경력의 반도체 열사(烈士)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석·박사를 취득한 후 인텔에서 수석매니저를 지냈고,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부에 스카웃돼 최연소 상무로 재직했다. 현대자동차 연구소 이사, SKT 부사장(ESG그룹장) 등을 거쳐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으로 활동하며 반도체 정책 보고서 등을 작성했다. 반도체 분야 90여 편의 국제 논문과 Prentice Hall과 고속반도체 설계에 관한 저서를 출간했다. 유웅환 전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인수위원미국 실리콘밸리 실리콘밸리 생활 실리콘밸리 전반 반도체 분야

2022-07-24

이달만 1만5천명 해고… 글로벌 스타트업계 감원 ‘칼바람’

    “돈 태워서 성장을 사라.”   이 말은 한때 스타트업계에서 격언으로 통했다. 기업들이 투자받은 돈으로 공짜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대규모 홍보 캠페인을 집행해 사용자 수를 늘리면, 벤처투자사는 알아서 기업 가치를 높여주고 후속 투자를 해줬다. 지난 2년간 적잖은 기업이 이런 방법으로 ‘유니콘(가치 1조원 이상 기업)’에 등극했다.   그런데 올해 들어 상황이 바뀌고 있다. 외형보단 수익성에 초점을 맞춰야 한단 것이 새 상식으로 자리 잡고 있다. 정리 해고에 나서는 기업도 나온다.   미국 실리콘밸리 스타트업인 볼트(Bolt)가 그중 하나다. 블룸버그통신은 이 업체가 직원 250여 명을 해고하기로 했다고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전체 직원의 약 27% 규모다. 이 업체는 지난 1월 약 3억5500만 달러(4450억원)를 투자받으면서 110억 달러의 기업 가치를 인정받았다. 전자상거래 업체를 대상으로 한 원클릭 결제 서비스를 선보이면서 빠르게 성장했다.     ━   가치 100억불 이상 ‘데카콘’도 구조조정   보안 솔루션을 제공하는 실리콘밸리 스타트업 레이스워크(Lacework)도 처지가 같다. 지난해 11월 13억 달러를 투자받으면서 83억 달러의 기업 가치를 인정받았다. 그러나 25일 현지 매체에 따르면, 이 업체는 직원의 20%인 200여 명을 감축할 것으로 보인다. 이 업체 대표는 자사 블로그에 “시장 변화를 맞이해 어려운 결정을 내렸다”면서도 해고 규모는 밝히지 않았다.   몇몇 업체의 문제가 아니다. 올해 들어 전 세계 스타트업이 정리 해고하는 근로자 수가 빠르게 늘고 있다. 지난 1월만 해도 510명에 그쳤지만, 이달엔 1만5270명(27일 기준)으로 늘었다. 코로나 유행 초기였던 지난 2020년 5월(2만5804명) 이후 최대치다. 정리 해고 현황을 추적하는 웹사이트 ‘레이오프(layoffs.fyi)’에서 언론 보도와 기업 내부 자료 등을 집계한 결과다.     구조조정의 진원지는 투자시장이다. 신규 자금이 말라가고 있다. 이달 초 스타트업 정보 플랫폼인 크런치베이스에 따르면, 4월 전 세계 벤처투자액은 470억 달러였다. 지난해 같은 달(540억 달러)보다 13% 줄었다.     투자업계에선 기술주 급락의 여파로 보고 있다. 미국 LA에 기반을 둔 벤처투자사인 541벤처스의 이은세 대표는 “기술주의 자산가치가 줄면서 기관 투자자 포트폴리오에서 비상장 주식의 비중이 너무 커졌다”며 “균형을 맞추기 위해 스타트업 신규 투자를 줄이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   불황 때 집중 투자, 한국엔 기회 될 수도   실제 구조조정에 나선 기업도 시장 변화를 이유로 꼽았다. 마즈 쿠루빌라 볼트 최고경영자는 직원들에게 보내는 메시지에서 “기술 업계를 둘러싼 시장 상황이 변하고 있다”며 “지금까지 투자받은 자금을 바탕으로 수익성을 갖추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레이스워크 경영진도 “불확실해진 시장 환경”을 이유로 “수익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계획을 조정했다”고 해명했다.   다만 이런 투자시장 불황은 한국 스타트업계에 기회가 될 수 있을 거란 분석도 나온다. 새 정부가 국내 투자시장의 주요 자금원인 모태펀트 출자액을 늘리겠다고 밝히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민간 투자가 주춤한 때 국내 기술창업과 스타트업의 글로벌 진출을 집중 지원하면 효과를 볼 거란 이야기다.   이은세 대표는 “그간 한국에선 시장 규모의 한계 때문에 기술창업보단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전자상거래 플랫폼에 집중된 경향이 있다”며 “전략적으로 기술창업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해볼 만하다”고 제안했다. 문상덕 기자 mun.sangdeok@joongang.co.kr스타트업계 글로벌 한때 스타트업계 실리콘밸리 스타트업 세계 스타트업 1638호(20220606)

2022-05-28

실리콘밸리 출장 떠난 윤종원 기업은행장, 스타트업 지원 묘안 찾는다

    윤종원 IBK기업은행장이 지난 3일, 4박 6일 일정으로 세계적 창업생태계를 보유한 미국 실리콘밸리 출장에 나섰다.    윤종원 행장은 취임 후 “중소 벤처기업이 미래 혁신의 주체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기업은행의 역할” 이라며 “모험 자본 공급을 통해 기술력이 우수한 중소기업이 글로벌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해 왔다.   실제 기업은행은 윤 행장 취임 이후 담보나 재무정보 중심의 심사관행에서 벗어나 기술력과 성장가능성을 평가하고 지원하는 모험자본 전문은행으로 도약하고 있다. 2020년부터 3년간 1.5조원의 모험자본 공급목표를 설정하고 현재까지 1조원 이상을 지원했으며 창업 3년 이내 초기기업에 대한 직접투자 비중은 윤행장 취임 전 2년간 7.3%에서 취임 후 2년간 29.3%로 4배 이상 증가했다.   윤 행장은 이번 출장을 통해 창업초기기업의 데스밸리(Death Valley) 극복을 위한 정책금융의 역할을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와이콤비네이터(Y-combinator), 500스타트업스(500Startups), 플러그앤플레이(Plug&Play) 등 글로벌 최고 수준의 액셀러레이터들과 혁신창업기업 지원을 위한 협력 방안을 협의할 예정이다.   또 벤처대출(Venture Debt) 전문은행인 실리콘밸리은행과의 네트워킹을 통해 기업은행의 투융자 복합금융을 확대하는 방안에 대해 협의하고 코트라 등 해외진출 지원기관과 함께 국내 스타트업의 글로벌 진출을 지원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할 예정이다.   이와 더불어 실리콘밸리에 진출한 현지 스타트업, 벤처캐피탈과의 간담회를 개최해 국내기업의 해외진출과 관련된 애로사항도 청취할 예정이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IBK창공, 모험자본, 기술금융, 컨설팅 등 기존 IBK경쟁력과 시너지를 창출하며 창업초기 기업에 대한 액셀러레이팅 기능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정훈 기자 kim.junghoon2@joongang.co.kr미국 실리콘밸리 윤종원 ibk기업은행장 실리콘밸리 출장 해외진출 지원기관

2022-04-04

‘생태계 발전 위해서’ 위메이드…위믹스 매도는 정당했나 [고란 코인도란]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적격 투자 대상 자산에 비트코인이 들어가는 시대입니다. 그런데도 코인 관련한 투자 정보는 턱없이 부족합니다. 500만 ‘코인러’를 위한 핵심 투자 정보를 정리해 드립니다. 모든 투자 판단과 그에 따른 투자 결과는 투자자 본인의 책임입니다. [편집자]   “중세의 성직자들은 사회의 기본단위를 교부, 교회, 장원, 군주제라 했고, 근대에 들어 헤겔은 국가라고 했고, 마르크스는 공동체라고 했고, 레닌과 히틀러는 정당이라고 했지만, 그들의 견해는 모두 틀렸다. 기업이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조직이다.”-존 미클 스웨이트, 『기업, 인류 최고의 발명품』   기업하면 자연스레 주식회사를 떠올린다. 처음부터 그랬던 건 아니다. 초기엔 조합에 가까웠다. 자본주의의 고도화로 주식회사 형태로 변해갔다. 생산 요소 중 자본이 가장 중요한 자본주의 시스템에선 주식회사가 가장 효율적인 조직 모델이었다.   최근엔 ‘주식회사가 최선인가’라고 질문하는 이들이 늘었다. 플랫폼 기업이 생겨나면서다. 플랫폼 기업 성장에 기여한 사람은 초기에 자본을 댄 주주들에 불과할까. 차량 공유업체 우버의 예를 들어보자. 2009년 설립된 실리콘밸리 스타트업이 시가총액 800억달러를 웃도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성장의 과실은 창업자와 실리콘밸리 벤처투자자들에게 대부분 돌아갔다.    그런데 이들만 우버의 성장에 기여했을까. 우버의 네트워크 가치를 만든 드라이버는? 이들이 없었다면 우버라는 기업 자체가 존재할 수 있었을까. 답은 ‘아니오’다. 하지만, 드라이버들 앞으로 배분된 몫은 전무했다. 이것이 과연 공정하고 효율적인 성과 분배일까.   네트워크 경제와 함께 떠오른 개념이 ‘토큰이코노미’다. 기여자에 대한 공정한 보상이 목표다. 돈을 댄 자본가에 대한 보상(출자배당)보다 이용량이나 각자의 기여도(이용배당)가 우선하는 조합의 모델이 목표 달성에 더 적합하다. 조합은 과거 비효율적인 조직이라 쇠퇴했지만 최근엔 블록체인과 만나 무엇보다 효율적이고 공정한 토큰이코노미의 실현이 가능한 조직이 됐다.   단순 제조업은 여전히 주식회사가 최선이지만, 네트워크 가치가 중요한 산업에선 조합 모델이 더 낫다. 게임 산업이 그렇다. ‘리니지’의 가치를 만든 건 개발사 엔씨소프트 혼자 한 일이 아니다. 수십만 ‘린저씨’ 등 게이머가 없었다면 리지니 생태계는 존재할 수 없다. 기여자에 대한 공정한 보상이 화두가 되면서, P2W(Pay to Win, 이기기 위해서 돈을 쓰는) 게임에서 생태계 확장에 기여한 이들에게도 보상이 돌아가는 P2E(Play to Earn, 돈을 벌 수 있는) 게임이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       ━   국내에선 무슨 일이=주주냐 코인 홀더냐 그것이 문제로다   주식회사 모델에서는 볼 수 없던 존재가 코인(혹은 토큰) 홀더다. 지난주 국내 코인시장은 주주와 토큰 홀더의 이해상충 문제로 뜨거웠다. 위메이드의 ‘위믹스(WEMIX)’ 매도가 논란이 됐다. 사실, 그간 기업의 코인 발행이 문제가 되지 않은 건, 기업 대부분이 비상장사여서다. 이해상충 문제가 발생할 주주가 딱히 없었다.   이번에 문제가 터진 건 위메이드가 상장사이기 때문이다. 위메이드는 지난해 10월 계열사 위메이드트리를 합병했다. 블록체인과 메타버스 사업에 전사적 역량을 집중하기 위해서다. 그런데 위메이드트리는 2018년 위믹스라는 토큰을 발행했다. 백서에 따르면, 위믹스는 채굴형 코인이 아니다. 시작부터 재단이 10억개를 발행했다. 토큰 분배 계획을 보면 생태계 활성화 몫으로 74%가 배정돼 있다.   가격이 오를 때는 어떤 것도 문제되지 않았다. 위메이드는 위믹스를 팔아 자금을 조달, 유수의 게임기업을 인수하거나 위믹스 플랫폼 온보딩 계약을 맺었다. 온보딩 게임의 증가로 위믹스 생태계가 커진다는 기대감에 지난해 8월 초 300원에도 못 미치는 가격은 그해 11월 말 3만원 가까이 치솟았다. 위믹스 상승과 함께 위메이드의 기업가치도 재평가를 받았다. 위메이드 주가 역시 같은 기간 3만원선에서 25만원 가까이 급등했다.     위기는 지난해 12월 초 싹을 틔웠다. 흑철 복사 버그 사건이 터졌다. ‘미르4’ 글로벌 게이머들은 게임을 통해 흑철을 캐고, 그 흑철을 드레이코로 바뀐 뒤, 드레이코를 위믹스로 교환하면 거래소에서 현금화가 가능하다. 그런데 흑철이 무한대로 복사되는 오류가 발견됐고, 그에 따라 드레이코 가격이 폭락했다. 게임의 인기는 급속히 식었고, 위믹스 생태계의 성장이 한계를 맞은 것 아니냐는 시장의 의혹은 위믹스 가격 폭락을 불러왔다. 위믹스 가격이 맥을 못 추면서 위메이드 주가도 급락했다. 상승 때 선순환과는 정반대의 악순환이다.   그러던 와중에 위메이드가 위믹스를 시장에 내다 팔아 인수 자금을 마련하기 때문에 위믹스 가격이 하락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위메이드 측은 이를 부인하지 않았다. 사실이었다. 회사 측은 백서에 언급된 대로 위믹스를 팔아 마련한 돈으로 온보딩 게임을 늘린 셈이니 이것이야말로 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것 아니냐고 반박했다.   흔히들 코인에서 생태계 활성화라 함은 토큰 에어드랍이나 소각을 통한 가치상승을 의미한다. 위믹스를 시장에 내다 파는 게 장기적으로는 생태계 활성화일 수 있지만, 단기적으로는 위믹스 가격을 떨어트려 생태계 자체를 망가뜨릴 수 있다.   게다가 주주와 토큰 홀더의 이해관계가 상충할 때 어떤 입장을 취할 것인가를 놓고 회사는 토큰 홀더의 이해에 큰 관심이 없는 듯 보였다.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는 “토큰 가격이 오르는 게 토큰 홀더에 대한 최고의 보상이 아니냐”며 “그것 말고 무슨 보상이 따로 필요하느냐”고 말했다. 300원에도 못 미치는 가격이 넉 달 사이에 100배 가까이 뛰었으니 회사는 할 만큼 한 게 아니냐는 주장이다. 다만, 공시하지 않은 점에 대해서는 유감을 표하며 향후 투명하게 공시할 계획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위믹스는 주식이 아니라 토큰이다. 블록체인 플랫폼의 운영 원리는 기업이 아니라 조합에 가깝다. 주식회사에선 소유권(거버넌스)이 주주에게 있지만 블록체인 업계에서는 해당 플랫폼 이용자 모두가 주주다. 지분에 따라 배당하는 기업과 달리, 각자가 기여한 만큼 이를 보상한다.   중앙화된 기업이 코인을 발행하면 어떻게 될까. 위메이드는 위믹스 총 발행량의 83%를 보유하고 있다. 코인 홀더가 모르는 사실이 아니다. 그럼에도 위믹스에 투자하는 건 거버넌스는 없을 지언정, 위메이드가 상장사인 만큼 ‘듣보잡’ 업체와는 달리 기여에 따른 정당한 보상을 해 줄 거라 믿어서다. 주주권이 있는 위메이드 주식을 살 수 있지만, 위믹스 생태계 확장의 수혜를 직접적으로 받는 위믹스 토큰 투자가 수익률면에서는 더 나을 것 같다는 판단에서다.   토큰 홀더의 기대는 여지없이 무너졌다. 위믹스 생태계 발전을 위해선 자금 확보가 필수다. 자금의 재원은 오롯이 위믹스 매도에서 나왔다. 위메이드 유상증자나 전환사채(CB) 발행을 통해 자금을 확보할 수 있지만, 여러가지 챙겨야 할 게 많다.    위믹스는 반면, 팔기만 하면 된다.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는 12일 필자의 유튜브 채널(알고란)에 나와 “위믹스라는 좋은 재원이 있는데 왜 유상증자를 하거나 CB발행을 하냐”고 되물었다. 매도 압력 강화로 위믹스 가격이 떨어질 수 있지만, 가격 하락으로 피해보는 주체 역시 가장 많이 들고 있는 위메이드 자신이다. 이를 감수하고도 생태계를 확장시키겠다는 게 뭐가 잘못이냐는 게 회사 측의 논리다.   잠깐, 짚고 넘어갈 게 있다. 위메이드가 위믹스 발행에 쓴 돈은 많아봐야 3년간의 위메이드트리 운용비용에 불과하다. 토큰 취득 단가는 거의 제로에 수렴한다. 위믹스가 먼지가 돼도 손해볼 게 없다. 일반 코인 홀더는 시장에서 돈을 주고 위믹스를 샀다. 누군가는 3만원에 가까운 돈을 줬다. 그런데도 토큰 분포상 위믹스의 거버넌스를 결정하는 건 공짜로 토큰을 가진 위메이드다.   일반 위믹스 홀더에게는 거버넌스가 없다. 기여에 대한 보상을 정당하게 받지도 못한다. 반면, 위메이드는 위믹스를 통해 발권력을 가지게 됐다. 일반 투자자가 위메이드의 발권력 유지ㆍ강화를 위해 위믹스를 살 이유가 있을까. 중앙화된 코인의 불합리한 토큰이코노미를 깨달은 이들은 위믹스를 던졌다. 위믹스 가격은 하락했고, 위믹스 생태계 활성화 기대감에 오른 위메이드 주가도 떨어졌다. 위믹스의 가격이 받쳐주지 않는 한 위믹스 생태계는 유명무실하다.   이게 다 P2E 게임 초기라 벌어지는 일이다. 효울적인 토큰이코노미가 정립되지 않았다. 여기에 국내에는 ‘규제’라는 장벽도 있다. 사행성을 이유로 국내에서 P2E 게임은 불법이다. 14일 나트리스의 ‘무한돌파삼국지 리버스(무돌삼국지)’에 대한 등급분류결정취소처분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이 기각됐다.   그럼에도 기업의 도전은 계속된다. 판도소프트웨어는 이날 P2E 게임 ’레전드 오브 판도니아‘ 타이틀을 내놨다. 구글플레이를 검색하면 결과가 나오지 않지만, 구글플레이의 자동 완성 기능을 사용하면 결과가 나온다. 바로 다운로드 받아 게임을 할 수 있다. 정부 규제의 빈틈을 공략하려는 P2E 게임 시도는 계속 이어지고 있다.    업계의 열기를 인지했는지 대선 후보들 대부분이 P2E 게임, 나아가 가상자산 시장 육성을 위한 공약을 쏟아낸다. 현실화 여부는 알 수 없지만, 지금보다는 나아지지 않을까 하는 게 시장의 분위기다.     ━   해외에선 무슨 일이=비트코인은 ‘디지털’ 금   비트코인은 ‘디지털 금’이지만, 신생 자산이다 보니 성격이 일정하지는 않다. 언제는 ‘디지털’에 방점이 찍히고, 다른 때에는 ‘금’에 하이라이트를 준다. 요즘은 ‘디지털’이 중시된다.    블룸버그는 비트코인과 나스닥100의 100일 상관계수가 0.4로, 2011년 이후 최고라고 보도했다. 두 자산간 상관 계수가 1이면 이들 자산은 완전 같은 방향으로, 마이너스 1이면 정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을 의미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매파’로 돌아섰다. 금리인상에 적극적이다. 금리가 높아지면 기술주에는 좋을 게 없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의 하방 압력이 커진다. 나스닥과 함께 움직이는 비트코인에는 좋은 소식이 아니다.     심지어 JP모건의 제이미 다이먼 회장은 “올해 연준이 금리를 6~7차례 인상할 수도 있다”는 극단적 전망을 내놨다. 좀처럼 호재를 찾기 어렵다. 미국 유명 헤지펀드 스카이브릿지캐피탈 CEO인 앤서니 스카라무치는 최근 인터뷰에서 “지금은 비트코인을 사지 않을 것“이라며 ”당분간 더 많은 변동성과 추가 하락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신채권왕’으로 불리는 제프리 건들락 더블라인캐피탈 대표 역시 “만약에라도 비트코인을 사겠다면 지금보다 약 1만5000달러 더 떨어진 2만5000달러 부근에서 사라”고 조언했다.   월가에선 비트코인에 대한 부정적 시선이 지배적인 분위기이지만, 법정화폐가 위기를 맞은 국가에선 비트코인이 인기다. 요즘 터키가 그렇다. 리라화 가치가 극심하게 하락하자 터키인들은 코인을 마구 사들이고 있다. 크립토컴패어에 따르면, 지난해 가을 리라화가 달러ㆍ유로화를 제치고 테더(USDT)와 가장 많이 거래된 통화가 됐다.   다만, USDT는 발행사 리스크가 존재한다. 테더사가 예치금을 초과한 USDT를 임의로 발행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특히,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겠다는 의사를 여러차례 내비치면서 USDT를 꺼리는 이들이 늘고 있다. 이런 흐름에 14일 기준으로 이더리움 기반 스테이블코인 유통량 1위 자리를 USDC가 차지했다. USDC는 골드만삭스 등이 투자한 ‘써클’이라는 미국 스타트업이 발행한다.     ━   위클리 코인=‘도지(DOGE) 파더’ 머스크, 800층 구조 가능할까   가정을 내팽개쳤던 아버지가 다시 집에 돌아온 격이다. 그것도 큰 선물을 가지고. ‘도지 파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14일 도지코인(DOGE)으로 테슬라 상품을 구매할 수 있게 됐다고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밝혔다.      테슬라는 이날 온라인 쇼핑몰에서 일부 물품에 도지코인 결제를 허용하기 시작했다. 다만 살 수 있는 물건은 딱 3개 뿐이다. 어린이용 전기 바이크 ‘사이버쿼드 포 키즈’(도지코인 1만2020개), 호루라기 ‘사이버휘슬’(300개), 벨트 버클 ‘기가 텍사스’(835개) 등이다. 이와 관련해 도지코인 공동개발자인 빌리 마커스는 자신의 트위터에 “도지코인은 비트코인과 달리 가치저장보다 소비를 권장하는 통화”라고 밝혔다.   비트코인 창시자로 추정되는 사토시 나카모토가 들으면 통탄할 일이겠지만(비트코인 백서의 제목은 ‘개인간 전자화폐시스템(A Peer to Peer Electronoc Cash System)’, 결제수단으로써 비트코인을 사용하는 이들은 드물다. 대개는 가치저장의 수단으로 인식한다. 발행량이 2100만개로 제한됐기 때문이다. 성장하는 경제 시스템을 받치려면 화폐 유통량은 꾸준히 증가해야 한다. 비트코인은 화폐의 3가지 기능 가운데 ‘가치저장의 수단’으로만 특화됐다.   반면, 도지코인은 발행량이 무제한이다. 1분마다 1만개가 새로 발행된다. 1년에 약 52억5600만개 발행된다. 최근(16일)까지 발행ㆍ유통되는 도지코인은 약 1327억개. 처음에는 도지코인의 연간 인플레이션율이 두 자릿수를 웃돌았지만, 지금의 인플레이션율은 4%에 못 미친다. 시간이 지날수록 총 발행량이 커지기 때문에 인플레이션율은 점점 낮아진다. 미국의 최근 물가상승률이 7%를 웃도는 것을 감안하면 도지코인의 인플레이션율은 미국 달러에 비할 바가 아니다.   게다가 비트코인에 비해 전기사용량도 확연히 적다. 그러면서 법정화폐에는 없는 전자화폐의 장점을 모두 갖췄다. 개발자가 있기는 하지만, 중앙화된 주체가 없다. 비트코인처럼 세력이라고 칭할 수 있는 집단도 없다. 머스크가 판단하기에 결제 수단으로 차용 가능한 코인 가운데 도지코인이 가장 매력적이었을지 모른다. 또 도지코인이 밈 코인의 상징이 되면서 일반인들이 쓰기에 거부감도 덜하다.   결제 화폐로 생존하기 위해선 그 용처의 확보가 필수적이다. 머스크의 도지코인에 대한 찬양이 이어지면서 테슬라 결제에 도지코인이 도입될 것이라는 기대감에, 지난해 5월 도지코인 가격은 889원(업비트 기준)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머스크 트윗의 약발이 떨어졌다. 이번에는 도지코인 가격이 20% 오르는데 그쳤다.     ━   이번 주는 뭘 봐야 할까=기술주 살아야 코인도 산다   이번 주는 25~26일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앞두고, 연준 당국자들의 공개 발언이 금지되는 블랙아웃 기간이다. 이 때문에 시장의 관심은 당분간 실적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실적 발표에서 주목할 부문은 공급망 차질과 인플레이션이 실적에 얼마나 타격을 줬는지, 또한 1분기에 실적 가이던스(전망치)가 조정되는지 여부다.      특히 앞서 언급한 대로 비트코인 가격은 나스닥과 비슷하게 움직인다. 나스닥의 주요 구성종목인 빅테크 기업 가운데 넷플릭스가 20일 실적을 발표한다. 기대에 못 미치는 실적이 나오면 기술주 전반의 주가가 약세를 보이고, 나스닥 지수 역시 지지부진할 것이다. 비트코인 가격에도 좋을 게 없다. 다만, 일부 전문가들은 연준이 금리를 인상한다고 해도 기술주를 피할 필요는 없다고 주장한다. 웰스파고 인베스트먼트 인스티튜트에 따르면, 기술주는 1990년대 이후 금리가 인상된 5번의 기간 동안 평균 48.1%의 수익을 냈다. 한편, 17일 뉴욕 증시는 ‘마틴 루터 킹 데이’를 맞아 휴장한다.   ※필자는 알고란(알기 쉬운 경제뉴스 고란tv)의 대표이자, 유일한 기자이자, 노동자다. 중앙일보에서 기자로 일했다. 경제 뉴스를 해석하는 능력(어려운 말로 ‘미디어 리터러시’)을 키워주는 유튜브 채널 ‘알고란’을 운영하고 있다. 코인ㆍ주식ㆍ부동산 등 가릴 것 없이 모든 투자 자산에 관심이 많다. 시장 무서운 줄 잊고 레버리지로 투자하다 큰 손실을 본 후, 생계형 모드로 전환했다(독자분들도 신용 거래는 조심하셔라. 여기 반면교사가 있다). 최근 “졸업했다”는 사람들의 인증샷에 항상심(恒常心)이 흔들리고 있다. ‘배 고픈 건 참아도 배 아픈 건 못 참는’ 심정에 무리하다간 ‘퇴학’당하기 십상이다. 구독ㆍ좋아요ㆍ알림설정은 사랑이다. algorantv365@gmail.com    고란 알고란TV 대표  고란 알고란TV 대표고란 코인도란 위메이드 위믹스 주식회사 형태 실리콘밸리 벤처투자자들 게임 산업

2022-01-16

[신간] 그는 왜 실리콘밸리 페이스북을 떠났을까

        미국 UC 버클리 대학교 4년 총장 장학생 선발, 졸업 후 무려 합격률 3%의 경쟁을 뚫고 실리콘밸리 페이스북 입사에 성공한 스토리가 방송에 공개되면서 화제의 인물로 올랐던 천인우가 자신만의 마인드셋과 습관 노하우를 담은 첫 책 [브레이킹 루틴]을 펴냈다.   그는 지난해 인기리에 방송된 프로그램 채널A ‘하트시그널’, MBC ‘아무튼, 출근’ 등에 출연하며 준수한 외모와 ‘상위 1% 고스펙’으로 세간의 큰 주목을 받았다.    스펙만 보면 별 어려움 없이 탄탄대로를 걸어왔을 것 같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가 쌓아온 성과들은 익숙한 환경과 성공이 보장된 안전지대를 깨고 나와 불확실성을 선택하는 삶의 방식, 즉 ‘브레이킹 루틴’ 덕분에 가능했다.    그는 고3 시절 힘겹게 들어간 카이스트를 단 3개월 만에 자퇴한 경험이 있다. 뿐만 아니라 평생직장 1순위로 꼽히는 페이스북 본사에 입사해 테크리드(기술팀장) 자리까지 올라 고액의 연봉과 안정된 삶을 약속 받았으나 새로운 도전을 위해 결국 퇴사를 결정했다.    이후 국내로 돌아와 당시 작은 핀테크 기업 뱅크샐러드에 CEO 직속 오너로 합류해 다양한 프로젝트를 이끌었고, 국내 스타트업들이 세계시장으로 진출하는 데 일조하겠다는 새로운 목표 아래, 또다시 공부하여 세계 최고의 투톱인 하버드와 스탠퍼드 MBA에 동시 합격했다.    익숙한 환경, 보장된 삶에서 벗어나 일을 그만두고 새로운 공부를 하고 있는 저자의 미래는 안정적이기보다는 불확실에 가깝다. 그렇다면 도대체 그는 왜 굳이 불확실한 환경에 자신을 내던지며 매번 낯선 길을 택하는 걸까?   이 질문에 대해 저자는 ‘나의 가치와 가능성을 발견하며, 나답게 살고 싶기 때문’이라고 답한다. 그에게 성공은 타인과의 비교우위나 세상에 요구한 잣대에 맞춘 것이 아니다. 내가 원하는 미래가 무엇인지 알고, 그것을 위해 도전을 망설이지 않으며, 이 과정을 통해 나만의 가치를 스스로 만들어나가는 것이야말로 그가 진정으로 원하는 삶이다.     ━   내가 원하는 삶을 만들어나가는 연습, ‘브레이킹 루틴’   이 책의 제목 ‘브레이킹 루틴’은 ‘변화 없는 안전한 삶을 깨자’라는 뜻이다. 나아가, 보이지 않는 미래를 걱정하고 의심하느라 새로운 가능성 앞에서 주저하는 사람들에게 자신을 둘러싼 안전지대를 이제 그만 깨고 나와 원하는 삶을 향해 도약해보자는 의미도 담고 있다.   이 책에서 저자는 정체된 삶을 깨뜨리기 위해 목표를 설정하고 과감히 도전하는 마인드셋부터, 나약한 의지력에 기대는 대신 작은 습관을 이용해 일상을 바꾸는 법을 소개한다.   뿐만 아니라 전 세계 수재들이 모인 집합소, 미국 버클리대에서 상위권의 성적을 유지하며 학과 평균 이상의 점수로 졸업할 수 있었던 그만의 공부 비결도 공개한다. 저자는 특히 공부에 있어서만큼은 ‘마인드 컨트롤’이 중요하다고 이야기한다.    엄청난 학업량과 압박감, 경쟁 속에서 재미있던 순간보다는 힘들고 어려운 순간이 더 많았지만, 여러 가지 시행착오를 거치며 힘든 시기를 이겨낼 수 있었던 그만의 공부 습관과 슬럼프 극복법 등을 소개한다.    이 외에도 회사에 다니면서 동시에 하버드, 스탠퍼드 MBA 합격할 수 있었던 시간 관리법과 면접 노하우, 에세이 작성법 등 글로벌 기업에서 일하고 싶은 사람들, 또는 자기소개서나 면접을 준비하는 취업생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유용한 팁들을 이 책에 모두 풀어놓았다. 김수나 중앙북스 에디터 kim.suna1@joins.com신간 페이스북 실리콘밸리 실리콘밸리 입사 브레이킹 루틴 공부 습관

2022-01-01

전 세계 3만7000여 기업이 사용하는 협업툴 '스윗'…구글·MS와 경쟁 중

      2017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설립된 스타트업 스윗테크놀로지스는 ‘별천지’로 불리는 실리콘밸리 안에서도 유독 빛난다. 올해 상반기 매출이 전년 동기와 견줘 1230% 증가했기 때문이다. 보이지 않는 작은 바이러스가 전 세계 노동 환경을 송두리째 흔들면서 이 회사 솔루션의 장점이 발휘됐다.    스윗테크놀로지스가 개발한 ‘스윗(Swit)’은 기업의 업무 효율을 끌어올려 주는 ‘협업툴’이다. 코로나19가 빚은 언택트 시대의 가장 주목받는 비즈니스다. 전 세계 184개국에서 3만7000여 개의 고객사를 보유하고 있다. 구글,페이스북, 위워크 등의 글로벌 기업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대한항공, 티켓몬스터 등이 스윗을 이용하고 있다.    지난해 2월 스윗테크놀로지스는 치열하기론 세계 일류라는 ‘스타트업 그라인드 글로벌 콘퍼런스 2020’에서 행사 최고상인 ‘올해의 스타트업’을 수상했다. CEO가 실리콘밸리 IT 전문지 ‘CIO 리뷰’의 표지를 장식했다. 벌써 이 회사를 ‘예비 유니콘’으로 점찍고 투자하겠단 기업이 적지 않다.     스윗테크놀로지스의 특별한 이력은 또 있다.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둔 미국 기업인 데도 이 기업의 성장기를 주시하는 시선이 한국에 꽤 많다. 이유는 간단하다. 창업자와 직원 상당수가 한국인이고, 한국에 사무실도 두고 있기 때문이다. 카카오벤처스, 한국투자파트너스, 미래에셋벤처투자 등이 주요 투자사로 이름을 올린 이유다. 창업 후 지금까지 1250만 달러(약 143억원)의 투자를 받았다.    [이코노미스트]가 실리콘밸리의 신성 스윗테크놀로지스의 창업자 이주환 대표를 한국 오피스에서 만났다.     바빠 보인다. 미디어의 러브콜이 쇄도하고 있는데. 참 감사한 기회다. B2B 기업이라 우리의 강점을 어필하는 게 쉽지 않았다. 창업자 입장에선 흐뭇할 때도 있다. 요새 한창 구인 중인데, 기사를 통해 회사의 비전을 이해한 면접자가 있더라. 임직원의 자긍심도 끌어올릴 수 있다.   한국인이 실리콘밸리에 둥지를 튼 스토리는 매력적으로 들린다.   막연한 동경으로 간 게 아니었다. 두 가지 뚜렷한 목표가 있었다. 첫 번째는 꽤 단순했다. 사람들의 일하는 방식을 학습하고 싶어서였다. 시장에 나온 협업툴을 보완·개선하는 수준의 솔루션으론 카피캣 얘기나 들을 게 뻔했다. 우린 완전히 새로운 솔루션을 원했다.   그게 실리콘밸리에 진출한 것과 무슨 관계가 있나.     실리콘밸리는 글로벌 혁신의 중심지다. 동시에 기업 대부분이 실패의 쓴맛을 보는 혹독한 정글이기도 하다. 제각각인 이들 기업문화의 일면을 통찰력 있게 조명하고 싶었다. 기업의 협업툴 수요를 파악하기도 수월할 거라고 판단했고, 결과적으론 들어맞았다. 양질의 데이터를 얻었으니 말이다.     ━   팬데믹 계기로 기술 우수성 인정받은 스윗   두 번째 이유는 무엇인가.   다양한 재능을 갖춘 세계 각국의 인재를 뽑고 싶었다. 우리가 한국 기업일 때보다, 미국 기업일 때에 더 매력적인 보상을 줄 수 있었다. 특히 회사에 꼭 필요한 회계·법무 쪽의 인재는 높은 연봉만으론 끌어들일 수 없더라. 우린 모든 직원에게 스톡옵션을 주고 있는데, 미국 기업의 주식이면 더 눈여겨볼 것 같았다.   인재 채용은 실제 의도대로 됐나.   한국 사무소엔 70여 명, 샌프란시스코엔 30여 명의 직원을 고용 중이다. 모두가 출중한 인재다. 2년 전 시드 투자를 받았고, 그다음 라운드를 통과 중인 신생 스타트업치곤 상당한 규모다. 보상과 복지 체계도 잘 갖췄다고 자신한다.   굴곡 없이 성장만 한 것 같다.   2018년 7월, 스윗의 테스트 버전을 처음 시장에 내놨다. 실리콘밸리의 스타트업에 “우리 솔루션 써보라”고 했고, 다들 반응이 좋았다. “이런 솔루션을 왜 이제야 내놓았느냐”는 핀잔 섞인 호평도 있었다. 그리고 이듬해 3월, 공식 출시와 동시에 스윗을 유료화로 전환했다. 이때 유료로 전환한 고객사가 몇이나 됐을 것 같나.   날고 기는 실리콘밸리의 기업들이 호평한 솔루션이었다. 계속 쓰지 않았겠나.   나도 그렇게 생각했다. 그런데 정작 지갑을 연 고객은 전체의 10% 남짓에 불과했다. 금세 우리 처지를 깨달았다. ‘아, 이제 메시지나 콘셉트가 좋다고 환호하는 시대는 지났구나.’   10% 전환은 확실히 좌절할 만한 수치다.   공식 출시의 쓴맛을 본 이후 1년간, 150여 차례의 업데이트를 단행했다. 이틀에 한 번꼴로 서비스를 개선한 셈이다. 아예 갈아엎진 않았다. 테스트 때 “왜 이제야 나왔나”란 호평까지 입에 발린 말은 아니었다. 우리의 콘셉트는 유지하되, 그 속에 온갖 피드백을 녹여냈다.   그땐 팬데믹도 아니었다. 왜 협업툴 개발에 집착했나.   스마트폰이 과거 인간이 하던 일을 대신해주니 신통하긴 한데, 번거로울 때도 있다. 가령 대화를 나눌 땐 메신저 앱을 켜야 하고, 프로젝트를 관리할 땐 협업툴 앱을 띄어야 한다. 미팅을 잡을 땐 달력 앱을 실행한다. 이렇게 켜둬야 할 앱이 수백 개가 된 세상이다. 개인적으로 ‘인간다움이 조각났다’는 감상이 들었다. 이를 다시 한데 모으는 게 우리의 과업이다.       ━   론칭 초반 흥행 실패, 재빠른 업데이트로 맞대응   철학 수업을 듣는 기분이다. 쉽게 설명할 순 없나. 쉽게 설명하면, 사람들이 행복하고 기쁜 마음으로 일했으면 좋겠다. 인생의 과반을 일하는 데 쓰고 있다. 그런데도 개인의 행복과 만족도를 너무 뒷전에 두고 있다. 이건 글로벌 사회가 다 공통으로 겪는 사회 문제다.   대기업이 만든 협업툴을 써봤다. 그렇다고 행복해지진 않았다. 스윗엔 일하면서 행복할 수 있는 특별함이 있나. 직장인 업무의 큰 틀은 세 가지다. ‘프로젝트 관리’와 ‘대화’, 그리고 ‘일정 관리’. 우리 말고도 많은 협업툴 솔루션이 이 세 가지 기능을 동시에 지원하고 있지만, 이를 처음부터 하나의 운영체제처럼 융합한 건 우리가 처음이다. 사실 스윗의 특별함은 써봐야 안다. 숫자로 증명하지 않았나. 무료 협업툴이 숱한 세상에서 184개국, 3만7000여 개의 고객사를 보유하고 있다. 그간은 마케팅도 없었다. 순전히 입소문 덕분이다.   경쟁사가 쟁쟁하다. 구글, 마이크로소프트뿐만 아니라 유니콘 기업 슬랙도 있다.   스윗만의 차별점은 또 있다. 경쟁사의 협업툴은 대부분 작은 조직과 팀 단위에 타깃을 맞춰 놨다. 스윗은 기업 스케일에 따라 ‘스탠다드 플랜’과 ‘어드밴스드 플랜’을 나눠놨는데, 어드밴스드 플랜은 대기업도 전사적으로 적용할 수 있다. 최근 국내 굴지의 대기업 C레벨을 만났다. 스윗 솔루션 도입 방법을 묻는 미팅이었다.   스윗테크놀로지스의 향후 비전과 실행 플랜이 궁금하다.   내년쯤 스윗에 새 기능을 더할 생각이다. 일반 유저도 툴을 개선할 수 있는 권한을 주고, 또 그렇게 개선한 툴을 우리 플랫폼에 올려 공유할 수 있게 하려고 한다. 개방형 OS의 앱 마켓을 연상하면 되겠다. 수많은 혁신가의 아이디어로 지금보다 더 개인화한 스윗이 나오면 그땐 ‘쓰는 사람만 쓰는’ 도구에 그치지 않을 거다. 스윗은 이 시대의 기업과 함께 성장하고 싶다.   그때쯤이면 스윗테크놀로지스가 유니콘에 등극해있겠다.   유니콘을 뛰어넘는 유니콘이 되길 기대한다. 기업가치 10억 달러를 훌쩍 넘고 싶다. 개인적인 욕심 때문이 아니다. 옵션을 받은 우리 스윗테크놀로지스의 직원들이 모두 부자가 돼서 행복했으면 한다.  김다린 기자 kim.darin@joongang.co.kr

2021-08-09

실리콘밸리가 꼽은 차세대 비즈니스는? ‘기후 위기’ [체크리포트]

미국 실리콘밸리가 차세대 비즈니스 기회로 ‘기후 위기’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 2일 발표된 코트라의 보고서 ‘실리콘밸리의 다음 혁신은 기후 위기에서 시작된다’를 보자. 보고서에 따르면 ‘기후 기술’이 인공지능(AI)에 이어 실리콘밸리의 벤처캐피탈이 주목하는 투자 분야로 부상하고 있다.     기후 기술은 온실가스 순배출량 제로(Net Zero) 달성을 목표로 탈탄소화 과제를 해결하는 다양한 분야를 일컫는다. ‘교통과 물류’ ‘농업과 식량’ ‘에너지와 전력’ 등의 산업에서 기후 변화를 늦추는 기술을 보유한 기업에 많은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     시장 조사업체 피치북(Pitchbook)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기후 기술 관련 벤처기업에 유입된 투자금은 지난해 160억 달러(약 18조4000억원)에 달했다. 2012년엔 10억 달러에 불과했는데, 10년 만에 무려 16배가량 증가한 셈이다. 관련 기업들은 올해 상반기에만 142억 달러를 투자받았다.     벤처캐피탈이 기후 기술에 주목하면서 이를 기반으로 한 신생 스타트업도 부상하고 있다. AI, 머신러닝, 클라우드, 드론, 자율주행, 로봇 등의 혁신 기술을 기후 예측, 탄소 상쇄, 탄소 배출량 관리, 정밀 농업, 재생 에너지와 스마트그리드 등의 분야에 적용하는 기업들이 그 예다.     보고서는 “앞으로 수년 동안 기후 위기가 글로벌 스타트업 세계를 재편할 것”이라면서 “이런 급격한 변화는 데이터 중심의 인공지능 기반 예비 창업가가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는 발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승훈 기자 lee.seunghoon@joongang.co.kr

2021-08-08

[ASOK 특별기획] 실리콘밸리 K스타트업이 오하이오 간 까닭은

    서영호 잡스오하이오 한국사무소 대표는 “오하이오는 한국 중소기업이 진출하기에 매력적인 요소가 많다”고 설명했다. [김현동 기자] 한국의 중소·중견 기업의 미국 진출에 도움을 주는 대표적인 기관이 주한미국주정부대표부협회(ASOK)이다. 주마다 다른 세금 체계와 규제 등으로 미국 진출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중견기업을 위해 이코노미스트가 ASOK과 함께 ‘한국 중소·중견기업, 아메리카 드림 어게인’을 연재한다. [편집자]   서영호 잡스오하이오 한국사무소 대표는 25년간 해외 투자 컨설팅을 해온 전문가다. 미국 오하이오 경제개발청이 세운 한국사무소 대표를 맡은 이유다. 보통 해외 지방정부나 기관은 지역경제 발전을 위해 세계 각국에 사무소를 만드는데, 목적은 그 지역 기업의 현지 진출을 지원하기 위해서다.    한국에 사무소를 차린 오하이오 역시 우리나라 기업의 현지 투자를 강력히 바라고 있다. 특히 중소·중견기업들의 생소한 제품이나 인지도가 낮은 브랜드가 깃발을 꽂길 원한다. 서영호 대표는 “오하이오는 작은 기업도 크게 성장할 수 있는 비즈니스 환경을 갖춘 매력적인 도시”라고 조언했다. 서 대표의 말을 더 자세히 들어보자.     자본과 인력이 부족한 우리 중소기업이 왜 미국에 진출해야 하는가.   한국 중소기업의 해외 진출은 필수다. 대기업에 치우친 경제 구조를 탈피해 견실한 중소기업을 육성하는 게 한국 경제의 난제로 꼽히지 않나. 수출도 마찬가지다. 몇몇 대기업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다. 중소기업의 해외 진출은 장기화하고 있는 내수 시장 침체에 대응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기도 하다. 미국은 세계 최대 소비시장 중 하나다.   국내 기업이 오하이오에 진출하는 데 매력이 무엇인가.   미국 오하이오는 외국 기업이 새 비즈니스를 꾀하기에 안성맞춤인 곳이다. 숫자가 이를 증명한다. 50여 개국 1000개가 넘는 외국 법인이 오하이오에 둥지를 틀었다.   미국 진출이 시의적절한지 의문이다. 미·중 무역 분쟁과 보호무역주의 시그널이 이어지고 있는데. 미국으로 수입되는 중국산 부품의 관세가 오르거나 아예 판로가 끊길 위험은 있다. 그렇다 해서 미·중 갈등을 꼭 부정적으로만 볼 필요는 없다. 한국 중소기업 입장에선 업종에 따라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   어떻게 기회가 되는가. 중국 기업의 미국 비즈니스가 중단되거나 철수하는 상황이다. 그 빈틈을 한국 기업이 메울 수 있다. 실제로 중국 부품을 수입하던 미국의 한 회사는 지난해 한국 중견기업 제품으로 수입 루트를 다변화했다. 대미 수출 물량이 부쩍 늘어난 이 기업은 현재 오하이오 현지에 공장 설립을 고려 중이다.   코로나19가 좀처럼 잠잠해지지 않는 현실도 문제다.   팬데믹으로 물리적인 장벽이 높아진 건 사실이다. 다만 진출 의지만 뚜렷하면 큰 걸림돌은 아니다. 정부 부처에 미리 시급한 비즈니스라는 점을 어필하면 자가격리를 면제받을 수도 있다. 올해 초 격리 없이 오하이오를 다녀온 한국기업이 실제로 있었다. 격리 면제가 어렵더라도 화상 컨설팅이 꽤 자리를 잡았다. 현지 공공기관·기업과의 네트워킹은 막힘없이 가능하다. 오하이오는 기업 친화적인 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사진 잡스오하이오]   중소기업 입장에선 현지법인까지 세워가면서 진출하는 게 요란해 보인다.   현지법인 대신 한국지사를 세우는 게 비용도 덜 들고 간편하긴 하다. 다만 경험에 근거해보면 여러모로 현지법인 설립이 더 낫다. 가령 법적인 책임을 질 때, 한국지사는 한국에 있는 모회사가 책임을 져야 한다. 반면 현지법인을 세울 경우, 그 법인에만 법적 책임이 국한된다. 현지 기업과 협업을 할 때도 더 신뢰감을 주는 장점도 있다.   진출해서 성과가 나기까지 보통 얼마나 걸리나.   우리 기업들은 투자금을 빨리 회수하려 하는 경향이 강한데, 거기서 사달이 나는 경우가 많다. 해외 진출은 기본적으로 장기적인 안목이 필요하다. 제대로 자리를 잡을 때까지 못해도 3년은 필요하다.   3년은 너무 긴 것 아닌가. 우리 중소기업 중엔 제조업이 많으니, 제조업을 사례로 풀어보겠다. 해외 진출의 첫 번째 단계는 ‘사이트 셀렉션(Site Selection)’이다. 진출 부지를 선정하는 작업인데, 최소 6개월에서 1년이 걸린다. 부지를 정하면 공장 설계를 해야 하고, 공장을 지어야 하고, 테스트 생산도 마쳐야 한다. 여기에 쏟는 시간이 아무리 짧아봤자 3년이다. 내실 있는 현지화 전략, 즉 생존력이 성공의 관건이다.     ━   “해외 진출 전략엔 장기적인 안목 필요”      한국 중소기업이 난관에 부딪히는 요소는 또 뭐가 있나. 양국의 기업 문화가 전혀 다른데, 이를 이해하지 못할 때 곤란을 겪는다. 과정보다 업무의 결과를 더 중시하는 미국식 스타일에 한국 경영진이 적응하지 못할 때가 많다. 현지인을 고용한 뒤 평가나 승진 시스템에서 엇박자를 내는 모습도 종종 봤다. 기업 문화도 현지화할 필요가 있다.   한국식 경영 스타일은 다 버려야 하나. 문제가 터졌을 때 신속하게 대응하는 건 우리나라 기업이 가장 잘하는 것 같다. 이런 장점들을 안고 가면 현지의 좋은 평가가 뒤따를 것이다. 현지에 이미 진출한 한국 대기업과 네트워킹도 우리 문화 특유의 ‘정(情)’으로 볼 수 있지만, 실제로 도움이 되는 경우가 많다.   오하이오에 진출할 땐 어떤 업종이 유리할까.   포드, 혼다, 지프 등의 완성차 생산시설이 오하이오에 있다. 자동차 부품 관련 기업들의 진출이 가장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 오하이오가 미국 동부와 서부를 연결하는 건널목 역할을 해온 만큼 물류 기업의 투자 문의도 환영한다. 개인적으론 국내 식품업체의 진출을 기대하고 있다. 한국 음식문화에 관심이 부쩍 늘어나는 추세이고, 물류 시스템이 잘 갖춰진 지역인 만큼 배송 걱정을 덜 해도 된다.   다른 추천 업종이 있다면.   바이오 관련 기업이 눈독을 들이기에 좋다. 의료기기는 허가를 얻는 과정이 복잡한데, 이는 조인트벤처 설립을 통해 쉽게 접근할 수 있다. 오하이오 경제개발청에서 이런 파트너십을 적극 주선하고 있다. 장기적으론 신재생에너지, 전기차 등 친환경 관련 산업의 성장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다들 알다시피 GM과 LG의 전기차 배터리 합작법인이 오하이오 로즈타운에 들어선다. 4차 산업혁명과 관련된 첨단 업종에도 매력적인 지역이다.      ━   GM·LG 합작법인 로즈타운에 새 공장       진출 성공 사례가 있나. 자율주행 솔루션을 개발하는 한국 스타트업 토르드라이버는 최근 실리콘밸리에 있던 미국 법인을 오하이오로 옮겼다(토르드라이버는 지난해 4월 프리시리즈 A로 84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누적 투자 유치 금액은 114억원 정도다). 오하이오의 재정 지원이나 기술 지원이 훌륭했기 때문인데, 현재 오하이오에 있는 공항의 화물 자율주행 사업을 맡고 있다.    잡스오하이오 한국사무소는 한국 기업 진출에 정확히 무슨 역할을 하나. 평균 임금, 세금 비교 및 산업분포 등의 디테일한 정보를 주는 게 첫 번째다. 사업구상 단계에서부터 진출 실행, 진출 이후까지 다양한 지원을 제공한다. 현지 정부와 기업과 네트워킹 기회도 주어진다. 대부분의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오하이오 진출을 희망하는 중소기업에 조언한다면. 한국 기업에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오히이오는 미국 내에서 정치적, 경제적으로 중요한 위상을 차지하고 있다. 오하이오를 교두보로 삼아 미국 전역으로 진출을 모색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교포가 많아서 현지화 전략도 손쉽게 해낼 것이다. K브랜드를 향한 좋은 이미지가 미국에 많이 쌓였다. 공격적으로 투자해도 괜찮다.     김다린 기자 kim.darin@joongang.co.kr  

2021-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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