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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목표수익률 연 10% 내외가 적당 [이상건 투자마인드 리셋]

    투자에서 목표수익률은 어느 정도를 생각해야 할까. 투자에서 성과는 수익률로 측정된다. 물론 다다익선식으로 수익률이 높으면 높을수록 좋겠지만, 시장에서 늘 돈을 벌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래서 액티브 펀드를 운용하는 펀드매니저들은 시장지수(인덱스)와 비교해 그 성과를 가늠한다. 펀드매니저들이 시장을 이기는 전략을 수립하고 종목을 발굴하는 데 심혈을 기울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런데 이런 성과 측정 방식의 문제점은 지수도 마이너스이고, 펀드 투자도 마이너스일 때이다. 그래서 등장한 것은 헤지펀드와 같은 투자 상품이다. 헤지펀드는 그 운용방식에 따라 천차만별이지만 헤지펀드의 초기 아이디어는 시장 상황과 관계없이 절대적인 수익을 추구하는 데 있다.      대부분 헤지펀드들은 성과 보수 제도를 도입하고 있다. 예를 들어 헤지펀드는 10% 이상 수익률이 거둬야 성과 보수를 받을 수 있다. 수익이 안 나면, 보수도 없는 구조다. 그래서 일부 헤지펀드들은 일반 주식형 펀드와 달리 벤치마크를 시장 지수가 아닌 예금금리나 국채 금리로 설정하기도 한다. 물론 운용회사마다 상품마다 벤치마크는 다종다기하다. 이런 건 기관투자가의 전략이고 개인투자자는 이런 식으로 벤치마크를 설정할 필요까지는 없다. 그렇다면 개인투자자들은 어느 정도의 수익률을 기준으로 투자하는 것이 좋을까.      ━   S&P500 투자가 가장 안정된 수익 얻을 수 있어       개인투자자들이 저비용으로 일류 기업으로 구성된 인덱스를 살 수 있는 방법이 있다. 바로 미국을 대표하는 500개 기업으로 구성된 S&P500 인덱스 펀드나 ETF를 사는 것이다. 500개 기업으로 인덱스가 만들어진 1957년부터 지금까지의 연평균 수익률은 약 8%대로 알려져 있다. 지난 1974년 오일쇼크, 2008년 금융위기와 같은 시기에는 20%가 넘는 손실을 기록하기도 했지만, 평균적으로 보면 주가가 오른 해가 그렇지 않은 해 보다 더 많았다.    과거가 미래를 대신할 수는 없지만, 지금까지의 수익률이 미래에도 가능하다고 전제한다면, 장기적으로 S&P500에 투자하면 연 8%가량을 벌 수 있다고 가정할 수 있을 것이다. 여기에 주가 폭락기마다 추가 투자를 했다면 당연히 수익률은 더 높아질 것이다. 연 8%의 수익률이라면 내 돈을 대략 9년마다 두 배를 불려줄 수 있다. 만일 당신이 연 8%의 수익률에 만족할 수 있다면, S&P500 인덱스를 사는 게 가장 속 편한 방법이다.     미국의 주식형 펀드 중 70%는 장기수익률에서 S&P500 지수보다 낮은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부분은 상당히 시사적이다. 좋은 펀드라면 모름지기 S&P500 보다 장기 수익률이 높아야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않은 것이다. 그럼 수익률 측면에서 S&P500을 이기는 펀드의 수익률은 어느 정도여야 할까.    물론 이런 기준은 없다. 우리가 가늠해 볼 수 있는 것은 미국에서 일류 펀드매니저들로 인정받는 이들의 장기 수익률을 살펴보는 것이다. 가치투자의 황제로 꼽혔던 존 네프, 장 이베르야르, 피터 린치 등이 공모 펀드를 운용했던 이들의 장기 연평균 수익률은 10~20%대이다. 피터 린치가 20%를 넘어섰고 대다수 일류 투자가들 대부분은 연 10~20%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레전드 반열에 오른 펀드매니저들이 운용했던 공모 펀드의 장기 수익률은 연 10%라고 생각하면 될 것이다. 10%의 수익률은 내 돈을 대략 7년에 한 번씩 두 배로 불려준다. 만일 자기 자신이 연평균 20% 이상의 수익률을 목표로 한다면, 인덱스나 펀드 투자 보다는 다른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일차적으로 언급할 수 있는 것이 직접투자다. 직접 투자는 펀드보다 집중투자를 할 수밖에 없다.    높은 수익을 추구하지만, 그만큼 높은 변동성도 감수해야 한다. 상당한 경험과 학습도 필요하다. 우리가 알고 있는 대표적인 집중 투자자가 워런 버핏이다. 워런 버핏의 장기 평균 수익률이 20%대 초반이었다. 물론 천하의 버핏도 당연히 마이너스를 기록할 때가 여럿 있었다.       ━   수익률 높이려면 능동적으로 포트폴리오 선택해야      또 다른 방법은 섹터나 지역을 능동적으로 포트폴리오에 편입하는 것이다. 최근의 경험으로 보면, 전기차 섹터를 포트폴리오에 편입한 이들과 그렇지 않을 이들의 성과는 크게 차이가 날 것이다. 지역도 생각보다 큰 영향을 미친다. 필자는 몇만 원 안팎의 소액으로 비슷한 컨셉의 펀드에 가입하곤 한다. 최근 재미있는 현상을 발견했다.    같은 아시아 지역에 투자하는 펀드들이었는데, 한 펀드는 투자 대상에 일본을 포함하고 있었지만 다른 하나는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지역에 투자하는 펀드였다. 같은 날 같은 금액을 투자했는데, 3개월 뒤 두 펀드의 수익률은 10%나 차이가 벌어져 있었다. 중국 증시가 일본 증시보다 더 많이 하락했기 때문이다. 섹터나 지역에 대한 포트폴리오를 능동적으로 교체하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럴 능력이 있거나 확신이 있으면, 섹터나 지역에 투자하는 방법으로 성과를 더 높일 수 있는 것은 가능한 일이다.     사실 많이 벌 수만 있으면 많이 버는 게 가장 좋은 일이다. 수익률은 높일 수 있으면 높일 수 있는 게 최선의 방법이다. 그래서 우리는 목표 수익률에 대한 자기감각(自己感覺)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연 8%의 수익률에 만족할 수 있으면 S&P500이나 나스닥 100과 같은 대표적인 인덱스를 사들이는 게 합리적이다. 장기적으로 연 8%의 수익률만으로도 상당한 복리 수익률을 얻을 수 있다. 펀드 투자자들은 연 10%를 목표로 삼는 게 합리적이라고 생각한다. 전설이 된 펀드매니저들의 장기 연평균 수익률은 15% 내외다. 그래서 펀드 투자를 하면서 너무 높은 수익률을 기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참고로 필자의 경우에는 연 10%의 수익률이면 충분히 만족하는 편이다.     그 이상의 수익률을 얻기 위해서는 더 많은 리스크와 변동성을 감수해야 한다는 점을 받아들여야 한다. 20% 이상은 집중투자나 섹터 투자 등으로 달성할 수 있는 수치이기 때문에 더 많은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다. 한두 해 운이 좋아 그런 수익률을 거둘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장기적으로 이런 수익률을 거두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다. 세상에 공짜가 없는 법이다.     ※필자는 미래에셋투자의 연금센터 전무로, 경제 전문 칼럼니스트 겸 투자 콘텐트 전문가다. 서민들의 행복한 노후에 도움 되는 다양한 은퇴 콘텐트를 개발하고 강연·집필 활동을 하고 있다. [부자들의 개인 도서관] [돈 버는 사람 분명 따로 있다] 등의 저서가 있다.     이상건 경제칼럼리스트이상건 투자마인드 리셋 중국 증시 장기 수익률 연평균 수익률 1611호(20211115)

2021-11-14

변동성이 클 땐 인덱스펀드·ETF로 투자자산 나누어라 [이상건 투자마인드 리셋]

      투자자에게 변동성은 숙명이다. 가격의 오르내림을 의미하는 변동성은 수익과 손실의 원천이다. 변동성이 없으면 수익도 없고 손실도 없다. 인간의 힘으로 막을 수도 없고 막히지도 않는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변동성에 대응하는 것뿐이다. 말로는 이렇게 간단하지만, 실제 현실에서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여기에 인간의 감정이 개입되기 때문이다. 투자자들은 변동성으로 인해 때로는 희열을, 때로는 절망과 공포를 느낀다. 희열과 절망과 공포는 간혹 인간의 감정을 극단까지 몰고 간다. 희열에 취해 자신의 능력 범위 밖의 레버리지를 쓰거나 반대로 터무니없는 가격에 자산을 처분한다. 물론 두 가지 행동 모두 대개 파국으로 끝나는 게 다반사다.    변동성은 객체이고, 투자자는 주체이다. 주체가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변동성은 내 편이 되기도 하고 적이 되기도 한다. 주체로서 투자자가 변동성을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에 관한 가장 유명한 비유가 증권 분석 창시자인 벤자민 그레이엄의 ‘미스터 마켓’이다.      ━   자산 배분은 적절한 리밸런싱 있어야    ‘만약 당신이 개인회사에 1000달러 정도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고 가정해 보자. 동업자 중 미스터 마켓이라는 사람이 매우 친절하다. 그는 매일 당신에게 당신이 보유하고 있는 주식의 가치에 대해 생각하는 바를 말해주고 그 정도 수준에서 당신의 지분을 사겠다는, 혹은 당신에 추가로 주식을 팔겠다는 제안을 해 온다.    때때로 그의 가치평가가 그 회사의 실적이나 전망을 고려해 볼 때 그럴듯하고 어느 정도 타당성을 갖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자신의 열망이나 두려움의 감정에 치우치기도 하고 그가 제안하는 가치가 약간 어리석게 보일 때도 있다. 만약 당신이 신중한 투자자이거나 현명한 사업가라면 보유하고 있는 1000달러어치 주식가치에 대한 판단을 미스터 마켓의 일별 판단과 정보에 맡기겠는가?’     그레이엄은 미스터 마켓, 즉 주식시장을 때로는 희열에 취해 비싼 값에 가격을 제안하거나 반대로 절망과 공포에 빠져 터무니없는 가격에 자신의 주식을 팔고자 하는 조울증 걸린 인물로 묘사하고 있다. 그레이엄은 현명한 투자자라면, 미스터 마켓이 제공하는 판단과 정보가 아니라 자신의 판단과 분석으로 주식을 매입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가치투자를 지향하는 투자자들은 자신이 원하는 가격에 주식을 사는 것을 신조로 삼는다. 이들은 변동성에 대해 주가를 싸게 살 기회라고 받아들인다. "기본적으로 가격의 변동은 진정한 투자자에게 오직 하나의 중요한 의미만을 갖는다. 가격변동은 투자자에게 가격이 급격히 하락할 때 매수할 수 있고 급상승할 때 현명하게 매도할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벤자민 그레이엄). 하지만 이 방법은 절대적으로 종목 분석 능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미스터 마켓이 매일 제안하는 정보와 판단을 분석할 수 있어야 한다는 얘기다.     변동성에 대응하는 또 다른 방법으로는 자산배분이 있다. 가장 기본적인 자산 배분은 주식과 채권의 배분이다. 만일 시장 변동성으로 인해 당초 설정한 주식과 채권의 비중이 바뀌면, 원래대로 재조정하는 리밸런싱을 해야 한다. 자산배분 수단으로 가장 추천받는 투자 대상이 인덱스 펀드나 상장지수펀드(ETF)다. 기장 비용이 저렴하고, 손쉽게 리밸런싱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본은 주식과 채권으로의 배분이지만 이것은 말 그대로 기본일 뿐 자산배분의 범위와 방법은 매우 다양하다. 주식이라고 해도 선진국과 이머징마켓, 그 안에서도 인덱스펀드냐 헤지펀드냐의 문제까지 수많은 투자 수단이 존재한다.    그러나 핵심은 자산배분 그 자체가 아니라 적절한 리밸런싱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주식의 비중이 줄어들었을 때, 주식의 비중을 다시 높이는 과감함이 없으면 자산배분은 그저 여러 가지 투자 상품에 섞어 투자한 것이나 다름없게 된다. 다행히 최근 들어 개인투자자들도 전통적인 종목 선정 개념을 넘어서 ETF를 통해 적극적인 자산배분을 실시하고 있다. 다시 강조하지만 자산배분에 중요한 것은 주식의 비중이 줄었을 때, 다시 주식 비중을 원래의 위치로 돌려놓을 수 있는 단호함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   개인투자자는 시간 분산이 중요      이젠 너무 많은 사람이 강조하는 탓에 상투적으로 들리는 방법이지만 변동성에 대응하는 위력한 방법은 시간분산이다. 개인투자자들이 시간분산 전략을 간단하게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이 바로 적립식 투자다. 주변에서 적립식 투자에 실패하는 경우를 보면, 대부분 수익률이 마이너스가 났다는 이유로 투자를 멈추기 때문인 것 같다.    이런 행동의 수면 아래에는 더 불입하면 더 손해를 볼 것 같은 생각에 자리 잡고 있다. 더 손해를 보기 싫은 심적 편향이 작동하는 것이다. 그리고는 그대로 방치해 둔다. 비자발적인 장기투자자로 전환되는 순간이다. 하지만 진실은 반대편에 있다. 예를 들어 적립식 펀드의 수익률이 마이너스라는 얘기는 그 펀드에 투자된 주식의 가격이 하락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수익률 마이너스 상태에서 계속 불입하면, 평균 매입 단가를 낮추어서 추후 주가가 오를 때 더 빨리 손실을 회복할 수 있게 된다. 게다가 적립식 투자는 만기가 없지 않은가. 개인적인 경험으로는 5년 이상 적립식 투자를 유지하면, 마이너스를 볼 확률은 크게 줄어드는 것 같다.     변동성을 관리할 수 있는 또 다른 방법은 현금흐름이 있는 자산을 매입하는 것이다. 배당주, 리츠 등이 대표적이다. 현금흐름이 있으면 하방 경직성이 생긴다. 꾸준한 현금흐름이 있기 때문에 그 현금으로 추가 투자를 통해 현금흐름을 더 극대화할 수도 있다. 일부 투자 고수 중에 배당이라는 필터를 통해 종목 선정을 하는 이들이 적지 않은데, 필자 개인적인 견해로는 이들 대부분은 지극히 보수적인 투자자인 경우가 많았다. 이들은 주가가 하락하더라도 배당금을 받고 기다리거나 그 배당금으로 주식을 더 사들여 복리 효과를 얻겠다는 강고한 믿음을 갖고 있다.     이상의 4가지 방법은 이론적으로나 실천적으로도 검증된 것들이다. 만일 이 중 하나라도 제대로 활용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변동성에 휘둘리는 투자를 하지 않을 것이다. 투자자들도 인간이기에 미스터 마켓의 감정에 전염되는 경우가 많다. 아무리 확신을 가지고 투자하더라도 손실이 나면 마음 편한 투자자들은 없다. 문제는 그 변동성을 견뎌낼 수 있는 내공이다. 그 내공의 요체는 인내심이다. 미스터 마켓의 페이스에 휘말리지 않고 자신의 페이스로 가겠다는 인내심이 있어야 한다. 물론 이것이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자신만의 방법과 인내심이 없으면, 주식시장에서 생존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지난 몇 년간 시장은 고수나 하수, 주린이나 베테랑 모두 돈을 버는 시장이었다. 오히려 주린이가 더 높은 수익률을 거두는 시장이었다. 그러나 앞으로의 시장은 그렇지 않을 것이다. 계속 시장이 올라주면 좋겠지만, 시장은 굴곡을 만들면서 움직이기에 그런 바람이 실현되기는 어려울 것이다. 변동성이 높아진 시장은 고수와 하수를 걸러낸다. 인내심이 없는 투자자들을 뒤로 밀어내 버린다. 자신만의 변동성 관리 노하우를 익혀서 버텨내야 한다. 때론 버티는 힘이 지식보다 중요할 때가 많은 것 같다.   ※필자는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전무로, 경제 전문 칼럼니스트 겸 투자 콘텐트 전문가다. 서민들의 행복한 노후에 도움 되는 다양한 은퇴 콘텐트를 개발하고 강연·집필 활동을 하고 있다. [부자들의 개인 도서관] [돈 버는 사람 분명 따로 있다] 등의 저서가 있다.  이상건 경제칼럼리스트이상건 투자마인드 리셋 적립식 투자 자산배분 수단 미스터 마켓 1608호(20211101)

2021-10-27

주식 잘 모르면 S&P500 지수에 투자해라 [이상건 투자마인드 리셋]

      최근 가치투자자인 워런 버핏 버크셔 헤서웨이 회장의 2019년과 2020년 주주 서한을 다시 읽었다. 버핏이 왜 개인투자자들에게 그토록 스탠다드앤드푸어(S&P500) 인덱스 펀드(또는 상장지수펀드)를 강추하는지 그 이유를 확인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먼저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S&P500 지수는 지난 200여 년간 지속적인 우상향을 그려 왔다는 점이다.     1929년 대공황, 1970년대 스태그플레이션, 1987년 블랙 먼데이, 2000년 초 인터넷 버블, 2001년 9·11 테러, 2008년 금융위기 그리고 현재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사태까지 숱한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S&P500은 결국 그 고비를 넘어 상승세를 이어왔다. 이런 이례적인 상승 추이는 다른 나라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현상이다.     1980년 100으로 시작한 코스피지수만 하더라도 길게 보면 우상향했지만, S&P500 지수에 비하면 상승률도 낮고 변동성도 매우 높다. 그리고 수익의 과실을 얻기 위해서는 오랜 시간 투자해야만 했다. 반면 S&P500 지수는 수익률은 말할 것도 없고 위기 후 회복 탄력성도 높았고 변동성은 코스피보다 낮다.     일단 몇 가지 설명 가능한 논리를 찾아보자. 미국은 가장 성공한 자본시장을 가진 나라이다. 자본시장은 때때로 투기장으로 변하기도 하지만 길게 보면 한 사회의 자본을 가장 효율적으로 배분한다. 미국은 벤처캐피탈부터 사모펀드까지, 다양한 형태로 투자가 이뤄지고, 또 투자 산업도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이다.       ━   자사주 소각하면 주주 지분율 올리는 효과 나타나     미국은 또한 세계에서 가장 큰 자본시장을 가지고 있다. 현재 미국 증시의 시가 총액은 글로벌 시가 총액의 60%나 된다. 혁신기업도 세계에서 가장 많다. 늘 새로운 기업이 출현해 혁신을 이끌고, 시가총액 상위 종목으로 자리 잡는다. 올해 초 세계 10대 시가총액 상위 기업 중 7개가 미국 기업이다. 10대 기업에 포함된 애플, 구글, 페이스북과 같은 기업들은 20년 전만 해도 상위 리스트에서는 볼 수 없던 기업들이다. 이처럼 빠른 속도로 새로운 혁신 기업이 등장해 시장을 선도하면서 파이를 키워 나가는 나라는 아직은 미국 이외에는 존재하지 않는 듯하다.     여기까지는 거대 담론에 가까운 얘기라고 할 수 있다. 한 나라의 시스템에 관한 것이기 때문이다. 버핏도 위기 때마다 여러 인터뷰를 통해 “미국에서는 항상 기적이 일어났다”, “앞으로도 시가총액 상위 기업에 미국 기업들이 많이 포진할 것이다” 등 미국 주식에 대한 낙관적인 견해를 피력했다.     국가와 자본시장 시스템 외에도 주식 그 자체로 S&P500지수가 좋은 성과를 내는 비결은 어디에 있을까, 필자는 이 부분이 궁금했다. 먼저 주주 친화적인 문화를 언급하고 싶다. 대표적인 게 자사주 소각이다. 버핏은 애플 주식의 예를 들어 자사주 소각의 효과를 설명한다. 애플의 대규모 자사주 매입에 대한 의견을 묻자, 버핏은 “현재 우리가 보유한 애플 지분이 5%인데, 시간이 흐르면 자사주 매입 덕분에 6~7%로 증가할 수 있으니까요. 한 푼 안 들이고도 우리 지분이 늘어난다고 생각하면 기쁠 수밖에요”라고 답했다.     기업이 자사주를 매입해 소각하면, 시중에 유통되는 주식 수가 줄어들고, 이는 기존 주주의 지분율을 올리는 효과로 이어진다. 소각 후에 기존과 동일한 배당을 하면 주당 배당금도 늘어나게 된다. 물론 버핏은 단순히 주가 부양을 위한 자사주 소각에는 엄격히 반대하고 있다. “자사주 매입은 주가가 내재가치보다 낮고, 여유자금이 있고, 매력적인 기업인수 기회가 없을 때만 해야 합니다.”     물론 미국에서는 일부 경영자들이 자신의 경영 성적표가 주가와 연계된 탓에 채권을 발행해, 즉 빚을 내서 자사주를 소각하는 잘못된 관행도 존재한다. 이런 관행을 감안하더라도 미국 기업들은 주가가 하락할 경우, 자사주를 매입해 소각해서 주주 가치를 끌어올리는 일이 일반화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버핏의 기준에 따라 단순 주가 부양을 목적으로 하지 않고 여유자금으로 매력적인 기업 인수 대상을 발견하지 못하거나 투자가 많이 필요하지 않을 때, 자사주 소각을 한다면, 투자자들이 주주들은 복리 기계를 하나 가지게 되는 셈이 된다.   주가가 내재가치보다 낮을 때, 자사주 소각을 사면, 기존 주주들은 주식을 추가로 사는 효과를 얻게 된다. 소각하지 않았다면 추가로 주식을 사서 평균 매입 단가를 떨어뜨려야 하는데, 자사주 소각 효과로 동일한 효과를 얻게 되는 것이다. 여기에 배당이 이뤄지고, 그 배당금이 재투자된다면, 추가로 주식을 더 사들이는 셈이 된다.     결국 기업이 투자나 M&A를 통해 성장하거나 그렇지 못할 경우 자사주를 소각하는 방식이 정착되어 있다면, 주주 입장에서는 좋은 복리 기계를 하나 가진 것과 마찬가지다. 성장을 하면 기업의 매출액과 이익이 늘어나 주주의 이익이 증가하게 될 것이고, 반대로 그렇지 못한 상황에서는 자사주 소각과 배당의 재투자를 통해 주식을 추가로 싸게 사는 효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식으로 주주 가치를 높이는 방향으로 경영하는 기업들이 국내에는 얼마나 있을까.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삼성전자가 가장 근접한 주주 정책을 보이는 것 같다. 자사주 소각과 분기 배당을 꾸준히 하면서 지속적인 투자를 하는 기업을 국내에선 많이 찾기 어려운 듯하다. 심지어 일부 대주주들은 자사주를 재테크 수단으로 활용하기도 한다. 주식을 싸게 비쌀 때 자사주를 내다 파는 식으로 말이다. 좀 거칠게 표현하면, 이는 회사 사정을 잘 아는 대주주들이 내부 정보를 이용해 수많은 주주를 우롱하는 격에 불과하다.       ━   노후대비 위해 S&P500 ETF에 적립식 투자도 방법     버핏은 자신이 죽은 뒤 아내에게 남길 돈 대부분은 S&P500인덱스 펀드에 투자될 것이라고 여러 차례 말해 왔다. 자신의 재산은 대부분 버크셔 헤서웨이 주식으로 가지고 있는데도 말이다. 자신은 버크셔에 대한 애정이 있고, 자신의 뛰어난 후계자들이 회사를 잘 운영할 것을 전적으로 신뢰하지만, 아내에게는 S&P500 인덱스를 추천하고 있다. 그의 생각을 들어보자.   “나는 버크셔 주식을 좋아하지만, 일반인이 선정할 수 있는 주식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주식을 전혀 모르고 버크셔에 대해 특별한 애착도 없는 사람이라면 S&P500을 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주식을 전혀 모르는 사람은 그냥 전체 시장 인덱스펀드에 투자하십시오. 그래서 나는 아내를 위해서 S&P500 인덱스펀드를 선택했습니다”     S&P500은 미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기업들이다. 각 분야에서 글로벌 1등을 하는 기업들이 많다. 이런 기업들이 자사주를 소각하고 배당금을 늘려 간다. 자동으로 재투자가 이뤄지는 메커니즘이 내재되어 있다. 그리고 산업 구조가 변하면, 알아서 포트폴리오도 재정비해 준다.   당연히 S&P500 인덱스 투자가 만능일 수는 없지만, 버핏의 얘기처럼 초보자들이 복리 효과를 얻으면서 장기투자를 할 수 있는 유력한 방법에는 틀림없는 것 같다. 만일 당신이 초보자이거나 아니면 어느 정도 경험이 있는 투자자라 해도 포트폴리오에, 특히 연금에서 S&P500 ETF를 꾸준히 적립식으로 사들이는 것은 저비용의 복리 기계를 마련하는 한 가지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필자는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전무로, 경제 전문 칼럼니스트 겸 투자 콘텐트 전문가다. 서민들의 행복한 노후에 도움 되는 다양한 은퇴 콘텐트를 개발하고 강연·집필 활동을 하고 있다. [부자들의 개인 도서관] [돈 버는 사람 분명 따로 있다] 등의 저서가 있다.      이상건 경제칼럼리스트

2021-09-22

투자전문가 말 맹신 말고, 회의적 태도 취해야 성공 투자 [이상건 투자마인드 리셋]

      인생을 살아가면서 ‘전문가’라는 사람들을 수없이 만나게 된다. 흔히 전문가로 꼽히는 사람들은 자격증에 의해 그 전문성이 입증되는 의사, 변호사 등이다. 당연한 얘기지만 의사의 말을 듣는 것은 그가 자격을 갖춘 전문가이기 때문이다. 물론 자격증을 가지고 있다고 모두 실력 있는 것은 아니다. 이것도 당연한 얘기이다.     자격증뿐만 아니라 도처에 전문가라는 사람들이 있다. 투자 분야에도 전문가는 많다. 주식 전문가, 채권 전문가, 선물 옵션 전문가, 미국 주식 전문가, 경제 분석 전문가 등. 최근에는 유튜브에 들어가면 세상의 모든 투자 전문가들이 출연한 듯 전문가들이 넘쳐 나는 세상이 됐다.     이렇다 보니 투자 정보가 점차 연예 뉴스화되어 가고 있는 것 같다. 구독자 수와 조회 수가 권력인 세상에서 일부 전문가를 표방하는 사람들이 투자 정보를 선점화 하고 있다. 필자는 실력 없는 의사만큼 쓰레기 정보를 흘리는 투자 전문가들도 위험하다고 생각한다. 의사는 직접적인 건강을 좌우하지만 일부 투자 전문가들은 사람의 돈과 마음에 영향을 미친다. 만일 그 투자가 잘못된 것으로 판명되고, 잃은 돈이 그의 삶에서 큰 몫을 차지하는 것이라면, 그 사람은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도 있다. 안타깝게도 실제 이런 일이 적지 않게 일어나고 있다.       ━   상관 관계 vs 인과 관계 구별해야   필자는 개인적으로 투자 세계에서 갖춰야 할 필요한 태도 중의 하나가 전문가를 대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왜 전문가를 대하는 태도가 중요할까. 이유는 간단하다. 전문가 돈이 아닌 내 돈이 걸려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를 지나치게 믿는 것은 통제감 착각의 전형적인 사례이다. 전문가에게 맡겼으니 그 결과가 좋을 것이라는 믿음이다. 그 전문가가 확언(確言)할수록 신뢰감이 높아지고, 건전한 비판은 사라진다. 최근 경험한 일이 대표적이다. 지인 중 한 명이 필자를 찾았다. 유튜브에서 한 달에 30만원씩 내고 주식 정보를 받는 서비스에 가입했다는 것이다. 전문가가 추천한 종목 수익률을 보고 가입했는데, 지금 손실이 40%가 났다며, 어떻게 해야 하느냐며 필자의 의견을 물었다. 그래서 필자는 물었다. 그 전문가라는 사람은 어떻게 말하느냐고. 다른 종목을 추천해 줄 테니 좀 더 기다려보라고 얘기했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어떤 조언을 할 수 있다는 말인가.     투자뿐만 아니라 어떤 한 한 가지 비책( 策)만 있으면 삶이 바뀌고 돈을 벌 수 있다는 정보도 위험하다. ‘이것만 알면 돈을 벌 수 있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면 성공할 수 있다’ ‘하루에 책 한 권을 읽으면 운명이 바뀐다’ 등이다. 물론 그렇게 될 수도 있다. 하루에 책 한 권을 읽으면, 성공적인 인생을 살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안 된다. 그것은 필요조건이지 충분조건은 아니다.     상관관계는 있겠지만, 인과관계는 아니다. 많은 사람이 의외로 상관관계와 인과관계를 구별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 투자 공부를 열심히 하면 부자가 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투자 공부는 돈을 벌기 위한 필요조건이다. 투자 공부를 열심히 하는 사람이 돈을 벌 확률은 높다. 그러나 투자 공부만 해서는 돈을 벌 수 없다. 경험도 있어야 한다. 투자는 교과서가 아니라 길거리 지식(street knowledge)에 가깝기 때문이다. 한 가지 변수로 모든 것을 설명하는 전문가는 특히 위험하다. 부동산 시장만 봐도 그렇다. 정부와 정부 정책을 지지하는 전문가라는 사람들은 가격만 잡으면 시장이 안정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모든 수단을 끌어들여 부동산 가격에 십자포화를 했다. 그러나 그 결과는 어떠한가.     시장은 복잡한 시스템이다. 투자는 불확실성 속에서 의사결정을 해야 하는 일이다. 복잡한 시스템과 불확실성이 만나는 지점이 우리가 사는 현실이다. 이 현실은 한두 가지 변수로 평가하고, 그것을 기준으로 판단한다면, 자칫 오판할 가능성이 높다.     어찌 보면 우리가 알아야 할 지식은 성공 법칙이 아니라 실패를 피하는 법일 수도 있다. 너무 고답적인 얘기지만, 실패 없는 성공은 없다. 실패를 피하는 법을 연구하고, 실패에 대처하는 법이 더 중요할 수 있다. 확실한 성공 법칙 한두 가지를 찾기보다 실패하지 않는 법을 연구하고, 그래도 실패했을 경우, 어떻게 대처해 나가느냐가 더 효과적인 전략일 수 있는 것이다. 수많은 일류 투자가들이 실패 없이 그 자리에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다. 결론을 말하자면, 전문가들의 말은 참고하되 건전한 회의론으로 대해야 한다. 특히 미래를 확언하는 전문가는 조심해야 한다.     야구에 비유하자면, 우리가 유튜브에서 만나는 상당수 전문가는 해설가에 가깝다고 생각하는 게 좋다. 일류 야구 선수가 일류 해설가가 되는 것은 아니다. 그런 사람도 있지만, 야구 선수로는 별 볼 일 없었지만 뛰어난 해설가가 되는 경우도 있다. 해설가들은 야구를 잘하지 못하더라도 해설을 잘하면 돈을 벌 수 있다. 해설가는 직접 공을 던지지도 치지도 않는다. 하지만 해설가가 야구를 못하더라도 그 해설의 가치가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그 둘을 구별해서 볼 수 있는 눈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   진짜 전문가와 가짜 전문가 구별하는 눈 길러야     주식시장이나 부동산 시장이 활황세를 보일수록 수많은 전문가들이 나타난다. 지난 1999년과 2000년 초 인터넷 버블 시기에도 사이버 전문가들이 우후죽순으로 등장했다. 부동산 시장이 활황세를 보일 때마다 아파트를 여러 채 사서 부자가 된 사람들이 나타나 복음을 설파한다.     시간을 거슬러 20여년에 부의 복음을 설파했던 사람 중에서 지금까지 살아남은 사람은 많지 않다. 필자가 아는 일부 사람들은 사기죄로 감옥에 가기도 했고, 지금도 쉬임없이 재테크 관련 책을 쓰고 있다. 10년 전에는 아파트를 팔라고 했다가 지금은 다시 사라고 하는 사람도 있다. 사정이 이런데도 여전히 이들에게 열광하는 이들이 적지 않을 것을 보면, 인간의 본성이란 변하지 않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이제 투자자들 앞에는 중요한 과제가 등장한 것 같다. 바로 정보와 소음을 구별하는 일이다. 진짜 전문가와 가짜 전문가를 구별해야 한다. 그리고 그 사람이 자신의 판돈을 거는 사람인지, 해설가인지도 따져 봐서 정보를 수용해야 한다. 정보와 소음을 구별하고, 전문가를 보는 눈을 키우는 것에 대한 비기( 技)는 존재하지 않는다. 필자도 여전히 찾고 있지만 명료한 답을 얻지 못했다.     그래도 확실한 건 투자에서는 건전한 회의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쉽게 믿지 말고 회의적인 태도로 분석해 봐야 한다. 그런 사고 프로세스를 거치더라도 우리는 실패를 한다. 실패를 패배로 볼 것인지, 아니면 학습의 한 과정으로 볼지는 전적으로 우리 마음에 달려 있다. 물론 쉬운 일은 아니지만 말이다.   ※필자는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전무로, 경제 전문 칼럼니스트 겸 투자 콘텐트 전문가다. 서민들의 행복한 노후에 도움 되는 다양한 은퇴 콘텐트를 개발하고 강연·집필 활동을 하고 있다. [부자들의 개인 도서관] [돈 버는 사람 분명 따로 있다] 등의 저서가 있다.       이상건 경제칼럼리스트

2021-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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